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며칠 새 도시 사람들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부탁을 들어주어도 그에 상응하는 것을 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부탁 들어주는 것조차 그들은 거부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소녀는 그저 아쉬울 뿐 별 유감 가지지 않았다. 추락자는 어디까지나 외부인이었으니까. 그러나 한 번 지펴진 불씨는 도무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의심은 확신이 되고 이는 곧 경멸과 배척으로 이어졌다. 마을에서 여태껏 벌어진 흉사들이 전부 외부인 탓이라고. 근거 없는 마녀사냥이었다. 친근하게 대해줄 때는 언제고, 막상 위험 닥치니 등 뒤에 칼을 꽂아버린 것이다. 인간의 이중적인 면모란 것인가? 아니면 그저 생명체의 생존본능일 뿐인가.
그리고 끝내 소녀는 라클레시아에게 이끌려 도시 외곽으로 도망쳐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다른 사람들─일행이든, 아니면 다른 추락자든─을 찾으러 나선 사이. 인근에서 어떠한 기척이 느껴진다. 라클레시아가 벌써 돌아온 건 아닐테고. 설마 주민들이 여기까지 쫓아온 걸까? 골목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소녀는 라클레시아의 외투를 더욱 꽉 여민다.
"...누, 누구야?!"
그리고 불안한 기색으로, 인기척을 향해 떨리는 목소리 내어본다. 지금 그들과 마주친다면...
>>664 오 있었군 그러면 기꺼이 윈터를 찌르려고 했던(그리고 지금 페일의 손에 박혀있는) 물건 말이지 정확히 뭐였어? 분명 단도나 단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확히 뭔지 몰라서 그걸 정확히 지칭하지 않고 칼날, 날붙이, 자루 등으로 지칭했어 식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야
설핏 웃는 소리가 들린다. 곧이어 이마에 내린 기척이 젖어든 눈가를 지긋이 덮어준다. 서늘한 감각. 서늘한 손끝. 그러나, 동시에 따스한 손길. 아이러닉함.
신께서는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 말에 그만 그는 울음을 터트려버린다. 마치 어린 아이처럼. 두 손 들어, 손을 받잡고 흐느낀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그 한마디. 그 한마디를 얼마나 바라왔던가. 너무도 버거웠다. 한 왕국을 자신의 실수 때문에 모조리 멸망시켜버린 그 죄악을, 오롯이 홀로 감내하기에는, 너무도 버거웠다. 그렇기에 사내는 갈구했다. 용서하겠노라는 그 말을. 사내는 그 순간부터 쭉 바라왔다. 다른 모든 사람에게는 용서받지 못할 지라도, 자신에게만은 용서받을 수 있다. 그러면 되었다. 그것으로 마음의 짐이 전부 벗어진 기분이었다. 서늘한 손길로 이마가 쓸어진다. 가쁜 숨을 토해내듯 뱉으며 사내는 간신히 진정하듯 숨을 고른다.
"저희 세계의 신은 아니리라, 그리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모습은 아니니. 허나..."
"신께서, 저의 죄를 사하여 주셨음에,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 말하면서 그는 천천히 미소지었다. 애써 미소지어보이는게 명백한 웃음이었지만, 괜찮았다.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르더라도.
'정말로 그리 생각해?'
욱씬. 비수가 박힌 심장이 떨리듯 옥죄어온다. 아니, 아니야. 나는 신께 용서받았어.
'너의 신에게 용서받지 않았어.'
'너의 동료들에게 용서받지 않았어.'
나는 짧게 숨을 뱉어낸다. 이 문제는... 차차 해결해 나가야 할, 나의 속죄. 질끈 감은 눈을 사내는 그렇게 뜨지 않았다.
"다른 신 분들도... 계신겁니까? 도대체, 저희는 어째서 추락을..."
이해되지 않는다는듯 짧게 중얼거리다. 부드러운 머릿결 스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 쪽으로 얼굴을 향한다. 해답은 주지 못한다. 그 대신, 이제부터는...
"...속죄하고 싶습니다."
"선을, 행하고 싶습니다. 제가 맹세한 기사도대로. 악을 멸하고 죄를 단죄하며 약한 이들을 구원하고자 합니다."
>>669 이건 전에 있었던 일상 내용을 제 멋대로 엮어서 페일주가 모르실 수 있겠네요 죄송합니다! 이전에 영이와 만나면서 도적과 작은 트러블이 있었는데, 윈터는 순순히 보내주긴 했지만, 그때의 악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찔렀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윈터를 찌른 것은 성인 남성의 손 한 뼘 되는 정도의 날을 가진 나이프? 페일이 도와주었다면 정말로 큰 부상은 아니었을 수 있겠어요!
숨을 내뱉는다. 며칠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하늘에는 균열이 벌어졌으리라. 그 기괴한 소리는 그것 말고 설명할 방도가 없었다. 거기에, 주민들의 태도 역시 많이 바뀌었다. 미하엘 양, 사람들이 친절한 세계라고 하더니, 그런 의미였습니까?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다는 그런 의미 말입니다. 지금의 당신과 만난다면 묻고싶은게 아주 많군요.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같은 여관에 머무르지만 그 이후로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숙녀가 있는 방에 덜컥 들어가기도 뭐하니. 하아, 다시금 짧은 숨을 뱉었다. 그저 방랑자이고 싶었는데, 태도가 이러니... 꼬르륵, 경망스럽게 배에서는 굶주린 소리가 났다. 어디선가 물이나 마실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리 생각하다 어느새 도시 외곽까지 다다랐다. 그리고, 어느새 기척이 느껴진다. 누구냐는 앳된 소리에 그쪽으로 질끈 감은 눈, 얼굴을 향하며 천천히 묻는다.
저 자신의 정체를 규명하기는 오래 전에 그만두었다. 홀로 하는 골몰은 결국 무의미하며, 그런 것을 안다 하여 무엇도 나아지지도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이제는…… 적어도 고민이 무용하지는 않아진 것 같다. 골똘히 생각하던 낌새의 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게는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 [ 기억해 둘게 ]
그런 말을 쓰면서도 문득 우스워졌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기억해 두겠다’라는 말을 한다니. 그러다 격하게 돌아오는 반응에 고개를 갸웃한다. 보고 싶은 거 아니었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그는 조금 아리송한 표정을 하면서도 순순히 납득했다. 원한다면 정말로 머리라도 떼어 주려던 참이었기에 라크의 단호한 의사 표현은 시의적절했을 테다.
제 이야기로 인해 누군가가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 역시 기쁘다. 소리 없이 생긋 웃은 그가 잠시 손에 쥔 종이들을 내려다 보았다. 무어라 쓸지를 고민하는 듯 해진 손가락을 조금 까딱거린다. 이 이야기도 이미 여러 번은 해 보아서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전처럼 길지 않았다. 펜끝이 지난 자리를 뒤따르는 말은.
[ 그 세상에 존재하는 건 나뿐이었어. ] [ 정확히는, ‘살아 움직인다’라고 할 만한 건. ] [ 나머지는 오래 전에 모두 사라졌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