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은폐하려던 공간이면 귀신보다 은폐를 주도한 수박들이 튀어나오는 걸 걱정해야 하나? 눈을 굴리며 가늠해 보는 서연이었다. 모르긴 해도 꽤나 뒤가 구린 공간 같은데, 리모델링이든 뭐든 구실을 붙여서 싹 밀어 버리지 않고 벽 뒤에 남겨 놓은 건 무슨 저의일까. 아직 무슨 일이 더 벌어지고 있어서일까. 벽 뒤에 공간이 있다는 사실마저 깨끗이 잊혀서일까. 확인해 보면 알겠지.
그렇게 마음을 굳히려니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자기보다 타인을 더 염려하는, 리라다운 걱정이 이어졌다. 사람 심리란 참 묘하다. 커리큘럼으로 안티스킬에서 살인 사건을 조사할 때마다 힘들다고 징징댔는데, 이번엔 오히려 오기 비슷한 게 솟는다. 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 헤아려진다는 게 이런 힘을 주나? 서연은 히죽 웃어 보였다.
" 응.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할게. "
" 고마워!! "
리라의 진심어린 걱정과 함께 투명 망토를 걸친다. 그리고 리라가 만들어 낸 문을 따라 가 보니 퀘퀘한 먼지 냄새부터 난다. 인기척은? 전혀 없다. 기묘하게 등골을 쭈뼛하게 만드는 바람 소리뿐. 귀신의 커리큘럼실 테마로 꾸몄대도 믿겠네.
몸서리를 치려니 리라가 방음 부스 안에서 바람이 불어온다고 알려 주었다. 그 안은 얼핏 봐도 새카맸다. 부서진 테이블과 의자, 타거나 녹아 버린 잡동사니, 먼지 냄새를 압도하는 탄내. 누가 불이라도 질렀을까? 저길 조사해 봐야 하나? 접근해 보려는데 리라가 말렸다. '사람 같은 거'라니, 불에 탄 마네킹이라면 참 좋겠지만 그렇다면 리라가 이렇게 완곡하게 말릴 리 없지. 모르긴 해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한 무언가를 본 게 틀림없다.
" 많이 놀랐겠다... 너도, 월이도. "
그럼 저쪽은, 아무 단서가 없을 때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해야겠다. 서연은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손을 풀었다. 마치 그래야 사이코메트리가 더 잘 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머리를 열거나 전기로 지져서 부작용이 왔던 거 같으니, 일단 수술대부터 손을 대 본다. 역시나 일기장의 주인인 소녀의 머리를 지졌던 모양이다. 여기까지는 익숙한데... 한밤중의 연구실이 보였다. 앞서 얼굴을 찡그린 채였던 것과 딴판으로 소녀는 잠든 듯 평온한 표정이다. 그런 소녀의 머리를 연구원들이 여는데... 어라? 뭔가 넣는다? 칩? 저거 (오맨들씨 연구소의 기록에 있던) 플레어의 뇌에 넣었다는 그런 류는 아니겠지?? 설마;;; 께름칙한 가운데 머리를 전기로 지지는 과정이 되풀이된다. 소녀의 표정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얼굴이 핼쓱해지는 것만 눈에 띈다. 아무래도 저 칩이 문제 같은데.
" 커리큘럼할 때 일기장 주인한테 수상쩍은 칩을 삽입했었어. 그 칩이 문제를 일으켰던 거 같아. "
다음으로 확인해 본 것은 커리큘럼 데이터를 기록해 놨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차트였다. 아니, 내용을 알아볼 수 없게 부서져 있었으니 차트였던 것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거나 그것을 만져 보니, 일기장의 주인 역시 레벨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17세 때의 겨울에 레벨을 1까지는 올렸는데, 그 이후의 기록이 이상했다. 전기 자극 칩? 그걸 심었다는 메모가 적힌 시점부터 소녀의 능력은 급격히 성장했다. 아까 수술대에서 삽입했던 그 칩이 뇌를 전기로 자극해서 능력을 향상시키는 용도였나? 그런 식으로 짜맞춰 가던 중 마지막 데이터에 눈이 갔다. 다른 건 모르겠고, '칩의 강도를 조절'이라는 부분이 걸린다. 소녀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건 뇌를 계속 자극당한 탓일까? 일기장에서 봤던, 온 세상을 지우는 것 같던 빛. 그 빛은 그 결과이고?
