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쯤에서 캡틴도 이야기를 하자면.... 캡틴은 언제나 모두의 행동에 제약을 건 적은 없어요. 다만 그 이후에 나오는 판정에 대해서는 그 행동을 한 이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대체로 제가 모카고 R1을 할 때도 느꼈고 다른 모카고 시리즈를 할 때도 느꼈지만 보통은 안 좋은 판정을 내리면 거기에 또 고통스러워하거나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냥 대체적으로 캡틴은... 위험할수도 있는 것에 대해서는 '권장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가이드를 하고 있어요.
그래도 괜찮다면야 도전하는 것은 자유라는 것만 이야기를 할게요! 어쨌든 데플은 없으니까요.
>>16 캡 제가 situplay>1597047093>977에서 여쭌 거에 대해서 캡께서 situplay>1597047093>984와 같이 답변 주셔서, 저는 블랙 크로우 아지트에서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하는 건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만, 아지트 근처로 접근만 해도 플레어가 나온다고 하시면;;;;;; 이건 하면 안 되는 거네요. 저 혼자 훈련 레스 쓰려던 거면 상관없는데 합동 훈련 해 보겠다고 일 벌인 터라 제가 여러모로 낯이 없습니다. 아무튼 알겠습니다.
@청윤주 @영희주 @새봄주 제가 캡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여러 번 번거로움을 끼쳤습니다. 죄송합니다.
>>31 캡 그런 상황이군요👀👀 제가 말귀가 많이 어두웠네요. 무슨 말씀이신지 이제야 이해했습니다.(닭머리)(긁적) 근데 서연이 혼자 조사가 가능하다면 차라리 시도를 해 보겠습니다만, 부장님이 단독 조사는 허가하지 않는다고 들었고, 단독 조사가 아닌 한 다른 분들께 민폐가 될 여지가 있을 거 같으니 관둘게요^^;;;;;;;;;;
>>47 리라주 어서오라구>< 그치그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리라주야 맛잘알>< 이번 훈련을 매개로(?) 리라가 새봄이가 정인쌤한테 감정이 유다른 걸 알아챈다거나 그래서 타이밍을 잡아볼 수 있을지도! 히히 헉 슈퍼아이돌이 찍어주는 인생샷 이건 무지 기대되는걸>< 아마 훈련레스는 가까스로 자정 전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니 반응은 편할 때 부탁한다구!><
>>42 >>46 으아악 둘 다 괜찮아?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다 자외선 때문이다 ㅠㅠㅠㅠ
>>50 에이 뭘~ 서연주는 상황 이해해보려구 애쓰기만 했는걸! 나도 보면서 헷갈렸구...ㅠㅠㅠㅠㅠㅠ(토닥토닥토닥)
일전에 우리 연구소에 왔던 CCTV 개발팀장이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연산을 최소화하면서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해 보란다. 뭔 소리야? 연산을 안 하고 어떻게 능력을 써? 연산을 적게 할수록 능력의 효과는 떨어진다는 건 상식 아닌가? 시키는 대로 하면서도 황당해서 물었더니, 사각지대 없이 상시 발동하는 CCTV를 이론적으로는 지금도 제작 가능한데, 그 CCTV의 배터리가 얼마 못 간단다. 당연하지!! 상시 풀가동하는 기기가 무슨 수로 오래 가기까지 해? 무한 동력이라도 있지 않고서야...!!! 무한 동력 생각을 하다 보니 뉴트로미니컬 에너지 생각이 또 났다. 리버티가 아무래도 그걸로 인첨공 작살 낼 작정인 거 같은데. 그거 어떻게 못 막나? 새삼 심란해졌지만 당장은 답이 나오는 게 아니라, CCTV 개발팀장의 요구에나 충실했다. 하다 보니 CCTV 개발팀장이 바라는 바를 구현하려면 최대한 고레벨 사이코메트리스트를 섭외하는 게 좋겠다고도 했다. 5레벨 사이코메트리스트라면 내 수준의 사이코메트리도 상대적으로 힘 안 들이고 할 수 있을 테니
어 음 잠깐만 리버티 애들 가사상태로 만들어서 빼돌리는 건? 전투를 최대한 화려하게 연출해서 관측이 어렵게 만들고 리버티 측에 상당한 대미지를 넣는 것처럼(실제로도 그에 준하는 만큼 때리고) 해서 거의 죽은(듯이 보이는) 리버티 애들 몸뚱이 빼돌려서 크리에이터의 안전가옥에 가두거나 하는 건?
>>53 태오주 캡께서 >>55에서 1이 아니라고 하신 건 강수연이 항복 안 한다는 의미 아닐까요(먼눈) 근데 갠적으론 2도 아닐 거 같아요 캡께서 아라와 민우가 플레어한테 살해하기 전에 한 턴 정도는 남겨 주실 거 같달까요 글고 둘 다 살해당할 때까지 코뿔소들이 적절한 조치를 못 하면 코뿔소들도 전선을 이탈하게 될 거 같달까요^^;;;;;;;;;
>>54 여로주:3 어서오세요오오오오 >< 일정 조정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자유를 누리세요!!!!
>>63 새봄주 양해해 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오 (그랜절) 근데 중간중간 말 바꾼 건 저니까 다음부터는 반드시 달리 해석할 여지가 1도 없는 확답을 받은 뒤에 제대로 제안드릴게요
>>66 >>78 영희주 중요한 교훈이네요... 크림은 치약 옆에 두지 말자 아, 그렇군요. 하기야 참여자가 많을수록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 너무 꼼꼼하게 정하는 게 오히려 독이겠네요...
>>82 혜우주 와우!!! 좋은 생각인데요 그거?? 혜우주 지니어스!!!!
>>86 한양주 어 그러고 보니 비슷한 언급 하셨던 거 같기도 하고. 역시 한양주도 지니어스... 천재 많다 우리 스레 @ㅁ@ (엄지척)
팔 두쌍으로 머리채를 휘어잡고 있는 험상궂게 생긴 하늘색 더미와 힘겨루기 중인데도 그녀는 태연하게 농담까지 하고 있었다. ...물론 누가 봐도 우락부락한 기계로 이루어진 대상에게 이정도로 대응할수 있는 것도 그녀가 더미의 머리를 붙잡고서 방해공작을 일으키고 있기에 가능할지도 모르는 이야기지만,
[기어코 도색을 그걸로 한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깔 죽이잖슴까?" [그냥 죽을거 같은데...] "유라는 낭만을 모르네여..." "그러게~ 모름지기 팔팔한 학생이라면 한번쯤은 만화 속 캐릭터랑 싸우고 싶었던적이 있지 않았겠니?" [아니, 대체적으로 상상만 할뿐이지 그걸 직접 하진 않거든...] "어머, 다른 곳이면 몰라도 충분히 기술력이 받쳐주는 이곳에서까지 그걸 사양한다고?" [그... 만화 캐릭터에 대한 존중의 의미도 있거든...] "그런거 치곤 어떤 장르는 괴생물체를 못괴롭혀서 안달이던데여?" [...그 얘기를 여기 같은 연구소에서 하면 무섭거든...]
표정이 점점 험상궂게 일그러져가며 더미를 노려보는 그녀의 모습은 상당히 우스꽝스러웠지만, 어쨌든 더미의 머리부분에서 조금씩 스파크가 일어나며 자세가 불안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선 서서히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처럼 보였다.
[가끔 생각하는 건데, 쟤만큼 '사서 고생하는' 타입도 드문거 같거든...] "어머, 가끔 생각할 정도니? 난 매일 그렇게 생각하는걸?" [그거야 선생님은 나보다도 쟤를 오랫동안 본데다 일단은 부모 대리인이니까...] "그-런걸까~? 원래 너희같은 나잇대 애들은 곧 죽어도 친구를 더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니?" [애초에 친구가 별로 없고, 그정도로 철없지도 않거든... ...그것보다 선생님, 점례 말투 옮았거든.] "그-런건가!" [......]
>>0 머릿속이 새하얗다. 샤를리아, 라고 했던가? 그 연구소 테러 소식 듣고 나서 머릿속에 들어오는 게 하나도 없다. 그래도 아주 최소한의 비상전력 정도의 역할을 하는 정신은 있었는지, 이삼 연구소에서 긴급호출 받은 건 듣고, 최대한 빙 돌아서 약속장소로 갔다. 뒤를 밟힐 수도 있으니까. 소장님 선생님들도 샤를리아 참사 소식을 접하셨는지, 우리도 일종의 대피...를 할 거라고 했다. 대외적으로는 잠정 폐업이고, 소장님 소유의 부지 아래에 만들어둔 쉘터로 대피해서, 거기서 앞으로의 일을 논의할 거라고. 그리고 대피는 우리 연구소 소속 여러 능력자들의 협력 하에 비밀리에 이루어질 거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꽤 중요한 일을 맡았다. 밖에서 쓰레기 등 쓸모 없는 물건들을 조달해오면 그걸 식품으로 만드는 거다. ...솔직히, 소장님도, 휴가 갔다가 급하게 복귀하선 내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나, 다른 연구원 선생님들도 너무 침착하셔서 놀랐다. 우리 중에 리버티에 동조하는 애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나도, 솔직히... 걔네들같은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그리고 솔직히, 이대로 폐업하고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게 더 안전할텐데. 왜 연구소를, 훈련생들을 버리지 않고 함께 대피하려고 하시는 건지. 회의가 끝나고도 도저히 알 수가 없어, 공지를 마치신 소장님을 부르며 서둘러 다가갔다..
"소장님!" "어, 새봄이. 뭐냐?" "그게..."
묻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 그 뉴스를 보고도 가시지 않은 충격, 그런 것들로 인해 머리가 새하얘졌다. 그래서 그냥 심호흡을 했다. 연구소 내 상담센터에서 배운 리듬으로. 소장님은 의외로 그런 날 잠자코 기다려주셨다. 그래서, 무작정 물었다.
"...왜, 우리들까지 같이 대피해요?"
"? ...대피 안 할래? 그럼 너 어디서 살게?"
"그게 아니라요~ 그... 이번 테러, 범인 집단이 어떤 집단인지, 소장님도 아시잖아요. ...우리 훈련생들 중에, 그 놈들이랑 한패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그게 저일 수도 있는데... 왜 소장님이랑 선생님들만 안 피하시고 우리도 같이 대피...시켜주세요? ...그냥, 진짜로 폐업하시고... 다른 직업 가지시면 안전할 수도 있잖아요..."
물어보는 게 맞았을까? 정작 물어봐놓고, 막상 대답을 들으려니 긴장돼서 고개를 떨구려니, 머리 위로 소장님이 특유의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너 테러범이야?"
"네? 아뇨! 저 저지먼튼데요! 그런 놈들이랑 싸우는 게 제 일인데요!"
당황감에 목소리가 높이 튄 나와 달리, 소장님은 평소처럼 뚱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럼 됐지,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나도 똑같아. 테러범이 인첨공에 있는 연구소란 연구소는 다 조질려는 것 같고, 이대로 있으면 ㅈ되니까 대피하는 거지. 그리고 테러범도 언젠간 잡힐 거 아니냐? 그랬는데 진짜 폐업해놓으면 쌤들은 뭐해서 먹고 살아, 평생 이 짓만 해왔는데. 그리고 테러범이 지X한다고 찐으로 폐업하는 거 자존심상해서 싫다."
".....하지만."
"그리고, 너나 애들이 우리 죽일 거면 옛저녁에 죽였겠지. 뭐, 냉정히 말해서 너네들이 합심해서 우리 죽이겠다고 덤비면 쪽 못 써, 우리. 그건 맞아. 근데 니네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니잖냐? 그래서 나도 나 꼴리는 대로 하는 거야. 남아계신 쌤들도 하고 싶은 게 나랑 똑같아서 남아계신거고." "그러니 너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안 그래도 어려운 거 많은 세상에 어려운 거 늘릴 일 있냐."
그 말에, 뭔가 울컥하고 북받쳤다.
"...죄송해요."
"음? 10만원 건이라면 너도 억울할 만 했..."
"그, 그거도, 그건데요. 저도, 실은... 저 테러범들이랑 비슷한 마음 먹을 뻔 했었어요... 그, 선하, 죽었을 때..."
"...음."
"근데, 그러고 싶다가도... 지내다 보니까, 소장님이랑 쌤들이랑... 선하, 일부로 그렇게 만드신 거 아니고, 사고였다는 것도 알게 됐고... 선생님도, 소장님도, 윗대가리들한테는... 저희랑 같은 입장이시라는 것도 알게 됐고... 또, 제가 사고치면... 뒷수습해주시는 건 언제나 소장님들이었다는 것도 알아요... 근데, 그렇게 마음 먹은 게..."
눈물도, 울음도 주체하지 못하고, 껄떡껄떡 숨을 들이키며 가까스로 말을 이어가던 중,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내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 마음, 지금도 있어?"
"아뇨..." "선생님도, 소장님도, 애들도... 죽는 거 싫어요. 뉴스에서 본 것 처럼 되는 거 싫어요..."
그 뒤로는, 음. 그냥 마음속에서 뭔가가 툭 터지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목 놓아 울어버리고 말았다. 소장님은 아무 말씀이 없으셨고, 선생님은 말없이 내 어깨를 다독이다가, 넌지시 내 이름을 불렀다.
"새봄아?"
"네...?"
"너 30분 뒤에 정인쌤 커리큘럼 아니니?"
"으악, 맞다!!"
눈물이 쏙 들어갔다. 나는 허겁지겁 얼굴을 닦고 가방을 챙겨들고 반은 인사고 반은 비명인 괴성을 지르며 뛰쳐나갔다다.
아무튼 3학구&4학구 연구소들이 위협을 안 받고 있냐라고 묻는다면..리버티 들어가겠다고 연구원의 목숨을 노리는 이들은 있기야 하지만 그렇다고 리버티가 딱 찝어서 공격하는 것은 아니에요. 딱히 리버티의 메시지도 못 받았고요. 하지만 일단 저렇게 만들어놓고 4시간의 유예를 줬으니까 그 동안에 막 연구소 소식을 듣고, 자신들의 정보망으로 이것저것 들어서 위협을 느끼고 경계를 할 수는 있을테니..훈련 요소로 써도 괜찮아요!
