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무수한 유리조각을 한 번 삼켰다가 다시 뱉어내는 기분이었다. 내 발언을 경솔히 치부하며 흘겨보는 태휘는 둘째 치더라도 변명조차 하지 못 하는, 하지 않는 희야에게는 미안함이 들었다.
희야도 다를 것이 없는데. 태오만큼이나 희야도, 힘들고 괴로웠을 텐데.
나는 이 자리에 오지 말았어야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저 나만 생각하며 살아온 내가 누굴 돕나. 저지먼트도, 인첨공도, 받은 만큼 해줄 뿐이지 않았나. 남매들조차, 어리광 부려 그들의 친절 받아낼 뿐인 대상이지 않나. 내가 여기 있기 위한 대가를 지불했을 뿐인-
그러나 연거푸 피를 게워내는 태오를 보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희야의 핏기 사라진 얼굴이, 망막에 새겨지는 듯 했다. 순간이지만 그 질문들을 꺼낸 부원들을 찢어버릴 것처럼 흝었다.
보는게 고작이었지만.
정녕 이 사태를 보고도 그냥 물러날 것이냐며 서늘한 손이 목을 거머쥐는 것 같았다. 당장 생각을 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이 상황을 끝낼 말을 꺼내라며 차디찬 손이 내 목 위로 손톱을 세웠다.
어느새 잇새로 물린 손가락 끝이 너덜해져갔다.
뭘, 여기서 뭘 더 할 수 있지, 지금까지 뭐가 나왔지, 내가 몰랐던 것, 이미 알고 있는 것, 이 상황의 모순, 빈틈, 누구나 보고 있지만 보고 있지 않은 것...
그, 사람.
"...어떻게, 아니라고 할 수 있어. 백한결, 그 선생님이 없는게, 행방이 묘연한게 이상하잖아."
딱. 소리나게 손톱을 씹으며 고개를 들었다. 히스테릭하게 보일 만치 크게 뜬 눈을 태휘에게 고정하고 말했다.
"저기요. 피해자 행방이 그런데 왜 가해 용의자만 이렇게 심문을 하죠? 엄연히 따지면 이 사건은 사건으로서 성립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피해자에 대한 조사는 확실히 한 것이 맞나요? 아니, 그 사람이 피해자인 것이 명백해요? 피해 사실과 정황, 전부 조사가 되긴 했어요?"
애시당초 고발의 전제가 '태오가 리버티에 가담하여 데 마레의 연구원에게 위해를 끼치려 하여 데 마레의 소장이 신고한 것'이라면 그 위해에 대한 진실과 데 마레 측에서 주장하는 피해자가 피해자가 아님을 증명하면 그것을 통해 일련의 사건에 뒷배가 있음을 밝혀낼 수 있다면...
아, 생각 만으로는 무엇을 못 하랴.
나는 다시 태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가 그러하듯, 방금까지의 소름끼치는 눈빛은 싹 사라진 채로.
"오빠,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데 마레의 사정을 훤히 알고, 오빠를 유희거리로 삼으려는 사람, 한결 선생님과 연결이 있었을 지도, 혹은 지금도 연결이 있을지 모르는 사람, 2학구, 바즈라, 담당 연구원, 그 어딘가에 짚이는 사람 있는 거잖아. 그렇지? 오빠를 모함하고 음해해서 자기 잇속을 챙기려고 하는 누군가가 그 어딘가에 있는 거지? 그 누군가가 오빠에게서 한결 선생님을 빼앗아 가려고 이러는 거지? 그게 누구야? 가르쳐 줘, 응?"
계속해서 언급되는 바즈라라는 명칭과 어떤 연관점이 자꾸만 걸렸다. 그걸 끄집어 낼 수 있다면 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희망도 함께.
"그 사람이랑, 한결 선생님이랑 오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무슨 일이 있었어? 그 사람이 오빠를 이렇게 만들 만한 일, 뭐가 있었던 거야?"
"저도 오랫동안 대중들이 정해준 가치와 기준에 연연하며 살긴 했어요. 솔직히 지금도 아주 아니라고 할 수는 없고요. 하지만 그런 가치가 없어졌다고 해서 행복할 수 없는 건 아니더라고요."
약간 식은 머그컵은 기분 좋게 따뜻하다. 리라는 찻물 위에 띄워진 레몬 조각을 입에 넣고 천천히 깨문다. 묽어졌지만 여전히 시큼한 맛이 미각을 자극한다. 때문에 잠시 혀가 묶인 동안, 케이스에게 말을 건네는 건 선경이 된다.
- K... 아니, 케이스라고 했던가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말은 마음에 걸려서요.
커피향 짙은 소매가 뻗어지는가 싶더니, 따스한 손이 케이스의 어깨를 살짝 두드린다.
