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승환은 단호했다. 이 상황에서 단호할 수밖에 없었다. 연구 자료의 소실 때문에 여기에 남는 것이 아니다. 연구원의 자존심 때문도 아니었다. 그깟 자존심, 인첨공에 온다는 것 자체로 버렸다! 한국에만 남아있는 우물 안 개구리 되었는데 여기에서 무슨 자존심을 찾는단 말인가!
"전부 죽고 난 뒤에? 공주님, 삼촌이 늘 말했지. 너희는 아주아주 소중해서, 삼촌이 꼭 지켜주고 싶다고."
데 마레는 안우재 그 남 복장 뒤집어놓기 좋아하는 철학쟁이놈이 남긴 곳이다. 같이 데모하고, 연구하고, 삶을 보내던 하나뿐인 친우가 죽기 전 남긴 숭고한 유산이나 다름없다. 승환은 차마 그 장소를 버릴 수 없었다.
"한결 선생." "……." "희야 밖으로 데려가요." "싫어! 안 가!! 희야 안 가!! 삼촌 미워할 거야!! 삼촌!! 놔! 싫어! 내려 놓으라고, 네 정녕 경을 치게 만들고자 하느냐! 놔라, 놔! 주시자에게 이를 거야, 주시자에게!! 내려- 으아앙-!!"
희야는 바둥거렸고, 한결은 희야를 얌전히 안아든 채 혜우와 성운을 번갈아 쳐다보다 눈을 감았다 떴다. 내일 보자는 듯. 어깨가 얼어붙든, 발에 고드름이 채이든 말든 한결은 마저 걸음을 옮겼다.
들려오는 메시지에 천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그는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까요? 한편 성운은 당장 탐색을 해보려고 했지만 2학구는 너무나 넓었습니다. 당장 보이는 것이 거기엔 없었습니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 약 1시간 정도가 남은 상황입니다. 적어도 1시간 뒤에는 어딘가가 공격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상당히 주변이 고요합니다. 어째서일까요?
일단 2학구로 출발하는 이도 있고, 대기하는 이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목소리나 톡은 계속해서 중계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3학구에서 2학구 안까지 돌입하려면 대중 교통으로는 약 35분. 만약 개인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이용한다면 15분은 걸리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널널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2학구 입구에 도착하는 시간이 그 정도가 앞에서 검열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지도 모릅니다. 시간적으로만 보자면 상당히 촉박한 상황입니다.
어쨌든 요점은 어째서 은우가 그곳으로 향하느냐였습니다. 그에 대해서 3학구장의 목소리는 더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이어 그는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습니다.
"나는 말렸단다. 정말로 말렸단다. 절대로 안된다고 말렸어. 하지만... 내 조카는 자신이 가야만 한다고, 만약 막지 못하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거라고 이야기를 했어. 그리고 그 말을 남기고 내 말은 더 듣지도 않고 창문으로 뛰어내려서 하늘을 날아가듯이 가버렸지. 그래. 숨기려고 했어. 그게 은우의 전언이었으니까. 이번만큼은 정말로 안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나갔어. 나도..속이 타들어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미성년자인 너희들에게 어떻게 이 사실을 직접적으로 알린단 말이니. 너희라면 가능하겠니?"
그 목소리에는 그야말로 울분이 섞여있었습니다. 이어 그의 목소리가 잠시 끊어지는 듯 하다가 다시 들려왔습니다.
"2학구로 향한 이유... 그건 이 영상의 이야기를 들은 뒤였어."
이어 모두의 핸드폰에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스트레인지 구역이었습니다. 거기에는 파란 머리 여성의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CCTV 정면에 찍혀있는 그 여성은 잠시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일부러 보란듯이 근처의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옷깃에 '날개 모양의 뱃지'가 붙어있는 것을 모두가 다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날아간 연구소 근처에 있는 스트레인지 구역을 찍고 있는 CCTV란다. 그리고 대표이사는 이곳을 이들의 아지트라고 추정하고... 안티스킬 다섯 부대를 바로 이 포인트로 보냈어. 최대 사살까지 허락하고서. 그래서 안티스킬 다섯 부대가 향했어. 대표이사의 명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명령을 막을 수가 없었고, 절대적인 명령이기에 모두들 그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지. 그리고 은우는 이 영상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는 바로 자신이 가야만 한다고 말을 하고 나갔단다."
말 그대로 이 영상이 핵심이라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일단 영상을 가만히 바라보면 그 외에 특별하게 찍힌 것은 없었습니다. 그저 파란 머리 여성이 서성이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 뿐이었습니다. 찍힌 시간대를 보면 약 1시간 전의 영상입니다. 즉...완전 최근의 영상입니다.
"...아마도 이 포인트일 가능성이 클거야. 일단... 샤를리아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스트레인지 구역. 다시 말하지만 은우는 절대로 아무도 오면 안된다고 이야기했단다. ...꼭 가야만 하겠니. 너희들... 내 조카의 표정은 지금껏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어. ...정말로, 정말로 가야만 하겠니..."
"그리고 접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거니? 직접 만나야만 한다면... 3학구장실로 오렴. 주소는..."
이어 천호는 자신이 있는 곳의 위치 정보를 찍어서 올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공격 장소는...아무도 모른단다. 그저... 친학생 성향의 연구소 중 하나라는 것밖엔..."
/9시 50분까지! 은우가 왜 굳이 모두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고 혼자만 가야 했는지의 여부는....여러분들의 추론에 맡기는 것으로!
>>24 나는 데 마레에서 제법 착한 아이로 있었다. 아파도 울지 않고, 투정도 거의 없었고, 반항도 안 했었다.
그러니까 처음이었다. 안승환 소장- 삼촌에게 소리를 지른 건.
"그럼 삼촌도 대피해요, 도망가요! 삼촌은 안 가면서 어떻게 우리만 가라 그래요! 나한테는 삼촌도 희야도 데 마레도 다 소중해요! 나도 똑같아요 나도! 여기가 내 집이고 내 둥지고 내 고향인데! 어떻게 그냥 두고 가요! 가도 같이 갈 거라구요! 삼촌 바보! 미워! 이제 말 안 할 거야!"
울컥, 차오르려는 감정을 삼키려 입술을 깨물었다. 희야가 한결에게 안겨서 데려가지는 걸 보고 주먹을 꽉 쥐었다.
“아이들도 다 피난했는데 연구소에 남아계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저는 알 수 없어요. 그러니 선생님들께 뭐라 강요하지는 않겠어요.”
성운은 안우재 박사를 모른다. 안승환 박사의 친우를 모른다. 그래서 안승환 박사가 왜 그 모든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 데 마레를, 마치 침몰 직전의 배의 함교에 서 있는 선장처럼 지키고 서있는지를, 모른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알아주세요. 선생님들께 있어 혜우가 소중한 만큼, 혜우에게 있어 선생님들 역시 소중하다고.”
그러나 성운이 그것을 알게 되었다면 말했을 것이다. 안우재 박사가 바랐던 것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닐 거라고. 데 마레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었을 거라고, 그리고 데 마레에서 자란 아이들의 행복 중에는 그 아이들을 행복으로 키워낸 당신의 행복 또한 포함되어 있다고···
“그러니 부디··· 위험하면 숨거나 도망가세요. 다음번에 만날 때, 꼭 이번주 월요일에 해주셨던 것처럼 저희를 맞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35분, 평소라면 멍때리고 가는 시간인데 이상하게 지지부진하게 느껴진다. 신경이 곤두선 탓인가. 세은이 만큼은 아니지만 이성이 간당간당하게 느껴지는 삼촌 아저씨 말을 듣고 있자니, 필요한 정보가 생겼다. 샤를리아에서 3키로 떨어진 스트레인지. 음, 스트레인지는 처음인데. 그래도 형들이 함께니까 괜찮겠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잖아. 와중에 다음 공격 장소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암담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삼연구소 건물은 지금은 텅 비었다. 다들 갈 수 있는 곳으로 뿔뿔히 흩어졌고, 비밀리에 이사할 거니까. 이삼연구소도 이삼연구소지만 리라 언니네 연구소도 걱정이다. ...물론 걱정만 한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건 안다. 그러니 ...죽지 않는 선에서 테러범을 잡아봐야지.
"가만히 있으나 움직이나 테러범이 깽판 치는 건 확정이잖아요. 그럼 움직이고 싶어서요."
그러고보니 냅다 버스 타긴 했는데 형들은 잘 오고 있나? ...잘 오고 있길 바라야 하는 걸까. 교통정체라도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 반, 차라리 빨리 도착해서 뭐라고 하고 싶은 마음 반. 양가적인 바람이 동시에 떠오른다. 버스로 갈 수 있는 데까지는 갔다. 보부상백의 끈이 어깨를 파고드는 걸 애써 무시하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달렸다. 오가는 사람과 부딛히지 않게 조심하는 한편, 핸드폰 어플로 위치를 가늠해가면서.
" 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이 뭘까요? 은우가 그걸 우려해서 나갈 정도면 엄청나게 큰 일인 것 같은데.. 흐음.. 이 파란머리도 일단 리버티긴 하네. 아,네. 이해하지요. 힘든 결정이겠지요. 저는 딱히 학구장님 원망하는 마음은 없고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 지나 먼저 얘기하자고요. "
" 일단 은우가 간 이유. 저 '파란머리'는 절대로 죽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겠지요. 은우가 저기로 간 것은 안티스킬이 저 녀석을 사살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요. 솔직히 저희는 모르겠지만, 저 녀석이 지금 죽으면 다 물거품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요.. 저 건물에 CCTV가 오늘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왜 오늘의 영상만 주목되는 걸까요? 지금까지는 CCTV에 안 찍혔다는 말인가? "
" 왜 '오늘'만 저 아지트로 추정되는 곳에 녀석이 찍혔을까요? 일단.. 접선할 테니깐 가서 얘기합시다. "
그렇게 한양은 3학구장실로 갔고, 문을 똑똑 두들긴 다음에 3학구장에게 가벼운 목례를 했다.
" 일단 지금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막으려면 안티스킬이 그 파랑머리를 사살하는 일을 망쳐야 되거든요? 그렇다면 안티스킬을 철수시켜야 되는데, 대표이사의 명이니깐 못하지. 그래서 급박한 상황을 연출시켜야 되는데.. "
" 지금 한 시간 뒤가 예정이라고 했죠? 지금부터 30분 뒤.. 대표이사에게 리버티가 예고와는 다르게 30분 일찍 3학구를 습격하고 있다고 보고해주실래요? ㅋㅋㅋㅋ 그 '리버티' 역할은 제가 할게요. 인명피해 안 낼 거니깐 걱정하지 마시고요. "
@이리라
[리라양ㅋㅋ 진짜 미안한데요ㅋㅋ]
[리버티 뱃지 모양 기억하시죠? 그거 만들어서 3학구 뒷골목에 퀵으로 쏴주실래요?]
[이유는 나중에 말해줄게요ㅋㅋ]
" 아, 그리고 전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공간도 협조 가능하신지요? 그 리버티 잡으면 생포가 필요한데, 김민우란 녀석이 번개 능력자라서 생체전기를 감지해서 찾거든요. 그래서 전류가 차단ㄷ.."
3학구장은 부장이 2학구로 향한 이유를 추측하며 영상을 전송해 줬다. 몇 시간 전에 완전히 파괴되어 버린 연구소에서 3km 정도 떨어진 스트레인지 구역 CCTV 영상이란다. 파란 머리칼에 옷깃엔 리버티 배지를 달고 있는 여성이 웬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게 찍혀 있었다. 저 영상 때문에 이미 상황이 끝장난 걸로 보이는 연구소에 안티스킬을 다섯 부대나 보낸 거란다. 저 건물을 리버티의 아지트로 추정해서. 그래서 퍼클 개입을 막았나? 퍼클 중엔 리버티와 한패인 자도 있다면 진압하러 간 척 빼돌려 줄까 봐?
저걸 보고 부장이 2학구로 향하셨다면, 부장이 가신 동기는 다음 연구소의 파괴를 막기 위해서일 가능성보다 저곳에서의 리버티와 안티스킬 간 정면 충돌을 막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부장 찾자고 사이코메트리 쓸 필욘 없겠네, 다행히. 그런 결론과 함께 일단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서연이었다.
하지만, 리버티와 안티스킬 간 정면 충돌을 굳이 막으시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버티가 아무리 미쳐 날뛰고 있어도 피해자였던 사람들이라 사살당하는 사태까지는 막고 싶어서? 아니면, 반대로 리버티가 안티스킬을 (4학구에서처럼) 제압하는 걸 넘어 사살까지 감행해 버릴까 봐? 머릿속이 복잡해지던 중 선배의 채팅에 오싹해졌다. 그러네. 연구소 하나를 아예 삭제해 버릴 화력이면 안티스킬이 투입되어 봤자...!!! 그래서 부장이 막으러 갔다?! 안 돼. 그 정도 싸움이면 내가 CCTV 찍힌 데로 가는 건 자살 행위야.
그렇다면! ......하아, 싫다. 일단은 벼락에 삭제된 연구소로 가 보자. 거기서 리버티가 뭘 하려고 했는지 확인하고, 그 다음에 안티스킬한테 상황을 전달하자고. 그렇게 막는 게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거 같다.
" 일단 전 오늘 파괴된 연구소까지만 가 볼게요. "
그렇게 답한 다음 토실이는 저지먼트 부실에 내려놓고 최대한 서둘러 전철부터 탔다. 한시가 급한데 뚜벅이는 도리가 없네. 수박...
2학구 위험한 곳,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 연구소의 폭격은 이미 정보원을 통해 알고 있고, 다음 타깃이 어딘지 짐작이 가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제각기 얘기하기 바쁘고, 한결은 연락을 받지 않으며, 희야는 정보를 얘기해주지 않고, 혜우와 성운이 데 마레에 있다. 태오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억누르고, 마이크 설정을 켰다.
"이전에는…… 누구도 알고 싶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위크니스의 존재를 알리며 미안하다, 이제는…… 어른인데 말릴 수 없어 미안하다… 너희같은 미성년자에게 뭘 어떻게 알리겠느냐."
지나치게 덤덤한 목소리였다. 세상 만사에 지친 듯 조용하고, 기운 없으며, 하물며 목소리에 높낮이까지 싹 죽인 터라 고요하기까지 했다. 달칵, 하고 차 문을 여는 듯한 소리를 뒤로 태오는 입을 마저 벌렸다.
"저지먼트니 뭐니의 이름을 앞세워 이미 소년병처럼 굴리고 써먹은 나머지 다 이렇게 관망하면 될 일을 가지고 우리가 정의를 행해야 한답시고 나서게 되는 게 당연해졌는데, 그 제도 하나 막아세우지 못하면서 혀가 길어, 당신……."
차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렸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소리도.
"뭐…… 말이 험했다마는, 정말로 가야만 하냐고 해도 우리는 갈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사과하지는 않을게요, 우리가 당해온 건 사실이니."
당신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전쟁 병기들이 지켜준다는데 뭐가 문젠지 모르겠다. 태오는 그리 생각하더니 공격 장소라는 말에 눈을 굴렸다.
"다음 타깃은 데 마레일 거예요……. 주제도 모르는 들개 한 마리가 데 마레를 습격하겠다고 이전에 속으로 생각한 적도 있거니와, 데 마레는 리버티의 요구를 모두 무시했으니까……. 그러니…… 학구장 님, 실로 죄송한 말씀이다마는…….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당신이라면 추측이라도 할 수 있잖아요……? 무언가 있는 것 같다, 없다. 퍼스트클래스나 위크니스 중에서 2학구와 연관된 사람이 있다면, 그쪽으로 짐작이 가는 것이 있노라. 그런 거요… 은우가 괜히 창백해졌게요, 칼로 쑤셔도 놀라기만 하던데. 정말 모른다면 어쩔 수 없다마는……."
머리가 아프다.
"모두 입 싹 닫고 비밀을 지키고자 하면 그대로 쭉, 관망하시면 된답니다. 나는 2학구로 갈 수 없으니 그 주변에서 대기하도록 하지요."
혼자서 막으려고 하면 그건 가능하고? 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내려간다. 리라는 바삐 손을 놀리다가 시간을 보곤 잠시 스케치북을 놓은 뒤 양탄자를 최대한 가속한다.
그러면 곧 2학구다. 검문은... 모르겠다. 해야 한다면 내려와서 받았겠지만 몰래 들어갈 수 있었다면 그냥 가버렸을지도. 어쨌거나 시간이 없었으니까. 아무튼, 모든 절차를 마친 뒤에는 다시 하늘로 떠올라 주변을 둘러보려 했을 것이다.
"...영상 말인데요. 너무 보란듯이 들어가지 않나요? 저만 그렇게 느껴요? 눈에 띄지 않으려면 충분히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잖아요, 쟤네."
대표이사는 퍼스트클래스의 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리버티는, 그 속내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감시카메라에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으며 안티스킬은 그것을 따라갔다. 그리고 최은우는 이 모든 것을 파악한 후 얼굴이 하얗게 질려—...
"애초에 왜 퍼스트클래스를 개입시키려고 하지 않은 걸까요? 봄까지만 해도 골수까지 뽑아먹을 듯 굴던 사람들이 새삼 퍼스트클래스의 복지를 고려한 건 아닐테고. 근데 와중에 안티스킬은 보낸다, 라..."
종이 위에 그려져 나가는 동그란 구형 드론 6대. 그리고 그와 연결된 고글. 리라는 정면에 눈처럼 카메라가 달린 그것들에 토끼 귀와 메이드 머리띠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붙인 뒤 실체화 시켰다. 이러면 적어도 저지먼트 측에서 드론의 정체를 오인할 일은 없어지겠지. 둥둥 떠다니는 6대의 드론들을 공중에 띄운 리라는 주황색 고글을 썼다. 드론들의 시야를 함께 보기 위해서. 어지럽겠지만 당장은 별 수가 없다.
"그런 게 아니라면 좋겠지만... 안티스킬 부대를 보낸 이유가 희생양을 더 만들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구소 피해에 안티스킬 다섯 부대 피해. 좌시할 만한 상황이 아니니까... 물론 지금 일어난 사건만으로도 충분하긴 하지만."
아닌가. 잘 모르겠다. 여전히 의도는 파악되지 않으니 머리만 아파온다. 치미는 두통을 잊기 위해 눈 앞의 화면에 집중해보기로 한다.드론들의 목표는, 절반은 2학구의 스트레인지 구역. 하나는 샤를리아 연구소. 그리고 두 개는... 데 마레 연구소 인근으로.
2학구에도 스트레인지가 있었구나. 아니, 스트레인지와 2학구의 접경지인가. 그보다 민우의 능력이 생체전기를 감지하는 능력이라는 말에는 성운도 깜짝 놀랐다. 아, 이거 잘못하면 단순 투명화 정도로는 어림도 없이 딱 걸리겠는데. 일단 지면에 딱 붙어 움직이다가 필요할 때만 상승해야겠어.
일단 공중정찰에서는 아무런 성과도 없다. 이 2학구에 있는 학생친화적 연구소를 죄다 정찰해봐야 하나? 고생은 하겠지만 일단 폭격 이전에 다 돌아볼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성운은 몸을 돌리려 했으나, 이내 혜우의 호출이 들어왔다. 성운은 빠르게 지면으로 시선을 돌려, 혜우의 옆으로 날아내려와 사뿐히 착지하고는 투명화를 풀었다. 그리고 주변에 대한 경계를 놓지 않으며 영상에 나온 스트레인지 접경지를 향해 혜우와 함께 이동했다.
도착하면, 성운은 가장 먼저 다른 이들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곳에 몸을 숨기고 투명화를 활성화한 뒤 밖으로 나와서는 다시 하늘 높이 날아올라 공중정찰을 시도했을 것이다.
<[리라양ㅋㅋ 진짜 미안한데요ㅋㅋ] <[리버티 뱃지 모양 기억하시죠? 그거 만들어서 3학구 뒷골목에 퀵으로 쏴주실래요?] <[이유는 나중에 말해줄게요ㅋㅋ]
고글을 쓰기 조금 전, 한양에게서 메세지가 왔다. 리라의 눈이 순간 물음표 모양이 된다. ...응?
[기억은 하는데...]> [네, 그쪽으로 보내드릴게요. 형광 파랑색 부엉이가 들고 갈 거예요.]>
스케치북을 넘겨 각종 소동물들 사이에 그려진 부엉이(실물보다는 인형에 가깝게 생겼지만 날아다니는 건 문제 없다)스케치의 배에 지퍼를 그리고 형광펜으로 색칠을 한다. 이윽고 다음 페이지에는 리버티의 뱃지를 그려낸다. 디테일이 기억나지 않을 때마다 조금 전 전달된 영상을 보면 묻힌 기억도 되살아나니 문제는 없다. 그렇게 완성된 가짜 앰블럼. 리라는 부엉이를 실체화 시킨 후 지퍼를 열어(내부는 평범한 봉제인형처럼 솜투성이다.) 그 안에 가짜 앰블럼을 넣은 후, 지퍼를 잠갔다.
"자, 너는 3학구 뒷골목으로 가는 거야. 스트레인지 인근... 그러니까, 빨간 독수리 그래피티 있는 곳. 전에 토끼 메이드 찾으러 가다가 지나친 거기. 알았지?"
지시가 끝나자 부엉이는 날아오른다.
[빨간 독수리 그래피티 있는 골목으로 보냈어요.]> [만나면 배에 지퍼 열어주세요. 거기 넣었어요.]>
이런저런 말들이 흐르는 가운데에서도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2학구에 하나둘 도착했고, 검문을 통과해서 안으로 진입하는 것도 성공했을 것입니다. 일단 각각 어디로 갈지는 이제 개인이 정할 문제였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이동한 이도 있고, 도착한 이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편 스트레인지 구역 입구에 도착한 이들은 더 이상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거기엔 아주 거대하고 투명한 벽이 막고 있었습니다. 만약 성운이 하늘에서 봤다면 그 스트레인지 구역을 중심으로 아주 거대한 수정벽이 설치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안의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안티스킬의 차량이 그 수정 벽 너머에 있었습니다. 일단 아무리 둘러봐도 들어갈 수 있는 틈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단단하게 막힌 벽 그 자체였습니다.
