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644 그건 이제 서연이가 진짜 자발적으로 완전 불량하게, 진짜 대놓고 배째라 식으로 커리큘럼이나 그 외 연구에 협조하지 않을 때나 일어나는 일이고... 보통은 자동 시스템에 의해서 이체가 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잘 없긴 해요. 하지만 설정 자체는 자유니까 자유롭게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일단 디폴트 값은 저래요!
>>641 은우:무슨 소리야. 아직 안 넘겨줬어! 차기 자리만 발표한거지! 은우:작년의 나도 이 시즌에 부장은 아니었어! (도리도리)
>>637 ㄹㅇ 유죄 인정 이혜성 세금 2배로 내야 한다 생각함 이 죄많은 밈미야~!!!!(?) 하 트릭오어트릿 대비하냐고... 이런 면모까지 좋아 아직 선배님의 그 상냥한 면모가 남은 듯해... 그런데 요즘 캐해로는 혜성이가 와장창 저지먼트에게서 어떻게든 기 안 빨리려고 대비하는 것 같기도 함🤔 (이러기)
ㅋㅋㅋㅋㅋ아 금태양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섭남재질 좀 공감이 가... but 사치일 뿐이야! 보다 좀 더 음습하고 겁 많은 감정이면 좋겠어...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어딨다고. 이런 거... "음~" 하고 잔망스럽게 눈웃음 지으면서 발바닥 서로 맞붙인 채 앉고 있던 녀석인데 속내는 문드러진 그런 거 있자너 알지...? 막 ptsd나 그런 거에 시달리고 있어서 일부러 더 쾌활하게 활동하는 그런거... 집에서와 밖에서의 표정 다른 그거... 그래서 두 명에게 감겼을 때 집에서 정신 나간 듯이 "말도 안 돼." 이것만 3시간 반복해야 함(? 아~ 그뭔씹 알차다 왱알왱알(?
"히히, 네~! ...아! 이제 됐다." 동영상 촬영을 마치자마자, 새봄은 곧장 서연과의 톡방에 토실이의 춤 직캠 영상을 보내고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음악도 적당한 거 넣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편집하면 그것도 형한테 보내줄게요!"
요즘은 핸드폰으로도 간단한 영상편집이 되는 세상이니 말이지~ 히히. 무슨 노래가 좋을까? 역시 백 레이더스의 Shooting stars가 찰떡일 것 같은데! 그나저나, 엄청 귀엽다. 아무 때나 짜란다 짜란다 하면 또 춤 춰주려나? ...에이, 그래도 리라언니 피조물이라도 안 지친다는 보장은 없으니 관두자. 병연이 쟤는 맨날 녹아있기도 하고 말이지~ 싱글거리면서 토실이를 보던 중, 서연이 룸메 이야기에 걱정스러운 듯한 기색으로 묻는 말에, 새봄은 멋쩍은 듯 헤헤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기숙사 벽 쿠키반죽 참말사건 말이죠? 네, 그 뒤로도 좀 이것저것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또 2주동안 쉴 일은 없을 것 같대요! 컨디션도 좋구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히히." "아무래도 그 때 사고로 공사를 크게 하셔서 좀 조심스러우신가봐요. 그래도 레벨 3 되면 다시 이야기하러 오라셨... 아, 잠깐만. 저 레벨 3이네요?"
깜빡 잊고 있었다! 아이고, 사람이 여유 없이 살면 이렇다니까~. 그러는 사이, 테이블 가득 케이크와 차가 차려져도 음료로 목만 채울 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서로의 애완피조물들도 오갔다. 귀를 쫑긋거리더니 통통한 다리를 움직여 총총 다가오는 얼룩 토끼인형의 앙증맞은 움직임에, 새봄은 무지중에 잔뜩 풀어진 낯으로 해실거리며 토실이의 머리를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보들보들하다! 똑같이 리라 언니표인데 뭔가 촉감이 달라. 좀더... 토끼털같은 느낌? 한편 병연은 난처한 듯 웃는 서연에게 애교라도 부리듯 까맣고 작은 눈을 깜빡이다 서연이 제 꼬리를 어루만지자, 냉큼서연의 손바닥에 제 꼬리를 맡기고는 테이블 위에 녹아내리듯 엎어졌다. 전자레인지에 너무 오래 돌려 녹아 늘러붙은 흰 떡처럼.
