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수많은 흐름을 지켜봐오던 나는 모든 것의 끝을 수없이 지켜보았다. 그렇기에 나에게도 언젠가 저런 끝이 있을 것이라는 작은 기대를 품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루어질것 같지 않던 그 기대가 나에게 아주 가깝게 다가왔다. 다만 별로 좋은 꼴은 아닐 것이라는게 실망스러운 부분일까. 그래도 지금까지의 노고가 있었으니 참작을 해주면 좋겠지만 그들의 진면목을 봤으니 좋게 끝내주진 않겠지. 연구소 한가운데에 박제라도 해두지 않으면 다행일터다. 그래도 한결 홀가분했다. 그야 정말, 진짜, 매우 지겨웠으니까.
" ... ? "
느껴지는 것은 공기의 흐름, 그리고 저항감. 방금까지 있던 곳에서 옮겨온 것일까. 담담히 눈을 감고 있던 나는 살며시 눈을 떴다. 그제서야 보이는 것은 푸르게 빛나는 배경에 드문드문 보이는 하얀색의 불규칙한 것들, 그리고 짙은 초록색의 끝도 없어보이는 저것은 ... 숲?
" 하?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은 빠르게 이해 되어 머릿속에서 재정립된다. 주변의 배경, 느껴지는 저항감, 시끄럽게 귓속으로 파고드는 파열음. 지금 나는 떨어지고 있다. 아니지. 단순하게 떨어진다는 말로는 지금 내 상황이 그렇게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좀 더 내 상황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바꿔주도록 하겠다. 나는 "추락"하고 있다.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순간부터 나는 그들의 취향이 생각보다 더욱 더럽고 고약하다는 생각 밖엔 들지 않았다. 좀 곱게 보내주면 어디 덧나나.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주변에 보이는 지형은 내 기억 속의 어떤 부분과도 일치하지 않았으니까. 이곳의 역사는 전쟁이 끝나면 다시 어딘가에서 전쟁이 시작 되는 수준이니 지형지물이야 금방 변해버리곤 했지만 그것마저 기억하는 것이 주시자다. 그리고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지형은 존재하지 않았다.
" 반중력 생성 장치 가동! "
지금말고 전전 세계에서 개발 되었던 장치다. 역대 세계에서 가장 마법공학의 발전을 많이 이루었던 곳이라 그런지 수많은 기술들이 발명되었고 지금 내가 사용하려는 것도 그것들 중 하나였다. 떨어지는 중력을 상쇄시켜서 공중에 뜨게 만들거나 떨어지는 충격을 최소화 하는 이 장비는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편했기에 자주 애용하는 장비 중 하나였다. 동력을 공급해주는 결정은 엊그제 갈아끼웠으니 이젠 속도가 줄어들면서 곧 허공에 정지하겠 ...
" 고장났어?! "
가속도가 줄어들기는 했다. 그야 종단 속도에 도달했으니 당연한거고 이젠 일정한 속도로 땅바닥에 쳐박을 일만 남은 것이다. 분명 멀쩡하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는데 그 사이에 고장 나다니. 그 작자들이 장난질을 쳐놓은 것인가 싶었다. 아무도 모르는 세계로 보내버리고 추락사 시키기. 진짜 악질 같은 행동인데 생각해보면 그러고도 남을 작자들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발버둥은 쳐야하니 곧바로 모든 기억을 뒤져 허공에 뜰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역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개발한 부양 마법은 단 하나도 되는게 없었고 단순무식한 방법이라고 나오자마자 사장된 마력을 모아서 뜨는 행위도 역시나 되질 않았다. 아 내 마지막은 낯선 세계에서 추락사인가.
" ... 진짜 상상도 못했네. "
어느샌가 시야 대부분이 숲으로 가득해졌다. 울창한 이파리 사이로 보이는 것 하나 없이 빽빽한 숲이라 어쩌면 나뭇가지에 걸려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추락하는 속도를 봐선 어림도 없는 일인듯 했다. 결국 처음 떨어질때처럼 덤덤하게 눈을 감고 떨어지는 충격만 기다리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기억으로 보면 추락해서 바로 죽는 사람보다 고통에 떨며 죽어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던데. 그렇다면 머리부터 떨어져서 즉사라도 하는게 나을까. 온갖 잡생각은 충돌하는 순간까지 계속 이어졌다. 얼마나 아플까, 아니 즉사하면 괜찮지 않을까, 왜 역사 속에서 추락사할때 어디로 떨어져야 한번에 죽는 것을 연구한 사람은 없었을까 같이 잡다한 생각만 쭉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 이런 생각도 곧 멈춘다. 이미 충돌할 시간이 다 되었으니까. 아 제발 한번에 죽게 해주세요. 생각은 끝없이 이어진다. 분명 아까 떨어져서 고통에 떨며 죽어가야했는데. 죽기 직전까지의 시간은 길다는 것이 이런 말이었나. 허나 몸에 가득히 느껴지던 저항감 또한 사라진지 오래였다. 어쩌면 이미 떨어졌는데 고통도 못느끼고 죽어버린게 아닐까. 그렇다면 내 바램대로 고통 없이 즉사한 것이니 오히려 감사해야할지도 모른다.
