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0 랑은 오늘도 다소 평범한 커리큘럼을 소화하고 있었다. 어째서인지 협조를 요청했던 연구소는 일정이 미뤄졌다며 추후 다시 요청하겠다고 말을 바꾸었다. 그 때문에 일정이 비어버린 것을 기본적인 커리큘럼으로 채우고 있는 셈이다.
"할 일이 많아져서 귀찮겠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재해의 전조증상 등을 정리해 둔 자료를 읽던 랑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성환은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할까 생각하다가도 웃으면서 고갤 가로저었다.
"아냐, 사실 내가 협력은 어려울 거 같다고 했어."
확실히 제안을 가져온 성환은 그다지 랑이 꼭 해주기를 바라는 듯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저 이런 제안이 왔다. 정도의 이야기였을 뿐. 랑도 처음에는 거절했었고, 나중에 생각을 바꿨을 때도 성환은 기쁘거나 신나하지 않았지. 그러나 아예 협력을 성환이 거절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기에 손에 들린 자료를 슥 하고 내려놓은 랑의 시선이 성환에게 향했다.
"왜." "그냥, 보내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았어. 직감이라고 해야 하나."
직감이라는 말을 꺼내던 성환은 하하, 하고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네 앞에서 직감이라는 말을 하니까 좀 부끄럽다." "...뭔가 있나 보군."
뭔가 눈치챈 듯한 랑의 대답에, 성환은 웃으며 시선을 피하다가 차트를 내려놓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맞아, 예전에 실수한 게 있거든." "들어줄 테니까 말해 봐."
"......"
잠시 침묵하던 성환은 테이블 한 켠에 있는 액자를 쳐다보다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 연구원과 담당 학생의 관계는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이지만 그와 동시에 너무 과한 수준의 관계 형성은 금기로 여겨진다. 결국 담당 학생은 연구 대상의 성격을 띄는 존재, 연구 과정에 사감이 포함된다면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없다. 아예 신뢰 자체를 쌓지 못해 연구가 불가능한 정도가 아니라면 신뢰 형성 역시 필수가 아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연구원들과 연구소가 다소 비윤리적인 방법을 쓰고 있음에도 멀쩡히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겠지. 그런 점에서 성환은 선배와 동료 연구원들에게 별종 취급을 받아왔다. 너는 너무 마음이 약해, 한 학생을 평생 돌보는 경우는 없어, 결국 스쳐 지나가는 존재에게 너무 감정이입하지 마. 언제까지 계속 낙오자에 가까운 녀석들만 맡을 거냐, 좀 더 성과를 내서 더 좋은 조건으로 연구원 생활 해야지.
투덜투덜. 오늘 철준은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조만간에 '플레어'와 부딪쳐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으니, 괜찮다면 3학구에 와서 상황을 조금만 파악해달라는 것이었고 철준은 일단 그 요청에 응해서 3학구에 왔다. 그리고 조금 전, 문제의 포인트 지점에서 플레어와 잠깐 마주쳤지만 다행히 교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플레어는 언제나처럼 초점없는 눈빛으로 조용히 철준을 바라봤고, 철준은 그 표정을 바라보다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는 등, 잔뜩 긴장하다가 겨우 여기까지 도망쳐 온 길이었다.
"그 자식은 언제봐도 눈매가 마음에 안 들어. 뭐야. 진짜. 감정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물론 철준도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대충 들은 것이 있을 뿐. 그렇기에 그가 아는 사실은 어디까지나 상당히 단편적인 내용들 뿐이었다. 한편, 어딘가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자 그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절로 리라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를 보자마자 그는 작게 혀를 차면서 칫- 소리를 냈다.
"뭐야 애송이. 우리가 서로 만나면 인사할 사이던가? 그래도 기본적인 예의는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군."
그녀의 인사에 그는 퉁명스러운 목소리를 내면서 그녀의 인사를 일단 받아줬다. 하지만 곧 무슨 일이 있냐는 물음에 그는 표정을 찡그리면서 리라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면서 이야기했다.
"네 녀석의 부장이라는 작자가 워낙 귀찮게 해서 말이야. 핫. 뭐... 어느 정도 도와주겠다고는 했으니 도와주긴 하겠다만... 아무튼 이쪽 일은 됐고... 네 녀석. 고양이라도 키우는거냐? 고양이 울음소리가 완전 섭섭함에 미쳐 죽으려고 하는데... 너 말이야. 고양이는 인형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야. 키우는 거라면 섭섭하게 만들지 말고 제대로 돌봐."
사정을 알 리 없었던 철준은 섭섭함이 가득 묻어나오던 고양이의 울음소리만 듣고 모든 상황을 판단했다. 그것이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을 꿈에도 모르는채로.
