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리라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식으로_내_곁에서_떠나지_마_를_말해보자 : "...그냥, 그냥 안 가면 안 돼...?" "왜 떠나야 하는데? 그럼, 나는 어떻게 하고?" "...아니, 아니다. 가도 괜찮아. 대신 나도 같이 가. 그럴 수 있잖아. 꼭 혼자만 가야 하는 거 아니잖아." "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옆에 계속 있을 자신이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먼저 떨어지려고 하지 마... 제발..."
공포게임_방송하는_자캐 : 게임이면 의외로 괜찮을지도? 실물 아니면 얼추 무난하게 봄 (조.온.습이 갖춰진 귀신의 집 예외) 근데 막 갑툭튀를 한다? 이건 소리 한 번 지르고 "아 놀랬잖아🥺" 한 다음에 도로 스진함 근데 밤에 생각나서 괜히 뒤척거릴 수는 있을거 같다 "다 가짜인거 아는데 왜 무섭냐고!" 하면서 방에 불 다 켜버림
자캐가_연애를_하고나서_달라진_점 : 행복해졌어요!
좀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감정을 느끼는 중이지🤔 좋은 쪽의 감정은 당연하고 질투라던가 여러 의미의 긴장감이라던가 독점욕이라던가 간이든 쓸개든 다 빼주고 싶은 마음이라던가 보증 서달라고 하면 서줄 거 같은 mind (안됨)
욕심도 좀 더 늘었나... 이 사람의 미래에도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 묘하게 미래를 자주 그리게 된다고 해야 하나? 연초까지만 해도 사실 그런거 좀 없었거든. 레벨 업이라는 목표는 있었지만 살아가고 싶은 미래가 어떤 모양인지는 희미했는데 지금은 많은 가능성을 고려 중이래
흠... 그리고 연애 시작하고 박호수 때려잡은 이후로 어떤 종류의 우울감은 꾸준히 내려가는 중 좀 더 스스로를 아낄 줄 알게 되엇다. 커리큘럼도 옛날처럼 스스로 갈갈갈하다가 쓰러짐! << 이런 것도 안하고 이번에 머리 지지는 것도 랑이 피드백 받아서 바로 연구원한테 말했으니까
그리고 수경이 해시도 지금봤는데 흠... 🤔... 오수경이도 사실 상황의 피해자지... 로벨의 욕심? 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것만 아니었다면 존재 자체로 죽을 수 있었거나 운좋게 살아나 그 자체로 살아갈 수 있었을텐데 심란하네... 수경이는 수경이대로 이쪽은 이쪽대로 잘 살았으면 좋겠지만 도플갱어의 법칙이 그리 놔두지 않을듯하고
서성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연애를_하고나서_달라진_점 다 일컫기 힘들다 너무 많은 것을 보았다 함께 바라보는 원두막 아래에서의 여름 밤바다 인첨공의 장벽 위로 떨어지는 석양에 물든 연인 다음 날 맞이하는 아침 햇살 속에, 두 사람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 메신저로 전해진 글자 몇 자가, 그 몇 자가 뭐라고 마음이 이다지도 간질간질해지던 순간 짓궂은 장난에 앙탈도 부리고 토라진 체도 하며 주고받는, 조그만 온기의 파편같은 나날들
누군가의 손끝에 남은 상처 하나가 자신에게는 팔 한 쪽이 잔인하게 난자당한 것만큼이나 아플 수도 있다는 사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부딪쳐도, 돌이키거나 막을 수 없는 것도 있다는 사실 자신이 건네주는 마음과 건네어받는 마음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는 사실 그 무엇을 하더라도, 자신은 허락받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결코 그의 것이 아니며 「함께이기에 공유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까지
너무 많은 소중한 마음들이 생겼다 살갗을 뚫고, 날개깃이 나고 있다
자캐의_내면세계_풍경은 무한히 펼쳐진 폐허 도시 도시 덩어리들들이 부유섬처럼 도시들 위를 떠다니는 것이 보인다 하나같이, 따스한 광채에 휩싸여 심록이 웃자란 채다 그런 도시가 몇 층이고 몇십 층이고 몇백 층이고
