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8324> [ALL/다중세계/다종족] 친애하는 나의 ■■■에게 - 06 :: 1001

◆qrMRBpSduI

2024-06-22 20:04:56 - 2024-06-24 18:57:56

0 ◆qrMRBpSduI (o.uviXjNp2)

2024-06-22 (파란날) 20:04:56



추락자들에게 알립니다. 아래 사항을 유의하여 활동하여 주십시오.


 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문의&건의&기타 : https://forms.gle/o6QNGBAsDV8TVoB97
임시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65/recent
시트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483/recent
기록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670/recent
포인트(비타) 시트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nDKsx2lPsEm-eqmA4ilZ713ol-0gW6uFOMFteEFPDZw/edit?usp=sharing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9%9C%EC%95%A0%ED%95%98%EB%8A%94%20%EB%82%98%EC%9D%98%20%E2%96%A0%E2%96%A0%E2%96%A0%EC%97%90%EA%B2%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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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1 라크주 (JKb1WS54X2)

2024-06-24 (모두 수고..) 16:18:43

헉 아프면 안대 천천히 주는거야 :3

952 식물주 (/GMr9L3cSc)

2024-06-24 (모두 수고..) 16:19:45

아 습관적으로 일상 구할뻔 했다. 오늘은 시간이 안되는데

953 라크주 (D573eN4ywo)

2024-06-24 (모두 수고..) 16:46:06

습관적 일상병

954 ◆qrMRBpSduI (Od9jKEur4I)

2024-06-24 (모두 수고..) 17:10:10

꼼짝마, 일상마다...!

다시 갱신할게~

955 라크주 (xVjVkukGx.)

2024-06-24 (모두 수고..) 17:14:26

캡틴 어서와! >:3

956 영주 (c8oQ9S5x5M)

2024-06-24 (모두 수고..) 17:14:47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일상 중독증입니다
하지만 치료하지 말아주세요
화력을 불태워줘...!

캡틴도 안녕하세요~~

>>951 ദി ᷇ᵕ ᷆ )(알겠다는 사인!!!)

957 라크주 (xVjVkukGx.)

2024-06-24 (모두 수고..) 17:15:14

(영주 뽀다담)

958 알레프주 (rewQRODtzE)

2024-06-24 (모두 수고..) 17:21:00

너무 더워여..!!!!

959 라크주 (fwh9ObxFSU)

2024-06-24 (모두 수고..) 17:24:47

(알렢주도 뽀다담)

960 알레프주 (rewQRODtzE)

2024-06-24 (모두 수고..) 17:33:08

(녹아내림)

961 라크주 (sfxy4dn2U2)

2024-06-24 (모두 수고..) 17:35:11

안돼!!!!

962 알레프주 (rewQRODtzE)

2024-06-24 (모두 수고..) 17:41:38

https://picrew.me/ja/image_maker/72113
푸딩이 된 우리 친구들이 보고싶어여...

963 라크주 (DL5.nHozd2)

2024-06-24 (모두 수고..) 17:42:11

ㅋㅋㅋㅋㅋㅋㅋ 넘 귀엽자나 ...

964 아델-칼 (6Cp2MhWoZM)

2024-06-24 (모두 수고..) 17:52:01

"미신덩어리라, 다행이군요."

나 역시도 진심으로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것들이 활개치지 않는 세계를 보고 싶었으니. 꼭 평화롭지만도 않을 것 같기는 하였다.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기에. 윈터 양의 세계도 그리 평화로워 보이지는 않았고... 이 사내의 세계 역시도 어떨 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허나 자신은 믿고 있었다. 인간끼리의 다툼은 반드시 끝낼 수 있으리라고.

"제 세계에선 그것들이 활개치고 다녔습니다. 영혼이 없는 마족들, 그들이 세계를 유린하며 벌인 일들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죠."

"저는 그들을 증오합니다..."

"그렇습니다. 다만 이 세계에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 이야기하다, 이어지는 질문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마법은 참으로 악독한 것이라, 어쩌면 우리는 저주를 받았을지도 모르죠. 혹은 신같은 존재에게 농락당했을 수도 있고.. 우연이 겹쳐서 세계를 유랑하는것일지도 모릅니다. 자세한 것은 저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군요."

그리 말하면서 많이 보였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칼 씨의 세계는, 어떤 세계였습니까?"

그리고, 문득 궁금해져 사내에게 가벼이 물었다.


965 아델주 (6Cp2MhWoZM)

2024-06-24 (모두 수고..) 17:52:23

다들 안녕~ 좋은 저녁이야!