가볍게 두들겨보면 상당히 단단해서 도저히 깨질 기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치 안과 밖을 완전히 차단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샤를리아가 있던 곳은 그야말로 탄내가 가득했습니다. 온갖 파편들이 여기저기에 떨어져있었고, 다 박살난 피뢰침. 어. 이상하네요. 피뢰침은 묘하게 새 것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외에는 건물이 있었다는 터만 남아있었습니다. 그 외에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일단 마레 주변은 꽤나 고요하고 조용했습니다. 마치 무슨 일이 정말로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인근에서도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근처를 지나다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한편 학구장은 들려오는 보이스 톡 내용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미안하지만 난 아는 것이 없어. 2학구와 연관된 사람. ...2위 플레어가 2학구의 사람이었지. 그리고 그 위크니스는 내가 알기로는 1학구의 종합병원에서 정밀치료를 받는다는 걸로만 알아. ...정확히 어떤 사람인진 나도 전해들은 것이 없어.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지금 2학구에는 특별히 뭔가가 있진 않아."
정말로 그는 짐작이 가는 것이 없는지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목소리에 거짓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정말로...정말로..모르는 거예요?! 거짓말 하는 거 아니에요?! 어?! 말해요! 말하란 말이에요!"
"정말이란다! 세은아! 이 외삼촌도 몰라! ...애초에...나는 대표이사의 눈에는 좀 벗어난 사람이라서... 많은 정보를 듣진 않아. 그리고 아마 은우라고 특별히 아는 것은 없을 거야.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단다. 정말이야. 정말이란 말이야."
아무래도 그 말은 정말인 모양입니다.
한편 한양의 제안을 들은 천호는 가만히 침묵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그래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안될거야. ...대표이사가 뭘 생각하는진 알 수 없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 움직인 다섯 부대 이외에는 모두 대기를 시키라는 것이 그 작자의 명령이었으니까. ...하다 못해 퍼스트클래스도 리버티에 대해서는 절대로 움직이지 마라고 지시를 내린 상황이야. 그...자네가 뭘 하고자 하는 것인진 알겠지만, 아마 그런 움직임으로 뭔가 반응을 보이진 않을 것 같아."
그래도 하겠다고 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이라고 말 끝을 흐리면서 천호는 다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럼에도 정말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내가 아는 바... 그 CCTV에 찍힌 파란머리는 위크니스는 아니야. 내가 아는 위크니스 중에 저런 이는 없었단다. 그렇다면 은우의 입장에선 그 애가 사살당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다른거니?"
"그리고...대처방법. 대표이사는 안티스킬의 자율에 맡겼으니... 아마도 안티스킬의 기동력과 힘을 믿으려는 것이 아닐까. 일단 안티스킬은 파워 슈트도 있고, 능력자를 상대한 이가 많으니 말이야. 여러 기계 장비도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천호도 자세히 아는 것은 없는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이내 그는 아. 소리를 내면서 뭔가를 떠올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최신형 파워드 슈트를 하나 만들었다고는 들었는데. ...아마 그 장비를 쓰는 부대라고 들은 것 같긴 해."
계수연동능력자 싱크로 재머 (synchro Jammer) 계수 동기화. 어느 한 능력자나 자신의 계수를 복사해서 다른 능력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1명에게만 가능하며 다른 이에게 능력을 사용할 시, 그 즉시 이전에 사용했던 능력은 해제된다. 길어봐야 2시간 정도밖에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계수보다 훨씬 높은 이의 계수를 복사해서 다른 이에게 적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단체로 있을 때 사용할 때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단, 자기 자신에게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이쯤에서 다시 봅시다 수정은 빨간머리 능력인 것 같은데 리플렉트라는 게.............. 으으으음 충격흡수반사인가...🤔
스트레인지 구역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 말부터 나왔다. 레벨 0일 때 시작했던 첫 임무가 생각나서다. 그래도 두들겨보니까 알겠다. 이거 돌이다. 수정이면 경도가 7이니까 꽤 단단하긴 하지, 뭐 못 깰 정도는 아니긴 한데 수정 파편은 사람이 다칠 위험이 있잖아? 그러니 안티스킬 선생님 대신 이게 달콤해져야겠네~.
새봄은 수정 벽에 손을 짚고 정신을 집중했다. 거대한 솥, 그 안에 설산처럼 쌓인 설탕. 거기에 물을 적당히 붓고 물엿도 좀 넣자. 바글바글 끓이다, 적당한 점도가 되면 밀대로 얇게 밀어 둥그렇게 모양을 내준다. 이걸 다 사탕으로 만들다간 기운만 뺄거고, 사람 한명 들어갈 정도면 된다. 내가 앞에 서 있는 부분만. 연산을 마치고, 가방 안에서 레X큐미 차량탈출도구를 꺼내서, - 성공했다면 사탕벽이 되었을 - 어쨌거나 투명한 벽을 망치 부위로 냅다 내리쳤다.
숨 차 죽겠네. 오는 경로 대부분은 전철이 달렸고, 자기가 달린 시간은 10분 남짓인데도 헥헥대는 서연이었다. 목에선 피맛이 나는데 연구소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어둠보다 더 시커멓게 타 버린 현장이 가까워올수록 탄내가 훅 끼쳤다. 저 탄내는 건물 탄내뿐만이 아니라...... 수박, 구역질 나!!!!
무릎을 짚고 헐떡이다 잔해만 남은 일대를 둘러봤다. 피뢰침은 쪼개졌는지 찌그러졌는지 모르게 망가졌는데, 비교적 온전한 표면은 광택이 반드르르한 게 새 것 같다. 그렇게 폐허가 된 현장을 직접 보니, 여기 온 게 과연 잘한 일인가 회의감이 밀려왔다. 내가 사이코메트리를 쓴다고, 속보로 보도된 영상과 다른 정보가 나올까? 소득이라곤 없이 처참한 현장 체험이나 하고 마는 삽질 아닌가? 그렇다고 부장을 말릴 방도나 리버티와 안티스킬 간의 싸움에 휘말릴 만한 전투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괜히 왔나?
몰라. 와 버렸잖아. 연구원도 무기한 휴가겠다. 자체 훈련 한다고 생각하자. 훈련거리를 지독히도 잘못 골라 버린 건 포기하고. 서연은 한 손에는 피뢰침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바닥을 짚으며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했다. 벼락이 어떤 식으로 피뢰침마저 망가뜨릴 수 있었는지, 리버티가 이만한 화력을 언제 어느 곳에서나 수시로 뽑아낼 수 있는지, 이 현장에 리버티가 있었다면 무슨 짓을 벌였는지, 그런 걸 알아내야 안티스킬을 말릴 구실이 생길 거다.
한양은 학구장이 파란머리가 플레어와 연관이 있다는 얘기를 하자, 서한양은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치면서 ' 아ㅋㅋㅋㅋㅋㅋㅋ 조져버렸네ㅋㅋㅋㅋㅋㅋ'를 남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서는 한양은 크로스백에서 자신이 직접 수기로 옮겨 쓴 플레어에 관한 정보를 학구장에게 보여줬다.
" 그 위크니스요, 이미 사망한 상태에요. 플레어는 지금 '애정' 빼고 감정이 다 지워졌어요. 플레어의 고모라고 하더군요? 자기 죽은 고모 보려고 할 때마다 칩으로 통제당하고, 아직도 살아있는 줄 알아요. 저 파란머리가 플레어와 연관됐다고요? 개연성이 슬슬 생기네. 아마 플레어의 고모와 연관된 사람이라고 보는데요? 정확한 관계는 모르겠고요. 관련이 안 돼고서야 리버티에 가입할 이유가 없죠. "
" 자.. 여기서 저 파란머리가 죽으면 플레어는 폭주하고, 저 파란머리가 또 플레어와 어떻게든 접선해서 고모에 대한 얘기를 한다.. 그럼 인첨공은 불바다 되는 겁니다. 딱 리버티가 말하는대로 되는 것이라고요. 아, 리버티가 지들도 나름 방법이 있다고 한 게 이거였나ㅋㅋㅋㅋ 어쨋든 우리는 저 파란머리를 보호하면서도 생포해야 됩니다. "
[학구장님이 파란머리가 플레어와 연관됐대요ㅋㅋ 파란머리가 플레어하고 접선해서 고모얘기 하면 ㄹㅇ로 인첨공 불바다 됨ㅋㅋ 꼭 생포하셔야겠는데요. 죽어도 플레어 폭주할 텐데ㅋㅋㅋ 이를 어째ㅋㅋ 하 돌겠다ㅋㅋㅋ]
[인첨공 제 2위. 고은별. 이하 플레어로 칭함. 실험은 성공적으로 끝마쳤고 조금 남아있는 감정 역시 칩으로 제어를 하는데 성공함. 하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의 반항하는 느낌이 남아있으며, 제 고모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큼. 부모님을 잃고 자신을 거둬준 존재이기에 그런 것으로 추정. 위크니스 수술 이후, 그녀의 고모는 부작용으로 인해 의식을 잃었음. 그래서인지 수술을 했음에도 반항하는 느낌이 존재. 허나 칩으로 제어하는데 성공. 부작용으로 주기적으로 두통을 당하며, 뇌에 직접적인 자극이 가해지는 것으로 인해 상태가 많이 불안정함.
-X년 X월 X일 위크니스가 사망. 인재를 죽일 순 없었기에 사망하기 직전, 제어코드를 통해 위크니스의 칩의 제어를 정지시킴. 이어 플레어에겐 알리지 않고, 시체를 처리. 현 상황에서 새로운 위크니스를 구하기는 쉽지 않기에 플레어에겐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다른 곳에서 정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줌.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긴 하나, 칩으로 통제하는 중.
-X년 X월 X일 대부분의 인격을 지우는데 성공. 하지만 '애정'이라는 감정만큼은 어떻게 해도 지워지지 않으며, 칩을 이용해서도 지워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됨. 처음에 예정한대로 모든 감정과 마음을 지우는 것은 실패. 해당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으로 처리. 다른 퍼스트클래스에게 적용하는 계획은 폐기하도록 한다.]
" 자.. 이거 우리 애들이 오지덕 연구소에서 빼온 정보랍니다.. 네, 사살 당해도 문제 있어요. 플레어가 그거 알면.. 가뜩이나 애정만 남은 녀석인데.. 혹여나 폭주하면 감당이 될까요? 난 안 된다고 보는데요. 근데요.. 제가 아는 최신형 파워드슈트 쓰는 부대는... "
" 헌터 밖에 없는데요? 디스트로이어? 아, 이런 젠장. 진짜로 헌터까지 왔나? "
한양은 자리에 털썩 앉아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 하아.. 지금 3학구를 친다고 해도 대기한 병력들이 조치하러 오겠네... 어? 잠시만요.. 2학구가 다 같은 2학구가 아니자네요. 제가 리버티로 변장해서 2학구 중 하나를 치면, 그 작자들도 제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지 않을까요? "
" 그렇게 하면 은우네 조는 안티스킬의 방해 없이 파란머리를 안정적으로 생포가 가능할 것 같은데요. "
" 허락만 해주면 저 바로 갑니다!! 학구장님 이름 안 팔게요! 리얼임!! 변장 똑디 할 테니깐 믿어줘요! "
성운은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방벽 안으로 향하는 길을 잘 봐둔 뒤에, 근처의 맨홀 구멍을 찾아서 뚜껑을 열었다. 내부에 고여 있던 악성 흄이 성운의 코를 찔렀지만, 성운은 리라가 만든 방독면도 가져올걸- 정도로 감상을 끝내고는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자신이 봐뒀던 방향으로 향해보았다. 과연 지하에도 방어벽이 쳐져 있을까?
만일 방어벽이 쳐져 있지 않다면, 성운은 하수도를 통해 스트레인지로 진입하려 시도할 것이다.
만일 방어벽이 쳐져있다면, 성운은 옆의 벽으로 고개를 돌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 벽에서부터 시작해, 강력한 중력 부하로 벽돌과 시멘트를 뜯어내면서 방어벽을 빙 둘러가는 모양의 굴을 파기 시작할 것이다.
[인첨공 제 2위. 고은별. 이하 플레어로 칭함. 실험은 성공적으로 끝마쳤고 조금 남아있는 감정 역시 칩으로 제어를 하는데 성공함. 하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의 반항하는 느낌이 남아있으며, 제 고모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큼. 부모님을 잃고 자신을 거둬준 존재이기에 그런 것으로 추정. 위크니스 수술 이후, 그녀의 고모는 부작용으로 인해 의식을 잃었음. 그래서인지 수술을 했음에도 반항하는 느낌이 존재. 허나 칩으로 제어하는데 성공. 부작용으로 주기적으로 두통을 당하며, 뇌에 직접적인 자극이 가해지는 것으로 인해 상태가 많이 불안정함.
-X년 X월 X일 위크니스가 사망. 인재를 죽일 순 없었기에 사망하기 직전, 제어코드를 통해 위크니스의 칩의 제어를 정지시킴. 이어 플레어에겐 알리지 않고, 시체를 처리. 현 상황에서 새로운 위크니스를 구하기는 쉽지 않기에 플레어에겐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다른 곳에서 정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줌.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긴 하나, 칩으로 통제하는 중.
-X년 X월 X일 대부분의 인격을 지우는데 성공. 하지만 '애정'이라는 감정만큼은 어떻게 해도 지워지지 않으며, 칩을 이용해서도 지워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됨. 처음에 예정한대로 모든 감정과 마음을 지우는 것은 실패. 해당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으로 처리. 다른 퍼스트클래스에게 적용하는 계획은 폐기하도록 한다.]
" 자.. 이거 우리 애들이 오지덕 연구소에서 빼온 정보랍니다.. 솔직히 저도 사살당해도 무슨 문제인지 몰라요. 하지만 은우가 저리 성급한 걸 보니.. 우리가 모르는 문제가 있겠죠. 어쨋거나 우리가 생포해도 나쁠 건 없잖아요? 그리고 최신형 파워드슈트를 쓰는 애들은..제가 알기로.. "
" 헌터 밖에 없는데요? 디스트로이어? 아, 이런 젠장. 진짜로 헌터까지 왔나? "
한양은 자리에 털썩 앉아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 하아.. 지금 3학구를 친다고 해도 대기한 병력들이 조치하러 오겠네... 어? 잠시만요.. 2학구가 다 같은 2학구가 아니자네요. 제가 리버티로 변장해서 2학구 중 하나를 치면, 그 작자들도 제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지 않을까요? "
" 그렇게 하면 은우네 조는 안티스킬의 방해 없이 파란머리를 안정적으로 생포가 가능할 것 같은데요. "
" 허락만 해주면 저 바로 갑니다!! 학구장님 이름 안 팔게요! 리얼임!! 변장 똑디 할 테니깐 믿어줘요! "
스트레인지를 두르고 있을 정체 모를 벽에, 금은 건너편 내부를 살펴보려 한다. 버티고 서있으니,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할 벽이다. 노크하듯 두드리며 고민하던 금은 같이 스트레인지로 온 이들을 보다가, 멀직히 물러나 서니. 발화 에너지를 모아 터트리며 벽을 뚫어보려 시도한다.
검문을 위해 잠시 차를 세워둔다 해도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었다. 사람들은 2학구가 있는 방향으로도 고개를 돌리지 않으려는 태오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생사를 거는 이 순간 2학구에 들어가지 않고 싶어하며 한참을 망설이는 것을 본 서휘 또한 마찬가지였고, 태오는 서휘가 입을 벌리려 하자 손을 들어 막았다. 아직 통화가 끊어지지 않은 탓이었다.
"그렇군요. 더 묻지는 아니하겠습니다…… 네에, 이만 저는 통화에서 나가보도록 하지요."
파란머리가 위크니스가 아니라면. 잃을 것이 없을 것이다. 죽을 사람이 없으면 혼자 날뛰다 죽을 수도 있거니와, 은우의 안색이 창백해지는 사람이라면, 그 존재가 위크니스나 퍼스트클래스와 연관된 사람이거나, 은우가 아는 사람이거나, 어찌 되었든 당장 데 마레가 부서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보란듯이 나타나 양동 작전을 펼치려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죽든 말든 정말 무슨 상관인 건지 알 수도 없다. 어차피 인간은 덧없는 존재요 죽기 마련인데.
……인간은 덧없는 존재요, 언젠가는 죽기 마련인데.
태오는 침묵했다. 그래, 인간은 죽는다. 더 미련 가지면 안 되는데 이렇게 나서는 자신이 우스울 따름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욕심도 많게 쥐려 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차라리 지금 포기해버리는 것이 나을까. 아니, 아니지. 명분을 가지자. 인간이 죽더라도, 내겐 데 마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누가 죽든 말든 일절 상관 없다. 신원이 확인되어 이상 없이 통과하고, 태오는 차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고개를 올려 가장 높은 건물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된다면 건물 옥상에 올라가려 했으리라.
스트레인지 구역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 말부터 나왔다. 레벨 0일 때 시작했던 첫 임무가 생각나서다. 그래도 두들겨보니까 알겠다. 이거 돌이다. 수정이면 경도가 7이니까 꽤 단단하긴 하지, 뭐 못 깰 정도는 아니긴 한데 수정 파편은 사람이 다칠 위험이 있잖아? 그러니 안티스킬 선생님 대신 이게 달콤해져야겠네~.
새봄은 수정 벽에 손을 짚고 정신을 집중했다. 거대한 솥, 그 안에 설산처럼 쌓인 설탕. 거기에 물을 적당히 붓고 물엿도 좀 넣자. 바글바글 끓이다, 적당한 점도가 되면 밀대로 얇게 밀어 둥그렇게 모양을 내준다. 이걸 다 사탕으로 만들다간 기운만 뺄거고, 내가 앞에 서 있는 부분을 최대한 크게 사람 한명, 아니 다섯명은 들어갈 정도. 높이도 2미터 이상!. 연산을 마치고, 가방 안에서 레X큐미 차량탈출도구를 꺼내서, - 성공했다면 사탕벽이 되었을 - 어쨌거나 투명한 벽을 망치 부위로 냅다 내리쳤다.
제한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점점 촉박해지는 시간 가운데에서 과연 뭘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일단 서연과 철현은 각각 피뢰침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서연은 곧 정보를 읽어냈습니다. 이내 그녀가 읽어내는 이미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늦은 밤 시간. 붉은 머리를 한 사내. 파란머리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그 사내가 드론을 타고 이 연구소의 위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피뢰침을 부숴버린 후, '수정에 담겨있는 피뢰침'을 옥상에 꽂았습니다. 그리고 이내 그 사내는 어둠 너머로 드론을 타고 사라졌습니다.
시간대가 바뀝니다. 피뢰침 부근에서 스파크가 강하게 모이고 있었습니다. 이내 하늘에서 빛처럼 매서운 번개가 하나가 되어 빠른 속도로 '피뢰침'을 향해서 몰아쳤습니다. 그리고 수정에 닿은 번개는 수정에 모이더니, 엄청난 속도로 건물을 집어삼켰습니다. 마치 에너지가 하나가 되어 단번에 몰아치듯, 정말로 빠르고 눈에도 보이지 않는 속도였습니다. 그야말로 확산되듯, 그 모든 것을 집어삼켰습니다.
그 이후에 보이는 것은... '소멸'.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을 읽은 서연의 머리에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한편 한양의 제안을 들은 천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일단 그는 헌터에 대해서 부정했습니다.
"아니야. 헌터가 개입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네. 애초에 헌터는... 안티스킬이 아니야. 그리고 이 자료는...대체..."
이어 천호는 한양이 준 자료를 가만히 읽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지 그는 팔을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이런 일이... 그런 혼잣말을 계속해서 중얼거릴 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한양을 다시 바라보더니 그는 침묵을 지켰습니다.
"무리하진 말렴. ...일단... 이야기는 해보겠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말고."
그것은 허락이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말라는 경고와도 같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확률은 매우 낮은 것이 아니었을까요?
한편 수정벽에 도착한 이들 중 청윤과 혜우, 금은 각각 능력, 혹은 발을 이용해서 벽을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단단함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단단할 수 있을까요. 특히 혜우는...발 괜찮을까요?
그 와중에 성운은 지하로 들어가는데 성공했습니다. 다행히도 지하에는 딱히 벽이 쳐져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하수로 여기저기에 '피뢰침이 담겨있는 수정'이 설치되어있는 것이 보였을 것입니다. 그 피뢰침에는 스파크가 약하게 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리얼리티 매니퓰레이션 능력자. 리라와 새봄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수정 너머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듯 합니다. 안은 일직선으로 쭉 들어가는 골목길 같은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안 쪽에 커다란 광장 같은 공간이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건물의 옥상, 그리고 벽 여기저기에 피뢰침이 박혀있는 수정이 설치되어있었습니다. 일단 여기서 보이는 수는 약 10개입니다. 문제는 아직 바깥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안 쪽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거기다가 묘하게 스파크가 튀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안으로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정말로 괜찮은 것이 맞을까요?
돌아가려면 지금 뿐입니다.
한편 태오는 2학구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의 옥상으로 향했습니다. 문은 다행히 열려있었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출입금지'라는 표시가 붙어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문쪽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싱긋 웃고 있는 민우의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접근하는 것이 느껴지긴 했는데 말이야. 너였구나." "네가 혼자서 여기에 왔을 것 같진 않고... 이렇게 왔다는 것은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도 왔다는 거겠지?"
"하지만 이미 늦었어." "에어버스터도...참 바보 같단 말이야. ...아니. 그 애가 읽은 대로려나. 솔직히 반신반의였는데 말이지." "...퍼스트클래스의 의무? 머저리 자식."
