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우리 정인 쌤보고 늙었다니... 나랑 서형이 쓰러트린 꼬맹이 정도나 돼야 젊은 건가, 저 (삐-) 기준에는. 이해하고 싶지도 않네. 정인 쌤의 멋짐은 나만 알면 그만이니까. 정인 쌤 스스로도 아시면 좋겠는데... 뭐 그건 내 손을 떠난 문제지. 그나저나 저 (삐-)한 (삐-)가 감히 서형까지 건드려? 진짜 죽여버릴까? 윤리고 뭐고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그냥 죽여버리면 속이 시원할 것 같..... 새봄이 저지먼트로서의 실낱같은 신념을 저버릴 찰나, 귓전에 한 소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모든 것이 지루해져라!!
.....됐다, 귀찮다. 다. 새봄은 소녀에게 테이저건을 들이대다 말고 그냥 그 자리에 대자로 엎어져버렸다. 아아, 지루해. 철형이 좀 다쳐버렸지만 무사하고, 다들 큰 부상 없이 무사해서 기쁘지만 지루해. 나 여기서 잘래. ...그래도, 다행이다.
// 모두 수고 많았어!!
특히 철현주 엄청 고생했어!! 과거 회상 시점이라 새봄이가 알 길은 철형한테 물어보는 거 정도겠지만 철형이 납치당했는데도 침착하게 거짓말과 진심 섞어가면서 사이코 걸이랑 딜하는 거, 역시 천재 철형이다 싶었지 뭐야>< 그리고 다같이 막보스 때려잡는 것도 쾌감 쩔었구! 이틀동안 별모양으로 갈리면서 고생 많았어88(뽂뽂!!) 그리고 오늘 일로 새봄이는 철형을 더욱 더 신뢰하게 되고 서현이랑도 번호교환...하게 되면 좋겠다!!>< 새봄이가 철형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으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낄낄
지루해져라, 라는 말은 생각보다 넓은 범위에서 반영된다. 지루하기에 거지 같은 도발을 들어도 감정의 낙폭 없이 지루할 따름이고, 지루하기에 바닥을 뒹구는 놈을 보고 있어도 별 생각이 들지 않고, 지루하기에 당장 몸을 짓누르는 열병에 굴복해서 정신줄을 놔도 별 문제가 없을 것만 같았다.
이 암시의 여파가 아주 길지 않다는 게 축복이었을지, 저주였을지는 모르겠다. 리라는 지저분해진 얼굴을 옷소매로 문질러 닦다가 그대로 손을 들어 제 입과 코를 틀어막았다. 아직 덜 가신 벌레 탄내, 뜨거운 공기, 피비린내와 각종 전투의 잔여물들이 뒤섞여 세상의 가장자리를 흐리고 멀미를 불러일으킨다.
"안티스킬에 연락할게요."
철현을 구출하고 범인을 검거했으니 저지먼트의 목적은 달성이다. 다행인 일이지. 크게 다쳤으나 인첨공의 의료기술과 혜우가 있으므로 회복은 무난할 것이고. 다만 정신적인 부분까지 케어해줄 수 있을까, 는 모르겠다. 저들의 범행 동기 역시 모르고. 이런 일이 이게 끝일 리도 없고. 승리를 거뒀지만 찜찜함은 가시지 않았다.
"......본인들도 죽일 각오로 덤벼놓은 주제에 공격 한번 받았다고 날 저들이랑 똑같은 사람으로 만들려 하네... 웃기지도 않지 정말..."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아닐텐데.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가능성이 속을 뒤틀리게 한다.
마무리로 저기 날뛰는 하얀 단발머리까지 그 시간을 거둬주려 했건만 어디선가 들려온, 모든게 지루해지라는 단 한 마디에 모든 의욕이 사라졌다.
동시에 나를 지탱하고 있던 유일한... 마저 잠시 놓쳤다.
그 자리에 털석 주저앉았다. 그대로 뒤로 넘어가자 풀석- 하고 새하얗게 바랜 머리칼이 바닥에 흐트러졌다. 몇 가닥 흰 줄이 그여진 시야에 하늘이 보였다. 가을 한복판의 하늘은 몹시도 높고 청명해서 무심코 어떤 생각을 했다.
다시 한 번 그 푸른 세상에 들어가고 싶다. 지금 이대로 들어 넣어준다면, 아, 그러면 좋겠다.
"크, 흑."
과도한 연산으로 인해 코와 눈에서 뜨끈하고 비릿한게 흘러내렸다. 목에도 뭔차 차서 쿨럭, 숨이 막혔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력도 없었다.