" 아까 말한 수상쩍은 칩은 뇌를 전기로 자극해서 능력을 향상시키는 용도였던 거 같아. 칩을 심은 뒤부터 선류빈의 능력이 급성장했어. 칩에서 나오는 전력의 강도는 연구원이 임의로 조절할 수 있었던 거 같은데, 뇌가 지속적으로 전기에 노출되다 보니 선류빈이 점차 자기 통제력을 잃어갔을지도 모르겠어. "
그 외에 특별한 건 없나? 둘러보다 캐비닛을 열어 보았다. 일기장에 사이코메트리를 썼을 때 빛으로 가득찬 공간이 딱 이런 캐비닛처럼 좁았는데. 하지만, 그 빛이 영희도 쓰는 그 포톤 레이저라면 캐비닛이 이렇게 멀쩡할 수가 없다. 아니나 다를까. 캐비닛엔 선류빈이 갈수록 우울감에 젖어 가는 듯한 모습이 흘러간다. 어느샌가 무표정해지는 얼굴에, 칩의 기능이 능력 증폭임을 안 뒤임에도 플레어의 감정을 통제한다는 그 칩이 생각나 버린다. 머리에 붕대를 감거나 반창고를 붙인 모습들은 선류빈이 능력자로서는 비약적으로 성장했어도 인간으로서는 만신창이가 되어 가고 있다는 상징 같았다. 저게 다 칩 때문이란 거지? 근데, 선류빈은 그걸 알았나? 알았다면 칩 제거도 고려해 봤음직한데. 어떻게든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어서 우울해지는 것도 감수했나? 싫다...
" ...... "
그렇게 살피고 나니 남은 건, 홀랑 타 버린 방음 부스뿐이다. 저기가 저 꼴이 난 원인은? 그 원인이 선류빈과 연관 있을까? 서연은 심호흡을 하고 마른침을 넘겼다. 그러고 방음 부스의 새까만 벽을 짚었다. 재가 묻는 듯한 감각을 무시하고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하자 주눅 든 선류빈과 대놓고든 은근히든 윽박지르는 연구원의 나날이 이어진다. 자기 통제력을 잃지 않았을 때의 선류빈은 어지간히 순한 성격이었나 보다.
그러던 중 선류빈이 달라졌다. 머리를 부여잡고 울부짖는 모습이 전에 없이 격했다. 차트를 내던지기도 했는데, 그 차트는 서연이 사이코메트리로 보았던 그것 같다. 그런 격노도 오래 가진 않아서, 류빈은 바닥에 엎드려 애원조로 말했다. 칩은... 선류빈 몰래 심은 것이었다. 게다가 연구원은 선류빈이 동의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도 칩을 심었다. 이런 수박!!??
이어지는 호소는 서연의 짐작이 대강 맞음을 보여 주었다. 그 칩이 자기 통제력을 잃게 만든 원흉이었다. 그걸 확인하기 무섭게 선류빈이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졌다. 그제야 연구원은 앉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선류빈에게 무언가 말했다. 고막을 꿰뚫는 듯한 비명 소리에 묻혀 뭐라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좋은 소리일 리 없다는 거다! 연구원이 정체 모를 조종 장치를 쥐고 있는 걸 보면 빼박이다. 저 조종 장치로 뇌에 전기 충격을 가해서 선류빈이 꼼짝 못하게 한 거 아닐까?
그때 귀가 먹먹해졌다. 소름 끼치던 비명이 멎은 것이다. 연구원이 전기 충격을 그만뒀나? 근데 뭔가 이상하다. 느릿하게 몸을 일으키는 선류빈의 움직임이, 사람 같지 않다. 좀비 영화 속 좀비에 가까운 어색함이다.
사이코메트리를 중단해야 한다는 예감이 스쳤을 땐 이미 늦은 뒤였다. 일기장에서 봤던 것 이상으로 환하고 끔찍한 빛이 눈을 감아도 시각을 헤집었다. 정체 모를 울부짖음은 아득히 들리는 가운데에서도 고통에 차 있었고, 선명한 피비린내는 고기를 굽는 듯한 냄새로 변질되어 갔다. 화학 물질을 태우는 것 같은 매캐하고 독한 연기가 뒤따른 게 차라리 다행일까. 그런 가운데 피부가 지져지는 듯한 착각마저 엄습했다.
" !!!! "
더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온 몸이 불에 덴 듯 얼얼하다. 구토가 목젖까지 치밀어 이를 앙다물고 몸을 웅크렸다. 그러고 한참을 침만 삼키길 되풀이하고서야 조금씩 정신이 들었다. 선류빈은 아마, 그 자리에서, 연구원과 함께 사망했을 것이다. 그게 선류빈의 복수였을지, 칩의 부작용이 극단적으로 치달은 결과일지는 모르겠다. 이래서 은폐했나?
" ...선류빈의 동의 없이 전기 자극 칩을 심어서 능력을 성장시켰는데, 그렇게 성장시킨 바로 그 능력 때문에 선류빈도 연구원도 다 죽었나 봐... 몰래 심은 칩이 그 정도로 큰 사건을 불러왔기 때문에 이 공간을 은폐했던 거 같아. 몰래 칩을 심는다는 사실도, 칩을 이용한 커리큘럼이 실패했다는 사실도 숨기기 위해 "
" 그리고 수박 씨는, 선류빈이 어째서 사망했는지 알아내려다 눈을 잃었고. "
수박이라 욕하기도 지긋지긋한 수박들. 분김에 바닥을 내리치고 만 서연이었다.
/설정하신 정보를 제가 맞게 해석했을지 모르겠네요👀👀👀 잘못 해석한 부분은 말씀해 주시는 대로 수정해 볼게요오오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