" 하?? "
살며시 눈을 떠본다. 땅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러니까 주먹 하나 정도의 거리만 남은채 땅 위에 살짝 떠있던 것이다. 그걸 깨달은 순간 나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주 약간의 착지 충격. 입에 흙이 들어가 뱉어내며 땅 위에 서본다. 흔하디 흔한 숲 속이었지만 이곳은 나의 기억 속에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역시 이곳은 '내가 있던 세계' 가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끌려온 낯선 세계. 수백 수천번의 같은 세계를 지내온 나에겐 낯선 장소라는 것은 간만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저 멀리 도시가 보인다. 그렇다면 일단 가야할 곳은 정해진 것이다. 옷에 묻은 흙먼지를 손으로 대충 털어낸 나는 한걸음을 내딛는다. 어쩌면 이것은 위대한 한걸음이 될지도.
처음에는 생생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늘을 보고 있었고, 구름이 바로 코 앞에 있었으니까.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천사가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날갯짓하는 시늉이라도 내어 보려고 팔다리를 이리저리 휘저으면 몸이 균형을 잡지 못 하고 빙글빙글 돈다. 불규칙하게 움직이던 몸이 반 바퀴 훅 뒤집혀 아래를 향하자 그제서야 빠르게 가까워지는 먼 바닥 풍경이 눈에 띈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은 놀랍다 못해 정신이 아뜩할 지경이다. 본능적인 공포로 반사적인 비명이 작게 새어나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이, 이거, 나는 게 아니라 떨어지는 거구나!
어떡하지, 어떡하지! 빠르게 울리는 머릿속 비상 종.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실이 아니라 꿈이라는 사실이다. 조금, 아니 꽤, 아니 많이 무섭긴 하지만 얼른 꿈에서 깨 버리면 바닥에 부딪혀 생을 마감하는 장면을 꿈의 마지막으로 삼지 않아도 될 것이다. 볼을 꼬집으라고 했었나, 온 몸에 힘을 주라고 했었나, 아니면 손가락을 반대로 꺾으라고 했었나?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떠오르는 몇 가지 방법들을 실천해 보기로 했다.
첫 시도, 균형이 불안정해 허둥거리는 몸으로 힘겹게 뺨을 집어 본다. ...실패.
두 번째 시도, 몸을 웅크려 있는 힘껏 힘을 줘 본다. .....어쩐지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다! 허둥지둥 다시 몸을 펼쳤다. 실패!
세 번째 시도. 제법 대담하게 손가락을 꺾어 보려 했지만... 고통에 눈물만 찔끔 빼고 말았다. .......시, 실패..?!
왜, 왜왜왜, 왜 안 일어나지지? 이상하다. 이 쯤 했으면 보통 눈이 떠져야 하는 거 아닌가? 여전히 귀와 볼을 찢을 듯 마구 스치는 바람소리는 사라지기는 커녕 희미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희미한 그림같았던 바닥은 이제 조금 더 선명해져서, 스스로가 어디쯤 떨어지겠거니 대충 짐작할 수 있을 만치 가까워졌다. 이상하다. 너무 생생하다. 겪어 본 적 없지만 분명 절벽에서 떨어지면 이럴 거라고 상상했던 것보다 더 생생하다.
아니, 애초에 꿈을 꾸고 있기는 한 걸까? 정말로?