자캐의_부정적인_감정을_감당하는_방법은 가장 미련하고 어리석은 방법이다 쌓아두고, 참고, 견딘다 자신 하나만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테니까 그러고 나면, 이 힘듦도, 마침내 풍화되고 퇴색되어 사라지겠지 지금까지는 꽤 많이 그래왔다
2학년 3반 윤성훈, 나이는 18세, 목화고등학교 재학, 안드로이드 공학과 진학을 희망하며 연구원의 기로도 밟고 있는 레벨 2의 일렉트로키네시스 능력자. 그는 비록 레벨 3의 문턱을 밟지 못했지만 그의 담당 연구원은 능력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새로운 기로를 추천해 주었고, 안드로이드 공학과 연구원의 기로에서 특출난 재능을 찾을 수 있었다. 학우들이 이따금 너는 기계를 잘 다루니 고장 난 것 좀 고쳐달라며 전혀 상관없는 것을 가져와 곤혹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그런 상황을 제외하면 무난한 교우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기묘한 점이라면, 그의 교우관계는 모두 연구원 지망생이었다. 일반 학생은 인첨공에서 연구원이라는 자리를 희망하는 그에게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만의 무리에서 살아갔다. 자신을 떠받드는 인간, 출중한 재능, 삶……. 성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타 학생들은 그를 괴짜라 평했고, 혹자는 오만한 녀석이라고도 했다.
그런 그가 학교에서 자신이 레이브라고 밝혔을 때, 학생들의 의견은 반으로 나뉘었다. 진실이다, 혹은 저 괴짜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성훈은 당당히 안드로이드를 가져오겠다 했고, 시간이 흐른 오늘, 2학년 3반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막론하며 우글우글 문전성시를 이뤘다.
"진짜야?" "헐, 레이브 작품 나 본 적 있는데 진짜 저렇게 웃어!"
평온하게 미소를 짓고 우아하게 움직이는 안드로이드를 보고 제각기 의견을 나누며 레이브다, 레이브가 아니다로 열띤 토론을 나누고, 성훈은 뿌듯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선생님이 수업이 시작됐다며 어서 가라고 내쫓고 나서야 한차례 조용해졌지만, 쉬는 시간마다 학생들은 우르르 몰려왔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대다수의 학생들이 급식실로 이동하고, 성훈은 편의점에서 사 온 샌드위치를 꺼내들었다.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성격과 더불어 안드로이드에 못된 짓을 하는 학생이 있을까 노심초사한 탓이었다. 그리고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을 적, 누군가 텅 빈 교실 문을 열었다.
"응?"
성훈은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을 느꼈다. 얼굴에 낀 인식 저해 노이즈, 길다 못해 무릎 끝에서 살랑이는 무지막지한 길이의 창백한 앵화색 머리카락, 교복 위에 걸친 화려한 외투……. 저 외형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3학년 선배 중에 저지먼트가 있는데, 이따금 담배를 태우는 것이 보이는 양아치가 있다고. 그 선배는 독심술사인 데다, 엘리트인 것만 믿고 산다며, 생기부만 채우려고 활동도 제대로 안 하는 것 같다고 연구원 지망 동기들은 툭하면 험담을 했다. 자신들처럼 연구직이 없었더라면 아무것도 못 했을 거면서! 이명이 이시미란다. 저번에 성하제 때 꿈틀거리며 춤을 추던 꼴이 딱 어울렸노라 자기들끼리 낄낄대던 순간이 떠올라 등골이 섬찟했다. 성훈은 제대로 씹지 못한 첫 입을 꿀꺽 삼켰다.
"여,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 서, 설마 안드로이드를 부수려고? 그런 건 아니겠지? 저지먼트잖아. 그렇지만 양아치라고 했는데……. "……아, 레이브의 작품을 보고 싶어서요. 그런데… 식사 중이었군요. 방해가 된다면 나중에 보러 오도록 하지요……."
