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알레프는 추락자들이 이렇게 같은 세계에 모이는 일이 드물다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들은 모양이었다. 그것은 나도 처음 들은 것이긴 했지만 그런 말을 해줬다는건 추락을 여러번 겪은 자들이 있다는 것이겠지. 같이 있지 못할수도 있을 것 같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분명 같이 있을 수 있을꺼에요. "
하지만 분명 드문 일이라고 했으니 말대로는 되지 않을 확률이 더 높았다. 물론 혼자서 둔다고 잘못되지는 않겠으나 내가 보아온 알레프를 생각하면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게 거짓말이다. 나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풀어서 알레프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 이거 알레프 줄께요. 달려있는건 노던 엘프의 상징인 전나무에요. 일종의 부적 같은거라고 생각하고 걸고 있으면 분명 다시 만날 수 있을꺼에요. "
노던 엘프는 종족 자체가 악세서리를 많이 달고 다니는 편이었다. 나는 종족 평균에 비해선 적게 하고 다녔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달고 있는 편이었다. 반지는 손을 쓸 일이 많아서 주머니 같은 곳에 넣어다니고 있지만.
" 인연이란 생각보다 튼튼하니까요. 만약 다음 세계에서 만나지 못하더라도 다음 세계, 다다음 세계에서라도 만날 수 있을거에요. "
별 탈이 없다면 나도 그녀도 영생을 살테니 언젠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걸이는 그에 대한 보증인 셈이고. 그리고 알레프가 그걸 가지고 있으면서 나에 대한 기억을 잊지 말라는 뜻이기도 했다. 나야 기억을 잃지 않으니까 상관 없고.
"나는 따스한 태양을 본 적이 없습니다. 흘러가는 구름도 내리는 비 조차도 본 적이 없습니다."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도, 일렁이는 모닥불도."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의 얼굴도, 나를 사랑하던 동료들의 얼굴도 보지 못했습니다."
"허나 나는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스러져 버릴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망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행커치프 천천히 바닥에 툭, 굴러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사내는 지팡이를 그러쥔채 자세를 가다듬는다.
"수많은 불경한 것들을 베었습니다."
"여덟개의 이기어검을 쓰던 마족. 천둥을 쏘며 불과 바람을 지배하던 마족. 거대한 폴암으로 한번 벰에 만명을 학살하던 마족."
"살려달라며 발버둥 치던 동료들의 단말마를 짓밟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불타고 무너져버린 도시 속에서 제 젖먹이를 감싸고 함께 타죽은 어미의 시체를 짓밟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경, 저희들은 비슷한 처지입니다. 알고 계시잖습니까. 저희가 닮았다는 사실을. 유일하게 다른 점은."
"나는 포기하지 않았고 당신은 스스로를 죄인의 틀에 묶어두었다는 것."
"나는 고뇌하며 끝까지 발버둥 칠 것입니다. 그것이 기사니까. 선을 행하며 악을 베리라. 두번의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그것이, 내가 맹세한 기사도니까."
"기사도란, 결코 흔들리지 않는 신념. 꺾이지 않는 창. 나는 기꺼이 고뇌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아무리 더럽혀지고 진흙탕을 구른다고 하더라도 내겐 숭고한 신념이 있습니다."
"기사는, 결코 원죄를 짊어지지 않습니다. 그 발걸음 숭고하리라. 그 내딛는 걸음에 한 점의 후회도 없으리라."
사내는 얼굴에 닿는 열기를 느낀다. 불을 쏘는가. 아니란것을 깨닫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사내는 몸의 정중앙선을 노려 그대로, 명치를 향해 빠르게 지팡이를 찔러냈다. 그 뒤에는 미끄러지듯 호선을 그리며 심장을 베리라. 피하거나 막지 못했다면 크게 베였을 터.
"기사를, 기사도를 괄시하는 것은 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의 잣대로 하여금."
철커덕,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기운이 사라지고, 쇠사슬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도리깨인가. 사슬낫인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베고자 하면 무엇이든 벨 수 있으니. 사내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반월을 그리듯 지팡이를 미끄러트리며 크게 팔을 휘두른다. 단단하게 땅에 발걸음 내딛고, 허리를 휘두르며 반바퀴를 돌아 번개를 그리듯, 탈력을 이용해 검격을 쏘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