@리라주 정신없이 리라 언니네 연구소에 도착해보니, 다행히 지각은 아니다. 휴! 다행이다. 늦었어도 사과하고 전보다 더 열심히 커리큘럼 받는다...는 대책이 있긴 하지만, 약속시간 지키는 건 매너니깐 말이지~ ...근데 나 얼굴 완전 잉어킹 주둥이 세개 달아놓은 몰골일텐데... 수치스럽지만 어쩌겠어, 지각은 면한 걸 감사히 여겨야지. 궁여지책으로나며 못 다 버린 영수증 두개를 구겨 얼음으로 만들어 눈을 식히면서 들어갔다. 큰 소용은 없었겠지만, 안 한 것보단 나았겠지. 얼굴은 어쩔 수 없어도 목소리는 내 맘대로 낼 수 있으니까, 쾌활하게 인사하며 훈련실에 들어섰다.
"쌤, 안녕하세요~!"
아, 부은 눈으로 봐도 설레네. 아니지, 신새봄. 공과 사 구별해. 지금 넌 훈련생으로 와 있는거지 짝녀 꼬시려고 온 게 아니다. 느슨하게 풀리려는 뇌에 힘을 주며, 정인 쌤이 알은 체를 해주면 이렇게 말할 거다.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훈련은 잘 끝났다. 걱정했던 거완 달리, 연산 중간에 뉴스 생각이 나서 훈련실 벽이 반죽으로 덕지덕지 되진 않았다. 어떻게 보면, 커리큘럼에만 온전히 정신을 집중하는 게 일종의 명상 역할을 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기분도 조금 나아진 것 같고, 소장님 말씀도 좀 생각이 났다. 내가 원하는 걸,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 지금은 그게 최선인 것 같다. 그래서 소장님이나 남아계신 선생님이나 차분하셨던 것 같고. 그래서,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훈련을 다 마치고, 커리큘럼이 끝날 때쯤이면 늘 그랬듯이 "고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한 뒤, 조금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다.
"저... 쌤!" "...저, 내일도 커리큘럼 나와도 되나요?"
사실, 제일 묻고 싶었던 건 이거였다. 뉴스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인첨공의 모든 연구소가 비상이 걸렸을 것 같다. 제 연구소도 원래 그렇다. 저는 비록 이 연구소 소속은 아니지만, 뭔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있으면 돕고 싶다. 그런데 저 질문이 갑자기 왜 튀어나왔는가 하면, 앞서 말했듯 난 이쪽 연구소 소속이 아니다. 연구소 끼리의 협력이긴 하지만, 외부학생이라는 거다. 어쩌면 연구소 소속 학생보다도 더 의심스러울 수 있는 인물. 그래서, 내가 정인쌤한테 커리큘럼을 앞으로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 확인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든 말든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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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캡 응 그래서 임의로 설정했어>< 근데 물어봐서 이런 거 내가 정하면 안되는 건가 깜짝 놀랐네 ㅎㅎ;;;; >>184 리라주 맞아맞아 그래서 내가 정인쌤한테 폴인럽>< 한거 아니겠어! 히히 (특히 중세 에유에서 찐 댄버스 된 정인쌤 맛있었 읍읍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리라주가 응가 마시멜로에 찬성햇다!!(날조 그리고 써와봤다>< 히히 새봄이는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길어졌는데 편하게 반응해주면 고마워!
웹박수로 정보를 조금 더 많이 풀어주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왔는데...
일단 이 관련 이야기를 드리자면... 정보를 푸는 것은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바로 해소시킬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차후 전개의 스포일러 요소가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차후 전개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것은... 조금 클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은 일부러 답을 안하고 있답니다! 이를테면 챕터3에 와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리버티'는 사실 챕터2에서 처음으로 언급이 된 이들이에요. 그때도 제 기억이 맞다면 리버티가 대체 뭐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있었거든요. 이런 이들이라고 제가 미리 답을 해줬다면 챕터3의 임팩트가 엄청나게 줄어들었을 거라고 캡틴은 생각해요.
일단 제가 기본적으로 풀지 않고 아끼거나 답을 회피하는 것들은 차후 전개와도 연관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물론 너무 궁금해서 당장 알고 싶을수도 있지만... 차후 전개에서 풀리는 것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한답니다! (꾸벅)
벌써 네 번째다. 지금까지 이 멘트가 나오면 끊고 다시 걸었지만, 태오는 핸드폰을 귀에서 뗄 수 없었다. 기분 나쁜 삐 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태오는 10초 남짓 침묵하다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리버티가 기어이 일을 쳤다. 연구소 하나가 소멸되고, 의견 표명을 하지 않은 연구소가 다음 타깃이라 선포했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졌다. 데 마레도 그중 하나였다. 대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손 쓸 도리 없이 전부 소멸시킨다니. 태오는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다, 불현듯 떠오른 사실에 고개를 들었다.
─ 오늘은 희야가 이겼어요, 이 빡대가리 필멸자야. 혜우랑 하얗고 말랑말랑한 인간은 희야 차지지롱.
"……하, 하하…… 하, 하하하하-"
영원할 것 같던 웃음 소리가 뚝 끊기고, 태오는 있는 힘껏 핸드폰을 책상에 내리찍었다. 손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 같던 핸드폰은 장갑과 믿을 수 없는 악력에 액정에서 쩍 소리와 한끼 금이 가며 튀어나갔고, 벽에 부딪쳐 메인보드까지 박살이 났다. 동시에 태오가 테이블 위를 팔로 거칠게 쓸자 그 위에 있던 물건이 모조리 바닥으로 떨어지며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방을 채웠다. 어여쁜 조화를 담아둔 꽃병은 파편이 방 모든 곳에 튀었고, 손에 잡힌 재떨이는 어딘가로 날아가 산산조각이 났다. 그걸로도 모자랐던 건지, 태오는 한참이고 방을 휘젓다가 우뚝 멈춰섰다.
거울 속의 자신과 눈이 마주친 탓이다.
태오는 비틀대며 걸었다. 비틀대는 움직임이 취객보다 몇 배는 더 위태로이 휘청대더니만, 깨진 꽃병 조각을 밟은 나머지 발에 피가 스미고, 핏자국이 족적으로 남았다. 고통 따위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태오는 화려하고 긴 옷자락을 휘날리듯 비녀를 빼들더니, 그대로 역수로 쥐어 거울을 몇 차례고 내리 찍었다. 꿈쩍도 안 하던 거울은 태오가 비녀를 쥔 주먹이 쑥 내려가 거울을 후려칠 정도로 강하게 내리찍자 쩍 소리가 나더니 우수수 파펀이 되어 쏟아졌다. 장갑이 찢어지고 손이 베여 붉은 잔상이 손아귀를 적셨다. 태오는 유리 파편이 가득한 자리에 앞으로 고꾸라지듯 주저앉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메트로폴리스, 태오를 위해 준비된 방은 거대한 이무기가 휘젓고 간 것처럼 난장판이었다. 태오는 그 방 구석에서 자신의 얼굴을 긴 손가락으로 덮어 가렸다.
"라바나." "불렀어~?"
방을 박살내는 것을 구경하고 있던 여성은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허리를 숙였다. 태오는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난장판을 친 탓인지 쉽게 일어나지 못했고, 그런 모습을 '주인님도 이렇게 성질 더럽진 않은데' 같은 생각을 하며 지켜보던 라바나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도련님은 직접 가서 구할 수도 있잖아. 일어날 수 있겠어?" "나 못 가."
못 가. 머리가 아파. 태오는 한 마디로 말을 끊고 천천히 숨을 고르더니,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애새끼들 풀어." "애새끼라면……. 뭐, 좋아~ 다녀올 테니까 힘들면 주인님한테 연락해~! 라바나 부재중이니까. 알겠지?" ─ 어라~ 아이를 풀어도 되는 건가……? 거기 사람들은 애들 좋아해서 지키려다가 큰일나는 거 아냐……? 뭐, 도련님 큰 뜻이 있겠지. 도중에 싸움 나면 나야 좋고. 재밌겠다.
라바나는 아주 잠깐이지만 대답을 망설였다. 그렇지만 쉽게 수긍하며 자리를 떴고, 태오는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 문이 닫히고, 태오는 그대로 얼굴 가죽을 뜯어낼 듯이 꽉 붙잡은 채 고개를 깊게 숙였다.
리버티가 일을 쳤다. 가엾은 아이들이, 인첨공의 피해자들이 결국 인간의 선을 넘었다. 보살펴야 할 아이들이, 결국 어떻게 보면 누구보다 절박한 아이들이 자신을 믿고 편이 되어줄, 혹은 안식처가 되어줄 사람을 저버리고 최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주인의 손을 떠나 미천한 신세로 전락한 들개들이 무리를 짓는다. 아가리를 벌려 주제도 모르고 물어 뜯으려 든다. 그 이빨을 죄다 뽑아내면 문 것이 잘못이냐 짖어대다 꼬리를 말 녀석들이 나의 모든 것을 또 뺏어가려 든다.
"신데렐라."
데 마레의 연구 자료도, 혜우도, 성운이도, 선지자도, 내 데이터도, 나의… 그들은 모두 앗아갈 것이다. 신데렐라처럼 허망하게, 다시는 찾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쥐고자 했던 모든 것을 짓밟고 나를 내려다보겠지. 태오는 몸을 바싹 웅크리며 손으로 눈을 짓눌렀다.
"싫어, 신데렐라. 싫어……."
신데렐라처럼 잃고 말 거야, 결국 그 빌어먹을 바깥놈들로 하여금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어버릴 거야, 그 존재들은 절대 면죄부를 주어선 안 돼. 내가 가장 아끼는 것을 빼앗을 거야, 안 돼.
"……."
태오는 눈을 후빌 듯이 손톱을 세우며 몇 번이고 신데렐라를 중얼거리고, 싫다고 절박하게 속삭이다가도, 우뚝 멈추고는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리더니, 이내 손을 떼어냈다. 새붉은 피 묻은 얼굴, 동그란 눈이 두어 번 깜빡이다, 저도 모르게 눈을 내리감고 송곳니를 드러내며 난장판이 된 피범벅의 방에서 말갛게 웃어버렸다.
>>229 약간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혜성이 혼자서 이것저것 하는 게 많은만큼 스스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든 뭐든 사태 자체를 그냥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바라보려는 경향이 심해진듯. 좋은거라면 좋은건데 이게 누군가한테는 썩 좋게 보이지 않을거라는 것도 있지. 아니 근데 자연스럽게 비사문천이랑 금이랑 크게 엮이면 주저없이 나설거라는 거에 웃었음. 맞말일지도 모르겠다. 이혜성한테 저지먼트는 자신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있기도 할것 같고 암튼 헛소리에 반응해줘서 땡큐임.
당신들은 케이크를 아주 예쁘게 잘 만들었답니다. 저는 그 케이크를 만드는 데에 아주 큰 기여를 했어요. 하지만 저는 보기만 해야 했지요.
그래서 저는 선물을 보내기로 했어요.
그것은 케이크에요. 제 작은 기억 속에서 케이크는 조각으로만 존재했었어요. 하지만 매체에서는 커다란 케이크도 보여줬는걸요. 저주스럽다는 말을 하던 이들도 제가 내려놓은 것을 보고는 말을 잇지 못할 거에요. 정말 커다란 케이크니까요? 모든 것을 제가 갈라서 나눠줄 수 있답니다. 오늘의 제 특권이지요. 정말 기쁜 일이에요. 잃어버릴 생일의 만찬과도 같을까요...? ㅇ...!!! 죄송해요. 잘 들리지 않아요.
그럼 케이크를 누구에게 나누어줄까요? ...? ...? .....? ...? 아. 너무 많으면 많았지 적을 리가 없지요... 산산조각 내 뿌리면 모두가 그것을 원할 거에요..
케이크에 칼을 가져다대는 듯한 표정이 무척 진지합니다. 조금은 힘드네요... 모두에게 한 조각씩 들려주고 싶었는데 말이지요... 그건 어려우니까. 크림이라도 묻혀가는 거에요.
그리고 모두가 만찬을 즐기고 갈 곳으로 돌아가면 이 곳에는 저 혼자만이 남을 거에요. 그리고 이 또한....
케이크를 모두에게 나누어준 뒤. 그 중 하나는 어떤 곳 입구 앞에 그것과 함께 서 있다가. 그것이 케이크 위에 불이 붙은 초를 훅 불어 끈 뒤 그 케이크를 든 사람만이 그 앞에 남아 있게 되었답니다. 띵동. 깜짝 선물이랍니다. 좋은 곳, 나쁜 곳, 그 모두가 산산조각난 케이크 덩어리들을 먹어치울 날이 온 것이랍니다. 그 엉망이 된 케이크와 함께 그런 곳에 흩어져 간 이들은 대부분 얼마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라는 일이 있었을까요? -글쎄요. 믿기 어려운 일이지요? ─당연하답니다.. 남은 것이 존재치 아니하니까요...
오 성운주 썰도 맛나네잉 하긴 밀려난 토착신이면 척살 당하고도 남을테니까 숨어든 성운이 보고 세상물정 모르는 혜우가 신의 자비가 필요하신 분이신가요 하고 슥 다가오는데 눈가리개 하고 있어서 성운이 모습 못 보고 그냥 치유해주려고만 함 알고보니 혜우를 장막 같은 곳 뒤에 숨겨놓고 교단의 교주가 행사하는 척 치유술 쓰는게 그 교단의 수법이었던 거임 혜우는 그냥 그래야만 한다고 배우면서 자라서 (천씨 집안에서 홀대받고 자랐듯이) 그냥 진짜 아무 의도 없이 순수하게 힐해주려고 다가가고 그럴거 같음
>>256 아무리 슥하고 사라져도 아픈 건 아픈 거니까요... 물론 그것은 단순히 고통이 아니라 혜우 나름의 자신을 다잡는 방법일 테고, 성운이도 이젠 그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게 못내 마음에 짚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성운이 천성이네요. 말씀하신 대로 성운이가 자기 목덜미 내밀며 이걸로 대신하라는 것도 좋은(끌려감2)
어 이쪽은 악마와 수녀 사이의 대립이나 유혹같은 거 없을 것 같다고 쓰려고 했는데 문득 이쪽 성운이가 혜우를 안락한 말로 구슬리고 주교를 홀려서 자기 교단을 다시 만들어버려서 악마에서 신으로 되돌아가려고 하는 전개 생각낫서요 (이마탁) 그런데 이미 악마화된지라 신이 된다고 하더라도 악신이 되어버리는 (결국 뇌절을 참지못함)
>>258 아마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면 사라질 듯한? 기질이긴 한데 그 전까진 극한의 스트레스 받으면 쩔수 없다 성운아... 하 리버티놈들 요즘 재활 잘 하고 있었는데(?)
