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번, >>1 앵커를 달고 훈련 독백도 가능합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은 원래대로라면 3개월전. 하지만 신입생 환영기간은 지금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 증거로 동아리 권유를 하는 선배들부터 여러 이벤트들이 학교를 채우고 있었으니까. 그 이유는 특별할건 없고, 신입생들이 초반 3개월간 굉장히 많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 그렇기에 걸러지고 나서야 이런 행사를 시작하는듯 하다.
일단 학교를 한번 살펴보자면, 최첨단 운동기구들과 모의전을 위한 가상 필드. 지친 학생들을 위한 쉼터나 교내카페도 당연히 존재한다. 여가를 위한 수영장, 레저시설등도 물론.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도서관도 학교의 명물 중 하나. 복도와 교문 앞에는 여러 동아리들의 부원을 모집하고 있는 부장, 부원들이 있고. 중앙 홀에는 의뢰를 수주 가능한 마치 길드와도 같은 형태의 장소도 존재한다. 편의점부터 백화점 뺨치는 쇼핑시설은 아예 건물이 따로 존재해, 수업에 필요한거나 취미생활을 위한 물품을 다양하게 구입 가능하다.
수업은 고등학교보단, 대학교의 수업을 생각하는게 편하다. 어느정도의 예외는 존재하겠지만.. 아무튼 좋은 스승을 만나길 기대하며, 다들 수업표를 짜는데 혈안일테니..
- New Game 특전 - (6월 17일 00시 까지) º 훈련시 마력랭크 추가로 +30, 티켓 1장 지급. (티켓의 사용법은 추후 등장) º 기간중 훈련, 모의전, 일상, 의뢰, 이벤트 진행시 추가 보상 확률 UP
1. 우성이가 5학년인데. 일찍 입학해서 18살에 5학년이 됐단 느낌인지. 아니면 월반했다는 설정인가요?
A : 일찍 입학해서 5학년이 됐다는 설정이긴 한데.. 이거는 미리 물어보고, 설정에도 내가 제대로 써서 검수를 받아야 됐다. 혹시나 일찍 입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바로 2학년으로 설정을 바꿀게. 이 못난 우성주를 때려다오..😭😭
2. 진 <- 성을 안 쓰는 이유가 어떤게 있나요, 원래 성을 버리기 싫어서라던가 아님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다던가.
A : 으앗.. 기타&특징에 이 설정을 쓰는 걸 까먹었어.. 이것까지 검수를 받아서 허락을 맡아야 되는 건데..원래 성을 버리기 싫어서(이건 어떻게 알았지)가 맞슴미다.. 혼돈이라는 속성을 강조하고 싶어서 '진'씨 성을 쓰는 문파임에도 본연의 성씨를 쓰는 그런 은은한 뒤죽박죽을 강조하고 싶었거든. 혹여나 반드시 진으로 바꿔야 된다면 바꿀게.
3. 혼돈 속성에 대해서 어떠한 방향을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해두신게 있을까요, 일단 약간 어두메하고 적을 속이고 그런 환상계 형태로 보고 있긴 한데요.
A : 절대 어둠 계열은 아니다! 빛과 어둠이 합쳐져서 정의할 수 없는 것이랄까. 일단 우성의 혼돈의 상징은 "질서없이 마구 뒤섞여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또는 그러한 상태" 야. 쉽게 말해서 보이는 것마다 어지럽히고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리려는 속성이지.
일단 첫 단계로는 캡틴이 생각한 그 환상계 맞아. 초반은 혼돈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에 포커스를 뒀고, 이는 적의 감각을 교란하는 환상계 형태로 발현되는 것이지.
지금보다 더 성장한 두 번째 단계는 혼돈을 어느정도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시점이라 가정하고, 우성의 외형이나 사용하는 무기의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단계.
세 번째 단계에서는 비로소 '혼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변의 환경을 일시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힘이 깨어나는 거지.
그 이후로는..따로 구상을 안 했는데.. ㅜㅜ 혹여나 무리가 된다 싶으면 '환상계'로만 제한해도 좋아.
우성은 워밍업을 하기 위해 창술의 기본기를 복습하려고 한다. 몸을 느슨하게 유지하고, 손목을 자유롭게 흔들었다. 또한, 그의 눈은 창의 끝을 바라보며 목표물을 정확하게 겨누고자 했다. 이거는 당연한 거야. 자기 창이 어디로 가는지는 응시하고 있어야지.
먼저 창을 들고 몸을 편안히 세웠다.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지 않고 곧게 유지했다. 창을 잡고, 목표물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허리와 어깨를 이용해 창을 강하게 밀어넣는 연습을 했다. 이때 발은 지면과 고르게 접촉하도록 유지하며, 몸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자.
여기서 팁이라면...
먼저, 창을 잡을 때에는 손가락의 힘으로만 꽉 쥐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과 손가락의 힘을 전부 이용해 창을 유연한 그립으로 잡아야 돼. 다리는 어깨 너비로 벌린 상태에서 약간 앞으로 굽히고, 무릎은 살짝 구부려야 하거든. 이래야 몸의 중심을 유지하고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거든.
창을 목표물 쪽으로 밀어넣을 때는 허리와 어깨를 이용하여 힘을 전달해. 이때는 팔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활용하여 힘을 발휘해야 해. 몸의 회전과 함께 창을 밀어넣으면 더 많은 힘이 발생하고, 목표물을 정확하게 찌를 수 있어. 또한, 손목의 조절은 창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창으로 강하게 찌르는 것에 있어서 허리와 다리의 힘이 중요하고, 정확히 찌르기 위해서는 이 손목의 미세한 컨트롤이 중요했거든. 손목의 조절을 통해 창을 정확하게 목표물에게 향하게 하고, 공격의 강도와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여 상대를 교란시키고 제압한다.. 손목도 중요한 부위야. 창에게 있어서 '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깐.
그래서? 손목만 좋아도 정확하게 찌를 수 있냐고?
정확한 공격을 위해서는 몸의 자세와 창의 방향, 그리고 발사하는 순간의 힘과 속도가 모두 조화를 이루어야 해.
먼저, 목표물을 향해 창을 향해 전진하는 순간에는 시선을 목표물에 집중하고, 몸의 중심을 유지하자. 그리고 창을 밀어넣는 동시에 허리와 어깨를 이용하여 힘을 전달하자. 이때 창의 방향은 목표물을 정확히 향해야 하며, 몸의 회전을 통해 추가적인 힘을 발생시키자. 창끝을 응시하는 것을 잊지 말고-
창이 목표물에 닿을 때에는 속도와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여 목표물에 깊게 들어가도록 해. 이때 창이 목표물에 수평적으로 들어가도록 힘을 주고, 깊숙이 파고들어가도록 하여 목표물을 정확하게 찌르게 되거든. 이렇게 몸의 자세와 창의 방향, 그리고 적절한 힘과 속도를 조절하여 목표물을 정확하게 찌르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을 거야.
아- 기본적으로 찌르기에는 그립에 따라 두 종류가 있겠다.
창은 두 손으로 잡지? 오른손 잡이를 기준으로.. 왼손은 창대를 느슨히 잡고, 오로지 오른손을 밀어서 찔러넣는 동작. 당구나 포켓볼을 생각하면 쉬울 거야. 이 찌르기는 속도에 집중된 찌르기야. 왼손이라는 지지대가 있기에 한 손으로 민첩한 찌르기와 다음 동작으로 부드럽게 연결시킬 수 있는 유연성이 있지. 다음은? 양손으로 밀어서 찌르는 것이야.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지? 이 찌르기는 양손으로 밀기에 위력이 강하고, 컨트롤하는 힘이 강하기에 창의 방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그렇기에 전자에 비해 정확도가 더 높지. 그러면 어느 찌르기가 더 우월하냐고? 상황에 따라 다르지. 상대가 단단하고 힘이 세다면 후자.. 민첩하고 유연하다면 전자의 찌르기가 요구되겠지.
기본기를 복습하는 중에 너무 신나버렸군.
어쨋거나 이 기본들을 적용하여서, 정면-상단-하단-측면을 찌르는 연습을 하는데.. 아하.. 측면으로 이동.. 그러니깐 '보법'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겠어.
창술에서 보법은 발의 움직임과 자세를 의미하며, 공격과 방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올바른 보법은 창의 리치를 최대화하고, 균형을 유지하고, 빠르게 위치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되거든.
기본 자세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약간 굽혀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해. 몸의 중심을 낮추어 몸의 균형을 잡고, 언제든지 움직일 준비할 수 있어. 이 자세는 공격과 방어 모두에 적합하며, 신속하게 다음 동작으로 전환할 수 있거든. 어떻게 보면 정석이지.
전진보법, 앞발을 한 발짝 앞으로 내딛으면서 몸의 중심을 함께 이동해. 뒤따르는 발도 함께 움직여 다시 기본 자세를 취합고 말이야. 전진할 때에는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상대를 찌르기 위한 거리 확보에 유리하거든.
후진보법, 뒷발을 한 발짝 뒤로 물러나면서 몸의 중심을 이동해. 전진과는 반대로 앞발도 함께 움직여 다시 기본 자세를 취해. 후퇴할 때에는 상대의 공격을 피하거나 방어 자세를 취하는 데 유리하거든. 창의 리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지.
측면 이동.. 사이드 스텝이라고들 하지?
좌측 이동, 왼발을 옆으로 한 발짝 내딛고, 오른발을 따라 이동시켜 기본 자세를 유지해. 이때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상대의 공격을 피하거나 측면에서 공격할 기회를 찾자.
우측 이동은 좌측 이동의 반대야. 오른발을 옆으로 한 발짝 내딛고, 왼발을 따라 이동시켜 기본 자세를 유지해. 마찬가지로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상대의 공격을 피하거나 측면에서 공격할 기회를 찾아야 돼.
그렇다면.. 이런 기본적인 보법의 응용법이 있지.
돌진 , 전진 보법을 빠르고 강하게 시전하여 상대에게 빠르게 접근해. 이때 창을 찌르기 위한 준비를 하며, 상대의 방어를 뚫고 강력한 공격을 가하지. 돌진하는 힘과 더불어 양손으로 밀어서 찌르면 꽤 재밌는 위력이 나올 거야. "돌진-양손찌르기" 테크닉이지.
백스텝, 후진 보법을 빠르게 수행하여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거야. 이때 방어 자세를 취하거나, 후퇴 후 반격할 준비를 하지. 상대의 공격을 거리를 벌리면서 피하고, 상대가 공격을 회수하기 전에 상대의 빈틈을 찾아서 한 손 찌르기로 빠르고 유연하게 공략한다.. "백스텝-한 손 찌르기" 테크닉이야. 창은 길이가 길기 때문에 원거리에서 상대적으로 리치의 우월함이 있기에 가능한 테크닉이거든.
사이드 스텝을 이용한 회피. 좌우 이동 보법을 빠르게 수행하여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응용법. 마찬가지로 상대가 공격을 회수하기 전에 반격하면 된다만.. 백스텝에 비해서 '베기'로 반격하는 것이 더 수월하단 말이지. 물론 '찌르기'도 가능해. 사이드 스텝 후에 취하는 반격에 대한 TMI ! 지금 들어갑니다.
사이드 스텝 후 베기와 사이드 스텝 후 찌르기는 창술에서 각각 유용한 상황이 달라.
사이드 스텝 후 베기는.. 사이드 스텝 후, 창을 크게 휘둘러 상대의 측면이나 후방을 베어내. 이때 허리와 어깨를 이용하여 힘을 전달하고, 창의 날이 목표물에 정확히 맞도록 하지. 이는 상대가 방어하기 어려운 측면이나 후방을 공격할 수 있어 효과적이야. 베기는 큰 힘을 실을 수 있어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지. 게다가 상대의 공격을 피한 후 즉시 반격할 수 있어 방어와 공격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어. 이 테크닉은 상대가 강력한 공격을 시도하여 크게 움직일 때, 그 공격을 피하고 측면이나 후방을 공격할 때 유용해. 상대가 설령 동작을 빨리 회수하여 방어하여도, 방어를 돌파할 수도 있지.
사이드 스텝 후 찌르기..사이드 스텝 후, 창을 직선으로 밀어 상대를 찔러. 이때 허리와 어깨의 힘을 이용하여 창을 빠르고 정확하게 밀어넣지. 찌르기는 상대의 특정 부위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어 치명적일 수 있어. 찌르기는 베기보다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대가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지. 결국은 상대의 허점을 정확하게 찌를 수 있는 상황에서 유용하고, 빠르고 예리한 공격이 필요한 상황에서 효과적이야.
결론적으로 사이드 스텝 후 베기는 더 큰 힘과 방어 돌파를 필요로 할 때, 사이드 스텝 후 찌르기는 빠르고 정확한 반격이 필요할 때 사용하면 좋지.
자.. 다시 본론으로..
이제 '베기'도 자세하게 알아야겠지?
준비 자세를 마친 후, 창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베기를 준비한다. 팔을 펴고 창의 끝이 목표물을 향하도록 하며, 시선은 목표물에 고정하고 허리와 어깨의 긴장을 유지하라. 이 자세는 베기 동작에 필요한 힘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중요한 단계거든.
베기 동작을 시작할 때, 허리와 어깨의 회전력을 이용하여 창을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휘두른다. 이때 오른손과 왼손을 동시에 사용하여 창을 잡고, 창의 날이 목표물을 향하도록 하라. 창이 내려올 때, 허리와 무릎을 함께 굽히며 몸의 중심을 낮춰 힘을 전달하라. 베기 동작이 끝날 때까지 창의 날이 목표물을 벗어나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도 필수.
베기의 힘은 주로 허리와 어깨의 회전력에서 나온다. 팔과 손목은 창의 방향을 제어하고, 힘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무릎과 허리를 굽히는 동작을 통해 힘을 지면에서 끌어올려 창으로 전달하다. 베기 동작 동안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발의 위치와 무릎의 굽힘을 통해 몸의 중심을 낮추고, 안정성을 높입다. 몸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베기 후 빠르게 다음 동작으로 전환할 수 있거든. 사실 이거는 어느 동작이나 다 마찬가지지.
창의 날이 목표물에 정확하게 도달하도록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베기의 핵심이야. 찌르기와 메커니즘은 비슷하지. 손목과 팔의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창의 날이 벗어나지 않도록 하자. 시선을 목표물에 고정하여 정확한 타격을 보장해. 이는 베기의 정확성을 높이고 효과적인 공격을 가능하게 하거든. 듣다보니깐 어느정도 찌르기와 공통점이 보이지? 서로 완전히 다른 공격처럼 보이는데 말이야.
베기 동작은 빠르고 일정한 리듬으로 수행되어야 해.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럽고 강하게 이어지는 움직임이 중요하거든. 속도를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동작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켜야 돼. 이는 베기의 속도와 리듬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는 데 도움을 줘.
마지막 기본기.. '수비'.. 백날 공격하고 회피만 하게? 불가피하게 수비를 해야 될 때도 있는 법이다.
창술 수비를 수련하는 첫 단계는 기본 자세를 취하는 것이야. 이제는 굳이 설명 안 해도 알겠지?
수비 자세를 취할 때, 창의 위치와 각도를 조절하여 상대의 공격을 막을 준비를 한다. 창의 끝이 목표물(상대방)을 향하도록 하고, 왼손과 오른손의 위치를 조정하여 창이 몸 앞에 수직으로 서도록 해. 이 자세는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기본 수비 자세거든.
상대의 공격이 들어올 때, 창을 움직여 방어하자. 예를 들어, 상대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공격을 할 때는 창을 위로 올려 공격을 막아. 이때 팔과 어깨의 힘을 사용하여 창을 빠르게 올리고, 창의 날이 공격을 받아낼 수 있도록 해. 허리와 무릎을 굽혀 몸의 중심을 낮추어 안정성을 유지하고 말이야. 이것도 아까부터 계속 강조되던 거야. 중심을 낮추어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 말이야.
상대의 찌르기 공격을 막을 때는 창을 가로로 움직여 공격을 막아. 상대의 공격이 몸에 닿기 전에 창을 가로로 움직여 막으며, 팔과 어깨의 힘을 사용하여 창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 이때도 허리와 무릎을 굽혀 몸의 중심을 낮추어 안정성을 유지해.
수비 동작에서 중요한 것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야. 발의 위치와 무릎의 굽힘을 통해 몸의 중심을 낮추고, 안정성을 증가시키지. 몸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수비 후 빠르게 반격하거나 다음 동작으로 전환할 수 있어.
수비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창의 각도와 위치를 정확히 조절하는 긔야. 상대의 공격이 창의 날이나 면에 정확히 맞도록 하여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야 해. 손목과 팔의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창의 각도를 조절하고, 시선을 상대의 움직임에 고정하여 정확한 수비를 보장해.
워밍업 치고는 짚고 넘어가는 것이 꽤 많았네?
하지만 우성과 같은 '호급'... 그러니깐 한창 경험을 어느정도 쌓아서 자신감이 충만할 때 자신 만의 방법에 빠져서 기본기가 약해지는 경우가 많거든. 이거는 현실에서, 어느 분야든지 마찬가지야. 그렇기에 이 시기에 기본기를 다시 다지는 것은 필수적인 것이고.