>>962 귀여워....(잡아먹기)

966 라크주 (UcCfPzaLzw)

2024-06-24 (모두 수고..) 17:52:52

아델주 어서와 :3

967 아델주 (6Cp2MhWoZM)

2024-06-24 (모두 수고..) 17:53:12

맞아 영주 있어~? 일상 관련해서 물어볼게 있거든 :3

968 아델주 (6Cp2MhWoZM)

2024-06-24 (모두 수고..) 17:53:30

라크주 안녕안녕~(쓰담쓰담) 오늘은 언제쯤 퇴근이야?

969 알레프주 (rewQRODtzE)

2024-06-24 (모두 수고..) 17:54:17

아델주 어솨여~

970 아델주 (6Cp2MhWoZM)

2024-06-24 (모두 수고..) 17:55:34

알레프주도 안녕안녕~(복복복)

971 영주 (c8oQ9S5x5M)

2024-06-24 (모두 수고..) 17:55:35

>>967 헉(알레프 픽크루를 귀여워하며 저도 픽크루를 만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편히 여쭤주십쇼)

972 윈터주 (jHMY.lA6E6)

2024-06-24 (모두 수고..) 17:55:39

밍기적거리다가 답레를 한글자도 쓰지 못했다
다들 안녕입니다~

973 아델주 (6Cp2MhWoZM)

2024-06-24 (모두 수고..) 17:57:20

>>971 귀여워...(복복복) 마자마자 영주, 전에 편하게 이어달라구 했잔아~ :3 그러면 음... 약간 기절했다는 느낌으로 독백처럼 잇고, 여관에서 간단하게 치료를 받은 느낌으로(붕대같은거 좀 둘둘 매고..) 눈 떴는데 영이가 지켜보고 있어서 약간 말 거는 그런 느낌으로 이어와도 될까~? 아니면 막레를 원하면 여기서 끊고 다음번에 만나서 돌려도 좋아 ;3

>>972 윈터주도 안녕~ 좋은 저녁!

974 영주 (c8oQ9S5x5M)

2024-06-24 (모두 수고..) 17:59:58

알렢주 아델주 윈터주 라크주 모두 안녕하세요~~

>>973 저는 계속 이어가는 것도 좋아요! 영이 성격이라면 옆에서 지켜보는 게 맞기도 하니까요!

975 알레프주 (rewQRODtzE)

2024-06-24 (모두 수고..) 18:01:55

윈터주 어솨여~~~
저도 슬슬 새 일상을 구해볼까 싶네여

976 아델주 (6Cp2MhWoZM)

2024-06-24 (모두 수고..) 18:02:30

>>974 헤헤 좋아~ 그러면 가볍게 이어와볼게! 고마워 ;3

977 영주 (c8oQ9S5x5M)

2024-06-24 (모두 수고..) 18:03:03

Picrewの「보급형 업보 푸딩」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cK2oDRcfU2 #Picrew #보급형_업보_푸딩


픽크루는 백만년만에 해 보는 것 같은 느낌...!

사실 처음에는 외모에 관해서 속눈썹 유무나 머릿결 같이 아주 상세한 부분까지 설정해둔 건 없었는데요
AI가 말아준 복슬복슬헤어가 꽤 맛있었던 관계로 약간 곱슬이라는 설정도 추가해야겠어요(적당맨)

978 라크주 (s37FcJOmf.)

2024-06-24 (모두 수고..) 18:04:20

오늘 퇴근은 ... 몰라!

979 알레프주 (rewQRODtzE)

2024-06-24 (모두 수고..) 18:05:07

>>977 영이 귀여워~~~~~~~~~~~~~~(냠)

980 식물주 (/GMr9L3cSc)

2024-06-24 (모두 수고..) 18:06:44

캐릭터 생긴게 매우 개성적이면 단점: 피크루를 못만들음

981 윈터주 (jHMY.lA6E6)

2024-06-24 (모두 수고..) 18:08:01

윈터도요. 말 귀는 잘 안보임

982 ◆qrMRBpSduI (Od9jKEur4I)

2024-06-24 (모두 수고..) 18:08:10

푸딩 먹고 싶어졌어~ 나도 픽크루 짠.

다른 사람들 어서와~ 과일 먹고 오니까 사람들이 왔네.

983 영주 (c8oQ9S5x5M)

2024-06-24 (모두 수고..) 18:08:43

>>976 알겠슴다~~ 천천히 다녀오세요!

그리고 >>973에서 아델주 복복하는 거 깜빡했어... 분하다(?)

