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번, 훈련 스레에서 훈련 독백을 쓸 수 있습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파트리샤도, 아직은 미숙하다. 모든 이해관계를 아는 것도 아니고, 그저 보고 배운것만 조금 될 뿐. 아마 저 안의 원로들은 더 큰 그림들을 보고 있겠지. 그 그림의 편린은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자신들이라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고, 자신에게도 물러설 수 없는 선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 이번 사건은, 슬퍼. 그건 맞아.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시간은 흘러. 슬프다고 해서 내가 스텔라에게 밥을 안 주면, 스텔라도 힘들어지겠지?"
"그게, 저 사람들이 하는 거야.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하는거니까."
"그러니까... 응, 그래서 내가 화를 내지 않는거야. 내가 이렇게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이해는 하니까."
세번째 업은 가문의 위세가 한참 성장할때의 가주였던 이가 겪은 것인듯 했다. 너무 커져버린 가문을 한번에 통제한다는 것은 불세출의 위인이 나타나더라도 힘든 일이니 곳곳에서 잡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가주가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것을 본 록시아는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은채 말했다.
" 당신이 해야하는 일은 그렇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 아니라 책임자를 찾아내 문책하고 처벌 받게 하는 것입니다. "
지금의 상황에서 록시아는 그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듯 그 광경을 그저 생각만 하고 있을뿐이었다. 물론 가주의 자리라는 것은 크나큰 책임감이 따르는 것이니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 이전에 가문원들의 생각을 좀 더 받아들여줬다면 이런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하지만 그런 대응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성향이 다른 것뿐. "
진즉에 무료 봉사를 줄이고 어느정도의 대가를 받았더라면 분명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록시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 길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카르마의 업들은 너무나 많았습니다. 제 아무리 깨끗한 가문이라지만 이 기나긴 역사동안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리 없었고. 잘못은 아니더라도 치료해준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다거나, 결국 살리지 못한 환자의 가족들에게 폭언을 듣는다던가. 선행을 미덕으로 여기는 가문이기에 더욱 더 고뇌에 빠지기 쉬웠죠. 전대 가주들의 업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업들을 짊어지고 마지막으로 나타난 업은. 순서상 마지막인.. 당신의 어머니이자 전대 가주 레이나스의 업이었습니다. 가장 최근이며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라 그런가 더욱 더 그 기억은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 알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레이나스는 원래 가주의 아내였을뿐, 가주직과는 연관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신성력은 있었지만 결코 뛰어나지 않았으며 그저 아이들을 좋아하는 착한 사람이었죠. 그러나 젊은 나이에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그녀는, 그래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주라 다행이라 여겼건만. 한창 전쟁중이던 가문의 성화에 못 이겨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저, 후계를 위한 도구였었죠.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주던 사람이자, 자신을 지켜주던 방패인 유일한 사람마저 전쟁터에서 잃고 말았습니다. . .
마지막은 자신이 예상했던 것처럼 레이나스였다.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사이였음에도 아버지와의 사이는 좋았던 것을 록시아는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사망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주직에 오른 레이나스는 지금까지 그저 안주인이었던 것이 아까웠을 정도로 가문을 잘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
록시아는 레이나스의 기억을 피하지 않았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이해한다고 한들 레이나스가 겪은 것들을 이해할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자신은 그녀의 아들이니까, 이것 하나만큼은 약속할 수 있었다.
" 제가 자랑스러운 장남이라는 것을요. "
레이나스가 자신에게 해준 말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는 록시아는 그녀가 가주직에 앉아있던 이유가 그저 지키기 위함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자신도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그 자리에 있어야만 했다.
당신의 예상대로 그녀는 가주 자리에는 관심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죽은 가주의 아내라는 애매하게 책임감이 부여된 자리. 그러면서도 아무런 힘은 없는 자리.
그저 안타까워서 입양했던 장남과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의 자식들.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녀는 강해져야 했습니다. 확고한 자신의 자리를 필요로 했습니다. 그렇기에 악에 받쳐 신성을 익혔고, 마성의 유혹을 완벽하게 제어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반을 다지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 아들들과의 시간을 보낼 수 없게 되었고. 장남인 당신이 고된 가주 대리 교육을 받고 있을때 나서지도 못하고 그저 구석에서 입술을 깨물 수 밖에 없었음을. 가주로서 안정되고 기반이 탄탄해지고 나서는 자신을 억압하는 가문 때문에 그저 참기만 한 것을. 이미 한 개인이 어떻게 하기엔 너무나도 커져버린 가문에서. 자식들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것을.
그녀의 삶은 너무나 큰 후회의 업이 가득했습니다. 그 세를 너무나 불려버린 가문은 그 자체로 업이 되어 가주를 짓누르고. 그 과정속에서 희생된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이젠 그것을 아들이 잇고 있는것을.
그 후회의 업이 당신을 강하게 짓누릅니다. 가까운 사람의 업이라 그런가, 다른 가주들의 업보다 와닿는게 컸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의 손이 심상에 닿습니다. 심연으로 빠져버릴거 같은 업의 무게속에서. 저번에 가까스로 편린만을 봤던 심상이 당신의 앞에서 아른거립니다.
스텔라의 기운일까. 그 아이에게 언니라고 불리고는 있지만, 자신이 그 아이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스텔라를 처음 만나, 스텔라라는 이름도 없던 그 아이가 자신을 주인님, 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을때부터 생각 해 오던 것이였다. 그 아이에게, 자신의 동생에게, 어울리는 언니가 될 수 있을지. 아직, 그것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설사 그것이 무리라 하더라도, 그것이 판명나기 전까지 그녀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저, 자신."
