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중 웹박수 문의 시, 오너(—주) 기입 필수. 오너 이름 미기입 시 외부 문의로 알고 무응답으로 대처합니다. (외부인 개입 안 받습니다.) *자신의 캐릭터가 영구 상해 및 사망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간 불화가 오너 간의 분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편파 주의. *‘전야’ 챕터부터 시작합니다. *1회 성장 후 대립(감사대 VS 악귀). *패배 진영은 몰살 엔딩입니다.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D%99%A9%EB%9F%89%EC%9D%BC%EC%B7%A8%EB%AA%BD *시트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968/recent *선관 및 임시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75 *황량몽상점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5Y1oyNuo-nzGt33MNgcVT78eNyT-pTiBIkGwF_NAsA/edit *황량일취몽 코인시트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aHPH2oXx_yBYyxXNqjVFMPFlz2hAMWK1MKNKsWM3fU4/edit *웹박수 : https://gforms.app/p/aKb3u0l *전판 주소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372/recent
생과 사는 어느 때고 등 맞대고 선 존재였고, 리 슈란에겐 그게 과히 가까웠다. 감사대 집안이라서 그랬고, 그중 선봉 지닌 횟수 일등을 놓쳐본 적 없는 엘리트 가계라서 더 그랬다. 잠들지 않고 죽지 않는 한 이 지독하고도 냉혹한 꿈은 영영 깨지지 않을 것이며, 너-천 양-또한 내 곁에 끔찍이도 붙어있으리라 생각했다. 영원한 겨울 꿈이 단숨에 불살라져 누군가의 천박한 피로 더럽혀지리라곤 정말이지 예견 불가했으므로, 리 슈란이 아주 잠시간 뇌 활동을 멈춘 것도 이상한 일은 아녔다. 시선이 천 양을 향해 일순 빗겨나가고, 그 찰나 단박에 멱 잡혀 내부를 침범당했다. 일평생 내어준 적 만무하며, 또 허락할 일 없어야 했던 일. 애정을 동반해야만 가능한 짓거리들은 리 슈란 생에서 공백으로 남겨둬야만 했다. 만인을 구하는 감사대로서 인명에 대한 균형추는 늘 완벽한 직선을 이뤄야만 했으므로.
온도가 낙하했다가 다시금 솟아올랐다. 쪼개지고 흐릿해진 뇌가 셈에서 밀렸다. 신력이 비산함과 동시에 차게 얼어붙었다. 리 슈란의 벽안도 끝을 모르고 내려갔다. 어쩌면 뜨겁게 느껴질 만큼의 저온. 자존심, 자존감, 인권, 예의...... 지금 침범 당한 매너들만 꼽아도 열 손가락이 모자랐다. 웬만해선 동요 부재한 낯짝에 금이 갔다. 심기가 퍽 뒤틀리셨다 이 말이다. 애 데려가서 약 부어. 애꿎게 길 가던 학생 하나 언질로 붙잡고 명했다. 척 봐도 고학년이나 상대는 신선 톱 중 하나. 괜히 얼음 창에 꿰뚫려 꼬치 행은 사절이라 잠자고 목 잘린 애 눈치 보며 데려갔다.
움직임에 제약 걸릴 조건도 사라졌겠다, 은발을 쓸어 넘기자 기세가 급변하고. 따끔따끔한 냉기가 눈앞 상대를 죽일 기세로 찍어누른다. 한 티끌이라도 오점이 없어야만 하는 귀한 인두겁 입고 태어났다. 개새끼 하나 얼려 죽이는 것쯤은 덮어주겠지. 당장은 그런 생각이었다. 해서, 정말로 죽일 생각이었고 또 그럴 셈이었는데.......
들이밀어지지는 수십 개의 신력. 선경 고교 교사들이 인외 피라미드 정점에 설 예비 괴물들을 막기 위해 목숨 걸고 나섰음이다. 자연스레 혀를 차고 신력을 거뒀다. 곳곳에 아롱아롱 매달려있던 살얼음들이 녹아 없어졌다. 이윽고 냉기의 잔재가 모조리 소거됐다. 남은 증빙은 이 령의 것 뿐. 지저분하고 더러운 게 꼭 지 주인 닮았네. 피 낭자한 밑창을 바닥에 닦으며 경멸적으로 읊조렸다.
