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24 나는 데 마레에서 제법 착한 아이로 있었다. 아파도 울지 않고, 투정도 거의 없었고, 반항도 안 했었다.
그러니까 처음이었다. 안승환 소장- 삼촌에게 소리를 지른 건.
"그럼 삼촌도 대피해요, 도망가요! 삼촌은 안 가면서 어떻게 우리만 가라 그래요! 나한테는 삼촌도 희야도 데 마레도 다 소중해요! 나도 똑같아요 나도! 여기가 내 집이고 내 둥지고 내 고향인데! 어떻게 그냥 두고 가요! 가도 같이 갈 거라구요! 삼촌 바보! 미워! 이제 말 안 할 거야!"
울컥, 차오르려는 감정을 삼키려 입술을 깨물었다. 희야가 한결에게 안겨서 데려가지는 걸 보고 주먹을 꽉 쥐었다.
“아이들도 다 피난했는데 연구소에 남아계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저는 알 수 없어요. 그러니 선생님들께 뭐라 강요하지는 않겠어요.”
성운은 안우재 박사를 모른다. 안승환 박사의 친우를 모른다. 그래서 안승환 박사가 왜 그 모든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 데 마레를, 마치 침몰 직전의 배의 함교에 서 있는 선장처럼 지키고 서있는지를, 모른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알아주세요. 선생님들께 있어 혜우가 소중한 만큼, 혜우에게 있어 선생님들 역시 소중하다고.”
그러나 성운이 그것을 알게 되었다면 말했을 것이다. 안우재 박사가 바랐던 것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닐 거라고. 데 마레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었을 거라고, 그리고 데 마레에서 자란 아이들의 행복 중에는 그 아이들을 행복으로 키워낸 당신의 행복 또한 포함되어 있다고···
“그러니 부디··· 위험하면 숨거나 도망가세요. 다음번에 만날 때, 꼭 이번주 월요일에 해주셨던 것처럼 저희를 맞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35분, 평소라면 멍때리고 가는 시간인데 이상하게 지지부진하게 느껴진다. 신경이 곤두선 탓인가. 세은이 만큼은 아니지만 이성이 간당간당하게 느껴지는 삼촌 아저씨 말을 듣고 있자니, 필요한 정보가 생겼다. 샤를리아에서 3키로 떨어진 스트레인지. 음, 스트레인지는 처음인데. 그래도 형들이 함께니까 괜찮겠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잖아. 와중에 다음 공격 장소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암담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삼연구소 건물은 지금은 텅 비었다. 다들 갈 수 있는 곳으로 뿔뿔히 흩어졌고, 비밀리에 이사할 거니까. 이삼연구소도 이삼연구소지만 리라 언니네 연구소도 걱정이다. ...물론 걱정만 한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건 안다. 그러니 ...죽지 않는 선에서 테러범을 잡아봐야지.
"가만히 있으나 움직이나 테러범이 깽판 치는 건 확정이잖아요. 그럼 움직이고 싶어서요."
그러고보니 냅다 버스 타긴 했는데 형들은 잘 오고 있나? ...잘 오고 있길 바라야 하는 걸까. 교통정체라도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 반, 차라리 빨리 도착해서 뭐라고 하고 싶은 마음 반. 양가적인 바람이 동시에 떠오른다. 버스로 갈 수 있는 데까지는 갔다. 보부상백의 끈이 어깨를 파고드는 걸 애써 무시하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달렸다. 오가는 사람과 부딛히지 않게 조심하는 한편, 핸드폰 어플로 위치를 가늠해가면서.