그 표정은 상당히 여유로운 미소였습니다. 대체 뭘 꾸미는 것일까요? 아니. 애초에 뭐가 반신반의라는 것일까요?
유리보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깨진 사탕조각 중 깨끗한 것을 빈 식품용기에 차곡차곡 담고, 새봄은 걸음을 재촉하다, 멈추어 섰다. 그러고는 벽 여기저기에 설치된 피뢰침 박힌 수정을 보며, 새봄은 소리없이 씩 웃었다. 음~ 이대로 전진했다간 피카츄가 되겠군. 하지만 여길 설치한 게 누구든 실수했어. 누구든지 철저히 막고 싶었으면 전기뱀장어를 갖다 놨어야지. 뭐, 결과적으론 다행인가?
새봄은 빠른 두뇌 회전을 위해 조금 전 만든 사탕 조각 하나를 아이스크림처럼 한손에 들고 쪽쪽 빨며,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고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피뢰침 박힌 수정을 노려보며, 차분히 연산하기 시작했다. 식품은 배드... 아니 말많은 아저씨 상대할 때 만든 이온음료나 물 정도가 아니면 다 부도체지. 그러니, 넌 식빵이 되어라. 다음은 크루아상, 다음은 베이글. 능력 사용에 성공했다면, 새봄은 자신의 진로를 가로막는 피뢰침 박힌 수정들을 하나하나 빵류 식품으로 만들며 나아갔을 것이다.
>>164 음. 알겠습니다! 그리고 미안할 거 없어요!! 다만...역시 캡틴으로서는 조금 마음 편하게 참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와는 별개로... 내일 참여할땐 어디에 있었는지만 알려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2학구 쪽도 여러장소가 있으니까요. 지금 들어가는 스트레인지 구역, 혹은 마레라던가 말이에요!
출입금지. 보통 투신이나 다른 사건사고 때문에 붙여두는 경고문이지만 어딘가 마음에 걸리는 면이 없잖아 있었다. 이 문을 열면 무언가 있을 것 같다는 본능적인 감각 때문이었다. 독심술사는 타인의 감정을 기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감이라는 것은 유달리 이곳에 무엇이 있노라 속삭이기 마련이니 두 감각이 합쳐진 탓에 태오는 문을 여는 것을 일순 고민했으나, 더는 물러날 수 없다 판단하며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
이대로 문 닫고 다시 가버릴까. 태오는 평온한 얼굴로 민우를 가만히 응시했다. 뱀 기어가듯 세로로 쭉 찢어진 동공이 아래에서 위로 민우를 슥 훑으며 얘가 지금 왜 여기에 있는지 가늠하는 듯 느릿하게 감겼다 뜨였다.
"그 막무가내인 녀석들이랑 내가 뭔 상관이길래 항상 싸잡혀……."
태오는 문을 닫으며 등을 기댔다. 일렉트로키네시스 능력자, 월광고 저지먼트의 일원일 정도면 신체능력도 평균 이상일 것이고, 마땅한 무기로 제압하기엔 저번에 혜우가 공격했을 때 가볍게 망가뜨렸지. 대화는 통하지 않고. 태오는 노이즈를 끄며 눈을 마주쳤다. 동시에 속을 읽어보고자 하며, 여전히, 지독하리만치 평온하게 물었다.
"그 파란머리의 아이…… 말인가요……. 뭐, 머저리인 건 나도 동감해요……. 제멋대로에, 허구한 날 퍼스트클래스니 무어니. 어차피 목줄 달린 개인 건 달라지지 않으면서……."
떠보는 방식밖에 없다. 독심술사라는 점을 역이용해서, 모든 걸 안다는 듯이 굴어버리면 너도 알 테니까 어차피 말해준다는 방식으로 정보를 유도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암부에서 일할 적 실제로도 자주 쓰던 방법이거니와 지금 민우를 긁을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갈 때까지 간 소감이 어떤가요……. 그렇게 많은 버러지들을 잡았다 생각할 터이니, 기분 퍽 통쾌하였겠어……."
" 헌터 안 와요? 오히려 좋아. 쫄릴 뻔 했구만요! 그리고 플레어 고모의 사실.. 절대 플레어의 귀에 들어가면 안 됩니다. 플레어 폭주하면 유니온 빼고 감당 안 되니깐요! 일단 가보겠습니다-!! "
서한양은 급하게 나가서 집에서 미리 준비해둔 '광대' 가면을 썼고, 한 가발을 꺼낸 뒤에 파란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다음에 썼다. 이어서 교복을 벗어던지고, 검은 복장과 코트를 입는다. 리라가 지정한 위치로 가서 리라가 만들어서 보낸 '리버티' 의 뱃지를 가슴에 낀다.
" ...작전 개시... "
서한양은 전속력으로 비행을 해서 2학구로 순식간에 침투를 하려고 했고, 한 건물의 옥상에 착지했다. 그런데.. 건물들 옥상에 보이는 수정에 감싸진 피뢰침들..
' 김민우 이 새X가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러면 예정된 시간보다 더 빠른 테러.. 시작합니다잉? 일단 내가 염동력자인 걸 들키면 안 되니깐.. '
서한양은 이치에서 벗어난 능력을 쓰려고 한다. 바로 태양빛을 이용한 레이저 형성 시도. 햇빛의 광자들을 압축해서 레이저를 쏘려는 것이다. 본디 '광자'란 질량을 가지지는 않으나..이치에서 벗어난 지금.. 연산에서 '햇빛의 광자' 를 '질량이 있는 물체'로 가정하여서 압축을 시도하고, 레이저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염동력 본연의 능력은 아니니, 레벨 5 만큼의 위력을 기대하는 건 과한 욕심이겠지.
그 레이저가 향하는 곳은? 민간인이 없는 도로들. 한양은 그 레이저로 사람들을 동요하게 하면서도, 인명피해가 없게끔 바닥에 레이저들을 발사하려고 했었다. 이와 동시에 한양의 눈에 '보이는' 피뢰침들. 모든 이들이 레이저에 집중할 때, 이 피뢰침들을 염동력을 이용해서 뽑아내려고 한다. 강도가 강해서 안 뽑힌다면, 주변의 공간까지 '질량이 있는 물체'로 가정해서 공간 째로 뽑아버려서 버리려고 시도했을 것이다.
길이 열렸지만 첩첩산중이다. 리라는 근처에 널려있는 피뢰침 수정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야무지게도 박아놨네. 다만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으니.
리라는 스케치북에 '어딘가에 부딪힐 때마다 자가분열하는, 점토 재질로 만들어진 슬라임' 여러 마리를 그려 실체화 시킨다. 주식은... 저기 있는 저 피뢰침 수정. 이내 실체화된 슬라임들이 빠르게 수정을 먹으려고 접근하는 걸 확인한 그는 다시 고글을 쓰고 데 마레 인근에 보내두었던 구형 드론의 위치를 조정하고자 한다.
"좀 더 위로, 위로... 옥상 부분, 원래 피뢰침 있던 곳..."
그 건물 또한 샤를리아의 경우처럼 피뢰침이 위험한 것으로 교체되어 있다면 위험하다. 리라는 드론을 움직여 데 마레의 피뢰침을 확인하고자 한다.
피뢰침을 바꿔치기 했다? 수정에 감싸인 걸로. 저럼 번개를 막기 힘들었겠네. 번개가 피뢰침에 모여야 건물의 나머지 부분엔 타격이 안 갈 테니. 저기다 능력 증폭자와 웨이버의 화력을 이용했나?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 집중하는데 이어진 정보는 뜻밖이었다. 수정이 번개를 빨아들이는가 싶은 순간 엄청난 스파크가 튀더니 눈앞이 새하얘, 아니 새까매, 아니 아니 모든 것이, 숨쉴 틈도 없이, 완전히, 생명도 무엇도 남지 않고......
" !!! "
피뢰침을 떨어뜨리고 만 서연이었다. 몸에 힘이 안 들어간다. 심장이 짓눌리는 듯했다. 구역질조차 나지 않고 꼼짝을 못 하겠다. 저 수정 뭔데? 대체?? 리버티는 저런 물질을 무슨 수로 얻었고?! 만에 하나, 그 파란 머리 여자애가 들어간 장소에 저 수정을 설치했다면... 거기 가는 사람은 진짜 다 죽는다!!!
서연은 죽을 힘을 다해 머리를 내젓고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 다들!!! ]> 김서연 [ 수정 보이면 ]> 김서연 [ 어떻게든 부수되 ]> 김서연 [ 전기로는 절대 건들지 마세요! ]> 김서연 [ 그 수정 전기를 흡수하면 ]> 김서연 [ 주변을 순삭시키는 화력을 내 버려요!! ]> 김서연
@최은우 [ 특히 부장!!! ]> 김서연 [ 톡 좀 보세요! 보시고 제발 나오세요!!! ]> 김서연
리버티 이 수박들은, 진짜 누구든 다 죽일 작정이다. 안티스킬에도 알려야지. 이대로는 큰일 난다... 바닥을 짚은 손이 벌벌 떨리지만, 어떻게든 힘주어 일어났다. 그러고 안티스킬이 있으리라 추정되는, CCTV에 찍힌 문제의 장소로 이동했다.
지하시설에··· 피뢰침? 이게 대체 무슨? 거기에다가, 하나같이 수정에 둘러싸여 있고, 파직파직 전광을 튀기는 것이 좋은 징조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뢰침에 튀는 스파크는 곧 그 자리에 낙뢰가 있을 것이라는 가장 확실한 징조 아니던가. 성운은 문득 세은이 보여주었던 동영상을 다시 떠올렸다. 자신은 그 현장을 눈앞에서 보았으니 세은의 동영상을 그렇구나 하고 넘겼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짚이는 게 있었던 탓이다. 수정에 둘러싸인 새것 같은 피뢰침···
그러면 이것은 전기에너지를 충전한 폭탄 같은 것인가? 아니면 전기 폭격을 유도하는 신호기 같은 것인가? 일단 지하시설에 피뢰침이 있다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은, 굳이 안다는 표현까지 쓰지 않아도 될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왜 이 지하수로에 이런 피뢰침들을 마련해둔 것인가? 성운은 손을 뻗었다. 허공의 한 좌표를 특이점으로 지정하고는, 그 특이점을 향해 자신의 눈에 보이는 모든 수정 피뢰침 덩어리들의 중력축을 그 특이점으로 향하게 한 뒤에 중력을 섬세하게 조절했다. 그 수정들이 죄다 뽑혀서 허공의 한 지점에 뭉치도록. 그러면서 성운은 빠르게 뒤로 물러서며 자신이 방금 들어온 맨홀 쪽으로 도망쳤다. 그걸 수로에 빠뜨려서 방전시키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역중력을 부여해 맨홀뚜껑 바깥으로 솟아올라갈 심산이었다.
뜨거운 열과 폭발로도 뚫을 수 없다니 곤란할 뿐이라 생각할 때, 수정 너머로 들어갈 수 있을 통로가 생기면 금은 리라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선다. 고글을 쓰는 리라를 물끄레 보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정체 모를 피뢰침들. 그리고 단톡방에 전해진 메세지에 앓는 소리를 낸다. 이 수정도 벽과 마찬가지일까. 멀리 높은 곳에 있을 피뢰침이 담긴 수정을 하나 바라보니, 발화 에너지를 모아 터트리려 시도해 본다.
그렇게 답변한 후 리라는 고글을 벗는다. 그리고 스케치북을 펼쳐 이전에 만들었던 에너지 추출 장치— 큐브 모양의 그것을 실체화 시킨 후 주변을 떠돌던 슬라임 하나를 붙잡아 대충 고정시켰다. 그리고 철현이 위치를 보냈다면, 물렁대는 슬라임을 붙들고 위치를 각인시켰을 것이다.
슬라임이 뚫어둔 문 밖으로 사라지면, 리라는 이어셋을 통해 모두에게 알린다.
"데 마레 연구소 꼭대기에도 샤를리아와 같은 수정 피뢰침이 존재해요. 아직 스파크가 튀고 있진 않고요. 제거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제거 부탁드려요. 이런 걸 보면 아마 다른 친능력자 연구소에도 존재할 것 같네요."
>>208 @이리라 그 수정으로 감싼 피뢰침이 다른 연구소에도 놓여 있다는 리라의 단톡에 오싹해졌다. 그래도, 리라 덕분에 상황 파악은 훨씬 수월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리버티의 다음 타깃은 수정 피뢰침이 놓인 장소들이겠구나. 지금 내가 제거할 수 있는 건 1도 없지만, 안티스킬에 그 사실도 제보하는 게 좋겠다.
[ 리라 굉장하다~~ ]> 김서연 [ 그런 정보도 다 알아봐주고 있었구나 ]> 김서연 [ 멋져! 고마워!! ]> 김서연
>>0 "즈는 고민에 빠졌슴다." [그런것 치고는 상당히 무덤덤해보이는데...] "흐으으으으으으음..." [아니, 고심한다고 해서 딱히 달라지는건 없는거 같거든...] "칫... 아무튼 고민이라 이말임다!"
전투훈련이 끝난 뒤엔 쉬어가는겸 늘 끼워져있었던 기술훈련. ...다만 움직이는걸 좋아하는 그녀의 특성상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는 것들엔 금방 질려버리기 일쑤였기에 이렇게 잡담을 나누는 일이 태반이었다. 그나마도 각자의 능력과 어느정도 어울리는 특기를 가지고 있는 학생을 엮어주는게 이곳의 관례이기에 여학생도 그녀와 자주 만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원하는 스케줄에만 맞추자니 과연 버텨낼수 있을만한 학생들이 있긴 할런지... 반대로 신체강화 관련 능력자들이라면 먼저 뻗어버리는건 그녀쪽일테니 말이다.
"역시 체력보강 훈련이 필요함다!" [아니, 그거 솔직히 너무 자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 다치기도 쉽고, 게다가 그걸 해봤자 넌 또 나가서 돌아다닐 거고...] "하여간 이놈의 역마살이란... 피곤함다..." [애초에 진짜 역마살이면 떠돌이 인생이거든...]
엉뚱한 대답은 하나, 하지만 한숨 쉬는건 둘. 결국 반쯤 포기한듯 투덜거리며 다시 의자에 앉은 그녀였고, 여학생이 보내는 신호와 전달하는 메시지에 맞추어 오류 수정과정을 반복할 뿐이었다.
"으에... 중학생 때로 돌아간 기분임다..." [그러고보니 그때 넌 수업시간이 지루하다면서 자주 딴청부렸지... 지금이라고 다를건 없다고 하지만...] "그치만 이미 다 알고있는 것들인데 어쩌겠슴까~~~" [...나도 너처럼 뭐든 다 기억하고 써먹을수 있다면 좋겠네...] "그치만 뇌에 한계는 있어서 그른지 가끔은 까묵기두 해여." [아니, 그걸 다 기억하고 있는 것도 이미 평범하지 않거든...] "보통 '완독'한다는건 그 책의 내용을 전부 기억한다는거 아님까?"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바보처럼 느껴지거든...] "? 유라 원래 바보잖아여." [...조용하고 남은거나 빨리 해. 오늘은 나 다른데도 볼일 있거든...] "에엥~ 그럼 그냥 다 즈한테 맡기믄 되는거 아님까~" [나도 귀차니즘은 있을지언정 땡땡이 칠 정도로 책임감 없진 않거든?!]
새봄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수정을 빵으로 만들어나가면서 전진했습니다. 그리고 청윤은 공기 흐름을 느껴보려고 했습니다. 안 쪽에서 매우 막강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다만 안으로 빨아들이기보다는 최대한 밖으로 밀어내려는 움직임이었습니다. 이내, 안티스킬 멤버들이 하나둘 허공에서 바깥쪽으로 날아가는 것이 보였을 것입니다. 으아아악!! 살려줘!! 라는 느낌으로 수도 없이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수정벽에 부딪쳐서 제대로 나가는 이는 없었고, 땅으로 추락하는 느낌이었지만요.
한편 리라의 슬라임은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피뢰침을 먹어치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구석구석에도 피뢰침이 숨겨져 있었고, 좀처럼 슬라임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피뢰침을 여기에 숨긴 것일까요? 애초에 왜 이렇게 숨긴 것일까요?
성운은 수정 피뢰침을 수로에 빠뜨렸습니다. 이내 치지직 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특별히 무슨 반응을 보이진 않았습니다. 아직 터지거나 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일단 성운은 무사히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앞을 보면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이 보일 것입니다. 헤우는 톡을 확인했지만 지금 당장 더 올라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금은 다시 한번 피뢰침을 터트려보려고 시도했지만 수정은 조금도 금이 가지 않았습니다. 대체 얼마나 단단한 물질인것일까요? 하지만 조금 더 발화를 해서 쏴보니 그나마 작은 것들은 박살이 나긴 했습니다. 물론 한번이 아니라 다섯 번은 터트려야 금이 가고 박살이 나는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강도가 보통 단단한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어쩌면 이런 계열의 방어형 능력이 아닐까요? 그래도 일단 금이의 능력으로도, 어쩌면 일정한 크기 내라면 청윤이의 능력으로도 연속으로 공격하면 깨질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다섯 번 정도는 말이죠.
한편 안쪽까지 들어가면 마침내 광장으로 보이는 곳. 정확히는 CCTV에 담겼던 그곳의 모습이 보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선 상당히 지쳐있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는 은우와 여유롭게 웃고 있는 수정 너머의 2인조가 보였습니다. 한 명은 CCTV에도 얼굴이 담겼던 파란머리, 그리고 다른 한쪽은 붉은 머리의 누군가였습니다.
"...! 너희들! 왜 여기에?!"
한편 발소리를 들은 은우는 뒤를 돌아봤습니다. 일단 광장에는 다른 안티스킬 멤버는 없었습니다. 그 대신 주인을 잃은 파워 슈트 10개 정도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안티스킬은 방금 전에 모두 바람으로 날아간 모양입니다. 벽에 부딪혔겠지만요.
"도망쳐!!!! 빨리 도망쳐!!!"
그가 서 있는 곳 근방에는 정말 여기저기에 수정에 꽂힌 피뢰침이 놓여있었습니다. CCTV에는 없었던 현장입니다. 즉...이건 처음부터 함정. 그리고 어쩌면 은우가 여기에 온 이유는...
"...에어버스터. 정의감이 넘치는 것은 좋았지만... 그 정의감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될 거야. 안됐네. 바이바이." "적어도 당신은 걸려들 거라고 생각했어. ...당신은... 수많은 이가 죽는 것을 그냥 두고 볼린 없을테니까. 처음부터...당신을 노린 함정이야. 함정인 것을 알면서도 들어왔을테니...죽어도 별 말은 없겠지?" "...죽어. 에어버스터."
붉은머리는 씨익 웃으면서 중지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파란머리는 쌀쌀맞은 목소리를 내면서 피식 웃었습니다. 그 순간, 하늘에서 빛이 번쩍였습니다. 이를 악물면서 은우는 두 손을 높게 들어올렸습니다. 아주 거대한 압축 구체가 생성되었고 그것을 그대로 부딪치게 할 생각인 모양이었습니다. 분명히 원반이 가리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빛이 모두의 눈을 부시게 할 정도로 그 빛은 매우 날카로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피뢰침들을 뭉친다거나 물에 빠뜨린다고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고, 성운은 같은 요령으로 피뢰침들을 눈에 보이는 대로 모두 제거해가며 (기왕인 거 물줄기들이 합쳐지는 거대한 공동에 빠뜨렸다) 지하수로를 지나 방벽 너머의 맨홀을 열고 나왔고─ 광장에 펼쳐진 광경을 그대로 맞닥뜨렸다.
다들 방벽 저편에서 건너오는데 유독 성운 혼자만 맨홀 뚜껑 열고 나오는 엔트리를 하게 되었으나, 일단 그것은 신경끄기로 하자.
경악하며 반문하는 은우를 보며 성운은 헛웃음을 지었다.
“항명에 대한 시말서는, 이번 사태 종료하고 써서 제출할게요.”
그리고 성운은, 광장을 한번 둘러보고는─ 자기 눈에 띄이는 모든 피뢰침들에 중력 변칙을 부여했다.
“부장님만 모시고 갈 생각이었지만.”
중력축을 비틀어, 그것들의 중력 방향이 저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수정 방벽으로 향하게 했고, 그리고 거기에다 충분한 양의 과중력을 걸었다. 은우의 주변에 꽂힌 것을 포함한 광장의 모든 피뢰침들이- 적어도 자신이 뽑아서 갖다붙일 수 있는 만큼 최대한의 피뢰침들이 저 수정 방벽에 다 들러붙기에 충분할 정도로.
"선생님들, 저 쪽으로 가시면 벽 뚫려 있거든요? 그 쪽으로 나가세요. 가시는 길에 피뢰침 수정도 뽑아주시면 감사한데 무리는 하지 마시고." "왜 뚫려있는지는 비밀이고요, 얼른 가세요!"
바닥으로 추락한 안티스킬 몇명에게 다급하게 이른 새봄은, 리라의 카드 방패를 크게 만들어 바람을 막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도착한 안쪽 광장에 보이는 은우의 모습을 보자마자, 그는 다급히 제 입을 틀어막았다. 머릿속에서 재미삼아 상상만 해왔던 어떤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오, 프린세스 은우! 나 나이트 새봄스찬과 코뿔소들이 그대를 위해 여기 왔소이다! 이제 아무 걱정 마시오, 우리가 그대를 지키리니!
...아니야, 지금은 관두자. 그 말 할 시간에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나라도 해보자고. 어디보자... 일단 우리 공... 인; 부장 선배 가까이에 있는 피뢰침 수정부터 빵으로 만들어볼까? 귀찮으니까 그냥 다 식빵으로 만들어버려야지. 사탕을 입에 물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연산에 연산을 거듭했다. 너도 식빵이 되어라. 너도, 너도! 식빵!! 식빵!!!
