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9117> [ALL/다중세계/다종족] 친애하는 나의 ■■■에게 - 09 :: 1001

◆qrMRBpSduI

2024-06-29 23:55:49 - 2024-07-03 19:44:52

0 ◆qrMRBpSduI (HvQV0to3rM)

2024-06-29 (파란날) 23:55:49



추락자들에게 알립니다. 아래 사항을 유의하여 활동하여 주십시오.


 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문의&건의&기타 : https://forms.gle/o6QNGBAsDV8TVoB97
임시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65/recent
시트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483/recent
기록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670/recent
포인트(비타) 시트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nDKsx2lPsEm-eqmA4ilZ713ol-0gW6uFOMFteEFPDZw/edit?usp=sharing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9%9C%EC%95%A0%ED%95%98%EB%8A%94%20%EB%82%98%EC%9D%98%20%E2%96%A0%E2%96%A0%E2%96%A0%EC%97%90%EA%B2%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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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크주 (IvR6gJDTzw)

2024-06-30 (내일 월요일) 19:14:27

안착!

3 ◆qrMRBpSduI (V.o9qLlrnI)

2024-06-30 (내일 월요일) 19:19:04

어서와, 라크주. 벌써 9어장이라구.

4 아델-라크 (C4PY702esk)

2024-06-30 (내일 월요일) 19:21:47

“그렇습니까? 필시 마법사 분이시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마법에 능통한 엘프라면 마법사가 아니던가. 일종의 겸손일까. 무엇이 되어도 상관없지만, 사내는 의아한 듯 물었다. 자신도 기사라고 소개하지는 않으나 검객이라고 소개할 때는 있었다. 이제야 심검의 초입에 다다른 풋내기였으나, 뭐 어떻단 말인가. 정진함에 있어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으리라.

“그렇습니다.”

사내는 감은 눈을 천천히 떠, 탁한 눈으로 그가 있는 쪽을 바라보다 다시금 눈을 감았다.

“제 세계엔, 지금으로썬 어둠 뿐입니다.”

짧게 대답하고.

“...심장이.”

사내의 표정이 더욱 무거워진다. 사내는 조금 침묵하다, 간신히 입을 떼었다.

“심장이, 뛰지 않아서, 필히 불경한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시가 불타는 것도, 배신 당하는 것도, 내버려두는것도, 막지 못하는 것도.“

”지긋지긋해서, 말이죠.“

사내는 그리 말하며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5 아델주 (C4PY702esk)

2024-06-30 (내일 월요일) 19:22:03

벌써 9어장이라니...(감격)

6 알레프 - 라클레시아 (XnmXsohbS6)

2024-06-30 (내일 월요일) 19:23:22

한바탕 소란이 있었던 날 밤, 어쨌거나 소녀는 라클레시아의 도움으로 여관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여관 주인 마시는 여전히 상냥했다. 끝까지 그들을 믿어주려는 듯.
다행스럽게도, 갑자기 돌변해버린 주민들이 추락자들 머무는 여관에 불을 지른다던가 하는 몰상식한 짓은 하지 않았고. 그럼에도 소녀는 은근한 불안에 떨면서 새벽을 지새웠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 식사 시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마시의 스튜를 맛보고 난 직후.
소녀는 홀 입구에서, 여관 바깥을 막 기웃대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다 누군가 지나가면 화들짝 놀라 숨어버리기도 하며. 불안한 기류 맴도는 와중에도 상황 살피기를 이어나가던 소녀는, 곧 어떤 노인과 시선 마주쳐버린다. 평소였다면 그냥 넘길 일이었음에도 소녀는 잠깐 망설였다. 아무런 기운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건대 그는 이곳 주민이었으니까.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노인이 갑작스레 버럭 화를 낸 것이다.

- 저, 저 꼬맹이!

주름 자글자글 잡힌 손가락으로, 노인은 소녀를 향해 삿대질했다. 우려했던 상황에 소녀는 덜컥 겁부터 집어먹었다. 추락자를 향한 도시 주민의 부당한 멸시. 소녀는 어제 자신을 에워쌌던 무리들을 연상한다.

- 네녀석이 놈들이랑 한 패라는 그 꼬맹이로구나!

노인이 소녀 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온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울퉁불퉁한 돌멩이 하나가 들려있었다. 이쪽을 향하는 짙은 악의에 소녀는 그만 주저앉아버린다.

- 네놈들만 없었으면 전부 평화로웠을 거란 말이다!