" 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이 뭘까요? 은우가 그걸 우려해서 나갈 정도면 엄청나게 큰 일인 것 같은데.. 흐음.. 이 파란머리도 일단 리버티긴 하네. 아,네. 이해하지요. 힘든 결정이겠지요. 저는 딱히 학구장님 원망하는 마음은 없고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 지나 먼저 얘기하자고요. "
" 일단 은우가 간 이유. 저 '파란머리'는 절대로 죽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겠지요. 은우가 저기로 간 것은 안티스킬이 저 녀석을 사살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요. 솔직히 저희는 모르겠지만, 저 녀석이 지금 죽으면 다 물거품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요.. 저 건물에 CCTV가 오늘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왜 오늘의 영상만 주목되는 걸까요? 지금까지는 CCTV에 안 찍혔다는 말인가? "
" 왜 '오늘'만 저 아지트로 추정되는 곳에 녀석이 찍혔을까요? 일단.. 접선할 테니깐 가서 얘기합시다. "
그렇게 한양은 3학구장실로 갔고, 문을 똑똑 두들긴 다음에 3학구장에게 가벼운 목례를 했다.
" 일단 지금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막으려면 안티스킬이 그 파랑머리를 사살하는 일을 망쳐야 되거든요? 그렇다면 안티스킬을 철수시켜야 되는데, 대표이사의 명이니깐 못하지. 그래서 급박한 상황을 연출시켜야 되는데.. "
" 지금 한 시간 뒤가 예정이라고 했죠? 지금부터 30분 뒤.. 대표이사에게 리버티가 예고와는 다르게 30분 일찍 3학구를 습격하고 있다고 보고해주실래요? ㅋㅋㅋㅋ 그 '리버티' 역할은 제가 할게요. 인명피해 안 낼 거니깐 걱정하지 마시고요. "
@이리라
[리라양ㅋㅋ 진짜 미안한데요ㅋㅋ]
[리버티 뱃지 모양 기억하시죠? 그거 만들어서 3학구 뒷골목에 퀵으로 쏴주실래요?]
[이유는 나중에 말해줄게요ㅋㅋ]
" 아, 그리고 전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공간도 협조 가능하신지요? 그 리버티 잡으면 생포가 필요한데, 김민우란 녀석이 번개 능력자라서 생체전기를 감지해서 찾거든요. 그래서 전류가 차단ㄷ.."
3학구장은 부장이 2학구로 향한 이유를 추측하며 영상을 전송해 줬다. 몇 시간 전에 완전히 파괴되어 버린 연구소에서 3km 정도 떨어진 스트레인지 구역 CCTV 영상이란다. 파란 머리칼에 옷깃엔 리버티 배지를 달고 있는 여성이 웬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게 찍혀 있었다. 저 영상 때문에 이미 상황이 끝장난 걸로 보이는 연구소에 안티스킬을 다섯 부대나 보낸 거란다. 저 건물을 리버티의 아지트로 추정해서. 그래서 퍼클 개입을 막았나? 퍼클 중엔 리버티와 한패인 자도 있다면 진압하러 간 척 빼돌려 줄까 봐?
저걸 보고 부장이 2학구로 향하셨다면, 부장이 가신 동기는 다음 연구소의 파괴를 막기 위해서일 가능성보다 저곳에서의 리버티와 안티스킬 간 정면 충돌을 막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부장 찾자고 사이코메트리 쓸 필욘 없겠네, 다행히. 그런 결론과 함께 일단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서연이었다.
하지만, 리버티와 안티스킬 간 정면 충돌을 굳이 막으시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버티가 아무리 미쳐 날뛰고 있어도 피해자였던 사람들이라 사살당하는 사태까지는 막고 싶어서? 아니면, 반대로 리버티가 안티스킬을 (4학구에서처럼) 제압하는 걸 넘어 사살까지 감행해 버릴까 봐? 머릿속이 복잡해지던 중 선배의 채팅에 오싹해졌다. 그러네. 연구소 하나를 아예 삭제해 버릴 화력이면 안티스킬이 투입되어 봤자...!!! 그래서 부장이 막으러 갔다?! 안 돼. 그 정도 싸움이면 내가 CCTV 찍힌 데로 가는 건 자살 행위야.
그렇다면! ......하아, 싫다. 일단은 벼락에 삭제된 연구소로 가 보자. 거기서 리버티가 뭘 하려고 했는지 확인하고, 그 다음에 안티스킬한테 상황을 전달하자고. 그렇게 막는 게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거 같다.