악신 되어버리는 성운이도 넘모 좋구만 근데 이제 혜우를 구슬리려는데 뭐 갖은 유혹 쓸 것도 없이 진짜 소소한 걸로 기뻐하는 모습 보여서 더 감기게 해버릴듯 꽃밭이 보고 싶다던가 바다에 가보고 싶다던가 밤하늘에 뜬 별이 보고 싶다던가 주교 신도 다 홀렸는데 혜우만은 끝까지 순수하게 남아서 성운이를 신으로 섬김 아이러니하게도 이 신심 하나 덕분에 성운이가 전무후무한 악신으로 거듭나게 된다던가 라는 내용의 라노벨 없나요(???)
>>260 무슨죄무슨죄 리버티놈들한테 물을것이다. 하 이 못말리는 급식들...... (분노를 씹어삼킴)
>>262 >>>갖은 유혹 쓸 것도 없이 진짜 소소한 걸로 기뻐하는 모습<<< >>>혜우만은 끝까지 순수하게 남아서 성운이를 신으로 섬김<<< >>>이 신심 하나 덕분에 성운이가 전무후무한 악신으로 거듭나게 된다<<< 맛이! 맛이! 맛이아주좋아!! (결국 광란.) 전무후무한 악신이라... 아마 제르네아스나 시시가미 느낌의 사슴뿔 난 자연의 신 같은 무언가였는데 웬디고와 이터니티(MCU)를 적절히 섞은 무언가로 변하지 않을까요
>>264 이걸 아쉬워해야되는지 다행이라고 봐야되는지 고민하느냐고 머리싸맨 도자기가 되어버렷. 이혜성이 찐으로 화내는 건 잘 안떠오르는데 처음에는 상황 파악하느냐고 굳어서 멍해졌다가 공허하게 슬쩍 미소 지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지? 근데 눈은 절대 웃지 않을 그런(흠) 금이가 기도하고 있으면 한발 뒤 긴 의자에 걸터앉아서 한번씩 속죄를 위한 기도문이라던가, 성경구절, 그것도 아니면 축복을 위한 기도문을 매끄럽게 읊으면서 금이 속 긁어대고 눈 마주치면 어깨 으쓱하며 모르쇠할 악마 이혜성. 막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아악 성운주가 계몽해버렷 아 이터니티 섞인 거 딱이다 원래 일개 토착신이었는데 신좌를 잃었다가 되찾는 과정에서 급이 올라가버린 외우주의 삘을 보라색과 흰색의 그라데이션으로 두르고 있을 거 같은 느낌 의외로 신념이나 사랑, 신심, 이런거 관장할거 같음 지키는 자에게는 유일한 성녀인 혜우를 통해 자비와 축복을 주고 어기는 자에게는 직접 단죄와 벌을 내리는 그런 살짝 이중적인 악신 오... 맛있다 맛잇어
적폐 추가하자면 그냥 사제복 아니고 금이 소속된 교회에서 성의로 모셔놓는 그런거 이거 입은 사제가 뭐 누굴 고쳤다는 둥 대단했다는 둥 그런 말 많고 사연 많은 물건이라 교회인들은 손도 못 대는데 혜성이가 대뜸 입어버리는거 그리고 말없이 금이한테 그 모습 보여주면서 사제가 할 법한 행동 같은 것도 해줬으면
>>278 크아아아악 정신을 잃어버림 이건 에유 하나 뚝딱이잖아 돌겠네 진짜 (이마 팍팍) 대뜸 입어버리고 축복 기도문 읊은 뒤 성호 긋고 아멘까지 냅따 해버리고 금이 바라보는 장면 스쳐지나감. 근데 바라보는 표정은 악마들 특유의 오만함이나 비웃음이 아니라 담백해야하는거지 캬
수경주야 내가 요즘 개인 떡밥이 떨어져도 반응을 잘 못한다.. 그래서 반응 못했어 미안혀. 조심히 귀가하길 바래
>>279 그거야 맞긴 한데 아니 그런데 이게 이혜성이 금이 속 박박 긁어대는 거 생각하면 이혜성도 좀 고생해야한다고 생각이 들고 (아이고 난) 도깨비의 분노가 분명하게 한방향으로 향했다<< 같은 서술이 떠오름(?) 옆에서 기도문 읊으면서 애써 무시하던 금이가 >>278 이거 보고 굳어버려도 좋을 것 같지
>>292 수녀복 좋은것 사실인데 어째서?!?!?! 수경이 수녀복 좋은것 사실인데??(???) 괘념치 마시고 마음껏 말씀해주세요. 그런 눈치 준 적 없고 앞으로도 주지 않을 것이며... 제가 반응을 안한건 안한게 아니라 아마 다른 분들 글 읽다가 수경주 레스를 놓쳐버린 것일 거에요 👀👀👀
>>291 진짜 장면만으로는 전설의 성자가 돌아온 것 마냥 성스러운데 실은 악마래 이거 진짜 매워도 못끊는 엽떡 같은 맛도리거든요
>>292 에엥 그럴리가 없나 수경이에다 케이스랑 안데르도 입혀보자 수녀복으로 응
>>293 잘은 아니고 대충 개념 몇개만 기억나서 ㅋㅋ 조만간 스토리만 정주행 해볼까나 아 디멘시아... 글네 맞네 아 이걸 이제 깨닫네 걍 다른 차원에 있는 존재라서 디멘션을 일케 작명한 건가보다 했는데 이런 나멍청이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해 남겨둔<< 이게 또 증말 미식이그든요 왠지 성운이가 악신화 한 후에는 본모습 안 보여주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적폐가 듬 네가 좋은 것만 보길 바란다면서 본모습일 땐 눈가리개 씌울 거 같음 토착신일 때는 그래도 그 신의 옛모습이라도 남아있으니까 덜 그랬을 거 같은데 악신일 때는 이 모습을 보고 떠나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 분명히 할거 같음
>>312 (뽁실뽁실) (털골라주기) 아뇨, 엄청 푹 자고 일어나서 따로 눈 붙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이번주는 이대로 초패스트 수면 메타인거에요! (하지만 이제 금요일이죠) (스토리진행 때문에 곧 깨질 패턴입니다) 아침밥이나 좀 먹으려구요. 햄이랑 계란 구워다가...
거지같은 출근 (하기싫음) 헛소리 일발 장전 왱알. 이혜성이 지금 캡틴 모드와 저지먼트 모드가 오락가락하고 있는데 한번쯤 스트레인지에서 인지저해 프로그램 켠 상태로 가면 쓰는 것처럼 얼굴에 손 대면서 캡틴모드 온 하는 그런 쓰잘때없는 모먼트 같은 거 상상함. 헛소리 왱알.
>>327 태오주 으에에에에 @ㅁ@ 반응 감사해요오오오 >< 저렇게 서로 기대서 자는 거에 로망 있어요 히히~☆ 마레는 괜찮겠죠? 태오 선배나 혜우나 똑똑이라 민우 속마음 읽었을 때부터 대비했을 거 같고 말싸움에선 절대 안 밀릴 사람들이고 만에 하나 인명피해가 있다 해도 혜우가 치료할 수 있고... 화이팅이에요오오오!!!
어제... 서연주가 말해주신 딜레마를 보았다.... 서연주는 저런 상황 즐기는게 분명해!!!!!!!!!!!!!!! (아님) 아무튼... 칼과 키링 중 무엇을 택할거냐 였죠? 아니 당연히 키링 아닌가!!!!!!!!!!!! 정붙인게 칼이라곤 해도 점례 닮은 키링을 어떻게 버려!!!!!!!!! (오열)
situplay>1597046989>531에서 새봄이가 찾은 검은 샹그릴라 있잖아. situplay>1597046989>840 에서는 <그 검은색 샹그리야말로 완벽한 완전체 샹그릴라> 라고 표현하길래, <진품 샹그릴라> 하나가 오박사 방에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서, 서연이가 사이코메트리로 정보를 얻는것 외에도 증상완화제나 치료보조제 개발에 요긴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situplay>1597047093>847에서 <진품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샘플>이라고 하고, 그 다음에 서연주가 <진품이 아닌 샘플이면 모형이냐>고 물어봤을 땐 situplay>1597047093>856에서 모형이 맞다고 하니까, 새봄이가 찾은 게 뭔지 내가 헷갈리는거야.
전에도 말했듯 새봄이는 모를 수 있어. 그런데 새봄이가 손에 넣은 게 뭔지 플레이어인 나는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야 그걸로 뭘 할 수 있을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런걸 할 수 있겠다 하고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일이 없으니까.
거두절미하고 하나만 물어볼게. 새봄이가 찾은 샹그릴라는 진품이야, 샘플이야, 모형이야? 샘플이라면 실제로 사용되는 샹그릴라와 성분이 같아? 아니면 말 그대로 겉모습만 흉내낸 모형이야? "부연설명 없이" 진품/샘플/모형이다, 와 긍정 아니면 부정으로만 대답해줬으면 좋겠어. 이번에 대답해주는 게 진실이라고 생각할게.
그리고, 난 캡이 정보를 많이 풀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그런데 풀어줄 거면 명확하게, 번복 없이 풀어주고, 조금이라도 내키지 않으면 그냥 알려주지 않았으면 좋겠어. 샹그릴라의 경우도 완전체다 뭐다 이런 말이 아니라 <검은 샹그릴라인데 진품 여부는 알 수 없다>고라도 고지하던지, 스토리 내에서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라도 있으면 좋겠어.
어떤 활동을 해도 될 지 안 될 지 물어볼 때도 마찬가지야. 어떤 이유로든 캡이 내키지 않으면 그냥 하지 말아달라고 했으면 좋겠어. 어떤 활동을 하려다가 그만두는 스토리 내적인 이유는 그 다음에 만들면 되니까.
>>14에서 <하지만 대체로 제가 모카고 R1을 할 때도 느꼈고 다른 모카고 시리즈를 할 때도 느꼈지만 보통은 안 좋은 판정을 내리면 거기에 또 고통스러워하거나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거든요.> 라고 했는데, 역대 모카고 시리즈에서 안 좋은 판정이 나왔을 때 싫어하는 반응을 보인 참치들의 심리는 다 다를 거야. 그래서 내 생각이 모두를 대변하지는 못하지만, 내 생각만 밝히자면, 참가자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결과는 캐릭터가 지는 게 맞아. 그런데 그 결과를 명확하게, 납득할 만하게 고지해주는 건 캡틴 몫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뭔가를 알려줬거나 허락해준 상황에서 번복을 꼭 해야만 한다면 아무 말 없이 말을 바꾸는 게 아니라, 번복하고 싶다고 양해라도 구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야. 답은 천천히 주고, 나도 오늘은 바빠서 시간 날 때 확인하고 대답할게.
일단 검은색 샹그릴라에 대해서는 그냥 샘플을 들고 '이것이 진짜 완전체 샹그릴라다'라는 느낌으로 상품 설명회를 하듯이 전화를 거는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아직 레벨3인 것도 있지만 제가 조금 애매하게 설명을 한 것도 있으니 이 점은 좀 참고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단 저는 말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먼저 조건으로 깔고 그냥 그 조사 상황을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맨 처음에 저는 '3학구 인근' 그러니까 아지트 인근 지역을 수색한다는 것을 요청받았고 2인 1조, 3인 1조라면 은우가 허락해줄 것이다...라고 했어요. 여기까진 은우도 세이프니까요. 말 그대로 블랙 크로우 아지트 근처까지 막 가서 조사를 한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 인근 지역을 수색한다는 의미였으니까요.
하지만 어제 거기서 더 나아가서 블랙 아지트를 수색한다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고요.
건물로 가서 직접적으로 사이코매트리를 쓰겠다고 언급하기도 했었죠. 그러면 이제 플레어가 나올 거라고 가급적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고요. 그리고 제가 이후에 낸 가이드도 인근 지역에서 파악하는 그런 것들로 제가 제시를 했었어요. 계단까지 가지 마라고 분명하게 이야기를 했고요. 거기까지 가면 플레어가 나타난다고요.
만약 은우가 '인근 지역'이 아니라 '아지트를 수색한다'라는 말을 했으면 그건 분명하게 거절했을 거예요. 은우가 허가한 것은 어디까지나 인근 지역이니까요. 지대를 사이코매트리로 읽어서 그곳으로 향하는 인물을 파악하거나 하는 등의 행동이요. 인근 지역과 아지트는 명백하게 그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에 대해서 저는 위험하다고 판정했어요.
이걸 일방적인 번복이라고 한다면...전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추가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어떻게든 비틀어서라도 좋은 판정을 주려고 노력 중이에요. 단지 블랙 크로우 아지트 근처까지 가는 것은 이제 플레어도 있고 홍서아도 지키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하는 거고요. 거기가 입구이고 허수학구로 들어가는 통로인데 거기까지 접근한다면 플레어가 가만히 있을리가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맨 처음의 '인근 지역'에서 '블랙 크로우 건물'로 구체화가 되었고 저는 그에 대해서 위험하다고 판정을 한 것이지. 처음 말했던 인근 지역을 수색하는 것은 막은 적이 없어요.
이것도 번복이라고 한다면.... 글쎄요. 역시 잘 모르겠네요.
덧붙여서 저는 안 좋은 판정을 작정하고 준 적은 없어요. 어떻게든 비틀어서 의미를 제공하고 좋은 판정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 앞으로 그럴 참이에요. 제가 저렇게 이야기한 저 사례는 직접적으로 말을 하면 그 분들에 대한 저격이 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은 못하고 그냥 예시를 주자면...
