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8235> [ALL/다중세계/다종족] 친애하는 나의 ■■■에게 - 05 :: 1001

◆qrMRBpSduI

2024-06-19 19:33:34 - 2024-06-22 22:37:51

0 ◆qrMRBpSduI (gH1edRzR5.)

2024-06-19 (水) 19:33:34



추락자들에게 알립니다. 아래 사항을 유의하여 활동하여 주십시오.


 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문의&건의&기타 : https://forms.gle/o6QNGBAsDV8TVoB97
임시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65/recent
시트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483/recent
기록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670/recent
포인트(비타) 시트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nDKsx2lPsEm-eqmA4ilZ713ol-0gW6uFOMFteEFPDZw/edit?usp=sharing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9%9C%EC%95%A0%ED%95%98%EB%8A%94%20%EB%82%98%EC%9D%98%20%E2%96%A0%E2%96%A0%E2%96%A0%EC%97%90%EA%B2%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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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1 칼 주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1:30:38

가게 명물잌ㅋㅋㅋㅋ 문제가 있엌ㅋㅋㅋㅋ

972 메구무주 (KNOVWw0KCg)

2024-06-22 (파란날) 21:34:21

>>971
가게 명물까진 아니고 특이사항: 등에 커다란 검 짊어지고 일하는 직원 메구무

메구무: 누가 아이리를 쎄비가믄 우야노?
손님: 무, 무서워요...
메구무: 참으라.

해고당해도 할 말이 없겠군요...

973 칼 주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1:38:36

>>972 걱정마세요, 메구무는 캐셔를 맡을겁니다

칼 : 어떤 환경에서든 일 할 수 있게 해드릴게요.. 후후후ㅜ후후후후ㅜ

카페 조아...!

974 영주 (OLsWge2nAU)

2024-06-22 (파란날) 21:38:42

>>966 아아... 그만큼 정장은 아름답기에....😇

끼야아아아아악 영이 찢어진다ㅏㅏㅏㅏㅏ

975 식물 - 알레프 (M4jFjVLORI)

2024-06-22 (파란날) 21:41:22

인간 아닌것이 꺼낸 이야기는 놀라웠다. 하늘에서 떨어졌냐니! 제가 추락한 것 주변에 두발 짐승은 없었는데. 덩굴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인간으로 따지면 양반다리 쯤 되는- 섰다.

"두발 짐승은 보지 않은것도 알수 있나?"

덩굴은 인간 아닌것이 하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었다. 여기가 제 고향이 아니라는건 이미 알고있었다. 하지만 다른 세계라니. 세계가 뭔진 몰라도 자생지보다는 넓은 개념인것 같았다. 덩굴은 그저 아주, 아주 먼 곳 쯤으로 이해했다. 눈 앞의 사람은 인간 아닌 것이고, 여긴 인간과 인간 아닌 사람이 섞여있다고. 식물은 인간 아닌 것의 설명을 따라 도시를 눈으로 훑었다. 그러고보면 이 사람과 저 사람들은 무언가 달랐다. 무엇인지 알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었고, 또한 상대와 자신이 '같다'는 감각이었다. 아하, 내가 떨어졌다는건 이걸로 알았구나.

"세계는 몰라. 하지만 알겠어. 너- 떨어졌구나?"

그리고 저 사람이 이런 사실들을 알고있다는건 자신을 만나기 이전에도 떨어진 사람들을 만난적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여러그루야."

인간의 호기심을 계승한 식물은 어떤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리라고 직감했다.

"좋아, 재밌어. 그런데, 너흰 뭘 해?"

생각해보면 자신이 이곳에 떨어지고서 가장 처음 마주한게 현 상황이다. 떨어진 이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식물은 그것이 궁금했다.