노인의 고함과 함께 돌멩이가 날아온다. 던지는 힘은 그닥 세지 않았지만 워낙에 모난 돌멩이인지라. 돌멩이 모난 부분이 소녀의 뺨을 깊게 스치고 지나간다. 고통 따위는 느껴지지 않지만, 소녀는 반사적으로 제 뺨을 감싸쥐었다.
말했다시피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동물이 털 잘린다고 하여 통증을 느끼는가? 그런 것처럼, 창조신에게 소녀의 모습이란 그저 껍데기일 뿐이다. 그렇지만, 아프진 않지만, 왠지 모르게 울적한 기분이 들었다.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 싶어서.
노인은 숨 거칠게 몰아쉬면서도 이쪽으로 향하는 발걸음 멈추지 않는다.

//이런 상황 괜찮은가...(눈치) 혹시 잇기 곤란하시면 말씀주세여!!

7 윈터 - 라클레시아 (c3PdYkfhzs)

2024-06-30 (내일 월요일) 19:30:33

situplay>1597048434>860

깊은 한숨. 영생을 살아가는 그는 얼마나 많은 일을 겪어왔을까.

새장 속에 갇혀있던 어린 새는 그린 적 없는 자유를 얻었다. 새장 밖의 세상은 아름답고 신기한 것들로 가득했지만, 주인이 주는 모이나 받아먹던 새가,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그렇게 홀로 세상을 헤매다 처음으로 만난 것이 이 엘프였단 말이다.

"나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살며시 다가오는 기척에, 감았던 눈을 뜬 윈터는 라크가 내민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제 왼손을 들어 손바닥을 물끄러미 내려보았다.
윈터는 자유를 갈망한 적도 없고 행복을 바란 적도 없다. 누군가와 연을 맺어본 적도 없거니와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법도 모른다.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개념조차 모를뿐더러 소중하다는 감정마저 결여되어 있다. 그렇기에 더욱 그 손을 잡는 것을 망설였다. 손을 잡자는 것이 단순한 의미가 아닐지 모른다는 의구심 탓에 더 그랬다.
마지막으로 잡았던 손은... 품 안에서 눈을 감던 ■■■는 끝내 웃음 짓고 있었다.
윈터는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 그러고는 의자 팔걸이에 손을 얹듯, 라크가 내민 손 위에 툭 하고 얹어놓았다.

"그러던가."

한숨 섞인 목소리였다. 윈터는 활짝 웃는 그의 얼굴을 슬쩍 돌아보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나무에 등을 기대일 뿐이었다.


// 8

8 페일주 (uuaUKHNo2E)

2024-06-30 (내일 월요일) 19:32:13

아이에에에에 주말에 할아버지댁 창고정리 왜......? 삭신피로 왜......? (풀썩)

9 윈터주 (c3PdYkfhzs)

2024-06-30 (내일 월요일) 19:32:16

새집!

10 윈터주 (c3PdYkfhzs)

2024-06-30 (내일 월요일) 19:32:34

페일주 고생했어요~

11 알레프주 (XnmXsohbS6)

2024-06-30 (내일 월요일) 19:32:49

페일주 어솨여~(복복복복복복)

12 ◆qrMRBpSduI (V.o9qLlrnI)

2024-06-30 (내일 월요일) 19:33:50

>>8 아구, 주말이라 그런 걸지도... 어서와, 페일주.

다른 사람들도 어서와. 새집에 온 걸 환영해.

13 페일주 (uuaUKHNo2E)

2024-06-30 (내일 월요일) 19:38:00

윈터주 알레프주 캡틴도 좋은 저녁이다
음 피로한 몸으로 싹씻고 에어컨을 튼뒤에 들어온 새집은 쾌적하군

피곤하긴 하지만 억울하진 않다 용돈을 받았거든
받았다기보단 강제로 쑤셔넣어지긴 했지만

14 아델주 (C4PY702esk)

2024-06-30 (내일 월요일) 19:47:49

페일주 안녕~ 고생했어...(복복복복복)

15 페일주 (uuaUKHNo2E)

2024-06-30 (내일 월요일) 19:48:06

아델주도 좋은저녁이다 답레는 잠시 뒤 공개됩니다

16 아델주 (C4PY702esk)

2024-06-30 (내일 월요일) 19:49:43


(두근두근)

17 라크주 (NVfiz3lJf6)

2024-06-30 (내일 월요일) 19:52:02

헉 3연타라니 심호흡부터 하고 ...

