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윈터는 팔짱을 낀 채 세상 우습단 듯이 깔깔대는 소녀를 시큰둥하게 바라보았다. 이어지는 반문이나 무언가 말하려다 말끝을 흐리는 것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다른 속내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으나 그녀가 느끼기에 소녀는 그다지 신뢰가 가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래도 당장에 정보를 얻을 기회는 소녀밖에 없어 잠자코 그 뒤를 따라 걸었다.
쫑긋 솟아 까닥거리는 귀, 간지럽게 살랑이는 꼬리. 세 걸음 앞서다 뒤를 힐끔 돌아보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린 고양이다.
"미하엘, 어디까지 가는 거야. 나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도시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만나 잠시 동행했던 라크의 이야기였다. 그가 없는 사이 말도 없이 자리를 비운 것이니 말이다. 그새 정을 붙인 건 아니지만, 이대로 떠나버린 줄 알고 헤어지게 된다면 조금은 아쉬울 것 같았다. 그나마 말이 통하던 친절하고 상냥한 엘프였으니까.
거스러미 일어난 낡은 나무 창틀을 타고 햇살이 구물구물 넘어오기 시작하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삐걱이는 간이 침대는 남는 지푸라기 따위를 나무상자 위에 대충 깔아 만든 것이다. 아주 편하진 않아도, 습기 올라오는 흙바닥에서 자는 것 보다야 백 배는 낫다.
크고작은 하품을 몇 번 내뱉고, 기지개를 크게 한 번 켜고 나면 또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다. 어제 길어 놓은 찬 물로 얼굴이며 목을 닦고, 뻗친 머리를 대충 매만져 다듬는다. 이 쪽 세계의 물건들의 모양새며 사용법은 조금 익숙치 않았어도, 이런 식으로 생활하는 것이 영 낯설지는 않았다. 정확히 무어라 설명할 순 없지만 오히려 익숙한 느낌에 가깝다는 기분이 들었다. 물기를 닦은 천이나 이불같은 것들을 대충 정리한 뒤, 옷(마시는 이걸 유니폼이라고 불렀다)을 입고, 슬슬 익숙해지기 시작한 여관 내로 들어서면.
...일 할 시간이다!
땡전 한 푼 없이 떨어져 뭔가를 사 먹거나 안락한 곳에서 잠드는 것은 꿈도 꾸지 못 했던 것이 바로 며칠 전, 주머니에 이전 세계에서 쓰던 동전같은 것들이 조금 들어있긴 했으나 우연히 떨어진 다른 세계에서도 같은 것을 쓰고 있을 리는 없다. 길거리를 전전하며 쓰레기통이라도 뒤지며 살아야 하나 싶었으나, 운 좋게도 한 여관에서 일을 돕는 대가로 머물 방과 간단한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사실은 바짓단을 끌어내릴 기세로 오열하며 싹싹 빈 게 임팩트가 컸던 것도 같다). 가게의 주인 되는 아주머니, 마시는 참 친절한 사람이라, 방과 음식 외에도 이 세계에 대한 이런저런 상식같은 것들을 알려주곤 했다. 어느 지역은 어떤 곳인지,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가끔은 떠도는 소문같은 것들도.
일어났니? 곡물죽 한 그릇(아트밀? 오트밀? 여전히 정확한 이름은 몰랐지만, 대충 발음을 흘리면 마시는 어쨌든 알아들었다)을 내밀며 건네는 인사에 아, 안녕하세요 마시, 작은 소리로 화답하고는 탁자 앞에 앉는다. 화로 위에 걸린 커다란 냄비 안에서 손님에게 나갈 스튜가 보글거리며 끓고 있었다.
“니아, 들었니? 중앙에 누군가 침입했다던데.“
"아, 아니요, ..중앙이라면... 아, 아무나 못 들어간다고, 하지 않으셨, 나요?”
"그래! 게다가 글쎄, ■■■라고 하잖니? 아유, 어쩜 그렇게 간 큰 짓을 한담.“
누군가 일부러 그 부분만 귀를 틀어막았다가 놓은 것처럼 말이 들리지 않는다. 분명히 뭐라고 얘기하셨는데. 뭐, 뭐라고 하신 거에요? 다시 물어 보아도 여전히 들리지 않는다. ■■■. ■■■! 몇 번을 반복해서 말해도 어리둥절한 얼굴로 일관하는 것을 마시는 희한함과 걱정 조금 섞인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고. 니아, 너.. 괜찮니? 아픈 거 아니지?아, 아니에요! 괘괘, 괜찮아요.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그, 그런 거였어요. 대충 얼버무리곤 빈 그릇을 설거지통에 갖다놓은 뒤 빗자루를 쥐었다. 손님들이 오기 전에 홀을 청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