이 다섯 가지 요소들을 탄탄히 하면 창술의 기본기들을 자연스럽게 연계시키고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어.
기본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수련해야지? 묘사가 조금 길었을 뿐.. 아직 워밍업이라고? 이제는 '기'를 활용한 창술의 응용이야.
"기의 발동원리는 단순해.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
기의 발동 원리는 에너지의 흐름을 제어하는 데 있다. 기는 몸 속의 에너지가 특정한 경로를 따라 흐르는 것을 의미하며, 그 경로는 '경락'이라고 불리는 혈로에 해당 돼. 기의 운용은 이 에너지를 어떻게 수집하고, 집중시키며, 방출하는지를 포함하지.
우성은 경락에서의 기의 흐름을 느끼고, 이는 곧 손에 모이기 시작했다. 기를 모으는 과정은 마치 심호흡을 통해 산소를 흡수하는 것과 비슷하다. 우성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기를 몸 속 깊이 끌어들였다. 그 후, 천천히 숨을 내쉬며 그 기운을 손 끝으로 몰아냈다.
우성은 자신의 기를 모아 손에 집중시켰다. 그의 기는 '혼돈' 이었다.
"환영척."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지자, 그의 기가 한순간에 볏짚을 덮치기 시작했다. 실제로 생명체였다면, 여러 명의 우성이 동시에 나타난 것처럼 보였겠지. 실제로는 하나뿐인 그의 존재가, 혼돈의 기운을 통해 다중으로 보이게 된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환영이 아니라, 상대의 감각을 철저히 교란시키는 기술이야.
" 하지만.. 이 기술은.. 창술의 응용과 떨어져 있어. 단순히 내 손으로 방출하여서 상대방을 혼란시키는 기술인 걸. "
" 그래...! 창끝에 기를 집중시킨다면.. "
우성은 다시금 아까와 같은 호흡으로 기를 집중시키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우성이 쥐고 있는 창도 자신의 신체의 일부라 생각하여, 기의 흐름을 더 연장시킨 것이다.
우성은 단단히 서서 창을 머리 위로 높이 들었다. 창끝이 하늘을 찌를 듯한 각도로 치켜들었다. 그의 손목은 부드럽게, 그러나 견고하게 창을 움켜쥐고 있었다. 발끝에서부터 시작해, 경락을 통해 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에너지가 허리를 통해 어깨로 전달되며, 손끝에 이르러 창과 일체가 되었다. 그 순간, 우성은 자신의 존재와 창이 하나가 된 듯한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혔을지도 모른다. 본인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의 눈은 날카롭게 번뜩이며 허공을 응시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면서 몸 전체의 긴장을 풀었다. 이윽고, 그의 창끝에 기가 모인 순간, 창이 허공을 향해 휘둘려졌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는 모르겠지만.
" 생각해보니깐.. 환영척..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기존의 환영척은 상대에게 기를 흘려서 주입시키는 것.. "
" 하지만 찔러서 더욱 직접적으로 주입한다면? "
우성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창끝에 혼돈의 기를 집중시키려고 했겠다.
그런데 -
이 밤에 수련을 하던 우성을 습격하는 하급 마수가 보였다. 마수는 먹잇감을 발견한 듯, 우성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우성은 창을 단단히 쥐고, 눈앞의 마수를 날카롭게 응시했다.
우성은 발을 굳건히 디디고 허리와 어깨에 힘을 실었다. 짧은 순간의 숨고르기 후, 그는 전광석화처럼 앞으로 돌진했다. 창끝은 마수를 향해 날카롭게 쇄도했다.
창이 마수를 꿰뚫었다. 하지만 고의적으로 급소를 찌르지는 않았다. 궁금한 것이 있거든. 이 혼돈의 기를 응축시킨 창끝으로 생명체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지 - 급소를 찌르면 바로 죽어버려서 알 수가 없으니깐.
오늘은 늦잠을 자버린 우성이구나. 또래에 비해서 높은 마력과 학년만 보자면 얼핏 우수한 학생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혼돈에게 먹혀가고 있는 건지 아니면 본인의 천성인지.. 불규칙적이고 종종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으로 인해 스승들의 골머리를 썩히는군. 뭐 어떠하랴 - 나중에 가서 혼나면 되는 일인 것을. 이미 어질러놓은 밥상을 누가 다시 차릴꼬?
방에서 머리를 간단히 묶고 창을 챙겨서 나오니, 지나가던 남자 하나가 우성에게 인사를 한다. 오늘도 늦잠이냐는 말과 함께 말이야. 우성이 놈은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남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좋은 점심~"
혼돈인지 천성인지 하나를 아직 못 이겨먹는 놈이 사람들을 대할 때는 무던하고 친절하다. 이것도 천성인 게냐? 아니면 이것 만큼은 혼돈에게 먹히지 않고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냐?
우성은 갑자기 무엇이 생각이 난 듯, 자기 혼자서 손가락을 딱 튕기더니, 의뢰 게시판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골렘 시동 - 배틀 테스트], 골렘학 동아리에서 만든 골렘과 가상 배틀을 하는 의뢰. 승패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니, 보상이 확실한 의뢰라고 생각했다.
우성이 상상하던 골렘과는 다르게 깨끗하고 빛이 나는구나. 또 우성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더욱 더 튼튼하고 강하게 생겼다. 우성의 목소리는 능청스럽지만 표정은 조금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우성은 한 손에 창을 쥐고 어깨에 겨눈 채로 골렘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 골렘 너무 강해서 맞으면 너무 아플 것 같아요."
"그냥 포기하면 안 될까요?"
음? 골렘에 기세에 눌려서 바로 싸울 의지를 버리고 투항하는 것이냐?
아니었다.
"물론 거짓말~"
우성은 창을 한 손으로 쥐고, 순간적으로 골렘에게 다시 뒤를 도는 회전력을 이용해서 골렘을 베려고 하는구나.
HP : 600 공격 : .dice 60 140. = 67 방어(회피) : .dice 20 150. = 143
퉁명스러운 불만 작게 읊어 본들 다른 의뢰들 중에서도 끌리는 게 없다. 린스마이어 선생의 보조. 정확히 뭘 보조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써놓질 않았으니 은근하게 까다로운 일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운이 좋다면 간단한 일만 하고 올 수 있겠지만, 나쁘다면…… ……뭐,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좋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나. 시작하기도 전에 맥빠지는 한숨부터 한 번. 길게 내쉬고는 느릿느릿 걸어 목적지로 향했다.
창으로 골렘을 베는 순간- 데미지가 들어간 것인지 의심될 정도로 빠른 재생속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아아- 그나저나 이번에는 골렘의 차례인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야. 아무래도 이 녀석.. 지성이 있는 녀석인지, 우성의 말을 알아들었어. 블러핑에 대한 분노인지, 주먹에도 감정이 섞여있고.
"이런~ 골렘씨~ 전투 중에 흥분은 금지인데요~"
"골렘씨가 아무리 봐도 지성이 있단 말이죠. 그래서 내가 선물을 주려고요."
우성은 깊은 쉼호흡을 하며 호흡을 흐름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는 곧 기가 되어서 자신의 손끝으로 응축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우성은 골렘에게 자신의 혼돈의 기를 뿌리려고 했겠지.
"저 몇 명으로 보여요?"
그렇다. "환영척"의 발동. 지성이 있는 녀석인 만큼, 이 지성에 혼돈을 뿌리면 더욱 더 효과가 있는 법.
"저 여기 있다고요~"
그렇게 스킬을 발동하고 골렘의 뒤로 이동하여 머리를 강하게 찌르려고 했겠다.
HP : 600 공격 : .dice 60 140. = 116 방어(회피) : .dice 40 150. = 94
본인을 확인하는 질문에 3초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느릿하게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연신 반복되는 감사인사는 대충 흘려 넘기며 그는 보폭만 조금 넓혀 뒤를 따랐다. 샛노란 시선 힐끗 아래로 향한다. 자료들을 내려다 보니 이번 수업은 3학년 몫인 듯 보인다. 이대로 들고 운반해주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무책임한 그가 생각하기에도 솔직히 그럴 리는 없어 보이고…….
도와주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물어볼까 싶기도 했지만, 굳이 입 열기도 귀찮아 묻지 않기로 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이 됐든 도착하면 알 수 있을 테니.
골렘의 분노의 일격을 환영척으로 피하고 찌르는 과정에서 빗맞은 것일까? 우성은 살짝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동시에.. 역시 지성이 있는 골렘이라는 건가? 어느 각도에서든 공격을 맞을 것임을 알자.. 반격을 포기하고 방어태세에 들어갔어. 데미지를 최소화를 시키려는 것이야. 그러다가 - 우성의 빈틈이 보이면 바로 강력한 반격을 날리겠지.
"골렘씨가 제법 똑똑해요. 부장님이 걸작을 만들었네요? 좋아요."
하지만 우성은 당황하기는 커녕, 무언가 재미난 생각이 난 것일까? 손가락을 딱 튕기더니, 쉼호흡을 깊게 하기 시작했다.
"저번 수련 때 깨닫지 못한 것이 있어서요."
"골렘씨? 이대로 가만히 있어요."
우성은 자신과 창이 한몸이 되었다고 생각하여, 기의 흐름을 창대까지 흐르게 하여서 창끝까지 닿아 집중시킨다. 혼돈의 기를 말이야. 그래.. 손으로 흩뿌린 혼돈.. 이번에는 창끝에 응축시키고, 직접적으로 찔러서 주입시키면 어떻게 될까? 약을 스프레이로 뿌리는 것보다 주사로 직접 꽂아서 넣는 것이 더 약효과 빠르고 확실한 것처럼 말이야.
데미지를 주려는 목적이 아니야.
그냥..궁금해서야. 혼돈을 응축한 창끝으로 직접 찔러넣으면 어떻게 될까.
HP : 575 공격 : .dice 60 140. = 122 방어(회피) : .dice 40 150. = 148
교실의 공기는 따분하다. 본인이 반드시 들어야 할 수업도 잠으로 보내기 일쑤인 그가 남의 수업이라 해서 태도가 좋아질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라도 해도 서서 잠드는 경지에까진 이르지 못한 터라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꼼짝없이 수업에 귀를 기울이는 일밖에 없었다. 보조를 위해 온 학생이라 하기엔 더없이 느슨한 기색으로 벽에 기대어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기를 잠시. 오래지 않아 호출이 들렸다. 그는 느릿한 동작으로 등을 떼고는 선생에게 다가섰다.
보기에는 투명한 구슬처럼 보이는 것. 에메리히는 그것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손 안에 그러쥐었다. 둥근 모양이니 이렇게 하는 편이 나으리라. 강도가 얼마나 될지 아직은 미지수이니 움켜쥔 손에 조금씩 힘을 더해 보았다.
이런, 혼돈이 담긴 창에 찔렸지만.. 그저 데미지만 입은 반응이잖아? 아니..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 골렘이기에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기는 힘든 건가? 사람에 비해 오감이 둔할 수도 있으니깐 말이야. 또 재생.. 비록 마법에 대해 조예는 거의 없다만.. 익히 듣던 형상기억 마법을 걸어놓은 건가? 명백한 금속임에도 자연스럽게 찔리는 것도 의문점이고.
하지만-
지금은 녀석의 공격이 더 중요. 아직 환영척의 기운이 다 가지 않은 듯, 녀석은 아직 혼동하는 걸로 보여. 젠장.. 환영계의 명백한 약점이 파훼됐어.. 바로 광역기. 특히 일대일에서는 환영계는 광역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지. 그렇지만.. 결국 닿지는 않았어.
"골렘씨?"
"슬림해졌어요?"
우성은 골렘의 공격이 끝나자, 녀석의 환영척이 다 끝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측하지 못한 공격의 시전했다. 바로 높게 도약한 뒤, 골렘에게 착지하며 골렘의 정수리 부분을 창으로 찍어버리는 공격 말이다.
의뢰의 내용은 단순한 청소를 도우라는 것이지만 의뢰주부터가 성격 까칠하기로 유명한 치와와..아니 마카롱 주임에, 세세한 설명도 없는 것이 상당히 수상했지만 이것 말고는 딱히 선택지가 없었으니 별 수 있나. 그래도 어디까지나 학교 내부 시설의 청소 일인만큼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닐 테지.
제발 저 학년주임의 히스테릭함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기만을 바라며, 그는 의뢰 장소인 별관을 향해 걸어간다
잠은 못 들어도…… 듣다 보니 점점 눈이 감길 것만 같다……. 그러잖아도 게슴츠레 뜨고 있던 눈에 힘이 빠지려 했다. 적시에 들린 물음 덕에 금세 정신을 차렸지만.
구슬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단단했다. ……왜인지 오기가 생긴다. 만일 적당한 때에 제지가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제대로 부숴버리겠다며 마법까지 쓰며 열을 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딱히 본인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스멀스멀 올라오려던 고집도 곧장 식어버린다. 선생의 물음에 이번에도 입은 줄곧 묵묵부답이다. 눈길로만 넌지시 가리키다, 선생이 곧장 알아들은 눈치가 아니었다면 그제서야 손을 들어 하나를 가리켰으리라. 맨 오른쪽.
종이에 마력을 주입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흘러 지나가거나 튕겨나가는 반응을 보인다. 이것이 정상. 그럼에도 꽤 열심히 마력을 주입해보았으나.
종이의 중앙부터 글자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아쉽게도 가장자리는 글자가 드러나지 않는다. 종이의 내용 자체는 별거 아닌듯 한데..
"이런 거의 다 됐는데, 아쉽구나."
그러나 성공 여부가 중요한건 아니었는지. 린스마이어 선생은 웃으며 종이를 받아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종이로 시험해봤지만, 사실 실전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더 많이 일어난단다." "변종 슬라임의 핵을 마력을 사용해서 부숴야한단걸 알고 있어도. 실전에서의 급박함이 마력의 원활한 전달을 막지." "훈련이나 준비된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전력을 발휘해. 그러나 실전에서 100%를 내는건 무척이나 어렵지."
그 후로 마력과 실전에 관한 강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은 더 부르지는 않고 있는데 당신은 뭘 하고 있을까?
그저 빈 종이인 줄로만 알았던 것으로부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의외의 요소 때문이었을까, 한순간 흐트러진 집중력 탓에 흐름이 꼬인다. 그것을 가까스로 바로잡아 가장자리까지 흘려보내려던 순간.
종이가 휙 사라졌다.
줬다 뺏기. ……한순간 선생을 바라보는 눈빛이 몹시도 불손해졌다. 그 이상으로 항의를 할 의지까지는 없었지만.
이후로는 다시금 지루한 설명의 반복. 처음처럼 꼼짝없이 수업을 흘려들을 수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문득 선생이 내려둔 종이가 보였다. 그는 넌짓 상황을 살피다 슬그머니 종이를 다시 집어들었다. 보이다 만 글자가 조금 신경쓰여서. 별것 아닌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줬다 뺏겨서 그런지 또 오기가 생기지 뭔가.
이번엔 완벽하게 성공했다. 선생님은 수업을 진행하느라 당신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 사이 편안하게 마력을 주입한 결과 종이에 글자가 떠오른다. 그런데 글자가 전부 떠오르자. 분명히 별거 없는 단어들의 조합이었을 글자들이 마법진처럼 변하며. 그것이 머리속에 들어온다.
대체 뭘까. 마치 새로운 지식이 머리속에 주입된 기분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든다. 선생님이 교실 한켠에 둔 가방이. 꿈틀거린다.
결국 승리는 하 우성의 것이 되었다. 하지만 자부심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회피 하나 못하는 골렘에게, 아무리 공격을 흘려낸다고 해도 이리저리 회피를 하며 공격하는 우성이 애초부터 우위인 싸움이었다. 오히려 패배하면 망신일 법한- 그런 배틀이었지. 하지만 어떠하랴- 보상이 걸렸는데.
주변은 다시 동아리방으로 돌아왔고, 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복되었다. 역시 초승달 아카데미의 시설이라는 건가.
"하지만 공격을 흘려낸다는 점은 꽤나 좋아보이는군요. 아직 테스트 단계에 있는 골렘인 것으로 보아.. 지성도 우수하니.. 부장님이라면 필히 해결법을 찾아서 더 강한 골렘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 부족한 지식으로 감히 생각을 말해보아... 금속 대신에 경량 금속을 사용하여 무게를 줄이는 것이 어떨가 싶습니다. 물론 강도는 마법을 통해 강화하면 금속과 맞먹는 강도에 무게는 더 가벼운 골렘이 되리라고 상상해봅니다. 혹은 골렘의 관절에 마법을 부여하여 관절을 더 유연하고 민첩하게 작동하게 만들던가, 물리적인 기동은 어떻게 해도 개선의 방법이 안 보인다면 순간이동 마법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나저나 캡틴! 자기 30분 전이라 미안한데..ㅜㅜ 스킬이 지금 아이디어가 딱 하나 떠올랐거든.
아까 혼돈을 머금은 창으로 직접 찔러넣어서 혼돈을 주입시킨다는 묘사를 베이스로.. '환영척'은 단순히 손으로 기를 뿌려서 환각을 유도한다면, 이 찌르기는 보다 더 직접적으로 체내에 혼돈을 주입해서 '예측이 불가능함에서 오는 극도의 공포'를 유발한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거든!
