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앗 하는 경악성에 고개부터 번쩍 들렸다. 이 시점까지는 지극한 반사성의 행동으로, 미하엘을 쳐다보는 그의 낯엔 별다른 감정이나 의미는 담겨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어지는 상황에는 놀란 고양이처럼 화들짝 몸을 들썩거릴 수밖에 없었다. 다소 갑작스러운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놀라는 정도가 유독 심해 보였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그는 어쨌거나 사람이므로, 놀랐단 한들 펄쩍 뛰며 도망을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가만히 손 붙잡힌 채 동그랗게 뜬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목이 온전했더라면 ‘왜……?’라고 물어보기라도 했을 법한 표정이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상태를 지적당했으니 상황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붙잡은 손을 자세히 살핀다면─ 나머지 손가락들도 온전한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고, 그중 몇은 간신히 붙어만 있는 꼬락서니라 해도 좋을 정도로 너덜너덜하게 해진 상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리라. 또한 사람의 것이라기엔 체온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도.
다시금 입만 달싹거리다 아래로 눈을 내리깔았다. 대답을 하고 싶어도 대답을 할 수 없다. 그는 잠시 무언갈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번에는 다른 쪽 손을 들고 말릴 새도 없이 흙 위에 손을 대었다. 이유는 몰라도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동을 싫어하는 듯한데, 현재로서는 소통할 방법이 전무하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다른 손이라 해서 온전할 리도 없고.
[ 왜? ]
아니나다를까 그는 조금 전의 표정 그대로 미하엘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 뒤, 생각해 보니 질문이 지나치게 함축되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슬그머니 눈치를 보며 한 문장을 더했다.
「추락하는 모든 것에는 날개가 있다.」라는 말을 아는가? 그러나 지금, 여기엔 날개도 없으면서 추락하는 이가 있다. 차림새는 현대라기엔 지나치게 고풍스러우며, 고대라기엔 꽤나 미래적인 청년. 그는 아래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에 눈쌀을 찌푸리면서도 눈을 떠 상황을 파악하고자 애썼다. 그러나 굳이 눈을 뜰 필요는 없어보인다. 눈을 뜨나 마나 청년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할 것이므로.
"으아아아아———!!!!!"
자신이 왜, 어째서 추락하는지 갈피도 잡지 못 해 외마디 비명만 지르던 이 청년은, 자연스레 이것이 요괴의 짓이라고 확신하였다. 그는 방금 전까지 요괴와 대치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요괴라니, 이 청년은 뭐하는 자이기에 그러한 상황에 놓였었단 말인가? 뭐, 그건 나중에 차차 설명하고... 하여튼 이 청년은 지금껏 숱한 죽음의 위기를 거쳐왔고, 또 용케 살아남았지만 지금은 아닌 모양이었다. 지면과 가까워질수록 청년은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와, 누군가를 향한 죄책감을 느꼈다.
'미안타, 호타루! 미안타! 니는 내가 꼭 살리겠다켔는데, 이래 됐다... 미안타...!'
그가 말하는 '호타루'가 누구인지는 알 필요 없다. 청년은 이제 지면과 부딪히는 순간 온몸의 모든 곳이 박살날테니까. 어느새 지면과의 거리는 한 뼘 차이로 가까워졌다. 눈을 질끈 감은 청년, 그 이름 '후지마 메구무 藤眞 寵'. 그는 요괴의 한 서린 저주로 영원한 저승길에 오르게 되었다...
"...?"
...일 줄 알았는데. 그는 살았다. 뺨에 가장 먼저 닿는 감촉은 부드러웠고, 색은 싱그러운 녹색이었다. 머꼬, 이건? 지면에 닿는 몸엔 아무런 아픔도 상처도 없었다. 처음엔 저승인 줄 알고 언제부터 저승이 이리 푸르고 아름다웠는가 싶었는데, 자신의 고향에서 전해지는 전설 속 저승은 도깨비가 살을 찢고 혀를 뽑고, 죄의 무게만큼이나 영원한 불길 속에서 타오르는 무섭고 끔찍한 곳이었기 때문에, 눈 앞에 선명히 펼쳐진 숲의 광경에 메구무는 자신이 아직 이승에 있음을 깨달았다. 사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살짝 의심 중이긴 했지만. 그는 어안이 벙벙해 어수선한 상황임에도 삿갓을 고쳐 쓰고는 걸음을 옮겨보기로 했다.
미하엘이 세심한 사람이었다면 네가 놀라는 것에 금세 손을 놓았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미하엘은 그다지 세심한 편은 아니었다. 여전히 손 잡은 채 너와 눈을 마주하던 미하엘이 다시금 으, 하는 소리를 내었다. 얘는 아프지도 않나 봐. 미하엘의 얼굴에 고통스러운 표정이 깃들었다.
현저히 낮은 체온과 너덜거리는 손가락. 안 되겠다—. 짧게 혼잣말을 한 미하엘이 너를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그 행동은 끝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네가 다른 손(그것도 이쪽처럼 너덜거리는 그 손!)으로 흙 위에 글씨를 적어냈기 때문이었다.
“뭐? 왜냐고?”
아니, 이게 지금 이유가 필요한 거야? 저를 빤히 바라보는 눈에 미하엘이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다시 네가 글자를 적었다. 그 내용을 본 미하엘이 아이고, 같은 소리를 냈다.
“화났냐고? 아—니! 아파 보여서 그렇거든? 아파 보여서. 너 혹시 시체야?”
일반적이라면 이런 상태를 하고도 멀쩡하게 행동하진 않는다. 덕분에 미하엘은 ‘시체냐’ 같은 말을 했지만, 곧 단어 선택을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급하게 손을 젓는다.
“그러니까 내 말은, 체온도 낮고 아픈 것도 못 느끼는 것처럼 보여서 묻는 말이야. 시체, 좀비, 언데드······. 뭐 그런 거야?”
물었지만, 대답을 하려면 네가 다시 그 손으로 바닥을 긁을 거란 걸 안다. 미하엘은 금세 스스로 답을 내린 것처럼 됐어, 하더니 네게 일어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가까운 곳에 도시가 있어. 일단 그 손부터 어떻게 좀 하고 마저 대화 해.”
그 손, 보는 사람 입장에선 진짜 으아악이거든? 네가 싫다고 해도 끌고 갈 거니까 얌전히 움직이도록 해. 다소 강압적인 투로 말한 미하엘이 너를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