태오는 손을 고이 모으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려 했다. 성훈은 그 모습을 멍하니 보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아, 아니에요. 보셔도 돼요." 생각보다 불량하지는 않나? 그런 생각을 하며 손을 까딱이자 대기하고 있던 안드로이드가 우아한 걸음과 함께 사뿐사뿐 걸어왔다. 고이 기른 검은 머리카락과 깊은 녹음을 담은 듯한 녹색 눈동자, 그리고 수도사와 같은 옷차림의 안드로이드는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태오와 눈을 마주했다. 태오는 그런 안드로이드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고, 성훈은 시끄럽게도 속내를 울려댔다.
"편하게 먹고 있어요……. 손 대지 아니할 테니." "ㄴ, 네."
너무 가까이 가면 안 되는데! 저러다 망가지면? 손 대면 안 되는데! 고가의 장난감을 사촌 내지 조카 앞에서 들킨 삼촌의 심정처럼 불안한 기색을 뇌에 직격탄으로 꽂던 성훈과 달리, 태오는 평온하게 안드로이드를 훑어보았다.
"작품명은…… 무엇인가요." "《기도》요."
안드로이드는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정자세로 있었고, 태오가 움직일 때마다 눈동자를 굴리긴 했으나 그것도 한순간이었다. 느긋하게 작품을 감상하던 태오가 입을 열었다.
"4세대 P 시리즈 모델이군요." "어? 어떻게 아셨어요?" "귀 부분의 마감 처리를 보아하니 머리카락은 기존 에셋을 쓴 것 같고요……."
성훈은 눈을 둥그렇게 떴다. 어떻게 알았지?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뜬 성훈을 가뿐히 무시하고 안드로이드에 집중한 태오는 잠시 실례, 하며 안드로이드의 안구 부분에 눈을 마주치듯 한참 시선을 마주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사용된 칩은 PLA-18267a군요……. 최근 작품에서 PLA 시리즈 칩을 사용했지요. 해방이었던가요." "맞아요!! 해방에서 PLA-19165c를 사용했어요! 대체 어떻게 아신 거예요?!" "이런 쪽에…… 관심이 있어서요."
태오는 느릿하게 걸어오더니, 노이즈를 끄며 허리를 숙였다. 시선을 마주한 성훈은 쭉 찢어진 눈동자에 잠깐 떨었지만 이목구비를 훑어보고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귓가에 속삭일 적엔 먹던 샌드위치의 오이가 무릎으로 툭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다만…… 레이브 흉내를 내고 싶었더라면 페이셜 인식 값을 조정했어야지요. 여럿이 보는 거면 가만히 있어도 티가 나지 않겠지만…… 지금처럼 소수의 인원이 있다면…… 어설프게 타인의 안면 센서와 동기화해서 표정을 바꾸고 있다는 걸 금방 들킬 텐데도요……." "……!"
성훈은 당황스러움에 얼굴이 달아오르더니 귀까지 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들켰다! 대체 어떻게 안 거지? 당황스러운 듯 말을 잇지 못하는 성훈과 달리 태오는 느긋하게 무릎의 오이를 집으며 허리를 세우고 다시금 작품을 바라보다, 쓰레기통에 툭 던졌다.
"다만…… 작품에 대해서는 나무라지 않겠어요…… 아름다우니 말이에요. 검은 머리는 죄를 상징하고, 표정은 참회를 드러내고 있어요……. 실로…… 좋은 시도라고 보아요……."
하교 종이 울리고, 가방을 챙기던 태오는 오늘의 남은 일과를 되새겼다. 순찰이 없다. 돌아가서 수행평가를 하고, 《순수》의 칩을 마저 손을 보고, 남은 시간에는 서휘가 오지 않기를 기도하면 되겠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선 태오는 누군가 반에 들어오자 시선을 마주했다.
"저, 선배."