혹시 이 스킬을 지금 단계에서 생성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봐줄래?! 문제가 없다면 다이스 보정치는 얼마가 적당한지도..!
신체는 이미 다가들 상황에 대한 준비가 마쳐두었다. 샛노란 금빛 시선이 정면을 향한다. 동공은 확장되어 달려드는 무언가의 형체를 쫓는다.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그것은 둥그런 모양에, 어느 모로 보아도 훌쩍 뛰어 달려들 수 있을 것 같이 생겨먹지 않은……
……뭐야?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의문이 들었다. 긴장보다는 황당한 의미에서. 그는 달려드는 그것을 반사적으로 후려칠 뻔했지만, 선생의 가방에서 튀어나온 걸 봐선 교본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 그것만은 참아 주기로 했다. 그 대신에 날아오는 공을 받듯 에메리히는 그것을 손으로 낚아채려 했다. 그리고 선생에게 넌지시 눈짓하며 물었다.
남운세가의 무사뿐만 아니라 직계 혈통의 세가 구성원들 대부분은 병장기 중 검을 특히 소중히 다룬다. 세가에 내려오는 검식 자체도 심후하지만, 만병지왕이자 병장기의 군자라고 불리는 검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허나 '대부분'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모든 남운세가의 일원이 검을 붙잡는 것은 아니다. 태생부터 병장기를 다루는 데에 미숙할 수도 있고, 그저 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남운세가의 가주 후보이자 삼 공자인 남운천은 명백히 후자에 가까웠다. 타고나길 명민하여 천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았으니 병장기를 다루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재기 때문이었을까, 보다 손쉽게 기공을 다루게 된 천은 직접 들고 휘두르는 병장기에 흥미를 잃었다. 게다가 세가의 대부분이 검을 휘두르지 않는가! 남운세가의 검이 날카롭다고 하나 모두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여간 따분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였을까, 천은 검초를 비롯한 병장기들의 기초만을 습득하고 병장기를 놓아 버렸다. 그리곤 서생들이나 손에 쥘 법한 부채를 집어들었으니... 이미 병기술은 천의 눈 바깥에 나 있었다. 그런 천의 관심을 끈 것은 (천의 입장에서)병기술보다 고상하고 복잡한 진법이었으니, 시간이 흘러 진법에 대한 식견을 꽤 쌓았음에도 심심풀이로 진법을 만들고 파훼하곤 하는 것이었다.
"금쇄진(金鎖陣)은 그 고강함이 감탄할 만하나 문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천은 손 끝에 모은 기로 바위에 진법을 그려나갔다. 생문과 사문만을 갖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금쇄진.
"그리고 그 형상이 경직되어 길을 잃은 아군 역시 위험해지는 것이 문제로구나."
생문으로 들어서 생문으로 나가는 것으로 자신이 만든 진법을 파훼한 천은, 부채를 펼치곤 파훼된 진법의 흔적을 빤히 쳐다보았다. 진법을 모두가 숙지하고 있다면 얼마나 편안하겠느냐만은, 그게 쉽지 않으니 자신 같은 사람이 진법을 연구해야 하는 게 아닌가. 천의 입꼬리가 부채 뒤에서 살짝 솟았다.
"지금 네 몸 안에는 꽃들이 피어나고 있어. 극도의 공포를 안겨주는 꽃들이야. 너는 단지 공포에 떨다가 쓰러지면 돼."
우성의 창술에 혼돈의 기를 응용해서 개발해낸 기술이다. 창끝에 혼돈의 기를 응축시키고 찌름으로써 본격적으로 상대의 체내에 혼돈을 주입시키는 스킬이다. 이 스킬에 피격당한 대상은 예측이 불가능한 극도의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공포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놓인 대상은 판단력이 저하되며, 이는 곧 옳지 않은 선택을 유도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창술의 심화를 닦을까 싶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 우성은 '기'를 운용하여 싸우는 창술사지, 그냥 창술사가 아니란 말이야. '기'의 운용은 저기다가 던져두고, 창술만 판다면.. 우성은 그저 평범한 창술사에 지나지 않아. 그렇기에 오늘은 '기'에 대한 개념과 우성이 누군가의 가르침 없이, 어떻게 기의 효율적인 운용을 익히는지 알아봐야겠다.
일단 이 '기'란 것은.. 무공을 펼치기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로, 모든 생명체와 자연에 보이지 않게 흐르는 힘이라고 볼 수 있지. 서쪽에서는 이걸 '마력'이라고 부르고. 이 힘의 발현체를 '마법'이라고 부르더군. 얼핏 보면 둘이 전혀 다르게 보이지만, 신체의 보이지 않는 힘을 통해서 무언가를 발현한다는 본질은 똑같아.
정의는 여기까지야. 이제 기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볼까?
간단하게 "순환", "집중", "단전"으로 알아볼 수 있다.
순환, '기'는 인간의 몸을 따라 흐르며, 경락이라고 불리는 경로를 통해 순환한다. 이 경락은 혈관처럼 온 몸을 연결하지. 기의 흐름이 원활해야 기를 어떻게든 사용이 가능해. 흐름이 막혀버리면 간단한 운용 조차 버겁겠지. 이걸 간단히 비유하자면.. 그냥 혈관이 막혀서 피가 안 통한다고 생각하면 돼.
그 다음은 집중이야. 무공을 수련하는 인물들은 집중과 호흡 조절을 통해 '기'를 운용할 수 있지. 이를 통해 기운을 특정 부위로 보내거나, 강화된 힘을 발휘할 수 있어. 우리가 단순히 무거운 물건을 들 때도 힘을 전하는 신체부위에 집중을 시켜야 온전히 들 수 있잖아? 그거랑 똑같다고 볼 수 있어.
마지막으로 단전이다. 몸의 중심부에 위치한 단전은 기를 저장하고 생성하는 중요한 부위야. 인간의 신체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심장'이라면, 기의 관점으로는 이 '단전'을 심장으로 비유할 수 있지.
이러한 기로 신체를 강화하거나, 카르마 가문에서는 이 치료로 발현하거나, 레오넬 가문에서는 마법으로 발현할 수 있지. 우리 동쪽에서는 이걸 무공으로 발현시킬 수 있어.
이 힘을 수련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어. 그런데 이 방법들은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모두 꾸준히 우직하게 실행해야 되는 방법들이야.
첫 번째로 호흡법. 일단 기의 '순환'을 위해서는 호흡부터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해. 사람이 숨 안 쉬고 살 수 있나? 숨을 쉬면서 공기를 몸 속으로 들이마시고 뱉는 식으로 순환해야 살아가고 움직일 수 있잖아. 이 '기'란 것도 마찬가지야. 안정적인 호흡을 통해 공기를 경락의 흐름을 통해 순환해야 기를 사용할 수 있잖아.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면서 단전까지 그 호흡을 닿게하고, 천천히 뱉으면서 경락의 흐름으로 순환시키면서 기를 안정화시킨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겠지. 그냥 숨을 쉬는 건데 왜 연습까지 하냐고.. 이거는 이따가 말해주지.
그 다음은 "명상". 기의 원리에 집중이 있다고 했지? 힘으로 물건을 들기 위해서는 힘을 집중시키는 법을 꾸준히 연습해야 돼. 단순히 힘만 세다고 힘을 잘 쓸 줄 아는 게 아니잖아. 어느 곳에 그 힘을 집중할 줄 아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단 말이야. 이 '기'도 마찬가지란 말이야. 이 기의 집중을 강화시키는 것이 명상이라는 행위이고. 정신을 집중하여 마음을 차분히 하고 기의 흐름을 느끼고 조절하는 거야. 위에서 설명한 호흡법과 연계해서 말이야.
마지막으로는.. 의외일지도 모르지만.. "신체단련"이다. 이 마력이나 기는 결국 인간이 사용하는 것이야. 그렇기에 결국은 이 힘을 담는 그릇은 "신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어. 기를 담는 그릇인 신체가 가지고 있는 기에 비해서 빈약하면? 글쎄..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신체가 무너져버리지 않을까? 혹은.. 아무리 호흡이고 명상이고 백날 해봐야 '기'는 그대로일 수도 있어. 그렇기에 신체를 강인하게 단련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야. 그래.. 호흡법이나 명상은 너무 바빠서 하루 정도는 건너뛸 수도 있어. 하지만 기를 담는 이 신체는 매일매일 꾸준히 단련해야 돼. 그것이 웨이트 트레이닝이든, 달리기든, 수영이든 상관없어. 여기서 팁이라면 꾸준히 하는 건 좋지만 운동량이 과도하여 오버 트레이닝이 되면 신체는 오히려 망가질 수도 있어. 하루는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했다면, 그 다음 날은 강도를 낮게 하여 트레이닝을 하고, 다시 그 다음 날은 강도를 강하게 하고... 이렇게 강약조절을 하면서 신체는 꾸준히 단련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휴식의 여건도 보장받을 수 있어. 잘 쉬는 것 역시 훈련에 포함되니깐 말이지. 휴식을 통해서 훈련을 통해 찢어진 근육들이 더 강하게 재생이 되는 법이니깐. 컨디션 조절도 되기에 다음 훈련도 제한없이 실행할 수도 있지. 아, 참고로 훈련한 만큼 식사를 하는 것도 훈련이니깐 참고해.
그런데.. 우성의 혼돈 속성의 특성 때문에.. 이러한 규칙적인 루틴을 지킨다는 것이 꽤나 고역이야. 하지만 이런 지키기 힘든 루틴을 억지로라도 규칙적으로 반복하려고 계속해서 실행하는 것도 "혼돈 속의 질서"를 성립하기 위한, 우성의 독자적인 수련이라고 볼 수 있어.
결국은.. 이 수련은 꾸준히 해야 되는 것들이야. 기의 총량을 늘리고 질을 향상시키는 것에는 요령이 없어. 그저 꾸준히 수련해야 강화시킬 수 있는 법이야. 더 많이 숨을 쉬고, 집중하고, 더 많이 써야 강해질 수 있는 법이지.
하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기를 운용하는 것에는 요령이 있어.
연습이나 수련이라면 모를까.. 실전에서 유독 평소보다 더 기력이 부족한 느낌이 들지 않아?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어. 분명 나는 '호급'인데.. 왜 전투에서는 '제급'인 것마냥 기력이 빨리 소진되고, 빨리 지치는지.. 원인은 생각보다 간단해. 전투 중에 무의식적으로 기를 흘리고 있기 때문이야.
기를 흘리다니... 참 바보처럼 보이지?
하지만 이건 누구나 다 겪을 수 있는 문제야. 우리가 실전에서 싸울 때.. 아니, 사람이든 동물이든 싸울 때는 조금이라도 흥분한 상태에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호흡과 집중이 흔들리면서 자신의 기가 밖으로 흘러나가기 때문이야. 이 흥분상태에서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고통에 무딜 수 있지만, 기를 흘리는 것에도 무감각하게 느낄 수 있기에 우리가 모르는 거야. 싸울 때 흥분하면 동작이 커지면서 위력은 증가하지만.. 금방 지치잖아. 이거랑 비슷해.
" .....! "
그렇기에 우성은 실전에서 마수와 싸우며 이 요령을 습득한다. 어떤 상황에 닥쳐도, 절대 흥분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마인드 컨트롤을 계속 하다보면 어느 새에 흥분을 하지 않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거야. 절대 흥분하지 않고, 급박한 전투상황에서도 호흡과 집중을 유지하면서 기를 흘려보내지 않는 거야. 그렇게 상대를 쓰러뜨리는데 딱 필요한 기력만 적절히 방출하고, 쓸 데 없는 기는 흘리지 않고 계속 체내에 저장하고 있는 거야. 이 흥분을 제어하는 것에는 기을 흘리지 않는 것 뿐만이 아니고, 기력의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것에도 영향이 있어서 말이야.
그러니깐 반드시 메모해. 싸울 때는 절대로 흥분금지.
그리고 위에서.. 호흡법 있잖아. 숨을 쉬는 건데 왜 굳이 연습하냐고 하지? 막상 실전에서 호흡을 하려고 하잖아? 격한 움직임 속에서 평소처럼 호흡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아니잖아. 숨이 목끝까지 차고, 심장은 엄청나게 빨리 뛰면서 숨 쉬기에도 벅차잖아. 그래서 연습하라는 거야. 실전에서도 계속 호흡을 유지할 수 있도록.
팁을 주자면 격한 신체단련을 한 뒤에 호흡법을 연습해. 신체단련-호흡법을 연계한 효율적인 수련법이지. 더 하드하게 하고 싶다면 스스로 마수들과 싸우면서 연습하던가.
지금까지 보면 알겠지만... 왜 호흡,명상,신체단련을 전부 꾸준히 하라는지 알 수 있겠지. 신체가 약해서 폐활량이 안 되면 호흡이 불가능하고, 신체와 기력이 강해도 집중이 안 되면 무의하다. 신체와 집중력이 강해도 호흡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결국은 다 연결되어 있는 거야. 저 셋 중 하나 특출나게 잘 하는 것? 의미가 없어. 차라리 특출난 것은 없어도, 저 셋을 적절하게 밸런스 있게 할 줄 아는 것이 훨씬 이롭거든.
마력을 신성력으로 변환하는 것은 약간의 집중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변환 효율이 좋지 않아서 같은 신성력을 모으는데에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실제로 사제님들의 신성력에 차이가 있는 것을 보면 그 말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나는 어릴적에도 마력을 신성력으로 바꾸는데엔 별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지금처럼 별다른 집중을 하지 않아도 가능한 수준이니 말이다.
그래, 생각해보니 예전에 추기경님께 이것저것 배울때 신을 간절하게 믿으면 신성력도 더욱 빠르게 차오른다고 했던 것 같다. 그 말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신은 항상 우리의 옆에 있고 그 기도를 들으신다면 무엇이든 도와주실지도 모르니까. 그렇기에 많은 사제님들이 신을 부르짖으며 신성 마법을 사용하시는 것이겠지.
" ... 눈이 아파. "
아무래도 잡생각을 너무 했나보다. 안대로 가려진 눈이 조금씩 아려오는 것이 느껴져서 신성력을 변환하는 것은 그만두었다. 일단 오늘 연습은 여기서 끝.
우성은 마른 땅 위에서 연습용 마수들에게 창을 휘두른다. 연속공격을 수련하는 중이다. 하나의 동작이 끝나자마자 자연스럽게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는 그의 움직임은 흐름이 끊기지 않는 강물처럼 유연하다. 오른발을 뒤로 빼며 몸을 회전시키고, 창을 휘두르는 순간 팔 근육이 긴장하며 속도와 힘을 더한다. 창끝이 휘두를 때마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난다. 중요한 것은, 공격 시 힘을 지나치게 주지 않고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힘을 너무 많이 주면 공격이 둔해지고, 빠른 반응이 어려워지기 때문이거든. 이는 적의 방어를 뚫기 위해서도 중요한 원칙이야. 지나치게 강한 힘은 오히려 상대의 반격을 초래할 수 있어.
그 다음은 변칙적인 공격..우성은 예측 불가능한 각도와 타이밍으로 공격하는 법을 연마했다. 훈련용 마수를 상대하는 그의 창은 날카롭고, 바람처럼 변화무쌍하다. 발끝으로 지면을 디디며 빠르게 이동하고, 몸의 중심을 낮춰 허리를 회전시켜 공격 방향을 바꾼다. 팔의 각도와 손목의 미세한 조작으로 창끝이 비정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마수의 방어를 무력화시킨다. 여기서 중요한 요령은, 적의 예상 밖에서 공격을 가하는 것이야. 예상치 못한 각도에서 창을 내밀어 적의 방어를 무력화하는 기술이 핵심이거든. 이는 상대의 방어 패턴을 깨고, 그 빈틈을 노리기 위함이야.
다음은 방어 기술이야. 회피와 반격에 있어서는 움직임이 더 민첩해야 돼. 마수의 공격을 피하는 동시에 반격을 가하는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우성의 몸놀림은 점점 더 정교해졌다. 상체를 살짝 뒤로 젖혀 적의 공격을 피하고, 반동을 이용해 전방으로 돌진하며 창을 내지른다. 무릎과 발목의 탄력적인 사용으로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며, 마수의 공격을 흘려보내는 동시에 반격의 기회를 노린다. 방어의 요령은 최대한 간결하게 움직여 적의 공격을 흘려보내고, 반격할 때는 신속하게 적의 빈틈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는 적의 공격을 피하면서도 반격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함이야.
우성은 방어와 공격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시켰다. 창은 마치 방어막처럼 마수의 공격을 흘려보냈고, 그 흐름 속에서 반격의 기회를 엿보았다. 창을 위로 치켜들어 적의 공격을 막아낸 후, 몸을 낮추며 측면으로 회피하고 곧바로 창을 돌려 반격한다. 이때 중심을 잡기 위해 복근과 허리 근육이 긴장하며,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방어 자세의 요령은 몸의 중심을 낮게 유지하여 안정성을 높이고, 창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다. 이는 방어의 안정성을 높이고, 반격의 기회를 만들기 위함이야.