>>307 >>314 혜성주 오지랖 넓......에서 뜨끔해 버린 참치 1마리에오오오오 ㅎㅎㅎㅎㅎ 근데 혜성 언니가 무관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도움 청하면 얼마든지 받아 줄 준비가 되어 있는 거잖아요~~ >< 여기 오훈완 하고 늘어진 액괴(???) 한마리 추가요오오오오
>>308 랑주 연구원과 학생 간 관계가 보통은 건조해도 성환씨랑 나랑 언니는 유대가 찐한 거죠? (오늘은 묘하게 성환씨가 동생 같은 느낌이라 살짝 신기합니다ㅎㅎㅎㅎ )
>>310 캡 이 시기에 디스트로이어가 부장님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을 이유라곤 그거밖에 없을 거 같더라고요 ^c^;;;; 그 와중에 고양이와의 영상 통화까지 챙길 만큼 고양이한테 진심인 디스트로이어... 고양이 사랑이 정말 대단해요!!!
>>313 혜우주 으하하 치밀해 보였다니 뿌듯한데요~~!! 서연이다운 잠입(???)으론 편의점 코스프레밖에 안 떠오르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사 서술 충분하다니 다행이에요 >< 저거 반응 다 이어 주시려면 혜우주께서 엄청 빡세시겠지만👀👀👀;;;; 아무쪼록 부탁드립니다!!! (도게자)(굽신굽신)
그래, 인사할 사이는 아니지. 빈말로도 반갑게 인사 나눌 사이라고 할 순 없었다. 저쪽은 저지먼트를 진심으로 죽이려고 한 적이 있었고, 이쪽도... 여러모로 가지가지 했으니까. 다만 그런 것 치곤 받아준다는 점이 의외긴 하다. 무시하진 않네?
"부장님이요? 무슨 일을? 리버티 일이에요? 아니면..."
리버티에 관한 일? 코드에 관한 일? 어느쪽이든 철준이 함께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 된 것 같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 이런 사람과 적으로 마주하는 건 사양이다. 봄의 그 일도, 최근 가을의 그 일도 리라의 뼛속에 아직 두려운 기억으로 각인되어 잔류 중이었으니까.
"네? 아니, 근데 그걸 들었어요? 귀가 되게 좋으시네요."
그런데, 그런데 이건 좀 억울하다! 리라는 가만히 눈을 깜빡이다가 제 가방을 도로 뒤적여 새 고양이 트릿 통을 꺼냈다. 500ml 생수통보다 조금 더 크고 넓은 직사각형 모양의 통에는 간식이 꽉 차 있었지만, 리라는 손가락을 벌려 개중에 정확히 절반을 짚었다. 집고양이의 간식 양으로는 적다고 할 수 없는 막대한 양이다.
"키우는 건 맞는데요, 아무리 예뻐한다고 해도 어젯밤에 간식을 이만큼이나 먹은 애한테 또 주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남은 간식의 거의 전부를 털어 먹었다고요. 물론 제가 실수한 것도 있는데... 아무튼 떼를 쓴다고 달라는 대로 줄 순 없잖아요. 고양이는 통통해도 귀엽지만 너무 통통해지면 건강에 안 좋으니까."
그렇지만 철준의 말도 옳다. 섭섭하게 만들고 싶진 않았는데. 아, 하지만 건강이 나빠지면 그게 더 문제라고! 짧은 내적 갈등을 지나보낸 후 도로 트릿을 가방에 넣으려던 리라의 눈에 또다시 문제의 노트가 밟힌다.
"그래도 마침 잘 만났네요. 이걸 편지로라도 보내야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잠깐 드릴 게 있는데. 여쭤볼 것도 좀 있고."
트릿 통을 가방에 꽂은 리라는 이윽고 노란색 커버의 노트를 꺼내든다. 그리고, 그 안에 책갈피처럼 끼워져 있던 낡은 사진을 꺼내 철준에게 건넸다. 류빈과 함께 찍은 철준의 목화고등학교 졸업 사진을.
