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918 안됔ㅋㅋㅋㅋ 좋아하면 안되욬ㅋㅋㅋ 캡틴이 보면 카페 장비 안 줄 수도 있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죽는 그날까지 커피 손으로 갈아야해? 스토리 하다가 적들이 흠... 왜 전투원이 아니라 카페 직원이 온거냐? 하고 놀린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전히 흙은 비옥하고 햇살은 미약했다. 식물은 사냥이 하고싶었다. 도시에는 인간이 많았지만 아무나 집어먹을수는 없었다. 인간이란 학습을 하는 생물이 아닌가. 다른 개체의 눈 앞에서 사냥을 하면 경계심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그러니 식물은 대신 구석, 도로가 깔리지 않은, 인적 드문 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뿌리를 내리고, 의태를 풀고 마치 사냥하지 않는 동족처럼 위장한 채였다. 그는 불규칙한 자연에서 살아왔으니 덫을 파놓고 기다리는 데에는 자신이 있었다.
덩굴이 정말 '덩굴'이 되어 있은지도 한참, 골목 앞에 인간이 지나갔다. 바로 낚아챌수 있을 거리였다. 식물은 곧바로 덩굴을 뻗어 인간을 휘감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인간은 저항할 틈도 없이 땅으로 끌려들어왔다.
성공적인 사냥이었다. 이 구석진 골목은 다른 인간 개체가 잘 지나가지 않으니 이 인간을 완전히 소화해버릴 때까지 목격자는 없으리라.
. . .
"..."
"안삼켜져..."
덩굴이 간과한 사실은... 자신의 자생지에 서식하는 동물들은 죄다 크기가 작은 동물이었다는 점이다. 지금 줄기에 휘감겨있는 두발짐승, 인간쯤 되는 크기의 동물은 사냥해본적 없었다.
심지어 양 팔은 먹을수 없는 물건이기까지 했다. 바위? 돌? 그보다 차갑고 매끈한데. 서식지 페허에서 발견한, 인간이 두고 떠난 잔해들 사이에서 종종 발견할수 있는 재질과 비슷했다. 인간은 그런걸 몸에 달고 다니는건가? 양심이 있는 존재였다면 방금 자신이 사냥을 시도했던 사람에게 질문을 하진 않을 터였다.
오늘 하루도 일거리를 찾아, 인맥을 찾아 헤매었다. 내게 지금 필요한 건 두가지, 바로 자금과 인맥이었다. 다행히 이전에 만난 먼저 추락한 선배에게 들은 바로는 이 세상에서 나 같은 추락자들은 경제활동보다는 의뢰를 받아주고 수행하는 흥신소 같은 일을 해야 하는 것 같았다.
"세상에 이게 무슨 게임도 아니고 뭔데..."
전에 부하들이 하던 게임을 떠올린 나는 부하가 했던 말을 회상했다.
'역시 무기는 현금으로 사는거야! 보스를 깨서 얻는 것 보다 더 낫지!'
아냐, 이 멍청한 놈... 도움이 안되잖아!
'이 캐릭터 어떠세요, 사장님? 이번에 저희 회사 상품 콜라보로... 제가 200만 크레딧이나 써서 그런게 아니라..'
너도 아냐! 이 멍청한 대머리 같으니! 내 기억 속에 부하들이 왜 이리 다 무능한거야!? 아냐, 네가 당황해서 그래. 칼, 넌 할 수 있다... 진정하고 잘 생각해보자...
머릿 속의 뒤죽박죽한 게임에 대한 정보를 찾던 나는 그제서야 도움이 될만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래, 중요한 물품 같은건 대부분 골목에서 줍는다고 했어!"
부하가 들었으면 머리를 붙잡고 바닥을 굴렀을 지식을 떠올린 나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뭔가 있을 법한 골목을 뒤져보기로 했다.
"우리 식으로 하면 되잖아? 불량배가 있다면? 잘 쓰다듬어주고, 영입하고, 사업구역을 늘리고! 아주 좋아."
물론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일을 크게만 벌리지 않는다면 공권력이 나서진 않을 것이었다. 이 세상에 공권력이란게 정말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니 불량한 사람들이 아주 아주 조금씩 돌아다니는 골목을 발견했다. 좋아 당첨이다! 저기로 가자! 극렇게 내가 위대한 첫 발을 내딛은 순간이었다. 무언가가 내 다리를 잡는 느낌이 들더니 갑자기 몸이 쑥 하고 내려가는게 느껴졌다.
"아뿔싸! 함정인가!? 공권력 네 이놈! 내 재능(?)을 알아보고 선수 친거냐?!"
세상에 양 팔까지 함정에 빠져버린 나는 뭔가가 나를 조이고 있다는 느낌에 당황을 했다. 무슨 함정이 이렇게 친환경적이냐? 나 같으면 여기에 폭탄 같은거라도... 아니 이럴 때가 아니었다. 우선은 벗어나기 위해 팔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팔이 제대로 껴서 관절이 움직이면 살갗 부분이 아파오는 수준이었다.
"뭔데, 이거...!"