18 페일주 (uuaUKHNo2E)

2024-06-30 (내일 월요일) 19:55:49

Picrewの「我流男青年」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0UsZiMqtyW #Picrew #我流男青年

그동안 헤어스타일은 생각과는 좀 다르지만 이거라도
오늘따라 앞머리가 거슬려서 옆으로 제꼈다고 하면 되겠지(적당)

19 페일주 (uuaUKHNo2E)

2024-06-30 (내일 월요일) 19:56:17

라크주도 쫀저이다

20 알레프주 (XnmXsohbS6)

2024-06-30 (내일 월요일) 19:57:01

>>18 (아조씨 볼냠)

21 ◆qrMRBpSduI (V.o9qLlrnI)

2024-06-30 (내일 월요일) 19:57:29

아이고 아저씨. 투구 안은 저런 얼굴이군.

22 이름 없음 (C4PY702esk)

2024-06-30 (내일 월요일) 19:59:56

>>17 (복복복) 난 천천히 줘도 괜찮으니깐~ ;3 너무 무리하지 말기야 라크주~

페일이는... 잘생겼구나....(복복복복복)

23 페일주 (uuaUKHNo2E)

2024-06-30 (내일 월요일) 20:00:28

후지키도 켄지와 가츠를 섞은 무언가가 되었으면 했는데 잘 모르겠군 이 아저씨

>>20 (둥기둥기) (무등태워주기)

24 ◆qrMRBpSduI (V.o9qLlrnI)

2024-06-30 (내일 월요일) 20:02:45

아저씨 옆에서 괜히 알짱거리고 싶어.ㅋㅋㅋ

스읍. 뭔가 심심한데 일상을 또 구하면 있으려나? (침착한 일상 마귀가 되기)

25 아루주 (btEWtJGMR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03:07

8시... 나태지옥 탈출 실패...

26 아델주 (C4PY702es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03:15

캡틴은... 일상마귀구나....(흐뭇하게 엄지척)

27 라클레시아 - 아델라이데 (NVfiz3lJf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05:27

" 음 이걸 어쩐담. "

아무래도 마법을 다루는데 마법사가 아니라고하니 괴리감이 생기는듯 했다. 하긴 마법을 쓰면 대부분 마법사라고 소개하니까 그럴만도 한가. 나는 결국 조금은 긴 이야기를 해야겠다 마음 먹었다. 다른 세계들은 다 좋은데 주시자랑 비슷한게 없어서 설명해주는게 조금 까다롭다.

" 저는 마법사라기엔 좀 거리가 있습니다. 저는 주시자, 세계의 역사를 기록하는 ... 그런 존재였으니까요. "

그렇게 나는 내가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인지 알려주기 시작했다. 세계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과 그것을 위해 내가 가진 기억력, 그리고 계속해서 멸망하는 세계의 다양한 역사 등등.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이 정도라면 충분한 설명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 그런고로 저는 마법을 다룰줄은 알지만 마법사는 아닙니다. 그리고 그 마법능력도 지금은 대부분 상실했구요. "

쓸 수 있는 것은 당신이 받았던 그 치유 마법 정도뿐이랍니다? 슬쩍 웃으며 얘기한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확실히 그쪽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을 처음 봤을때 그 존재를 의심할 수 밖에 없을거에요. 네크로맨시 계열의 마법은 통상 그런 형태니까. "

시야가 없어 청각에 누군가의 존재를 인지하는 아델에겐 영의 존재 자체가 혼란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거기에 말하는 것을 보니 그가 있던 세계에선 아무래도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이 주적이었던게 아닐까. 나의 세계에서도 그런 계열의 마법은 대체로 금지 되어있으니 말이다.

" 그럼에도 항상 좋은 만남은 있는 법이니까요. 기억에 남는 것은 쓰라린 것들 뿐이지만. "

그렇지 않은가요? 나는 아델을 바라보고 미소 지으며 반문했다.

28 ◆qrMRBpSduI (V.o9qLlrnI)

2024-06-30 (내일 월요일) 20:05:41

>>25 나태지옥에서 탈출하시게, 아루주. (끌어당김)

>>26 (코쓱)

29 아루주 (btEWtJGMR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07:10

>>28 하루종일 선풍기도 없이 작업했더니 땀으로 샤워한 수준이라 이제는 그냥 탈출해야겠어요...
샤워하고 뽀송뽀송하게 잘거야 흑흑...

