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윤은 언젠가 그에게 카하노 기사단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달라고 했었다. 비각성자도 따라 부르려면 곡조도 있고 가사도 있어야 할 테지만...지금은 그 정도까지 붙잡고 있기엔 다른 '부탁'(몬스터 웨이브) 또한 받은 터였다. 그리고 그 쪽은 너무 미루면 곧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 되겠지. 일단 곡부터 만들어보자.
이 곡이 만들기 어려운 것은, 이 이야기의 주요 인물이 세 명이기 때문이다. 시윤이 원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기사단 자체의 이야기였으니. 그 이야기는 세 명의 기사가 있었기에 성립되는 이야기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아이들에게 꿈을 되새기고자 했던 세 명의 기사가 말이지.
친구와 함께 기사단을 세우고 사람들을 구했으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만 흑기사가 있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떠났던 사이 같이 기사가 되었던 친구도 몸 담을 기사단도 잃어버렸던 외톨이 기사도 있었다. 또, 수행을 위해 방문했던 기사들의 땅에서 홀로 남은 기사를 만나 그의 부탁을 들어주려 했던 수련기사도 있었지.
소총 든 수련기사가 친구를 잃고 혼자 떠돌던 창기사와 친구가 되었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끝까지 흑기사와 맞섰기에... 창기사가 새 친구에게 카하노 기사단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를 카하노의 마지막 기사로 받아주었으며, 마지막까지 목숨을 바쳐 흑기사를 상대했기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기사 또한, 창기사의 뒤를 이어 도망치지 않고 자신에게 맞선 소총의 기사를 인정했기에. 이 이야기가 그에게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거였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소총 든 기사로부터, 그의 또 다른 친구인 강산에게로.
이 이야기는 단순한 영웅담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희망의 이야기이면서, 어른들에게는 추모의 이야기다. 이것은 소중한 것을 목숨바쳐 지키려 했던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그런 사람을 기억하기 위한 이야기니까.
강산은 의념을 끌어올리며 시윤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곡조를 만들어본다. 마냥 밝고 신나진 않게. 그러나 적당한 BPM으로 너무 처지지 않게도...
세 명의 기사, 그들의 엇갈리는 운명을... 그리고 최후의 결말까지. 그 이야기를...표현해보자.
#잔여망념 20 사용하고 망념 100을 쌓아, 시윤이 부탁한 카하노 기사단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곡을 만들려 시도합니다.
>>816 리겔은 자신의 손을 가볍게 움직여봅니다. 햄스터의 작은 손. 념으로 불가능할 것에 가까운 움직임을 펼쳐내는 그이기에, 더없이 그 검에 담긴 의미를 살피는 것에 익숙하기도 했습니다.
리겔은 알렌을 바라봅니다. 그 말에는 거짓이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검을 마주쳐본 리겔은 알 수 있었습니다. 거짓말을 할 정도로 이 녀석의 마음이 썩지는 않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 내 나이에... 이런 피곤한 제자를 맡다니. "
그는 썩 기분 나쁜 듯한 목소리로 말하면서도, 느껴지는 기운을 느낄 때는 꽤나 즐거운 듯한 기운을 풍깁니다. 고민하듯, 그는 떨어트린 나뭇가지를 잡곤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그 거리는 알렌에게서 열 다섯걸음 정도.
" 단 한 번이다. "
리겔은 진중한 표정으로, 알렌에게 말합니다.
" 나도 보여줄 수 있는 건 단 한 번이니까. 알아서 받아들이도록 해. "
곧. 그가 무기를 휘두릅니다.
산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단순히 육체를 가지고, 숨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의 삶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의미를 지녔다. 세상은 많은 발전을 겪었다지만 그렇기에 반대로 야생적인 것들 역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세상이 이렇게 뒤집어졌을 때 그런 면모들은 더더욱 크게 세상을 뒤흔들었다.
피를 흘렸다. 이 작은 몸을 기준으로도 많은 피였다. 몸에서 빠져나간 피로 인해 내가 비어간다는 느낌이 날 만큼, 그 빈 곳으로부터 느껴지는 고통을 느끼며 살아보려 발버둥친다. 그렇지만 살아날 방법은 요원했다. 단지 잠시의 허기를 달랠 법한 간식거리를 쫓아 괴물은 움직임을 이어간다. 그 표정에는 놀이라는 짙은 표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즐겁다는 표현이 같이 쫓아가고 있었다. 사냥당해 죽는다. 약하기 때문에 죽는다. 야생적인 것의 규칙에 의해 자신은 그렇게 죽어야 했다. 그러나, 지독하게 억울했다. 왜 나는, 힘을 기를 방법조차도 없었는가. 살아감을 선택할 자격조차 없었는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외의 선택지들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그 욕망을 담아 소리를 지른다. 누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얕은, 고통에 의해 쉬어버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다. 그러나 그것을 들을 사람도 없단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생의 마지막은 그렇게 찰나의 맛으로 소모될 터였다.