그때 함정을 설치한 이로 추정되는 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부 줄기? 이게 뭔소리야? 내 팔을 말하는건가? 다행스럽게도 나를 포획한 이는 지금 나를 어찌 할 수 없어하는 것 같았다. 역시 강철 팔이야... 비싼걸로 사길 잘했어... 난 조심스레 대화가 가능한 사람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질문을 했다.
비싼거여서? 그는 알아들을수 없었다. 덩굴은 식물치고는, 아니 평균적 인간과 비교하여도 명석한 편이었으나 모든게 무너진 폐허에 일부 남아있는 기록만으론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그러니 그는 상식이 없었고 인간의 경제 구조를 이해할수 있을 턱이 없었다. 인간에게 비싼 물건이란 말은 곧 품질이 좋다는 의미를 함께 내포하고 있을 터였으나 이 덩굴은 비싸다는 단어조차 이해하지 못했으며 당연하게도 의사소통은 실패로 돌아갔다.
"비싼거? 몰라. 당연히 사냥."
식물은 고민했다. 인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의 줄기를 대신하고 있는 바위-식물은 그냥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는 자신의 줄기를 손상시키기 충분한 강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건 위험했다. 인간을 뱉어내면 보복이 돌아오겠지. 자신이 폐허에 자라던 실새삼을 뽑아버렸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인간이 말라죽을 때까지 버티는 것도 곤란했다. 이곳은 골목이었고 해가 들지 않았으며 광합성을 할수 없었다. 사냥하지 않는 식물들은 며칠쯤이야 그늘에서 버텨도 문제가 없을테지만 의태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포식성 덩굴은 여기선 금세 배고파질게 분명했다.
하늘에는 잔 구름 유유히 떠다니고 온화한 햇살 내리쬐는 평화로운 한낮. 한가로이 하늘을 바라보던 그의 시선이 문득 어느 곳을 향했다. 아마 저쯤이었을 테다, 자신이 떨어졌을 적의 위치를 가만 짐작해 보는 것이다. 이곳에 떨어진 지도 벌써 몇 주는 되었던가. 그도 떠들썩한 도시의 분위기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처음 들어왔을 무렵엔 곳곳에 가득한 사람들의 존재감에 어쩔 줄을 몰라 했는데, 이제는 여유로이 그때를 회상할 수도 있게 되었다. 사사로운 잡념에 빠져 있으려니 문득 생각이 그곳에 미쳤다. 그간은 이 작은 사회에 적응하기도 급급해 미처 떠올려 볼 여력이 없었던 사실. 추락 직후 곧바로 미하엘의 도움을 받으며 딸려 들어온 처지라, 그는 아직 숲을 둘러 본 적이 없었다. 해가 지기 전까지 그곳에 다녀와 보는 것도 꽤 괜찮을 듯했다.
위병의 경비를 통과해 숲길로 발을 들인다. 비록 온도도 향도 감각도 건조롭게만 느끼는 그였지만, 높이 세운 벽 하나의 경계를 지나는 것만으로도 피부에 닿는 공기가 새삼 달리 느껴졌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들뜬다. 황폐와 기지를 벗어난 세상은 이토록 아름답다.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를 삼림을 경각 없이 걷건만, 무엇의 경계도 받지 않으며 나아간다. 밝게 비치던 햇빛도 무성한 잎에 가려 나무 그림자 짙어졌을 때. 그는 예상치 못했던 누군가와 조우하게 되었다. 그림자마저 푸르른 이곳에서 선명한 보랏빛으로 빛나는 머리칼. 여관에 머무는 동안 종종 보았던 그 사람이다. 그간 이야기라고는 단 한 번도 나누지 않은 사이였지만 아는 얼굴을 만난 것만으로도 그가 반색하기엔 충분했다.
헌데, 이상하다. 재빠르게 눈을 뜨고 기척이 있는 곳으로, 망설임 없이 손을 뻗는다. 기대어있던 등을 일으키고, 편하게 뻗었던 다리를 구부려 땅을 딛는다. 구두 너머로 느껴지는 확실한 감촉. 발가락이 쭉 펴져 단단하게 신발 밑창을 지지하며 부드러운 흙을 뭉개는 감촉. 근육에 힘이 들어가면서도 어깨의 힘은 뺀다. 허리를 돌리고, 손가락을 오므려 무엇인가를 말아쥐듯.
검의 경지는 무엇을 일컫는가? 첫째로 검을 쥐고 내리침에 있다. 검을 도구로써 사용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신검일체로써, 검과 하나됨을 뜻한다. 날카롭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검이 되는것이다. 세번째는 신검으로써, 가로되 종으로 베어도 횡으로 베이나니. 그곳에 검이 없어도 검이 있으리라. 생명력이 쭉 빠져나가는 기분과 동시에, 괴로운 기억이 머리를 강타한다.
'전부 당신을 위한 일이었어.'
불타는 왕국의 소음. 그 비명. 사람의 살갗이 타는 냄새. 피비린내. 더이상 들리지 않는 심음. 자신의 것 조차 모두 잊어버릴 지경이 되어서야, 새하얗던 세계에, 내 하얀 도화지에 검은 먹이 떨어진다. 그때부터 나는 어둠을 보았다. 허리춤을 돌려 빠른 회전을 넣어 말소리가 들린 곳으로 검격을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