30 ◆qrMRBpSduI (V.o9qLlrnI)

2024-06-30 (내일 월요일) 20:09:12

>>29 아니 어떻게 그런 지옥을 겪고 온 거야. 선풍기도 없이라니. 깔끔하고 뽀송해진 아루주로 돌아오자.

31 알레프주 (XnmXsohbS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10:19

아루주...🥺

32 아델-라크 (C4PY702es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15:43

그는 이걸 어쩐다며 고뇌했다.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는걸까. 사내는 오른쪽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면서 이야기에 집중했다.

제법 긴 이야기가 들려왔고, 한참 듣던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까."

짧은 대답이 이어졌다.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니, 이해하지 못하는 것 역시 아니었다. 다만. 짧게 사내는 숨을 내뱉는다. 세계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 어느날 갑자기 받게 된 능력. 멸망하는 세계의 다양한 역사. 그런가, 그런 일인가.

"터무니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살아오시며, 많은 일을 기억하고 계시군요."

"망각이란 축복이니, 어쩌면 저희는 저주받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사내는 탁한 눈으로 공허하게 질문했다. 그리고 슬쩍 웃는것 같은 기척에, 사내 역시 살며시 미소지었다.

"저는..."

"아닙니다. 이야기가 길어질테니, 다음에 들려드리지요."

"다만, 그렇습니다. 존재를 의심했지요. 몇번이고 부정했습니다. 그럴리가 없노라고. 하지만 영 님 께서는 그런 제게 손을 내밀어주셨죠."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사내는 짧게 숨을 뱉다가, 이어지는 질문에 잠시 고뇌했다. 기억에 남는 것들은 쓰라린 것 뿐이나, 좋은 만남은 있는 법이라.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살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쓰라린 상처를 딛고 앞으로 발을 내딛으며, 말입니다."

33 아델주 (C4PY702es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16:18

아루주... 샤워하고 뽀송뽀송하게 푹 쉬자구..(뽀담뽀담해주기) 오늘 고생 정말 많았어~ 일요일인데 말야 ; ; )

34 라클레시아 - 알레프 (NVfiz3lJf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20:07

한창의 소요가 있고서 시간이 지나 밤이 되었다. 도시의 주민들을 피해 몰래 도시 안으로 들어오는데 성공한 나와 알레프는 그대로 여관으로 직행, 다시금 숨어드는데에 성공했다. 다행히도 마시는 아직까지 우릴 믿어주고 있었기에 새벽의 찬바람을 맞으며 잠들 필요는 없어졌다. 그렇게 새벽을 지새고서 아침이 밝았다. 아침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서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하고 있던 와중에 바깥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 알레프? "

바깥을 보자 어떤 노인이 알레프를 발견하고선 소리를 치고 있는 모양새였다. 아무래도 알레프가 모습을 보인 것 같은데 ... 내려가서 알레프를 데리고 들어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노인의 손에서 돌멩이 하나가 날아가 알레프에게 향했다. 맞았는지는 여기서 보이지 않았으나 주저 앉는 것을 보면 분명히 맞았을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속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외투를 챙길새도 없이 계단을 몇칸씩 뛰어내려간 나는 알레프에게 다가가 지팡이를 들어서 내리치려는 노인의 팔목을 잡아챘다.

" 뭐야? "

예상치 못한 방해에 노인은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나도 추락자라는 것을 알아챘는지 노인의 표정은 더욱 험상궂게 변하더니 잡힌 팔을 떨쳐내려 몸부림치며 외친다. 이윽고 팔목을 잡은 손을 놓친 나는 알레프와 노인 사이를 가로막듯이 서서 노인을 바라보았다.

" 니놈들이 도시를 망쳐놨다! 여기서 썩 꺼지란 말이다! "
" 하아, 앞뒤 분간이 안가시는건가요? "

얼굴을 한번 쓸어내리며 한숨을 깊게 내쉰 나는 노인을 노려보면서 앞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노인은 겁을 먹었는지 내 발걸음에 맞춰서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었고 충분히 밀어냈다고 생각했을때 나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 당신 같은 노인네는 당장 여기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다는걸요. "

아무리 육탄전에 약하다곤해도 노인 하나쯤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은 있다. 그리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처리할지에 대한 지식도 충분히 갖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앞서서 까부는 꼴은 절대 봐줄 수가 없다는 얘기다.