천 양은 긴급 의료실. 이 령, 리 슈란, 안 시사, 서 휘민 넷은 꼼짝없이 교무실로 호출당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맡은 교사가 안절부절못한 낯으로 땀을 닦아내더니 헛기침으로 서두를 놨다.
"슈란아, 이 건은 징계라도 받아야 하는 거 알지? 이걸로 끝내는 게 더 나아."
그에 고개만 끄덕이는데 불쑥 끼어드는 불청객 둘.
"선생, 우리한테도 그런 말 좀 하라고. 나중엔 내가 돈 더 벌 걸?" "지랄하네. 암만 봐도 그 '리'에 당하겠냐?" "안 휘민, 넌 진짜 나한테 뭐 원수졌냐?" "너흰 좀 조용히 하고. 너네는 징계 더 세게 들어간다. 여하간 너네 전부 이거 작성하고......"
무심한 낯으로 영양가 없는 대화들을 배경음 삼아 잠자코 곧은 자세로 서 있는데, 돌연 치미는 분통에 이 령의 뺨을 올려 붙었다.
긴장일랑 전무하다. 기막히게 순진한 얼굴. 타인같았음 일순 긴장을 놓거나, 아예 경계를 풀어버렸을 지도 모를 일. 허나 상대는 온갖 악귀와 인간군상을 마주하며 사람이 얼마큼 치밀하고, 꿈 꾸는 때 환상을 깨트릴 수 있는 존재인지 안다. 하물며 배신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겪은 자는 쉬이 문을 여는 법이 없었다. 앳된 살가죽이 베여 선홍색 피를 뚝뚝 흘려도, 위협적인 창 거두지 않는 냉정함은 거기에서 기인했다.
“어디까지 말해줘야 기어이 읊을까. 살성, 이리의 수장, 이 령⋯⋯ 설마 너 당장이라도 그 개놈 자식 기운 풀풀 풍기면서 모른 체 하진 않을 테지.”
창은 물론이고 구석구석 낀 얼음들이 일시에 녹았다. 갑자기 마음이 약해졌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는 아니었고, 다만 저 기운에 피까지 보니 역겨운 반역자가 떠오른 까닭이다. 팔짱을 풀더니 책상 위를 검지 손톱으로 두어 번 두들겼다. 앉아.
눈동자 너머에 스멀스멀 번지던 악심은 어느새 씻은 듯 사라졌다. 저주란 본디 타자를 해하고자 하는 명확한 의지에서 힘을 가지는 주술이다. 그런 저주를 다루는 술사인 만큼 그는 악의를 향해야 할 방향만은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네.”
부르는 말에 어설프게 눈만 두어 번 깜빡였다. 알아본 바가 옳다면 ‘그때’ 이 사람과는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는 내밀어진 손을 한동안 가만 바라만 보았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의도를 알 수 없어, 천천히 손을 맞잡으면서도 이것이 맞냐는 듯 슬며시 고개가 기울었다.
“……모르겠어요.”
괜찮지 않은 상태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괜찮다고 하기엔 그것도 잘 모르겠다. 애당초 괜찮은 상태란 무엇이고? 그에겐 온전하지 않음의 기준 역시 불분명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대답을 했음에도 아리송한 마음만 더해지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다. 그는 자연스럽게 상대에게서 시선을 비끼며 그 뒤편 어딘가를 물끄러미 보았다.
─찾았다. 처음부터 치우려고 했던 시선의 주인. 눈이 마주치고, 조금 전부터 이쪽을 훔쳐 보던 누군가가 흠칫 몸을 굳혔다. 찰나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짧은 응시. 이번만은 눈의 색도 형상도 변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양 그는 이리의 근처로 다시금 눈길을 되돌렸을 뿐이다.
멀쩡하게 서 있던 그 학생이 이상한 반응을 보인 것은 그때였다. 돌연 "어?" 멍청한 소리를 내며 코를 훔친다. 잔뜩 묻어나는 피에 주변이 금세 다른 의미로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틀어막은 소맷단은 삽시에 붉게 물들어 간다. 가만히 있다 난 피라고 생각하기엔 출혈이 다소 과하다. 결국 주변 학생들이 보건실로 황급히 그 학생을 부축해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
아, 이제야 좀 조용해졌다. 한결 나은 기분이 된 그는 마침내 편안한 기분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