"바쁘면 가셔도 되지만 그래도 이건 가져가세요. 노트 내용을 읽고,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여러번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이건 강철준 씨가 가지고 계시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물론 이것을 임무로 봐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철준에게는 임무로 인식되는 모양이었다. 따라서 자신의 입으로 말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철준은 분명하게 밝혔다. 아마 다시 물어도 철준이 제대로 가르쳐주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짜증을 냈으면 내지 않았을까? 물론 실제로 물어본다면 또 다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리라의 설명을 들으면서 철준의 눈은 자연스럽게 그녀가 꺼낸 트릿 통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말이 끝나자 뚱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혀를 찬 후에 그는 머리를 북북 긁었다. 그리고 단호한 목소리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당연히 안되지. 그 정도로 많이 먹었으면 오늘내일은 간식 주지 마. 그건 섭섭해해도 어쩔 수 없어. 고양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은 있을 수 있지만, 있는대로 다 주면 버릇도 나빠지고 건강도 나빠져. 안돼. 단호하게 거절하고 섭섭해해도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대신 많이 놀아줘. 운동 많이 시키고. 그거 있잖아. 낚시대 흔드는 거. 그거 가지고 많이 놀아줘. 간식 생각 못하게."
자신이 잘못 판단했다는 사실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 것이 참으로 철준다운 모습이 아니었을까. 애초에 그의 입에서 사과가 나오는 일이 있긴 할까. 그런 의문을 누군가가 품어도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 그는 리라가 내미는 졸업 사진을 바라봤다. 그 사진을 조용히 바라보던 그는 눈을 꽉 감고 한숨을 내쉬더니, 그 상태에서 사진을 뺏어가듯이 가져간 후에,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사진이군. 핫. 다시는 볼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여줘서 안 좋은 기억만 떠오르잖아. 진짜. 짜증나게. ....그래서 뭐. 뭘 물어보려는건데? 임무에 대해서는 답할 생각 없으니까 묻지 말고. 시간 낭비해서 좋을 거 없잖아. 나도 애새끼가 알려줄 마음 없는 거, 계속 가르쳐달라는 거 싫어."
서로 시간낭비는 하지 말자는 듯이 그렇게 선을 그으면서 그는 리라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게 아니면 내가 답할 수 있는 선에선 답해주마. 내키진 않지만, 어쨌건 너희들에게 힘을 빌려주기로 했으니 말이야. 이쪽도 성의는 보여야 맞는 거겠지."
하긴, 이런 길바닥에서 하긴 좀 민감한 이야기인가. 리라는 철준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우선 고개를 끄덕였다. 답해주기 싫다는 걸 굳이 캐물어서 화를 살 필요는 없으니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아직 용건도 꺼내지 못했으니까.
"역시 그렇죠? 아까도 이것 때문에 화내고 있었던 거예요. 편식이 있는데 이걸 유독 좋아해서... 그래도 강철준 씨 말이 맞아요. 아무리 그래도 달라는 대로 다 주면 안 되죠. 운동도 시키고 안 넘어가게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어요~ 사실 버릇 없는 건 지금도 조금 위험하긴 하거든요. 아! 그래도 원래 착한 애라 애교 수준이긴 하지만요! ...그런데 강철준 씨도 고양이 키우세요?"
뭔가... 뭔가 되게 디테일하지 않나? 기분 탓인가? 아니면 그냥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도 있겠다. 하긴, 고등학교 시절에도 사육부였다고 하니까. 흘러흘러 가는 의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자니 새삼 눈앞에 선 이 퍼스트클래스의 과거를 저도 모르게 많이도 들춰봤구나 싶어진다. 벽 뒤에 묻힌 그곳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까. 아마도 그랬겠지.
"그건 짜증나고 안 좋은 기억이었나요?"
주머니 속에 들어간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던 리라가 가장 먼저 꺼낸 질문은 그것이었다. 손가락 끝이 철준의 주머니를 잠시 가리킨다.
"하긴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괴로운 사고였으니까. ......역시 이제 와서 끄집어내면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수습되지 않은 커리큘럼실의 먼지 쌓인 유품들. 동월과 함께 벚나무 아래 묻었던 류빈의 신발 조각. 그리고, 손조차 댈 수 없는 공간에 흩어져 있던 한때 살아있던 인간의 흔적. 그걸 차례로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해져만 간다.
"제가 4학구에서 떠들어댄 내용 때문에 이미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그 커리큘럼실이요. 벽 뒤의. 어쩌다 보니 제가 거기 들어가게 됐고, 또 어쩌다 보니 좀 자세히 알게 됐어요. 거기서 죽은 사람이 뭘 하던 사람이었는지. 그 사람의 주변인이 누구였는지. 뭐 그런 것들을요."
그리고 남아있는 기록 상으로 유추할 수 있는 선류빈의 주변인들은 생각보다 이리라와 가까운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강철준이 그렇고, 선경이 그렇다.
"아까 안 좋은 기억이라고 하셨죠. 그럼, 혹시 강철준 씨는 그분의 죽음을 알게 된 걸 후회하시나요? 만약 시간을 되돌려서 그 사실을 잊게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잊는 게 낫다고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