성훈이었다. 성훈은 외알 안경 너머로 비치는 눈을 애써 마주하려 들더니, 심호흡을 하다 단어를 뱉어냈다.
"드,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시간 좀 내주세요!" "……." "시, 싫으시면 어쩔 수 없지만……." "좋아요. 학교 밖으로 나가죠. 대화 장소는…… 내 맘대로 골랐으면 하는데."
태오는 속내에서 들려오던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죄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따라오라는 듯 고개를 까딱인 태오는 성훈이 뒤를 쫓자 옆에서 걸을 수 있도록 보폭을 줄였다. 성훈은 그 상황에서 한 마디도 없이 불안한 기색과 함께 뒤를 따를 뿐이었고, 목화고 학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카페에 도달했을 적에야 눈을 크게 끔뻑일 뿐이었다.
"음료는 내가…… 사도록 하지요. 할 말이 있는 듯하니……." "아, 아니에요, 제가, 살게요." "선배가 후배에게 사준다고 생각하면 된답니다……." "세상에~ 언제 그리 꼰대가 됐어? 됐고 둘 다 앉기나 해. 사람도 없겠다, 한 잔씩 돌릴 테니까. 학생은 자몽 좋아해~?" "조, 좋아해요……." "그래 보여~ 그럼 누나가 맛있는 거 해줄게~ 탱탱이는 그냥 커피 마실 거지~? 차가운 걸로, 원두는 산미 있는 걸로?" "부탁할게요……."
카페의 점장으로 보이는 양 갈래로 땋은 머리의 여성은 태오와 아는 사이인지 너스레를 떨었고, 태오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구석진 자리를 향해 앉았다. 성훈 또한 머뭇거리다 맞은편에 앉았고, 잠시 우물쭈물 댔다.
"……그래서, 하고 싶었던 얘기가 뭘까요." "그게, 그, 그러니까."
성훈은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레이브가 아니라는 걸 들킨 것이 두려웠다. 이대로 말하지 말아 달라 하는 건 비굴하고, 그렇다고 레이브가 아니라고 고백하는 것도 경멸의 시선이 돌아올까 두렵다. 이미 알아챈 사람이지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니 심장이 마구 뛰었다. 저 선배가 말해버리면 다른 학생들이 다 나를 그럴 줄 알았다며 단체로 미워하지 않을까……. 불안해할 적, 태오가 먼저 서두를 뗐다.
"레이브는……." "ㄴ, 네!" "모든 작품에서 강조하지요……. 작품은 작품이고, 작가의 삶이 녹아있는 것이라면 그만큼의 경의를 표해야 하노라고…." "……." "예술가와 관람객은 같지만 달라요……. 관람객은 작품을 제각기 평가하지만, 예술가는 작품을 제각기 담아내지요……. 시선이 아무리 달라도, 그 사람의 예술인 법……. 인간이란 본디…… 서로를 어떻게든 끌어내려 자신과 동급으로 만들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가 있다고. 아니한가요." "그, 그렇죠."
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전에 레이브가 sns에 짤막히 글을 올린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인간은 무언가 특별하다면 그 특별함의 의미를 자신 또한 갖고 싶어 하고, 쥘 수 없다면 낙담하면서도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자신을 올리거나, 타인을 내린다고. 혹은 타인을 올리며 그 의미를 달리 새긴다고. 그렇기에 창작은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며, 모든 것은 겸허히 받들어야 하노라고, 그 길이 어렵다 해도 예술이란 것은 언제나 어려웁고 쉬운 일이라고. 태오는 커피와 스무디가 나왔을 적, 스무디를 앞으로 밀어주며 나지막이 말했다.