고개라도 옆으로 돌려 목에 찬 것이라도 흘려내어야 할 텐데 그런 건 다 아무래도 좋게 되어버렸다. 지금은 그냥 이대로 눈을 감고...
조용히 저물어간다면.
그럴 수 있을 리가.
...잠시 눈을 감고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비릿함은 사라지고 알싸한 약 냄새가 비강을 채웠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자, 콧속이 짜릿하게 싸했다. 쇠냄새가 사라진 걸 보니 꽤나 우악스럽게 세척을 한 모양이었다. 조금 더 숨을 들이키자, 식도 역시 비슷하게 아릿했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의식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평온하게 생각하며 느릿하게 눈을 떴다. 시야를 쨍하게 만드는 조명- 은 소등되어 있고 근처 협탁에서 수면등이 은은히 빛나고 있었다.
반 정도 가려진 수면등에, 살짝 눈만 굴려보자 불 붙이지 않은 담배를 문 입이 보였다. 조금 더 올라가자 짙은 보라색 눈동자가 나를 보고 있었다. 흐트러진 금발이 그 위로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 "......"
시선이 마주쳤지만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츰 돌아오는 정신에 병실 안, 현 상황이 하나둘 인지되었다. 발치엔 바이탈 사인을 체크하는 기기가, 팔뚝엔 두꺼운 링거줄이, 머리와 가슴팍엔 기기 체크용 패치가 여기저기에, 어라, 이제보니 산소호흡기도 쓰고 있었다.
식도가 그랬으니 호흡이 가늘어졌긴 했겠지.
여기가 어느 병원인가를 떠올리면 그가 괜찮대도 달았을게 뻔했다. 어쩐지 숨 쉬는 것 자체는 안 힘들더라 했다.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고 그러는 와중에 낮게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능력은, 언뜻 보기엔 아무 대가 없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인간의 신체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못 해. 이미 있는 것에서 그 성분을, 양분을 분산시켜 세포를 증식시키는 것이 네 능력의 방식이다. 그마저도 본래 분열하는 횟수를 차감하는 식이기에, 가중할수록 수명이 깎여나가는 것이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숨을 고른 그는 말을 이어갔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정신은 신체의 변화에 휩쓸리기 쉽다. 사소한 상처에 정신은 깊은 내상을 입기도 하고, 별 것 아닌 접촉에도 회복을 하기도 하지. 누구보다 네가 제일 잘 알 것이다. 너는 너 자신으로 몇 번이고 그걸 검증하려 했으니까. 그 검증은, 네가 최상위의 계수를 달성하며 끝난 줄 알았다만."
그의 말은 거기서 멈추었다. 말의 끝은 의문형이 아니었지만, 내게 묻는 것임을 내가 모를 리가 없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잘 생각 할 수가 없었다. 지금 느끼는 이 기분을, 설명한다고 알아줄까 싶었다. 애시당초 나는, 알아주길 바라기는 할까. 나는, 내가 추구 했던 것은...
얼마인지 모를 시간이 지났다.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메마른 숨이 똑같이 메마른 목소리를 자아냈다.
"선생님..." "왜." "내가... 당장, 저 밖으로, 떨어진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 에요...?" "어떻게 해도 떨어져야만 한다면?" "네..." "정말 그것 뿐이라면?" "네..." "......"
은은한 수면등의 빛에 일그러지는 적자색 눈동자가 보였다. 마른 담배를 문 입술이 몇 번, 잇새로 씹혔다.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담배를 거두고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숨 끝에 대답했다.
"네 육신은 내 손으로 거둬 관에 넣어주고, 네 존재는 내 심장에 묻겠지. 두 번째 비석으로." "...하, 흐... 하하, 하, 하하하..."
우스울 것 하나 없는 대답에 나는 웃었다. 목이 쉬어 나오는 거라곤 소름 끼치게 긁는 소리였다.
조금만 길어져도 숨이 받쳤지만 마른 기침을 해대면서도, 웃었다. 웃고, 웃고, 웃은 다음에 폐를 비울 듯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들이쉬며 눈을 감았다.
"잘 거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는다."
조금 작게 끄덕였다.
"잘 자라."
고른 숨소리가 대답을 대신했다.
어느새 병실 안은 몇몇 기기가 작동하는 소리만 울리게 되었다. 그 가운데, 침상 옆을 지키던 그는 입에서 떼었던 담배를 다시 물어, 필터를 잘근 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