그 다음은 창의 회전을 이용한 회피. 창을 회전시키며 자신을 보호하고, 동시에 공격을 준비하는 기술이야. 창은 바람처럼 회전하며, 적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 속에서 언제든지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쳐야 된다. 손목의 유연한 회전과 팔꿈치의 각도 조절로 창을 회전시키고, 몸을 낮추어 적의 공격을 피하며 순간적인 반격을 준비한다. 회전과 회피의 요령은 몸의 중심을 이동시키면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야. 이를 통해 적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어.
그 다음은.. 기초에서 강조했지만, 여기서도 창끝의 미세한 조작에 대해 수련할 거야. 우성의 눈은 항상 목표를 정확히 겨냥했고, 창끝의 움직임은 그 목표를 놓치지 않았다. 높은 정확도로 적의 약점을 노리는 그의 창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손목과 손가락의 미세한 조작으로 창끝을 정확히 제어하며, 적의 빈틈을 파고든다. 요령은 창을 잡은 손의 힘을 조절해 미세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적의 약점을 정확히 타격해 전투를 빠르게 끝내기 위함이지. 이거는 사실 요령보다는.. 많이 해봐야 숙련되는 영역이긴 하지.
그런데 이런 개활지에서 친절하게 항상 친절하게 혼자서 덤벼주는 마수가 있을까? 아니? 여러 명이서 제한된 지형에서도 덤비겠지. 실전에서 우리의 조건을 맞춰주겠나? 그런고로..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법.. 들어가자.
여러 명의 적을 상대하는 훈련에서, 우성은 창술의 범위를 넓히고 효율적으로 싸우는 법을 익힌다. 창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다수의 적을 상대하면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다수의 공격을 방어하며, 동시에 공격을 이어나간다. 발목과 무릎의 유연한 움직임으로 빠르게 위치를 바꾸며, 몸을 회전시켜 넓은 범위의 공격을 수행한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자세가 빈약하게 설명되었지? 그런데 빈약할 수 밖에 없어.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것에는 적들에 혼선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위치를 바꾸며 이동하고, 어떤 적들이 먼저 튀어나와서 공격할지 관찰하고 예측하고, 그리고 체력안배를 위해서 큰 동작은 최대한 자제할 것.. 여러 명을 상대하는 거는 일단 체력이 되어야 성립할 수 있으니깐. 나머지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역량과 센스에 달려있지. 그래도 여기서 끝나면 아쉽잖아?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적의 진형 한 가운데로 도약해서 뛰어들어. 그 다음에 창을 전 방향으로 크게 휘두르면서 적들을 공격해. 왜냐고? 적의 진형과 균형을 무너뜨리는 거야. 지휘체계를 완전히 마비시키면서 내부에서부터 적에게 패닉을 유도하는 거지. 창의 리치가 길기에 위압적으로 휘두르면 적들이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기에 다들 거리를 벌리는 순간부터 적의 진형은 깨지는 거야. 그때부터 마음껏 날뛰면 돼.
그 다음은..지형 활용이야. 높은 지형이나 좁은 공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는 법을 익혀야지. 지형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적을 상대해야 돼. 높은 지형에서는 적을 내려다보며, 좁은 공간에서는 적의 움직임을 제한하며 싸워야지. 발끝으로 바위를 디디며 높이 뛰어오르고, 창을 내려찍어 적을 제압하는 식으로... 지형 활용의 요령은 지형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게 전술을 세우는 것인데...사실 이것은 사용자의 실전경험과 천부적인 센스로 할 수 있는 거라.. 연습보다는 실전에서의 변수를 겪으면서 성장할 수 밖에 없어. 이는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것과 연계 돼.
>>403 ㅋㅋㅋㅋ 이미 훌륭한 호감도작인걸요! 아카데미에서 만나면 재도 여기로 왔구나- 하고 생각하겠네요. 주변 눈치도 있고 그러니 대놓고 반가워하기보단 그냥 눈인사 정도만 가볍게 할 것 같아요! 옛날에 사교파티에서 만났을 때처럼 신성력 걸어줬으면 좋겠다 하고 잠깐 생각할지도요
>>404 이미 다크다크 해져버린 두 사람의 재회 ... 다시 봤을땐 록시아도 제 앞가림 하기 힘든 상태라서 신경 써주긴 힘들겠지만 말해주면 거리낌 없이 해주긴 하겠지! 아마 서로 상황은 잘 모를것 같고 그냥 힘들어보이는구나, 하고 지나치는거지 :3 학년도 다르고! 아 그래도 제나는 록시아가 하층민 출신이라는건 알 수도 있으려나. 그런 약점 같은건 알음알음 구설수에 오르기 마련이니까
>>405 어릴 때처럼 마냥 해맑기에는 너무 가문일로 찌들어버렸다... 록시아도 너무 힘들어보여서 해달라고 말 하거나 그러진 않을것같아요 ㅋㅋㅋ 우연히 둘이서만 만나게 하면 슬쩍 돌려 말하는 식으로 부탁할지두요! 하층민 출신인건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큰데.. 아무래도 남의 가문 일이니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길 것 같아요. 다른 가문 후계자 약점가지고 뭘 하기엔 가주 대리 일만으로도 충분히 죽을 것 같으니까요
창에 혼돈의 기를 머금고, 허공을 베면서 기를 뿌린다. 흩어진 혼돈은 연한 분홍색 연기의 모습으로 적에게 스며들기 시작한다. 연기의 향은 맡는 이에 따라 달콤하거나 신선하거나, 향긋하거나 혹은 청량할 수 있다. 어떤 향을 맡아도 적의 반응은 황홀했다. 그러나 이 향은 우성의 혼돈의 기가 짙게 스며들어 적의 기나 마력을 어지럽히고, 결국 붕괴로 이끈다. 이 향은 마치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독이 든 것처럼, 적을 끝없는 매혹과 동시에 파멸로 유혹한다.
창에 혼돈의 기를 머금고, 허공을 베면서 기를 뿌린다. 흩어진 혼돈은 연한 분홍색 연기의 모습으로 적에게 스며들기 시작한다. 연기의 향은 맡는 이에 따라 달콤하거나 신선하거나, 향긋하거나 혹은 청량할 수 있다. 어떤 향을 맡아도 적의 반응은 황홀했다. 그러나 이 향은 우성의 혼돈의 기가 짙게 스며들어 적의 기나 마력을 어지럽히고, 결국 붕괴로 이끈다. 이 향은 마치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독이 든 것처럼, 적을 끝없는 매혹과 동시에 파멸로 유혹한다.
훈련장의 밤은 칠흑같고 선선했다. 하늘은 먹물을 뿌린 듯 검게 물들어 있었고, 별빛조차 드문드문 보였다. 달빛마저도 희미하게 은은한 광채를 뿌리며, 그 고요함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선선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나뭇잎들이 서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춤추듯 흔들린다. 그 바람은 피부에 닿자마자 가볍게 스며들어 기분 좋은 냉기를 선사한다. 공기 중에는 은은한 풀내음과 흙냄새가 섞여 있다.
하지만 이런 자연의 냄새도 잠시였을까? 어디선가 연초 냄새가 나지 않았던가. 코를 찌르는 듯한 톡 쏘는 냄새로 후각을 자극하고, 이내 쌉싸름하고 스모키한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그 향은 마치 태운 나뭇잎의 냄새와 비슷하면서도, 그 속에 감도는 약간의 달콤함과 그을린 나무 향이 함께 어우러진다. 시간이 지나며 그 쌉싸름한 냄새는 점차 무겁고 눅눅한 잔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역시.. 방금 무언가 벽을 깼다는 느낌이 들었단 말이지~"
그렇다. 우성이 홀로 훈련장에서 흡연을 했던 것이다. 자신의 창은 바닥에 세운 채로, 오른팔로 껴안듯이 잡고 있었다. 왼손으로는 연초를 쥐며 흡연을 하고 있었다. 우성은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인 뒤에 연기를 한 모금 삼키고 뱉어낸다. 첫 모금의 연기가 폐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연초의 향과 따뜻한 연기가 함께 밀려들어와 폐를 가득 채우는 순간, 머릿속이 맑아지는 것 같으면서도 약간의 어지러움이 느껴진다. 연기를 들이마신 뒤 천천히 내뱉으면, 하얀 연무가 입과 코를 통해 부드럽게 흘러나오며 공기 중에 퍼진다. 담배를 피울 때마다 느껴지는 쌉싸름한 맛은 혀끝에서 은은하게 남아있고, 스모키한 향이 목을 타고 내려가며 남기는 약간의 거친 감촉이 있다.
훈련장에는 여러 훈련용 마수들이 정신을 잃은 채로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다 쓰러진 마수들의 표정이 어쩐지 다들 넋이 나갔으면서도 황홀했다. 싸운 흔적이라고는 각자의 급소가 깔끔하게 찔리거나 베인 것을 제외하면 찾아볼 수도 없었다. 거칠고 끈적한 싸움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마수들의 숫자일 터, 어째 우성은 이 마수들을 서로 피 한방울 튀기지 않고 끝낼 수 있었던 것이냐.
우성은 다 핀 담배의 재를 손가락으로 튕기고, 쓰러진 마수들을 노려보며 쓰러진 마수의 이마 위에 꽁초를 튕기며 버린다. 그 순간, 마치 한밤 중의 고요한 개활지와 같았던 훈련장의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고, 마수들의 형상은 점점 흐릿해져가면서 결국은 완전히 사라졌다. 훈련장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우성은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다.
발길을 돌리려는 당신에게 들리는 갑작스러운 목소리. 당신이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면 그녀를 볼 수 있을겁니다.. 어쩐지 화가 나보이는 그녀는, 당신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흡연을 한게 문제였던걸까.
그러나 당신이 뭐라고 말했든, 그녀는 당신에게 다가와서는 갑작스레 웃어보이며 다시 말했을겁니다.
"사실 농담이에요, 그냥 장난 한번 쳐보고 싶었습니다 선배님"
생각해보니 훈련장에 그런 규칙은 없습니다. 분명 초면일터인데 갑작스러운 장난을 치고는 웃어넘기려는 저 모습.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일단 매우 태연해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사과의 의미라도 되는건지 사탕 하나를 뇌물처럼 조심스레 건네는 모습도 장난스럽습니다.
무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아나가기 시작한다. 몸에 배인 스모키한 담배냄새는 애석하게도 피는 사람 입장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우성이 훈련하는 것을 보았던 것인가. 자신과 비슷한 또래로 느껴지는 한 여성의 분노한 듯한 목소리가 우성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구나. 우성은 뒤에서 들린 목소리임을 느끼고, 표정을 밝게 바꾼 뒤에 뒤를 돌아본다.
"미안해요~ 다음에는 다른 곳에서 필게요~"
어디에서나 볼 법한 동쪽 출신의 여성. 검은 머리와 흑안.. 전형적인 동쪽 여성의 외형이었다. 자신처럼 서쪽의 피가 섞인 혼혈이 아닌 이상에야 흔히 볼 수 있지 아니하던가. 동쪽의 소녀는 우성의 사과에 갑자기 다가오며 웃어보이기 시작했고, 우성은 자기 잘못만 잘 짚어서 인정하면 쿨하게 넘어가는 성격이구나..라고 혼자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장난이라는 걸 알기 전까지는 말이야.
"농담이셨구나. 저는 훈련장의 규칙이 바뀐 줄 알고 놀랐단 말이에요~"
우성은 웃어보이는 소녀의 장난을 자신 역시 능청스럽게 받아넘긴다. 물론 속내까지 완전히 장난에 동조하는 능청스러움은 없었다. 그저 속으로는 꽤나 외향적이고 거리감이 없는 학생이구나..라고 생각할 뿐이었지. 또 하나는 자신이 아무리 선배여도, 다른 5학년들에 비해 연령대가 비교적 어리고 외관적으로도 그것이 티가 나니, 다른 선배들에 비해 후배들이 다가가기 덜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실제로 우성은 앞의 유진보다 어리기도 했으니깐.
우성은 유진이 조심스레 건네는 사탕을 받아서 입안에 넣고 천천히 녹이기 시작한다. 무슨 맛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계피맛은 아니었으면 좋겠는 걸? 어쨋거나 이런 가벼운 장난이야 사탕 하나로는 퉁쳐서 넘어갈 수 있었다. 다른 사람한테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성에게는 그랬거든.
외관을 살피는 것인가? 그녀가 우성의 외관을 살피는 것을 어럼풋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이렇게 대놓고 살피는 것은 꽤나 오랜만인데 말이야. 잘생겨서 그런 건가? 우성도 본인의 외모를 나름 자각하고 있어서 말이야. 그렇다고 이 외모를 악용하거나, 이성들을 홀리는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네?"
이런.. 외모를 보는 것이 아니었구나. 실력이 어떤지 대충 눈대중으로 보는 것이었어. 본인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라니, 이거 너무 과찬인 걸. 이런 얘기를 들으려고 수련하는 건 아닌데 말이야. 앞의 소녀는 나름 강함에 대한 열의가 강했던 걸까? 이 말을 하고나서 묘하게 기분이 다운되어 보인다. 이어서 소녀는 많은 사탕을 꺼내며 다른 맛을 권하기 시작했고, 우성은 괜찮다며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사과맛은 나름 좋아해서요. 고마워요."
아직 벽 근처에도 못 간 느낌이라. 아직 높은 학년이 아니겠지. 그야 당연하잖아. 우성과 비슷한 액면가..이는 곧 저학년임을 의미했으니깐 말이야. 우성 역시 조기입학이 아니었다면 현재 2학년이었을 테니깐. 선천적인 천재성이 아니고서야 아직은 마력의 등급이 낮은 것.. 그것은 당연한 게 아닐까.
"어제까지 호급이었죠. 내가 정말 등급이 올라간 게 맞다면.. 이제는 귀급이겠죠. 어쨋든 만나서 반가웠어요. 제 이름은 하 우성, 진룡파의 진룡검수이죠. 나이는 18세, 학년은 5학년입니다. 나중에 연이 될 때 또 만나시죠."
우성은 유진에게 꾸벅 목례를 하고 다시 자신의 길을 걸으려는데...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서는 유진을 다시 부르기 시작한다.
누구나 겪는 과정이지 아니한가? 천재가 아닌 이상에야 강함이란 건 단기간에 얻을 수 없는 것이니깐. 6년의 시간이 주워졌을 때, 그 기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자신의 힘을 깨닫고 보완해나가야지. 사실 애초부터 천재였다면 이 교육기관에서 배우려는 의미가...없겠지?
"2학년 유진씨.. 안 놀릴 테니깐 부담없이 보여주시죠."
우성은 그녀의 검술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일단 그녀의 검술은 확실히 일반적인 것과는 달랐다. 단순해 보이는 검에서 검은 빛이 흘러나온다. 이는 분명히 보통 검술과는 다른, 특수한 기술을 의미했습다. 검은 빛이 흘러나오는 순간, 그 빛은 위압감을 주지는 않았지만, 베는 동작이 중간 과정 없이 끝난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검술의 속도가 너무 빨라 과정이 보이지 않았거나, 혹은 그러한 기술 자체가 빠르고 효율적인 베기를 목표로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
"잘 봤어요, 유진씨. 내 감히 생각을 들려주자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해서요. 사실 기술을 시연하기 전에 보고 놀리지 말라는 말에 자신감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졌거든요. 아무리 강해도, 자신의 힘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완전히 발휘하기가 힘들거든요."
"신체와 기는 모두 멘탈의 영향을 받아요. 자신감이 없으면, 근육이 긴장되어서 힘과 속도가 평소보다 감소하며, 망설임과 두려움으로 적의 공격에도 둔하게 반응하죠, 유연성과 밸런스를 유지하기도 힘들어지거든요. 불안정한 마음은 기술의 정확도가 떨어지게 만들며, 기의 흐름을 원할하게 하지 못하여서 무공도 제 효과를 누리기가 힘들죠. "
"그렇기에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승자는 항상 자기자신을 더 믿는 사람이거든요- 명상을 하면서 기와 심신을 차분히 해주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주면서 유진씨가 더 강해지는 상상을 반복하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봐요. 물론 꾸준한 연습은.. 이미 하고 있을 테지요. 솔직히, 처음에는 얘기만 듣고 이런저런 부족한 부분이 많을 줄 알았는데요... 유진씨의 기술은 굉장히 군더더기 없고, 간결해요. 스스로 격려하고 자신감을 가질 이유가 있어요."
"그리고 혹시.. 이 기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가능할까요? 아무래도 본능적으로 익혀저서 쓰는 것이랑, 자신의 기술을 확실히 숙지한 채로 쓰는 것이랑 천지차이거든요. 혹시나 잘 숙지하고 있는가 해서요."
우성은 훈련장 중앙에 서서 천천히 숨을 고르며 창을 손에 쥔다. 그동안 복습한 기본기 수련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창술의 기초부터 시작해 심화 과정까지, 그리고 기의 원리와 운용법까지 모두 다시 떠올리며 준비한다.
먼저 기의 흐름을 떠올렸다. 기는 호흡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와 단전에 모이고, 단전에서 집중과 의지로 경락을 통해 몸 전체로 흘러나간다. 이 흐름을 통해 우성은 자신의 기를 창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호흡을 통해 기를 들이마시고, 단전에서 이를 응축해 창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호흡은 생명과 같아. 숨을 들이쉴 때 기를 받아들이고, 내쉴 때 기를 발산해."