한편, 졸라서 들은 연애담에 대한 보답삼아 꺼낸 솔직한 이야기에 대한 서연이 흐뭇한 듯 행복해보이는 한 미소를 머금기도, 철현의 행복을 비는 듯 두 손을 맞잡기도, 그런 끝에 말 그대로 새빨갛게 익어서는 컵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켜는 것을 보며 새봄은 참지 못하고 히쭉 웃었다. 히~ 서형 재밌는 반응 보는 요령 알았다. 내가 느끼는 걸 있는 그대로 말해버리면 되는구나! 그럼 평소에 형을 흠모하는 점에 대해서도 말해볼ㄲ...
<clr saddlebrown tan>" ...혹시 지금 좋아하는 사람 있어? "<clr>
그렇게 흉계 아닌 흉계를 꾸미던 찰나 고막으로 파고든 서연의 질문에, 새봄은 눈이 휘동그래졌다. 허를 찔렸다, 라는 게 이런 느낌일까? 생각해보면 형들 연애를 주목하게 되는 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짝사랑하고도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깨달음까지 사고가 미칠 즈음, 서연의 사과에 새봄은 히쭉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직전까지도 연애 이야기 하고 있었잖아요~ 그리고... 네, 있어요. 히히. 짝사랑이지만요." "케이크도 나왔겠다, 먹으면서 들어줘요! 나도 감사히 잘 먹을게요, 히히."
그렇게 권하고, 새봄은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포크로 잘라 한입 배어물었다. 부드럽고 진한 고소한 크림 맛, 시럽에 촉촉이 젖어 폭신하고 달달한 시트, 시원한 딸기과육에서 터지는 새콤달콤한 과일 맛에, 요 전까지는 잘 정리하기 어려웠던 머릿속이 차근히 정리가 됐다. 음, 이제 말할 수 있겠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리라 언니의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에요." "원래는 만날 일도 없었던 분인데, 성하제 날에 잠깐 우리 부실에 오셨거든요. 그때 처음 뵀어요. 목격했다! 에 가깝지만요, 히히." "당시에 좋은 일이 있었던 게 아니고, 리라 언니 프라이버시도 있어서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당시 거기 있었던 저지먼트 부원들 여러명이 그 선생님께, 무례한... 솔직히 좀 위협적이다 싶은 말과 행동을 했어요. ...저도 그 상황이 벌어지는 걸 막지 못했고, 벌어진 뒤에도 별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요."
저지먼트는,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니었던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도 그 상황에서 잘한 건 없었다. 불의라고 생각하면서도, 가만히 있었으니까. 이유가 무엇이든.
"그랬는데, 그 선생님은 겁을 먹으시지도, 흥분하시지도 않고, 어른답게, 담담하게 대처하시더라구요. 첫 목격이었는데, 그 모습이 계속 마음에 남았어요. 언젠가 꼭, 저런 어른이 되고 싶어졌구요." "그러다가, 제 원래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 장기 휴가를 가시게 되어서, 임시 연구원 선생님을 모셔야 했는데... 딱 생각나는 분이 정인 쌤, 그 선생님인 거예요. 그래서 마침 선생님 계시는 연구소도 가깝고 해서 만나뵙고 부탁을 드렸는데, 수락해주셨어요. 그래서 지금가지 계속 정인 쌤한테 커리큘럼 받고 있는데..."
"커리큘럼 받으면서 간간히 - 많지는 않지만 이야기 하기도 하고, 궁금한 거 여쭤보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렇게 지내다보니까, 선생님에 대한 제 마음이, ...서형이랑 철형, 진형을 따르는 마음하고 다른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선생님이랑 더 가까워지고 싶고, 프로페셔널하고 멋있는 모습도 좋지만, 제가 농담할 때 어이없어하시고 황당해하시는 모습도 좋아서 더 장난치고 싶어지고, 좀 더 속 깊은 이야기도 하고 싶고... 또, 3년 뒤에, 선생님한테 연애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어지고."
"가능성이 엄청 낮다고 생각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3년동안 잘 보인 다음에 고백해보라고 철형이 조언해줘서, 원래 계획은 졸업할 때까지 공과 사 잘 지키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지내다가 성인이 되면 고백하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그러다가 고민이 생겼어요. 제가 딴에는 커리큘럼 중에는 커리큘럼에만 집중하고, 커리큘럼 중이 아닐 땐 쌤이 좋다는 걸 적절하게만 표현하고, 그러면서 지내려고 했는데... 제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보니까 티가 줄줄 나는 거예요. 제 마음이 티가 다 났다면, 정인 쌤도 담당 학생이 당신께 유다른 감정을 품은 것에 대해서 난처하실 수 있고. 그런데 지금 고백하면 더 난처하시진 않을까? 싶어서... 좀 오락가락한 상태예요, 헤헤."
