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추락자의 존재를 강하게 배척하는 도시 주민들의 웅성거림으로 소란스럽던 거리가 일순 정적했다. 윈터가 부딪힌 것은 키가 2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장신의 남성이었다. 옆구리가 불에 덴 것처럼 뜨거웠다. 날카로운 통증이 뒤늦게 찾아왔다.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한걸음 물러난 윈터는 고개를 내려 제 옆구리의 상태를 확인했다. 찢어진 옷자락이 붉게 물들어있다. 날붙이를 든 주민과 저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솥뚜껑처럼 커다란 손이었다. 그가 막아주지 않았다면 꽤 심각한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남성의 위압감에 덜덜 떨고 있는 주민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상처를 손으로 덮고, 남성의 얼굴을 바라보려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무슨 권리로 이 사람들을 해치고자 하는가!"
추락자의 일갈은 윈터가 두 귀를 막을 정도로 쩌렁쩌렁했다. 윈터는 그의 검은 눈동자를 잠시 응시했다. 이들과는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고맙다는 인사는 하지 않았다. 천천히 고개를 내린 윈터는 아무 말 없이 그의 곁을 지나쳐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인간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하다.
희번득한 놀빛 눈동자에 감히 그녀의 앞을 막아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약속했던 나무 아래엔 라클레시아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 처음 떨어졌던 때가 떠오른다. 이번엔 그가 먼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헤어졌던 사이 그의 온몸에 창상이 몇 개나 생겨있었다.
"좀 긁혔어." "너야말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인간 놈들이 그렇게 만들었어?"
이마의 상처는 이미 딱지가 앉았고, 옆구리도 지혈을 해두어 움직임에 큰 불편은 없었다. 고개를 저어 보인 윈터는 제 상처에 손을 가까이하는 그의 손목을 붙들어 떼어놓으려 했다.
"난 괜찮으니까, 너 스스로를 치료해. 상처가 한둘이 아니잖아."
윈터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녀의 시선은 엘프의 새하얀 뺨을 길게 베어놓은 상처 부근에 머물러있었다.
그렇지만, 순간에 불과하다 할지언정 아무렇지도 않다는 뜻은 아니지 않나. 심지어 그것이 몇 번이고 반복되기까지 한다면. 그런 생각 쓰리게 스치나,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많은 것들을 잃고 만 그도 그 길었던 옛 시간의 기억들만은 모두 잊을 수 없다. 어느 날이고 문득 덮쳐드는 괴로움을 덮어 가며 묵묵히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라면 조금은 알 것 같아서.
[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 거야. ]
자신이 이미 그러하듯. 라크의 시선을 따라 그도 하늘을 올려보았다. 매일같이 보아 온 하늘은 이제는 퍽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 알 수 있었다. 이대로 몇 시간이 지난 뒤에는 서서히 저편에서부터 동이 터 오리라. 그는 새아침이 밝을 무렵까지 얼마든 기다릴 수 있었지만, 라크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차, 적게 자도 괜찮다 했을 뿐 자지 않아도 된다는 건 아니었지. 하늘은 이미 익숙할 만큼 보아 두었으니 여관에 미리 돌아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곁을 돌아보았다. 지난번 알레프에게 그랬듯, 자연스럽게 데려다 주는 듯한 구도가 되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