" 그러니까 죽기 싫으면 당장 꺼져. "

내 협박이 통했는지 노인은 질린 얼굴로 길을 따라 곧장 사라져버렸다. 이래도저래도 우릴 미워한다면 우리도 죽기살기로 저항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지 않는가. 그렇게 노인을 쫓아낸 나는 곧장 알레프를 향해 다가갔다.

" 알레프, 괜찮아요? 어디 다친데는 ... "

아무래도 뺨을 쥐고 있는 것을 보니 그곳을 긁힌듯 했다. 나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알레프의 앞에 쪼그려 앉아 눈높이를 마주치고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2

35 ◆qrMRBpSduI (V.o9qLlrnI)

2024-06-30 (내일 월요일) 20:26:34

위키가 죽었네...

36 영주 (l.sW9Y1R8g)

2024-06-30 (내일 월요일) 20:27:41

위키야 죽지마!!!!!!!!(´°̥̥̥̥ω°̥̥̥̥`)

37 라크주 (NVfiz3lJf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28:35

위키야 주그면 안대!!

38 ◆qrMRBpSduI (V.o9qLlrnI)

2024-06-30 (내일 월요일) 20:31:58

자정엔 위키가 되살아나겠지...

39 아루주 (btEWtJGMR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39:18

(작업하던거 정리하고 다시 옴)
요즘 위키가 자주 죽네요...

40 라클레시아 - 윈터 (NVfiz3lJf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0:49

윈터는 넓은 세상을 보고싶다고 얘기했다. 나는 아직 그녀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기에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잘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예전엔 갇힌 삶을 살았다는 것이 아닐까. 자의로든 타의로든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윈터가 손 위에 그녀의 손을 올려놓자 손을 맞잡으려하며 얘기했다.

" 그렇다면 내가 길잡이가 되어줄께요. "

또 다른 추락을 한다면 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그 세계는 그녀에게나 나에게나, 다른 추락자들에게도 분명 낯선 세계일 것이다. 그러니 분명 길을 헤맬지도 모르고 막다른 길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럴때 나는 어느정도는 그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 물론 나도 헤맬수도 있지만 ... 같이 있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

혼자 있는 것과 두명이 있는 것은 엄연히 다르니까 말이다. 나도 윈터처럼 나무줄기에 등을 대고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해가 점점 떠오르고 있었다. 도시는 우리의 상황과는 관계없이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었다.

" 기대고 있으면 안불편해요? 여기 누워도 되는데. "

나는 허벅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무줄기는 생각보다 울퉁불퉁해서 얌전히 등을 기대고 오랜 시간 있기엔 좀 부적절해보였기 때문이다. 아, 이번에도 파렴치한 소리를 들으려나. 조금 멋쩍은 표정으로 윈터를 바라보았다.

// 9

41 아루주 (btEWtJGMR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1:14

🤔 그리고 이건 추락 전 아?루네요... 머리카락은 탈출하는 과정에서 잘렸어요
답레써야지~!!!

42 아루주 (btEWtJGMR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2:08

어라 이미지가 파업했다...?
여신 아루는 기밀이구나...

43 ◆qrMRBpSduI (V.o9qLlrnI)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2:21

너무 빛나는 이미지라 그런지 보이지 않는구먼...

44 라크주 (NVfiz3lJf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2:55

여신의 트래픽은 이렇게 강렬하군아 ...

45 아루주 (btEWtJGMR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3:40

이미지 파업한거 처음봐서 당황스러워욬ㅋㅋㅋㅋㅋㅋㅋㅋ

왜지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어장에 간섭을...???

46 라크주 (NVfiz3lJf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4:20

크아악 심장에 무리가!! (사망)

47 알레프주 (XnmXsohbS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4:57

>>45

48 라크주 (NVfiz3lJf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5:40

캡틴 윅기 돌아와써!!

49 아루주 (btEWtJGMRk)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7:38

>>46 (짤)
>>47 이 주접짤 뭔가욬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

50 페일 - 아델라이데 (uuaUKHNo2E)

2024-06-30 (내일 월요일) 20:48:54

더이상 기사가 아니라는 말에, 페일은 그 얼굴에서 보는 것치고는 꽤 분명한 감정을 드러냈다. 깊이 푹 패인 눈두덩 안에 가늘게 뜨여진 눈꺼풀이, 무언가 아주 뜻밖의 것을 마주쳤다는 듯 살짝 더 열린다. 이것만으로는 아델라이데가 던진 떡밥에 페일의 반응이 어떤지 아델라이데로서는 알기 힘들었겠으나, 페일은, 잠깐 더 뜸을 들이더니 나직이 말을 꺼내어놓았다.