>>978 >>980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984 윈터주 (jHMY.lA6E6)

2024-06-24 (모두 수고..) 18:08:58

푸딩 알렝이와 영이는 귀엽게 잘 봤어요(⸝⸝◜~◝⸝⸝)

985 윈터주 (jHMY.lA6E6)

2024-06-24 (모두 수고..) 18:09:37

푸딩 하엘이는 귀하다...

986 영주 (c8oQ9S5x5M)

2024-06-24 (모두 수고..) 18:09:49

>>979 영 한 몸 희생해서 미각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면....(?)

>>981 (눈물 2,,,,,,,)

>>982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귀여워!!!!!!!!!!!!! 귀여워서 죽을래!!!!!!!!!!!!!!!!

987 알레프주 (rewQRODtzE)

2024-06-24 (모두 수고..) 18:10:02

미하엘 귀여워~~~~(냠)
>>980-981 😭

988 ◆qrMRBpSduI (Od9jKEur4I)

2024-06-24 (모두 수고..) 18:15:13

>>987 (먹혀버림)

식물이나 윈터도 보고프지만... 픽크루의 한계가 부들바들이다.

989 메구무주 (Dt7e1yn4QM)

2024-06-24 (모두 수고..) 18:28:22

https://picrew.me/en/image_maker/72113

재갱~~~ 푸딩 메구무 블루레몬에이드맛~

990 ◆qrMRBpSduI (Od9jKEur4I)

2024-06-24 (모두 수고..) 18:32:14

>>989 블루레몬에이드맛 푸딩이래. 엄청 상큼하잖아~! 이건 독점해야 한다. (헙냠헙냠)

991 메구무주 (Dt7e1yn4QM)

2024-06-24 (모두 수고..) 18:32:4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악! 도망쳐!!ㅋㅋㅋㅋㅋㅋㅋㅋㅋ

992 메구무주 (Dt7e1yn4QM)

2024-06-24 (모두 수고..) 18:33:05

>>982
그럼 미하엘 푸딩 호로록(????

993 ◆qrMRBpSduI (Od9jKEur4I)

2024-06-24 (모두 수고..) 18:34:50

미하엘 푸딩은 평범해서 아무곳에서나 구매 가능해. 그러니 내가 더 이득이다. (?)

994 알레프주 (rewQRODtzE)

2024-06-24 (모두 수고..) 18:35:00

메구무주 어서와여~~~~~ 충격... 푸딩이 넘 귀여워서 못먹음...

995 메구무주 (Dt7e1yn4QM)

2024-06-24 (모두 수고..) 18:35:29

미하엘 푸딩은 왠지 메이플 시럽 맛이 날 것 같은데~ 아닌가 오렌지맛인가???

996 메구무주 (Dt7e1yn4QM)

2024-06-24 (모두 수고..) 18:35:44

알렢주도 리하리하~

997 아델-영 (6Cp2MhWoZM)

2024-06-24 (모두 수고..) 18:45:43

'나는 아프지 않고 아주 오랫동안 외로웠거든. 네가 날 상처입힌다고 해도 나는 그것마저 기뻐.'

외로움, 고독. 자신에게도 익숙한 단어였다. 자신 역시도 얼마나 고독했던가. 왕국이 전부 불타 사라져버린 이후로, 심장에 비수가 박힌 이후로 줄곧 외로웠다. 고독했다. 환한 태양같은 같은 친구들이 있었다. 섬길 주군이 있었다. 충성을 바칠 대상이 있었다. 내가 지켜야 할 국민이 있었다. 허나 전부 사라져버렸다.

'차라리, 몰랐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무 걱정 없이 세계를 방랑하던 때에는 외롭지 않았다.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있는 기분 마저 들었다. 없어지고 나서야 깨달았다. 헌데, 얼마나 오랫동안 외로웠으면, 상처입힘 조차 기쁜것일까.

"신이시여, 대체 어디에 계셨나이까."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힘겹게 헐떡이며 질문했다. 알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전부 이유가 있으리라고 믿었다. 전부 이유가 있어서 신께서 나를 굽어 살피지 않으셨노라고, 오히려 벌을 내리셨노라고 그리 믿었다. 전부 나의 잘못이다. 간악하게 인두겁을 뒤집어 쓴 그것에게 속아넘어갔기에, 신께서 분명히 경고하셨을텐데, 그리 믿고 있었기에... 그러나, 원망하지 않는 것 역시 아니었다. 괴로웠다. 심장은 이미 너덜너덜하게 찢겨 있었다. 그 정도로, 사내는 괴로웠다.

'...이 ...아파?'

