▶ 이전 스레 : >1597049399> ▶ 진행 중인 이벤트 : >1597049290>1 ▶ 미니 이벤트: >1597049339>493 ● 포털 시트스레 : >1597049288> 임시스레 : >1597049227>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서머타임%20래그타임 웹박수 : https://forms.gle/EKHngwiTNwTSqz2h9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그 포스터의 존재는 이미 카나타는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야 바로 이전에 츠키가 자신의 집에 찾아와서 포스터 이야기를 했으니까. 같이 찍은 이가 있다고 하더니 바로 이 알바생이었나. 그보다 이 애도 집행부 멤버였나. 물론 모든 집행부 멤버를 다 알 순 없지만, 참으로 가까운 곳에 많은 집행부 멤버가 있는 것 같다고 카나타는 생각했다.
"...잘 찍혔네."
그는 그렇게 긴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냥 순수하게 잘 찍혓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릴 뿐이었다. 나중에 츠키가 자신에게 포스터를 보내주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사진 정도는 찍어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핸드폰을 꺼낸 후에 포스터를 찰칵 찍었다. 앨범에 저장한 후에 그는 다시 스마트폰을 반바지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건 그렇다고 쳐도 이렇게 되면 굉장히 유명해질텐데..."
카페에 사람들이 많이 오려나. 그런 반사이익을 나름 기대해보며 카나타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었다. 카페 매출이 오르고, 고양이와 강아지들은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테니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극도 받을 수 있을테고. 좋은 일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다고 쳐도 포스터 제안. 거절하길 잘했네."
안전대책 포스터라고 했던가. 츠키가 자신에게 제안했던 것을 떠올리며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저런 포스터들 사이에 자신의 얼굴이 담겨있는 포스터가 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기분이 미묘해진 탓이었다. 어차피 찍지 않았으니 붙을 일은 없긴 했지만, 괜히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가 츠키에게 라인 메시지를 보냈다.
[포스터 붙은거 잘 봤어. ...예쁘게 잘 나왔네. 수고했어.]
알바생에게도 메시지를 보낼까 했지만 아쉽게도 그여게는 딱히 그녀의 연락처가 없었다. 그래봐야 한 달 정도 본 사이. 있는 것이 더 신기하지 않을까. 어쨌든 다음에 카페에 갔을 때 보면, 포스터 잘 봤다고 이야기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앞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심심하니 짧게나마! 아무리 생각해도 카나타가 하나요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을 것 같지 않았어.
스즈네의 무언가 확인하는 듯한 시선 움직임에도, 미카즈키는 스즈네를 가만히 바라본 채로 음료수 캔을 내밀고 있었다. 이내 스즈네가 그것을 받아들고 나서야, 미카즈키는 자기 몫의 음료수 캔을 그제서야 쥐고 마저 칙, 하고 딴다.
"별말씀을."
차갑다 할 정도까지는 아니나, 아직 시원한 그것은 혹독한 일사 아래 있던 몸을 한결 식히기에 충분한 온도. 풍성한 탄산과 함께 입안에 사아아, 하고 절묘한 달기의 사과맛이 퍼진다.
한 손에는 캔을 쥔 채로, 미카즈키는 링링이라고 불리고 있는 무릎 위의 고양이와, 아직 통성명하지 않은 이 고양이 주인으로 보이는 소녀가 입씨름을 끝낼 때까지 기다렸다. 간식 금지라는 말을 알아들은 듯 불만스레 꿍얼거리던 링링이 미카의 무릎을 꾹꾹 누른다. 미카즈키는 가만히 손을 대려다가, 그만뒀다.
붙임성좋은 고양이 나란히 그늘 아래 앉아 즐기는 산들바람 풀벌레 소리, 파도 소리, 바닷바람 소리 그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토키와라의 여름날 자신은 여전히, 여기에 발 들일 자격 없는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그래서 미카즈키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음료수를 마저 마시기를 택했다.
그러던 소년의 귀에 걸린 것이 잇치 할아버지라는 호칭이었다. 오늘 찻잎을 가지러 오기로 한 잇치 할아버지라... 야구선수 중에서도 수비 포지션을 전담하는 선수들은 유능하면 유능할수록 어떤 기벽이 생긴다. 사소한 것에도 무언가 짚이는 것을 느끼고, 그게 무엇인지 알아내지 않고선 찜찜해 배기지 못하는 고약한 기벽이.
매미는 길게 울고, 여름의 뙤약볕은 투명한 눈동자를 그대로 투과한다. 밝은 색감의 눈은 양광의 찬란함을 이기지 못해 조금 더 색채를 잃었다. 허리를 숙일 적에야 검은 머리카락과 할머니가 챙겨준 넓은 챙 달린 밀짚모자가 차양을 드리우니 송골송골 맺힌 구슬땀은 가려지고 잃어버린 색감을 되찾는다. 온몸을 덮친 7월의 더위는 시원한 물에 발 담글 적에야 사라진다. 누군가는 낚시를 하고, 또 누군가는 루카스처럼 물에 발을 담갔다. 처음 해보는 일은 아니다. 전학 수속을 밟기 전, 숲 근처에서 만났던 마이마이와 가재를 잡았던 날이 불과 며칠 전이기 때문이다. 얼마 안 됐지만 그때의 감각을 되살려보고자 손을 조심조심 뻗는다. 그리고 단숨에 낚아챘을 적, 루카스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혼잣말하며 으슥한 곳에서 포스터를 보고 있는 포스터애 나온 당사자는 그리 이야기헸다. 근데 당사자에게 주는 것보다 붙여놓은게 더 빠르다니 뭐하는거야 집행부..라고 생각할 무렵 라인이 울리자 보낸 것은 카나 오빠 히힛하고 장난꾸러기처럼 웃고는 찰칵하고 셀카를 찍은 다음 예이-하는 답장으로 보낸다. 이번에도 비율이 이상해 브이자와 포스터만 찍혀있고 그 옆의 벽 비중이 60%를 차지히는 것은 신경쓸 필요없으리라. 그러고는 이 포스터를 보고 누가 쓰다듬으려 한다면 카나 오빠와 코하 언니 그리고 타에미 더 그레이트 보이스가 아니면 별로네-하고 생각하고는 이내 그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