적 아지트에 가서 적들이 회의하는 곳에 들어가서 훌라댄스를 추고 그것 때문에 공격을 당했네. 어? 왜 공격을 당했지? 내 캐릭터 싫어하세요? 라는 느낌의 그런 안 좋은 판정들이었고... 그것조차도 불만을 가지는 이들이 소량 있는 것도 사실이었어요. 최대한 좋게 좋게 주려고 해도 도저히 안 되는 것도 결국 안 좋은 판정을 주는 것으로 불만의 목소리는 내는 이들이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냥 그런 것들도 모두 '위험할 수 있다.'라고 가이드를 하는 방향으로 가기로 한거랍니다.
...어쨌건 이건 제 기준이고... 아마 앞으로도 굳이 바꾸진 않을 것 같네요. 어쨌든 제가 진행하는 스레이고, 제가 다 짠 스레인만큼... 이 정도 권한은 저에게 있어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표현의 애매함은 좀 더 주의를 하도록 하겠지만... 일방적으로 번복했다라는 표현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전.
1. 나야 환영이지요 홀홀 물론 아기무너가 "커졌다가 작아졌어! 비법을 내놔요!" 하고 장난도 치고 "인간 친구야, 희야랑 눈사람 만들래요?" 하고 성운이한테 소매 팔랑팔랑하고 그러다가 궤멸 사실 접하자마자 "이치를 거스르는 실로 삿된 것들이니 조언자의 말이 맞구나." 할 것 같은데 감당할 수 있지...?
바란다면 햐가 무서운 것도 알려줄 수 잇을지두
3. 잇서요 예전에 오션스(라이벌인데 쪼끔 비윤리적임)랑 누가 먼저 도착하나 신경전 벌이다가 과속 딱지 뗀 적 있다는 뻘설정이 잇슴
>>373 그날을 위해 비명 단련하고 있는 중인데 목청 트여서 판소리 전공하게 생겼어(이러기) 무슨 소리야 하양말랑쟈근콩떡아. 이건 아기무너란다. 언젠가 커서 증기선에 교통사고 당할 녀석이지(?)
무서운 사실... 희야가 성운이 옷깃 잡고 귀 좀 빌려달라고 하더니
"영웅심리에 휘말린 어린 빛무리들이 성소를 지키겠답시고 올 게야. 삿된 존재들이 아이들마저 노렸다는 소문을 위해." "다만 네가 돕되, 구하지 않는 게 좋을 게야." "저지먼트가 아닌 이 성소의 사제들이 구하는 것이 극작가의 눈에는 더 극적이기 때문에." "희야가 말할 건 여기까지. 희야도 높으신 분께 전달을 받은 거라 말하면 안 되는데, 저지먼트 중에 단 한 명도 전말을 모르고 진행하는 건 영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거든."
할 걸🤦♀️
= 어린 애들 올 건데, 저지먼트가 아닌 한결이나 승환이 목숨을 걸고 품고 구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 데 마레의 인식과 리버티 인식이 오르고 내리겠지?
엥 뭐야 뭐야??? 안희야 왜 거깄어 당신들 내 뇌세포지 희야 애들 돌봐주는거 빤히 보다가 소매 팔랑거릴 정도로 호다다 뛰어오더니 고개 갸우뚱 기울이면서 "어라-? 희야도 데 마레의 아이인데요-?" 하고 기대 가득한 눈으로 쳐다본대 히히
어어어 @ㅁ@ 어제 제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관해 말이 나오고 있었네요;;;;; 일단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그리고 어제 상황을 복기해 보자면
1) 서연이가 할 법한 행동을 하면서 훈련 레스 하나 때우고 싶었다.
2) 지도에 표시된 지점이 블랙 크로우 아지트였으니 인근을 수색하다 보면 그 건물(이땐 건물이 무너진 줄 몰랐습니다.)로도 가게 되겠거니 생각했다.
3) 허수학구로 진입할 생각은 없었다. 그랬다간 훈련 레스 하나로 끝날 일이 아닐 거 같았기 때문이다.
4) 오해가 생긴 부분은 - 저 : 허수학구로 진입 안 하고 지상에서 수색하면 블랙 크로우 아지트 건물 위치까지 접근해도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사실 좀 전까지도 그 계단에만 문제가 없는 줄 알았어요. - 캡 : 블랙 크로우 건물이 있던 위치가 플레어랑 홍서아의 감시 범위 안이다.
인 거 같습니다.
결론적으론 캡께서 말씀을 번복하셨다기보다 제가 제 의도를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전달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캡께서 생각하신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점이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점, 제 설명이 불충분했을 수 있다는 점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캡의 판정도 필요한 합동 훈련은 가급적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요.
그와 별개로 캡께서 판정을 좋게 해 주고자 애써 주신다는 점은 평소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서연이 같은 스펙으로도 뭘 하든 유의미한 일을 했다는 성취감이 드는 판정을 이제까지 주셨으니까요. 어제는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해 답답하기도 했고, 합동 훈련을 시도해 보고픈 욕심이 너무 앞서서 조바심이 난 탓에, 부적절한 언행으로 캡과 다른 분들께 누를 끼쳤습니다. 이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말 그대로 이상한 공간이었다. 온통 새하얀 방에, 벽에는 엘리베이터가 왼쪽에 5개, 오른쪽에 5개로 총 10개가 나열되어 있었다. 뭔가가 생각이 날듯말듯 한데... 뭐더라.
" 사람은.... 없어보이는데. "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복도와 엘리베이터 뿐. 인기척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사람이 온통 하얀색인 방에 갇히면 정신이 나가버린다고들 하던데. 아직까지 동월에게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엘리베이터 덕분인가? 하지만 무슨 백룸처럼, 그저 하얀 방에 엘리베이터만 10개가 있으니 이질적인 느낌이 들어,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동월이 아, 하고 감탄사를 내뱉는다. 마침내 이 공간을 어디서 봤던건지 생각이 난 모양이다. 옛날 영화를 좋아한다면 알법한, 오두막 속 케빈의 한 장면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 그러면.... "
마치 그걸 알아내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엘리베이터가 일제히 우웅거리며 움직이는 소리를 낸다. 동월은 방의 한가운데에서, 씩 웃으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어느새 뽑혀진 칼이 손에 꾹 쥐어진다.
>>341 >>350 캡 물의를 빚은 직후 다시 여쭈려니 면목이 없습니다만... 검은색 샹그릴라에 관해서는 제가 다시 헷갈리고 있는데요. 캡의 샘플이라는 답변을, 저는 (플라스틱으로 과일의 모양만 본뜬 장식처럼) 검은 샹그릴라의 모양만 본뜬 모형이란 의미로 오해하고 모형이 맞냐고 여쭈었는데요. 상품 설명회 하듯이 설명이 가능하다면...그 화장품 견본 같은, 실물 샹그릴라와 성분은 동일한 템이라는 의미인가요? (오늘 훈련 레스에 써 볼 생각이라 여쭙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
1. 검은 샹그릴라는 샘플이구나. 구글링 및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고 가늠한 결과 화장품 샘플처럼 정품보다 용량만 적고 성분 및 제조방식, 제조시설 등은 똑같은, 표본 또는 견본이라고 이해했는데, 내가 정확하게 이해했을까?
캡이 생각한 오박사 방의 샹그릴라가 모형(사전적 의미의 1번 또는 2번)이 아니고, 내가 이해한 대로 화장품 샘플과 같은 표본 또는 견본이라면, 서연주가 모형인지 물어봤을 때 모형이 맞다고 할 게 아니라 바로잡아줬으면 캡틴이 말을 번복했다고 내가 오해할 일도 없었을 것 같아. 그 부분이 아쉽네.
또,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다면 오박사 방 샹그릴라는 정품과 용량만 다르고 성분, 제조방식, 제조시설 등이 동일할텐데, 제조시설을 알아낼 수 없는 이유가 있을까? 그 이유가 서사 내적인 것(ex. 더 높은 레벨의 사이코메트리가 필요하다던지, 그 샘플에 특수한 처리를 해두었다던지)인지, 아니면 캡이 샹그릴라 제조시설에 대한 정보를 지금은 밝히고 싶지 않아서인지도 알고 싶어. 어느쪽이든 답변해준다면 검은 샹그릴라 제조시설에 대해서는 다시 물어보지 않을게.
2.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뭔가를 알려줬거나 허락해준 상황에서 번복을 꼭 해야만 한다면 아무 말 없이 말을 바꾸는 게 아니라, 번복하고 싶다고 양해라도 구해줬으면 좋겠어.> 이건 검은 샹그릴라 건에 대한 이야기야. 내 입장에서는 진품에서 샘플로, 샘플에서 모형으로 말이 바뀐 걸로밖에 볼 수 없었고, 그래서 번복이란 워딩을 사용했어. 그 점을 참고해주면 좋겠네.
3. <어떤 활동을 해도 될 지 안 될 지 물어볼 때도 마찬가지야. 어떤 이유로든 캡이 내키지 않으면 그냥 하지 말아달라고 했으면 좋겠어. 어떤 활동을 하려다가 그만두는 스토리 내적인 이유는 그 다음에 만들면 되니까.> 이 대목의 요지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다시 말하자면, 캡이 탐색 활동을 허가해주지 않아서, 된다 안된다 말을 바꿔서 뭐라고 하는 게 아니야.
어떤 이유로든 이걸 허락하면 캡이 곤란해질 것 같으면, "권장하지 않는다", "위험하다", "플레어가 온다" 라고 스토리 내적인 근거를 들어 만류하는 게 아니라, "곤란할 것 같다, 하지 않아줬으면 한다" 하고 제대로 거절해달라는 뜻이야. 캡틴이 차후 스토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차질이 생길 것 같다 정도의 간단한 설명이어도 충분하다는 뜻이고.
4. 나는 캡틴이 작정하고 안 좋은 판정만 줬다고 하지 않았어. 실패 판정 주는 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달라"는 뜻이야. 오박사 세뇌 건 때도 내가 이렇게 말했지. situplay>1597046940>960
<실패한 것 자체엔 유감없지만, 새봄이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어떻게 작용해서 박사의 세뇌에 걸리게끔 했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새봄이는 모르더라도 안쪽사람인 내가 그 상황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고 납득을 해야 그 상황에 부합하는 반응레스를 쓸 수 있다. > 라고.
그 때도 오박사한테 세뇌를 당한 게 불쾌했다거나, 그 다음에 세뇌를 당하지 않기 위한 힌트를 알고 싶어서라 아니라, 새봄이의 어떤 행동이 어떻게 영향을 미쳐서 세뇌를 당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알고 싶다는 뜻으로 캡한테 그렇게 말했어. 지금 한 말도 그 얘기야. 이 부분에서도 오해하고 있는 게 있다면 풀리면 좋겠네.
(어이쿠 이미지가 안올라갔네) 1. 검은 샹그릴라는 샘플이구나. 구글링 및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고 가늠한 결과 화장품 샘플처럼 정품보다 용량만 적고 성분 및 제조방식, 제조시설 등은 똑같은, 표본 또는 견본이라고 이해했는데, 내가 정확하게 이해했을까?
캡이 생각한 오박사 방의 샹그릴라가 모형(사전적 의미의 1번 또는 2번)이 아니고, 내가 이해한 대로 화장품 샘플과 같은 표본 또는 견본이라면, 서연주가 모형인지 물어봤을 때 모형이 맞다고 할 게 아니라 바로잡아줬으면 캡틴이 말을 번복했다고 내가 오해할 일도 없었을 것 같아. 그 부분이 아쉽네.
또,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다면 오박사 방 샹그릴라는 정품과 용량만 다르고 성분, 제조방식, 제조시설 등이 동일할텐데, 제조시설을 알아낼 수 없는 이유가 있을까? 그 이유가 서사 내적인 것(ex. 더 높은 레벨의 사이코메트리가 필요하다던지, 그 샘플에 특수한 처리를 해두었다던지)인지, 아니면 캡이 샹그릴라 제조시설에 대한 정보를 지금은 밝히고 싶지 않아서인지도 알고 싶어. 어느쪽이든 답변해준다면 검은 샹그릴라 제조시설에 대해서는 다시 물어보지 않을게.
2.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뭔가를 알려줬거나 허락해준 상황에서 번복을 꼭 해야만 한다면 아무 말 없이 말을 바꾸는 게 아니라, 번복하고 싶다고 양해라도 구해줬으면 좋겠어.> 이건 검은 샹그릴라 건에 대한 이야기야. 내 입장에서는 진품에서 샘플로, 샘플에서 모형으로 말이 바뀐 걸로밖에 볼 수 없었고, 그래서 번복이란 워딩을 사용했어. 그 점을 참고해주면 좋겠네.
3. <어떤 활동을 해도 될 지 안 될 지 물어볼 때도 마찬가지야. 어떤 이유로든 캡이 내키지 않으면 그냥 하지 말아달라고 했으면 좋겠어. 어떤 활동을 하려다가 그만두는 스토리 내적인 이유는 그 다음에 만들면 되니까.> 이 대목의 요지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다시 말하자면, 캡이 탐색 활동을 허가해주지 않아서, 된다 안된다 말을 바꿔서 뭐라고 하는 게 아니야.
어떤 이유로든 이걸 허락하면 캡이 곤란해질 것 같으면, "권장하지 않는다", "위험하다", "플레어가 온다" 라고 스토리 내적인 근거를 들어 만류하는 게 아니라, "곤란할 것 같다, 하지 않아줬으면 한다" 하고 제대로 거절해달라는 뜻이야. 캡틴이 차후 스토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차질이 생길 것 같다 정도의 간단한 설명이어도 충분하다는 뜻이고.
4. 나는 캡틴이 작정하고 안 좋은 판정만 줬다고 하지 않았어. 실패 판정 주는 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달라"는 뜻이야. 오박사 세뇌 건 때도 내가 이렇게 말했지. situplay>1597046940>960
<실패한 것 자체엔 유감없지만, 새봄이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어떻게 작용해서 박사의 세뇌에 걸리게끔 했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새봄이는 모르더라도 안쪽사람인 내가 그 상황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고 납득을 해야 그 상황에 부합하는 반응레스를 쓸 수 있다. > 라고.