점점 들려오는 소리마저 희미해진다. 세계는 어둡다. 자신이 숨을 쉬고 있는지, 심장이 뛰고 있는지, 아닌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래.
사내의 세계는 결국 어둠으로 물들었으니.



"바울 경, 바울 경!"

눈을 뜬다. 많은 소리가 한번에 귓가로 들려와 정신이 혼미하다. 구두굽소리. 칼 부딪치는 소리. 괴성. 함성. 번개 쏘는 소리. 역겨운 시취. 피냄새.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벌떡 몸을 일으킨다.

"바울 경, 괜찮으십니까?"

"피터 경, 상황 보고를. 제가 얼마나 쓰러져 있었죠?"

"약 12초간입니다. 화염탄에 직격하셔 충격으로 후방전선까지 날아오셨습니다... 급한대로 상처는 치료해두었습니다."

"단장님! 퇴각명령을! 더이상 버티기가 어렵습니다!"

"바울 경, 이대로 가다간 전멸입니다. 우선 후퇴하고, 다음 방어선까지 가시는게..."

"전부 퇴각시키십시오. 제가 끝을 보겠습니다."

"바울 경, 안됩니다! 바울 경, 바울 경!!!"

찌그러진 투구를 벗어던지고 하늘 높이 뛴다.

'아델라이데야, 그것을 아느냐?'

'뭔가요, 스승님?'

'사람들은 쉬이 바다와 땅을 구분하고는 한단다. 허나 세상의 이치란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그렇지 않은 법이야.'

'바닷속에서 숨을 쉬면, 물이 코로 들어오듯, 땅 위에서 숨을 쉬면 바람이 코로 들어온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우리는 공기 속에 있는것이나 다를 바 없어. 그렇기에 행동에 제약이 걸리는 거란다. 물 속에서 칼을 쉬이 휘두를 수 없듯이.'

'그, 그런건가요, 스승님?'

'허나 몸도 마음도 검이 된다면 느낄 수 있을거란다. 세계를 둘러싼 마나의 흐름을. 마법을 쓰지 못해도 괜찮단다. 한가지만 기억하렴.'

하늘을 밟는다. 탓, 하고 다시금 높게 뛰어, 그대로 마족의 앞에 부드러이 착지한다. 일련의 흙 밟는 소리 조차 없으리라.

"하! 살아있었느냐, 눈 먼 인간이여."

심장의 고동. 즐거움. 유희. 그리고-

" '위르' 를 신청한다."

환희.

"하핫, 아하하핫,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마계의 법도를 따르느냐, 애송아! 좋다, 좋아!!!"

쿵, 하고 떨어지는 투구와 갑옷 소리. 나 역시 갑옷을 벗어던진다. 퇴각 나팔 길게 울리는 소리. 그리고 일순, 검 부딪힌다.
두근거리며 미친듯이 뛰는 심장소리때문에 적의 위치를 놓칠 일은 없다. 쐐액, 하고 바람 가르는 소리 들려오면 검을 갈라 부딪히고.
몇 합이나 이어졌을까. 백 합은 쉬이 넘었으리라. 이대로면 체력이 다해 쓰러지리라. 나는 날이 나가, 부러지기 직전인 검을 버린다.

"벌써 끝이냐, 심장 파괴자여."

"가로되-"

손 끝을 그러쥔다. 검을 쥐듯이. 츠즛, 하고 빛무리가 모여들고.

"호오."

"심검은 검인 듯 하나 곧 내 마음이니."

"오거라."

천천히 그 자리에서 검을 휘두른다. 초식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몇번이고 연습한 상단 휘두르기.

"베고자 하면 벨 수 있으리라."

첫 합에 녀석의 뿔을 베었다. 빠르게 달려오는 녀석 상대로 다시금 천천히 대각선으로 내려친다. 오른팔과 왼다리가 잘려나가고, 털썩, 떨어지는 소리. 허나 녀석은 계속해서 달려온다. 왼쪽 팔에서 번개 모이는 소리.

"끝이다."

검을 허리춤에 대고 발도한다. 곧 검은 형체도 없이 흩어진다.

고요하다. 이 순간이 내게 속삭여오는것처럼. 쭉 뻗은 검을 역수로 고쳐쥐고 천천히 두 손을 모은다.

털썩, 쓰러지는 소리.

"...훌..륭하다..."

각혈.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바....울 경, .....씨,"

[아저씨.]

뭐?

아니,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일순 뺨에 부드러운 두 손이 닿는다.

[왜 웃고 있어?]

