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이야, 망했다. 아델 형씨 말로는 이거 완벽한 원한 관계잖아? 그 누구도 방해 할 수 없는 어마무시한 사이였다. 마지막으로 식인식물... 나티아가 아델 형씨에게 마족이라고 판명되지 않길 바래야 하나... 어떻게든 설득을 해보면 내 사업에는 큰 지장이 없겠지라고 생각을 했지만 혹시나 일이 꼬였을 때를 대비해서 나티아의 다음 대처품을 위해 씨앗 같은 거라도 미리 받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맞습니다. 꼭 없길 바래야죠."
없으면 안되잖아! 없으면 내 금은 누구한테 받아! 없으면 인위적으로라도 만들어서 갖다바쳐야하나 하는 고민도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델 형씨의 설명만 들으면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감도 안오는데...
"신은... 아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군요."
알레프라고 자신을 신이라 지칭한 소녀를 떠올리니 만약 정말 신이란게 있다면 절대 우릴 건드릴 놈들은 아니라고 생각이 됐다. 다들 하나같이 인스턴트 요리를 즐기느라 바쁠테니 말이다.
"제가 있던 세상은 너무나 평화로웠죠, 굶주리는 아이들이 없도록 노력하던 어른들..."
'굶주린 아이들의 입에 있는 음식도 뺐어가는 어른들'
"꿈을 위해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청년들"
'꿈을 위해 일어나는 청년들을 이용하는 사람들'
"평화로운 노후를 즐기며 산책을 하는 노인들까지..."
'비참한 노후를 맞이해서 죽어라 일하는 노인들까지...'
"정말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었죠."
정말이지 내가 빼았는 입장이 아니었다면 생지옥도 이런 생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우리는 아델 형씨가 말하는 마기라는 것을 빼면 마족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힘든 사람들은 있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도우려 했으니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델 형씨가 말하는 마족의 반대인 천사들만 가득한 세상이었죠. 하하하!"
그러게, 로열들이 사는 세상은 정말로 천국 그 자체였다. 나도 그 근처에서 잠시나마 살아봤으니 확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천국이 타인의 고혈을 빨아먹고 만들어진 세상이어서 문제지.
"그러니 아델 형씨의 마음을 잘 이해는 못하지만 적어도 형씨의 미래를 위해 제가 노력 좀 해보겠습니다! 하하하!"
나갈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람 둘이 엉망이 되어 돌아오자 위병의 눈살이 심상치 않아졌지만, 당장 숨이 넘어가게 생긴 환자의 상태로 호소를 하니 간신히 통과만은 할 수 있었다. 아직은 도시 민심이 흉흉해지지 않은 때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쩐다, 적어도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치료를 맡기는 편이 더 나으리라 생각해 무작정 돌아온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이 다음엔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다급하게 걷던 걸음이 우뚝 멈추었다. 등 뒤로는 축축하게 젖어드는 피의 열기 더해지기만 하건만─ 그 긴박한 와중에도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아야 하나? 아니면 상처 역시 다른 가게처럼 그 일만을 도맡은 사람이 따로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도 아니라면 휴식만으로 나아질 수 있는 상처일까? 막막한 상황에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은 그라고 해도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눈길 어디로든 망연하게만 두던 차, 익숙한 인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라크.”
침중하던 기색에 활짝 밝은 빛이 돈다. 제대로 들쳐업지 못해 업힌 이의 발끝은 바닥에 질질 끌리고, 아래에 있는 그는 덩달아 피투성이가 되어 몰골이 엉망진창이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말끔했던 차림새는 거의 넝마쪽이 된 채다. 느실느실 걸어와서는, 그 너저분한 꼬락서니에 어울리지 않게도 해맑은 낯으로.
“나 좀 도와줘.”
숲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라클레시아의 도움을 받아 시급한 문제는 어찌 해결되었다. 정확히는 ‘해결이 되었다고 하더라’. 모르는 것이 많은 그의 시각에서는 라크가 정확히 무엇을 한 것인지도 알 수가 없으니 그저 그렇다 받아들이기만 할 따름이다.
긴박한 상황이 모두 정리된 후, 남은 것은 기다리는 일 뿐. 다행히도 그는 기다리는 일에는 이골이 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지난 시간이 제법 길었다. 그 긴 동안을 안연히도 보내던 그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환자가 깨어날 낌새가 보인 것이다. 느닷없이 터져나온 큰 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곁으로 다가간다.
“흥분하지 말고 가만히 안정을 취하래.”
이마를 짚은 검사의 손 위에 겹쳐 오른 차가운 손. 힘이 들어간 몸을 다시 눕히려는 듯, 그는 가만한 손길로 이마를 내리눌렀을 테다.
