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1. 다윈은 미하엘이 안 갈만한 장소를 나름대로 아는 편이다. 2. 미하엘은 자신이 안 갈만한 장소를 다윈이 안다는 걸 모른다. 3. 두 캐릭터는 서로 상반된 속성을 지녔지만, 예상외로 같은 속성도 있다. 4. 다윈은 특정 행동을 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기억하지 않고 있다. 잊고 싶어서 잊은 게 아니라 잊혀진 거다. 5. 미하엘에겐 큰 비밀이 있다. 진짜 매우 큰 비밀이. 정말 큰 비밀이라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있다.
으으, 설명 못하겠어.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며 설명하던 소녀, 설명이 어려운 듯 양 손바닥에 얼굴 파묻는다. 그러기도 잠시 라클레시아의 말에 고개를 번쩍.
"그럴까?"
말 끝나기가 무섭게 소녀는 코를 열심히 킁킁댄다. 개도 아니고. 하지만 이래야 냄새가 잘 느껴지는 걸 어쩔 수 없다. 이윽고 소녀의 후각 레이더에 잡힌, 향긋한 냄새. 말로는 차마 설명할 수 없지만 무척이나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소녀는 냄새의 근원지 향해 종종종 걸어간다. 비교적 인파 드문 곳, 멀지 않은 곳에 노점상이 하나 있었다. 그 매대 위에 올려진 네모난 것 가리키며 소녀가 하얀 존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거 맛있겠다."
하지만 라클레시아라면 알 지도 모른다, 매대 위에 올려진 물체는 음식도 뭣도 아닌─꽃향기 솔솔 풍기는 비누라는 것을...
—깐만, 같은 말을 뱉기도 전에 달리는 움직임에 따라 미하엘 또한 달리기 시작했다. 사실 잡힌 손이야 빼내면 되는 일이고 따라 달리지 않고 멈추어 서면 되는 일이었으나, 미하엘은 구태여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마 그건 어찌 되었든 네가 다친 상태였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그냥, 네가 ‘튄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달렸던가, 어느샌가 한산한 곳에 도착해 멈춘 네 덕에 미하엘도 멈출 수 있었다. 미하엘은 턱끝까지 찬 숨 때문에 눈앞이 핑글핑글 돌았다. 너, 너어—······. 무어라 말하려던 미하엘의 말은 놀라 손을 놓는 네 행동에 다시금 가로막혔다.
“뭐, 뭔데······.”
켁, 하는 소리와 쿨럭거리며 기침하는 소리가 이어졌다. 연신 숨을 허덕거리던 미하엘은 호흡을 고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다. 가까스로 호흡이 진정되고 난 이후에는 조금 원망스레 너를 쳐다본다. 이어 발 아래 흙바닥에 적힌 글자를 보았다.
[ 미안 ]
짧지만 확실한 단어다. 미안하다는 사람에게 뭐라 한 소리 하는 것도 참 그렇다. 미하엘은 볼을 부루퉁하게 부풀린 채 작게 투덜거렸다. 네가 제가 있음을 까먹고 그렇게 달렸다고는 생각지도 못한 눈치였다. 물론 그걸 알았다면 쉽게 넘어가진 않았으리라. 결국 미하엘은 그 사과를 받아주기로 했다.
“알았어. 그래도 뭐, 날 버리고 혼자 튀지 않은 게 어디야.”
미하엘은 대충 손 젓는 제스처를 취하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말린 종이와 잉크 같은 통이 그려진 팻말의 가게를 발견하곤 네게 여기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말고 있으라고 하고는 가게 쪽으로 호다닥 뛰어갔다. 말리거나 붙잡을 틈도 없이 순식간이었다.
>>259 “어라, 빨리 가야해? 그럼 더 빨리 움직여야겠네~? 그나저나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추락자야? 혹시 이런 식으로 무표정하고 이렇게 세상 풍파는 다 겪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
어느샌가, 미하엘은 앞서 걷던 걸음을 늦춰 네 옆에서 걷고 있었다. 양 손을 꼼지락거리며 제 얼굴 표정을 매만지는 게 꽤나 우스워보였다. 누구를 생각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사자가 본다면 내가 언제 그랬냐고 할 정도로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내가 아는 사람이라면, 같이 가면 될 거고······. 아니면 뭐. 진짜 빨리 움직여야겠네. 아, 여기야!”
너와 마주쳤던 곳에서부터 가려고 했던 곳이 멀지는 않았는지 금세 도착했다. 밖에는 염색한 천을 널어놓아 햇볕에 말리고 있는 곳이었다. 바로 포목점 말이다. 어서 빨리—. 미하엘이 포목점 안으로 너를 재촉했다. 안은 포목점과 옷가게를 함께 하는 건지 한쪽에는 이미 만들어진 옷들이, 다른 한쪽에는 베틀 같은 도구들이 놓여 있었다.
“원래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여기도 나쁘지 않아서~ 아, 사장님! 내가 손님을 꼬셔왔지롱.”
120cm나 됐을까, 아이만큼 작은 크기의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미하엘과 아는 사이인지 가볍게 인사를 받는다. 나하하, 웃는 소리에 이어 미하엘이 네게 속삭인다.
“아까 뭐랬지? 이곳에 대해 아는 게 있냐 물었던가~?”
알고 싶으면 500원, 하는 투로 새 옷 입어주면 알려주지~ 하는 게 왠지 얄밉다. 아마 미하엘의 눈에는 다 찢어진 옷을 입고 다니는 네가 영 그런 모양이었다. 물론 제가 걷어찬 돌멩이에 상처 입은 것때문도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