>>235 백단발태오가 비틀비틀 걸어와선 한결이 품에 안고 멈추지 않고 계속 걷더니 기어이 뒤로 자빠뜨리듯 넘어뜨리곤... "왜…… 내 연락을 받지 않았나요? 이런 곳에서 내가 찾길 바랐나요?" "잔인한 사람. 내가 친히 2학구까지 발 들여줬는데, 머리 조아리지 못할 망정 버릇도 없이. 내 연락 일부러 피했어요? 그렇게 안 봤는데. 온순한 낯짝으로 음침하게 머리 굴렸을 생각을 하니 우스워서야. 당신도 결국 연구원이다 그건가……?" 이러면서 주먹으로 가슴팍 퍽퍽 치면서 "당신 때문에 내가 여기 발 들였다고, 내가! 당신 따위의, 한낱 버러지 새끼 때문에! 한 번 쓰면 될 소모품에게!" 막 이런 걸 외치고 바들바들 떨다가 자기 머리 꽉 쥐면서 "듣기 싫어……. 머리가 계속 울려. 이런 건 싫어, 싫단 말이야……. 당신이 이렇게 만든 거잖아. 응? 어떻게 좀 해봐. 어떻게 좀 해보란 말이야. 내가 여기까지 행차해서 고통 받아야 하는 이유를 네가 만들었으니 책임을 지라고. 당신 탓이잖아, 당신이…… 당신이 내 말만 들었어도-" "시끄러워……." < 여기서 손바닥으로 자기 관자놀이 툭툭 치기 시작해야 함 이러다가 이제 우뚝 멈추고는 "알겠다, 나 떠나려고 한 거지. 이런 꼴 보려고 한 거지……? 내 편이 되어준다면서, 너도 똑같은 부류였구나… 아니야, 안돼. 떠나지 마. 나 죽어버린다? 진짜 죽을 거야, 이미 한 번 해봤는데 여기에서 두 번은 못 할 리가 없잖아, 당신도 이런 거 좋아하잖아……. 아니면 매일 내게 좋은 말 해줄 리가 없잖아. 내가 더 괴롭길 바라니까 그러는 거 아냐…. 떠나지 마, 나 버리면 안 돼. 절대 버리지 마…… 나 당신 좋아하니까, 당신도 나 좋아해야 해. 우리 맹세했잖아, 당신이 나한테 믿는다 해줬잖아 그러니까 제발 떠나면 안 되니까" 이러면서 비녀 비틀어야지 뭐…… 유후. 아~ 나는 왤케 온기에 익숙하지 못해서 앙칼지게 굴던 애들이 온기 닿아보고 아 이건 좋은 거네? 더 받고 싶다...로 받아들인지라 더 받으려고 어떻게든 행동하지만 그 방식이 자기가 지금껏 배워온 잘못되고 뒤틀린 거라 상대가 스플뎀 입는 상황이 좋지? (개후레라그렇다.)
나는 퍼스트클래스. 하지만 퍼스트클래스도 죽음은 무섭다. CCTV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함정이라는 것을 알고... 뭘 노리는지를 알았지만... 그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이가 죽으면... 그땐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지기에.
나에게 그런 의무가 꼭 주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을 알고도 모르는 척 할 수 없었다.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방치하면 더욱 큰 혼란. 그리고 피가 흐르게 될 것이다. 서로 자멸하는 자멸전이 되어.. 인첨공은 그야말로 지옥이 되어버리겠지.
그것을 막아야만 했다.
...아. 역시 무서워... 퍼스트클래스지만...그래도 무서워... 아직도 겁쟁이구나. 난...
미안해...세은아....
나...아마도 돌아가기 힘들 것 같아...
"그렇다면 감상해봐. 바로 그곳에서." "머저리의 최후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말이야. 갈 때까지 간 소감?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어. ...더더욱 많은 피가 흐르게 될 거야. 학생을 위하는 연구소? ...이거 알아? 수많은 제안을 한 곳 중에서 유일하게 무시를 한 곳은 딱 두 곳. 샤를리아와 마레. 그리고 딱 한 곳을 제외한 다른 곳은 모두 학생을 내줬어. 그게 현실이야. 알겠어?" "....학생을 위한 연구소 따윈 존재하지 않아."
태오는 바로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민우가 오른손에 모여있는 스파크를 저 편으로 단번에 날리는 것을. 그 번개는 마치 뱀처럼 바르게 팟, 팟, 팟 하는 느낌으로 날아갔습니다. 그 속도는 눈으로 쫓기 어려웠습니다. 이어 그는 오른손에 다시 전기 에너지가 모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나름의 습관인 것일까요?
한편 철현은 에너지 추출 장치를 손에 넣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걸로 뭘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확성기도 손에 넣었는데 과연 뭘 할 생각일까요? 그건 철현만이 알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한편 한양은 2학구의 특정 포인트에 도착한 후,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민간인이 없는 도로가 박살이 나고, 꽂혀있는 피뢰침이 아주 제대로 뽑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민간인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제 3학구장은 대표이사에게 연락을 보냈습니다.
"이사님. 소식 들으셨습니까? 2학구의 다른 포인트에서 리버티로 보이는 이가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곳으로도... 병력을 보내야만 합니다!"
"......."
"이사님!!"
"나는 무시하라고 했을터다. ...해당 포인트만 공격하도록. 이런 것으로 전화하지 말게나."
그것은 너무나 차가운 목소리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3학구장은 이를 빠드득 갈았습니다. 이어 그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핸드폰을 들어올렸습니다. 이어 그는 그곳으로 그 핸드폰을 통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2학구에 출동한 안티스킬 전원! 그 포인트는 함정이다!! 진짜 리버티는 다른 곳에서 날뛰고 있다!! 대표이사님의 허가를 받아 내가 대신 지시하겠다! 모두... 다른 포인트를 수색해!! 지금 당장!!]
그 연락은 수정 벽 안에 있던 안티스킬 멤버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이어 그들은 겨우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를 악물고 빠르게 리라나 새봄이 만든 구멍을 통해서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다른 구역을 수색하려는 듯이,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물론 그 모습을 바라본 것은 2학구에 있는 이들 뿐이겠지만요. 그리고 서연은 정확하게 그들이 나오는 타이밍에 그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민우가 쏜 번개는 정확하게 수정벽이 있는 그 포인트에 도달했습니다. 벽의 천장부터 스파크가 정말로 강하게 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습니다.
태진은 건틀릿을 손에 꼈습니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 붉은 기운. 그의 괴력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일격에 집중하는 힘. 그것은 정확하게 수정 벽에 명중했습니다. 강한 진동이 수정 안에서 울렸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수정 벽은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산산조각나며 조각이 통째로 소멸하듯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천장에 명중한 번개는 더 강화되지 못하고 그대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리라가 만들어낸 진흙과 함께. 땅은 그야말로 진흙 바닥이 되었고, 청윤은 단번에 은우를 향해 달려왔고 은우를 안으면서 몸을 날려 바닥에 굴렀습니다.
"...!"
뒤이어 근처에 있는 피뢰침들은 새봄에 의해서 빵이 되었고, 그 중 일부는 성운의 능력으로 파란 머리와 빨간 머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수정벽에 달라붙은 피뢰침들은 그야말로 강하게 스파크를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혜우는 자신에게 두 사람의 시선이 집중하게 만들었고, 심장 근육에 조작을 가했습니다. 이어 두 사람은 칫, 소리를 내면서 그곳에 발을 잡혔습니다. 수정 벽 너머였기에, 영향력이 크게 가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몸을 움찔하게 하는 것으로는 충분했습니다.
한편 땅에서 떨어지는 번개는 그대로 옆으로 꺾어 피뢰침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
"...!!"
이어 파란머리는 자신의 두 손을 공중에서 휘저었습니다. 그 순간 파워슈트 두 체가 마치 자신의 의지를 가진 것처럼 일어섰고, 그대로 대쉬해서 단번에 번개에 충돌했습니다. 아주 강한 폭발음과 함께 바람이 그곳에 불었습니다. 모두가 풍압에 날아가 근처 벽에 부딪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연기가 걷히자 보이는 것은 산산조각 난 벽과, 그 안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파란머리와 빨간머리의 모습이었습니다.
"...다 된 밥에... 다 된 밥에 재를 뿌려!! 이 자식들이!!!!" "........"
이어 진정하라는 듯이, 파란머리는 빨간머리를 바라보면서 손동작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파란머리는 가만히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정리했습니다. 이어 오른손으로 입을 막으면서 쿡쿡거리는 웃음소리를 냈습니다.
"대단하네. ...유일한 변수가 있다면 너희들..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였는데 말이야. 정말 내 상상 이상으로 코뿔소로구나. 당신들." "...인정할게. 당신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겠네. 데이터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겠어." "하지만... 이렇게까지 일을 저질러줬으니.. 우릴 그냥 보내줄리는 없을테고... 이쪽도 이렇게 당했다고 바로 물러나는 것은 용납이 안되어서 말이야."
이어 그녀는 두 손을 가볍게 휘저었습니다. 이어 파워 슈트 다른 두 체가 자리에서 일어섰고, 파란머리와 빨간머리를 향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다른 파워 슈트는 모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출구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둘의 근처로 온 파워 슈트 두 체는 그대로 파란머리와 빨간머리를 붙잡고 공중으로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건물의 옥상에 착지했습니다.
"...부수물은 챙겼어. 목적의 절반은 완수했어."
"...그럼 시작해볼까. 2차전."
한편 민우는 그 모습을 저 멀리서 바라보며, 정확히는 수정벽이 깨지는 것을 바라보고, 그리고 귀에 꽂은 이어셋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작게 혀를 찼습니다.
"...이렇게까지 망쳐주다니. 제법이네." "그래서 넌 어쩔참이지? 나와 싸우려고? ...네가? 설마?"
그의 오른손에선 스파크가 강하게 튀었습니다. 그의 눈빛은 상당히 적대적이었습니다.
/오늘자 진행은 여기까지! 혜우주의 레스 중에서 파란머리가 플레어와 관련이 있는 이를 아는 것처럼 설명이 되어있었는데... 그건 오너들만 아는 거고, 캐릭터들은 아직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제외했어요!
>>329 태오주가 큰 소리로 부르되 예수여 메시아여 들으소서 하니 예수가 대답하여 이르되 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느냐 하니라 태오주가 가로되 믿음 사랑 소망 3개 중에서 답이 3개일 리 없나이다 하며 망사를 바치니 이는 직물로 짠 성스러운 예물이요 그 길이가 여섯 뼘이니 이는 규빗으로 세 규빗이라.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억지가 있나. 있잖아, 학생을 위하는 연구소. 그들이 학생을 내어주거나 연구결과를 포기하거나, 그 수많은 연구소들이 전부 다 자기 보신이나 하자고 너희들의 조건을 받아들인 건 아닐 거잖아. 어떤 연구소는 학생들이 위험에 빠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그렇게 했을 텐데. 그것들이 학생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고, 자기보신적인 행동이라고 왜 그렇게 멋대로 단정하는 거야.
그리고 너희의 제안을 거절한 학생을 위한 연구소 두 곳 중 한 곳을, 왜 무너뜨린 거야? 학생을 위하는 연구소의 어디가 무엇이 그렇게 잘못이라는 거야? 너희에게 그럴 자격이 있기라도 한 거야? 그래놓고는 학생을 위하는 연구소는 「필요없다」 도 아니고 「없다」라고? 궤변이잖아? 너희가 부숴놓고는? 너희가 죽여놓고는?
성운은 입을 열었다.
숨을 들이킨다.
그리고 뱃속에서부터 숨을 끌어모아,
“너희들이 그러고도,”
일갈한다.
“사람 새끼들이야?!!!!”
<내일 진행을 위한 메모>
성운은 손을 뻗는다. 일단 저 목적이 아주 투명한 헛짓거리부터 못하게 막아주도록 하자. 저 파워드 슈트─ 전자기기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자가 있는 듯하니 저걸 타는 건 자살행위일 듯하고. 가져가기 아주 난감하게끔 어디 건물 안에다 처박은 뒤에 그 건물을 무너뜨리던가, 안되면 다리 구동부를 부숴버리면 되겠어.
리플렉트 프리즘 (Reflect Prism) 개요:빛을 반사하고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단단한 수정을 생성하는 능력. 크기나 반사각은 자신이 조절할 수 있으며 그 형태도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정말로 단단하게 만들 경우, 강한 폭발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수정을 만들 수 있으며 이 수정 안에 들어가 다른 이들의 능력을 방어하고 위력을 줄여버릴 수도 있다. 철저하게 방어에 특화된 능력. 한편 빛을 굴절시키거나 한 곳으로 모은 후에 특정 방향으로 반사시켜서 공격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왜 항상 우리는 말많은 것들이랑 싸우게 되는 걸까? 그 아저씨는 조종당한 부작용으로 인한 심신미약이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쟤네들은 왜 저래? 건설적인 논쟁도 아니고 계속 싸우자 다섯글자면 될걸. 물론 내 입은 안 아프지만 귀는 좀 따가우니까. 새봄은 가방에서 쓰레기 한 점을 꺼내 잘 숙성된 두리안으로 만든 뒤 반으로 갈라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빨간머리와 파란머리의 입을 겨냥하고 있는 힘껏 하나씩 던졌다.
>>398 오늘자 진행은 끝났어요. (옆눈) 반응레스만 써달라고 부탁한거고요! 훼방이라... 아마 그러면 파란머리도 훼방을 놓을 것 같네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파워 슈트와 1:1 혹은 다수:1로 싸워야하기 때문에 권장하진 않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면 그건 자유니까요!
>>405 놀랍게도 은우는 왜 부서졌는지 모르고 있어요. 사실 은우는 자기 몸으로 동귀어진을 각오하고 움직였는데 청윤이가 끌어안아서 못하게 하고, 갑자기 진흙이 자신의 주변에 떨어지고, 피뢰침들이 모두 붕떠서 저쪽으로 날아가고, 일부는 빵이 되고 있고.. 그런 모습을 보다보니.... 이게 무슨 일인지 지금 파악을 못하고 어리둥절한 상태에요. (옆눈)
Q.그러니까 정말로 대형참사를 막기 위해서 간건가요? 은우는? A.정확히는 그것도 있고, 자신들은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안티스킬을 저런 뻔한 함정에 가게 하는 것을 보고 개죽음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함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뛰어든거랍니다. 저것이 실제로 벌어지면... 진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될테니까요. 그리고 파란머리는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읽고, 일부러 그렇게 함정을 판거고요. 그러니까...정말로 은우를 죽이기 일보직전까지 간 캐릭터가 되겠습니다. 저지먼트를 데리고 가지 않은 것은 너무 위험하고, 서연주가 말한대로 저지먼트 멤버들은 자신의 부하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렇기에 이것은 '저지먼트 부장'이 아니라 '퍼스트클래스'로서 움직인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CCTV에 찍힌 장소로 가고자 스트레인지로 이동하는 내내 멍했다. 사이코메트리로 사람 죽는 꼴도 보고, 사람 눈 지지는 꼴도 봤지만, 이번 후유증은 차원이 다르다. 일대가 깡그리 파괴를 넘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삭제된... 그 감각을 오롯이 맞게 되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 여파로 스트레인지를 혼자 다닌다는 점을 깨달을 만한 자각력조차 희미해져 겁먹을 정신이 없었던 게 서연에겐 다행일까. 그렇게 정신없이 가면서도 발걸음이 CCTV에 찍힌 장소로 제대로 향한 것도 다행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다행한 것은 스트레인지를 혼자 다니면서도 스킬아웃 한 명과도 마주치지 않을 만큼 기막힌 행운이 따라줬다는 점이리라.
어쨌거나 현장에 당도해 보니, 안티스킬이 철수 중이다. 엄청 허둥지둥이네. 그 수정 피뢰침에 호되게 당했나? 그러면 더더욱 알려야 한다!
" 저기, 저기! 안티스킬 여러분!! 리버티 테러요!! 옥상의 피뢰침이 수정에 감싸인 데가 리버티의 다음 타깃이에요!! 제가 이번에 파괴된 연구소에서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했어요!! 데 마레 한번 가 보세요!! "
급하게 가는 와중에도 들리길 바라며 있는 힘 없는 힘 다해 악을 썼다. 데 마레라는 연구소를 당장 가진 않더라도 수정에 감싸인 피뢰침이 테러 수단임은 기억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나저나 부장은 괜찮으실지 모르겠네. 단톡은 보셨나? 차라리 읽씹이면 그나마 폰을 보실 여유는 있었다는 거일 텐데.
하려던 일을 마치고 나니 멍해져서 우두커니 있던 중 희한한 광경에 눈이 확 뜨였다. 저거 안티스킬 파워 슈트 아냐? 어떻게 혼자 움직여? 귀신이라도 붙었나;;;;?? 엉겁결에 움직이는 파워슈트를 두 팔로 붙들고자 시도한 서연이었다. 붙드는 데 성공했다면 사이코메트리로 그 슈트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움직이는 목적은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시도했을 것이고, 실패했다면 덩그러니 주저앉은 채 파워슈트가 척척 이동하는 것을 얼빠진 얼굴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오브젝트 컨트롤 (Object Control) 개쵸:물체의 기본적인 원리에서의 움직임을 자유자제로 제어가 가능한 능력. 인형의 관절 하나하나를 움직여 인형이 스스로 움직이는것처럼 보이게 만드는것부터 총의 내부구조를 움직여 아무도 잡지 않은 총이 스스로 발사하게 만드는 등의 응용이 가능하다. 레벨이 올라갈 수록 세세한 컨트롤과 보다 큰 물체를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 특징. 물체를 띄우는 것이 아니라 물체를 원격 조종하는 능력이다.
다 된 밥? 진흙 묻은 옷을 털어내다 보면 한바탕 당해서 보기 좋은 꼴이 된 두 사람이 보인다. 리라는 길게 말을 이어나가는 파란머리 여학생을 바라보다가 웃음 섞인 한숨을 터뜨린다.
"아무래도 너희 담당 연구원이 머리에서 지지면 안 될 곳을 지져놓은 거 같다. 뇌가 정상 기능을 다하고 있으면 사람 하나 죽이려고 해 놓고 저렇게 담담한 소리는 못할 것 같은데 말이야."
삐딱하게 기울어진 고개가 위로 올라가는 두 사람을 따라 움직였다.
"그 슈트가 갖고 싶었구나?"
부산물이라. 리라의 시선이 파워드 슈트를 향한다. 저게 그, 헌터가 주로 사용한다는 물건인가. 탐날 만도 하다. 저런 인간들에게는 더더욱 탐나는 물건이겠지. 그래서 더 웃긴 거다.
"너희는 인첨공이 증오스럽다면서 인첨공의 기술력은 탐이 나나 봐? 허. 웃기지도 않아, 정말. 인첨공은 사람을 갈아 만들어졌으니 죄악의 도시다. 고로 너희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철저히 망쳐 놓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첨공 기술로 만든 병기는 우리의 '거사'에 필요하니까 챙기겠다... 스스로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니? 아, 아니다. 그 정도로 생각이 있었다면 애꿎은 학생 친화 연구소를 소멸시켜 인명 피해를 일으키고 너희와 똑같이 시스템의 피해자인 에어버스터를 갈아버리려고 하진 않았겠지. 내가 너무 많은 걸 기대했네..."
여기까지 날아오면서 공기에 실려온 시취와 탄내를 기억한다. 잿더미가 된 연구소의 잔해가 공중을 부유하며 2학구를 메우고 있었다. 잿빛으로, 혼탁하게. 마치 벽 뒤의 그 방처럼.
"있잖아, 내가 너희였다면 학생 적대적 커리큘럼을 진행하는 연구소들부터 다 터뜨려 버렸을거야. 그 다음엔 암부. 거기서도 더러운 짓 참 많이들 하니까. 그 다음엔 당연히 심장에 칩 박고 갖은 학대를 가한 윗대가리였겠지."
주변의 소리, 공기의 촉감, 냄새, 어깨를 흐르는 머리카락의 움직임 모든 것이 지나칠 정도로 과하게 다가온다. 리라는 문득 머리카락을 전부 잘라내고 고막을 터뜨리고 싶은 심정을 느꼈다. 이 공간의 모든 게 끔찍스럽다.
"그 다음에 이딴 짓 했으면 너희의 깊은 뜻에 대해 고려나 해봤을 거야. 근데 너희가 지금 하고 있는 짓들은 뭐니? 전파 하이잭으로 국가적 기밀 유출 및 사회 혼란 유발, 4학구 안티스킬 본부 테러로 인첨공 주민들의 치안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뻔했고, 이제는 이딴 곳에서 그나마 인륜 지키려고 노력하는 연구소들을 상대로 테러. 덕분에 샤를리아 연구소 사람들 처참하게 다 죽었더라. 우리가 못 왔다면 다른 곳도 그랬겠지? 덕분에 이젠 너희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들지 않네.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겪어서 그렇겠거니, 상처에 침식되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거니. 그런 생각들을 할 때도 있었는데 말야."
이전에도 몇 번 느낀 감정이다. 죽일 각오를 하는 사람을 죽이지 않을 각오로 상대하는 것 자체가 불공평한 것 같다고.
"—나 같은 생각 한 사람이 나뿐만도 아닐 텐데." "아주 잔치를 벌여놔서 이젠 다들 그런 생각 쏙 들어가게 생겼네. 진짜 외로운 싸움 시작하게 된 거 축하해. 빡대가리 x끼들아."
"다른 곳은 사퇴하고, 어디는 학생을 내놓고…… 그렇지만 마레가 어째서 네 요구를 무시했는지는 듣지도 않고 학생을 위하는 곳이 없다 하는군요. 뒤진 것들이야 무슨 상관이람……."
