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은 윤성의 뒤이은 답을 듣고 뭔가 생각하는 듯한, 혹은 의아해하는 듯도 한 얼굴을 한다. 윤성의 의도는 어리숙해 보이는 것이었겠지만... 강산에게는 의도와 조금 다르게 보였을지도.
"칭찬이라고 생각했지만 듣는 네가 달갑지 않다면 칭찬이 될 수 없긴 하군. 그건 미안하다."
일단 사과할 건 사과하고는, 다소 걱정스레 말을 이어나간다.
"근데...조언 하나 하지. 혹시 너보다 레벨 차이가 많이 나는 센 각성자를 만나게 되면 그땐 말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안부는 확실한 정보 없으면 묻지 마라. 잘못해서 실례를 하면 너그러우신 분들은 곱게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아니라면 너 아주 호오온쭐난다. 이건 특별반 교관진에도 적용되는 사항이고."
강산이 방금까지의 일로 윤성은...무언가 어리숙해 보이긴 하는데, 단순히 순진하고 어리숙한 소년이라기보단...뭔가 호기심도 꿍꿍이도 있는데 세상 물정에 어두운 그런 느낌이었다.
"괜히 특별반에서 애들 신경 긁고 다니지도 말고. 너 혼자만으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겨날 때 도와줄 사람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
윤성의 어깨를 한 손으로 가볍게 두드리려 하며 말한다. 반댓손을 슬쩍 들어보이니 손가락 사이에 무언가 있다. GP 칩, 즉 돈이다. 액수는 손가락에 가려져서 안 보이지만.
명사 1. 철없이 두려운 줄 모르고 함부로 덤벙거리거나 날뛰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표준국어대사전
딱히 악의를 가지거나 화가 나서 하는 말은 아니었다. 그저 느낀 대로 말한 것 뿐이다. 왜 천둥벌거숭이냐면.
"거짓말도 그럴듯하게 하려면 그럴듯하게 보일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하니까 말이지."
그런데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도 없이 대뜸 거짓말을 흘려 정보를 캐내려 들었으니 말이다. 설령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도 무례해 보일 수 있는 접근이다. 강산은 윤성의 어깨에서 손을 치우고 GP칩은 그대로 든 채로 열변조로 계속 떠든다.
"방금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면서 막 던지니까 바로 걸렸잖나. 그리고 초면부터 대뜸 대놓고 이런 거짓말을 한다는 건 내 입장에선 이자식 뭐지 스파이인가, 이간질꾼인가? 아니면 다른 길드 헤드헌터가 인원 빼가려고 왔나, 하고 의심하게 된다고."
어쩐지 윤성을 좀 걱정스레 보는 듯한 눈빛으로 설교하는 것 같다면 착각이 아니다. 강산 자신도 집 나가서 고생한 경험이 있으니 나쁘게 보기보다는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옛다. 이걸로 커피 사마시면서 공부해라. 헌팅 네트워크로 뉴스도 좀 찾아보고, 아니면 상비약 떨어졌으면 치료약 사는 데 써도 되고."
어쨌든 강산은 들고 있던 GP 칩을 윤성에게 쥐어주려 한다. 1만 GP다. 이 세계관에서는 백만원 상당의 금액이며, 상점가에서 D랭크 정도의 치료 아이템이 개당 1000GP요, 장비 아이템이 급이 낮은 것이라도 최소 몇 천 GP는 줘야 살 수 잇다는 걸 생각해볼때 (그마저도, 그 정도 가격대의 장비는 윤성의 레벨에 비해 성능이 너무 낮을 것이다...) 말 그대로 헌터들에게는 소모품 값이다. 강산의 입장에서 모르는 헌터의 객사를 예방하는 뜻에서 주기에는 가장 무난한 금액이기도 했다. 윤성이 이 칩을 받고 칩에 의념을 사용한다면 칩은 흡수되듯 사라지면서 그만한 돈이 윤성의 계좌에 입금될 것이다.
"헌팅네트워크에 수업 녹화본 다 있으니까 설명 듣기 싫다고 무시하지 말고 시간 날 때 봐둬라. 우리 수업 빡세다면 빡센데 알차다. 여기 아니면 가디언 아카데미를 가야 배울 수 있는 내용도 있으니까 말이지."
>>723 ㄹㅇ입니다...전 레스에서 강산이가 한 말도 바로 그 얘깁니다. (끄덕) 근데 그중에서도 공통적으로 특히 주의해야 할 인물이 개인적으른...
1세대 각성자 전부 : 진행 중에 1세대 각성자에게 가르침을 청하려다가 말 잘못해서 그 상대의 분노를 사 두드려맞은 사례가 있습니다. 하차하신 분이긴 한데...
UHN의 높으신 분들 : 위의 풀과 인원이 겹치는 경우도 있고, 특별반의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즉 한 명의 실언이 특별반 전체에 불이익을 줄 수 있습니다. 이들의 경우 세계관 설정상 대부분 고레벨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 그 게이트 발생 초기의 아수라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기 때문에...이 시기에서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비각성자 중에서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 많다고 합니다.
특별반 게이트학 교관 메리 하르트만 : 초대형 게이트에서 오신 고렙의 강력한 이종족이며 특별반 교관 중 '검귀' 지훈쌤과 함께 양대 무력 투탑을 달리는 인물입니다. 교관진 중에서도 무례하게 들이대는 학생들에게 디버프 혹은 상태이상을 내린 사례가 특히 많습니다. 다만 사례의 대부분은 강해지고 싶어서 들이댔던 인간이 아닙니다 특성 캐들이었으니 대놓고 막 대하지만 않으면 괜찮긴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