.......어라?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어───...."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어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어 "...사, 사사사사─, 삿, 사, 사람 살려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에여아아아아악─, 새된 비명이 하늘을 가른다. 그러나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우연히 같이 떨어지고 있을 리는 만무하지. 냅다 비명을 지르며 힘껏 버둥거린다고 추락이 멈출 리는 더욱 더 만무하고. 그 많은 노력들이 무색하게도, 무력하게 추락하는 수 밖엔 방법이 없었다. 악몽에서 깨게 해 달라는 기도는 어느새 죽은 뒤에도 내 영혼을 거두어 천국으로 인도하소서, 주님, 하는.. 죽음을 코 앞에 둔 사람이 하는 기도로 바뀌었다. 이제 아주, 아주아주 조금 뒤면 바닥에 쿵 떨어지고 말 거야. 엄청 아프겠지! 무, 무서워! 눈을 꽉 감고, 둥글게 몸을 만다. 사사삭, 하고 나뭇잎 같은 것이 빠르게 등을 스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신이 뚝, 하고 끊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니....
...
.. .
아직도 떨어지고 있나?
작은 의문과 함께 정신이 들었다. 눈을 감은 채로 오만 생각을 했다. 사실은 방금 스친 나무가 엄청 큰 나무라 아직 바닥에 공간이 한참 남아 있었나?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떨어지지 않을 수가 있나?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큰 나무인 거지? 주변을 살펴 보려고 슬쩍, 실눈을 뜨며 바람이 멎은 것 같다고 생각했을 때...
"....이악,"
쿵, 하고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작은 충격에 별 희한한 비명이 새고 말았다. 이제까지 봤던 광경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이제 눈 앞에 놓인 것은 나무며 풀이 무성한 숲 속 광경이었다. 풀숲 사이를 뒹군 것처럼 온 몸이 먼지와 작은 가지, 나뭇잎으로 엉망이다. 얼빠진 데다 꾀죄죄하기까지 한 얼굴로 주위를 휘 둘러보면, ....아, 놀란 눈을 한 작은 토끼 한 마리가 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만, 그 시선에 뭐야 저거? 이상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은 건 착각일까?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몸을 사부작거리자 토끼는 귀를 움찔거리더니 냅다 줄행랑을 쳐 버린다. 자, 잠깐만~! 혼자 남는 건 무서워 다급하게 불러 보지만 역시 순순히 멈춰 줄 리는 없,
[ 왜? ]
"...........어,"
머, 멈췄다! 그리고, 그리고, 그 그리고,
"토, 토토, 토끼가 마마말을 해요〰〰〰〰!!"
[ 얼씨구? 먼저 말 건 건 너잖아! ]
히이이, 다시금 기겁. 바로잡았다고 생각했던 정신이 다시금 아뜩해지는 것 같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고, 떨어지는 줄 알았더니 갑자기 숲 안에 있고, 이번에는 토끼가 말을 하고, 아아, 신이시여, 어떻게 이런 일이......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근처 나무에 기대어 지탱하고 있으면 다시금 토끼의 시선이 느껴진다. 이번에는 명확히 이상한 것을 바라보고 있음이 느껴지는 시선이다. 이렇게 이상한 일이 한 번에 일어나다니, 어쩌면 이건...
".....제, 제가 죽어서.. 처, 처처천국에 왔나요....?!"
그래, 그거면 다 설명되지 않나? 떨어져 죽어서 천국에 오고 만 거야! 이런저런 상황을 받아들이며 과부하가 온 뇌가 이상한 결론을 뽑아내고 마는 순간이었다. 비록 토끼의 시선은 이제 한심해하는 것을 넘어 질려하는 것 같았지만서도. 쉽지 않은 시작이었다.
분명 500자 이상만 쓰면 된다고 했지? 라고 생각하며 쓰기 시작했는데 정신 차리니 거의 2000자 정도가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_⚆) 새벽에 쓰는 글은 이래서 무서워요... 다들 좋은 밤 되시고! 내일도 주말이니 다들 푹 주무시고!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ˊo̴̶̷̤.̮o̴̶̷̤ˋ)
도시로 들어온 추락자들은 소문 하나를 듣습니다. “그 얘기 들었소? 누가 중앙에 침입 했다더군.” “중앙에? 간 큰 녀석이구만. 그럼 조만간 처분 이야기가 나오려나?” “아무래도 그렇겠지?” “글쎄여? 아닐 걸여?” “응? 아니라니, 무슨 소리냐?” “침입자 말이에여. ■■■라고 하던데여! 그래서 지금 같은 ■■■가 있는지 찾고 있대여.” ■■■? 이들의 말은 잘 들리지만, 이 말만큼은 노이즈가 낀 것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어쨌든, 들려오는 소문은 이것이 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