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번, >>1 앵커를 달고 훈련 독백도 가능합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훈련장의 밤은 칠흑같고 선선했다. 하늘은 먹물을 뿌린 듯 검게 물들어 있었고, 별빛조차 드문드문 보였다. 달빛마저도 희미하게 은은한 광채를 뿌리며, 그 고요함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선선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나뭇잎들이 서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춤추듯 흔들린다. 그 바람은 피부에 닿자마자 가볍게 스며들어 기분 좋은 냉기를 선사한다. 공기 중에는 은은한 풀내음과 흙냄새가 섞여 있다.
하지만 이런 자연의 냄새도 잠시였을까? 어디선가 연초 냄새가 나지 않았던가. 코를 찌르는 듯한 톡 쏘는 냄새로 후각을 자극하고, 이내 쌉싸름하고 스모키한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그 향은 마치 태운 나뭇잎의 냄새와 비슷하면서도, 그 속에 감도는 약간의 달콤함과 그을린 나무 향이 함께 어우러진다. 시간이 지나며 그 쌉싸름한 냄새는 점차 무겁고 눅눅한 잔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역시.. 방금 무언가 벽을 깼다는 느낌이 들었단 말이지~"
그렇다. 우성이 홀로 훈련장에서 흡연을 했던 것이다. 자신의 창은 바닥에 세운 채로, 오른팔로 껴안듯이 잡고 있었다. 왼손으로는 연초를 쥐며 흡연을 하고 있었다. 우성은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인 뒤에 연기를 한 모금 삼키고 뱉어낸다. 첫 모금의 연기가 폐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연초의 향과 따뜻한 연기가 함께 밀려들어와 폐를 가득 채우는 순간, 머릿속이 맑아지는 것 같으면서도 약간의 어지러움이 느껴진다. 연기를 들이마신 뒤 천천히 내뱉으면, 하얀 연무가 입과 코를 통해 부드럽게 흘러나오며 공기 중에 퍼진다. 담배를 피울 때마다 느껴지는 쌉싸름한 맛은 혀끝에서 은은하게 남아있고, 스모키한 향이 목을 타고 내려가며 남기는 약간의 거친 감촉이 있다.
훈련장에는 여러 훈련용 마수들이 정신을 잃은 채로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다 쓰러진 마수들의 표정이 어쩐지 다들 넋이 나갔으면서도 황홀했다. 싸운 흔적이라고는 각자의 급소가 깔끔하게 찔리거나 베인 것을 제외하면 찾아볼 수도 없었다. 거칠고 끈적한 싸움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마수들의 숫자일 터, 어째 우성은 이 마수들을 서로 피 한방울 튀기지 않고 끝낼 수 있었던 것이냐.
우성은 다 핀 담배의 재를 손가락으로 튕기고, 쓰러진 마수들을 노려보며 쓰러진 마수의 이마 위에 꽁초를 튕기며 버린다. 그 순간, 마치 한밤 중의 고요한 개활지와 같았던 훈련장의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고, 마수들의 형상은 점점 흐릿해져가면서 결국은 완전히 사라졌다. 훈련장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우성은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다.
발길을 돌리려는 당신에게 들리는 갑작스러운 목소리. 당신이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면 그녀를 볼 수 있을겁니다.. 어쩐지 화가 나보이는 그녀는, 당신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흡연을 한게 문제였던걸까.
그러나 당신이 뭐라고 말했든, 그녀는 당신에게 다가와서는 갑작스레 웃어보이며 다시 말했을겁니다.
"사실 농담이에요, 그냥 장난 한번 쳐보고 싶었습니다 선배님"
생각해보니 훈련장에 그런 규칙은 없습니다. 분명 초면일터인데 갑작스러운 장난을 치고는 웃어넘기려는 저 모습.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일단 매우 태연해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사과의 의미라도 되는건지 사탕 하나를 뇌물처럼 조심스레 건네는 모습도 장난스럽습니다.
무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아나가기 시작한다. 몸에 배인 스모키한 담배냄새는 애석하게도 피는 사람 입장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우성이 훈련하는 것을 보았던 것인가. 자신과 비슷한 또래로 느껴지는 한 여성의 분노한 듯한 목소리가 우성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구나. 우성은 뒤에서 들린 목소리임을 느끼고, 표정을 밝게 바꾼 뒤에 뒤를 돌아본다.
"미안해요~ 다음에는 다른 곳에서 필게요~"
어디에서나 볼 법한 동쪽 출신의 여성. 검은 머리와 흑안.. 전형적인 동쪽 여성의 외형이었다. 자신처럼 서쪽의 피가 섞인 혼혈이 아닌 이상에야 흔히 볼 수 있지 아니하던가. 동쪽의 소녀는 우성의 사과에 갑자기 다가오며 웃어보이기 시작했고, 우성은 자기 잘못만 잘 짚어서 인정하면 쿨하게 넘어가는 성격이구나..라고 혼자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장난이라는 걸 알기 전까지는 말이야.