976 메구무주 (KNOVWw0KCg)

2024-06-22 (파란날) 21:42:34

>>973
손님이 오랫동안 못 정할 시: 그냥 지가 알아서 주문 넣음

손님: 전 이거 안 시켰는데요...?
메구무: 자동 서비스입니더.(아님. 그런 서비스 없음)

977 식물주 (M4jFjVLORI)

2024-06-22 (파란날) 21:43:16

햐ㅑ 식물이 어렵다. 원래 문체가 인물의 감정이나 생각에 집중하는 편이었는데 식물이는 무슨 감정이랄게 희박하다보니까 서술 채우기 빡세네. 그래도 새로운 시도 재밌긴 하다

978 칼 주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1:45:21

>>976 칼 : 잘한다! 더 비싼 걸 갖다줘버렷!! (강매) 으힣ㅎ히히히히히
>>977 식물이도 이제 점점 시간이 지나면 성장하겠죠?
어 잠깐... 분노라는 감정을 알게 되면 칼 계획에 문제인데...?
식물이 잎으로 카페를 열려던 계획이...!!!

979 메구무주 (KNOVWw0KCg)

2024-06-22 (파란날) 21:47:20

>>978
메구무: (만들기 귀찮으니까 제일 싼 아메리카노로 통일~)

짤려도 할 말이...

980 칼 주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1:48:50

안돼!!! 내 매출이!!!!! 아니 우리 칼 매출이!!!!

981 메구무주 (KNOVWw0KCg)

2024-06-22 (파란날) 21:53:27

>>98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치만 양도 적고 비싸고 먹기 부담스러운 에스프레소로 통일하면 환불러쉬 이어진다고요~~~!!!!!

982 윈터 - 칼 (4iZRU/bNH2)

2024-06-22 (파란날) 21:54:55

>>666

잔이 깨어지는 소리에 점원 하나가 들어와 주방을 살폈다. 그녀는 그다지 곱지 못한 눈초리로 윈터와 칼 두 사람과 눈을 한 번씩 마주치더니 이내 별말 없이 다시 주방 밖으로 사라졌다. 왠지 감시라도 당하는 기분이었다.
윈터는 능청스럽게 깨어진 조각을 발로 밀어 개수대 아래로 치워버린 사내를 멀뚱히 바라보았다. 그녀에게는 조금 큰 듯이 너덜거리는 고무장갑에서 비눗물이 뚝뚝 떨어졌다.
윈터는 구역이라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가 말하는 구역이라는 단어가, 그녀가 알던 세계에서 지역을 구분하는 명칭과 상당히 비슷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나는 'EP 지구'에서 왔어. 대륙에 하나 남은 상업도시였는데,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몰라."
...
"어떻게 된 일인진 모르겠지만, 우리는 각자 저마다의 세계에서 이곳으로 끌려와버린 거야. 나는 실험대 위에서 약에 절어가고 있었는데..."

윈터는 옛 기억을 떠올리기 싫다는 듯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홰홰 젓다가, 축축한 고무장갑을 벗어 개수대에 걸쳐놓으며 사내 쪽으로 돌아섰다.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는 건, 지금처럼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부탁을 들어주면 약간의 호의를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우리처럼 갑자기 이곳에 '떨어진'사람들이 더 있다는 거. 그뿐이야."
...
"윈터라고 불러. 너는?"

983 칼 주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1:55:47

>>981 그럴 땐 사이드도 곁들여서 팔아줘요...! 아 귀찮으려나...?! ㅠㅠㅠㅠ
그렇게 가게 적자가..!!!

984 메구무주 (KNOVWw0KCg)

2024-06-22 (파란날) 21:58:02

>>983
메구무: (어디보자 사이드가... 샌드위치, 여름 한정 빙수, 허니버터브레드... 이게 다 뭐꼬?)
메구무: 빙수예? 설ㅂ 가이소. 거기 빙수 많다아입니까.

야임마...

985 칼 - 윈터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2:10:41

EP 지구라... 어디 구역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아는 상업도시에는 해당하는 이름이 없었으니...
아무래도 다른 대륙쪽에 있던 구역인것 같았다.

"워... 아무래도 다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챌린지를 시키는 신 같은게 정말 존재하나 보군요."

나 또한 솔직하게 말하면 의자에 앉아 죽어가던 차였으니 여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
뭔가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나 또한 매한가지인 상황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힘드셨겠군요, 저는 배신을 당해서 말이죠. 복수라도 해줄까 미련을 갖다가 여기 오게 되었답니다."