...우왓, 잠깐만. 나 엄청 털어놔버렸잖아? 민망하면서도 열쩍은 가운데, 후련한 복잡한 마음에, 새봄은 이번엔 티라미수를 포크로 잘라 한 입 머금었다. 이상하게도, 티라미수의 맛이 이전보다 선명하게 느껴졌다. 달고,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혀끝에 맴돌다 사라졌다. 형이 사주니까 더 맛있네요! 라며 화제를 돌려볼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서연의 생각이 궁금해, 새봄은 가만히 서연의 목소리가 들려오길 기다렸다.
//아이구야 고생했어! 히히 고생은~! 답레도 훈련레스도 볼 때마다 느껴지는 걸 이야기하거나 새봄이 입으로 표현한 거 뿐이라 무지무지 쉬웠어>< 그나저나 나도 서연주가 포인트로 둔 거 딱 짚었구나! 왕뿌듯하다>< 그리고 여기 새봄이 티미 대잔치 나갑니다 우하하하 엄청 길어져버렸는데 길이 부담없이 편한대로 적어주면 고마워><
모든 훈련생의 커리큘럼이 끝나고 텅 빈 훈련실 안, 새봄은 계란 한 판 - 포장지에서 꺼내 뽀득뽀득 씻은 뒤 김장에나 쓸 만큼 큼지막한 음식용기에 차곡 담긴 - 을 노려보며, 기지개를 켜고 눈을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나름대로의 준비운동을 마치고, 새봄은 훈련실 바닥에 양반다리도 아니고 괜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천천히 정신을 집중했다. 매서우리만치 뚫어져러 가만히 계란을 응시하던 새봄은, 이내 손을 들어, 손가락을 튕겼다.
딱!
자그마한 소리와 함께, 락앤락은 두가지 식재료로 채워졌다. 반절은 크림처럼 뽀얗고 조밀하게 거품을 올려 흰 뿔이 솟은 머랭으로, 나머지 반절은 샛노랗고 몽글몽글하면서도 뭉친 곳 없이 매끈한 커스터드 크림으로. 그러나 새봄은 인상을 푸는 대신, 눈을 꾹 감으며 한번 더 손가락을 튕겼다.
딱!
제발 성공했기를. 연산을 마치고 기도하듯 속으로 읊조리는 찰나, 훈련실을 매운 바닐라 향에, 색다른 향이 끼어들었다. 달콤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향이었다. 새봄이 천천히 눈을 뜨자, 투명한 음식용기의 벽 너머로, 은은한 아이보리빛을 띤 머랭 시트에 커스터드, 흑설탕과 계피가루 약간으로 맛을 낸 바나나잼이 샌드되어 있고, 쿠키와 견과류를 부숴 만든 크럼블이 솔솔 뿌려진, 큼지막한 파블로바 케이크가 보였다.
"됐다!!"
새봄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깡충 뛰어올랐다. 그런 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서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서형 서형~] [내일 학교 끝나고 부실에서 잠깐 만날 수 있어요?] [깜짝 퀴즈가 있어요><] [물론 상품도!]
서연이 새봄의 제안에 응해, 방과 후 부실로 향했다면, 새봄이 소파 앞 테이블에 하얀 가운데 초콜릿 소스와 이런저런 토핑이 뿌려진 케이크 한 조각이 올라 있는 접시 두개와 (부실에 비치된 커피머신에서 뽑은 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준비해둔 채 서연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서형 여기예요~!" "히히, 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그래서 그 퀴즈란 게 뭐냐면요~ 짜잔!"
새봄은 장난스레 케이크를 가리킨 뒤, 잔뜩 기대에 차서는 초롱초롱 빛나는 분홍빛 눈으로 서연을 올려다보며 재잘거렸다.
"이 파블로바 케이크의 과거를 맞춰주세요~ 사이코메트리로요!" "이 케이크는 총 두번의 변신을 거쳤는데요, 처음에 뭐였고, 이 케이크가 되기 전에는 뭐였는지 맞춰주면 돼요~!" "상품은... 지금은 비밀이에요!"