대화를 할지 말지 고민이 되었으나 이번엔 건수 제대로 잡혔다. 태오는 속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부정하지 않는 걸 보니 긍정도 아니다마는, 일단 파란머리가 정보와 책략을 담당하는 것은 맞는 것 같고, 더더욱 많은 피가 흐르게 될 거란 말에 손을 들어 비구를 가렸다. 저런, 안타깝지.
"마레는 너희조차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더군요."
역겹기도 하지. 그 같잖고 알량한 감정으로 무얼 한다는진 몰라도 일단 그만큼 인간답긴 한 장소다. 다만 당신의 성질머리 보아하니 성인이 와도 지금처럼 죽이겠느니 뭐니 할 사람이니 이 말이 통하지 않으리라. 태오는 오른손을 가만히 바라보다, 눈을 들었다. 오른손. 오른쪽으로 주로 공격하는 건가? 그래도 아스트라페를 생각하면 손목을 전부 꺾어버려도 몸에서 방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제압해서 살가죽을 전부 벗기고 데려가야 하나……? 태오는 잠시 고민하다 이내 눈을 감았다. 칩을 통해 인이어를 원격으로 켜기 위함이었다.
"어투로 보나, 행동으로 보나. 네 시선이 편협하다는 건 알겠군요. 이런 모습을 보고도 싸운다고 생각을 하니 얼마나 경계심이 많은지도 알겠고, 나를 같잖게 여기는지도 알겠어요……."
태오는 천천히 두 손을 들어 보였다. 등에 맨 케이스를 제외하면 어떤 것도 없이 장갑만 낀 손과 싸우러 온 것 같지 않은 화려한 외투까지. 누가 봐도 싸우러 온 사람이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고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올렸다.
"네가 싸울 건 내가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데 마레도 아니고, 은우도 아니지요……. 제일 높은 건물, 서한양 이 빡대가리야."
아마도 모든 것은 이미 늦어버린 상태인 모양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이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그럼에도 힘이 부족했던 것이겠죠. 수정 너머에서 파란머리 여성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습니다. 두 사람이 서 있는 수정의 벽은 더욱 단단하게 바뀌었습니다. 모든 것을 멸하는 심판의 번개. 그것은 수정의 벽을 타고 한 곳으로 모였고, 샤를리아를 멸하던 한 줄기의 빛이 되어 그대로 내리쳤습니다. 이내 그것은 은우의 공기를 압축한 거대한 구체와 충돌했습니다.
밀고 밀리는 싸움 속에서 주변에 있는 피뢰침에서 강한 스파크가 튀었습니다. 땅을 향해서 일부 스파크가 흘러내렸고, 그대로 사방에서 은우를 압박하듯 내리쳤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멸하는 번개 속에서 은우는 피할수조차 없었습니다. 그야, 자신이 여기서 피해버리면, 도망쳐버리면 다른 저지먼트 멤버들이 위험했기에... 다 죽을 수도 있었기에.
'.......'
이어 은우는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컴프래스 볼. 나는 네가 정말로 싫었지만, 결국 너도 나였고, 이 어둠을 가르는 빛이기도 했지. 지금의 이 인첨공의 어둠을 가를 수 있는 빛을 내가 받는 것은 불가능했나봐. ...하긴... 전부 죄값이겠지. 동생을 수도없이 위험하게 만들고, 하물며 내가 살겠다고 동생의 손을 놓은 적도 있었는걸. 너무 늦었지만... 받을 것을 받는거야. ...천국에 갈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난... 저 아이들만큼은... ...어둠을 가를 수 있는 빛이 될 수도 있는 저 아이들만큼은...
하하... 무섭네. 한번씩 마음속으로 죽어야 한다고 생각도 한 적이 있지만... 그래도 무섭네. 미안해... 세은아. 그리고... 뒷일을 부탁해. 저지먼트...
...부디...이 지옥을...
은우의 몸에서 흐르는 것은 녹색 빛이었습니다. 눈동자 역시 녹색으로 반짝이며,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도 그는 조금도 밀리지 않고 오히려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이내 녹색 빛이 모든 것을 감싸듯 치솟아올랐습니다. 거센 풍압이 주변을 감쌌고, 말 그대로 번개를 처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뇌의 한계를 뛰어넘은 연산식. 그것은... 퍼스트클래스들이 무의식중에 걸어잠근 자물쇠를 풀어내어 낸... 퍼스트클래스의 무의식적인 자몰쇠의 해제. 아니. 자물쇠 자체를 부숴버리는 행동.
모든 것을 멸하는 번개는 소멸시키며 녹색 빛은 다시 한번 공간을 그대로 감싸며, 수정을 박살내며, 모든 것을 날려버리며 소멸시켰습니다.
"........"
소년의 입가에는 미소가 조용히 번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미동도 없었습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심장도 뛰지 않았습니다. 그저 머리 부분이 검게 타들어간 것처럼... 번개는 맞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뭔가에 의해서 다 타버린 것처럼...
털썩 쓰러지는 가운데에 파란머리는 피식 웃었습니다.
"...자. 당신들의 우상은 쓰러졌어." "...당신들의 패배야. 저지먼트." "결국 당신들이 온다고 한들, 계산은 빗나가지 않았어. ...결국 너희들은 고작 그 정도의 존재라는거야." "오히려 너무 쉬워서, 너무 계산대로라서 한심할 정도야."
/대충 이런 느낌의 전개가 나왔겠지만 여기로 가려면 정말 진짜 대응을 안하는 수준은 되어야 나오는 그런 느낌이기에!! (옆눈)
아니..하지만 어쩔 수 없다구요! 물론 불쌍한 과거사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라이벌'도 아니고 막 주인공 세력과 적대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빌런' 세력들이 막 동정받으면서 사실 얘네들도 착한 애들이었어... 그런데..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좀 그렇잖아요.
빌런이잖아요! 빌런! 악당인걸! 불쌍한 과거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역시 악당이니까 진짜 제대로 나쁘게 만들어줘야... 적대의 느낌도 들고...(글러먹음)
데 마레를 손으로 무너뜨리려는, 하물며 자신이 어느 정도로 무너뜨려야 하는지 알기에 수복할 만큼의 피해만 입히고 한결을 부소장에 올려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을 저것들이 다 망쳤다.
태오의 불편한 감각은 이 사안에서 비롯되었다. 리버티가 감히 먼저 숟가락을 얹는다, 로 시작되었던 생각은 점차 뿌리를 뻗어 나갔다. 데 마레를 무너뜨리는 이유는 본인의 해묵은 원한도 있지만 그만큼 데 마레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함이었다. 동시에 제사장을 체포하여 희야의 원한을 풀어주는 것도 있었고, 마침 나타난 류시원의 일렉트로키네시스 연구소 바즈라가 딱 좋은 제물이었다. 어차피 이 과정에서 몇 명 희생 되어도 좋다 생각하던 차였기에, 시원의 등장은 거슬리지 않고 외려 괜찮은 연구소가 나타났다 생각했을 뿐이다. 하물며 한결이 부소장에 오르게 된다면, 앞으로 자신의 행보를 몇 묵인할 수 있을 뿐더러 그만큼의 권한이 생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태오는 암리타를 손에 쥐고 끝내 올라설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건만.
데 마레의 보안이 강화될 것이다. 바즈라가 먼저 움직일 수도 있다. 제사장이 틈을 노릴 수 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을 과격하게 밀어붙이며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으니 죽어야만 한다 이빨을 드러내는 들개 떼가 단 한 번 설친 탓에 많은 것을 망쳤다. 태오는 그 사실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자신이 짜온 모든 것이 무너질 리가 없다 생각했고, 자신이 어떻게든 손에 쥐려는 것을 다시금 뺏으려는 작태에 진절머리가 났다. 그렇지만 가장 납득할 수 없는 것은 한결의 태도였다.
어째서? 데 마레 말고 다른 걸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은가, 4학구로 가면 될 것을, 어째서……?
아니, 오히려 그 단단한 태도로 소장님께 좋은 인상을 받았을 것이고, 이전에 있었던 불신도 어느 정도 해소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부소장 자리에 누구보다 쉽게 오를 명분이 하나 생기는 것이지만, 그것과는 별개의 감정이 꿈틀거리며 일었다. 발등에 이마를 기대던 순간이 선명한데, 자신에게 믿는다며 신앙을 고백하는 것도, 모두 괜찮다며 품에 안던 것도, 눈을 마주치며 입술을 벙긋거리며 곁에 남겠다고 말한 것도 선명한데,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몇 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음이 거슬린다. 나를 우선시 해줄 것 같았으면서 데 마레를 선택하는 것이 싫다. 태오는 주먹을 꾹 말아쥐고는 고개를 숙였다.
"나리, 이동수단을…… 준비해주세요. 2학구로 가야 해요."
서휘는 태오의 꼴을 보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새하얀 신발은 피가 새어 나오는 탓에 옆면이 축축한 붉은 빛인데다, 머리카락은 비녀가 빠져 산발이다. 하물며 장갑 낀 손도 피가 흐르고 있으니 방을 난장판으로 만든 건 알겠다마는, 대체 누가 이렇게까지 지랄을 하게 만들었담? 선명하게 들리는 서휘의 생각에 태오는 눈을 치켜떴다.
"나의 가족이…… 하나뿐인 동생이…… 2학구의 데 마레로 갔어요. 나의 연인 중 하나도…… 2학구에 있고요." "연인 중 하나? 나로도 부족해서 내 동생까지 연인으로 삼은 건 그렇다 쳐도, 누가 1순위니? 나라고 답하면 직접 운전까지 해주도록 하마." "……."
태오는 입술을 달싹였다.
"자릴하네……." "다 들린다, 이 앙칼지고 싸가지 없는 새끼야." ─ 버르장머리를 조만간 고쳐놔야지. 저 앙칼진 것. " ……." "대답 안 하면 정말 안 보내준다?" "……."
아이고 졸았다... 자기 전에 봤는데, 아무래도 금주 요즘 현생에 많이 시달리는 듯했지...(뽀담) 천천히 금이가 어떤 아이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떠올려보되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바라는 합의점을 목표로 삼아본다... 는 어떤지 살포시 말 얹으면서도, 금주가 고민이 잘 해결됐으면 해... 힘내라구...(복복복)
1. 『드디어 죽었군』 제게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시점이 이 정도에까지 이를 것은 예상치 못한 것이로군요.
2. 『와줘서 고마워』 제 초청에 응한 것에 관해서, 소소하더라도 확실한 감사의 표현을 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3. 『언젠가 배신하는 날이 오더라도』 글쎄... 나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그러한 시기가 오는 것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것을 그대는 잘 알고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러한 것이 다다른다면, 그 전에 수행해야 하는 것에 관해서는 다른 관점을 적용해야 하겠지...
1. 『이룰 수 없는 꿈이라도』 “어떻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고, 우리 편이 되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고, 모든 것들은 나날이 미쳐가고만 있는걸······” “하지만 적어도 우리에게는, 서로 같이 걸어줄 우리가 있잖아··· 너도 이루고 싶은 게 있어서 여기에 있잖아?” “그걸로, 좋다고 생각해”
“뭐, 새삼스러운 이야기지” “전 인류가 지금까지 내내 매달려왔어도 해결못한 난제니까” “···하지만 너, 아직 포기하지 않았잖아” “그러고 싶지 않잖아”
2. 『두려워』 “···저기” “손. 잡아줘” “네가 아직 여기 있다고 해줘”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이 아니라고 해줘” “······제발”
“······” (그는 말없이, 당신의 손을 쥐어왔다.) (당신과 눈을 마주치지는 못하고 있다.)
3. 『빚은 이걸로 갚아』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저기,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있다면” “이거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어”
>>546 뒤통수 꾹... 혜우가 성운이 정수리에 턱 얹어놓고 있으면 성운이는 손 슥 들어서 혜우 머리 한차례 삭삭삭복복복해주고 나서야 오늘 아침 이야기해줄 것 같아요 “파프리카랑 체다치즈 넣은 사워도우인데─ 썰어서 치즈 토스트를 해보려구.” (영상은 파프리카가 아니라 할라피뇨였지만요 👀)
오늘도 자율 훈련(???)이었다. 전기로 뇌의 연산을 자극하는 장치는 타이머를 맞춰 놓으면 된대고, 주사는 혼자 놓을 거면 근육 주사 쓰라며 준비해 줬는데... 둘 다 혼자 하려니 안 내켰다. 결정 장애로 멍하니 있다 토실이를 쓰다듬으려니, 오맨들 씨의 연구소에서 토실이를 작정하고 증인 삼았던 게 생각났다. 그런 식이면 내 지난 일도 토실이가 봤다면 확인 가능하잖아? 선배와의 일도.
어쩐지 두근두근한 기분으로 토실이를 안아 들었다. 그러고 사이코메트리를 써 보니, 어려져라 빔 맞았을 때 선배가 토실이 꼭 끌어안았던 것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맞아. 저때 무지 귀여우셨어...는 잠만잠만. 내 고백은 좀 부끄럽고;;;;; 그렇게 건너뛰어 가며 선배가 행복해 보였던 순간들을 추려서 확인하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훈련으로 꿀빨 때도 다 있네. 스트레스 받거나 힘들 때 종종 써먹어야지~☆ 토실이가 오래오래 잘 기억해 주길!
>>564 서연주 오오오오 레벨 4 미리 축하해!!!>< 와중에 토실이 아카이빙 여러모로 유용한걸! 레벨 4 쯤 되면 원하는 능력 검색해서 보는 게 전보다 더 쉬워진다거나 그러려나? 아참, 합동훈련! 어떤 거냐면, 새봄이가 먼저 자기가 능력으로 만든 음식을 서연이한테 가져다주면서 "서형 이거 뭔지 맞춰봐요><" 하고 서연이가 사이코메트리로 서연이표 음식의 과거사를 보면 둘 다 능력을 사용하니까 훈련이 될 거 같더라구! 마침 선훈련을 새봄이가 먼저 써야 하는 구도니까 내가 오늘 쓰면 내일 서연주가 받아서 써주는 방향으로 가는 걸 생각해봤는데 어때?☆v☆
>>565 새봄주 주말은 늘어지게 자야 제맛이죠!!! (◀혐생에 강제기상당함;;;; ) >>393의 태진주 말씀 듣고 메모리얼 아이템 있으면 좋겠다 아이디어 얻은 김에 훈련에 써먹어봤는데 반응주셔서 감사해요오오 >< 렙 오르면 캡께서 판정을 좀 더 유리하게 주실거다 정도로 기대 중이에요 히힛~☆ 음식의 과거사 추적하기??!! @ㅁ@ 와~~ 기발한 아이디어예요!!! 전 개똥 마시멜로 추적해보고서도 전혀 생각 못했는데요(머쓱) 그거면 새봄이도 서연이도 훈련이 되겠어요~☆★ 근데 제가 오늘 훈련은 했고, 내일은 4렙 기념으로 넣어봐야겠다고 정한 내용이 있어서요👀👀👀 새봄주께선 편하신 대로 우선 훈련레스 작성하시고 제가 반영하기는 모레 해도 괜찮을까요?
>>574 새봄주 ㅎㅎㅎㅎㅎ 레스 올리는 속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혐생 무찌른 참이에요>< 헷헷헷~ 강제기상 여파로 졸려서 문제지...(털푸덕) 그래서 말인데 새봄주 시간 괜찮으시면 일상 찔러봐도 될까요?@ㅁ@ 오늘 메인스토리 시작 전까지 마무리하든 안 되면 킵하든👀👀👀 서연이가 블랑 엣 느와르 찾아가는 거로요!! (메인스토리가 시리어스하니 좀 가벼운 걸로다가...)
>>575 서연주 오! 그건 다행이다 히히>< 아, 좋아좋아! 마침 나도 오늘 스토리 전까지 한가해>< 메인스토리 시작 전까지 하다가 (마무리 못하면) 킵하는 것도 좋고! 나도 마침 좀 가폅고 일상적인 거 땡겼어 히히 게다가 새봄이로 우리 서형도 얼레리 꼴레리 해줘야지>< 그러면 선레는 다이스 굴려서 정할까?'v'
학교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연구원에게 오늘 커리큘럼 진행은 어렵겠다 당당히도 통보한 뒤, 토실이는 머리에 얹으며 카페 블랑 엣 느와르로 이동하는 서연이었다. 커리큘럼을 빼먹는 게 바람직하진 않다만, 혜우 납치 사건 때부터 이래저래 도와준 것도 모자라 2주나 쉴 만큼 레벨 상승 부작용을 심하게 겪고서도 복귀하자마자 디저트 선물부터 챙겨 줬던 새봄이의 마음씀씀이를 생각하면, 더는 보답을 미룰 수가 없었다. 하여 블랑 엣 느와르의 위치를 지도앱으로 찍은 뒤 새봄이에게 톡을 보냈다.
[ 새봄아 새봄아 ]> 김서연 [ 나 오늘 니네 카페 가께!! ]> 김서연 [ 먹고 싶은 거 생각해 놔 >< ]> 김서연 [ 딸케든 뭐든 ]> 김서연
이동하면서 생각해 보니, 새봄이가 토실이는 처음이겠다. 그 카페 반려동물도 입장되나? 안 된대도 인형이라면 그만이긴 하다. 토실이가 새봄이 마음에 들길 바라며 슬쩍 쓰다듬고는 걸음을 옮긴다. 지도 앱의 안내로 따라가다 보니 점점 골목길이다. 찾기는 큰 길이 편한데, 이렇게 골목에 있는 걸 보면 입지보단 입소문으로 승부하는 가게일 거 같다.
그래도 아기자기하면서도 깔끔한 입구에 이른 시각은 5시 5분, 적당히 잘 도착한 거 같다. 조심스레 문을 열자, 실내 장식부터 테이블까지 어쩐지 고전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카페의 모습이 드러났다. 투명 진열대에는 딸기케이크와 슈크림을 비롯한 갖가지 디저트가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오늘은 커리큘럼도 알바도 없는 날. 고대하던 날인데 막상 닥치니 뭐하지? 종례가 끝나고도 언제부턴가 함께하게 된 조그만 백설기, 아니 북극여우 - 신병연을 쓰다듬고 있던 새봄은, 핸드폰이 부웅 하고 진동하는 바람에, 놀란 병연이 핸드폰 위에서 내려와 어깨에 매달리자,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손에 들었다. 뭐지? 깜짝 임문가? 큰 기대 없이 홀드 버튼을 눌렀더니, 인첨톡 푸쉬알람 한켠에 박힌 이름을 보고 절로 반가워, 저도 모르게 반색했다. 서형이다!
홀린 듯이 연이어 답톡을 보내고, 새봄은 언제 미적거렸냐는 듯 한팔에 가방을 걸고 곧장 블랑 엣 느와르로 향했다. 바쁜지, 내가 노동일이 아닌데도 나오는 게 이젠 새삼스럽지도 않아졌는지 가볍게 인사만 건네는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한산한 틈을 타 메뉴판을 챙겨, 원탁을 사이에 두고 1인용 소파 의자 두개를 마주보게끔 배치한 자리에서 기다리려니, 서연이 곧 도착했다. 지난 임무 당시에도 서연을 도와 열심히 일하던 작은 토끼메이드를 머리에 얹고.
"서형~! 어서와요!"
새봄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방방 흔들다, 이내 서연이 이쪽으로 다가 오며 머리 위의 토끼메이드를 소개하자, 새봄은 흥미로운 듯 눈을 빛내며 서연의 머리 위에 매달린 앙증맞은 토끼 메이드 인형을 바라봤다.
"앗, 토끼 메이드다! 지난번에도 서형 도와서 열심히 일하는 데 엄청 귀여웠어요~ 이름이 토실이구나!"
토실이 안녕~ 하고 손을 흔드는데, 어깨 위에서 목에 기대어 자고 있던 병연이 부시시 눈을 뜨더니 관심 좀 달라는 듯 목을 톡톡 건드리자, 새봄은 병연을 손 위에 올렸다.
"엄청 귀엽다 싶더라니 토실이도 리라 언니의 피조물이었네요! 히히. 저도 성하제 때 리라 언니한테 작은 인형 친구 입양했지 뭐예요! 얘는 북극여운데, 이름은 병연이라고 해요! 신병연요."
그러는 동안, 새봄의 손에 녹은 찹쌀떡처럼 펴져 있던 병연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를 까만 콩알같은 눈으로 멀뚱히 서연과 토실이를 올려다보더니, 새봄을 돌아보았다.
>>595 >>596 새봄주 오맨들 연구소 턴 이후~리버티 2학구 테러 전이군요!! 그렇게 알고 있을게요오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헬 쉐프라뇨@ㅁ@;;;; 새봄이 맛있는 거 인제 잘 만들잖아요 설마 닭둘기털, 죽은 복어, 개똥 같은 고약한 재료도 동원해서 헬인가요??👀👀👀
딸케 맛있겠다!!! >< 혜우 납치 사건 때 안드로이드 때려잡고 먹었던 딸기케이크 진짜 맛... 입맛을 다시다 이어지는 메시지에 땀이 삐질 나는 감각을 느낀 서연이었다. 내 시점...연애사'도'?? 선배한텐 벌써 들었나 보네;;;;; 쿠키슈 챙겨 줬을 때 들었나? 지난 일을 (어려져라 빔을 맞았을 때부터) 차곡차곡 되새기려니 날씨가 무색하게 더워져 멈춰 선 채 심호흡을 몇 번이고 해야 했다.
어쨌거나 도착한 고전적인 카페는 컨셉이 매우 확고한지 점원들의 옷도 고풍스러웠다. 앞치마도 치마도 기다랗고 폭 넓은 메이드복에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걸 막으려는 듯한 카츄사 차림. 저런 의상은 작업복이나 유니폼인 셈 치고 입어도 무난하겠네. (그래도 카페 밖에서까지 입고 싶진 않다만) 새봄이도 알바 중이면 저 유니폼을 입었을까?