우성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기를 몸 속에 받아들인다. 단전이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고, 그 기운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창을 쥔 손에 집중하며, 기가 손끝을 통해 창으로 흘러가도록 했다. 창 끝이 서서히 빛을 발하며 기운이 응집되기 시작한다.
기초부터 복습하듯, 그는 먼저 기본적인 찌르기와 베기 동작을 반복했다. 창을 전방으로 찌를 때마다, 기가 폭발적으로 방출되며 허공을 가르듯이 나아갔다. 반대로 창을 돌리며 방어 자세를 취하면, 기가 방패처럼 그의 몸을 둘러싸며 보호막을 형성했다. 이 모든 동작은 단순한 힘이 아니라, 기의 흐름을 통한 것이다.
우성은 기의 흐름 원리를 다시금 상기한다. 기는 단전에서 응축되고, 그 응축된 기를 손끝으로, 그리고 창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창을 통해 기를 발산하고, 다시 집중시키며 다양한 형태로 변환시키는 방법도 떠올린다. 창과 자신의 몸이 하나라는 생각을 더욱 깊이 새기며, 기를 통해 창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몸과 창은 하나... 기의 흐름을 느끼고, 그 흐름을 통해 창을 움직이는 것이 이 수련의 목적..."
우성은 다시 한 번 기를 집중시켰다. 이번에는 더 강력하고, 더 빠르게 기를 창에 흘려보낸다. 그의 호흡과 심장 박동이 창과 파동과 완벽하게 일치하였고, 그의 기는 거침없이 창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한다. 창은 마치 불타오르듯이 빛났고, 그는 창을 휘둘러 기운의 궤적을 훈련장에 그린다.
그는 깊은 집중 속에서 기의 흐름과 창술의 원리를 다시금 떠올렸다. 모든 수련의 기억이 그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어 있었다. 우성은 자신의 기와 창이 하나로 융합되는 순간을 체감하며, 보다 깊은 경지로 나아가려고 했다.
기의 흐름과 창술의 동작을 연계시키는 원리는 그동안의 수련의 핵심이었다. 창을 찌를 때 기를 집중시키고, 창을 베어낼 때 기의 흐름을 방출하며, 창을 회전시켜 방어할 때 기를 회수하는 등 모든 동작이 기와 연결되어 있었다. 이러한 연계는 단순히 동작을 수행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전투를 하기에 좋겠지.
그는 창을 위로 들어 올리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기가 단전에서 끓어오르듯이 응축되었고, 그는 그 기를 창 끝으로 집중시켰다. 그의 몸과 창은 하나가 되어 움직였고, 기의 흐름은 마치 전류처럼 그의 몸을 타고 흘러 창 끝으로 뻗어나갔다. 기와 창의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느껴졌을라나.
전보다 더 강해진, 난이도가 더 높은 연습용 마수와 싸울 때에도 흥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명상으로 단련된 마인드와 꾸준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인한 승리에 대한 확실한 그림은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자신감은 기의 원활한 흐름과 신체의 이완으로 이어져서 움직임과 기술이 더욱 자연스러워진다. 격한 움직임과 적의 끝없는 압박에 숨이 차올라도, 차분하게 호흡을 놓치지 않으며, 자신의 움직임과 기의 흐름에 완전히 몰두하여 집중하기 시작한다. 마치 자신의 적은 바로 앞의 적이 아닌, 바로 자신인 것처럼 말이야.
이 모든 과정은 우성이 창과 자신의 기를 완벽하게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창과 하나가 되어 움직임을 제어하는 능력을 연마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기를 통해 창의 움직임을 느끼고, 창을 통해 기의 흐름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오늘의 수련이었다.
카르마 라는 이름에 달려있는 무게감이란 다른 이들은 쉬이 상상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신성력과 사제로 유명하다는 것은 타인의 기대 또한 받아야하는 입장이라는 뜻이니까. 그렇기에 록시아는 여가 시간에 아카데미 내부를 돌아다니다보면 이런저런 요청을 받기 마련이었다.
" 다쳤는데 좀 도와주세요! "
물론 이제 최고학년인지라 예전처럼 편하게 도와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런식으로 도와달라는 요청은 지금도 종종 받고 있었다. 너무 급한 일이 아닌 이상 거절하지 않고 도와주는 편이었는데 가문의 이름에 먹칠하지 말라는 누군가의 가르침 때문이었다.
" 좀 심하게 넘어졌어요 ... "
도와달라고 찾아온 여학생의 뒤를 쫓아가보니 한 남학생이 다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 뭐하다가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곧장 남학생에게 다가가 간단하게 응급처치를 해주고서 상처 부위에 신성력을 집중시켰다.
" 일단 상처는 아물었는데 너무 무리해서 움직이지 말아요. "
물론 말끔하게 완치 시키는 것도 가능했지만 록시아는 너무 신성력에 의존하면 좋지 않을거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적당히 치료를 시켜놓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록시아는 그들에게 감사인사를 받은 뒤에 다시금 가던 곳으로 가려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옷깃을 잡기 전까지 말이다.
>>531 일단 지금 5학년 수업중 아닌가? 하고 생각할거에요. 그런 다음 옆에 앉아서 톡톡 쳐서 깨워보려고 할 테고, 일어나면 수업중인데 왜 여기 있냐고 물어보고? 안 일어나면 그냥 옆에 앉아서 자기 할 거 하거나- 그냥 지나가거나- 하겠네요. 근데 전자의 확률이 좀 더 높고요!
하나는 과정을 과하게 드러내서 상대를 주목시키고 끌어들이는 형태와 나머지 하나는 과정을 완벽하게 숨겨서 상대의 인식을 초월해서 결과만을 남기는 형태라. 방금 보여준 것은 후자에 속하겠네. 결국 둘 다 본질적으로 인식을 교란시켜서 효과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이네.
"범용성이 좋겠네요- 상대방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후자를 사용하면 될 것이고, 반대로 후자를 시전할 틈이 안 나올 정도로 집중력이 강한 상대면 전자를 이용해서, 집중력을 과다하게 소모시킬 수도 있고. 여러모로 방어를 허물기 좋겠어요. 그런데 왜 아직 경계를 허물고 강해지지 못한 걸까- 그게 이해가 안 가네요."
우성은 능청스레 유진의 기술을 칭찬하고, 자신의 창을 오른쪽 팔로 안듯이 쥔 채로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유진씨? 이 기술이요, 여러 번 사용하지 못하죠? 인식의 경계를 노리는 무공은 높은 집중력을 요구할 수 밖에 없어보이더라고요. 상대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식을 먼저 놓치면 안 되니깐요. 기술의 과정을 추측해보아, 상대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걸 유진씨 스스로 파악을 파악을 하고나서야, 무공을 사용해서 흐트러진 집중력을 파고들어서 잠시 동안의 인식을 헤쳐서 상대방의 머릿속에서 완전히 공격하는 과정을 지워버리는 거죠. 그러니깐 기력소모가 심할 수 밖에요. 상대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까지 기력을 소모하여서 자신 역시 집중하는 것. 쉽지 않거든요. 반대로 과정을 과하게 드러내는 과정에서도 똑같이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겠고요."
"유진씨가 어떻게 싸우는지는 내가 모르겠지만.. 이 무공을 사용하는 이상, 상대방의 움직임이나 인식에 맞춘 수동적인 전투보다는 유진씨가 상대방의 집중력을 먼저 분산시키는 능동적인 전투를 해야 된다고 보거든요. 아무리 집중하더라도 집중력이 풀리는 순간, 이 순간을 유진씨가 직접 창출하는 것이죠. 검에서 검은 기가 흘렀던 것을 보아, 검에 기를 적용시키는 것이 가능한 것인데 이를 이용해서 기를 응축시켜서 상대방의 눈에 쏘아서 잠시 시야를 교란시켜서 집중력을 흔들고, 그 흔들린 집중력 사이에 바로 무공을 사용하여서 평소보다 더 적은 마력소모로 상대를 공략하는 것이죠. 이거는 예시일 뿐이고요~ 이 변수창출은 유진씨의 창의력과 센스에 달려 있어요~"
우성은 웃으면서 유진의 무공에 대한 추측과 자신이 생각한 피드백을 자연스레 말해주고 있었다. 만난지 몇 분 조차 안 된 소녀이거늘, 왜 이렇게 진심인 것일까? 우성이 이 소녀가 마음에 들어서? 아니면 정말로 고민하는 자의 고민을 풀어주고자 하는 선의? 아니었다. 바로 "멘토-멘티 수련법"이었다. 스승과 제자가 있다면, 제자만 성장하는 법일까? 아니다. 스승 역시 제자를 가르치면서, 제자와 자신이 지금까지 공통적으로 놓친 부분을 필연적으로 보기 마련이다. 그런 부분들을 보면서 스승 역시 성장하는 법이다. 제자를 가르치는 것이 곧 자신을 가르치는 것과 같아, 같이 성장하는 법이지.
"그리고.. 신체단련도 강도를 더하면 좋다고 봐요. 어떤 무공이든, 신체가 강할수록 더 빛을 보니깐요. 기를 담는 그릇도 결국 신체잖아요? 상대의 인식을 이용하는 무공이기에 신체능력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인식에 침범하기 전까지는 결국은 신체로 버텨내야 된다는 결론이 나와서요. 한 번 해봐요~ 저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이거는 쓸모가 없으니깐 넘어가도 좋을 거야~라고 넘긴 것들을 "혹시...?"라고 생각해서 해보니깐 의외로 해결책이 되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우성은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고 미소를 지으며 유진에게 방법을 권했다. 사실 이 말의 본질은, 매너리즘을 버리고 자신이 등한시했던 것을 한 번 시도해보라는 의미였고, 곧 자신에게도 건네는 말이기도 했다. 동시에 메타인지를 더욱 정확히 하라는 것이었다. 자신에 대한 객관성이 낮을수록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가 없는지에 대한 판단이 흐려진다. 결국은 정작 필요한 것을 자신에게는 필요가 없다면서 그냥 넘어가는 사태가 오는 거지.
"마지막으로.. 낮은 기력들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배우거나 개발하면 좋겠고요. 좀 여러가지로 말이에요. 저 두 기술만 사용하면.. 처음 당하는 사람은 모를까, 여러 번 당한 상대는 적응할 수 있기에 바리에이션을 넓히는 게 좋다고 보거든요. 하하, 내가 너무 주제도 넘게 이런저런 쓸모없는 얘기를 했죠?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내가 유진씨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얘기하는 것 같네."
우성은 변한 학교의 구조를 보고 잠시 어리둥절했다. 안내를 보아, 4개의 미궁이 있으니깐 .. 가장 직관적이고 전투만 해서 이기면 얻을 수 있는 2번 스테이지를 고를까 생각했다. 하지만.. 보상은 그렇다고 쳐도, 미궁을 클리어하며 겪는 경험은 너무나도 뻔해. 끽해야 기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거나 창술의 실력이 더 좋아지는 것이겠지. 이것은 평소의 수련으로도 꾸준히 쌓아서 올릴 수 있는 것들이야.
그렇다면 의외로 해보지 못한 경험을 쌓기 좋은 곳은..
바로 1번이야. 미궁 고스트 테마파크.
사방팔방에서 튀어나오는 귀신이 주는 공포와 우성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혼돈의 시너지는 본인도 예측할 수가 없었거든. 오히려 이런 공포상황을 극복하면서, 마인드 컨트롤과 정신력을 더 강화해서 혼돈을 더욱 더 우성의 것으로 만들어서 자유로이 다룰 수 있겠지.
갑작스런 학교의 이벤트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갸웃한다. 보통 이런 이벤트는 공지를 하고나서 하는게 보통 아닌가. 갑작스럽게 바뀌어있는 학교 구조에 그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았다. 보아하니 미궁은 4가지가 있고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통과하는게 이번 이벤트의 주요 골자인듯 싶었다.
" 이런 스케일이면 미리 공지해주는게 좀 더 낫지 않을까요. "
이런 이벤트를 기획한게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제발 그 사람이 듣기를 바라면서 록시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첫번째 미궁으로 향했다. 사방팔방에서 튀어나오는 귀신들은 사제인 자신의 입장에선 그저 퇴마해야할 잡귀일뿐(?) 그냥 이벤트성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딱히 신경 쓸 필요도 없어보였으니 말이다. 조금은 놀라긴 하겠지만 위험한게 아니라면 익숙한 곳으로 향할 뿐이다.
칭찬해도 더 나올 것은 없다지만, 일단 장점은 칭찬하고 보는 것이 맞지 않겠나. 물론 장단점이 있겠다마는, 이왕 얘기하는 거 더 좋게좋게 말해도 되니깐 말이야.
"그래서 이것저것 더 연구하고 실제로 겪어보는 걸 추천하거든요~ 무언가 벽에 막힌 느낌이다~ 이는 곧 기존의 방식에 변화를 줘야 된다는 신호이니깐요. 단지 그거를 사람들은 알면서도 막상 실천하지를 않으려고 하죠. 이해는 되는 이유이긴 하지만요. 해봤자 아무 성과가 없어서 귀한 시간만 낭비하거나, 더 퇴보할 수도 있다는 공포심이 이런 실천을 더뎌지게 만들어주거든요."
이것 역시 유진 뿐만이 아닌 우성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이제는 기의 운용과 창술의 단련이라는 틀에 벗어나서, 조금 더 다른 방법을 찾아서 발전의 방안을 찾아야 됐다.
"체력이 안 붙는다라.. 개인차가 있겠지만, 체력이 일정수준에서 머무는 이유는 대부분 두 가지 이유더라고요~ 운동의 강도가 항상 똑같고 종류가 다양하지 않으면 그저 유지만 될 뿐이거든요. 체력은 가만히 두면 점점 나빠지기 마련인데, 그나마 항상 일정한 운동을 해서 체력은 유지가 되죠. 그 이상의 증가는 기대할 수가 없지만. 그렇기에 점진적으로 조금씩 강도와 종류를 늘려야 체력이 조금씩 좋아지건든요~ 두 번째는 반대의 경우인데~ 유진씨가 운동은 진짜 열심히 해요. 그런데 너무 열정적이어서 휴식은 뒤로 하고 운동에만 집중을 해요. 그러면 오히려 몸이 망가지거든요. 휴식도 훈련의 과정이라고~ 운동을통해 혹사시킨 신체를 충분한 휴식으로 회복시켜야 전보다 더 강해지는 법이랍니다~"
능청스레 체력이 붙지 않는 전형적인 원인들과 그에 대한 해결법을 제시해주며 슬슬 뒷걸음을 천천히 쳤다.
"감사하다니~ 도움이 된 기분이라 좋네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오늘은 적당히 하고 들어가셔요~ 지금은 밤이니깐.. 내일 수업을 들으시려면 적당히 하고 자야겠지요."
우성은 유진에게 눈웃음을 짓고는, 왼손을 흔들며 유진을 배웅해주고는 자리를 떠나기 시작한다.
학교 측에서 미궁 보물찾기라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보물찾기라... 단순한 행사 같군. 그렇게 생각했다면 큰 코를 다칠 게 분명한 일이 벌어졌다. 바로 학교 자체가 변해버린 것이다. 진법으로 단단히 보호받고 있는 학교이니 이런 일이 생길 거라는 것쯤 알았어야 했는데. 천은 혀를 차며 넷으로 나뉜 구역을 멀찍이서 둘러보았다.
"허, 학교와 미궁이라니... 반응이 좋으면 아예 바꿔버리기라도 할 셈인가?"
천은 어느 구역으로 들어갈까 잠시 고민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네 번째 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들어간 미궁은 학교의 형상을 취하고 있었기에 생각보다 낯설지는 않았으나...
"...그만 좀 해라! 이 의미도 없는 과제는 대체 얼마나 남은 거냐?!"
천은 어느새 날아드는 과제를 피해 복도를 달리며, 부채에 기공을 담아 휘둘렀다. 종이가 이리저리 날아들어 어느새 복도는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다...
오늘은 휴식을 취하는 날이었다. 5일에 한 번 꼴로 수련을 쉬는데, 이렇게 주기적으로 육체와 정신을 안정을 시켜야 됐다. 매일 수련의 연속이면 심신이 모두 지쳐서 실전에서 싸우기도 전에 이미 스스로 망가질지도 몰랐다. 결국 휴식 역시 수련의 과정이라는 거지. 그렇기에 5일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 쉬어줘야 수련의 능률이 오르고 말이야.
우성은 모두가 수련에 몰두할 때, 자신의 방에서 붓과 물감 그리고 캔버스를 세팅하기 시작한다. 이어서 의자에 앉아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첫 모금을 들이마실 때, 담배 연기가 그의 폐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그 감각은 마치 창 끝에 기를 모을 때처럼, 천천히 그리고 깊게 퍼져나갔다.담배 연기는 그의 머릿속을 맑게 해주었다. 눈을 감고 한 모금씩 담배를 피우며 그 동안의 피로를 풀어주기 시작했다.
