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에. 그냥.. 흔한걸요" 레벨 40 힐러는 흔하지 않다...! 여선은 멋쩍은 척 고개를 돌리다가 쌍검이라는 것에 와아.. 그것이야말로 낭만...! 이라는 것처럼 라디로비엔을 바라봅니다.
"그렇네요.. 이 시간이면 가장 활동적이고.. 일을 나간 이들이 보일 즈음인데요.." 낮시간이어도. 살짝 해질녘이어도 이상한 일이겠지...
"안쪽을 살피는 거 좋은 생각인 거 같네요오~" 높은 나무를 신체 스테이터스를 써서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도적들이 마을 중앙에서 퍼질러앉아 술을 먹고 먹을거리를 먹어치우는 것이 보입니다. 하지만 도적은 도적. 옆에 칼은 항상 지참하고 있군요. 그리고 점거한 좋은 집에서 붙잡은 이들을 부려서 일을 시키거나... 나쁜 짓을 하려는 것 같은 이들도 보이네요.
밤이 깊어지고, 달이 허공을 부유하며 빛을 내뿜을 시간 동안 촌장과 목사에게선 특이한 행동이 관측 되지 않았다. 오늘 밤은 외부인이 있으니 조심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외부의 침입일 뿐인가...?' 빠르게 회전하는 사고가 이윽고 팽팽하게 당겨진다.
" 의념의 소모를 감수 한다면 전방위 탐지를 하는것도... "
느릿하게 내뱉어지는 말 사이로 알렌의 다급한 메시지가 팝업된다. 이윽고 빠르게 전환되는 화면. 그리고, 거대한 형체.
" 역시, 저는 전위 체질은 아닌가 봅니다. "
워리어에게로 바로 끌리는 어그로를 보곤 살짝 웃어보였다. 농을 던지며 의지를 움직여 알렌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 저 괴물을 저 자리에서 10발자국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부탁드립니다. ] [ 20...아니, 30초 정도면 될겁니다. ]
어찌 보면 무리 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부탁이지만, 성장한 그라면 가능 할 것이라는 확신을 담는다. 스태프를 하늘로 들어올리곤,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는다.
마도사의 본질은 무엇일까? 신비를 규명 하는 것? 의념을 자신의 의지대로 휘두르는 것? 아무리 고상한 말로 포장 한다고 해도, 부정 할 수 없는 근간이 있다. 그건 바로...
" 화력 투사라고! "
씨익 웃어보이며 품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망념은 아직 아슬아슬 하지만, 대용품은 충분히 있지 않은가? 사전 조정과 촉매를 무시하고 결과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특이점이 손 끝에서 빛나며 의념으로 풀려나왔다. 스태프의 끝에서 풀려나온 푸른 빛이 구름을 몰아내고 육망성을 그린다.
각인마도 강제발현
피제스의 빛
하늘에 그려진 육망성의 마도진이 맥동하듯 빛을 퍼트리고, 이윽고 새하얀 빛이 주위의 밤을 걷어낸다. 달빛과 함께 산란하는 무지갯빛이 지정된 좌표에 작렬함과 동시에 한발짝 늦은 소리가 굉음을 내며 뒤따른다.
숨을 한번 내쉬곤, 그대로 발에 의념을 모아 지면을 미끄러지듯 빠르게 내달린다. 내 목숨을 정말 여러번 살려주는 기술이다. 가끔 이걸 배우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곤 한다.
강렬한 의념과 함께 자그마한 적이 스르륵 달려나가자, 거인들 사이에서 고함이 일어난다. 덩치가 크다는 것은 보폭이 크다는 뜻이다. 녀석들의 한걸음에 따라잡히지 않으려면 나는 족히 50보는 걸어야 한다.
달리고 달리고 달린다. 내 보법의 장점은 속도가 굉장히 빠른 축이라는 것이고. 단점은, 방향 전환이 용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도중에 짧게 제동을 걸어, 이동하고 싶은 방향으로 대지를 박차 몸을 날리곤 보법을 재개해야 한다.
어떻게든 요리저리 피하고 있다. 근처에 떨어지는 거대한 돌이나 몽둥이의 충격파는 강산의 버프로 견딘다.
"....?"
한 거인이 취하는 동작이 심상치 않아서, 잠깐 본다. 검을 들고 집중하는 자세. 나랑 거리는 그럭저럭 있다. 저기서 휘두른들, 맞추기는 쉽지 않을텐데... 그렇게 생각하던 끝에 거인이 기합을 내지르면서 검을 내려찍자.
대지가 갈라졌다.
"....!?"
쩌적, 하고 내가 나아가는 진행경로의 땅에 커다란 절벽이 생긴다. 내 보법은 '미끄러뜨리는' 보법...뛸 수 없어! 잠깐 당황과 경로가 막힘으로 발이 멈춘 사이에, 뒤에 쫓아오던 거인의 몽둥이가 휘둘러지고.
" - - - - "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 아득한 충격에 세상이 그대로 사방팔방 빙글빙글 회전한다. 방향이 어디가 어디고, 순간적으로 무슨일이 일어났는건지 파악조차 안되고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부러졌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팔을 높게 들어, 로프 컨넥트로 줄을 길게 뻗어내곤. 아무곳에나 걸리는 직후에 몸을 그 쪽으로 끌어당긴다. 부웅 뜨는 감각과 거의 동시에, 쾅 쾅 쾅 하고 바닥이 난타되며 부숴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린다.
해방의 문양(?) 모든 마도가 시작부터 존재해왔던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모든 것에 시작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도 아닙니다. 마도진의 시작은 인간의 희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나아가기 위해서. 하나의 선에 의미와, 하나의 글자에 목적과, 하나의 형태에 희망을 완성될 문장에게 바란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 마도진은 사멸된 것에 가까울 것입니다. 새기기 위한 시간과, 잊혀진 의미 대신 우리는 마도를 발전시켰으니까요. 분명 그렇게 잊혀졌을 마도진은 한 마도사의 손길 아래에서, 마도와 분해된 하나의 형태로써 태어났습니다. 이것은 해방을 위한 문양입니다. 의미를, 목적을, 희망을 담아 완성하는 오직 당신만의 체계일 것입니다. 해방하십시오. 그 의지에 따라 세상은 그 힘의 일부를 해방하여 그대에게 내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