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훈련장 한가운데서 땀을 뻘뻘 흘리며 서 있던 소년은, 그대로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숨을 돌렸다. 실습실 내부 풍경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타일들은 있을 수 없는 형태로 구부러져 있었고, 방의 전체의 구조가 어딘가 잘못된 것만 같았다. 그러나 붕괴는 거기에서 그쳤다. 성운은 이마의 땀을 닦았다.
단순히 다른 자이로키네시스가 간섭할 수 없는, 물질이 없는 질량만을 만들어내려고 했던 그 순간의 모험이었지만, 그때 성운의 손끝에서 탄생해 날아간 것은 단순히 그런 질량으로만 이루어진 충격파가 아니라, 주변 사물들을 빨아들이는 초소형 블랙홀.
몇 시간이나 잤지. 태오는 부스스 눈을 떴다. 여름 사이에 섞인 애매한 가을이 지나 제대로 된 음중 도래했다는 듯 요 며칠 사이 조금만 얇게 입어도 몸이 부르르 떨릴 만큼 공기가 쌀쌀해졌다. 얇은 담요는 조금 도톰하게 솜을 채운 이불로 바뀌었고, 이따금 열어놓던 테라스 문은 굳게 닫혔다. 태오는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머리맡에 아무렇게나 둔 핸드폰을 끌어당겼다. 밝기를 최소로 낮췄는데도 켜진 액정을 보기가 무섭게 눈이 시큰거렸다. 시간은 오전 9시 36분, 등교는 대차게 말아먹은 듯하고, 오늘은 그냥 더 자야겠다. 이대로 다시 감으면 몇 시간은 더 잘 수 있을 것처럼 몸이 천근만근이니, 도통 나가고 싶지 않은 탓이었다.
레이브로서의 작품 활동은 늘 크고 작은 생활의 고통을 수반했다. 작게는 끼니를 거르는 것부터 시작해 크게는 수많은 시간 속에 갇혀 밤낮을 꼴딱 새운 탓에 안 그래도 없는 건강을 죄다 갈아내는 것까지. 학교생활과 저지먼트 생활, 그리고 졸업을 준비하는 방송 생활까지 병행하며 작품을 출품하는 건 몹시도 힘들고 지치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레이브의 활동을 잠시 쉬자니 그건 또 태오의 성격상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차라리 학교생활을 그만두고 말지. 태오의 삶에 있어서 우선순위는 학교나 대학, 추후의 진로,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나 평화가 아니었다. 누군가는 오늘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태오를 보며 태생이 레벨 3이었기 때문에 진로 고민도 안 할 정도로 편하게 사는 것이 아니냐 했지만 태오는 귓등으로도 듣는 척을 안 했다. 레이브로 벌 만큼 벌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어차피 태오의 삶은 정해져있었다. 6년 전 백서휘가 메트로폴리스에 몰래 들어온 자신을 붙잡았을 때부터. 아니, 그 이전, 부모님이 할아버지께 몰래 도망쳐 살던 집을 들켰을 때부터.
태오는 어떻게 해도 인첨공에 왔을 것이고, 데 마레에 갔을 것이며, 스트레인지로 도망을 치고, 백서휘나 그에 준하는 인물의 곁에서 자랐을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둥지를 틀어 레이브의 삶을 위해 지금처럼 몸을 갈아오겠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고, 그런 운명이기 때문이다. 운명의 파도는 너무나도 거센 탓에, 종이로 만들어진 한 뼘의 조각배는 방향을 틀거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겠답시고 노질을 조금만 달리해도 뒤집어질 것을 잘 알았다.
그렇기에 태오는 조금 더, 자신의 예술에 집착하는 면이 있었다. 유일하게 노질을 달리하고 싶은 마음을 표할 수 있는 안식처였기 때문에. 태오는 무음으로 둔 핸드폰 화면이 켜지고 발신인의 이름이 뜨며, 가물가물한 망막에 맺힌 증강현실 알림이 보였다.
"……."
뇌파와 연동되어 자동으로 전화를 받은 핸드폰 너머로는 웅성거리는 학교의 배경음을 제하면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심중의 소리는 뇌에 그대로 박혀 들어왔다. 등교하지 않았다면서요. 태오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춥네요."
몹시도 추워요……. 태오는 대답 대신 중얼거리며 이불을 움켜쥐고 몸을 조금 더 웅크리더니, 눈을 감았다. 겨울이 오고 있다. 그 모든 일이 시작되었던 날이. 스스로의 잘 알지 못하는 속내를 곱씹어 읽고, 후음 들리지 않는 자의 심중의 소리를 듣다 다시금 잠에 빠져들었다.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듣던 전화가 끊겼다.
대략 반 시진 뒤, 집의 문이 열렸다. 혼자 살기에는 지나치게 넓은 집은 거울이 깨지거나 대리석 테이블 위로 피가 묻어있지도 않다. 이리저리 널린 잘린 머리카락도 없고, 죽음이 도사리다 강제로 쫓겨난 듯 음산하던 분위기도 없다. 안온하고, 평화롭다. 그렇지만 테라스로 향하는 탁 트인 퇴창과 복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공간 아래 덩그러니 놓여 따스한 햇빛을 피하는 침대가 새까만 눈에는 몹시도 외로워 보였다. 누군가 조심스럽게 걸터앉았는지 매트리스 가장자리가 소리 없이 기운다. 따뜻한 손이 창백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고, 감긴 속눈썹을, 그리고 짙게 드리운 다크서클을 뭉툭한 손가락 끝이 스쳐간다. 매트리스에 한 사람분의 무게가 더해진다. 이불보다 더 따스한 온기가 등에 닿고, 온몸을 덮었다. 고른 숨소리를 자장가 삼듯, 새까만 눈이 마주 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