>>651 얼떨결에 세금 납부하게 생긴 이혜성을 드립니다(어이없어하는 이혜성은 덤) 하지만 이혜성이 트립오어트릿에 대비 안하는 그림은 안그려지는 거 인정? >>와장창 저지먼트에게서 기 안빨리려고 대비<< ㅋ ㅋㅋㅋㅋㅋㅋ아 남이 해주는 캐해 존맛탱이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년까지만 해도 상냥한 선배님 마음으로 준비했을텐데 지금은 기 안빨리려고 수틀리면 냅따 뿌려버리고 자리 뜨려는 준비 만만일 느낌이긴 해ㅋㅋㅋㅋㅋㅋㅋㅋ
알지알지. 개떡처럼 말해도 찰떡같이 알지. 햐 그뭔씹썰 너무 맛있어서 야식으로 냠냠굿해버리고 말아~~~ 음 딜리셔스 미슐랭 오너셰프. 친구들 사이에서 방글방글 웃고 있는데 속내는 아; 귀찮; 이러는 느낌의 음기쾌남 현태오 맛있네(아니다) 말도 안된다고 3시간동안 고민했지만 이미 어딜 가든 두명 중 한명과 무조건 마주치고 이벤트 시작되고 호감도 올라가는거지. 라는 제목의 라노벨풍 연시뮬 게임 프롤로그네 이거(헛소리 중)
며칠간 모니터에만 매달려있던 그녀는 결국 퍼져버렸는지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의지한 채로 한손을 이마에 가져다대며 늘어졌다.
"어머, 벌써 GG치는 거니?" "딱히 그런건 아니지만 말임다? 왠지 활동 다운 활동을 안하니까 찌뿌둥한 느낌이 들어여." "글쎄... 활동이라면 분명 지금같은 능력활용 훈련 외에도 많잖니?" "그런 걸로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검다..."
다른 손을 겨우 뻗어 휴대폰을 집어 열어봤던 그녀는 한동안 버튼을 꾹꾹 누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을까,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선 피식 웃어보였다.
"역시 학생은 학생이라고, 친구들하고 노는게 더 즐거운 거려나~" "반은 맞고... 반은 모르겠네여." "그런 것도 50%의 확률인 거니?" "그렇다기보단..."
열심히 딸깍이던 손의 움직임을 멈추고서 휴대폰만 계속 지켜보았던 그녀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을까,
"워리뮴이 부족함다... 암튼 그런 검다..." [그건 또 뭐래.] "희귀한 에너지원이에여... 과학적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불쑥 튀어나와 태클을 거는 여학생의 질문에 다시금 몸을 일으키며 대꾸하던 그녀가 다시금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몇번의 손짓으로 화면에 나열되던 문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머, 엄밀히 말하자믄 만날 여기에 틀어박혀서 아무도 못만나는건 아니지만... 왠지 그런 기분이 들어여." [...그거 당 떨어진거 같거든.] "그-렇슴까? 하긴, 요즘 단거를 잘 안먹긴 했지여?" "그럼... 최근에 괜찮은 카페 하나를 찾았는데 오늘 스케줄 다 끝나고나면 거기 가보지 않을래? 그쪽도 학생들 여럿이 모여있거나 데이트 장소로도 딱인거 같더라~" [...늘 생각하는 거지만, 대체 선생님만 아는 카페들이 몇군데나 더 있는지 모르겠거든...] "어른이 되고나면 자연스레 알게되는 거란다~" "...딱히 그런걸로 어른이 되고 싶진 않은 기낌임다..."
내겐 꽤나 나쁜 버릇이 하나 있었다. 관심이 없으면, 흥미가 없으면 내 의식이 그것과 관련한 정보를 알아서 걸러버렸다.
그러니 2학년에 자칭 레이브라는 학생이 작품을 가져왔다며 어디서 이름만 겨우 주워들었을 1학년생들이 시끌거려도 책상에 엎드려 노트에 낙서나 끼적였다.
슬슬 새로운 뭔가를 해보고 싶은데- 같은 생각이나 하다가 하교할 시간이 되서, 가방 들고 저지먼트 부실로 갔었다.
그리고 다음 날 등교해서 자리에 앉아 하품이나 느긋하게 하고 있었다. 오늘은 또 무슨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지...
"...야야야, 그거 들었어?" "아침부터 무슨 난리야. 뭔데?" "아니- 저번에 우리 학교에 레이브 있다고 막 그랬잖아-" "2학년에 윤성훈인가? 그 선배?" "응응, 그런데 그 선배가 방금 3학년 교실에 가서 형님이라 그랬대!" "꺄르륵 뭐야 유치해! 그런데 누구한테?" "그으게 말이지..."