담배를 다 피운 후, 우성은 조용히 자신의 붓을 꺼낸다. 수련의 일환으로 시작한 그림 그리기는 어느새 그의 취미가 되었다. 머릿 속에서 상상했었던 걸 그림으로 그려내는 행위는 기를 더 자유로이 다룰 수 있는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취미였지.
붓을 쥔 그의 손이 캔버스를 스치는 순간, 그의 마음은 다시 한 번 집중 상태에 들어갔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는 모든 잡념을 잊고 오직 눈앞의 그림에만 몰두했다. 그의 눈동자는 진지하게, 때로는 흥미롭게 변했다.
캔버스 위에 물감이 계속해서 칠해지며, 우성이 상상했던 무언가가 캔버스 위에 나타났다. 음- 짙은 보라색 불꽃. 불꽃 안에는 안구 하나가 있지만, 불에 타는 것이 아닌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한 안구. 주변에는 마수들과 사람들이 절망을 하며 절규하는 모습- 설마 혼돈의 형체를 나름대로 상상해서 표현한 것이냐?
자고 일어나니 갑작스레 바뀌어버린 학교 구조에 그는 한숨부터 푹 내쉰다. 안 그래도 할게 많은데 이런 이벤트-특히나 다른 것도 아닌 미궁-라니. 그래도 명색이 보물찾기인만큼, 보상은 확실하게 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을까.
일단은 1번. 고스트 테마파크는 패스 반사적으로 귀신을 태워버리거나 너무 놀라서 기절해 버릴지도 모를 뿐더러 귀신은 싫다.. 2번하고 3번은.. 딱 미궁 이벤트의 정석 느낌이고 안그래도 피곤한데 몸을 써야 할 것 같으니 패스 4번은 학교 그 자체에 나오는 것이 과제하고 수업들..
4번이 제일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미궁 학교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
" 그냥.. 다른 곳으로 갈 걸 그랬나.. "
수업따로 과제 따로가 아니라 수업+과제가 될 수도 있단 것을 순간 망각한 5분 전의 자신을 저주하며, 그는 수업과, 과제(필기)와, 과제(실전)을 번갈아 풀어가며 힘겹게 미궁을 헤쳐나간다
1. 「별로 선호하지 않는 취미 활동을 집요하게 권유받는다면?」 > 하 전도라면 자신 있는데 말이지. 취미 활동을 권유한다면 이쪽에선 종교를 적극적으로 권유할 생각이 있어. 누가 이길지 두고보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 중에 하나겠네.
2. 「빵과 밥, 면 중에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 >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빵을 좋아해. 음식을 많이 먹는 편도 아니고 살기 위해 먹는다에 가까우니까. 그래도 맛있는게 있다면 종류는 가리지 않아.
3. 「누군가에게서 사랑 고백을 받게 된다면?」 > 완곡하게 거절하겠지. 애초에 나는 누군가랑 쉽사리 사귈 수 있는 사이가 아니야. 언젠간 가주가 될테고 내 옆자리는 가문의 이익을 위한 자리로 쓰여질테니까. 거기에 지금은 위험하기도 하니까. #당캐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끼익,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한 작은 교실에서 하얀 머리의 학생이 조심스럽게 걸어나왔다. 일대일 교습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기에 아마도 그가 누군가와 과외 비슷한 것을 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었다.
" 매번 피곤하게 하시는군. "
한쪽 눈은 안대로 가린채 다른 한쪽 눈을 비비며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리는 남학생은 카르마 가문의 가주 후보인 록시아 카르마 카일이었다. 주기적으로 가문에서는 그를 따로 가르치기 위해 아카데미로 추기경 한명을 파견하고 있었는데 그 교육이란 상당히 수준 높고 가혹한 편이라 지금의 그도 진절머리 날 정도로 힘들었다.
" 근데 어차피 다른 선택지도 없으니까. "
이젠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와버렸다. 멈추거나 되돌아가게 된다면 목숨까지 위험한 상황이니까.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어떻게든 이 자리를 쥐고 있어야 후일이라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이만 방에 가서 쉴까, 생각하던 그의 눈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 제나? '
어릴적에 연회에서 몇번 마주쳤던 아이였다. 서로 위치가 비슷해서 인사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었다. 록시아가 먼저 아카데미로 들어가고나선 한동안 소식을 못듣다가 아카데미에 입학한 것을 우연히 보게된 이후 가주 대리 자리에 있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록시아는 그런 제나에게 가볍게 눈인사만 하고 조용히 옆을 지나가려 했다.
오늘은 소풍날입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요? 글쎄요, 이 학교에서 이런게 한 두번인가요. 이제 여러분도 익숙해졌을거라 믿습니다.
이번 소풍은 합동수업의 일종으로, 몇몇 수업반에서 사람들이 랜덤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공통점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모임이 완성된건 둘째치고, 갑작스레 외부 마수 관찰이라는 희안한 과제가 준비되었는데요. 마수를 처리하고 전리품을 가져오든, 말 그대로 조사만해서 간단한 리포트 형식으로 써오든 상관없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전투를 택하기야 하겠지만요..
아무튼 그러다보니 학교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울창한 숲이 스산해보이지만 사실 여긴 최하급 마수밖에 안 나옵니다.
"자, 그래도 혹시 모르니 조심해서 다니자~"
일종의 베이스 캠프를 만들고나니 담당 선생님은 준비 때문에 자리를 비우고, 가장 고학년이던 선배 하나가 통솔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다 같이 뭉쳐서 다니는건 아니고. 일정 반경만 벗어나지 않으면 괜찮은거 같습니다.
작은 슬라임들이 주로 나오는 길과. 뿔이 달린 토끼처럼 생긴 혼래빗이 주로 나오는 길로 나눠지는 느낌입니다.
이제는 익숙한 갑작스러운 소풍. 무작위로 선정된 학생들이기에 전혀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구나. 물론 익숙한 얼굴도 몇 명 보이지만 말이야. 그런데.. 이번 소풍은 조금 다르네. 마수관찰이라. 마수퇴치가 아닌, 관찰이기에 마수들의 행동양식과 특징을 중점적으로 알아보는 게 좋겠지~ 무턱대고 전투를 하면 안 되겠는 걸.
소풍날이 되었다. 갑작스러운 소풍, 그것도 뭔가 조합이 아무렇게나 짜여진 듯한 인원 구성... 천은 부채를 들고 손바닥에 탁탁 두드렸다. 말이 소풍이지 과제를 위해 나온 것이니 일단은 과제가 뭔지 떠올려 보자.
과제명: 외부 마수 관찰 방법은 총 두 가지. 1. 마수를 처리하고 전리품을 회수 2. 조사해 보고서 작성
"방법이 두 가지나 되는군."
이 주변에 있는 마수들은 그렇게까지 위협적인 느낌의 마수는 아니기에 1번을 택하는 게 쉬울 것 같지만, 굳이 2번 방법도 가능하다는 걸 보면 무조건 패죽일 팔요는 없는 거라고 판단한 천은, 일단 마수를 마주칠 때까지 움직이기로 했다. 베이스캠프를 중심으로 두 갈래 길, 천은 슬라임들이 나온다고 알려진 길부터 가보기로 했다. 나중에 돌아와서 나머지 한 쪽도 볼 수 있으려나.
슬라임이 자주 출몰하는 길로 들어가자 아니나 다를까 많은 슬라임들이 보입니다. 변종도 없는 그저 귀여움 슬라임 잔치. 그러고보니 테이밍 스킬이 있는 소수의 학생들은 슬라임을 데리고가서 키우기도 한다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내 우성과 천의 앞에까지 도착한 슬라임들은 앞에서 알짱거리기만 할 뿐 별다른 의지가 없어보입니다. 하긴 이 세계의 보통 슬라임은 공격도 하지 않으니까요. 신입생들의 좋은 샌드백입니다. 변종이나 진화종의 경우는 공격성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 녀석들은 괜찮아 보입니다.
- 혼래빗이 자주 출몰하는 길로 들어가자 여기저기 폴짝 폴짝 뛰어다니는 혼래빗들이 보입니다. 이 아이들은 꽤 공격성이 있지만, 그래도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굳이 따라와서 때리는 아이들은 아니긴 합니다.
폴짝 폴짝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어느새 다가온 록시아와 제나를 눈치채고는 경계하기 시작합니다. 이 아이들, 생각보다 속도는 빨라서 도망도 잘 치는 편이었죠 아마.
음, 자주 틱틱대는 후배와 조를 이뤘네~ 딱히 불편한 점은 없지만 말이야. 저 후배는 어떻게 행동할지를 모르겠지만..나는 나대로 행동을 해볼까~ 뭐부터 할 거냐고? 전투 이전에 이 활동의 본질인 "관찰"부터 충족해야지.
우성은 다른 슬라임들이 알아차리기 못하게 옆의 풀숲으로 빠르고 몸을 숨긴다. 천천히 움직이고, 가능하면 가만히 있는 것이 좋아. 움직임은 쉽게 눈에 띄기 때문이지. 풀과 비슷한 높이로 몸을 낮추어 앉고 , 나뭇가지나 마른 잎을 밟지 않도록 발바닥 역시 신경 쓴다. 특히 그늘진 곳에 숨어서 은엄폐를 더 철저히 한다. 지금은 관찰에나 쓰지만.. 적을 기습할 때도 좋은 습관이거든.
결정적으로.. 몸에 흐르는 기를 완전히 단전으로만 집중을 해서 순환을 잠시 멈추게 만든다. 왜냐면 저 마수들도 결국은 기를 느끼는 존재들.. 모습을 숨겨도, 기를 감추지 않으면 모르겠지.
우성은 기척을 죽이고 슬라임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로인해 알게 된 슬라임들의 생태는 비교적 단순했는데. 자기들끼리 나름대로 친구라는 개념이 있는건지 몇개의 무리들이 같이 다니고. 먹고, 늘어지는. 매우 간단한 모습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문제가 하나 생겼는데. 꾸물꾸물-. 하고 슬라임 하나가 우성의 발부터 타고 올라오고 있었던겁니다. 딱히 해를 가하려는건 아니고 그냥 나무 타듯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편 천은 지나가던 슬라임 하나를 쿡- 하고 찔러보았는데. 슬라임은 그것을 공격으로 받아들인게 아닌지 멀뚱멀뚱 있다가는. 뒤늦게 반응해서 당신의 부채에 달라붙고 말았습니다. 딱히 끈적한 애들은 아니라서 부채가 상할 걱정은 없긴 하지만.. 아무튼 그 모습을 보고는 근처의 슬라임들도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놀이기구 같은걸로 생각하는걸까요.
- 제나는 우선 가까이에 있는 혼래빗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는 남들이 다 하는 경계도 모르는듯 얌전히 풀이나 뜯어먹고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 조금, 앞에 있는 풀을 뜯으며 저절로 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이내 당신의 발밑에 도달해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혼래빗은 경계하지 않고 당신의 코앞에서 세상 모르고 식사를 즐기고 있습니다. 일단 저 조그만 몸 치고는 꽤 많이 먹는다는건 알 수 있겠네요..
>>739 쿡 찔린 슬라임은 의외로 바로 반격해오거나 하지 않고, 잠시 멀뚱히 있다가 부채에 달라붙었다. 천은 부채에 달라붙은 슬라임을 보며 으... 하고 살짝 흔들어 털어내려고 했다. 그러는 와중 자신에게 다가오는 슬라임들이 늘어나자 으; 하는 표정을 지으며 한 발자국 물러섰다.
"이 놈들은 위기감이나 두려움이 없나? 그만 와!"
일단 단순히 쿡 건드리는 것에는 강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겠다. 아무튼 천은 부채를 흔들어 달라붙은 슬라임을 털어내려고 다시 한 번 시도했다.
천의 말에 슬라임들이 알아들은건지, 부채에 있던 슬라임은 꾸물꾸물거리며 떨어져 밑으로 내려왔고. 다른 슬라임들도 주변을 알짱거리기만 할 뿐, 더 이상 다가오지 않고서 멀뚱멀뚱 천을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마치 아이돌? 이라도 된 기분입니다. 슬라임 중 몇몇 개체는, 몸을 늘이거나 하면서 춤이라도 추는거마냥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전혀 위협적이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무언가가 날아옵니다. 그것은 우성이 던진 슬라임으로 강하게 날린 슬라임은 모여있던 슬라임 쪽으로 날아와 그대로 부딪혔죠. 그래도 다행이 슬라임끼리 부딪히면 그냥 찰랑였다가 돌아오는건지 피해는 없어보입니다. 다만, 날아간 슬라임은 놀랐던건지 지금까지와 다르게 빠르게 우성에게로 다가와 항의하듯이 통통 튀어보이고 있습니다.
음? 그런데 열심히 관찰을 하고 있는 와중에, 어디선가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면 이런. 거대한 슬라임이 보입니다. 그 크기는 당신들의 키보다 큰데요. 어떻게 할까요. - 혼래빗은 딱히 제나를 눈치채지 못했다거나 한건 아닌지, 풀을 먹다가도 한번씩 제나를 쳐다봤습니다. 그러나 이내 식사를 다 마쳤는지 만족스럽게 땅을 툭툭치던 혼래빗은, 멀어지지도 않고 다시 제나에게 다가옵니다. 그리고는 콕콕- 작은 뿔로 제나를 찔러보고는 킁킁- 냄새까지 맡으며 앞발로 달라붙어 옵니다.
부스럭 부스럭, 한편 평화롭게 혼래빗을 보고 있자니 근처 풀숲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내 그것은 모습을 드러내는데. 늑대 형태의 마수입니다. 그렇게 강한 개체는 아닌걸로 기억하지만 어째서인지 당장이라도 공격할듯 예민해보이는데요. 마수는 제나를 한번 바라보고는, 혼래빗들을 살핍니다. 음.. 먹을 생각인지 침이 질질 흐르네요.
>>751 풀을 뜯으면서도 날 쳐다보는거 보니 아예 인식을 못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동족보다 심각하게 경계심이 없는 걸까. 최하급 마수가 이러는 거면 살아남기 힘들지 않을까..
"너.. 나 안 물거지?"
앞발로 달라붙어 오는 모습에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보던 그의 귀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고개를 돌리자 늑대 형태의 마수가 보였을까. 자신을 한번 바라보는 모습에 선빵을 날릴까 생각했던 그였으나 늑대 마수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마냥 혼래빗 쪽으로 고갤 돌리자 긴장을 살짝 늦춘 채로 두 마수를 번갈아 쳐다본다.
위기감이 없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자그마한 슬라임을 보고 자신이 위기감을 느끼지 않듯, 상대가 적극적으로 해코지하려는 듯한 행동을 하지만 않는다면 슬라임이 위기를 감지하고 움직일 이유는 적긴 하지. 대부분은 슬라임을 보고 다짜고짜 공격하지도 않을 거고. 그렇게 생각하니 슬라임의 행동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다가오지 말라는 말에 멀뚱거리면서 가만히 있기도 하고. 그 와중에 몇몇은 꿀렁이는 듯한 이상한 행동도 한다. 뭐지? 그 와중 우성이 슬라임을 집어던졌으나 합쳐진다거나 하지는 않고 찰랑거리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생각보다 개체 간 구분이 확실한 모양이다. 하나하나 이렇게 실험하는 것도 좋지만 관찰 보고서라는 건 자연스러운 것도 포함하는 게 좋지 않나? 그리 생각하며 슬라임이 떨어져 나간 부채를 펼쳐 입가를 가린 채 슬라임들을 내려다보던 천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쿵- 쿵- 거리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항의하던게 언제인지, 우성이 초콜릿을 주자 슬라임은 바로 화가 풀려서 초콜릿을 받아먹었습니다. 참 단순하고 귀여운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초콜릿을 먹던 슬라임은 우성의 말에도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애초에 저 큰 슬라임이 엄마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일단 타칭 엄마 슬라임은, 천의 말을 알아듣는거 같았지만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이 짱짱 큰 슬라임은 크기가 커서 위압감을 느끼기는 해도 공격의도가 보이진 않았습니다. 바로 공격하지 않은건 다행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어째서인지 슬라임들은 큰 슬라임 근처로 점점 모이기 시작합니다. 초콜릿 먹고 있는 이 아이만 빼고요.
.... 음? 뭔가, 큰 슬라임한테서 피 냄새가 섞여있습니다. - 혼래빗은 제나의 말을 알아듣지는 못하는건지 고개를 갸웃하다간, 제나가 내민 손에 얼굴을 가져다대 비비적 거렸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늑대형 마수는 천천히 풀숲에서 나왔고, 그 모습에 혼래빗들은 아까보다 경계가 심해집니다. 물론 제나의 앞에 있는 혼래빗은 여전히 경계따윈 없지만요.
그런데 자세히보니, 늑대형 마수는 어딘가 야윈듯 보이기도 하고. 다친거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분명 멈추라고 이야기했고 알아들은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으나 슬라임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 거대 슬라임 가까이로 작은 녀석들이 모이는 게 눈에 들어오고, 어째서인지 혈향(血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디서 나는 건가 하는 생각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으니, 저 거대한 슬라임이 등장하면서부터 피냄새가 나는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말을 안 듣는구나."
천은 부채를 한번 접었다가 활짝 펼치고는 그대로 휘둘렀다. 부채의 궤적을 따라 날카롭게 벼려진 선기(扇氣)를 거대한 슬라임을 베어 버릴 요량으로 출수한 것이다.