그 때도 오박사한테 세뇌를 당한 게 불쾌했다거나, 그 다음에 세뇌를 당하지 않기 위한 힌트를 알고 싶어서라 아니라, 새봄이의 어떤 행동이 어떻게 영향을 미쳐서 세뇌를 당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알고 싶다는 뜻으로 캡한테 그렇게 말했어. 지금 한 말도 그 얘기야. 이 부분에서도 오해하고 있는 게 있다면 풀리면 좋겠네.
밥을 먹고 오니 이야기가 이것저것 나오고 있는데... 일단 검은색 샹그릴라에 대해서는 그냥 겉모습만 똑같이 닮게 만든 샘플이에요.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푸드코드 같은 곳에 가면 샘플용 하면서 모형 만들어둔 것 있잖아요. 그런거에요. 그런 샘플이라는 의미랍니다. 그냥 일단 높으신 분들에게 이렇게 생긴 거라고 보여주긴 해야하니까 모습을 보여줬다라는 의미이고...
1번 2번은 알겠고....
3번에 대해서는 몇 번 이야기했다시피 몇 번 얘기했다시피 저는 곤란하지 않아요. 하는 것은 언제나 자유로 두고 있고 뭘 하더라도 자유에요. 하물며 지금 당장 1학구에 처들어가서 높으신 분과 싸우는 것도 저는 말리지 않고 자유로 두고 있어요. 다만 그렇게 되면 자연히 위험해질 수 있는 판정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권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제가 곤란해질 이유는 솔직히 조금도 없어요. 저는 그냥 현 상황에 맞춰서 판정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해서 위험해질 수 있는 판정을 실제로 주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저는 '권장하지 않는다.','위험할 수 있다.'라는 식으로 하고 있고.. 실제 챕터1에서도 혜우가 허수학구에서 건물을 조사할때 '저는 권장하지 않는다.'라고 했고 혜우주는 그럼에도 조사를 했고 플레어에게 공격받는 상황이 발생했었죠. 어떻게든 틀어서 그냥 혜우가 세은이 친구니까 봐줬다...라는 느낌으로 돌리긴 했지만요. 이어서.
저는 최대한의 자유를 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참이에요. 다만 그에 대해서 여러분들의 캐릭터가 곤란해질 수 있으니 '권장하지 않는다'라고 가이드를 줄 뿐이에요. 그런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가겠다고 하는 겻은 역시 자신의 자유에요.
거기서 플레어를 만나도 스토리 진행에는 지장이 없고요. 단지 여러분들의 캐릭터가 부상을 당하거나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저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하는 거예요. 일단 경고문이라는 표시로요. 그것을 보고 이제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여러분들의 자유이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에요. '권장하지 않는다'는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하겠느냐?'라고 마지막으로 묻는 거예요.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이런저런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고요.
마지막으로 4번 말인데... 오지덕 박사에 대해서는 능력 자체가 그런 계열이라서 뭐라고 할 수가 없네요. 그냥 말 그대로 감정을 자기가 마음대로 주무르고 일으키고 심리를 조작하는 능력자에요. 스토리 시작전에도 예상치도 못하게 능력에 걸려들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를 여러번 했었고... 지문에서 파란색 줄과 빨간색 줄 가이드.. 그리고 빨간색 줄에는 spo로 사이렌이라는 단어까지 써뒀어요. 물론 알아채기 힘들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계열의 능력이니까요. 그냥 이유는 모르겠는데 걸렸고 내 마음 속에서 그런 것이 피어오르고 내 의지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바로 그런 계열의 능력이라고밖엔 할 말이 없네요. 정확하게 어떻게 걸렸는지 묘사를 할 수 없었던 것은 묘사를 하게 되는 순간, 그게 곧 피하는 정답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만큼은 진행하는 캡틴인 저도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니까 '어떤 행동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냐'라는 것이 곧 '힌트이자 정답'이니까요. 이미 답이 다 나온 지금에선 이후에 그 할아버지 능력은 전혀 통하지 않겠지만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진행하는 입장도 어쩔 수 없었다라고만 할게요.
다시 말하지만 저는 전혀 곤란하지 않아요. 지금 여러분들이 어떻게 어떻게 독백이나 훈련으로 뚫고 뚫어서 유니온을 대면해도 저는 딱히 상관없어요. 그림자 본부를 다 터트리려고 은우에게 비밀로 하고 여러분들끼리 함께 활동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도 상관없어요. 단지 그런 것을 보면서 음..그러면 이렇게 될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권장하진 않는데 그래도 하겠어요? 라는 느낌으로 되묻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에요.
샤를리아. 얼마전에 일어난 테러 사건. 학생을 위하는 연구소는 없다고? 그곳은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위했다. 그럼에도 생각이 바뀌지 않는거냐, 쓰레기들. 아니, 어쩌면 이런 말들은 무의미할지도. 이미 누군가를 죽이기로 마음먹은 녀석들이다. 실제로 죽였고.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 그것만으로 나쁜 놈들이지. 이래서 윗놈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몇몇 사람들이 '괴이의 종식'을 부르짖더라도 동월이 말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었다. 그 쓰레기들에게 실종자들의 목숨은 한없이 가벼운 것일테니.
" ....... "
칼을 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은 4학구로 대피하고 있다. 동월은 발걸음을 떼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확고해질 뿐이다.
" 사람이길 포기한 모양이구나. " " 애초에 진짜 사람이었던 적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들아. 더 이상 사람이길 포기한 것들아. 너희들의 목에 칼이 들어오더라도, 사람이 아닌 채로 남을 수 있을지. 마지막 비명은 언제나 사람이겠지.
하지만 괴물이 된 사람이 마지막의 마지막에 사람의 비명을 지른다고 해서, 그것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단지 마지막만이 사람이어선 안된다. 사람이 사람으로 남기 위해선, 언제나 똑같이 사람이어야 하거늘.
괴이화가 진행된 사람에겐, 어쩌면 깊은 곳에는 사람의 마음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고통에 부르짖으며, 고통이 끝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월은 그딴거 알 수도 없고, 알아서도 안된다. 괴이화가 된 사람의 구원은, 언제나 안식을 선사하는 것 뿐이니.
" 인첨공 높으신 분, 간부, 윗대가리... " " 그딴 호칭들은 이제 없다고 봐야겠지. " " 니들과 우리 싸움은 이제 단순해졌어. " " 사람 VS 괴물. "
2학구의 샤를리아가 완전 소멸된 것은 만인에게 다 퍼진 것은 아니었으나 샤를리아와 좋은 관계를 이룬 연구소, 그리고 사람들, 혹은 학구장들에겐 아주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당연히 은우의 외삼촌인 제 3학구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현재 자신의 사무실에서 은우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은우에게 대표이사의 전언을 알렸습니다.
"2학구의 샤를리아가 리버티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완전 소멸되었다고요? 그게 가능해요?"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근처에 있던 CCTV에 찍한 장면으로 추정하건데, 하늘 위에서 아주 거대한 번개가 연쇄적으로 떨어진 것 같더구나. 정확하게... 마치 노린 것처럼 연구소 건물 위로 말이야. 정확히 한 포인트로 떨어졌었어."
"번개가요? 어떻게 그게 가능해요? 번개가 정확하게 한 포인트로 떨어질 수 있는 거예요? 그것도 연속으로?"
"그게 미스테리지. 아마도 어떤 능력 관련이 아닐까 추정중이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쳐도 정확하게 한 점으로만 연속으로 떨어지는 것은 쉽지 않을텐데."
"......"
"그리고 이사님이 이번 일에 퍼스트클래스는 개입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단다."
그 말을 하는 은우의 외삼촌의 표정도 좋지 않았지만, 그 말을 들은 은우의 표정 역시 좋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이, 그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 의심이라도 하는 듯, 그는 언성을 높였습니다.
"2학구에서 그런 대량살상사태가 벌어졌는데 어떻게 퍼스트클래스에게 개입하지 말라는 지시가 나올 수 있어요?!"
"일단 리버티라고 추정되는 이들의 위치가 특정되었으니... 그쪽으로 안티스킬 다섯 부대를 보낸다고 하더구나."
"특정..되었다고요?"
"아. 그래. 2학구의 CCTV를 검토한 결과... 샤를리아에서 약 3km 떨어진 스트레인지 구역에서 파란머리를 하고, 옷깃에 '깃털 모양의 뱃지'를 한 이의 모습이 담겼다고 하더구나. 그곳을 서성이다가 근처 건물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곳을 본거지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그래서 안티스킬을 다섯 부대나 보낸다고 하는구나."
"...모습이 담겼다고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은우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하지만 굳이 당장 더 의문을 표하지는 않고 그는 눈을 감고 뭔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러기를 10분. 이어 은우는 외삼촌을 바라보며 이야기했습니다.
"남은 시간이 현 시간 기준으로 얼마나 남았죠?"
"아마도 1시간 30분 정도 남은 것 같구나."
"1시간 30분... 지금부터 빠르게 움직인다고 해도... 2학구에 도달하면 아슬아슬한 시간인데..."
"아슬아슬하다니?! 그게 무슨 소리니?! 은우야! 이번에는 퍼스트클래스는 개입하지 말라고 지시가 있었다니까!"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대표이사의 지시. 그것을 거부할 시에는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은우는 그럼에도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안되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이번 사태만큼은 절대로 그냥 넘겨서는 안돼요. 이걸 내버려두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거예요. 그러니까... 가야만 해요. 이대로 가면..."
이어 은우는 조용히 뭔가를 중얼거리듯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3학구장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습니다. 이어 은우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세은이에겐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어쩌면...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조용히 그 한마디를 남기고 은우는 빠르게 2학구로 향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틀리길 바라며. 자신의 생각이 맞지 않기를 바라며.
자신은 퍼스트클래스. 인첨공에서 5번째로 강한 능력자. 많은 것을 얻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잃어버린 고등학교 3학년 소년입니다.
>>468 꺄아악 (같이 끌려감) 나리 풍성해 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태오가 하도 잡아채서(이유: 늘 피곤한 현태오는 애정행각에 예민함+지금은 그렇게 안 좋아함) 가끔 머리카락 보면 어라? 왜 저 부분만 쥐파먹듯 뚝 끊겨있지 싶은 부분 없잖아 있을 듯...🤭
아냐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 귀여워~!!! 정작 오래비가 아냐 색배치에 능력을 가졌지만 표정은 동생이 가졋구나....
2학구의 학생친화적 연구소들에 경고성 통보가 내려진 날, 희야로부터 그 소식을 들은 나는 잠깐의 고민 끝에 당분간 데 마레에 있기로 했다.
사태가 사태인데다, 경호를 하던 안티스킬도 없다 하니 차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 날 부실에서 그와 말을 나눴던 그 감각은 마치 단단히 굳은 벽을 맨손으로 두드리는 듯 했었다. 그런 이가 눈 앞에서 마레에 손 댈 것이라며 대비 잘 해보라는 정면으로 선포를 남기고 갔는데 어찌 지켜만 보고 있을까.
성운과도 대화를 나눠 함께 데 마레로 갔다. 희야가 데려오라고 한 것도 있었다. 물론 성운이 선뜻 가겠다고 하진 않았지만 친히 희야의 연락을 보여주며 짐이나 싸라고 했다.
한 일주일, 그 정도면 되지 않겠냐고 하면서.
그런데 정말로, 그 안에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오랜만의 본가- 그래, 이제는 본가라고 부를 수 있는 곳에 돌아왔지만 유사가족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나눌 시간은 없었다. 데 마레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아이들을 거둬 그나마, 아직은 안전한 4학구로 대피시키고자 했으니까.
그 뿐이랴, 연구소 내부적으로도 몹시 정신 없고 바빴다. 듣자하니 아이들만 대피시키고 연구원들은 남는다는데 삼촌이야 소장이시고 그럴 만한 사람이시지만, 한결 선생님이 유난히 그랬다던 희야의 말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다.
위기를 틈타 태오와 접선하지 않을까 했는데 어째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고... 딱히 따로 연락을 나누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냥 내가 못 본 걸 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조금 쎄함을 느껴, 태오에게 연락 몇 개 보내두긴 했었다.
>[오빠야 나 데 마레 와 있당] >[아무래도 걱정되서] >[여기 엄청 바빠 정신없어] >[쌤들도 다 막 그래] >[오빠도 무리하지 말아] >[다치지 말구]
연구소의 일도 일이었지만, 내 나름대로의 일도 있었다. 오기 전날 밤, 진윤태에게 자백제를 먹이고 들은 정보를 개인적으로 조금 더 추려보는 작업이었다. 물론 거의 직관적인 내용이니 더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은 없었지만 하나, 걸리는 것이 있어, 그것의 조사만 중간에 잠깐 다녀온 걸 빼면 거의 모든 시간을 데 마레에 있었다.
낮에는 애들 돌보기, 연구원들 돕기, 저녁엔 성운이와 함께 희야랑 놀기, 밤엔 성운과 둘이서 대화하다 잠들기.
쉬이 익숙해진 일과에 옛날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잠깐, 아주 잠깐 들었다.
그러나 닷새째 되는 날 그 날 2학구에 내려친 섬광 한 줄기에 사태가 일변했다.
딱 한 순간에, 연구소 하나가 그대로 사라졌다.
단 하나의 빛줄기만이 내려쳤을 뿐인데 굳건하던 연구소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불에 타고 재가 되었다.
"이, 게 무슨..."
믿을 수가 없었다. 바로 지척에서 사라진 연구소였던 잔해를 보는데도 불에 타고 부서지는 것들을 보는데도 이게 정녕 현실이 맞는가 싶었다.
나는, 그래 나는, 너무 간과했던 것이었다.
그들이 그토록 당당하고 드셌던 것에 이유 있었음을 알았어야 했는데. 고작해야 퍼스트 클래스 하나, 고레벨 학생 몇 명일 거라 넘겨짚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들의 분노가, 원망이, 한스러움이, 훨씬 더 미쳐 있었음을 인지했어야 했는데.
매캐한 연기에는 단백질 타는 냄새도 분명하게 섞여 있었다. 그 냄새가 코를 찌르자마자 욱, 하며 입을 막았다.