"그대는 기사가 「은퇴」 하거나 「그만둘」 수 있는 땅에서 왔나 보오."

실로 기묘한 이야기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느낄 수 있다. 그 순간 그 짧은 말에서, 아델라이데는 아주 희미한, 그러나 그 분명히 묻어있는 부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말에서는 그런 기색이 깨끗이 지워져 있었지만, 그러나 그 말도 기묘한 이야기이긴 마찬가지였다.

"거의 모든 기사가 순례를 떠나는 것이 우리 땅의 순리이자 처지요. 오히려 「정주기사」가 드물지."

기사라는 존재가 떠도는 것을 아주 당연한 상식처럼 여기는 발언. 정해진 군주를 모시며 임무를 맡아 그 이름을 걸어둘 곳을 갖는, 기사의 매우 당연한 생활양식을 그는 정주기사라는 별개의 용어로 일컫고 있었다.

"...무용담 따위로 삼기에는 재미없는 이야기요."

아쉽게도, 그가 하는 자기 이야기는 여기까지인 모양이었다. 아니 오히려 아델라이데와 초대면인 점을 감안하면, 페일의 기준으로서 페일은 이미 쓸데없이 너무 많이 지껄였다. 마경에서라도 왔냐는 말에, 페일은 쓴웃음을 옅게 흘리고는 말았다. 그러다가 페일은 자신이 실언했음을 깨달았다. 감각을 잃은 이들이 다른 감각을 보상발달시키는 것은 흔한 일이나, 아델라이데가 어찌나 자연스레 움직이던지 잠깐 그 점을 놓친 게다.

"아니, 내가 실언했소. 사과하지."

짧은 사과를 끝내고, 페일은 아델라이데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수인이라는 말에, 페일은 엉뚱하게도 윈터를- 아직 그 토끼귀의 주인의 이름이 윈터라는 것도 모르는, 이미 한번 만나본 바 있는 이의 인상착의를 떠올려보았다.

"어쩌면 내가 이미 만나본 이일지도 모르겠군. 알려줘서 고맙소."

51 페일주 (uuaUKHNo2E)

2024-06-30 (내일 월요일) 20:50:31

>>45

52 알레프 - 라클레시아 (XnmXsohbS6)

2024-06-30 (내일 월요일) 20:51:31

지금의 소녀에게도 노인을 저지할 재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권능을 이용해 단단한 걸로 막아낸다든지, 아예 도망쳐버리든지. 그러나 소녀는 지팡이 휘두르려는 노인의 행동에도 그저 잠자코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두려웠다. 손바닥 뒤집듯,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인간의 이중성이란 게. 예전엔 잘 몰랐지만, 직접 겪어보고 나니 그것이 얼마나 위협적인 무기인지 알 수 있어서.
그럼에도 소녀를 막아서는 한 사람이 있었다. "...라클레시아..." 그는 상황을 빠르게 정리했다. 노인은 금세 꼬리 만 개처럼 달아나버렸다. 그리고, 라클레시아가 저와 눈높이 맞추며 괜찮냐 물어온다.

"...응, 안 다쳤어."

소녀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뺨을 감싼 손을 내려놓았다. 헌데 다치지 않았다는 말과 달리 꽤나 깊은 흉이 져있는 게 아닌가. 그러나 소녀의 뺨에 묻은 액체는, 척 보아도 피처럼 보이진 않았다. 혈액보다 더욱 점도가 높아보였고 무엇보다 그 색이 오묘한 백색이었다. 마치 빛 받은 프리즘마냥, 무지갯빛 색의 파편이 담긴. 게다가 흘러내리지도 않고 그저 흉에 방울진 채로 맺혀있을 뿐.
다치지 않았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저 껍데기가 조금 손상 입었을 뿐이다. 머리카락 자른 인간 보고 다쳤다 하지 않듯이. '상처'에서 흘러나온 건 단순 '속살'이 드러난 것이며, 이는 금세 치유될 터였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라클레시아가 보기엔 어떨지.

"미안..."

어쨌건 아랫입술 잘근잘근 씹으며 사과하는 소녀는 꽤나 풀 죽은 기색이다. 괜한 행동으로 불청객을 끌어들였고, 일행마저 휘말리게 했으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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