아직까지 미련이 많이 남은 나와는 다르게 선배는 전생에 있던 미련 따윈 떨쳐버린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부럽네, 나도 저렇게 집착 좀 많이 버리고 살아야하는데...

"이 세상에 갑자기 떨어진 사람들이 우리 말고 더 있군요?"

동변상련의 고통을 느끼는 동료가 더 있어서 좋은걸까 아니면 그들 또한 내가 살던 곳처럼 서로 빼앗으려고 하는걸까?
어찌 됐든 긴장을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만이 머릿 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제 이름은 칼입니다. 저는 장사꾼이에요, 아니... 장사꾼이었죠."

자신의 이름을 윈터라 말한 선배는 여기서 만난 첫 동류였다.

'어떻게 할까... 역시 첫단추를 잘 꿰야겠지?'

이전 삶에서 배운 교훈 하나가 있지, 뒤통수는 왠만하면 치지말자. 적어도 내가 상대의 몇십배나 강해지면 그때 고민해보자.
사실 연도 없는 이 땅에서 적보다는 한명이라도 더 많이 아군을 늘리는게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이 뻔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 잘 되었네요. 사실 제가 머물 곳도 없고 아무 것도 없이 여기 세상에 버려져서 큰일이었거든요... 보셨죠? 음료 값 하나 없어서 이렇게 고생 중이라니까요? 같은 동료를 만나서 참 다행이에요. 뭣 좀 여러가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나는 장갑을 벗고는 잘 닦인 접시와 컵들을 보다가 웃으며 선배에게 손을 내밀었다.

"잘 좀 도와주십시요. 이 칼, 이래뵈도 쓸모가 많을테니 언제든지 부려먹으셔도 됩니다. 하하하..."

986 칼 주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2:12:07

카페에 갔더니 옆의 경쟁가게 상품을 추천해!?!!
사장님 옆 가게도 사장님이 하세요?
아니요... 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
안됔 ㅎㅎㅎ하하핳ㅎㅎ히힣

987 메구무주 (KNOVWw0KCg)

2024-06-22 (파란날) 22:17:27

>>98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죄송합니다!!!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장님이 돈을 잘 안 주면, 점원도 진상이 될 수 있습니다.(공익광고톤)

988 영 - 아델라이데 (OLsWge2nAU)

2024-06-22 (파란날) 22:18:09

그저 인삿말을 건네었을 뿐인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편안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일변했다. 그는 문득 얼마전에 읽었던 책의 구절 하나를 떠올렸다. ‘서느런 서슬 도사린 듯’이라고 했던가. 그 비유 이제야 무슨 의미일지 알 것도 같아졌다.

동시에 그는 기이한 감각을 느꼈다.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분명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상체의 한가운데가 길게 갈라져 있었다. 그는 놀란 눈 두어 번 깜빡이더니─ 그뿐이었다. 제법 큰 크기의 손상을 목도했건만 내보이는 반응은 여상스럽기만 했다. 기껏해야 찢어진 옷이 좀 아쉬울 뿐이다. 멈추었던 걸음 내딛으며 한 발짝 더 다가선다. 여전히 반가운 기색 어린 목소리로 그가 대답했다.

“숲이 보고 싶어서 왔어.”

칼에 베이고도 다가갈 생각을 한 것은 무심결이었나 보다. 이제서야 상대의 표정을 살피던 그는 뒤늦게 깨달았다. 음, 저 사람 기분이 안 좋은가?하고.
갑작스러운 공격─무슨 원리로 베였는지까지는 알 수 없었으나 직감적으로 이것이 상대의 소행임을 깨달았다─은 대체로 그런 의미였던 것 같다. 분노와 공격, 그 두 낱말을 떠올리자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기억이 하나 있었다. 지난번에 길에서 자고 있던 사람도 건드렸더니 귀찮게 하지 말라면서 화를 냈더란다. 그렇다면 저 사람도 똑같은 이유 때문일까? 화나게 하기는 싫은데…….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어 그는 제 볼을 가볍게 긁적였다.