만약 그들이 데 마레를 첫 타깃으로 잡았었다면 저기서 구르는 잔해가...
생각이 거기로 미치자 눈 앞이 아찔해졌다. 죽여야만 현실에 대한 압박감과 그들에 대한 분노로 절대로 죽여야만 시야가 새까매지는 듯 했다. 전부 잡아 죽여야만 다리는 후들거리고 깃털 한 올까지 전부 손은 덜덜 떨렸다. 같은 이름으로 가담한 새끼들 전부 오직 한 생각만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전부 죽이고 지켜내야만 이럴 시간이 없다며, 당장 움직여 어서 가야 한다며, 당장 찾아내 내 안의 새까만 무언가가 속삭여왔다. 한 가닥까지 전부 찾아내서 해체하고 늘어놓고 까발리고 조각내어 죽여버리자 ...빠득.
"윽..."
남들 몰래 입 가린 손의 일부를 입에 물었다. 가지런한 치열이 부드러운 살 위로 움푹 박히고 피부와 근육 일부를 뭉갤 만큼 깊숙히 내리눌렸다. 잇새로 자연스럽게 핏물이 새고 짜릿한 통증이 번졌다. 그러나 그 통증 덕에 눈 앞이 맑아졌다.
한순간 끊어질 것 같던 이성의 끈이 다시 느슨해졌다. 이 문제는 나 혼자 무얼 한다고 될 것이 아니라고 내가 지금 해야 할 것을 다시 상기하라 내게 다그쳤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 하는 것...
"희야, 성운아."
입을 떼자마자 감쪽같이 나은 손을 소매에 숨기며 나의 남매와 연인에게 다가갔다. 그 둘을 한 팔에 한 명씩 꼬옥 안으려 하면서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목화고 저지먼트가 있잖아.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까, 이번에도 무사히 지켜 낼 거야. 데 마레도 희야도 삼촌도 선생님들도- 전부 다, 꼭 지켜줄게."
반드시, 제발, 바라건데, 이 말이 빗나가지 않기를.
"괜찮을 거야. 응. 괜찮아."
손이 떨리지 않게 힘을 꾹 넣으며 조용히 성운을 바라보았다.
앞으로 네 시간, 그 안에 승부를 봐야만 할 것이라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순순히 스러져주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그리고 너희 또한, 쉬이 쓰러뜨리지 않으리라. 이 값은 반드시 받아낼 것이니... 절대 죽음으로 도망치지 못 하게 하리라.
검은 샹그릴라의 최종 테스트 장소도 장소지만, 제조 시설을 찾아내는 게 우선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조 시설을 파괴하면 깡통들이 퍼클만큼 쎄지지는 못할 거 아냐. 그래서 새봄이가 확보해 준 검은 샹그릴라에 다시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해 봤으나... 이거, 그 샹그릴라가 아니라 모형이었어?! 모형에서 어떻게 깡통의 능력을 퍼클 급으로 높여 주는 검은 샹그릴라에 관한 정보가 나왔지? 이 모형의 제작 목적이 그 마약이랑 생김새를 똑같이 구현하는 거여서인가? 나 좀 쩌는 듯?? (정작 모형이란 게 이제야 파악되다니 주객전도 같다만;;;;;; 레벨이 낮아선가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이러면 제조 시설이 어딨는질 추적할 도리가 없네. 크리에이터의 능력이면 이 마약의 성분을 분석해서 아예 반대 효과를 지닌 약도 제조 가능하리라 기대했는데 것도 조졌고.
이러면 3학구의 그 위치를 수색해 봐야 하나? 근데 거기가 어디지? 위치를 파악할 만한 거점을 확인하고자 지도 앱으로 좌표 찍고 뷰를 보는데, 엥? 그냥 공터네? 주변에도 잔뜩 무너진 잔해만 있고. 당연히 오맨들 박사네 연구소 같은 시설이 있겠거니 했는데. 뭐지?;;;;;;; 앱이 구버전인가 확인해 봤지만 최신 버전 맞다. 어찌 된 영문이람?
이것만도 황당해서 정신이 없는데, 더한 일이 터졌다. 커리큘럼하러 갔더니 연구원이 무기한 휴가란다. 파업으로 봐도 된단다. 담당 학생이 한둘도 아닌데 자꾸 연구원 살인 사건 뉴스에 뜨고 2학구의 한 연구소는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이러다 살해당하기 전에 쫄려서 죽겠다면서. 연구소 하나를 하루아침에 없애 버린 리버티한테 경악해야 할지(대체 무슨 수단으로? 뉴트로미니컬 에너지? 일전에 4학구에 나타났던 능력 증폭자? 아니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수단??) 앞으로가 막막해진 거에 경악해야 할지. 어질어질하다...
리버티가 기어이 연구소 하나를 부쉈다더라. K의 지나가는 말을 듣고도 혜성의 표정에 큰 변환점이 없었다. 묵묵하다못해, 무관심하게 느껴질 만큼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건조한 얼굴을 한 채 천천히 담배를 태워내며 혜성은 홀로그램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세상 걱정없이 뒷골목의 바닥을 뒹굴어대며 평온한 한때를 보내는 제 손으로 먹이를 챙겨주고 있는 고양이들의 움직임이 제 탐지 능력에 걸린다.
"관심이 없다못해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이런 일 생겼는데 너희 저지먼트에서는 뭐 내려온 거 없냐?" "...내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일이 아니니까요. 이 일로 3학구까지 영향을 받아 시끄러워지면 귀찮아질것 같은데 하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그거 캡틴으로서 하는 말이야, 아니면 저지먼트로서 하는 말이냐?"
새봄의 목소리에 정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가, 핸드폰을 꺼내 새봄의 커리큘럼 일정표 파일을 열었다. 당연하게도 내일의 커리큘럼은 예정되어 있다.
"나와도 되는 게 아니라 나와야 합니다. 내일도 훈련 일정이 있으니까요."
그렇게만 답변하는 정인의 머릿속에 문득 연구소에 막 도착했던 새봄의 얼굴이 스쳐갔다. 평소와 똑같은 톤을 띈 멘트. 그에 반해 영 그렇지 못했던 얼굴. 하지만 여전히 울었던 이유는 모르겠고, 사실 궁금하지도 않았던지라 생각은 거기에서 그쳤다. 커리큘럼을 망쳤다면 임시 담당으로서 한마디 쯤 얹었겠으나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니까.
situplay>1597047152>335 철현주 반응 감사해요오오오오 ///////////////// 두 사람이 만나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노을 같은 거 없는 한밤중이겠지만 가을 풍경 한번 넣어보고 싶었어요!!! 관종 모드 발동해서 오전에 올렸으면서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어서 이 시간에야 답을 드리네요...ㅠㅠㅠㅠㅠㅠ (면목없음)(쥐구멍)
situplay>1597047152>440 situplay>1597047152>444 situplay>1597047152>530 캡 어... @ㅁ@ 많이 뒷북이긴 한데;;;; 설마 삭제된 연구소 현장에 부장님 단독으로 가셨나요?? 저랬다가 위험해지거나 쓰러지면 어쩐대요???(호달달) 리버티의 파란머리면 플레어 고종사촌 같은데 그 사람이 안티스킬한테 체포되는 걸 막으러 간 걸까요?
situplay>1597047152>445 영희주 에고고 현생 쓰나미 맞으셨군요...898ㅁ98898 잘 헤쳐나가실 수 있길 바라고 무리하지 마시길요!!! 쥐는 (밖으로든 저승으로든) 무사히 추방하셨나 모르겠네요@ㅁ@;;;;;;;
situplay>1597047152>611 혜성주 몸이 많이 안 좋으신 거 같은데 휴일에도 출근하셔서 더 지치시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ㅠㅠ 약 챙겨드신 뒤에 푹 주무세요 잘 자고 잘 먹어야 컨디션이 나아져요...
전기자극 커리큘럼을 하지 않는다고 매일 그림을 그리고, 연산식을 쓰고, 영상 커리큘럼을 하고... 그런 것들만 하게 되진 않는다. 어쨌거나 그의 연구원은 그가 더 발전하길 바랐고, 계수가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길 바랐으니까. 다만 침습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커리큘럼에 브레이크가 걸렸으니 흉터 걱정이나 아플 걱정은 덜어도 된다. 리라는 옷을 갈아입고 특수 제작된 유리관에 들어가 얼굴을 덮는 산소 마스크를 착용했다. 유리관을 중심으로 벽과 바닥 가릴 것 없이 마구잡이로 그려진 꽃과 나뭇가지들은 아직 2차원 평면에 갇혀있었다.
3, 2, 1.
리라는 머릿속으로 연산식을 하염없이 되뇌이며 눈을 감는다. 몸이 수중을 부유하며 훅 차가웠다가 따뜻해지는 기분이 한 차례 지나가고, 의식이 멀어지다가 가까워지고, 이내 다시 눈을 뜨면 40분이 훌쩍 지나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젖은 것을 대충 털고 나오면 방 안을 메운 나뭇가지와 때맞지 않는 봄꽃이 나부끼는 게 보였다.
예전 같았으면 머리를 지지는 것보다 이쪽이 더 싫었겠지만, 이젠 물에 잠기는 게 딱히 껄끄럽지도 않으니 아무래도 좋다. 리라는 하얗고 붉게 휘날리는 꽃잎 중 하나를 붙잡아 혀 위에 올린 후 발 앞의 나뭇가지를 대강 밟아 부러뜨려 본다. 혀끝에서 느껴지는 솜사탕 맛과 동시에 나뭇가지 내부에서 짙은 다크 초콜릿 향이 풍겼다.
아. 또 수영장 가고 싶어졌어. 용돈을 따로 좀 더 벌어볼까.
잡스러운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당장 눈에 띄는 부작용은 없는 듯싶다. 리라는 커리큘럼실에 비치된 큰 수건을 뒤집어 쓰곤 커리큘럼실을 나선다. 떠나간 자리는 곧 물자국 하나 나무조각 남기지 않고 청소로봇들의 손길에 정리되었다. 유리 관은 연결되어 있는 담당 연구원의 랩탑에 담당 학생의 데이터를 기록한다.
[xxxx년 xx월 xx일자 커리큘럼 대상자 데이터 수집 결과] [대상자: 이리라] [나이: 18] [성별: 여성] [신장 및 체중: 165cm / 45kg] ㄴ6개월 전 수치 대비 체중 약 4% 감소_관리 요함 [혈압 수치: 정상] [염증 수치: 이상 없음] [스트레스 수치: 관리 요함] [혈중 약물 농도: 평균 이상] ㄴ관련 데이터 정리 완료. 총평_인체에 무해함. [바이러스성 질병 감염 여부: 이상 없음] . . .
[계수 측정을 시작합니다.]
[계수 측정 중...] [레벨 판정 중...] [완료] [결과 출력]
[xxxx년 xx월 xx일자 측정 결과] [대상자: 이리라] [계수: 124]
[판정: 레벨 4] [※비고 : 위 인물은 레벨4로 귀중한 인재입니다. 「굿위치」라는 이명으로도 불립니다.]
>>659 캡 ......그렇게 말씀하시니 맞는 면이 1도 없는 거 같아졌어요 @ㅁ@ (◀팔랑귀)
>>660 영희주 아침 6시군요 고생이 많으세요오오오 8ㅁ8
>>661 리라주 감자치킨 맛있겠다에 저도 한 표 (틀림!!!) 날씨에 따라 변신(???)하는 옷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정 온도 이하로 떨어지면 긴소매가 되고 겹옷이 되고 온도가 높아지면 홑옷이 되고 소매가 짧아지고...... 인첨공에선 그런 옷도 개발되었을까 모르겠네요 (리라는 만들 수 있을 거 같아 부러워요 ㅋㅋㅋㅋㅋ )
>>0 "그는 일꾼들의 원기가 필요했어여." [그런 말 이런데서 하면 무섭다니까 그러네...] "왜여?" [진짜로 갈려나가고 있는건 사실이거든. 실험하는 쪽이던, 실험당하는 쪽이던 말야.] "에엥... 그치만 결국 그게 다 과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거 아님까?" [그렇다고 그 노고와 희생이 당연시되어야 하는건 또 아니거든...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실험을 저지르는 연구소는 생각보단 없겠지만... 당장 여길 보면 또 아닌거 같단 말이지.] "역시 어렵네여, 사람이란거..." [아니, 너도 사람이거든 일단...]
새로운 훈련과 실험을 위한 준비기간, 열심히 무언가를 입력하다 이따금씩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는 여학생 옆에선 그녀 역시 간간히 모니터를 보면서도 옆에 있는 다른 기계장치들을 매만지거나 고치며 나름대로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진짜루다가 평범한 인생을 살게 된다믄 정비공도 나쁘진 않을거 같슴다." [그것도 여기에선 충분히 특이한 직업이지만... 적어도 해커나 심부름꾼보다는 평범한 직업인건 맞긴 하거든.] "에이,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잖아여~ 게다가 이런 발전한 도시일 수록 주요설비들의 관리는 중요한거 아니겠슴까?" [글쎄... 그런 것도 대부분은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기지 않을까 생각하거든?] "쳇, 학연혈연지연... 참 살아남기 드럽구 치사한 세상임다..." [그 셋은 물론 +@로 더 가지고 있는 네가 할 말은 아닌거 같거든...] "ㅔ?" [가끔은 궁금하거든. 대체 너같은 애가 왜 3학구에 있는 건지.] "...머, 사람이란게 꼭 계산된 행동만 하고 효율적으로만 움직이덤까?"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평범함을 바란다는건,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모순인거 같거든~] "인생 무난하게 살믄 재미 읎어여~ 태어난 김에 살기로 했음 롤러코스터 좀 타봐야 하는거 아님까?" [바로 그게 네가 사서 고생한다는 거거든~] "과학이란게 애초에 다 그런 검다~ 시행착오가 없는 결과는 오히려 불안한 거져. ...언제 문제점이 생길지 아무도 모르고,
>>596 @리라주/밖에서 확인하고 기립박수 칠 뻔했다...... 마음속으로는 천번 쳤다 ㅠㅠㅠ 반응레스 고마워! 그리고 함만 더 부탁할게...!><
그리고 이것만 올리고 자러 가본다아악 다들구빰! // >>0 정인 쌤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팅팅 부은 얼굴로 나타난 날 보고도, 망치진 않았지만 평소보단 불안정했던 커리큘럼을 진행하시면서도. 그리고 내 뜬금없는 질문에도. 그저 무심하게 핸드폰을 꺼내 일정을 확인하는 듯 액정을 훑다,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말씀하셨다. 나와도 되는 게 아니라 나와야 한다. 그 말에, 이삼연구소에서 터졌던 그것이 또 안구 너머에서 뜨끈하게 북받쳤다. 늦지 말라는 말씀까지 들었을 땐, 유감스럽게도 얼굴이 완전 엉망이 되었을거다.