그런 예상과 달리 새봄이는 교복 차림으로 2인석에 앉아 있었다. 맞네. 알바 중일 땐 나랑 어울려 줄 틈이 없을 테니까, 놀러와도 된다는 때는 알바 안 할 때겠구나. 어쨌거나 그리로 가서 토실이를 소개하니, 다행히 새봄이도 반겨 준다. 인사해 주는 게 반가웠는지 토실이도 머리 위에서 폴짝거린다.
" 응! 토실토실 잘 크라고 그렇게 정했어 ㅎㅎ 인형은 안 자라지만 "
한편 새봄이 역시 새하얗고 복실한 친구를 데리고 있었다. 잠들었던 듯 축 늘어져 있던 녀석이 눈을 뜨더니 새봄이를 톡톡 건드렸다. 강아진가? 그렇다기엔 조그만데. 곧이어 새봄이가 복실한 친구를 소개했다. 북극여우라니 엄청 희귀하네. 그 희귀한 친구한테 새봄이는 제 성을 붙여 주었다.(부부장이 강아지인 금랑이랑 설향이한테 본인 성을 붙여 준 게 생각났다.) 그런데 이름이 '병연'이니 모르고 들으면 영락없이 사람 이름이다.
" 신병연이라고 하니까 사극 등장인물 이름 같다!! "
병연이, 병연이, 고풍스러운 이름이야. 납작 풀어진 친구를 내려다보는데 녀석이 이쪽을 본다. 귀엽다~☆ 그러고서 새봄이를 보기만 했는데도, 새봄이는 텔레파시라도 통한 거처럼 녀석이 어떤 심정인질 알려 주었다. 대답 대신 토실이를 팔에 안고 병연이에게 가까이 했다. 그러자 토실이는 저와는 달리 새하얀 털뭉치가 신기하다는 듯 이리저리 코를 대 본다. 선배한테 스스럼없었던 거도 그렇고, 토실이 낯가림은 없구나~
" 둘이는 인사하게 두고, 우린 주문할까? "
" 딸케랑 또 뭐 먹을래? 그간 신세 많이 졌으니까 오늘은 내가 쏠게 >< "
첫 만남부터 신세진 게 고맙다는 마음이 8할 이상이지만 살짝 흑심도 있었다. 그때 선배 딸기케이크도 엄청 맛있게 드셨었단 말이지. 영희 덕에 블랙포레스트 케이크는 만들어 봤는데, 생크림 케이크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가능하면 새봄이한테 배워 보고 싶었다.
테러가 일어나도, 첫사랑이 끝나도 시간은 흘러간다. 죽어라 안 갈 때도 있지만, 학교 가는 날 아침같은 때에는 배속이라고 한 거마냥 빨리 가지. 그런 점에서, 시간은 내 눈 앞을 가득 메운 파란 하늘, 그 위에 그려진 하얀 구름을 닮았다. 아주 잠시 올려다볼 때는 그냥 비슷비슷한 모양인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를 노려보면, 눈을 떼는 게 아까울 정도로 모양이 바뀐다. 그게 참 신기하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를 말하자면, 그냥 텅 빈 연구소 옥상에서 하늘을 보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시간이 안 갈까봐 그 뒤로 일부러 바쁘게 움직였는데, 그러다보니 좀 과부하가 걸릴 것 같아서 오늘 하루는 이러고 있기로 했다. 그래봤더니 생각보다 괜찮다. 아니, 비 오는 날이 아니라면 좀 버릇이 될 것 같다. 마침 야외에서 멍 때리기 좋은 계절이고, 뭔가 색다른 넷플릭스를 보는 것 같달까?
아, 그나저나 저 구름, 꼭 내가 만든 마시멜로같이 생겼다. 개똥 마시멜로 만들 때 저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다음엔 뭘로 만들까나~ 다음엔 새똥을 모아볼까? //저렴하게 오훈완><
폴짝거린다! 귀여워~ 엄청 몰랑몰랑해보인다! 살아있는 친구가 아니었다면 서형의 허락하에 한번쯤 조물조물 해보고 싶었을 지도~ 서연의 머리 위에서 가볍게 폴짝거리는 토실이를 올려다보면서 헤실거리던 새봄은, 서연이 병연의 이름을 듣더니 감상을 말하자, 히히 웃으며 대답했다.
"히히, 노렸어요! 고색창연한 이름에 그렇지 못한 생김새~ ...사실, 이름 뜻은 말랑떡이에요. 떡 병에 부드러울 연! 처음 봤을 때부터 말랑떡 그 자체라고 생각했거든요~."
서연의 팔에 안겨 가까이 온 토실이가 신기한 듯 이리저리 코를 대보자, 가만히 있던 병연은 서연의 팔 위로 옮겨가더니, 토실이에게 몸을 부비듯 한바퀴를 슥 돌며 풍성한 꼬리로 토실이를 한번 감았다. 그러고는 테이블 한 구석에 폴짝 착지하더니, 이리로 오란 듯 토실이를 향해 콩알같은 눈을 한번 깜빡여보였다. 이어, 서연이 주문하자는 제안에, 새봄은 냉큼 고개를 끄덕이며 메뉴판을 건넸다.
"좋아요! 헉, 정말요? 에이, 지난번에 부실에 먹을 거 엄청 꽉꽉 채워줬잖아요~ 덕분에 저 엄청 잘 먹고 다녔어요. 히히." "그래도 사준다니 사양 않고~ 딸기 생크림 케이크 먹을거구, 슈크림은 먹어봤으니까..." "이거 맛있어요! 티라미수~ 우리 가게에서 두번째로 잘 나가는 애예요." "대신 음료는 내가 쏠게요! 뭐 마실래요? 전 다즐링 스트레이트요. 히히"
새봄은 메뉴판 에서 케이크 목록 바로 옆을 가리켰다. 커피, 스트레이트와 아이스티, 밀크티, 녹차와, 허브차 등 다양한 음료수의 이름이 줄 지어 써 있었다. 서연이 음료를 골랐다면, 새봄이 낭랑한 목소리로 주문할게요~ 라고 외치고 대기하고 있던 메이드 한 명이 풍성한 검은 치맛자락을 나부끼며 다가와 주문을 받은 뒤 메뉴판을 받고 주방으로 향했을 것이다. 바삐 움직이는 동료를 잠시 눈으로 배웅하던 것도 잠시, 새봄은 다시 서연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 아주 신이 난, 그러면서도 둘의 연애사를 듣고 얼레리 꼴레리 놀릴 생각으로 그득 찬 얼굴로 서연을 빤히 바라봤다.
"그건 그렇구, 톡에서도 한 얘기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형들 둘이 서로 마음이 통해서 맺어졌잖아요~." "엄청 축하해요!"
거기까지 말한 뒤, 새봄은 눈이 다 접히도록 방식 웃으며 조그맣게나마 박수까지 쳤다.
"그건 그렇고 철형 시점은 들었으니까 이제 서형 시점의 사랑 이야기도 듣고 싶은데~" "철형 언제부터 좋아했어요? 어떤 점에 반했어요?" "고백할 때는 어땠어요~? 받을 때는요?" "다 들려줘요~!"
의미심장하게 운을 떼서는, 결국 보호자에게 옛날 이야기 해달라는 어린아이같은 톤으로 조르며, 새봄은 두 눈을 레이저라도 쏠 듯이 초롱초롱 빛내며 기다렸다.
귀엽다는 말이 듣기 좋았을까? 토실이가 폴짝거리다 못해 몸도 이리저리 흔드는 모양이었다. 피식 나와 버리는 웃음과 함께 눈을 위쪽으로 굴리는(그래 봤자 시야상 토실이가 보이진 않지만) 서연이었다. 하긴 토끼 메이드로 일하려면 말귀를 알아들어야 했을 테니 새봄이가 저더러 뭐랬는지 알겠네. 신난 토실이가 귀여워 웃음지었다가, 병연이라는 이름에 담긴 뜻밖의 의미에 웃음이 픽 터졌다.
" 그런 의미였어? 잘 지었다!! 딱 말랑말랑 모찌떡 같거든~ 새봄이 너 한자도 잘 아는구나. "
떡 병이라는 한자도 있을 줄이야. 별 한자 다 있네. 토실이도 실은 한자라고 우겨 볼까? 엉뚱한 생각과 함께 토실이를 병연이 눈높이까지 내렸더니, 병연이가 기다랗고 복실한 꼬리로 토실이를 슬쩍 감는가 싶다가 이내 테이블로 뛰어내렸다. 토실이 역시 꼬리에 감긴 순간부터 시선을 병연이한테 고정하더니 그 옆으로 뛰어내려서는 병연이의 꼬리에 제 머리를 기대려 든다. 병연이 꼬리가 맘에 들었나? 둘이 잘 노니 다행이네.
" 에이, 그래도 편의점 먹거리하고 이런 데서 파는 건 다르지!! "
우리 점포의 매상을 생각하면 이제 편의점 디저트도 그닥 안 꿀린다 해야겠지만, 대접하면서까지 그럴 필욘 없겠지? 어쨌거나 안심하고 새봄이 건네는 메뉴판에 집중했으나... 서연으로선 낯선 이름도 잔뜩이었다. 케이크도 빵도 뭔가 종류가 많네. 딸케는 확실히 먹을 거고 나머지는 뭐 고르지? 메뉴 사진과 대략적인 설명을 열심히 보노라니, 새봄이가 두 번째로 잘 나가는 메뉴라며 티라미수를 추천했다.
" 첫 번째가 딸케, 두 번째가 티라미수? 그럼 그렇게 먹자!! "
" 난 아메리카노~ 음료도 내가 살게. 실은 부탁하고 싶은 것도 있어서~ 뇌물이야!! >< "
음료까지 정하자 새봄이는 쾌활하게 메이드를 불러서 주문했다. 평소라면 주문받고 일해야 했을 텐데 오늘은 주문하고 기다리는 손님이네. 반대로 저 메이드가 이렇게 손님으로 오고, 새봄이가 주문을 받을 때도 있으려나? 이런 거 보면 알바도 알바탐 끝나는 순간 고객인 셈이네. 서로 기분 묘하겠다.
그때 새봄이가 아주 싱글벙글해서는 서연을 응시했다. 살짝 박수까지 쳐 가며 축하해 주는 게 고마우면서도 영 쑥스러워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게 된 서연이었다. 진심 어린 축하엔 성실하게 응대하는 게 도리임을 아는데도 공연히 들떠 버린다.
" 어, 그... 고마워! "
감사 인사까진 그나마 어찌어찌 했으나 이어지는 질문에 얼이 나갈락 말락인 서연이었다. 어디서부터 풀어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혼란한 나머지 새봄이의 초롱초롱한 시선을 피해 병연이와 토실이에게로 눈을 돌렸다.
" 어... 혹시, 토실이 쓰다듬어 볼래?;;;;;; "
궁색하게 화제를 돌리자마자 깨달았다. 이런 식으로 얼버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얼버무릴 거였으면 오늘 찾아오지 않았어야 했다. 그래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마음이 가라앉진 않아서 테이블에 비치된 티슈를 하나 뽑아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서연이었다.
" 난... 성하제 때? 어쩌다 안 좋은 얘길 해 버렸는데, 그걸 그냥 스스럼없이 덤덤하게 받아 주셔서. "
" 또, 음... 난 포기할 건 포기하고 사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선배는 좌절을 겪어도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하시는 거 같아서, 그런 모습이 멋있으면서도 이상하게 불안했어. 좀 덜 힘드셨으면 싶고. 돕고 싶고. "
" 고백은... 내가 한 건 창피하다;;;; "
결과가 어떻든 상대에게 부담 주지 않으면서 도움은 줄 수 있는, 로설의 섭캐처럼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이 편안한 존재가 되는 게 이상이었는데, 내 그릇은 그렇게 크지 못했던 게 고백한 원인이니까. 근데 이런 얘기까지 해도 되나? 망설여지면서도 달리 말할 구실은 생각이 안 난다. 결국 떠오르는 대로 주워섬기는 서연이었다.
" 친하고 부담 없는 관계에 내가 만족을 못 해서, 선배한테 내가 특별한 사람이길 자꾸 바라게 돼서 상태가 오락가락했거든. 근데 내 친구가 그러더라. 희망 고문 못하려면 솔직히 털어놓고 차이는 게 답이라고. 그래서 나 제정신 아니라고 얘기했었어. "
" 근데 나라서 좋다고 해 주시니까... "
그 순간을 되새기려니 가슴이 찡해졌다. 그때의 감정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아주 나중에 되새긴대도 적당한 말을 찾긴 쉽지 않을 거 같다.
>>634 >>637 철현주 괴도나 탐정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연인 둘 다 적성 아닌 거 같아요 괴도든 탐정이든 몸이 날렵하고 두뇌 회전도 빨라야 할 거 같은데 둘 다 FAIL이라구요오오오 988ㅁ8998 조수는 할 수 있으려나? 이중 신분이라니!!!! 그러다 잡히면 어떻게 되죠?!?!
본편에선 대혼란, 완전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가득한 인첨공이지만 아무렴 어떤가요! 여긴 본편의 분위기가 어떻게 되었건 혼란이 찾아오는 조수 유니버스랍니다! 앗. 오늘도 늘 말썽을 부리던 그 제 3학구 연구소에서 뭔가를 꾸미는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은 특별히 뭔가를 만드는 것 같지는... 어라? 저건 뭘까요? 송편같은데요?
어. 그런데 저기의 조수는...? 분명히 봄에 대학원생이 되었던 바로 그 조수가 아닌가요? 뭔가 말끔한 양복도 입고 있고, 안경도 끼고 있어요. 이전의 덜렁이 느낌과는 거리가 머네요.
"박사님. 이것이 바로 그 미라클 송편인가요?"
"그래! 이런저런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기적의 미라클 송편이라네!"
"그렇군요. 이런저런 다양한 체험이라. 제가 듣기로는, 지금까지 있었던 다양한 일들을 랜덤으로 체험할 수 있는 그런... 총집합편 송편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맞습니까?"
"마냥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네. 아무튼 이제 이걸 실험해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하네. 아직 실험 단계라서..."
"뭘 망설입니까. 목화고등학교로 보내겠습니다. 이제 그쪽도 슬슬 쿨타임 돌았겠네. 하고 생각하고 알아서 해탈하고 받아들일겁니다. 다른 곳은 갑자기 혼란이 일어나면 모두들 혼란에 빠져 난리가 나겠지만, 그곳이라면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겁니다. 저의 명확한 대학원생 특화 두뇌에 따르면 그곳이야말로 적합지로 99.99999%입니다."
"허허허. 역시 대학원생이 되더니 똑똑해졌구나! 원조 조수야!!"
"하하하. 이게 바로 교수님의 덕분 아니겠습니까!"
아. 이 무슨 혼란의 논리인걸까요? 어쨌든 송편은 또 은근슬쩍 목화고등학교에 보내졌답니다. 마침 추석이겠다. 학교에서도 별 의심없이 송편을 전학생들에게 나눠준 모양이에요.
그리고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목화고등학교에서 이런저런 이변이 일어났어요. 아. 보세요. 저기에 있는 코뿔소 은우의 표정을. '아. 그래. 일어날 때가 되었지.'하고 해탈한 표정이 보이시나요?
역시 대학원생이 된 우리의 조수는 달라졌어요!!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도와주세요! 저지먼트!!
/이른바 다이스 랜덤 상황이랍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종합편으로 선정해서 묶었고 추가적으로 몇가지를 더 넣기도 했어요. 4시간에 한번 다이스를 돌릴 수 있어요.
1.동물이 되었습니다. (수인 말고 진짜 동물) 2.유치원생이 되었습니다. (기억은 아님) 3.동화나라의 등장인물이 되었습니다. (동화 등장인물 AU화. 의식 포함) 4.로봇이 되었습니다. (정말로 로봇. 말할때마다 삐리릿 삐뽀~ 를 달아야함) 5.조선시대 버전으로 의식이 바뀌었습니다. (조선시대 AU 느낌) 6.계수 2% 증가 (X1.02) 7.계수 2% 감소 (X0.98) 8.변화 없음
그냥 다이스를 돌리고 바뀌어버린 상황을 즐기면 되겠습니다. 기간은 5월 20일부터 5월 27일 0시까지!
어...요즘 내가 단어가 필터링이 안되서 나가는 경우가 있었고 오늘도 그 연장선이니까 일단은 사과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참여는 자유지만 시작도 전에 그런 발언을 경솔히 하는 게 아니었다. 그러니 미안하다. 캡틴, 그리고 다른 참여자들도. 이해해달라고 말하자니 염치없지만 이해해준다면 감사할 것 같다.
말을 알아듣는지 귀엽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더욱 격렬해진 토실이의 춤사위에, 새봄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핸드폰을 꺼냈다.
"ㅋㅋㅋㅋㅋㅋ 형 토실이 춤춰요! 내가 동영상 찍어줄게요 ㅋㅋㅋㅋㅋㅋ"
이쯤되면 칭찬은 돌고래도 춤추게 한다가 아니라 칭찬은 토끼인형도 춤추게 한다가 되어야 하는 거 아냐? 전체화면 세로로 아이돌 직캠 찍듯이 토실이의 격렬한 춤사위를 찍던 중, 병연의 이름의 의미를 들은 서연이 웃으며 건네는 말에, 새봄은 히쭉 웃으며 촬영 완료 버튼을 누르곤 대답했다.
"히히, 고마워요! 그쵸? 저도 보자마자 분명 북극여우 모양인데 자꾸 가래떡이랑 찹쌀떡같더라구요, 말랑거리는 것도 그렇구. 그리고 한자는 동아시아 사극 좋아하다보니까 쬐끔 늘었어요, 히히. 요즘은 자주는 못 그러지만 기숙사 때 룸메였던 친구하고 할거 없으면 컴퓨터 모니터로 사극 같이 봤거든요!"
그러고보니 병연이 이름의 떡 병자가 생각난 것도 중드 보면서였지~ 근데 중국 사람들의 떡은 우리나라의 떡이랑 좀 다른가보다 하긴 했다. 월병도 그렇게 뭔가 뻑뻑한 빵같달까. 와중에 병연이는 토실이가 테이블로 내려와서 꼬리에 머리를 갖다대니, 아예 편하게 기대라는 듯 토실이를 보며 등을 내어준 채 털썩 옆으로 눕는다. 으이그, 병연이 녀석. 엄청 반갑나보네? 이럴 줄 알았으면 전투에 데리고 나가서 자주 만나게 해주는건데.
"다르긴 다르죠, 서형은 아예 카테고리별로 플렉스해왔잖아요~ 얼마나 든든하게 먹었는데요!"
서연의 겸손에 새봄이 넉살좋게 받아치려니, 조금 전 주문을 받았던 메이드가 나타나 토실이와 병연이 옆으로 차곡차곡 디저트와 음료를 내려놓고는, 치맛자락을 잡아 인사하고는 사라졌다. 그 뒷모습에 대고 "고맙습니다~"하고 외친 새봄은, 자신의 축하 및 독촉에 서연이 쑥스러워하다못해 얼이 나가기까지 하자, 그만 참지 못하고 키득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 서형 놀리는 건 이 맛이지~ 반응 엄청 재밌다니까!
"헤헤, 뭘요~ 좋아요! 형도 병연이 조물조물해도 돼요~."
서연이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새봄은 "토실아~"라며 토실이를 부르며 손을 내밀었고, 그 사이 병연은 티슈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서연의 손에 다가가 머리를 쿡 들이밀었다. 그러는 사이, 머릿속이 정리되었는지 서연이 이야기를 시작하자, 새봄은 가만히 - 토실이가 다가왔다면 토실이를 살살 쓰다듬으면서 - 경청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했다는 안 좋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짐작이 갈 듯 말 듯 했지만, 스스럼없이 덤덤하게 받아주는 철현의 모습은 어쩐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듯 했다. 철형은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고 마음이 상하더라도 그 말을 하는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다고 했지. 서형에게도 그렇게 했구나. 철현의 향상심, 또는 끈기가 멋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돕고 싶더란 말에도 새봄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혜우 사건 때 서형이 철형을 신경쓰는 마음이 느껴지는 거, 내가 형들에게 가지는 것보다도 좀 더 깊게 느껴진 거, 역시 기분 탓이 아니었구만. 나 은근 촉 좋네? 그도 잠시, 이어진 말에, 새봄은 귀를 의심했다. 창피하다? 왜지? 내가 봐왔던 서형이라면 자기가 느끼는 마음을 당당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했을 것 같은데. 그러다, 서연이 그 이유를 조곤조곤 말하기 시작하자, 새봄은 아아... 하고 작은 탄성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철형을 좋아하는 걸 자각하면서, 혼란스러워졌구나. 지금까지 가져왔던 관계가 있는데, 지금 느끼는 마음을 인정하면 어느쪽이든 이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 차근히 곱씹던 중, 서연이 다시 입을 열자, 새봄은 가만히 서연을 바라봤다. 마음에 둔 사람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좋아한다 말해준 것에 대한 기쁨, 그리고 고마움. 그 감정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는 서연이, 무척이나 눈부시다고, 새봄은 생각했다. 모처럼 내가 졸라서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해줬으니, 나도 뭔가 서형이 기쁠 만한 말을 하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목이나마 축여보려고 다즐링 스트레이트를 한모금 들이키려니, 문득 머릿속에서 좋은 생각이 벼락 꽂히듯 번득였다. 아싸, 철형 염장썰 다 기억해놓길 잘했네.
"서형 고백 이야기 들으면서 생각난 게 있는데요, 그거 알아요?" "철형도, 서형한테 한 고백에 대해서 좀 부끄러워하는 것 같더라구요. 저보고 써먹어보라고 말해주려다가 되게 민망해하면서 제 고백멘트는 제가 짓는게 낫겠대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어요. 철형이 마음을 표현해준 것에 서형이 느끼는 마음을, 철형도 서형의 고백에 똑같이 느끼지 않을까, 하고요. 그도 그럴게..."