초콜릿을 먹고 있는 슬라임은 우성이 거리를 벌리자 쫄래쫄래 따라붙기 시작했습니다.. 짱짱 큰 슬라임은, 그 모습에도 딱히 반응하진 않습니다. 이 곳에는 왜 온건지.. 아무래도 마수의 생각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혈향.. 당연하지만 슬라임은 피를 흘리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자세히 보면 피가 표면에 살짝 묻어있는게 보일겁니다. 그냥 오다가 묻은건지는 알 수 없지만..
저런,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천이 짱 큰 슬라임을 공격했고, 벼려진 선기는 슬라임의 표면만을 베어내고 사라져버렸습니다. 타격 자체가 큰거같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는 명백한 공격. 큰 슬라임은 곧바로 입을 벌려서ㅡ그냥 그렇게 보이는건지도 모르고ㅡ 천에게 물방울을 응축한 포를 쏘아냈습니다.
"꺄아아아아악-!!"
이런, 그것과 거의 동시에 근처에서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단순히 놀라거나 한 게 아닌. 목소리부터 배어나오는 당혹과 공포감. 아무래도 이 근처로 이동했던 다른 학생쪽인듯 합니다만... - 혼래빗은 제나의 손길이 맘에 들었는지 얌전히 쓰다듬을 받고 있었고. 늑대 마수가 풀숲에 모습을 다 드러내자 다른 혼래빗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도망칩니다. 도망치는 속도만큼은 엄청나네요.
그러나 혼래빗들이 도망친 이유가, 이 늑대 마수 때문이 아님을 알게 되는건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풀숲에서 나온 늑대는 놀란듯이 펄쩍 뛰어서 뒤를 경계했고. 곧이어 또 다른 풀숲에서 두발로 서있는 수인형의 늑대마수. 울프맨 한 마리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선기는 슬라임의 표면을 베어내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위력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확실히 공격으로 판단한 듯한 슬라임이 입?처럼 보이는 것을 벌리고 물대포를 쏘아내자, 천은 부채를 휘둘러 물대포의 면적과 비슷한 정도로 기막을 펼쳤다. 너무 넓게 펼쳤다가는 기막이 얇아질 테니까.
"반격까지 하겠다? 곱게는 못 보내겠구나."
혀를 차며 계속해서 부채를 휘두르려던 천의 눈썹이 근처에서 난 비명소리에 꿈틀했다. 이 근처에는 같이 나온 학생들 정도만 있을 텐데...
"시끄러워! 뭐 못 볼 꼴이라도 본 게 아니면 조용히 해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슬라임에게서 느껴지는 혈향, 그리고 비명소리... 그쪽에 시체라도 있을까 싶어 천은 슬라임에게 반격을 하는 대신 비명이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려 이동하려고 했다.
결국 우리 쪽에서 선공인가? 역시 슬라임이라.. 물리적인 공격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네~ 저런 마수들은 내부부터 태워버려야 되는데 말이야. 일단 저 슬라임이 우리 후배님을 공격하려고 하니깐~
"후배님~ 남운세가의 가주 후보시니깐 이 정도는 혼자서 이겨내리라고 믿어요~"
"그럼 저는 이만~ 아, 이것만 도와드릴게요~"
"퍼져라..아니..안으로 틀어박혀라.."
"향연탈혼"
우성은 큰 슬라임이 입을 벌려 공격하는 틈에 사이드로 이동하고는, 창에 혼돈의 기를 모아서 슬라임의 입 앞을 베어서 굉장히 황홀한 향기가 나는 기를 뿌려버리려고 했겠다. 실상은 내부에서부터 기나 마력의 흐름과 움직임을 어지럽혀서 무너뜨리는 것이지만 말이야. 입안에 향기를 뿌림으로써 내부에 완전히 잠식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수고해요~!"
우성은 향기를 뿌리고는, 빠르게 슬라임에게서 거리를 벌리고 나무를 타며 비명이 들린 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나무의 중턱까지 올라가서, 건너건너 나무로 뛰어서 착지하며 계속해서 이동해간다. 일단 현장을 시야가 안 닿는 곳에서 관찰하기 위해서-
꾸륵 꾸륵. 슬라임은 의사표현하듯 소리를 냈지만 그 뜻을 알 방도가 없습니다. 거기다 우성이 쓴 향은 오히려 슬라임에게 먹이가 된 듯 합니다. 잡식성이라도 유명하긴 한데 저걸 저렇게 맛있게 먹을줄은 몰랐군요.
허나 그것도 잠시, 슬라임은 천이 이동하는걸 허락하지 않았고. 몸의 일부를 촉수처럼 변형시켜서 길을 막아섭니다. 아무래도 선공을 당한것에 꽤 화가 난듯하네요. 그냥 보내줄거 같지 않습니다. . . 한편 디버프ㅡ통하진 않았지만ㅡ만 쓰고 이동한 우성은, 얼마 안 가서 사건 현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까지 멀지 않은 거리에, 학생 3~4명 정도가 처음보는 마수한테 습격당하고 있었죠. 그것은 마치 미노타우로스 같은 형태였는데. 평범한 미노타우로스와 다르게 꼬맨 자국이 있다거나 합니다. 그리고 상황을 보아하니.. 이미 중상인 사람도 더러 보입니다.
- 혼래빗은 얌전히 품에 안기는가 싶더니, 움직이기 편하게 만들어 주려는듯 어깨로 낑차 낑차 올라가줬습니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공격. 울프맨은 불꽃의 나비에 적중해 꽤나 큰 피해를 입으며 비틀거렸죠.
그 모습에 처음 나타난 늑대 마수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고. 울프맨은 쓰러지지는 않은채 제나를 노려봤습니다.
그나저나 또 다른 조사결과네? 악의를 잔뜩 담은 기 조차도 먹어버리다니~ 놀라움의 연속이야~ 이 정도면 관찰성과로는 꽤나 좋겠는데-? 물론 후배님은 고생하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무사히 돌아올 거라는 걸 믿어요~
"으음.. 조금 강해보이는 마수네?"
나무를 이용해서 이동하기를 잘했어요~ 이거는 견적도 볼 필요가 없어. 바로 싸움이야.
우성은 나무에서 뛰어내리기 시작한다. 미노타우로스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높이의 나무에서 낙하해서, 낙하하는 중력을 이용해서 미노타우로스의 정수리를 찌르려고 했겠다. 하지만 뛰어내리기 전에 기를 펼치면 녀석이 눈치를 채겠지.
그래. 떨어질 때까지는 기를 전개하지마..그리고.. 창끝이 미노타우로스에게 닿기 직전- 호흡을 내쉬고 순간적인 순환을 시키면서, 혼돈의 기를 창끝에 담기 시작했다. 마치 타격을 할 때 처음에는 힘을 빼다가 목표물에 닿기 직전에 힘을 한 번에 주어서 스냅을 준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분명 혼 래빗을 구경하러 가는거라고 들었는데 이런 마물들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전혀 모르겠다. 이만한 마물이 있었다면 아카데미측에서도 여기까지 오지 못하게 했을 것 같았지만 일단 지금은 눈앞의 마물을 처리해야만 했다. 록시아는 전열에 나가있는 제나를 확인했다. 아직까진 타격이 별로 없는듯하여 자신도 공격에 가담하기로 하고, 신성력을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 울프맨에게 힘껏 던졌다.
' 아, 던지는 연습 좀 해둘껄. '
다음부턴 좀 더 멋있는 자세가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는 긴장감 전혀 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는 그였다. 차라리 창 같은 형태로 던졌다면 그것으로 좋았을지도 몰랐지만.
천이 큰 슬라임을 공격했으나, 어째 데미지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 대신, 슬라임도 천을 막을 뿐 별로 피해를 주지는 못하고 있었죠. 대충 보아하니 수비력은 높아도 공격력은 또 높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 대치상황이 지속될때쯤, 아까 부채에 달라붙었던 슬라임이 다가옵니다. 네, 이 와중에 부채에 또 올라가려고 꾸물거립니다.. . . 우성의 기습 자체는 정확했습니다. 그러나 상대의 야생의 감이 뛰어났던걸까요. 소는 머리를 본능적으로 비틀어 공격에 큰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물론 스킬은 제대로 발동했기에, 약간 상태가 이상해보였지만. 그래도 특유의 광폭함으로 우성을 제대로 노려 도끼를 휘두릅니다.
주위에 쓰러져있는 학생들은, 두 사람만 간신히 움직일 정도고. 쓰러져 있는 학생들은 생명이 위험해보입니다.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학생들조차 중상으로 보였죠.
.dice 50 130. = 126
미노타우로스? HP: 220 - 퍼억- 갑작스러운 록시아의 공격에 울프맨의 자세가 휘청입니다. 그러나 그 때문에 제나만을 노렸던 공격이 록시아에게도 닿게 되어 피해가 동시에 들어갑니다. 제나도 마찬가지로, 공격은 정면으로 들어가 생각보다 큰 피해를 입혔죠.
그러나 이미 무너진 자세의 울프맨에게 이어진 제나의 공격은 치명타로 들어갔고, 무릎을 꿇습니다. 놀라긴 했지만 이걸로 끝..
- 쿡쿡.
어째서일까요, 갑자기 혼래빗이 제나의 어깨를 팍팍 치면서 뭔가를 알리려는듯 급박하게 소리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무릎을 꿇었던 울프맨의 배가 갈라지더니 거기서 검게 썩어버린 인간의 손들이 나와 두 사람을 공격합니다.
그래도 꽤나 후열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격이 닿았다. 좀 더 거리를 두는 편이 좋을까 싶었지만 그러면 아마 자신의 기술이 닿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더 합당하겠지. 록시아는 같이 공격을 당한 제나에게 자신의 신성력을 불어넣었다.
" 다치는건 어떻게든 해드리겠습니다! "
자신이 공격 당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기회를 주는 것이니 나쁘지 않을 것이란 판단까지 깔려있는 수였다.
여전히 공격은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아까 물대포를 쏜 것도 그렇고 칼로 물을 베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일단 형상은 유지하고 있으니 그 형상을 유지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이대로 가다가는 계속 지지부진한 대치만 이어질 것 같다는 예감에 혀를 차던 천은, 어느새 부채에 올라오려는 듯 꾸물대는 슬라임 하나를 발견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놈아! 상황을 좀 봐라!"
부채를 흔들어 슬라임을 털어내려고 하면서, 천은 아예 물러나는 대신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며 거대 슬라임 주변으로 움직였다. 간단한 진법을 이 자리에서 써볼 생각이었다. 지기를 끌어내 진법 위에 있는 사용자의 내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간이 진법. 슬라임이 방해를 해 올 것을 감안해 신경을 집중한 천은, 진법이 완성된다면 부채를 활짝 펼쳐 선기... 가 아니라 부채를 쥐지 않은 나머지 쪽 손으로 권기를 날려보내려고 했을 것이다.
진법은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무언가가 등 뒤에서 천이를 찔렀기 때문이죠. 뚝-.. 뚝-.. 등부터 배를 관통한 칼에서 핏방울이 맺혀 떨어집니다.
<고정 300 데미지, 방어 불가>
??? HP: 2500
- 도끼에 스치기는 했으나, 피해가 크진 않았고. 이어진 공격은 정확하게 심장을 깊게 찔렀습니다. 그 충격이 상당했는지, 미노타우로스는 조금 꿈틀거리다가는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죠. 급소가 아니었으면 반격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흑... 감사해요."
그 모습에 중상으로 보이는 학생이 우성에게 감사를 표하며 다가옵니다. 허나 그 순간, 우성의 눈에는 미노타우로스의 팔이 보였습니다. 네, 꿰맨 부위가 벌어져 검은 힘줄만이 주욱 늘어나. 거대한 도끼로 우성과 학생을 동시에 노려옵니다.
<회피 다이스를 굴릴 시, 옆의 학생 사망>
.dice 80 150. = 96
미노타우로스? HP: 800 - 울프맨인지 뭔지 모를 마수의 배에서 나온 손들은 쥐거나 베거나 하는 공격을 했습니다. 록시아는 제대로 방어를 하진 못했지만, 무의식중에 흘러나온 신성력들이 어느정도 공격을 경감시켜 줬고. 이어 들어간 힐로 인해 제나의 체력이 최대치 이상으로 채워집니다.
허나 제나는 공격을 회피하지 못했고, 검은 손들에 의해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불꽃의 나비들이 카운터처럼 손들에게 적중했다는거지만요.
이번엔 어떻게든 신성력으로 방어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뚫고 들어오는 공격은 한방한방이 치명적이었다. 대체 이 정도 위력의 마물이 이곳에 있는건지 모르겠다. 상처가 이곳저곳에 생기기 시작했지만 아직 한대 정도는 버틸 수 있을듯 했다. 최대한 빨리 마물을 처리하는 것, 그것이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인듯 했다.
자꾸 알짱거리던 슬라임을 밀쳐내며 진법을 이어가던 천은 갑작스레 몸을 관통한 칼 때문에 움직임을 멈췄다. 무식하게 힘으로 꿰뚫린 몸뚱이와 그 몸을 꿰뚫은 칼에서 떨어지는 핏방울, 안으로부터 역류하는 피가 입가로 흐를 때쯤, 천은 생각보다 재빠르게 앞으로 몸을 움직여 칼로부터 몸을 빼내려고 했다.
"...크아아악!"
상처 부위를 꿰꿇은 것을 뽑아내는 것은 원래 주의를 요하는 일이지만 그건 그 무언가를 쥐고 있는 다른 누군가가 없을 때의 이야기다. 분명 그 칼은 갑작스레 날아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기에 천은 어서 몸을 빼내고자 한 것이다. 꿰뚫린 상처로부터 오는 통증에 잠시 동안 참았던 비명을 질러댄 천은 애써 호흡을 가다듬으며 상처를 감싸쥐었다. 하필이면 관통상이라니!
"뭐 하는...놈이냐!"
쿨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튀기는 핏방울, 미간을 고통으로 잔뜩 찌푸린 채 부채를 접어 쥐어 자신을 찌른 상대를 향해 겨눈 천은, 최대한 고르게 호흡을 하려고 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는 안 된다. 기로 잠시 길을 만들어서라도...
- 버리려고 했는지, 갈등을 했을지, 당신의 움직임은 분명 평소와 달랐습니다. 그리고 이내 선택함으로서, 도끼가 당신을 베고 지나갔으나. 옆에 있던 학생만은 피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뼈아픈 데미지긴 했으나. 당신의 창은 멈추지 않고 만개합니다. 거의 동시라고 할 수 있는 공격. 당신이 베임과 동시에 창이 힘줄을 공격해 끊어 놓습니다. 꽤 유효한 공격이었는지 팔을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으나. 어느새 일어난 마수는 팔이 잘려 놓친 도끼를 재빨리 잡아들고 마구잡이로 휘두릅니다.
아니, 마구잡이처럼 보여도 그 공격 하나하나가 위협적으로 피할 곳을 줄이고 있군요.
<괴화참> .dice 120 200. = 170 -10
미노타우로스? HP: 684 . . -조금 떨어진 곳
"음~ 조금 의외일지도."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 록시아는 공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붙잡힌 부분에서 체력이 빨려나가는걸 느낍니다. 드레인 계열의 스킬일까요? 그러나 던진 신성력의 창은 그대로 배에 꽂히기는 했습니다. 치명타까진 아닌듯 했지만요. 울프맨의 껍데기는 여전히 무릎꿇고 있고. 움직이는것은 배가 갈라져서 나온 손 뿐입니다. 허나 손이나 배를 공격한다고 급소인거 같진 않군요..
제나는 공격을 어느정도 쳐내기는 했으나 역시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고 체력이 흡수되는 더러운 느낌을 경험하고 말았습니다. 그로인해 마수는 총합으로 자신이 받은 데미지보다 훨씬 회복하고 말았죠.
요즘들어 아카데미에서 이상한 일만 일어나고 있다. 아니다. 이상한 일이라기보단 갑작스러운 일들이지,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학교 내부가 설명까지 친절하게 쓰여있는 미로로 변해있지 않나, 히스테릭한 성격으로 치와와라는 별명까지 붙어있는 마카롱 학생주임이 갑자기 다정하게 '가주 일은 힘들지 않나?' 라고 물어보지를 않나.
그래 뭐, 첫번째의 경우는 이벤트인 것도 있고 우리 학교가 원체 그런지라 그러려니 한다지만 그 학생주임이 그런 말을 한다는건.. 신경이 쓰여서 견딜 수가 없다. 대놓고 찾아가서 왜 그런 말을 했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뒤를 캐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고.
" 하... "
가뜩이나 가주 대리일과 학업일을 병행하느라 바쁘고 힘들어 죽겠는데, 괜히 신경이 쓰여 잠도 제대로 못 잔것 때문인지 두통에 다크서클까지 두배로 내려온 것 같은 기분- 기분 탓이 아닌것 같지만- 에 한숨을 푹 내쉬던 그녀의 눈에 들어온 익숙한 얼굴. 분명 카르마 가주 후계자인 록시아였었지. 아주.. 좋은 타이밍이다.