"후배님이 레이브를…… 동경하고, 그 모습이 작품에 녹아든 것을, 넘어서…… 레이브 그 자체가 되고 싶은 것은 알지만, 후배님은 레이브가 될 수 없어요……." "하지만, 하지만…… 저, 저 같은 건 레이브에 묻히는걸요. 안드로이드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래요! 레이브에 비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그래서, 저도 레이브처럼 되고 싶어서, 그러니까─" "인간이란…… 한철 봄날과 같이 실로 덧없는 존재이나… 덧없음 뒤로 영원히 남을 흔적을 새기는 존재들이…… 어찌하여 스스로의 색채를 부정하나요." "!" "레이브의 색이 아니라, 네 색이어야지요. 레이브라면 새로운 색채를 축복하고 경의를 표할 텐데도." "……."
성훈은 손을 꼼질거렸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 "다들 제가 레이브가 아니라고 밝히면 끔찍한 시선으로 볼 텐데……. 거짓말쟁이라고, 그럴 건데." "너는…… 어리고, 악의가 아닌 솔직한 심정이 있으며, 네 작품이 있잖아요." "……." "그들이 무어라 하든 네 작품이 있고…… 솔직하게 말을 해요……. 미워할 사람은 끝내 미워하겠지만…… 용기를 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니……. 미움에 연연하여 봤자, 네 노력을 미워하지는 아니할 쪽에 연연하는 것이 심사에는 능사일 터이니……." "……." "
그렁그렁 맺힌 눈물에 태오는 아무렇지 않게 커피를 빨대로 쭉 빨아 마시고는 냅킨 몇 장을 밀어주었다. 느껴지는 속내는 안도감과 아직 해소되지 못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가득하지만, 앞으로 알아서 할 일이지. 태오는 울음을 그칠 때까지 한참을 기다리다, 이내 얼음만 남은 커피를 뒤로 푹신한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가, 감사, 합니다. 그러니까." "됐고…… 얘기해 봐요. PLA-18267a 칩에 어떻게 페이셜 인식을 시켰는지." "……!"
성훈은 눈물을 닦더니, 용기 있게 입을 벌렸다.
"칩의 코드를 손댔어요."
그렇게 긴 시간이 흘렀다.
두 사람은 카페 마감시간이라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모델 코드까지 외워가며, 그게 뭔데 씹덕아 소리가 절로 나올 오타쿠적 대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차례도 끊기지 않을 정도로, 서로가 안드로이드에 진심이었다. 태오 또한 상황을 파악하고는 황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화한 적이 있었나? 단 한 번이라도? 대화가 너무나도 길었다. 페이셜 인식부터 시작해서 안드로이드 모델의 모질게 대한 고찰, 인조 피부에 대한 재질 논의, 메트로폴리스에 있다는 안드로이드를 꼭 보고 싶다며 눈을 빛낼 적에는 본인도 보고 싶다 맞장구를 쳤고, 칩셋의 파라미터 UI에 대해 불만을 쏟아낼 적엔 끝도 없는 공감이 이어졌다. 카페 청소를 도우라며 여인이 바락바락 태오를 붙잡는 통에 배웅은 하지 못했지만, 성훈은 한결 후련하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태오는 손을 대충 흔들어주고는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고개를 돌렸다.
"도련님 말 그렇게 많이 하는 거 처음 봐~" "나도 처음이에요……." "세상에, 도련님 목 나갔어!" "……." "그래서, 정말 저 애한테 조언해주고 싶어서 대화를 한 거야~? 천하의 도련님이?" "예술가, 이니까요……." "세~상에, 사람 피로 그림 그리는 사람이 저런 깨끗하고 보송보송한 애한테 예술론 전파하는 거~ 라바나는 무섭다~" "글쎄……. 다른 것도 있지만, 굳이…… 쓸만한 패도 아니고, 파봐야 해서요……." "그러니까~ 청소 돕고 가! 혼자 하기 귀찮아!" "뻔뻔하기는." "커피값, 노동 값~"
다음 날, 태오는 아침부터 조례 시간 직전 바나나우유를 사들고 부리나케 달려온 성훈을 보며 눈을 끔뻑였다.