- 아마 그렇게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겠죠. 어쩌면 정말 행복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했을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그런 일을 저질렀을 때 끝내 반성하지 않는 사람과 반성하는 사람의 차이는 꽤 크답니다. 그러니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면 들여다보고, 과오가 있다면 인정한 뒤 개선하고,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그런 식으로 하나둘 내 자격을 의심케 하는 것들을 지워나가 봐요. 언젠가 행복할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도록.
회색 하늘, 쏟아지는 빗소리가 요란하다. 리라는 즙이 빠진 레몬 과육을 빈 컵 안에 떨어뜨린 후 케이스를 바라보았다.
강철준. 인첨공 제 3위, 디스트로이어. 그는 3학구에 있는 어느 한 애완용품점에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파는 '우리 고양이가 너무나 좋아해요 로얄 플러스 사료'를 2개 구입했다. 제법 무게가 있긴 했으나 그에게 있어서 이 정도 무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평소 특수부대 '헌터'에서 단련하고 있으며, 여차하면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띄운 다음에 가면 그만이기에 이보다 더 구입할 수도 있었으나 일단 2개만 구입한 그는 애완용품점에서 나와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그는 잠시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디스트로이어님이라는 말에 그는 응?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갸웃했고 목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다. 그리고 목소리가 난 곳에서 누군지도 모를 스트로베리 블론드 머리카락에 키가 작은 여학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뭔가 수줍어하는 듯한 모습도 그렇고 헉!! 이라는 소리도 그렇고, 자신의 이명을 알고 있는 것도 그렇고.
디스트로이어의 눈에는 그저 이상한 이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뭐야. 너. 날 어떻게 알아? 날 아는 이는 몇 안되는데? 윗대가리들이 나 호출하라고 보낸 녀석이냐? 그럼 윗대가리들에게 다음부턴 전화로 하라고 해. 아니. 그보다 오늘 모처럼의 비번이니까 안 간다고 해. 알아들었으면 꺼져."
당연하지만 그의 입에서 다정한 목소리는 조금도 나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넌 뭐하는 놈이냐? 는 의구심과 무관심이 가득 그의 목소리에 섞여있었다.
situplay>1597047765>615 형사의 설명이 이어지면 이어질 수록, 새봄의 표정은 더더욱 짜게 식어갔다. 연구원이랑 싸우는 거? 나 얼마 전에 소장실에 빨간 머리 띠 두르고 쳐들어갔는데? 커리큘럼 빵꾸낸 거? 선하 죽었을 때 내가 일주일 치를 빵꾸냈고, 2학구는야 오맨들 박사 때문에 나한테도 이미지 나빠졌는데 그럼 나도 리버티겠다? 내가 리버티 한 놈한테는 똥맥이고 두 놈은 달콤하게 만들었는데! 근데 실탄은 좀 애매하긴 하다. 뭐에 쓰려고 가져오신 건진 모르겠네.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새봄은 태휘에게 더 항의하는 대신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태오의 진술을 휘갈겨 받아적기 시작했다.
자 요약하자면, 태오 선배는 민우에게 물리적으로는 당해내기가 어려워서 민우 멘탈을 공격하고, 겸사 리버티에 대한 정보를 빼낼 요량으로 능력을 사용하셨다. 그리고 능력을 너무 많이 사용하신 나머지 피가 나셨는데... 그 작자 - 소장이겠지? - 피를 일부러 냈다고 생각한다...? 어, 그리고 다음 말은...
...뭐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이거? 방금 말은... 나한테 하신 말이 아니고 혼잣말이시겠지? 너무 마음이 안 좋으시고 감정이 북받치셔서. 그럼 모른 체하는 게 상책이다. 그나저나... 어, 나 더 질문해도 되나? 음, 그럼...
"다시 좀 사적인 질문인데요," "선배는 피해자가 선배를 사랑한다고 믿으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리고, 지금은 선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으시는 이유는요?"
한때 매스컴을 뜨겁게 달군 천재라고 해도, 모든 방면에서 완벽할 순 없는 법이지... 18살, 인천에 오기에는 조금 늦었을지도 모르는 나이에 주어진 절차를 밟아 머리가죽을 가르고 뇌를 뜯어서 나온 결과는 0레벨. 내 오빠는 무능력자였어. 인첨공의 학생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야기지만, 매일 높은 강도의 커리큘럼을 받는다고 해도 레벨을 올린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야. ...비약적으로 성장이 빠른 케이스가 소수나마 있다고 듣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오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거든. 애초에 진위 여부도 모르는 도시괴담이기도 하고.
...난 말이지, 올 봄에 마약을 만들겠다느니 뭐니 하면서 나에게 떠들어대는 오빠의 얼굴이 무서웠어. 내가 알던 오빠와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 내 앞에 서있었으니까. 근데,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면, 실은ー
3학구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학교는 2학구에 위치한 연구소와의 협업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돈이 필요하다면 뭘 못하겠나. 스쳐 지나갈 미지의 공포에 몸을 맡기고 내 동생이 안전한 공간을 꾸릴 수만 있다면, 기꺼이.