"농담이셨구나. 저는 훈련장의 규칙이 바뀐 줄 알고 놀랐단 말이에요~"
우성은 웃어보이는 소녀의 장난을 자신 역시 능청스럽게 받아넘긴다. 물론 속내까지 완전히 장난에 동조하는 능청스러움은 없었다. 그저 속으로는 꽤나 외향적이고 거리감이 없는 학생이구나..라고 생각할 뿐이었지. 또 하나는 자신이 아무리 선배여도, 다른 5학년들에 비해 연령대가 비교적 어리고 외관적으로도 그것이 티가 나니, 다른 선배들에 비해 후배들이 다가가기 덜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실제로 우성은 앞의 유진보다 어리기도 했으니깐.
우성은 유진이 조심스레 건네는 사탕을 받아서 입안에 넣고 천천히 녹이기 시작한다. 무슨 맛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계피맛은 아니었으면 좋겠는 걸? 어쨋거나 이런 가벼운 장난이야 사탕 하나로는 퉁쳐서 넘어갈 수 있었다. 다른 사람한테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성에게는 그랬거든.
외관을 살피는 것인가? 그녀가 우성의 외관을 살피는 것을 어럼풋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이렇게 대놓고 살피는 것은 꽤나 오랜만인데 말이야. 잘생겨서 그런 건가? 우성도 본인의 외모를 나름 자각하고 있어서 말이야. 그렇다고 이 외모를 악용하거나, 이성들을 홀리는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네?"
이런.. 외모를 보는 것이 아니었구나. 실력이 어떤지 대충 눈대중으로 보는 것이었어. 본인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라니, 이거 너무 과찬인 걸. 이런 얘기를 들으려고 수련하는 건 아닌데 말이야. 앞의 소녀는 나름 강함에 대한 열의가 강했던 걸까? 이 말을 하고나서 묘하게 기분이 다운되어 보인다. 이어서 소녀는 많은 사탕을 꺼내며 다른 맛을 권하기 시작했고, 우성은 괜찮다며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사과맛은 나름 좋아해서요. 고마워요."
아직 벽 근처에도 못 간 느낌이라. 아직 높은 학년이 아니겠지. 그야 당연하잖아. 우성과 비슷한 액면가..이는 곧 저학년임을 의미했으니깐 말이야. 우성 역시 조기입학이 아니었다면 현재 2학년이었을 테니깐. 선천적인 천재성이 아니고서야 아직은 마력의 등급이 낮은 것.. 그것은 당연한 게 아닐까.
"어제까지 호급이었죠. 내가 정말 등급이 올라간 게 맞다면.. 이제는 귀급이겠죠. 어쨋든 만나서 반가웠어요. 제 이름은 하 우성, 진룡파의 진룡검수이죠. 나이는 18세, 학년은 5학년입니다. 나중에 연이 될 때 또 만나시죠."
우성은 유진에게 꾸벅 목례를 하고 다시 자신의 길을 걸으려는데...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서는 유진을 다시 부르기 시작한다.
누구나 겪는 과정이지 아니한가? 천재가 아닌 이상에야 강함이란 건 단기간에 얻을 수 없는 것이니깐. 6년의 시간이 주워졌을 때, 그 기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자신의 힘을 깨닫고 보완해나가야지. 사실 애초부터 천재였다면 이 교육기관에서 배우려는 의미가...없겠지?
"2학년 유진씨.. 안 놀릴 테니깐 부담없이 보여주시죠."
우성은 그녀의 검술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일단 그녀의 검술은 확실히 일반적인 것과는 달랐다. 단순해 보이는 검에서 검은 빛이 흘러나온다. 이는 분명히 보통 검술과는 다른, 특수한 기술을 의미했습다. 검은 빛이 흘러나오는 순간, 그 빛은 위압감을 주지는 않았지만, 베는 동작이 중간 과정 없이 끝난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검술의 속도가 너무 빨라 과정이 보이지 않았거나, 혹은 그러한 기술 자체가 빠르고 효율적인 베기를 목표로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
"잘 봤어요, 유진씨. 내 감히 생각을 들려주자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해서요. 사실 기술을 시연하기 전에 보고 놀리지 말라는 말에 자신감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졌거든요. 아무리 강해도, 자신의 힘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완전히 발휘하기가 힘들거든요."
"신체와 기는 모두 멘탈의 영향을 받아요. 자신감이 없으면, 근육이 긴장되어서 힘과 속도가 평소보다 감소하며, 망설임과 두려움으로 적의 공격에도 둔하게 반응하죠, 유연성과 밸런스를 유지하기도 힘들어지거든요. 불안정한 마음은 기술의 정확도가 떨어지게 만들며, 기의 흐름을 원할하게 하지 못하여서 무공도 제 효과를 누리기가 힘들죠. "
"그렇기에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승자는 항상 자기자신을 더 믿는 사람이거든요- 명상을 하면서 기와 심신을 차분히 해주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주면서 유진씨가 더 강해지는 상상을 반복하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봐요. 물론 꾸준한 연습은.. 이미 하고 있을 테지요. 솔직히, 처음에는 얘기만 듣고 이런저런 부족한 부분이 많을 줄 알았는데요... 유진씨의 기술은 굉장히 군더더기 없고, 간결해요. 스스로 격려하고 자신감을 가질 이유가 있어요."