" 일단 전 오늘 파괴된 연구소까지만 가 볼게요. "
그렇게 답한 다음 토실이는 저지먼트 부실에 내려놓고 최대한 서둘러 전철부터 탔다. 한시가 급한데 뚜벅이는 도리가 없네. 수박...
2학구 위험한 곳,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 연구소의 폭격은 이미 정보원을 통해 알고 있고, 다음 타깃이 어딘지 짐작이 가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제각기 얘기하기 바쁘고, 한결은 연락을 받지 않으며, 희야는 정보를 얘기해주지 않고, 혜우와 성운이 데 마레에 있다. 태오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억누르고, 마이크 설정을 켰다.
"이전에는…… 누구도 알고 싶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위크니스의 존재를 알리며 미안하다, 이제는…… 어른인데 말릴 수 없어 미안하다… 너희같은 미성년자에게 뭘 어떻게 알리겠느냐."
지나치게 덤덤한 목소리였다. 세상 만사에 지친 듯 조용하고, 기운 없으며, 하물며 목소리에 높낮이까지 싹 죽인 터라 고요하기까지 했다. 달칵, 하고 차 문을 여는 듯한 소리를 뒤로 태오는 입을 마저 벌렸다.
"저지먼트니 뭐니의 이름을 앞세워 이미 소년병처럼 굴리고 써먹은 나머지 다 이렇게 관망하면 될 일을 가지고 우리가 정의를 행해야 한답시고 나서게 되는 게 당연해졌는데, 그 제도 하나 막아세우지 못하면서 혀가 길어, 당신……."
차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렸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소리도.
"뭐…… 말이 험했다마는, 정말로 가야만 하냐고 해도 우리는 갈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사과하지는 않을게요, 우리가 당해온 건 사실이니."
당신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전쟁 병기들이 지켜준다는데 뭐가 문젠지 모르겠다. 태오는 그리 생각하더니 공격 장소라는 말에 눈을 굴렸다.
"다음 타깃은 데 마레일 거예요……. 주제도 모르는 들개 한 마리가 데 마레를 습격하겠다고 이전에 속으로 생각한 적도 있거니와, 데 마레는 리버티의 요구를 모두 무시했으니까……. 그러니…… 학구장 님, 실로 죄송한 말씀이다마는…….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당신이라면 추측이라도 할 수 있잖아요……? 무언가 있는 것 같다, 없다. 퍼스트클래스나 위크니스 중에서 2학구와 연관된 사람이 있다면, 그쪽으로 짐작이 가는 것이 있노라. 그런 거요… 은우가 괜히 창백해졌게요, 칼로 쑤셔도 놀라기만 하던데. 정말 모른다면 어쩔 수 없다마는……."
머리가 아프다.
"모두 입 싹 닫고 비밀을 지키고자 하면 그대로 쭉, 관망하시면 된답니다. 나는 2학구로 갈 수 없으니 그 주변에서 대기하도록 하지요."
혼자서 막으려고 하면 그건 가능하고? 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내려간다. 리라는 바삐 손을 놀리다가 시간을 보곤 잠시 스케치북을 놓은 뒤 양탄자를 최대한 가속한다.
그러면 곧 2학구다. 검문은... 모르겠다. 해야 한다면 내려와서 받았겠지만 몰래 들어갈 수 있었다면 그냥 가버렸을지도. 어쨌거나 시간이 없었으니까. 아무튼, 모든 절차를 마친 뒤에는 다시 하늘로 떠올라 주변을 둘러보려 했을 것이다.
"...영상 말인데요. 너무 보란듯이 들어가지 않나요? 저만 그렇게 느껴요? 눈에 띄지 않으려면 충분히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잖아요, 쟤네."
대표이사는 퍼스트클래스의 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리버티는, 그 속내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감시카메라에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으며 안티스킬은 그것을 따라갔다. 그리고 최은우는 이 모든 것을 파악한 후 얼굴이 하얗게 질려—...
"애초에 왜 퍼스트클래스를 개입시키려고 하지 않은 걸까요? 봄까지만 해도 골수까지 뽑아먹을 듯 굴던 사람들이 새삼 퍼스트클래스의 복지를 고려한 건 아닐테고. 근데 와중에 안티스킬은 보낸다, 라..."