그 빛나는 구체를 보면서, 그녀의 속에서는 처음 스텔라를 만났을 때 보았던 그 모습을 생각하게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어서 행복했던 순간들을 생각합니다. 자신이 록시아 오라버니와 함께 안 처음의 순간들, 자신이 록시아 오라버니에게 온 위험을 처음 실패시켰을때나. 자신이 스텔라와 함께 안 처음의 순간들. 자신이 스텔라에게 느낀, 여러 감정들.
자신은 누구인가. 자신은, 카르마 가문 방계, 자신을 후원하는 가문원들이 자신들의 꼭두각시라 생각하는, 이용해먹기 좋은 가주후보. 과분하게도 록시아 오라버니가 좋아해주는 대상, 그리고, 자신의 동생 스텔라의 사도라 여겨지는 자.
... 전부, 맞지만, 그것이 자신인 것은 맞지만. 그것은 남들의 생각일 뿐이다.
자신은, 파트리샤 카르마 레인. 스텔라와 록시아 오라버니, 그리고 카르마 가문을 좋아하며, 이들을 지키기 위한, 방패가 되고 싶은 자.
격통에, 정신을 잃을 것 같다. 당장이고, 놓고 편해지고 싶어지는 고통. 하지만, 그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은, 록시아 오라버니가 걸어야 할 길은, 이보다 더더욱 아플 것이고, 고난할 것이기에. 그의 길을 함께 걸어나가려면, 자신의 길을 개척하려면. 이정도의 고통으로 포기하기에는 한참 멀었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카르마 가문을 지킬 것이라,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는데, 지금에 와서 포기할 수 있을까보냐.
그녀의 상상력은, 그녀의 바램을 구현해왔다. 때로는 적을 정화하는 빛으로, 때로는 사람의 피로를 치유하는 노래로, 때로는 사람을 심판하는 용의 숨결로.
그렇다면, 지금 상상하는 것은, 방패. 일그러질 지언정 부서지지 않고, 공격을 감싸서 무효화하는. 방패. 방패 뒤의 사람이 안심할 수 있도록, 치유해주는 방패.
자신은, 자신을 줄곧 의심해왔었다. 이런 자신이,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까 고민해왔고, 망설여 왔다. 그 길은, 험난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곧 자신이 걸어가야할 것이였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은, 큰 힘. 그에는 큰 책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자신은 계속 자신이 그런 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해왔고, 의심해왔다. 자신은, 그 부모의 자식이였기에.
그렇지만, 두려워하기만 해서는, 나아갈수 없다. 천리 길도 한 걸음 부터. 이제는, 이제부터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레이나스의 업은 앞에서 겪었던 그 어떤 업보다도 무겁고 깊었다. 가까운 사람의 것이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가장 최근에 그녀가 느끼고 있는 후회의 업이라서 그런 것일까. 어떤 것이던 록시아가 지고 가야할 업임에는 틀림 없었다.
" 그렇기에 저는 ... 포기할 수 없습니다. "
그 어느때보다 강력하게 짓누르는 업은 숨쉬기조차 버거울 정도였다. 하지만 록시아는 꿋꿋이 버텨냈다. 자신이 가주가 되기 위해선 선대의 모든 업을, 그리고 어머니의 업을 그대로 이어 받아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레이나스의 후회는 결국 자식들을 좀 더 챙겨주지 못함에서 비롯되는 것.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 카르마의 가주는 바로 나니까. '
록시아는 손을 뻗었다. 저번에 아주 약간이나마 느껴졌던 그것이 지금은 좀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지금이라면 움켜쥘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그는 그것을 쥐었다. 아니 그것은 잡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원하는 것을 구현할뿐.
가주들의 업을 모두 견뎌내고서 심상을 구체화하는데 성공한 록시아는 짓누르던 것들이 점차 없어지고 머릿속을 무언가가 가득 채우는 느낌을 받았다. 선대 가주들의 기억 전부 ... 까지는 아니지만 그들이 중요시 여겼던 것들이나 생전의 중요했던 경험들이 기억의 빈틈을 빼곡히 채우는 느낌이었다.
" 다녀왔습니다. "
하지만 저번 전투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는 록시아가 이런 체력 소모까지 견디기엔 무리가 많았다. 자신을 맞아주는 레이나스를 보자마자 록시아는 웃으며 인사하고선 그대로 어머니의 품에 안겼다. 키는 이미 자신이 훨씬 더 크지만 어머니의 품이라는건 언제든 포근한 법이니까 말이다.
파트리샤의 목소리는 조금 쉬어 있었고, 눈에는 눈물이 살짝 달려 있었다. 그 고통을 계속 감내해와야 하는 것이, 자신이 걷기로 결심한 길이다. 그렇기에, 그것을 티내지 않고 감추면서, 스텔라에게 웃어보인다. 어째서 그녀가 스텔라인 것을 알았는가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것을 파트리샤는 감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녀와 지내온 시간,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분위기. 전부가 똑같아, 파트리샤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모르는 것을 파헤쳐도, 딱히 좋은 상황에서 그런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래도 잘 기다려줬구나, 우리 스텔라, 장해."
스텔라를 업어들고, 꼭 안아주는 파트리샤.
"나도, 우리 스텔라가 좋아."
"... 그러면... 신님, 감사합니다. 다시한번, 이 연을 이을 수 있게 해주셔서."
그리고, 다시금 그 아픔을 참고 눈을 보려고 하며, 눈 앞의 존재에게. 눈 앞의 신님께 감사인사를 드린다. 자신에게는 정말로 과분한 연이다.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지금껏 행복했기에. 그 욕심이 난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