내가, 웃고 있다고?
불타는 도시. 불타는 왕국. 쓰러진 전우들. 죽어간 나의 폐하. 동료들. 나를 사랑하던 이들. 내가 지키려던 것들.

[왜 웃고 있는거야?]

아니, 아니야.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다고!!!"

소리지르며 잠에서 깬다. 격통이 온 몸을 덮친다. 수백개의 화살에 꽂힌것같은 격통. 땀으로 푹 젖은 육신. 가쁘게, 허억 허억 숨을 내뱉으며 이마에 손을 짚는다. 대체, 나는...

998 아델주 (6Cp2MhWoZM)

2024-06-24 (모두 수고..) 18:46:23

다들 안녕안녕 어서와~ 영주 답레 짱 길어져버렸다 미안 ; ;) 편하게 분량 컷트해조~

999 윈터 - 라클레시아 (jHMY.lA6E6)

2024-06-24 (모두 수고..) 18:47:34

>>794

"안 울거든."

엘프가 내미는 상냥한 손길을 신경질적으로 툭 쳐낸 윈터의 눈꼬리가 축축하게 젖어있다. 울지 않는다는 것은 바보도 알 수 있는 거짓말이다. 윈터는 분한 표정으로 엘프를 쏘아보았다. 꼴사납게 눈물을 흘린 것에 자존심이 상했을뿐더러 밀어내려 하는데도 마음처럼 모질게 굴질 못하겠기에 더 그랬다. 밤 내린 거리에 사람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희게 켜진 가로등에 비친, 엘프를 올려보는 눈동자는 여실히 주홍으로 반짝였다.

"그런 거라면..."

영생을 살아가며 한번 눈에 담은 기억은 절대 잊지 못하는 그와 반대로, 윈터는 갓 성인이 된 시점에 정신이 머물러있을 뿐이다. 이후로 십수 년, 혹은 그 이상을 더 살아왔음에도, 고된 일을 수없이 겪어왔음에도 그녀의 정신연령은 인간 나이로 이십 대 초반 정도에 머물러있다는 말이다.
그처럼 보아왔던 모든 일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편적으로 남은 기억들은 어린 소녀가 감내하기 어려운 것들뿐이라. 더 무서웠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것이.

이곳에 떨어지고 나서, 타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를 빼놓으면, 윈터도 싫은 기억이 떠오르는 일은 없었다. 살면서 본 적 없던 새파란 하늘과 흰 뭉게구름이 좋았고, 호기심 많은 사슴과 토끼, 기분 좋게 지저귀는 새소리가. 평화로운 세상과 친절한 주민들이 그저 좋았을 뿐이다.
함께 있으면서 그가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지 않았다는 말. 그 말이 윈터에게 있어서는 조금은 커다란 의미로 다가와서.

"계속 곁에 있어 줘. 둘 중 하나가 죽기 전까지."
...
"그러니까, 결혼하자는 말이 아니라...! 그냥 친구로...."

새치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홱 돌린 윈터는, 엘프의 앞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붉혔다.

1000 영 - 라클레시아 (c8oQ9S5x5M)

2024-06-24 (모두 수고..) 18:57:33

사실 지난번 이상한 소리를 냈던 것이 아직까지도 마음에 걸리던 참이다. 그동안 밤중에 몰래 나와 연습을 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행히 제대로 된 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곁에 있으니 바짝 든 긴장이 좀처럼 빠지지 않아서, 도리어 목이 막히는 기분이다. 좀처럼 방금의 발성이 재현되지 않아 골머리를 썩이던 중 라클레시아가 말하길.

“……벌,”

아직은 갑자기 큰 소리 내기까진 무리였던 모양이다. 열렸던 말문 도로 닫혔다.

[ 벌써? ]

하려던 말 종이에 대신 써 보인 그의 기색은 조금 당황한 듯싶었다.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는 경험부터 생소하긴 했지만 그보다도…… 뭐랄까. 언제나 시간만이 무한하던 세상에서 살아 왔기에, 그의 시간 관념은 불사신이란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넉넉한 면이 있었다. 난생 처음 겪는 빠른 진도와 적극적인 교육열에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필담이 불편하다는 건 사실이니까. 알레프와 처음 이야기했을 때도 불을 켜기 전까지는 이야기가 통하지 않았고 말이다.
마침내 마음을 조금 다잡은 그가 짧게 중얼거렸다. 여전히 미미하고 발음이랄 것도 없는 쉬운 말이었지만, 조금 전보다는 목소리의 상태가 나아져 있었으리라.

“응.”

1001 영주 (c8oQ9S5x5M)

2024-06-24 (모두 수고..) 18:57:56

100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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