종이 위에 그려져 나가는 동그란 구형 드론 6대. 그리고 그와 연결된 고글. 리라는 정면에 눈처럼 카메라가 달린 그것들에 토끼 귀와 메이드 머리띠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붙인 뒤 실체화 시켰다. 이러면 적어도 저지먼트 측에서 드론의 정체를 오인할 일은 없어지겠지. 둥둥 떠다니는 6대의 드론들을 공중에 띄운 리라는 주황색 고글을 썼다. 드론들의 시야를 함께 보기 위해서. 어지럽겠지만 당장은 별 수가 없다.
"그런 게 아니라면 좋겠지만... 안티스킬 부대를 보낸 이유가 희생양을 더 만들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구소 피해에 안티스킬 다섯 부대 피해. 좌시할 만한 상황이 아니니까... 물론 지금 일어난 사건만으로도 충분하긴 하지만."
아닌가. 잘 모르겠다. 여전히 의도는 파악되지 않으니 머리만 아파온다. 치미는 두통을 잊기 위해 눈 앞의 화면에 집중해보기로 한다.드론들의 목표는, 절반은 2학구의 스트레인지 구역. 하나는 샤를리아 연구소. 그리고 두 개는... 데 마레 연구소 인근으로.
2학구에도 스트레인지가 있었구나. 아니, 스트레인지와 2학구의 접경지인가. 그보다 민우의 능력이 생체전기를 감지하는 능력이라는 말에는 성운도 깜짝 놀랐다. 아, 이거 잘못하면 단순 투명화 정도로는 어림도 없이 딱 걸리겠는데. 일단 지면에 딱 붙어 움직이다가 필요할 때만 상승해야겠어.
일단 공중정찰에서는 아무런 성과도 없다. 이 2학구에 있는 학생친화적 연구소를 죄다 정찰해봐야 하나? 고생은 하겠지만 일단 폭격 이전에 다 돌아볼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성운은 몸을 돌리려 했으나, 이내 혜우의 호출이 들어왔다. 성운은 빠르게 지면으로 시선을 돌려, 혜우의 옆으로 날아내려와 사뿐히 착지하고는 투명화를 풀었다. 그리고 주변에 대한 경계를 놓지 않으며 영상에 나온 스트레인지 접경지를 향해 혜우와 함께 이동했다.
도착하면, 성운은 가장 먼저 다른 이들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곳에 몸을 숨기고 투명화를 활성화한 뒤 밖으로 나와서는 다시 하늘 높이 날아올라 공중정찰을 시도했을 것이다.
<[리라양ㅋㅋ 진짜 미안한데요ㅋㅋ] <[리버티 뱃지 모양 기억하시죠? 그거 만들어서 3학구 뒷골목에 퀵으로 쏴주실래요?] <[이유는 나중에 말해줄게요ㅋㅋ]
고글을 쓰기 조금 전, 한양에게서 메세지가 왔다. 리라의 눈이 순간 물음표 모양이 된다. ...응?
[기억은 하는데...]> [네, 그쪽으로 보내드릴게요. 형광 파랑색 부엉이가 들고 갈 거예요.]>
스케치북을 넘겨 각종 소동물들 사이에 그려진 부엉이(실물보다는 인형에 가깝게 생겼지만 날아다니는 건 문제 없다)스케치의 배에 지퍼를 그리고 형광펜으로 색칠을 한다. 이윽고 다음 페이지에는 리버티의 뱃지를 그려낸다. 디테일이 기억나지 않을 때마다 조금 전 전달된 영상을 보면 묻힌 기억도 되살아나니 문제는 없다. 그렇게 완성된 가짜 앰블럼. 리라는 부엉이를 실체화 시킨 후 지퍼를 열어(내부는 평범한 봉제인형처럼 솜투성이다.) 그 안에 가짜 앰블럼을 넣은 후, 지퍼를 잠갔다.
"자, 너는 3학구 뒷골목으로 가는 거야. 스트레인지 인근... 그러니까, 빨간 독수리 그래피티 있는 곳. 전에 토끼 메이드 찾으러 가다가 지나친 거기. 알았지?"