새봄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하며 다즐링을 한모금 더 넘겼다.
"철형이 전보다 더 스스로를 돌보는 게 확실하게 보였거든요. 서형이랑 맺어지고 나서부터요." "실은, 뭐 얼레리꼴레리 놀리고 싶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둘이 서로 마음이 통해서, 그래서 행복해져서 정말 기쁘고, 또... 두 사람이 제 3자가 보기에도 엄청 보기 좋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자캐가_넌_태어나서는_안되는_아이였어_라는_말을_듣는다면 : 이게 무슨 말이람 세상에나 현태오 그거 들으면 사람마다 반응이 좀 다른데, 대사만 다르지 그게 뭐 별 대수냐는 듯 평온하고 덤덤하게 답하는 게 포인트일 거 같다😧
"누구는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겠는지요……." (통상, 친하지 않거나 면식없는 사람) "압니다. 그 선례가 앞에 있는데…… 내 어찌 모르겠는지요……?" (그런데 좀 적대적일 때) "그건…… 나도 알고 있답니다. 삶이란 다 그런 법이죠." (저지먼트) "아, 드디어." (태오는 몹시도 평온하게 미소 지었다.) (광공즈)
"알고 있습니다. 바란 적도 없지요. 다만 두 분의 복직으로 태어남의 쓸모는 다 하였으니 그걸로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 정도는 허락해주셨으면 합니다. 이해의 값어치를 셈해보고자 하니." (부모님)
자캐의_정신세계는 : 이것이 무엇이람 태오의 정신세계는 광활하지. 분홍색 하늘, 다섯 개의 기둥이 받치는 세상, 요철과 능선을 그리는 대지, 갈라진 비색 태양. 세상은 휙휙 돌고 낮과 밤은 온전치 않으며 끝내 누군가 깨닫겠지. 내가 존재한 세상이 저 새끼의 손바닥 위구나.
자캐의_협박_방식은 : 개인적으로 태오의 협박 방식은... 목적 없이 사람 기분 나쁘게 만들고 옭아매는 것에 특화되었다구 생각해 독심술사라는 점을 맹렬하게 이용한다고 해야 하나... 그런 거지 뭐... 상대의 속을 읽는데다, 진실과 거짓까지 구분할 줄 아는 녀석이다 보니 그 틈새를 찾아 파고든다도 있는데
이걸 또 역이용해서, '상대는 내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를 전제하에 아무런 말을 안 하고 대충 넘겨짚어도 상대가 술술 불게 만드는 그런 압박감 있는 협박.
그리고 어느 순간 이 협박이 명확하게 목적을 가질 때가 있는데, 이 경우는 가급적 내가 안 나왔으면 함 당연함... 오너가 대가리 굴리기 힘들거든...
>>725 일단 1번째 물음은 물음부터가 잘못되었어요! 그렇게 말한 이가 누구야!! 8ㅁ8 그 와중에 그걸 또 태연하게 받아들이듯이 이야기하는 태오가 더 슬퍼요... 정신상태..어어..어어...(동공지진) 광활하면서도 자연이지만...뭔가 마냥 자연은 아닌듯한 느낌인데... 그 와중에..3번째...ㅋㅋㅋㅋㅋㅋ 아앗...ㅋㅋㅋㅋㅋ 민우야...화이팅!
>>634 철현주 오~! 흠터레스팅 새봄이는 흠... 괴도면 타겟을 훔치고 나서 그 자리에 그 타겟이랑 똑같이 생긴 (슈가크레프트로 만든) 디저트 놓고 가는 괴도일 것 같고, 탐정이면 괴도 잡아서 한 몫 벌어보려는 (겸사 괴도의 목적이 무엇이든 딴지 걸고 싶어하는) 탐정일 것 같다>< 히히
>>642 새봄주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쿠카라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라쿠카라챠 수급이라... 비 오는 날 맨홀 뚜껑 열고 하수구 모험하면 금방 얻어지지 않을까!(두 낫 트라이 디스 앳 리얼리티) ㅋㅋㅋㅋㅋ 근데 새봄이가 진짜 한 품으면 저런 모험까지 하면서 재료 수급해올거같긴 해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 새봄이 성씨 신은 매울 신(辛)이니 말이지!><
>>652 우리캡 오~ 재밌겠다!! 8번 째고 다 걸려보고 싶어>< 특히 조선시대! 걸리면 미리 옛날 대하사극 봐놔야지 히히~
>>730 앗 이경이가 용이 되었다! 지금 제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는데 절반 좀 안되는 아래쪽이 보이지 않는 게 아쉽습미다 아무튼 여로가 귀엽다! 기본적으로 이경이 표정 디폴트가 저런 느낌일 거 같기도 하고, 눈에 파란 나비 붙어있는 것도 예ㅃ 어 예 눈 하나 날릴고 거기 안대 하게 만들까(?) 도깨비뿔달린 고양이 여로 귀엽다 턱긁어주고싶다
꿈을 상영하는 영사기를 만들 수 있을까. 모처럼 좋은 꿈을 꾸고 일어난 리라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장 아이디어 스케치로 이루어진다. 처음은 다소 투박한 헬멧과 그에 전선으로 연결된 고전적인 형태의 영사기가 그려졌지만, 몇 번의 수정을 더 거치고 나면 관자놀이에 간단히 붙일 수 있는 패치와 작은 사이즈의 휴대용 영사기 세트가 완성된다.
리라는 실체화 된 기계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는 오늘 밤 잠을 자 봐야 알 수 있겠지.
새봄이 두리안으로 만들어서 반으로 갈라서 집어던지자 파워 슈트의 몸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이어 오른팔에 마치 빔세이버 같은 장치가 작동하더니 그대로 두리안을 갈라버리고 땅바닥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그러게. 그건 확실히 당신 말이 맞아." "...그래서 할 말은 다 했어?" "...그럼 당신이나 그렇게 해. 안 말릴테니까." "...하지만 한 가지만 정정할게. 이건 언니의 기술력이니까... 내가 가져도 상관없어."
무덤덤하지만 분명한 적대감으로 말을 끝내는 파란머리를 바라보며 빨간머리는 피식 웃었습니다. 이어 그는 손바닥 안에서 에너지 덩어리를 여러개 생성했습니다. 이어 그 에너지 덩어리를 하늘 위에 집어던졌습니다. 에너지 덩어리는 분산되었고, 이내 수정의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파워 슈트 중 하나가 높게 뛰어올랐고, 두 팔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그 모습이 기계의 움직임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사람의 움직임 그 자체였습니다. 팔을 부드럽게 꺾으며, 그 수정을 향해서 레이저를 연속으로 발사했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수정이 이내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될까요? 조금 불길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도망쳐... 빨리!"
오기 전에, 아무래도 여러모로 많이 싸웠는지, 체력이 상당히 떨어져 헐떡거리던 은우는 모두에게 지시했습니다. 물론 어떻게 행동할지는 각자의 자유였습니다.
한편 서연은 안티스킬 중 한 명을 붙잡는데 성공했습니다. 데 마레로 가보라는 그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제보를 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며, 빠르게 달려갔으니 아마 데 마레 쪽으로 가지 않았을까요? 한편, 서연은 파워 슈트들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달라붙어 정보를 읽는데 성공한 서연은 다음과 같은 이미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신형 파워 슈트 DE-NSP호 -핵 엔진을 장착하여 자체 에너지 생산 능력이 있음 -연산의 흔적이 있음. 정확히는 연산식이 직접 이 파워 슈트를 움직이게 하고 있음 -'플레어'의 연산 기술의 일부가 적용되었음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를 개발하는 곳에서도 같은 모델이 부여되었음 -'뉴트로미니컬 에너지'의 영향력을 버텨낼 수 있는 최신형 모델임 -대능력자 에너지장 미사일이 4발 장착되어있음
하지만 읽을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서연이 달라붙은 파워 슈트가 이내 서연을 바라보는 듯 하다가 주먹을 들어 서연을 향해 휘두르려고 했습니다.
한편 태오의 말을 듣고 민우는 살며시 고개를 뒤로 돌려봤습니다. 이어 그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2:1? 그래. 한양이. 또 너로구나. ...너는 왜 항상 내가 있는 곳만 나타나서 방해하는거야? 정말로?"
"좋아. 상대해줄게. 너희들과는 솔직히 싸우고 싶지 않지만... 방해한다면, 이렇게까지 계속 막아서고 우릴 부정하는 것도 모자라서 우릴 직접적으로 막는다고 한다면... 우리쪽도 그에 응할 뿐이야!!"
이어 민우의 몸에 강한 스파크가 튀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는 오른손을 아래로 향했습니다. 이어 강한 번개가 대포처럼 발사되었고, 이내 그의 몸이 그 반동으로 팍 떠올랐습니다. 이어 그는 구름 너머로 사라졌습니다. 이어 구름 너머에서 강한 스파크와 함께 천둥 소리가 계속해서 울렸습니다. 태오가 서 있는 옥상 바닥에 수많은 검은 원이 그림자처럼 찍히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이대로 있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8시 45분까지!
다시 말하지만 전투 어려워요! 이들도 코뿔소 아이들처럼 '성장이 굉장히 빠른 아이들'이에요. 이에 대한 떡밥은 차후에 푸는 것으로! 일단 그렇게만 알고 있을게요!
>>833 슈트 중 두 체만 지금 전투하는 곳에 남았고 그 중 하나만 떠올라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고 다른 것들은 다 파란 머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만들었어요. 그 중 하나에 달라붙어서 서연이가 정보를 읽다가 그 슈트가 서연이를 향해서 주먹을 휘두르려고 하는 중이고요.
>>836 연산의 흔적은 초능력의 영향력을 받고 있다. (지금 파란머리의 능력으로 움직임) 플레어의 능력이 아니라 플레어의 연산력이 개발에 사용되었다. (만들때 플레어의 능력을 본땀) 자체 에너지 생산은 그냥 핵엔진을 이용하고 있어서 자체적으로 가동되는거고... 에너지장 미사일은 >>834를 참고해주세요.
나 언어능력을 상실했나? 쟤네들이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 장광설도 아닌데. ...아, 그렇지. 공자님께서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 자와 말을 하면 말을 잃어버린댔어. 테러범이 어디 더불어 말할 만한 자던가? 새봄은 테러범들에게 대답하는 대신 잔뜩 지쳐보이는 은우에게 깨끗한 사탕조각 하나를 건넸다.
"이거라도 드시면 좀 나을 거예요."
자, 움직여볼까. 상황이 좋지 않다. 마음 같아선 저것들 싹 다 달콤하게 해주고 싶은데 그건 좀 기회를 봐야겠네. 새봄은 곧장 먹던 사탕조각을 입에 물고 제자리에서 뜀뛰기를 해서 몸을 푼 다음, 갈고리로 벽을 타고 올라가며 연산하기 시작했다. 타겟은 하늘 위의 수정들. 음, 뭐가 좋을까. 역시 식빵이지. 빛을 하나도 반사할 수 없게 먹물로 색을 내자. 쉴 틈 없이 벽을 타며 하늘의 수정들을 노려보면서도, 새봄은 머릿속으로 거뭇한 밀가루반죽을 치대며 연산에 연산을 거듭했다.
" 님ㅋㅋ 말은 똑바로 해야지ㅋㅋㅋ 그냥 내가 가보니깐 너가 있는 건데! 나 좀 그만 따라와, 이 스토커 새X야! 징그러워 죽겠다ㅋㅋㅋ "
한양은 민우에게 중지를 올리면서 도발하기 시작했다.
" 응ㅋㅋㅋ 막는 게 아니고 아예 박살내버릴 건데? 피카츄 쉑ㅋㅋㅋㅋ 처맞다가 못 버티겠다 싶으면 피카피카 외쳐라. 내가 불쌍해서 덜 세게 때릴 수도 있으니깐ㅋㅋ "
그렇게 번개를 통해서 공중에 뛰어오르고, 구름 너머로 사라진 김민우였다. 태오가 서있는 옥상에는 검은 원들이 찍히기 시작하고, 서한양은 민우가 숨은 구름을 향해 손을 뻗었다.
" 번개도 구름 있어야 치는 거 아닌가? "
구름도 엄연히 질량이 있는 물체. 서한양은 민우가 숨은 구름을 구성하는 입자들을 흩어지게 만들면서 구름을 아예 분해시켜 버리려고 한 것이다. 천둥과 번개는 구름에서 나온다. 번개는 대기 중의 전기적 방전 현상으로, 보통 뇌운(적란운)이라는 구름에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번개가 공기를 가열하면서 순간적으로 매우 높은 온도가 되고, 이로 인해 급격히 팽창하는 공기가 충격파를 일으켜 천둥 소리가 나는 것이다. 따라서 천둥과 번개는 구름, 특히 뇌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결론 -> 구름을 없애버리자.
구름을 없애는 걸 성공한다면, 한양은 구름에 숨은 민우를 염동력으로 잡아서, 민우 본인이 조준한 옥상바닥에 세게 박아버리려고 했겠다.
저지먼트 부원들이 각각 흩어져서, 각각 적들을 조우한다던가 하는 시각. 혜성은 부원들 없이 홀로 2학구 스트레인지 구역에 서서 주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세은이에게서 연락이 왔을 당시, 3학구 스트레인지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스트레인지 구역을 통해 2구역까지 온 것이다.
인지 저해 시스템은 이미 껐고. 눈 가늘게 뜨며 제 손목을 어루만지고 혜성은 허공을 향해 시선을 올린다. 그 어떤 상황보다 리버티의 현 사태는 자신이 움직여야한다는 이유나 근거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에, 결국 스트레인지 구역을 택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말이야.
" 님ㅋㅋ 말은 똑바로 해야지ㅋㅋㅋ 그냥 내가 가보니깐 너가 있는 건데! 나 좀 그만 따라와, 이 스토커 새X야! 징그러워 죽겠다ㅋㅋㅋ "
한양은 민우에게 중지를 올리면서 도발하기 시작했다.
" 응ㅋㅋㅋ 막는 게 아니고 아예 박살내버릴 건데? 피카츄 쉑ㅋㅋㅋㅋ 처맞다가 못 버티겠다 싶으면 피카피카 외쳐라. 내가 불쌍해서 덜 세게 때릴 수도 있으니깐ㅋㅋ "
그렇게 번개를 통해서 공중에 뛰어오르고, 구름 너머로 사라진 김민우였다. 태오가 서있는 옥상에는 검은 원들이 찍히기 시작하고, 서한양은 민우가 숨은 구름을 향해 손을 뻗었다.
" 번개도 구름 있어야 치는 거 아닌가? "
구름도 엄연히 질량이 있는 물체. 서한양은 민우가 숨은 구름을 구성하는 입자들을 흩어지게 만들면서 구름을 아예 분해시켜 버리려고 한 것이다. 천둥과 번개는 구름에서 나온다. 번개는 대기 중의 전기적 방전 현상으로, 보통 뇌운(적란운)이라는 구름에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번개가 공기를 가열하면서 순간적으로 매우 높은 온도가 되고, 이로 인해 급격히 팽창하는 공기가 충격파를 일으켜 천둥 소리가 나는 것이다. 따라서 천둥과 번개는 구름, 특히 뇌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결론 -> 구름을 없애버리자.
구름을 없애는 걸 성공한다면, 한양은 구름에 숨은 민우를 염동력으로 잡아서, 민우 본인이 조준한 옥상바닥에 세게 박아버리려고 했겠다.
성운은 슈트들을 역중력으로 들어올리려 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중의 한 대를 레이저를 잔뜩 머금고 증폭시키는 중인 수정을 향해 날아가게끔 중력축을 조절해 과중력으로 날려보낼 것이다. 남은 슈트들은- 우선 슈트들끼리 들러붙게 한 뒤, 근처의 무너진 건물 잔해나, 자동차나 가로수 등등을 잡아뽑아서 그것들이 슈트들을 감싸 들러붙어서 옴짝달싹도 못하게 만들 것이고.
또다시 하늘에 수정이 퍼지는 것을 본 리라의 얼굴이 살짝 구겨진다. 이어서 지나치게 부드럽게 움직이는 파워드 슈트를 보면 표정은 더 굳는다. 조종하는 건가? 확실하진 않지만 서연이 알아낸 정보를 토대로 유추하면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나저나 언니의 기술력, 이라고.
"그렇게 앞뒤 꽉 막혀서 혁명은 무슨. 너희가 대체 1학구의 높으신 분들과 다를 게 뭐니? 자기네들 목표 이루자고 사방팔방 쳐부수고 죄없는 사람들 갈아넣고 필요에 따라 죽여버리는 그네들이랑 너희가 뭐가 달라?"
리라는 아직 사라지지 않는 머리 셋 달린 용의 몸을 두드리더니 하늘을 가리켰다. 그와 동시에 용은 재빠르게 공중으로 날아오르면서 입에서 조금 전과 같이 진흙을 뿜어낸다. 수정을 전부 덮어버리도록.
"너희 언니가 통탄하시겠다. 세상 하나 남은 혈육이라고 있는 게 머리 갈라서 제 기능도 못 하게 만든 미친 놈들과 똑닮은 짓거리나 하고 있다니."
곳곳에 존재했던 수정의 정체랴 정체 모를 의문의 에너지로 이루어진 것이었을까. 두 상대와, 파워 슈트들까지. 모든 것이 성가신 도중에 파워슈트 하나가 수정에 레이저를 발사하면 그 수정이 반짝이는 것에 금은 불안함을 느낀다. 다른 것들은 동료들에게 맡기고서, 금은 수정에 레이저를 발사하는 파워슈트를 노려다 보며 발화 에너지를 모아 터트리며, 강한 온도로 방해하려 시도한다.
뭐야, 이 귀신 들린 깡통!!! 자꾸 움직여;;;;;;; 오싹해도 나름대로 집중을 해 보려니 안티스킬에도 보급된 지 얼마 안 된 최신 파워 슈트인 모양이다. 그리고 귀신 붙은 장비가 아니라 누군가(누구긴 누구야 리버티겠지!!)의 초능력으로 움직이고 있구나. 또 플레어의 능력을 일부나마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한 슈트고, 뭔진 몰라도 능력자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기당 4발씩 장착되어 있으면 화력도 장난 아니겠다. 무엇보다, 뉴트로미니컬 에너지의 악영향을 막아 주기 때문에 그 에너지를 개발하는 곳에서도 쓰는 모델이다? 이래서 리버티가 이걸 가져가려는 중이구나!! 그럼 여기 매달려 있으면, 리버티의 본거지까지 가는 거야??
그때 깡통이 저절로 이쪽을 봤다. 뭔데? 이거!! 아무리 초능력자가 조종하는 거라도 여기 없는 초능력자가 날 보진 못할 텐데??!!
" 이런 수박!!! "
급한 김에 폰의 위치 추적 앱부터 켜고 슈트의 빈 공간에 집어넣으며 뛰어내렸다. 넘어져 데굴데굴 구르는 통에 온몸이 아프다. 한동안 넘어진 채 끙끙 앓다가 가까스로 일어섰다. 폰이 슈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폰의 위치를 추적해 리버티의 본거지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그와 별개로 인이어로 부원들에게 연락했다.
" 부장! 부장! 무사하세요? " " 리버티가 안티스킬의 신형 파워 슈트를 자기네 본거지로 가져가려는 거 같아요!! " " 플레어의 능력을 일부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한 슈트고 " " 능력자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슈트마다 4발씩 장착되어 있어요!! " "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라고 핵보다 100배 쎈 에너지도 어느 정도 방어해 주는 슈트 같고요!! " " 가능한 한 리버티가 가져가는 슈트를 추적해 볼게요!! "
그렇게 외치고 따라갈 수 있었다면 슈트의 뒤를 쫓았을 것이다. 수박, 운동 좀 해 둘걸...
저 많은 말을 듣기엔 태오의 인내심이 턱없이 모자랐다. 자신이 가장 두려워 하는 2학구에 발을 들인 것도 벌써부터 긴장을 놓지 않으면 몸이 바들바들 떨리려 하는데, 이 와중에 은우를 죽이려 했다는 시도가 들려오고, 데 마레가 다음 타깃이 된 것도 모자라, 이젠 제멋대로 말까지 바꾼다니. 인내심이 한없이 깊고 상대가 자신과는 다른 인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존중해보고자, 잿더미처럼 미적지근하게 넘기는 태오도 슬슬 한계에 도달한 차였다.
"방해가 아니라…… 공무집행, 빡대가리야……. 저지먼트 활동을 하라고 했더니 정작 뇌에 지 여친만 들어차서는… 이제 기본적인 상식 말고는 뵈는 것도 없나 봐요……. 그러니까 여친 발목을 잡지, 하라는 일은 안 하고 꼬리를 얼마나 쳐댔으면 높으신 분들이 아 쟤구나 했겠나요……."
하여 능란히 선을 넘어버리고자 했다. 태오의 눈도, 어조도 평온하니 배로 얄미울지도 모를 일이다. 감정 하나 없이 차분하고 조신하게 입 벌리는 꼴이 이런 상황 나는 익숙한데 너는 아닌가보다를 시사하고 있으니.
"네에, 싸우고 싶지 않지만 벽은 치고 싶고……. 감정을 털어내고는 싶지만 방법은 몰라서 쓰레기통에 쑤셔넣듯 남에게 전가하고…… 질린 사람들이 뭔가 입만 열면 부정하고, 남은 사람마저 스스로 내쳤으면서 우리는 외로운 전사들이니 숭고한 개죽음을 바랍니다……. 하는 거요, 잘 들었어요……."
태오는 강한 스파크를, 그리고 그림자처럼 찍히는 포인트를 보더니 고개를 기울였다. 이 건물 자체를 부술 위력일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솔직히 싸우고 싶지 않다면서, 싸우지 않으면 결국 방관한 너희도 똑같다며 죽일 거잖아요. 아닌가요……? 이상하다, 나한텐 다 들리는데."