한참 가십거리를 씹던 같은 반 동급생들이 나를 향해 눈치를 힐끔였다. 그 짭레이브라면 관심 없으니 내 눈치 볼게 있나 싶었지만,
저것들이 굳이 나를 살핀다? 거기서 뭔가 촉이 왔다.
나는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천히 떠들던 애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너네 방금 하던 얘기, 마저 해 봐. 3학년에 누구?"
딱히 위협은 아니었고 그냥 말만 해보라 한 건데 어쩐지 고양이 앞에 쥐 된 양 움츠린 걸 보니 뭐지 싶긴 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다 들었다.
흐음. 2학년, 윤성훈이라.
그 날 점심시간이었다.
어차피 식욕은 없었으니 가볍게 점심 패스했다. 교실에 앉아 적당히 시간을 보냈다. 한바탕 몰려나간 학생들이 슬슬 들어온다 싶을 쯤 느릿하게 일어나 2학년 교실로 갔다.
반은 미리 들어뒀으니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 반에 도착해 뒷문을 기웃거리다가 저어기 안쪽에 외알안경을 낀, 붉은 머리로 보이는 남학생을 발견하자 성큼 들어가 그 책상 앞에 섰다.
"선배가 윤성훈이죠? 아침에 태오 선배한테 형님이라고 했다던."
인사고 나발이고 생략한 채 대뜸 그 말부터 던졌다. 그리고 눈 가늘게 떠 윤성훈을 빤히 응시하다가 허리 굽혀 앉은 사람과 시선을 똑바로 마주하고선 툭 내뱉었다.
"야, 누구 마음대로 형님이래. 너 뭐 돼?"
그 말 하자마자 눈에 안광 켜진 듯 뭐라뭐라 말하기 시작한 상대였으나 책상 한 번 가볍게 차서 끊곤 흥, 하고 콧바람을 내쉬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어쩌고는 뭐 됐고, 학교에서 또 그 소리 들리기만 해 봐."
쥐도새도 모르게 팍 그냥.
끝말은 나즈막히 흘리곤 들어올 때처럼 성큼성큼 걸어서 교실을 나갔다.
그리고 곧장 조퇴했다.
학교가 어떻든, 시국이 어떻든, 밖으로 나와서 본 하늘은 푸름이 만연한 가을 하늘이었다.
참 신기하지. 여름과 비슷한 푸름인데 더 높이 보이니까.
"그치- 하늘 참 푸르지-" "우왁?!"
어느샌가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자, 진이 거기 있었다. 너무 놀라서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입만 벙긋대고 있으니 입술 사이로 살짝 식은 붕어빵 하나가 꽂혔다. 반사적으로 그걸 우물거리며 언제 왔냔 표정을 지으니 진이 찡긋 윙크를 날리며 대답했다.
"우리 이쁜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지!" "...뭐에요. 스토커 같아." "그럴 지도 모르지만!" "와, 싫다."
영양가 없는 대화를 주고 받으며 붕어빵을 먹었다. 하나 다 먹고 다른 하나를 받아드는데 진이 물었다.
"그래서 이쁜이, 연락도 없이 조퇴해선 뭐 하려구? 일찌감치 연구소 가게?" "으믐... 아뇨. 4학구 갈 거에요." "4학구? 미술관?" "음, 네. 어떻게 아셨어요?" "그야 우리 엘레강트한 이쁜이가 갈 곳이 4학구의 대-미술관 말고 또 어디 있을까!" "시끄럽네요 진짜. 아무튼 갈 건데요. 진 씨도 갈, 어라." "이쁜아! 얼른 안 오고 뭐해!"
같이 가겠냐고 묻기도 전에, 이미 저쪽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서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손짓하는 진을 보며 참 나, 하고 중얼거렸다.
"이! 쁜! 아!" "아 가요-"
조금이라도 미적대면 클락션을 울려댈 것 같은 진의 기세에 살짝 빠르게 걸어가서 차에 탑승했다. 조수석에 앉아 남은 붕어빵을 얌전히 오물거리며 순전히 진 취향의 선곡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창 밖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바깥을 구경했다.
바깥과 구분된 차 안에선 리버티니 그림자니 제로니 하는 것들이 한없이 멀게 느껴졌다. 있는 거라곤 붕어빵의 잔향과 정신없는 선곡과 그걸 따라부르는 진의 모창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