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때 진행이 예정보다 더 인상깊고 좋았어요. 강산이 입장에선 자신이 무엇을 위해 특별반에 남아있는지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을 거에요. 강산이는 자신이 구하지 못한 사람, 구하지 못할 사람도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을겁니다. 설정상 영월 습격작전 이전에도 희생자는 발생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반에서부터 여명 길드에까지 남아있는 건 남은 사람들의 꿈이라도 지켜보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었겠죠.
글쌔요. 살아있는 것들을 찾는 것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대답일 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것들의 모습보다는 죽었으나, 비틀려 숨쉬는 것들과 단순히 숨쉬는 것들밖에 남지 않은 곳의 풍경이니까요. 그리고 그런 풍경 속에... 하나의 문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아온 어떤 문들과는 다릅니다. 단지 게이트가 다른 세계로 통하는 입구라고 할 수 있었다면 저것을 칭하는 말은 눈에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아주 먼 곳에서부터 나를 지켜보고 계획을 세워왔을 것 같은 정체 모를 눈빛의 의미. 곧, 우리는 무기를 붙잡고 한 걸음씩 걸음을 내딛습니다.
퉁 -
그 한 걸음과 함께 거대한 정신파가 아군 전원을 휩씁니다. 대응할 수 없는 순간에 이뤄진 공격은 정신의 한켠을 마구 흔들어버리고, 자세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멀리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세계는 어떻게 보면 지루한 허상입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는 목적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왜 죽음을 맞이하고 있습니까? 왜 죽어가야만 하고, 그로 하여금 삶을 마쳐야만 합니까? 단지 우리는 세글자의 단어를 뱉는 것으로 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믿는다.
그 짧은 문장일 것입니다. 어린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닙니다 저것은 미래의 목소리입니다. 우리들을 잡기 위한 손이 뻗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우리들을 잡아 쓰시려는 목소리입니다. 우리들은 저것의 품 속에서 영원한 장난감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 Grrr.............. "
도끼를 잡아든 에루나는 한 걸음을 내찍으며 소리를 지릅니다.
" 오카챠!!!!!!!!!!!!!!!!!!!!!!!!!!!!!!!!!!!!!!!!! "
곧, 쿵쿵거리는 발걸음으로 게이트로 뛰어들면서 에루나는 뒤를 바라봅니다. 그곳에는 굳은 심지를 세운 한 명의 전사가, 눈으로 속삭이고 있습니다.
- 따라와라. 먼저 길을 뚫겠다.
각오를 다지십시오. 무너진다면 이제 기회란 없음을. 어떤 기회보다도 우리들에게 죽음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아야 합니다.
1. 태아의 혈관으로 들어간다. - 가장 위험한 루트이지만 가장 빨리 태아의 신핵인 심장으로 도달할 수 있는 방법. 그러나 태아의 피가 가진 신성의 파편이 격렬히 저항해온다. 어떻게 보면 가장 위험한 전투 루트이지만, 그만큼 빠르게 보스전을 준비할 수 있다. 2. 태아의 피부를 찢고 들어간다. - 물리적인 대미지보다 정신적인 대미지를 감내하고 빠르게 루트를 뚫어내야만 하는 선택지. B랭크에서 SS랭크에 달하는 강력한 정신 공격들이 가해진다. 정신력이 0에 도달한 캐릭터들은 일시적으로 통제권을 죽은 심장의 태아에게 이양당하게 되며, 아군을 공격하거나 스스로 자해하는 등의 행동을 취한다. 만약 아군이 모두 사망하거나 정신력이 0에 도달하게 된다면 다른 루트를 방해하려 한다. 3. 태아의 코를 통해 들어간다. - 두 가지 선택지가 공존되는 느낌에 가깝다. 신성의 저항과, 태아의 정신 울림을 저항하며 폐를 꿰뚫어 심장으로 향해야하는 선택지이지만, 역시 쉽지 않은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량은 혈관보다 적고, 정신적인 대미지도 최대 S랭크 정도로 줄어들지만. 아무래도 두 루트에서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 NPC들은 이 루트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