아니지, 어떻게 하는 게 문제가 아니지. 태오는 눈을 휘더니 민우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새카맣게 공막 물들고 눈 부릅 뜨니, 어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공격을 할지 미리 읽어보고자 함이다.
"그리고 너희는 역시 편협한 정보만 믿고 산다는 걸 알려줘서 고마워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잖아……."
나, 이렇게 타겟팅 당하면 벌벌 떨면서 어떻게 하지 하는 사람이 아니거든. 동시에 태오는 도움닫기를 하더니만, 옷자락 나부끼며-
"어이, 서한양!! 너 고릴라보다 그나마 머리 좋잖냐, 너만 믿는다!!"
힘차게 달려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어지간히 높은 건물, 추락까지는 시간이 있을 테니. 이미 한 번 떨어져봐서 낙하 정도야 몹시도 잘 안다. …아니, 실은 그게 두 번째 추락이었다. 이번엔 생존을 위함이 달랐다마는.
수정이 진흙으로 뒤덮이는 것을 보며 다음 행동을 고민할 때쯤, 혜우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조금 전 확인한 마레의 수정 피뢰침을 뽑으려 가려는 것 같아서, 리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스케치북을 펼쳐들었다. 데 마레 연구소에 이변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관련있는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편이 좋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뜻이 통했다.
하얀색 절연 장갑과 같은 색의 절연 가방이 곧 실체화 된다. 가방은 평범한 크기의 크로스백 모양이었지만, 혜우가 계속 옆에 있었다면 그 가방 옆에 쓰여진 메모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 크기보다 많은 중량과 부피를 감당할 수 있음]
"여기요. 장갑이랑 가방. 가방은 크게 만들면 불편할 거 같아서 일반적인 사이즈로 만들되 많은 양이 수용 가능하도록 했어요. 피뢰침 위치는... 이거 가져가면 돼요."
리라는 목에 걸려있던 드론 시야 공유용 고글을 벗어 다른 물건들과 함께 혜우에게 내밀었다. 고글을 착용하면 각 드론이 촬영 중인 화면 6개가 CCTV룸처럼 동시에 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화면 중 두 개가 각각 마레의 인근, 그리고 마레의 옥상— 피뢰침이 있는 위치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도.
혜우가 물건을 챙기는 동안 리라는 잠시 고민에 빠진다. 커다란 양탄자로 할까 했지만, 그가 아닌 사람이 타는 것이라면 차라리 토끼 메이드처럼 어느 정도 소통이 되는 이동수단이 나을 거다. 여러 페이지를 휙휙 넘기던 그는 곧 개중에서도 스케치 이상으로 유난히 자세히 그려져 있던 그림의 옆에 간단한 메모를 몇 자 적은 후 실체화 시킨다.
그러자 푸른 기 도는 하얀 비늘에 금빛 눈동자, 옅게 붉은 빛이 돌아 언뜻 분홍빛으로도 보이는 뿔을 가진 길쭉한 동양의 용이 혜우의 앞에 내려앉는다.
"어디로 가자고 말해주면 그대로 갈 거예요. 미끄러지지 않는 설정을 해 놓긴 했는데, 혹시 모르니까 안 떨어지게 조심하고."
<스트레인지 구역> 새봄은 수정을 하나하나 먹물 식빵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집중을 계속해야 했으니 조금 머리가 아프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집중한다면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아주 조금 머리가 아팠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곳에 와서 수도 없이 많은 것을 음식으로 만들었으니까요. 집중력이 누구보다 중요한 그녀였기에 아직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살짝 현기증이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혜성은 그 자리에 도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아직은 밖 라인입니다. 건물 하나를 사이에 뒀으니 거리는 있었습니다.
한편 여로의 말을 듣고서 빨간머리가 매서운 눈빛을 그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연산식의 영향력이 약해졌습니다. 물론 파란머리가 빠르게 막아서긴 했지만, 그럼에도 이미 늦었습니다. 그리고 리라는 아직 빵이 되지 않은 수정에 진흙을 뿌렸습니다. 그 덕일까요? 수정의 빛은 천천히 사라졌습니다. 단단한 수정의 강도가 많이 약해졌고, 그것도 모자라서 수정들이 하나둘 떨어지며 땅바닥에 널부러졌습니다.
그리고 그 틈에 혜우는 은우를 회복시키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치료가 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상처일 뿐. 기력까지 회복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어 은우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려다가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서 눈을 꽉 감았습니다.
"도망칠 순 없어. ...하지만 이대로 있으면 모두에게 방해가 되겠지. 미안해."
이어 은우는 근처에 있는 건물 쪽으로 비틀거리면서 걸어갔고 제 몸을 감췄습니다. 아마 혜우는 빠르게 데 마레에 도착할 수 있었을테고, 서연의 제보를 받고 옥상으로 오르려고 하는 안티스킬의 모습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와는 별개로 옥상에선 스파크가 강하게 튀고 있는 피뢰침을 담은 수정이 보였을 것입니다. 저대로 두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한편 파워 슈트는 그 상태에서 레이저를 이번에는 땅으로 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태진은 건틀릿의 베리어로 그 레이저를 막아내고 받아치는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팔은 조금 아팠겠지만요. 그리고 이어 금은 파워 슈트를 향해서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받아친 레이저와 금의 폭발 공격으로 인해 파워 슈트는 비틀거렸고 레이저 장치가 이내 박살났습니다. 적어도 지금 공중에 떠 있는 저 한체는 더 이상 레이저를 쏘진 못할 것입니다.
"...차라리 통탄해줬으면 좋겠네." "...통탄조차도 못하는 사람이니까."
혼잣말에 가까운 중얼거림이 파란머리의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이어 파란머리는 가만히 모두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습니다.
"...발사."
이어 두 사람의 앞에 있던 파워 슈트가 공중에 떠올랐습니다. 이내 철컥,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등 뒤쪽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미사일은 공중에서 펑 터졌습니다. 딱히 당장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아무런 변화도 없었습니다. 불발탄인 것일까요? 아니. 애초에 왜 하늘을 향해서 미사일을 쏜 것일까요?
"...겨우 이 정도야? 저지먼트?" "좀 더 덤벼봐. 좀 더 말이야."
이어 파란머리는 보란듯이 피식 웃었습니다. 이어 파워 슈트 두 체 중 방금 막 튀어나온 다른 한체가 레이저 장치를 저지먼트 멤버를 향해서 겨눴습니다. 마치 금방이라도 쏠 것처럼.
"...공격할 마음이 없다면.. 이쪽에서 하면 그만이지만."
지금 빠르게 공격을 한다고 한다면, 적어도 레이저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저 파워 슈트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편 잠시 밖으로 나온 성운은 슈트를 띄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움직이는 슈트들은 일제히 부스터를 켜서 중력에 대항하려는 듯,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것은 기계의 움직임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사람이, 파워 슈트와 비슷한 크기의 사람이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물론 일부는 억눌렸지만 정확히 4체가 성운을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4체의 움직임은 보통 빠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각각 한 쪽 손에 빔세이버를 켜며 성운을 향해서 휘두르는 모습이 보통 날카로운 느낌이 아닙니다. 아니. 어쩌면 중력으로 억제를 했기에 이 정도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혼자서 상대하기에는 상당히 힘들 듯 합니다. 그나마 근처의 잔해, 가로수, 자동차 등이 중력의 힘으로 파워 슈트에게 충돌했기에 움직임을 조금은 막아낼 수 있는 것이 고작입니다. 계속 싸우는 것이 좋을까요? 이 다수의 파워 슈트와?
<서연&철현 쪽> 철현의 확성기로 인해서 일부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어딘가에서 작은 수정들을 하나하나 뽑아서는 샤를리아 연구소 터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그 와중에 커다란 번개가 일부 철현이 있는 곳으로 떨어지려고 했지만, 에너지가 역으로 추출되었습니다. 게이지가 순식간에 차오르는 것을 보며 철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어쨌든 데마레를 제외한 다른 곳에 설치된 수정들은 일단 모두 뽑혀서 샤를리아 연구소 쪽으로 옮겨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괜찮아. ...걱정끼쳐서 미안해.
서연은 이어 은우의 기력이 떨어진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일단 파워 슈트를 쫓아서 가려고 했지만 그 움직임이 보통 빠른 것이 아닙니다. 하기사 저쪽은 기계이고 이쪽은 사람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적어도, 이렇게 뛰어서는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옥상 쪽> 한양은 구름을 향해서 손을 뻗었습니다. 그리고 구름을 분해하는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너머에 민우의 모습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민우 쪽도 그런 움직임은 미리 읽었던 것이 아닐까요?
"소용없어." (애초에 구름을 건드는 시점에서 나는 거기에 없거든.)
목소리는 들려옵니다. 하지만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다른 구름 쪽에서 천둥이 몰아치더니 단번에 연쇄적으로 옥상을 향해서 번개가 떨어지고 일부는 다른 방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 번개들의 일부는 철현에게 에너지가 뽑히긴 했지만, 다른 곳에서는 연쇄적으로 작은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그럼 슬슬 데 마레의 차례야." (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나는 빠르게 사라져버리면 그만이거든. 이 번개의 힘으로.)
아마 뛰어내린 태오는 그런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와는 별개로 이번엔 반대편의 구름에서 천둥소리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데마레 쪽에 가까운 구름입니다.
/9시 50분까지! 파워 슈트 많이 강해요... 성운이 혼자서 다수를 감당하기는 힘들 정도로...
역시 번개는 본인의 몸에서도 나와. 하지만 무언가를 작살낼 정도의 번개는 하늘을 통해서 형성해야 돼. 그래, 본인의 몸에서 생산해낸 번개로는 유의미한 화력을 낼 수 없다는 의미야. 김민우가 숨은 구름을 없애려고 하면, 이미 다른 구름으로 넘어가서 숨어서 공격을 시도한다. 그렇다는 건..
' 2학구의 모든 구름을 없애버린다. '
서한양은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다. 서한양은 연산식에 '2학구 일대의 하늘의 공간'을 하나의 '질량이 있는 물체'로 가정하여, 2학구의 모든 구름을 분해해서 없애려고 하는 것이었다.
" .....!!! "
이와 동시에 하늘의 공간을 일시적으로 '잡아서 찌끄러뜨린다'고 생각하여서 공간을 구겨버려서 김민우의 활동반경을 아예 제한시키려는 서한양. 하지만 그 틈에 김민우가 친절하게 가만히 있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안다. 김민우 역시 서한양의 이런 움직임을 판단하고, 원거리든 근거리든 어떻게든 빈틈이 생긴 서한양을 공격하려고 하겠지. 김민우가 서한양을 공격한다면, 한양은 그 순간 떨어지는 태오를 염동력으로 붙잡아서 천천히 올리면서 마음 속으로 말했겠다.
' 야 '
' 어서 찾아서 쏴. '
' 나 전기통닭 되기 전에. '
그렇다. 민우 역시 서한양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서한양에게 접근을 하거나, 원거리라면 잠시 한 곳에 위치해서 공격했을 것. 그 틈을 태오에게 맡긴 것이었다.
그러나 이 슈트들이 그냥 리버티의 손에 넘어가게 둘 수는 없다. 이것들을 죄다 제압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하다못해, 이 슈트를 조종하고 있을 저 파란 머리가 리타이어할 때까지만이라도 시간끌기라도 좋으니─── 성운은 반중력을 이용해 그들에게서의 척력을 생성하여, 빠르게 그들이 휘두르는 라이트세이버의 간격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다시 그들을 과중력으로 짓누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단순히 이능력을 이들에게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시간끌기도 불가능하다. 하다못해 이들을 처박아놓을 지형지물이 있을까? 이들 위로 무너뜨려도 괜찮을, 사람이 다 퇴거한 빌딩이라던가, 아무도 없는 고가도로라던가, 이것들을 빠뜨리거나 처박을 수 있는 수로 시설이라던가 지하 주차장이라던가··· 없나? 정말로 없는 걸까?
성운은 최대한 그것들의 움직임을 억누르고, 주변의 사물들을 그것들에게로 쏘아보내 시간을 벌면서 필사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부러 말이 안 통하는 척 하는 건가. 평소 같았으면 일말의 동정심이라도 느끼고 조금이나마 동요했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도 없다.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좀 피곤한 거 같기도 하고. 그 와중에 하늘을 향해 쏘아올려지는 미사일을 바라보던 리라는 진흙을 토하던 용에게 재차 손짓하여 파워드 슈트와 빨간머리, 파란머리가 있는 곳으로 돌진하게 하고자 한다. 진흙을 뒤집어 써서 시야가 차단되면 연산에도 방해를 받을 테고, 파워드 슈트의 경우에는 틈이 생겨 그 안에 진흙이 스민다면 고장을 유도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러는 동안 한발짝 뒤로 물러난 그는 포스트잇에 외알 안경을 하나 그려내 실체화 시킨다.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수치로서 보여주는 안경. 공기의 질, 에너지의 흐름, 습온도의 변화, 보이지 않지만 실은 존재하는 것의 유무... 뭐 그런 것들이 뜨도록 설정했다. 푸른 렌즈의 외알 안경을 쓴 리라는 조금 전 미사일이 터진 곳을 바라본다. 왜 하늘에 쐈지. 패러사이트와 유사하지만 무색무취의 유독가스인가? 아니면 캐퍼시티 다운 같은 거? 그것도 아니면... 신호탄? 같은 편을 부르기 위해?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혜성은 제 발소리를 이용해서 자신을 중심축에 둔 전방위 탐지 연산을 시작했다. 탐지 연산을 유지하는 건 이제 익숙하다. 탐지가 시작되면 가장 가까운 위치에 탐지되는 물체-혹은 생명체-들만을 남겨둔 채 선택적으로 스위치를 끄는 것마냥 다른 방향들은 제외, 아군들도 제외. 오롯하게 적으로 구분지을 수 있는 생명체의 방향을 잡아내는 것까지 성공했을 때.
혜성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탐지 연산을 유지하고 뒤이어 또다른 연산을 시작하기 위해 손가락을 튕겼다.
"저걸 노리는 게 맞겠지."
제 스스로가 낸 소리와 몇번이나 탐지 연산 속에서 솎아내고 남은 적이 내는 소리의 파동이 맞물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혜성은 맞물리는 두개의 소리의 파동을 그대로 비틀어냈다. 각각의 연결부위에서 나는 소리의 진동을 비틀어서 분해되도록.
찡, 하는 두통이 일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했다. 당분 보충으론 좀 한계가 있나. 그럼 두통엔 뭐다? 타X레놀이지. 새봄은 가방 바깥주머니를 열고 타불렛을 눌러 두통약을 두개 꺼내 꿀꺽 삼켰다. 그런 뒤 상황을 바라보니, 급한 불은 끈 것 같다. 내 머릿속에 난 불도 껐고. 두통 따위가 내 전쟁을 막을 수 있을리가. 그래도 초심으로 돌아가긴 해야 할 것 같다. 뭐든 먹을걸로 바꾸기만 하면 되잖아. 조리 후 결과물이기만 하면 되고.
가만 있자... 공, 아니 은우선배는 퇴각하셨다. 일단 안심. 그리고 - 저 신상수트. 서형이 그랬지. 테러범들이 저 신상 파워수트를 지네 본거지로 가져가려는 것 같다고. 그럼 눈 앞에 보이는 신상수트부터 좀 사수해보자. ...물론, 온전하게는 아니겠지만.
새봄은 신형 수트를 사수하러 나간 성운을 뒤따라, 그를 둘러싼 신형수트 무리에 접근했다. 필요하다면 벽을 타고서 근처 옥상까지 올라, 신형수트 중 하나의 위로 뛰어내렸을 것이다. 그러고는 수트의 포격 장치에 손을 대고 정신을 집중했다. 필요한 건, 불과 물, 설탕. 물엿은 없어도 돼.
니네들이 원하는 게 이거라고?
<clr palevioletred darkgoldenrod>내가 못 가지면, 너네도 못 가져.<clr> 그리고...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어!!"
아, 방금 말은 좀 얀데레 같았나? 아무튼, 한 대의 포격장치가 시럽으로 변해 녹아내리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면, 스스로의 점프력을 믿고 다음 신형 수트를 향해 도약하였을 것이다. 실패했다면, 될 때까지 수트에 매달린 채 연산을 거듭할 것이고.
찡, 하는 두통이 일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했다. 당분 보충으론 좀 한계가 있나. 그럼 두통엔 뭐다? 타X레놀이지. 새봄은 가방 바깥주머니를 열고 타불렛을 눌러 두통약을 두개 꺼내 꿀꺽 삼켰다. 그런 뒤 상황을 바라보니, 급한 불은 끈 것 같다. 내 머릿속에 난 불도 껐고. 두통 따위가 내 전쟁을 막을 수 있을리가. 그래도 초심으로 돌아가긴 해야 할 것 같다. 뭐든 먹을걸로 바꾸기만 하면 되잖아. 조리 후 결과물이기만 하면 되고.
가만 있자... 공, 아니 은우선배는 퇴각하셨다. 일단 안심. 그리고 - 저 신상수트. 서형이 그랬지. 테러범들이 저 신상 파워수트를 지네 본거지로 가져가려는 것 같다고. 그럼 눈 앞에 보이는 신상수트부터 좀 사수해보자. ...물론, 온전하게는 아니겠지만.
새봄은 신형 수트를 사수하러 나간 성운을 뒤따라, 그를 둘러싼 신형수트 무리에 접근했다. 필요하다면 벽을 타고서 근처 옥상까지 올라, 신형수트 중 하나의 위로 뛰어내렸을 것이다. 그러고는 수트의 포격 장치에 손을 대고 정신을 집중했다. 필요한 건, 불과 물, 설탕. 물엿은 없어도 돼.
니네들이 원하는 게 이거라고?
내가 못 가지면, 너네도 못 가져. 그리고...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어!!"
아, 방금 말은 좀 얀데레 같았나? 아무튼, 한 대의 포격장치가 시럽으로 변해 녹아내리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면, 스스로의 점프력을 믿고 다음 신형 수트를 향해 도약하였을 것이다. 실패했다면, 될 때까지 수트에 매달린 채 연산을 거듭할 것이고.
저 깡통 빨라 너무 빨라............... 숨이 턱에 차도록 따라가다 망연자실해진 서연이었다. 내 폰!!!!!!!!!! 이래서야 위치 추적 장치를 켜 둬 봤자잖아;;;;; 위치 추적이 문제가 아니라 폰이 없으면 당장 내가 곤란해 내가!!!!!! 이걸 어째??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리라 팔찌 믿고 맞으면서 버텨 볼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환장하겠다고 뒷머리를 마구 긁는데, 인이어로 부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몰아쉬던 숨에 깊은 한숨이 더해졌다. 무슨 일을 겪으셨는지 기운은 1도 없으신 거 같지만, 무사하시구나! 파워 슈트한테 폰 잃고 부장한테 화풀이하는 것처럼 인이어에다 투덜거리는 서연이었다.
" 아, 진짜!! "
" 저지먼트엔 이승 탈출 넘버원 희망자가 왜 이렇게 많아요??! 덩달아 수명 단축 될 거 같잖아요!! "
부장이 무사하시니 온 목적은 달성인 것도 같지만, 아니, 잠시만. 부장만 응답하고 나머지는? ...여태 아무도 안 나왔다면 뻔하네. 리버티랑 여전히 전투 중. 태진 선배 말씀이 맞았다...수박;;;;;
그럼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철현 선배는 확성기를 이용해 주민들의 힘을 빌려서 수정들을 옮기고 있다. 저걸 거들어야 할까? 모르겠다. 혼란스럽다. 갈피를 잡지 못해 서연은 은우에게 물었다. 지친 티가 역력해 이래도 되나 망설여졌으나 정말 모르겠다.
" 부장. 어디세요? "
" 제 폰의 위치 추적 장치를 파워 슈트에 넣고 따라가면 리버티의 본거지를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놓쳤어요;;; "
" 죄송해요. 파워 슈트에 매달려 있었어야 했는데;;;; "
그래도 혹시 몰라 파워 슈트의 위치는 워치로 확인해 본다. 위치는 파악할 수 있게 해 줘 제발;;;;
추락, 낙하, 진정한 자유……. 태오는 떨어짐과 동시에 속내를 들었다. 왼쪽, 오른쪽, 그리고 위……. 시시각각 변하는 위치 탓에 저것이 움직이는구나 쉬이 알 수 있음과 동시에 눈을 홉떴다. 공중에서 몸이 묶이고, 케이스를 휙 뒤에서 앞으로 옮겨 메더니만 버튼을 눌러 딸깍 열어버린다. 보기만 해도 위협적인 총신과 함께 태오는 스코프를 빠르게 조정했다.
"올리지 말고 좀 내려줘요. 건물 중앙. 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번개의 출력으로 이동하는 듯싶어요……."
그리고 구름의 소리에 집중하지 않았다. 데 마레는, 어떻게든 될 것이다. 어떻게든……. 어떻…….
태오는 망설이지 않고 한 발 장전하고는, 그대로 집중했다. 심중의 소리가 들린 곳의 좌표를 혜우와 한양이 들을 수 있도록 인이어를 통해 중얼거리고는, 그대로 겨누며 격발하려 들었다. 다리, 머리, 손, 발, 어디가 되었든 상관 없다. 동시에 다시금 인이어로 상황을 보고했으리라.
파워슈트에 제 폭발이 먹혀 들어간 건지. 더 이상 레이저를 쏘지 못하는 것에 위험한 상황을 하나 넘기긴 하였지만. 두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는 이상 지금의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 없는 것이다. 발사되는 미사일에 깜짝 놀랐던 금은, 달리 아무 이상이 없는 것에 의아한 표정이 된다. 불발일까. 아니. 도발하듯 말하는 그 둘의 반응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무언가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알아챌 수 없다는 것에 짜증 난다는 듯 눈가를 찌푸리던 금은 발화 에너지를 여러 포인트에 모아 넓은 범위에 터트리려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