“화났어?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

989 칼 주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2:18:20

정말 카페 일상 너무 좋네요! 아이디어가 샘솟아...
칼이 카페 사장으로서 꿈을 이뤄보겠습니다!!

990 메구무주 (KNOVWw0KCg)

2024-06-22 (파란날) 22:20:08

>>989
극한직업! 도시의 카페 사장!

가게의 명물 추천해주세요!

991 영주 (OLsWge2nAU)

2024-06-22 (파란날) 22:22:01

(이자식 정말 눈치가 없군....)

992 식물 - 칼 (M4jFjVLORI)

2024-06-22 (파란날) 22:23:51

인간은 불을 낸다고 했다. 불은 식물에게도 익숙한 것이었다. 덩굴의 자생지는 뜨거운 해가 모든 물을 증발시키는 곳이었으며, 동시에 그 물이 전부 비가 되어 쏟아지는 곳이었다.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에는 마른 땅에 햇빛이 닿아 수시로 들불이 일곤 했다. 덩굴을 포함한 그 지역의 식물들은 내화성을 키우기 위해 줄기와 잎, 껍질 등에 물을 머금곤 했다. 그가 이곳에 떨어진 시점은 건기의 끝자락이었다. 우기동안 머금은 물을 거의 다 소모했을 시점이었고, 이곳에 떨어진 이후로 충분한 양의 물을 머금지 못했다. 그러니 불길이 일어난다면 분명 손상이 크리라.

실상 인간의 팔은 반쯤 땅속에 묻혀있었고, 땅 속에는 불길이 연료삼을 산소가 모자랐다. 그러니 폭발로 인한 충격은 있어도 불길은 일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겉모습만 사람 비슷하게 생긴 풀에게 그런 지식이 얼마나 존재하겠는가. 덩굴이 그의 협박을 진지하게 고려하게 된 까닭이었다.

"불- 불은 싫은데."

덩굴은 스르륵 의태를 갖췄다. 여전히 뿌리를 내리고 인간을 위감은 채였다.

"내가 궁금해? 이게 대등해. 뱉으면 위험해."

그러니까 자유를 찾은 인간의 바위줄기를 여전히 경계중이라는 뜻이었다. 불길은 위험하지만, 인간이 불을 낼수 있다는 확신이 어디에 있는가. 들불은 태양이 내는 것이었다.

993 식물주 (M4jFjVLORI)

2024-06-22 (파란날) 22:25:41

오타있다
위감은 -> 휘감은

994 아델-영 (sFpZx2cvKI)

2024-06-22 (파란날) 22:27:19

분명히 베었다. 손으로 그러쥔 칼 끝에 감각이 남아있다. 헌데, 가죽을 베는 소리는 들렸으나 피 튀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분명하다. 저것은 불경한 것이리라.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사내는 두려웠다. 자신의 것을 제외하고 들리지 않는 심음이. 들리지 않는 기척이. 혹은- 과거로부터의 기억이.

그것은 숲이 보고 싶어서 왔노라고 말했다. 사내는 이해할 수 없는듯 고요함 속에서 크게 외쳤다. 두려움을 뱉어내려는듯.

"거짓말 하지 마십시오! 불경한 사자, 마족, 이름 담을 수 없는 자여, 내가 마족의 농간에 놀아날 이로 보이십니까?"

"이 숲을, 이 도시를 유린하고자 한다면 나를 먼저 베어야 할 것입니다."

헌데, 지금 이 상황은, 두려움에 젖어 짖는 개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스스로의 나약함에 사내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배어 나올 때 까지. 침착하자. 침착해야 했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두려울 것이 없느니. 신께서 나를 벌하고자 하거든 기꺼이 받아들이리라. 허나, 나는 나의 기사도대로 움직일 뿐이다.

기사도. 그것은 꺾이지 않는 맹세. 아무리 비루한 곳으로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내겐 맹세한 사명이 있다. 그날로부터 줄곧,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체취도 나지 않고, 피도 흐르지 않으며, 베었음에도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듯 태연히 말을 하는 이가, 어찌 사람일 수 있겠습니까."

"간악한 혀로 나를 희롱하려 들지 마십시오."