" 잠깐 시간 되십니까? "
눈인사만 하고 지나가려던 그를 불러 세운다. 아주 간만에 본 사람이긴 하지만 그런거 알 바 아니다.
우성은 지금까지의 수련과정을 떠올리며,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호흡을 집중하여 놓치지 않고, 단전부터 경략을 통해 외부로 기가 방출되는 순간까지를 생생히 느껴간다. 외부로 방출된 기는 창에 덮히기 시작했고, 우성은 중심을 잡고 유연하고 균형잡힌 자세로 마수들을 찌르고 베기 시작했다. 한순간도 창끝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손목을 통제하여 정확도를 확보한다. 필요할 때는 정석과는 거리가 멀면서도 변칙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고, 때로는 창의 리치를 살리는 정석적인 움직임을 보여 마수들을 혼란시켰다.
그러나 우성은 혼돈의 기가 그의 정신을 강탈하려는 듯한 압박을 느껴진다. 이전에는 창술을 조종하고 기를 조절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더 강렬한 혼돈의 힘이 그를 습격했다.
갑자기 정신이 혼란스러워지고, 창술을 제어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몸은 불안정하게 움직이며, 창은 의지와는 별개로 어지러운 궤도를 그려가고 있다. 마치 혼돈의 힘에 당하는 적들처럼, 우성의 눈에는 마수들이 뒤틀려보이고 극도의 공포감에 빠져가기 시작했다. 마수들은 불안정해진 우성을 향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
"푸욱-"
그러던 중- 우성은 스스로 창을 쥐고, 자신의 복부를 관통해버린 것이 아니었는가? 목끝에서부터 역한 쇠맛이 느껴졌고, 이는 곧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러면 통각을 묘사해 보겠습니다. 뾰족한 감각이 복부를 관통하는 순간, 시간이 일시정지된 것처럼 느껴졌다. 통각은 일종의 전율처럼 몸 전체를 휩쓸었고, 그 속에서 고통과 함께 엄청난 불안감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강렬한 통증이 모든 생각을 가로막기 시작했고,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하지만 우성은 오히려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말했지..내가 죽으면 너도 사라진다고.."
"아무래도 이 기운의 통제는..이것이 마지막 단계인 것 같아서 말이야..흐흐..."
"어떡할래.. 여기서 같이 죽을래...? 아니면 너가 잠시 나한테 굴복해서 이 마수들을 쓸어버리던가. 자존심 잠시 굽히고, 나중에 다시 기회를 노려.."
>>864 아니아니. 혼돈이 보이는 것을 어지럽히고 휩쓰려는 힘이기에, 그 만큼 통제하기 어렵다는 걸 묘사하려는 거야. 저 진행에서 나온 대화도 혼돈의 자의식이 아닌, 혼돈에 잠식되어서 바뀐 감정과 인격을 묘사하려는 거고. 결국은 스스로 정신을 차리려고 한 혼잣말이 맞는 거지!
어릴적에 파티에서 만났을땐 서로 또래라서 이것저것 얘기도 했던 느낌이 있는데 아카데미에서 다시 만났을땐 서로의 위치라던가 상황이라는게 있어서 딱히 얘기를 한다던가 그랬던적은 없는것 같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간단하게 인사만 하고 지나가려했는데 왠걸, 제나 쪽에서 먼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다.
" 오랜만이네요. "
좋지 않은 기억이 가득한 가문이지만 그녀에 대해서는 딱히 그런 것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록시아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예전보다 더욱 좋지 않은 안색을 보아하니 여러가지 일로 시달리는듯 했다. 소문에 의하면 암살 시도도 종종 있었다고하니. 그것은 록시아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는 일격에 죽는게 아니라면 중상이더라도 어느 정도 살 가능성이 있었기에 그 위험성에 대해선 살짝 방심하고 있는 것도 있었다.
"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을까요? 한가하게 차나 한잔 하자는 용건은 아닐 것 같고. "
의도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먼저 나설 생각은 딱히 없었다. 괜히 뒤탈이 생기면 곤란하니까. 상대방의 요청을 듣고 움직여야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겨도 빠져나갈 구멍 정도는 만들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언가 해코지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말이다.
그의 말 한마디에 선망의 시선이 쏟아진다. 당장 눈 앞의 위기를 모면해서 그런가본데 어차피 그들이 혼난다는 것은 기정사실일텐데 어째서 저런 반응인지 그는 고개를 살짝 갸웃했지만 자신이 혼나는 것은 아니니 그냥 눈 앞의 학생들을 치료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 아, 괜찮아요. 아직까진 무리가 없기도 하고. "
슬슬 체력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지긴 했지만 이 정도는 평소에도 흔히 있는 일이었다. 탈진 상태만 되지 않으면 다 끝나고 방에 가서 쉬기만 하면 되니까. 그것보단 보건 선생님을 도우러와서 별로 할 일도 없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일이 크게 벌어졌고 덕분에 이것저것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 좋았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자연스럽게 마법을 쓰는 것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이니까 말이다.
" 그래도 많이 줄었네요. "
슬슬 끝이 보이는 것 같아서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냈다. 움직이진 않아도 집중을 많이 해야하니 어쩔 수 없었다. 아무래도 돌아가선 달달한 거라도 먹어야겠다고 록시아는 생각했다.
- 버리려고 했는지, 갈등을 했을지, 당신의 움직임은 분명 평소와 달랐습니다. 그리고 이내 선택함으로서, 도끼가 당신을 베고 지나갔으나. 옆에 있던 학생만은 피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뼈아픈 데미지긴 했으나. 당신의 창은 멈추지 않고 만개합니다. 거의 동시라고 할 수 있는 공격. 당신이 베임과 동시에 창이 힘줄을 공격해 끊어 놓습니다. 꽤 유효한 공격이었는지 팔을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으나. 어느새 일어난 마수는 팔이 잘려 놓친 도끼를 재빨리 잡아들고 마구잡이로 휘두릅니다.
아니, 마구잡이처럼 보여도 그 공격 하나하나가 위협적으로 피할 곳을 줄이고 있군요.
<괴화참> .dice 120 200. = 129 = 170 -10
미노타우로스? HP: 684 . . -조금 떨어진 곳
"음~ 조금 의외일지도."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 록시아는 공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붙잡힌 부분에서 체력이 빨려나가는걸 느낍니다. 드레인 계열의 스킬일까요? 그러나 던진 신성력의 창은 그대로 배에 꽂히기는 했습니다. 치명타까진 아닌듯 했지만요. 울프맨의 껍데기는 여전히 무릎꿇고 있고. 움직이는것은 배가 갈라져서 나온 손 뿐입니다. 허나 손이나 배를 공격한다고 급소인거 같진 않군요..
제나는 공격을 어느정도 쳐내기는 했으나 역시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고 체력이 흡수되는 더러운 느낌을 경험하고 말았습니다. 그로인해 마수는 총합으로 자신이 받은 데미지보다 훨씬 회복하고 말았죠.
그리고 당연하게도, 마수의 공격은 멈추지 않습니다.
.dice 80 130. = 129 = 105
울프맨? HP: 750 - <슬라임길> 우성 HP: 346 천 HP: 230
<혼래빗길> 록시아 HP: 229 제나 HP: 362
// 미리 올려둘 뿐, 시작은 8시입니다~ 그냥 보기 편하라고 올려두는거에요~ 레스는 8시 30분까지 차질없이 받습니다. 우성주는 어제 레스를 올려두셨으니 한턴은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그냥 네 운이 나쁜거지. 상대는 그렇게 말하며 킥킥하고 웃었습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웃는 소리를 들어보니 여성입니다.
"그래, 맞아. 더 정확히 말하면 지나가는 길에 네가 있던거지."
솔직히 말하면 직접 공격할 필요가 있는것도 아니었다며, 여성은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은 그저 장난일까요? 여성은 부채를 그냥 맞아주며 다시 검을 휘둘렀습니다. 여전히 가볍게 휘두르는것이 얕보고 있습니다.
.dice 0 50. = 25
??? HP: 2401
- 그들은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요 뭐.. 있어봤자 방해밖에 안 되겠지요.
아무튼.. 당신이 조금 더 빨랐고, 창이 절단부위에 제대로 박혔습니다. 그러나 미노타우로스?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듯, 움직임에 망설임이 없었죠. 모든 공격을 피할 수는 없는 상황, 어느정도의 데미지는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그러나 공격이 튕겨져 나가는 소리와 함께, 당신이 미처 피하지 못한 공격들이 빗겨져나가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상황을 파악해보니, 언제 온건지 유진이 빼꼼- 하고 나타나 공격을 쳐낸듯 합니다.
"어때요, 선배님. 나이스 타이밍?"
물론 그걸로 적이 멈출리는 없습니다. 마수는 이번에 두 사람을 동시에 타겟으로 삼고 도끼를 휘둘렀습니다. 한쪽 팔밖에 없는데 무식한 속도긴 하군요.
"앗, 이러면 못 막겠네요, 알아서 힘내는걸로..!?"
<전턴 데미지 없음>
<괴화참> .dice 120 200. = 143
미노타우로스? HP: 580 - 록시아가 회복을 하려는것과 동시에, 손들이 맹렬히 공격해옵니다. 그로 인해서 집중력이 흐트러져서인지, 록시아는 제대로 된 회복을 하지 못했습니다. 상황이 상당히 위험하네요.
그러나 검은 손들이 다시 공격하려는 순간 아까 보였던 늑대형의 마수가 울프맨?의 본체를 공격합니다. 배가 갈라진뒤로 움직이지 않던 껍데기인줄 알았지만, 겉부분이 공격당하자 검은 손들이 움찔하고 공격을 멈춥니다. 곧 다시 움직이기는 했지만 그것들은 늑대형 마수를 떨쳐내려 하고 있었죠.
그저 자신의 운이 나빴을 뿐이라며 킥킥거리는 삿갓을 쓴 인물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여성인 것 같다. 아무튼... 삿갓을 쓴 여성이 천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며 지나가는 길에 자신이 있었을 뿐이라는 말을 하자 퉷, 하고 피를 뱉어내곤 자신에게 휘둘러지는 검을 피하기 위해 움직였다.
"뭐 하나만 묻지."
후우... 출혈로 인해 가쁜 숨을 몰아쉬던 천은 다시 한 번 부채를 휘둘러 삿갓을 쓴 여성의 어깨를 노렸다. 아직은 날 얕보고 있다. 바로 죽일 생각도 없어 보이고. 시간을 벌 수 있을까.
껍데기를 공격하는 늑대형 마수를 떼어내려 하는 검은 손을 보며 작게 혀를 찬다. 저걸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록시아 쪽을 흘긋 본 그녀는 껍데기 쪽으로 시선을 다시 돌린다. 껍데기가 본체. 본체에서 나온 손. ... 손과 본체를 연결하는 팔 부분을 끊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늑대를 맞추지 않기 위해 최대한 집중력을 끌어낸 그녀는 본체에서 뻗어져 나오는 손의 팔 부분을 노려 불꽃을 터트린다.
회복을 하려했지만 그 기척을 알아차렸는지 먼저 공격이 들어왔다. 저걸 그대로 맞으면 골로 갈 것 같아 피하면서 치료를 하려 했지만 그것은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록시아가 집중해서 모았던 신성력은 전부 흐트러졌고 결과적으로 회복은 되나마나한 수준이었다. 거기에 공격을 제대로 피하지도 못했다. 결국 땅에 나뒹군 그는 신음소리를 내며 간신히 상체만 일으킬 수 있었다.
" 이렇게 아픈건 ... 오랜만이네 ... "
내장을 다쳤는지 피맛이 진하게 났다. 아마 기침 한번하면 피가 울컥하고 올라올 것이다. 자신이 저승의 문턱에 있다는 사실을 안 록시아는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어떻게든 가누기 위해 움직였다. 공격이 제나에게 향하는 것도 보았지만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일단 피라도 멎게하기 위해 간신히 신성력을 모아 상처부위에 가져다대었다.
목적이 뭔지는 듣지 못했지만 여성이 신체 일부로 보이는 조각들을 바닥에 던져두자 부채를 펼쳐 반사적으로 입과 코를 가렸다. 미간이 자연스레 찌푸려지고 의도적인 건지 아니면 그냥 하는 말인지 모를 여성의 긁는 소리에 흥! 하고 부채를 접었다.
"이리 다 조각 내 놓은 걸 보고 누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
친구는 필요가 없으니까 두지 않는 거다! 통증이 조금은 가셨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물러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인지 큰 소리를 내던 천은, 주변에 있을 슬라임들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듯 시선을 살짝 움직였다. 기막을 어설프게 펼쳤다간 그 틈을 노려서 공격을 당하겠지. 그리곤 다시 흐트러지려고 하는 호흡을 공격이 멈춘 틈을 타 이어가려고 했다.
출혈이 완전히 멎은 건 아니었다, 천의 상처를 틀어막고 있는 슬라임이 붉어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으니까. 일단 큰 슬라임은 뒤에서 꿀렁이고는 있지만 아까처럼 자신을 방해하거나 공격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일단은 신경을 꺼도 된다는 느낌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여성이 갑자기 달려들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좌반신의 움직임이 다소 어색한 것까지도.
"오냐, 곱게는 못 죽어 주지!"
천은 발을 한 발자국 사선으로 내딛어 몸을 비틀어 검을 피하려고 하며, 접은 부채 끝에 기를 모아 왼쪽 신체를 노려 내찔렀다. 기공의 묘리가 담겼다기보다는, 그저 기초적인 것으로 학원의 학생이라면 쓸 수 있는 그런 기술이었다.
「마나 인챈트」 - 자신의 공격 다이스를 굴리고 그 최종값에 +5 천재+1 (기본 다이스 최소/최대값 30 상승)
드디어 도망가는군. 그래.. 있어봤자 방해만 되는 사람들이었어. 차라리 도망가는 게 낫지. 그런데..
"하하..유진씨.. 나이스 타이밍..."
"그런데 녀석.. 또 공격하네요.. 저 무식한 놈.. 유진씨? 제가 먼저 녀석의 시선을 끌어서 집중력을 분산시킬게요. 그 틈에 유진씨가 녀석의 인식에 개입해서 약점을 베세요. 녀석의 약점으로 추정되는 곳은 다른 피부와 달리 꿰맨 흔적이 있는 부위요. 근육의 속살이 조금 드러난 부위라고 생각하면 되거든요."
ㅤ몸을 비틀긴 했지만 상대방의 움직임이 자신을 따라오지 못할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 이동한 검에 베인 천은 이를 악물어 통증을 참으며 부채에 기를 둘러 그녀의 좌반신을 찔렀고, 그 공격은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몸이 비틀렸기 때문이다. ㅤ이건 기회인가? 그러나 천은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절호의 기회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몸이 비틀리긴 했어도 여전히 상대와 자신 간의 간극은 크다. 자신의 공격을 피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이런 공격이 성공했을 것이다. ㅤ즉 절호의 기회가 아닐 뿐, 무언가를 해 볼 기회는 맞았기에 천은 멈추지 않고 그녀의 좌반신을 노려 선기를 벼려냈다.
"그런데..분명 팔이 다 없지 않아요? 최후의 일격이라도 하려는 건지..아! 이번에는 유진씨가 시선을 끌어줘야겠어요. 녀석은 지금 기력을 모으는 상태니깐, 당장 공격은 안 하지만.. 유진씨가 "과정을 과하게 보여주는" 초식을 시전하면 녀석의 기를 모으는 시간이 더 연장된다고 봐요. 그야 당신에게까지 집중하면 기를 더 수월히 못 모으니깐."
"그러니깐..녀석이 공격하기 전에 제가 끝내보죠..부탁해요-!"
우성은 유진에게 녀석의 시선을 끌라는 오더를 내리고, 유진이 그 초식을 쓴다면 이번에는 우성이 재빨리 녀석의 뒤로 가서, 혼돈이 깃든 창끝으로 후두부를 찌르려고 했겠다.
ㅤ그래봤자 지금은 강대강으로 부딪힐 뿐이지만 말이다. ㅤ생각했던 것보다 여성의 좌반신에는 큰 문제가 있는 건지, 둘 사이의 간극이라면 제 효과를 내지는 못했을 선기가 뼈를 부수는 듯한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건 기회다. 아까와는 다른 기회. 절호의 기회다! ㅤ여성도 다소 급해졌는지 방금 전까지와는 다른 위력으로 검을 휘두른다. 저 공격에 베이면 기회를 다시 잡을 수 없을지도. 베이더라도 여기서 할 수 있는 최선을 쏟아부어야 한다!
ㅤ" 뭐냐, 아까 전까지 보여주던 여유는 어디 간 거냐! "
ㅤ자신도 상황이 녹록지는 않았지만 미간을 찌푸리고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은 천은, 부채를 활짝 펼치는가 싶더니 부채를 쥔 손이 아닌 반대쪽 손끝에 기공을 모아 기탄을 여성의 좌반신을 노려 쏘아보내려고 했다. 여기서 시간을 더 끌려서는 안 된다. 부상이 너무 심하니까.
「마력탄」 - 등급에 따른 기본 다이스 공격값에 최대치 +20을 더한 다이스를 굴린다. 천재+1 (기본 다이스 최소/최대값 30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