지시가 끝나자 부엉이는 날아오른다.
[빨간 독수리 그래피티 있는 골목으로 보냈어요.]> [만나면 배에 지퍼 열어주세요. 거기 넣었어요.]>
이런저런 말들이 흐르는 가운데에서도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2학구에 하나둘 도착했고, 검문을 통과해서 안으로 진입하는 것도 성공했을 것입니다. 일단 각각 어디로 갈지는 이제 개인이 정할 문제였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이동한 이도 있고, 도착한 이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편 스트레인지 구역 입구에 도착한 이들은 더 이상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거기엔 아주 거대하고 투명한 벽이 막고 있었습니다. 만약 성운이 하늘에서 봤다면 그 스트레인지 구역을 중심으로 아주 거대한 수정벽이 설치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안의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안티스킬의 차량이 그 수정 벽 너머에 있었습니다. 일단 아무리 둘러봐도 들어갈 수 있는 틈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단단하게 막힌 벽 그 자체였습니다.
가볍게 두들겨보면 상당히 단단해서 도저히 깨질 기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치 안과 밖을 완전히 차단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샤를리아가 있던 곳은 그야말로 탄내가 가득했습니다. 온갖 파편들이 여기저기에 떨어져있었고, 다 박살난 피뢰침. 어. 이상하네요. 피뢰침은 묘하게 새 것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외에는 건물이 있었다는 터만 남아있었습니다. 그 외에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일단 마레 주변은 꽤나 고요하고 조용했습니다. 마치 무슨 일이 정말로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인근에서도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근처를 지나다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한편 학구장은 들려오는 보이스 톡 내용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미안하지만 난 아는 것이 없어. 2학구와 연관된 사람. ...2위 플레어가 2학구의 사람이었지. 그리고 그 위크니스는 내가 알기로는 1학구의 종합병원에서 정밀치료를 받는다는 걸로만 알아. ...정확히 어떤 사람인진 나도 전해들은 것이 없어.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지금 2학구에는 특별히 뭔가가 있진 않아."
정말로 그는 짐작이 가는 것이 없는지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목소리에 거짓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정말로...정말로..모르는 거예요?! 거짓말 하는 거 아니에요?! 어?! 말해요! 말하란 말이에요!"
"정말이란다! 세은아! 이 외삼촌도 몰라! ...애초에...나는 대표이사의 눈에는 좀 벗어난 사람이라서... 많은 정보를 듣진 않아. 그리고 아마 은우라고 특별히 아는 것은 없을 거야.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단다. 정말이야. 정말이란 말이야."
아무래도 그 말은 정말인 모양입니다.
한편 한양의 제안을 들은 천호는 가만히 침묵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그래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안될거야. ...대표이사가 뭘 생각하는진 알 수 없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 움직인 다섯 부대 이외에는 모두 대기를 시키라는 것이 그 작자의 명령이었으니까. ...하다 못해 퍼스트클래스도 리버티에 대해서는 절대로 움직이지 마라고 지시를 내린 상황이야. 그...자네가 뭘 하고자 하는 것인진 알겠지만, 아마 그런 움직임으로 뭔가 반응을 보이진 않을 것 같아."
그래도 하겠다고 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이라고 말 끝을 흐리면서 천호는 다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럼에도 정말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내가 아는 바... 그 CCTV에 찍힌 파란머리는 위크니스는 아니야. 내가 아는 위크니스 중에 저런 이는 없었단다. 그렇다면 은우의 입장에선 그 애가 사살당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다른거니?"
"그리고...대처방법. 대표이사는 안티스킬의 자율에 맡겼으니... 아마도 안티스킬의 기동력과 힘을 믿으려는 것이 아닐까. 일단 안티스킬은 파워 슈트도 있고, 능력자를 상대한 이가 많으니 말이야. 여러 기계 장비도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천호도 자세히 아는 것은 없는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이내 그는 아. 소리를 내면서 뭔가를 떠올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최신형 파워드 슈트를 하나 만들었다고는 들었는데. ...아마 그 장비를 쓰는 부대라고 들은 것 같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