그러나 그 기대와 다르게 죽음으로 달리는 몸은 누군가를 바라봤다. 느릿한 발걸음으로 수 자루의 검을 찬 채로 걸음을 옮겨가던, 나를 흥미롭게 바라보던 남자가 물음을 던졌다.
"네가 살고싶단 목소리를 낸 거야?"
그 목소리는 흥미롭고, 재밌는 것을 발견했단 목소리였다.
검. 알렌은 다양한 검을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검의 종류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곳에서 만들어진 검들까지. 수많은 검들이 이 세상에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세상에는 수천, 수만 가지의 검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은 그런 모든 검을 다루는 한 명의 검사가 유명합니다.
검성劍星.
수없는 검들의 주인, 검을 휘둘러 모든 검에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한 검사로부터 의념 시대의 검술은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 검은 그것과는 지독히 대척된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검입니다. 오직 한 자루의 검. 그리고 지독히 그 검을 이해하고 있는 검.
그렇기에 그 검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단 한 자루의.
검劍
곧, 나 자신을 담은 검을 휘두를 수 있는 검.
리겔의 검에는 수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살아가고 싶다. 삶을 스스로 쟁취하고 싶다. 그렇게, 스스로의 길을 향하고 싶다는 그 의지가 올곧게 알렌을 향해 다가옵니다. 그 검에 있어 자신의 검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의지를 상대하여 검을 휘두를 수 있던지. 뛰어난 기술로 하여금 그 검을 받아내는 것 외에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 모든 검사들은 그 이상향을 '모든 검의 주인'으로 향한다. 모든 검술을 사용하고, 그로 하여금 완벽한 하나가 되고자 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검의 이상향이지. "
리겔은 지친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 그러나. 나는 그에 뒤쳐지지 않는 검을 안다. 모든 검의 주인이 되지는 못하지만. 가장 뛰어난 것이 되진 못할지언정. 자신 하나를 완벽히 표현하여. 그 념을 검으로 펼쳐낼 수 있는 검을 휘두르던 사람. "
>>865 클론인건 짐작 했지만 마.마가 엮여 있을줄은 몰랐네요... 놀랐습니다. 저 프로젝트가 유출되면 진짜 지금 협회 상층부 일각이 뜯겨나가도 이상 하지 않은 상황인데, 다른 고위 영웅으로 해결 하기엔 엮인 눈이 많아서 특별반으로 처리 하는 느낌인걸까 싶기도 하네요.
린에게 찾아온 암살자들은 대체 뭔 목적을 가지고 찾아온건지... 물론 도움을 받아 처리를 했지만, 산넘어 산이라는 느낌이 강하죠. 잘 해결 되길 빕니다.
알렌쪽은 마지막에 하나 나온거지만 알렌의 스승님이 신검 구휘의 제자라는 강조가 잘 된것 같아서 보기 좋았습니다. 검을 들고 다니면서 말을 걸었던(...) 알렌의 행동을 보면 검성보다 신검쪽이 맞는 방향이겠다 싶기도 해서 좀 웃었네요
꼴깍이 수리는... 실마리를 잡은건 좋은데 무... 밭은 대체 어디로 연결해준건지 짐작이 안가서 다음번에 봐야 할 듯 싶고
아니 라비 3개월 실종됬었던 거냐구요. 라비주도 라비도 해봤자 뭐 한두달 정도겠지~ 였는데 진짜 죽었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았겠네요!그리고 다른 분들 진행 매우 흥미롭..! 특히 짭리파웰은 정말 상상도 못한 정체 짤이 필요하네요 그리고 매워요... 그냥 단순 짭이라면 몰라도 복제 수준이면 특별반이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좀 드네용.. 할 수 이따..! 를 외쳐야.. 그리고 뇌물! 야호! 나도 멘탈보존스킬 받는다!!! 그리고 라비주는 스킬 숙련을 위해 현실에서 캡틴이 추천해준 책을 구매하게 되는데(이하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