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눈 앞에 있는 말차케이크는 얇은 스펀지 케이크 위에 말차가루를 가득 섞은 크림이 잔뜩 올라가 있었고 위에는 말차가루를 뿌려댔으니 이게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윤성은 디저트를 좋아했다 어렸을 때는 구경만 하던 디저트류를 먹을 수 있다는 반작용도 클테고 생각보다 단것이 입맛에 잘맞는 것도 사유가 되겠지만 아무튼 그는 디저트를 좋아했다
포크로 요령좋게 케이크를 가르고 천천이 입에 넣는다 입에 퍼지는 달면서도 쓴맛이 기분 좋아졌다 이 뒤에 차를 마셔 입안에 남은 크림을 넘겨본다 기분이 더 좋아졌다
사실 윤성은 차의 맛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가 디저트를 먹을 때 차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남들이 그러니까'
이것은 허영심의 영역이었다
어린시절부터 쭉 이것을 바랬다 디저트 전문점의 케이크를 하나 그대로 시켜서 자신이 직접 조각을 썰어 그릇에 덜어내고 먹는 행위 윤성은 자신이 출세했음을 혀와 기분으로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