하지만 고개를 쳐들고 눈을 꾹 감아, 터져나오려던 것을 꾹 눌렀다. 예정에도 없던 어떤 말을 하기 위해서.
그 말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좀 많이 거슬러 올라가야 할 거다. 2학구 임무 이전, 그리고 견분 마시멜로를 제작한 그 언저리...였을 거다. 우리 저지먼트로 말할 것 같으면,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뒷담 듣는 건 기본 옵션이다. 나도 피해갈 순 없었다. 물론 대체로 터무니 없는 내용이다. 급속도의 레벨 성장이 약 빨아서, 라는 거. 개인사에 대한 것일 때도 있고. 가령, 내가 다른 사람의 담당 연구원에게 연심을 품은 것과 같이 말이다. 그게 왜 잘못이지? 그게 싫고 좋고는 정인 쌤이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흘려들을 찰나, 머리를 한대 후려치는 듯한 깨달음이 뒤따랐다.
내 말대로, 내 마음에 대한 좋고 싫음, 지속여부는 정인 쌤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 연예인 덕질하듯 동경하는 거나 멋진 어른에 대한 존경심 정도라면 내가 적당히 선을 지키면 된다. 하지만 연심은 이야기가 다르다. 지금 당장 사귀고 싶은 게 아니지만, 3년 뒤에 정인쌤이 나와 같은 - 혹은 성인인 나를 한번쯤 만나봐도 되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사귀고 싶고, 쌤이 그런 마음을 내게 가져주시길 바라니까. 내가 숨긴다고 숨겼지만, 티가 났을 거다. 선을 지킨다고 지키다가도 기회가 왔다 싶으면 끼를... 부리긴 했으니까 말이지. (케이크라고 부르고 싶지 않은 화학물질을 봤을 때 정인쌤 뒤로 숨은 거라던가...) 그러니까 은은하게 티가 나는 걸 자각한 이상, 눈가리고 아웅하며 지내는 건 아니다 싶었다. 무엇보다, 철형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 분이 성별이 뭔지는 안 중요해. 그 분이 여자를 좋아하는 게 확실해?"
그래서, 고백하기로 마음먹은 건 그 때부터다. 그런데 사실 오늘 고백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 거 생각할 틈도 없었다! 왜냐면 연구소와 사람이 통째로, 누군가의 손으로 증발했다는 뉴스를 봤으니까. 그런데, 그냥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지 말라는 말을 듣자마자. 그래서, 울음을 삼키고, 평소처럼 씩 웃어보인 뒤, 말했다.
"...네!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더 있어요."
"...죄송해요."
그렇게 말한 뒤 곧 고개를 숙였다.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날. ...성하제 때, 최소 레벨 3이상 부원들이 선생님을 둘러싸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누군가는 선생님을 흉기로 위협하는데도, 나서지 못했어요. 아니, 나서지 않았어요. ...그날, 저지먼트도 스킬아웃과 다를 바 없다고 실망했지만... 저도, 방관자였어요. 명백한 불의를 보고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은."
"그리고, 그런 방관자에서, 조금은 더 나은 사람으로 달라지고 싶어졌어요. 그 날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대처를 보면서요."
"저지먼트도 결국은 법치국가의 국민이라 사람을 죽이면 빨간 줄이 그이지만, 저지먼트에는 한 사람의 죽음은 없던 일로 묻을 수 있는 입지를 가진 사람이 있죠.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도, 선생님은 무척 어른답고, 강단있고, 품위있으셨어요. 그 모습에, 저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고, 선생님을 ...좋아하게 됐어요."
"저를 가르쳐주시는 선생님, 닮고 싶은 어른. 그 이상으로, 선생님을 좋아해요."
"...선생님은, 여자 좋아하세요?" "앞으로 3년동안, 선생님을 좋아하다가 어른이 되면, 사귀어달라고 고백해도 될까요?"
>>735 이잉 까먹을까 그래... 이이잉... 히이잉... 태오 섭식 관련 뭐 있음 좋겠다 (주절) 갈아마시는 거 사실 씹는 동안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타입이라 스트레스 안 받고 칼로리 채우려고 하는거면... 생존을 위한거면 좋겠다... 집에서 씹어삼는 일 없고 사회성 필터 가득한 학교에서는 애써 먹고나서 잠으로 속 가라앉히려 함(이러기)
>>743 두번 맞으라 해야 할 거 같아 이건 아기딸케가 준 심판! 이건 파란머리가 준 심판! 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 저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즐기니 괜찮습니다 다만 아기딸케에게 미안할뿐...🫠 그려그려 크 윽 최선을 다해 캐입으로... 써올게....!!!!!! 새봄주 잘자구!!!
>>742 ㅋㅋㅋㅋㅋㅋ물구나무섯어!!! 아크로바틱 고양이다!! 🤔 이거 상당히 끌리는 발언 반응 쓰다가 견딜 수 없으면 사르륵 해버려야만
1. 리라링은 1km 반경으로 쏠 수 있는 저격소총과, 소총을 담으면 가벼워지는 기타 케이스를 만들 수 있나용 2. 이전에 만든 '아픔만 느껴지는 탄환' 말고도 '추가로 졸음이 밀려오는 탄환'도 소량 제작 가능한가용...? 3. 태오가 이걸 만들어달라 부탁하면서 간식거리와 함께 상세한 그림을 그려오면(따라그려도 된다는 뜻일지도) 리라의 반응은...? 만들어...주나?
>>771 자르고 자르고 자르는데 안 줄어들면 "또 시작이네. 또 이 빌어먹을 꿈 속이야..." 나온다 유후 진짜 머리채 꽉 붙잡고 서휘가 머리에 직접 꽂아준 뱀 비녀 비틀어서 그 속에 숨겨진 칼날로 확 자르는 그런 거... 오늘 나옵니다(스포해버리기)
ㅋㅋㅋㅋㅋㅋ휴... 사실 태오가 서휘 안 패는 이유는 종이짝이라 그래(?) 태오가 서휘 때릴 만큼의 기력도 없고 역으로 서휘도 태오에게 손 올리지 않음... 좀 크리피한 이유인데 '상품에 흠집 난다'가 이유고 속마음 읽어보면 애지중지임... 하도 암투에 찌들어서 솔직하지 못하되 근본부터 표현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자의 숙명... 테이스티
>>781 빌어먹을 꿈 속에서..............(소곤소곤)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휴..... 서휘라면 진짜 사고도 남을 것 같아서 잠깐 고민 좀 하다옴(?)
마히다 마히다 서휘도 결국 사람인 그 부분이 좋은거야 솔직하지 못하게 자란 사람인게...😚
내가 초기에 커미션 받아오기 전까지는 진짜 마른 몸 생각하고 있었거든 깡마르니 언니느낌 제대로인... 위화감 1도 없는 가녀리고 병약하고 은?교 그런데 커미션이 오고나서 생각이 좀 바뀜 난 역시 크게 봐야 눈이 나빠서...<저기요
태오 본인 얘기라 🤔 나는 태생부터 달랐던 걸지도 몰라요,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 사랑 속에 담긴 불안을 익히 알았거든. 어릴 때부터 내가 존재해서 부모님이 쫓겨 다니는 건 아닌가 하여서... 같은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자기만 깊게 골몰하는, 결국 자기만 상처받은 깊은 속내를 얘기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
그러다가 급발진 틀면 이제 '신데렐라의 피로 지장을 찍었어.'로 시작하는 예술관과 음습한 취향의 현태오 나온다
>>784 꿈 속에서는 백발이 끊임없이 자랐을 거 같음 결국 그 백발에 휘어감기는데 정신차려보니 머리카락이 흰 뱀이 되어있는 뱀머리의 붉은 눈과 정면으로 시선어택하면서 깻으면(?)
아 서휘랑 한결쌤한테 경매를 붙여볼까 히히 용돈 주세요 형부들
뭐냐 그 태오 머리카락으로 연성한 다이아는 음 투명한 핑크빛 결정 안에 아주 연한 녹빛 결정체가 빗금마냥 들어찬 루틸쿼츠 같은 느낌일 거 같아 끌질 한 번에 와사삭 무너질 거 같이 위태로우면서도 아름다움은 극상인 그런 느낌 원석덩이로 둬도 좋은데 가공하면 또 어떤 아름다움일지 궁금해져서 고뇌 개씨게 올거 같은 천상의 보석일듯
>>서휘도 결국 사람<< 맞아 이게 진짜 진미포인트야 서휘 언행은 탈인간인 듯 드러내면서도 결국 사람인 면이 드러나는 순간이 있어 그게 태오 한정인게 또 크으으
나도 태오 커미션 보고 살짝 인지부조화 오긴 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어라 우리 웅니(?) 어깨가 마음이 하지만 뭐든 클수록 좋다고했다 아름다운 마음... (코피 슥?삭)
오오오 딱 내가 원했던 태오 얘기담 사실 혜우가 원하는거기도 하지 태오의 진솔한 속내... 으아니 급발진 고양이는 조용히 팝콘을 꺼냅니다 이제부터 꿀잼각
아 근데 태오가 대답한 기억 없어도 혜우가 들은 기억이 있으니 금방 들키겠군 ㅋㅋㅋㅋㅋㅋㅋ
그는 문득 손으로 입가를 덮어 가린다. 그 행동이 무엇을 가리려는 건지, 제 3자로서는 알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말은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우선 하나 정정하죠. 신새봄 학생. 전 딱히 그 학생들 앞에서 강단이네 품위네 하는 걸 챙긴 적이 없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거든요."
당연하다. 강단도 품위도 동등한 위치의 인간을 상대할 때나 쓰는 것이니. 물론 레벨 5의 경우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지위가 있기에 담당이 아닌 이상 아예 의식하지 않을 순 없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수의 예외일 뿐이고. 정인은 문득 한숨을 내쉬었다. 같잖은 학생 친화 연구며 인권 따위를 지껄이는 작자들이 몸집을 불리니까 그렇게 건방져질 수 있었겠지 싶어서, 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 탓이다.
"물론 담당 연구원이 담당 학생을 다루는 데 말 얹는 모습들이 제법 거슬려서 말이 길어지긴 했습니다만..."
'저지먼트' 라는 감투를 쓴 것들이 고작 말 좀 더럽게 했다고 사람을 담그려고까지 했을까. 정인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물며 높은 레벨에 따라오는 혜택조차도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는 순간 그들이 잃어버릴 것인데, 머리가 있다면야. 그런 의미에서 새봄의 생각은 맞지 않다. 그는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의견을 피력한 게 아니라 이미 스스로가 죽지 않을 거라는 계산을 어느 정도 끝마친 뒤에 행동한 것이었으므로.
"......뭐, 앞선 것들은 둘째치고. 우선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야겠죠. 네, 저는 여성을 연애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체 새봄에게 닿지 않던 정인의 눈동자가 비로소 움직인다. 한동안의 침묵 후 흘러나오는 한숨.
"그렇다고 하더라도, 유감이군요. 신새봄 학생. 아까 말했듯 당신은 학생이지 연구원이 아닙니다. 게다가 타 연구소 소속의 학생이죠. 그래서 나는 당신의 애정을 받아줄 수 없습니다. 그게 언제가 됐든."
내가 너희들과 나를 구분하는 것처럼, 너희들도 그래야 한다. 그 편이 피차 속 편한 길이 아니겠는가. 나는 이어야만 하는 뜻이 있고 그 뜻대로 살아왔다. 그러니 물러 터진 열매처럼 달기만 한 감정으로 다가오지 마라.
데 마레.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성운은 주춤했다. 희야와 태오, 혜우 간의 강한 결속의 근원이자, 자신은 나눌 수 없을 이름, 자신의 자리는 없을 곳─ 그것이 자신의 연인의 고향에 대한 성운의 생각이었으니까. 리버티가 학생친화적 연구소에 모종의 경고를 했다는 사실 또한 성운을 한결 더 주저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혼란한 가운데에 외부인인 자신이 공연히 끼어들어 좋을 게 없을 거라 생각했고. 하지만 혜우가 가자고 하는데─ 하고 고민하던 찰나에, 혜우가 핸드폰을 내밀어 저울의 한쪽 쟁반에 무게추 하나를 더 얹었다. 서헌오 박사는 반대하지 않고, 다른 연구소에도 다녀보는 게 견문을 넓혀줄 수 있다며 흔쾌히 긍정적인 사인을 남겨주었다. 결국 성운은, 꽤 오랜만에 다시 여행가방을 싸게 되었다.
그리고 성운이 데 마레에 갖고 있던 생각들은 약간의 변화를 맞았다. 두어 가지는 확고해졌고, 두어 가지는 깨어졌다.
이 곳이 혜우의 고향이라는 사실은 머리로 알고 있었으나, 데 마레에서 지내는 며칠은 성운에게 있어 어떻게 데 마레가 그 끔찍한 생물학적 가족이라는 작자들을 대신해 혜우의 가족이요 고향이 되어줄 수 있었는지 알려주기에 충분했다.
아직 천진난만함을 보존한 채로 그 나잇대의 아이들이 받아야 할 사랑을 충분히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과 때로는 놀아주며 때로는 선생님 노릇을 살짝 체험해보면서 때로는 의뭉스럽고 때로는 살갑기 그지없는 선배와 이야기나누며-“아하하, 아버지가 아시는데 저한테도 안 알려주세요···”- 때로는 사무적인 알터의 연구원들보다 훨씬 더 친근하고 자상한 선생님들과 이야기나누며 보내는 나날들을 통해, 성운은 데 마레가 버림받은 아이들에게 어떤 곳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성운은 머리뿐이 아니라 마음 속으로, 이 곳이 그들의 고향으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에 톡톡히 공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가 그들에게만큼 자신의 고향이 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자신이 이 곳에서 손님 정도로는 있을 수 있겠다는 어떤 묘한 안도감까지.