고등학교 졸업을 하루 앞둔 날, 이승준의 계수 재측정 결과 : 레벨 0. ...그러나 너무나도 많은 것이 달라져있었다.
톡을 올려두고 자취방 침대 위에 이제껏 즐겨입었던 옷들과 사뭇 분위기가 다른 옷을 펼쳐 놓은 채, 혜성은 눈썹 사이를 찡그리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스트레인지와 저지먼트를 오고가다보니, 알게 모르게 몸에 크고 작은 흉터들은 어쩔 수 없이 스타일을 바꿔야하는 지점까지 왔다. 여름도 끝났고, 이제 가을이고 가끔은 좀 어른스럽게 꾸며도 되겠지? 근데 너무 어른스러운가. 늙어보이면 어쩌지.
고민에 잠긴 침음성을 흘렸지만, 오래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냥 적당히 손에 집히는대로 입고 나갈 수도 없다. 단순히 시내에 놀러나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자취방으로 놀러가는 날이니까. 도록. 눈 굴려 제 자취방 한쪽 벽에 기대어져 있는 전신거울을 통해 비춰지는 편한 실내복 차림의 제 모습을 보던 혜성은 잠깐 머리를 헤집다가 결국 침대 위의 옷을 집어들었다.
그래. 일단 저지르고 보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택시 네비게이션의 안내음성이 들리고 자신의 ID카드를 내밀어 계산을 마친 혜성은 택시에서 내려 앞에 있는 건물을 잠깐 올려다봤다. 묘하게 긴장되는 기분에 케이크 상자를 한손에 들고 심호흡을 두어번 빠르게 반복했다. 자취방에서 기다렸을 때보다 몇배는 더 긴장되는데. 아니 괜히 긴장하는건가? 너무 신경써서 온거 아닌가? 그 전에 이거 홈 데이트인데 음료수나 그런거라도 사올걸 그랬나. 바뀐 옷 스타일도, 묘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처럼 느껴져서 혜성은 제 목걸이를 한번 손으로 만지며 긴장을 풀기 위해 숨을 크게 몰아쉰 뒤 걸음을 옮겼다.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하려던 혜성은 마음을 고쳐먹고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눌렀다. 문이 열리기 전 길지 않은 시간동안 혜성은 눈 굴려 주변을 둘러봤다.
말을 할 틈도 없이 쏟아지는 거친 언사에 반사적으로 당황하고 주눅든 듯 들고 있던 쇼핑백을 만지작거리며 눈을 내리깔면서도, 내심 안도했다. 다행이다. 우리랑 편 먹었다고 해서 갑자기 착해졌다거나 했으면 나 연기 유지 못했을거야. 연기가 뭐야, 토 참느라고 다른 걸 못했을 지도. 그나저나 퍼클인데 팬 없냐? 냅다 윗대가리가 보낸 시다바린 줄 아네. 오냐, 디스트로이어야. 그럼 내 오늘 너의 첫번째 팬이 되어주마.
"저... 저는."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운을 때고,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뜨고 동경하던 사람을 올려다보며, 용기내어 외친다. "디스트로이어 님의 팬이에요...!"
그러고 나서, 멋쩍은 듯 배시시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모처럼 쉬는 날이신데 말 걸어서... 길거리 목격담은 종종 들었지만 정말로 마주치게 될 줄 몰랐어서... 너무 반가워서 그만 말 걸어버렸어요. 저, 디스트로이어 님, 정말로 좋아하거든요..."
아, 이 말을 정인 쌤한테 하는 거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지. 하지만 견뎌야 해. 내 감정을 건강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니까. 그래야만 훌훌 털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 저 녀석이 날 의심할 틈을 주면 안돼. 부끄러워하는 척 고개를 숙인 채 마음을 다 잡은 뒤,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저... 디저트 만드는 걸 좋아해서, 디스트로이어 님께 드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만들어봤어요. 뭘 좋아하실 지 몰라서... 고양이를 좋아하신다는 건 알지만요." "괜찮으시다면... 이거, 받아주실래요?"
손에 들고 있던 제법 큼직한 쇼핑백을 놈에게 수줍게 내밀었다. 생각해보면, 지금 한 말이 저 놈에게 한 말 중 가장 솔직한 말일 거다. 뭘 좋아하는 지 몰라서 내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디저트들, 종류별로, 심지어 국가별로 알차게 만들었거든. 딸기 쇼트 케이크, 티라미수, 슈크림, 트러플 초콜릿, 휘낭시에, 바클라바, 과편(한과인데, 말하자면 탱탱보들 새콤달콤한 과일 젤리다.)... 뭐 기타 등등. 뭐, 매일같이 만드니까 훈련도 되고 좋더라. 저 녀석이랑 못 마주친 날엔 떡 자리에 놔두고, 남으면 내가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