또 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앉아있는 메구무. 이쯤되면 이 도시의 모든 거리와 골목이 그의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한창 하늘을 보며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있다가, 아이리에게 허탈한 말투로 말했다.
"아이리, 이제 내는 멀까? 약장수인데 약도 없고, 가방도 없다. 이런 내를 약장수라 불러도 되는기가?"
아이리는 검집 속에서 '또 헛생각 한다.'라는 얼굴로 혀를 차더니, 쓸데없는 생각과 말은 그만 하라는 듯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마, 이렇게 큰 동네에 약국 하나 없겠나? 거기에 일자리라도 얻으면 되제. 아니면 약초 가게라도. 맨날 일케 동냥질이나 할기가?」 "빡치는데 죄다 맞는 말이라 더 빡치네."
에휴, 내 죄다 내 죄. 니는 친구 잘못 만난 죄고. 으랏차차차... 뭔가를 중얼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난 메구무는 골목 쪽으로 향했다.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발이 가는대로 가는 것이었다. 한참 걸었을까, 어디선가 뭔가를 두들겨 패는 둔탁한 소리와 욕지거리가 들렸다. 살짝 곁눈질로 보고 있던 아이리와 메구무는 벽 뒤로 숨었다.
「점마는 와 뚜들겨 맞고 있노?」 "맞을 짓을 했는갑제. 걍 가자. 저번처럼 퍽치기꾼이면 우야노." 「글나... 어?? 저러다 죽겠다!」 "죽는 것도 지 팔자다. 디지라해라." 「마, 생각을 해봐라! 살인사건 목격자가 낫겠나, 폭력사건 목격자가 낫겠나? 그나마 폭력사건 목격자가 덜 귀찮지 않겠나?」 "..."
메구무는 한창 사람 때리기에 열중이던 무리들에게 다가갔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인상에 음영이 내려오니 몇배는 더 살벌한 얼굴이 되었다. 그는 칼을 뽑아들고 무리들에게 말했다.
오늘은 장사 준비를 위해 장사를 할만한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방인에게 자리를 무턱대고 빌려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의뢰고 뭐고! 우린 그런 방식으로는 가게를 세놓지 않는다네."
"단기... 뭐요? 그 사이에 당신이 제 건물에 이상한 짓을 하면 어떻게 하라는거죠?"
가끔씩 말도 안되는 의뢰로 사람을 골탕먹이려는 이까지 있었기 때문에 자리 찾는 것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시작부터 잘 풀리는 것까지 바라진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막히는 경우는 오랜만이었다. 마치 어린 시절의 무력함이 떠오르는 것 같아서 한숨만 나오는 중에 악재는 마치 이 때를 노린 듯이 겹쳐오기 시작했다. 골목 입구 쪽에서 등장한 그림자는 내게 반말로 시비부터 걸기 시작했다.
"이봐! 네가 내 장사 자리를 넘보는 놈이냐?"
"엥? 뉘십니까?"
"아까 사거리의 1층 건물에 들어가서 임대 하고싶다 한 놈이 네놈이지? 거긴 내가 찜해둔 구역이야!"
"찜이라니. 세상에! 가 계약금이라도 거셨나요? 그런 말은 그 할머니한테서 못들었는데!"
"닥쳐! 손주인 내가 주인인게 당연한거잖아!"
이제야 상황파악이 되었다. 그 노인이 왜 자리를 넘기기 싫어했는지, 그러면서도 짓는 묘한 표정이 이상했는데 이런 망나니 때문이었구만... 당장이라도 팔 다리를 접어서 카페 테이블로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이미 낮에 치안대에게 찍힌 몸이라 그럴 수도 없었다.
"에고, 죄송합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제가 실수를 저질렀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사과하면 다냐?! 피해보상금 내놔!"
손자는 그렇게 뒤에서 등장하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손짓을 하며 거들먹거리기 시작했다. 세상에 이 동네 양아치들은 대체 왜 나한테 삥을 뜯으려하지? 요즘 너무 능글맞게 웃으면서 살아서 만만해보이는건가?
"하하... 제가 보시다시피 가난해서 말입니다..."
"말로 해선 안되겠구만! 야! 다 벗겨!"
달려드는 양아치를 그대로 꺽어버릴까 했지만 갑자기 문뜩 머릿 속에 아까 노인의 씁쓸한 표정이 떠올랐다. 마치 그 놈을 보는 듯한 기분의 씁쓸한 표정. 결국 나는 주먹을 풀고 얌전히 몇대 맞아주기로 했다.
"사...살려주세요!"
취소, 이 정신나간 놈들 왜이렇게 쌔게 때리는거야! 패는 방법도 모르나!! 거기 때리면 진짜 죽을 수도 있다고! 곤란해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달아나려 하는 그 순간 어디선가 달려드는 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