상대는 한발 더 다가왔음에도 자신은 물러설 곳이 없었다. 사내는 일어나, 자세를 갖추고, 검을 그러쥔 채로 탁한 시선을 목소리가 들리는 쪽의 허공으로 던진다.

그래, 두렵다. 불태워질 도시가. 자신의 손으로 지키지 못하는 그 악몽이. 몇번이고 자신을 덮쳤던 그 악몽이 지금 현실로 그려진다. 순식간에 시야가 새카맣게 물들고, 사내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며, 다음에 일어질 일에 대비하듯. 사내의 뺨을 타고, 식은땀이 한 줄기 주륵, 흘러내린다.

995 아델주 (sFpZx2cvKI)

2024-06-22 (파란날) 22:28:41

헤헤... 일상... 재밌다....(기쁨) 사진은 검 느낌 참고용으로 붙여봤어~ 심검이라서 딱히 형태는 없지만 :3 원하는 대로 상상해도 오케이!

996 ◆qrMRBpSduI (o.uviXjNp2)

2024-06-22 (파란날) 22:29:56

(일상들이 맛있어서 배부르게 누워있는 캡틴이다.)

997 아델주 (sFpZx2cvKI)

2024-06-22 (파란날) 22:30:10

>>996 (옆에 조용히 같이 누워있기)

998 식물주 (M4jFjVLORI)

2024-06-22 (파란날) 22:33:40

몇년간 글 거의 안쓰다가 오랜만에 잡은거라 속도도 느리고 빡세지만... 재밌다...

999 영주 (OLsWge2nAU)

2024-06-22 (파란날) 22:35:55

(글 속도 느려서 슬프지만 재밌다...2)

1000 칼 - 식물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2:37:14

눈 앞에 나타나 나를 내려다보는 대화가 가능한 식물은 경계를 풀지 않은 채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치겠군, 만약 조금이라도 더 지능이 높았다면 난 이미 삼켜졌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허세를 부린게 먹혔고 다시끔 내게 활로가 펼쳐졌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돼... 분명 먹힐거야.'

자신에게 있는 디메리트를 감안하고 도시에서 사냥을 하는 식인식물이었다. 삐끗하면 죽는 것이었다.
이 도시의 환경담당자 나와! 어째서 이런 위험한 바오밥나무 같은 식물이 거주지에 태연히 돌아다니는건데!
그러던 도중 나는 식물의 눈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곳을 보고 느꼈다.

'이 자식, 나랑 같은 추락자다!'

세상에 인간이나 인간 비슷한 것만 보내는게 아니란 말인가?! 아니다, 의태를 하고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데... 뭐 문제 없겠지.
잠시 나를 먹으려는 녀석을 탐색해본 나는 거짓부렁을 내뱉으면 그대로 끝장 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여전히 녀석은 땅 속에 뿌리를 단단히 뻗고 있었으며 나는 땅속에서 상반신만 살짝 내민 불리한 상황이니 말이다.

"너 말이야, 인간에게 역으로 당할 수 있으면서 왜 위험을 무릅쓰고 사냥을 하는거지? 그렇게 배가 고파?"

녀석이 사냥을 하려는 목적은? 영양분 공급이 필요하니까, 성인 남성을 잡아먹는 수준의 영양분을 공급해줄 방법? 당장은 없지만 어쩌면 가능 할 수도 있었다.

"좋은 제안이 있어, 네가 날 잡아먹는 것보다 훨씬 나은 방법이 있으니까 말야."

상대와 대화가 가능해서 정말 다행이다, 그마저 안됐다면 난 분명 이미 해골로 소화가 됐을테니까.

"사냥을 안하고도 영양분을 섭취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오히려 사냥보다 쉽지. 역으로 네가 사냥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영양분을 얻을 수도 있어."

제발 이 식인식물이 내 제안에 혹하길 기도를 했다. 세상에 내 인생에 신에게 기도하는 날이 올 줄이야...

1001 칼 주 (IvjUuMLnEg)

2024-06-22 (파란날) 22:37:51

영광스러운 1000은 제가 가져갑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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