"그리고 혹시.. 이 기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가능할까요? 아무래도 본능적으로 익혀저서 쓰는 것이랑, 자신의 기술을 확실히 숙지한 채로 쓰는 것이랑 천지차이거든요. 혹시나 잘 숙지하고 있는가 해서요."
우성은 훈련장 중앙에 서서 천천히 숨을 고르며 창을 손에 쥔다. 그동안 복습한 기본기 수련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창술의 기초부터 시작해 심화 과정까지, 그리고 기의 원리와 운용법까지 모두 다시 떠올리며 준비한다.
먼저 기의 흐름을 떠올렸다. 기는 호흡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와 단전에 모이고, 단전에서 집중과 의지로 경락을 통해 몸 전체로 흘러나간다. 이 흐름을 통해 우성은 자신의 기를 창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호흡을 통해 기를 들이마시고, 단전에서 이를 응축해 창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호흡은 생명과 같아. 숨을 들이쉴 때 기를 받아들이고, 내쉴 때 기를 발산해."
우성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기를 몸 속에 받아들인다. 단전이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고, 그 기운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창을 쥔 손에 집중하며, 기가 손끝을 통해 창으로 흘러가도록 했다. 창 끝이 서서히 빛을 발하며 기운이 응집되기 시작한다.
기초부터 복습하듯, 그는 먼저 기본적인 찌르기와 베기 동작을 반복했다. 창을 전방으로 찌를 때마다, 기가 폭발적으로 방출되며 허공을 가르듯이 나아갔다. 반대로 창을 돌리며 방어 자세를 취하면, 기가 방패처럼 그의 몸을 둘러싸며 보호막을 형성했다. 이 모든 동작은 단순한 힘이 아니라, 기의 흐름을 통한 것이다.
우성은 기의 흐름 원리를 다시금 상기한다. 기는 단전에서 응축되고, 그 응축된 기를 손끝으로, 그리고 창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창을 통해 기를 발산하고, 다시 집중시키며 다양한 형태로 변환시키는 방법도 떠올린다. 창과 자신의 몸이 하나라는 생각을 더욱 깊이 새기며, 기를 통해 창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몸과 창은 하나... 기의 흐름을 느끼고, 그 흐름을 통해 창을 움직이는 것이 이 수련의 목적..."
우성은 다시 한 번 기를 집중시켰다. 이번에는 더 강력하고, 더 빠르게 기를 창에 흘려보낸다. 그의 호흡과 심장 박동이 창과 파동과 완벽하게 일치하였고, 그의 기는 거침없이 창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한다. 창은 마치 불타오르듯이 빛났고, 그는 창을 휘둘러 기운의 궤적을 훈련장에 그린다.
그는 깊은 집중 속에서 기의 흐름과 창술의 원리를 다시금 떠올렸다. 모든 수련의 기억이 그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어 있었다. 우성은 자신의 기와 창이 하나로 융합되는 순간을 체감하며, 보다 깊은 경지로 나아가려고 했다.
기의 흐름과 창술의 동작을 연계시키는 원리는 그동안의 수련의 핵심이었다. 창을 찌를 때 기를 집중시키고, 창을 베어낼 때 기의 흐름을 방출하며, 창을 회전시켜 방어할 때 기를 회수하는 등 모든 동작이 기와 연결되어 있었다. 이러한 연계는 단순히 동작을 수행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전투를 하기에 좋겠지.
그는 창을 위로 들어 올리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기가 단전에서 끓어오르듯이 응축되었고, 그는 그 기를 창 끝으로 집중시켰다. 그의 몸과 창은 하나가 되어 움직였고, 기의 흐름은 마치 전류처럼 그의 몸을 타고 흘러 창 끝으로 뻗어나갔다. 기와 창의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느껴졌을라나.
전보다 더 강해진, 난이도가 더 높은 연습용 마수와 싸울 때에도 흥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명상으로 단련된 마인드와 꾸준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인한 승리에 대한 확실한 그림은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자신감은 기의 원활한 흐름과 신체의 이완으로 이어져서 움직임과 기술이 더욱 자연스러워진다. 격한 움직임과 적의 끝없는 압박에 숨이 차올라도, 차분하게 호흡을 놓치지 않으며, 자신의 움직임과 기의 흐름에 완전히 몰두하여 집중하기 시작한다. 마치 자신의 적은 바로 앞의 적이 아닌, 바로 자신인 것처럼 말이야.
이 모든 과정은 우성이 창과 자신의 기를 완벽하게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창과 하나가 되어 움직임을 제어하는 능력을 연마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기를 통해 창의 움직임을 느끼고, 창을 통해 기의 흐름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오늘의 수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