"혀, 형님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하……?" "할 수만 있다면 평생 형님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세요!!" "대체…… 어째서죠?" "형님은!! 전기 신호로 이루어진 자극이 얼마나 거센지 알려주셨으니까요!! 어제, 그런 방식으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처음이어서……!!" "잠깐, 사람들이, 오해하ㄱ─" "사실이잖아요!! 저야말로 오해 때문에 형님의 진가를 몰라뵀습니다!! 그 짜릿하던 순간을 평생 기억에 새기고 형님으로 모시게 해주세요!!"
뭐야? 전기로 지졌나? 현태오라면 하고도 남을 것 같은데…. 근거 없는 생각이 들려오자 태오는 이마를 팍 쳤다.
문제 하나하나 가르치지는 않음. 먼저 2~3회의 테스트부터 해서 수준을 평가하고, 어디가 부족하고 어디는 이미 충분히 학습됐는지 확인함. 학생의 수준과 부족한 부분을 분석한 결과에 맞춰서 개념과 문제를 뽑아내서 학생을 가르침.
방향만 가르치고, 걸어가는 건 학생의 몫이라며 학생이 스스로 문제 풀 동안에는 핸드폰 하면서 놀고, 모르는 거 있을 때만 간간히 풀이해주는 수준. 부모님이 보기에는 시급이나 루팡하는 강사놈으로 보임. 정말 여유가 될 때는 치킨이나 짜장면까지 시켜서 같이 먹음.
학생따라 성과가 갈림. 공부할 의지가 강한 학생이면 엄청난 성적향상을 보이지만, 의지가 없는 학생이면 짤림.
자캐의_공부와의_거리는
지금은 멀다.. 엄청나게 머어어어얼다아아아.. 지금은 공부를 놓은지 얼마 안 됐는데도 현재 중등수학도 제대로 못 푼다.
자캐의_의외의_재능
프로듀싱에 재능이 있다. 본인은 악기를 엄청 못 다루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 비트메이킹부터 시작해서 음원의 총괄적인 구성, 그걸 넘어서 무대까지 총괄하는 재능이 있다. 그런데 이 환경에서는 죽었다 깨도 이런 재능이 있다는 걸 모르겠지.
1. 『날 잊으면 안돼』 “···저기” “알아, 잘 알고 있어, 나한테는 과분한 욕심이라는 거” “그렇지만, 저기” “부탁 하나만 들어줘” “상자 하나만 그려줘” “그리고, 네가 갖고 있어줘”
2. 『이제야 말하구나』 (문장이 애매하게 느껴지기에, 이제야 네게 말하는구나로 해석합니다.) “···응, 이건 바보같은 내 이야기야. 입을 다물고 있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이 일은, 차라리, 차라리 해결되지 않기를 바랐거든··· 그걸 네게 어떻게 말할 수 있었겠어···” “그렇지만, 미안해··· 이젠, 참기가 어려워서 그래”
3. 『곁에 있어줘』 (성운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곤 당신을 바라보았다.) (뭔가 말하려 했다.) (말하지 못했다.) (대신, 성운은 얼굴표정을 다잡고는, 편안히 웃었다.) (이해심 많은 다정한 연인.) (그 정도로, 괜찮다.) (괜찮다.) (괜찮아야 해. 제발.) “···가. 네가 가야만 할 곳이 있잖아. 나는 걱정하지 말고···” (그러니까, 제발, 이제 와서 꼴사납게 눈물 흘리지 말아줘.) “잘 가. 또 만나.”
학생이 노력 안 하면 본인도 짤릴 거 직감하고 부모님한테 '아드님은 공부할 의지가 없습니다.'하고 바로 나갈 듯ㅋㅋㅋ 프로듀싱은 댄스부나 보컬부 공연 준비하는 장소 지나가다가 '조명이 너무 밝은데..' '저 부분에 굳이 화음을 넣어야 할까..' '바이브레이션 잡는다고 많은 걸 놓치는데..' 라고 속삭이다가 부원들이 들어야 재능 개화할 듯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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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애 키울 때도 아내한테 '아ㅋㅋㅋ 애들은 알아서 둬도 잘 큰다고!!' 이럴 애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