그러나 그 때, 마치 불길한 흉조처럼 성운의 귀에 와닿는 하얀 선배의 말이 있었다.
"영웅심리에 휘말린 어린 빛무리들이 성소를 지키겠답시고 올 게야. 삿된 존재들이 아이들마저 노렸다는 소문을 위해." "다만 네가 돕되, 구하지 않는 게 좋을 게야." "저지먼트가 아닌 이 성소의 사제들이 구하는 것이 극작가의 눈에는 더 극적이기 때문에." "희야가 말할 건 여기까지. 희야도 높으신 분께 전달을 받은 거라 말하면 안 되는데, 저지먼트 중에 단 한 명도 전말을 모르고 진행하는 건 영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거든." ( # situplay>1597047152>386 )
······성소는 무엇이고, 사제는 무엇인가. 어린 빛무리들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섬뜩한 예언처럼, 선뜻 와닿지 않는 살짝 꼬아놓은 묵시와도 같은 선고에 성운은 잠깐 영문을 모르는 눈빛으로 멍하니 희야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선지자의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아는 데에는─ 샤를리아 참사가 그들의 앞에 현실로 나타나는 데에는 며칠 걸리지 않았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뛰어다녔다. 데 마레 법인 소유의 승합차들과 기타 급하게 대절해온 차량들에 아이들을 급하게 밀어넣고, 그들을 공중으로 띄워올려서는 부탁받은 안전한 위치까지 빠르게 이동시켰다. 수경이에게 부탁한다면 더 빨리 할 수 있겠으나, 지금 당장 이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부디 이 피난이 데 마레의 아이들에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스쿨버스로 떠나는 즐거운 소풍 정도로 남았으면. 성운은 그렇게 빌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의 마음에 더 이상 얼룩이 남지 않기를.
샤를리아 연구소가 있었던 지역에서 매캐한 탄내와 아직도 남아있는 전자기 스파크를 이 악물고 견디며 잔해를 뒤지고 혹시 모를 생존자를 찾아헤매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그슬린 대지에는 더 이상 어떤 희망도 남아있지 않다.
“······”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의 마음에 검댕이 묻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 아이들을, 무고한 사람들을 대신해서 자신이 검댕투성이가 될 각오는 마쳤다. 그러나 그 각오와, 그것과 이 차마 글로 온전히 옮길 수가 없는 참상을 만들어낸 구역질나는 사악함을 직시할 때 치밀어오르는 어떤 감정을 마주할 각오는··· 별개였다.
리버티 조우전 당시 그들의 모습을 성운은 떠올려보았다. 무언가 누군가에게서 하얀색의 기운을 뽑아내어 다른 누군가에게 밀어넣던 누군가가 있었다. 성운은 그 모습이 샤를리아에 내리꽂힌 벼락과 연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능력계수가 강한 사람의 계수를 일부 뽑아내어서 다른 사람의 능력계수를 그만큼 강화하는 능력이라고 한다면, 최소 1명의 퍼스트클래스가 리버티에 합류해있는 것은 사실이고, 어쩌면 2명 이상일지도 모르니, 그들의 능력계수를 추출해 일렉트로키네시스트에게 주입했다고 하면··· 단순히 전자기 아크만으로 이런 ICBM 수준의 파괴를 자행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의 힘으로 가능한 부분이다.
그들이 어떤 절망을 겪었는지 성운은 안다. 어디까지 내몰렸는지도 성운은 안다. 그래서 그들의 감정이 얼마나 뒤틀렸는지, 그들의 울분이 얼마나 깊고 강했는지, 성운은 짐작할 수 있다. 그래, 이해까지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성운은 그들이 아니니까. 그러나 적어도 인지에까지는 도달해 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얼마나 강한 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성운은 지금 그 현장을 보고 있다.
결코 그 누구도 옳다고 할 수 없는 방향에 떨어진 어긋나고 그릇된 힘이, 무고한 이들에게 잘못된 파멸을 불러일으킨 이 현장을. 어쩌면, 샤를리아가 아니라 데 마레가 그 대상이 되었을지도 모를 끔찍하고도 어설픈 절멸의 현장을 말이다.
털썩, 하고, 땅에 떨어진다. 반쯤 숯덩이가 되어버려, 진작에 숨이 끊어져버린, 그 새하얀 연구원 가운도 절반 정도가 타버린, 진작에 눈은 그 초점을 잃어버리고, 팔도 더 이상 팔이 아니라 부패해가는 칼슘과 단백질, 지방 덩어리에 불과한 복합 유기체 덩어리가, 성운의 손끝에서 스륵 굴러서. 그 중지에 굳은살이 배긴 창백한 왼손에는 결혼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그 팔뚝이 문득 더 가늘고 가녀려지고 하얗게 변하는 것만 같았다. 결혼반지가 아니라, 원석 팔찌가 끼워져있는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지면에 널부러진 머리카락이 갈색이 아니라 진푸른색인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지면이 나직이 덜컥거리는 소리를 냈다. 지이잉, 하고 이명이 강하게 귓전을 때렸다.
저기. 형제야, 알잖아 겪어왔잖아 그게 그렇게나 과분한 일이었을까? 의지와 욕망을 갖는다는 것은 그런 거야 이런 일을 당해야 할 정도로 잘못된 일이기라도 했어? 잘못된 의지와 잘못된 욕망이 만나면 너희가 이런 짓을 자행할 정도로까지 그들이 싫었니? 현실은 이렇게까지 엇나가버릴 수 있어 그저, 그러니 형제야 그저, 나를 실재하게 해줘 그저 너를 자유롭게 해줄게 자신들이 원하는 의지와 욕망, 양쪽에서의 자유를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은 그리고 우린 많은 것들을 고칠 수 있을 거야 누군가와 함께 갈 수 있는 소박한 낙원을 바랐다는 사실이─ 우리의 하늘을, 우리가 바라는 색으로 다시 칠하는 거야 이 정도의 잘못이었니?
그때, 일반인과 별다를 것 없는 성운의 청력으로라면, 원래는 성운에게 들릴 수 없는 소리가 문득 들리는 것 같았다. 빠득, 하고. 성운은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창백한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감히 판단하건대, 그 창백함은 절망의 색깔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나긴 어둠을 지나온 사람의 색깔이었다. 많은 절망을 겪고 많은 좌절을 겪고 많은 포기를 겪었으나, 그러나 결국에는 궁극적이고 최종적인 포기를 외면한 채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의지를 얼굴에 띄워올린 그런 창백함이었다. 성운의 얼굴에 걸려있는 색과, 그 궤를 같이할 어떤 색 말이다. 성운은 팔을 벌렸다. 그리고 기꺼이 애인의 품에 안기며, 새로 알게 된 친구와 애인을 함께 꼭 안았다.
“저기.”
혜우의 말에 성운은 나직이 입을 열었다.
“지켜줄게─만이 아니잖아, 바보야.”
하며 성운은, 한쪽 손을 들어서는 혜우의 머리를 삭삭 쓰다듬어 주었다.
“네가 날 지켜주는 만큼, 나도 널 지켜줄 테니까, 그리고 우리에겐 서로 말고도 지키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는걸.”
몇 차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나서, 성운은 손을 뻗었다. 떨리지 않게 힘을 꾹 넣은 손을, 성운의 손이 맞잡았다. 여전히 혜우가 기억하고 있는 그대로 따뜻한 손이었다.
“그러니까 이렇게 말해줘, 혜우야. 「같이 지켜내자」라고······”
그리고 성운은 웃었다. 어느 모로 보나 결코 미소가 어울리는 상황도 미소가 뿌리내리기 좋은 상황도 아니었지만, 그래서 그 미소는 흐리고 서글픈 것이 되어있었지만, 그러나 그것은 흔들리지 않았다.
평소대로 커리큘럼을 하러 가고서야 연구원이 피난 갔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늘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없어졌음을 실감하는 기분이란. 텅 빈 시간 덩그러니 놓인 기분을 주체 못한 채 연구원의 연구실로 가 보니, 기기며 주사며 약이 즐비해 있는데 하나하나 매뉴얼이 적혀 있었다. 내 것뿐만 아니라 담당 학생 전원에게 필요한 것들을 다 분류하고 정리한 거 같았다. (혼자서라도 훈련하고 싶으면 하되 자기한텐 일절 연락 말라는 메모는 덤) 과용했다간 부작용이 즉각 나타나니 1/2씩만 먹으라며 똥색약을 쪼개 놓은 꼴에는 실소가 피식 새며 눈시울이 뜨듯해졌다. 공포에 질린 와중에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해 놨구나. 저런 마음가짐은 본받아야겠다. 그리 다짐하며 쪼개 놓은 똥색약을 먹었다.
리허설도 없이 시작된, 어쩌면 일생일대의 발언이었다. 내 마음속에 있던 모든 것을 쏟아내고 나니, 선생님의 반응이 눈에 들어왔다. 망막에 새겨지듯, 생생하고 선명하게. 선생님은 꽤... 동요한 것 같았다. 안경 너머로, 그러나 두 눈앞에 유리알이 없는 것처럼 올곧은 시선으로 날 바라보던, 그렇지만 바람 한 줄 불지 않는 호수처럼 고요하던 눈빛에 이는 파문을 바라보는 기분은, 좀 기묘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마냥 동요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내 말을 찬찬히 곱씹는 듯 생각에 잠겼던 정인 쌤은, 뜻밖의 질문으로 말문을 열었다.
왜 연구원에게 이입하려 하는가, 학생이지 연구원이 아닌데도.
"그러게요?"
문득, 누군가의 심정을 헤아리고 싶어졌던 때를 돌이켜보게 됐다.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저와 처지가 전혀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감하고 싶어지는 거.전에도 제 원래 연구소 분들이나, 제 일터 사장님, 동료 형들한테도 그랬고." "근데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으면 저와 처지가 비슷한 학생들이라도 이해하지 않구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가 봐요."
머쓱하게 웃으며 내가 생각한 결론을 말하려니, 선생님은 하나 정정하겠다며, 내가 했던 말 중 일부를 부정했다. 선생님은 부원들 앞에서 강단이나 품위를 챙긴 적이 없다고 하셨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다만 담당 연구원이 담당 학생을 대하는 것에 있어 말을 얹는 것이 거슬려 길게 말씀하시게 됐다고. 내가 생각하던 거랑은 조금 달랐지만, 금방 수긍이 갔다. 선생님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제일 잘 아실 테니까. 그리고 내가 느끼기에, 선생님은 그날의 일을 어린 학생들이 떼로 덤비며 월권을 시도한 것 정도로 받아들인 듯하다. 그래서 강단과 품위를 챙길 필요가 없으셨던 거구나.
실은, 이런 말씀, 모습에서도 난 그날 느꼈던 동경심을 다시 느낀다. 선생님이 굳이 안 챙기셔도 내가 느껴진달까. 일방적인 감상이다. 그래도 말을 더 얹는 대신 "네."하는 대답과 함께 고개만 끄덕였다. 꼭 좁힐 필요없는 의견차니까.
이어, 선생님은 내 고백에 대해 대답해주셨다. 당신은 여성을 연애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말씀으로 시작된 답은, 내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절로 끝났다. 나는 학생이지 연구원이 아니고, 더군다나 타 연구소의 학생이기에. 이어, 나와 선생님의 관계는 임시 담당 연구원과 임시 담당 학생, 거기까지만 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표해주셨다.
솔직히, 예상했다. 난 선생님을 마음에 담았지만, 선생님이 날 임시 담당 학생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 굳이 여쭤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물론, 씁쓸하고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3년 뒤에는 제대로 고백해도 되는 상황을, 그게 안되더라도 언젠가는 사적으로 터놓고 지낼 수 있게 되기를 내심 기대했으니까.
언젠가, 나에게 있어서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혼자 돌아본 게 생각났다. 난 선생님의 - 강직하고, 품위있고, 흔들림 없어보이는 모습을 좋아했다. 내가 종종 아무말 할 때마다 어이를 상실하시는 반응도 좋아했다. 솔직히, 선생님과 감정적인 유대를 가지게 되고, 선생님에게 기댈 수 있게 되면, 무척 든든하고, 사는 게 더 쉬워질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없지 않았다. 아니, 내 동경에 가까운 연심을 이루는 가장 큰 감정은 그게 클 거다. 어린 사람이 성숙한 사람에게 가지는 연심이란 그런 측면이 없기는 어려울 거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알고 있었다. 이 마음이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걸.
나는 미성년자다. 그래서 향후 2년하고도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은 내 능력을 필요로 하는 성인의 지원에 어느정도 기대어 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첨공에서 능력자로 살아내는 게 어디 쉬운가. 그건 퍼클에게도 어려운 것인데. 그래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질 수밖에 없고, 성인이 되더라도 그럴 테지만, 그 의존하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건 물론, 내 생존 가능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꽤 큰 폭으로.
그런 것들을 인지하고 있기에 난, 아쉽고 씁쓸한 것보다도, 이런 마음들이 더 크게 느껴진다.
내 고백이 선생님을 난처하게 할 것을 알고도 지른 것이 죄송했고 - 다시 몇분 전으로 돌아가도 같은 말을 하게 될 거라, 무의미한 사과는 하지 않을 작정이지만 -, 명확한 언어로 알기 쉽게 의사를 표해주셔서 무척 감사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을 좋아했고 그 마음을 전한 걸 평생 후회하지 않으리라 자신할 정도로 정도로, 선생님이 무척 멋있고, 눈부시다고 생각했다. 아무런 여지도 없이 시원하게 차였더라도. ...아니, 그랬기에 더욱.
정인 쌤은 역시 정말 멋진 분이라고 서투른 언어로나마 말씀드리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내 몫이 아니다. 선생님을 잘 알고, 선생님이 신뢰하는 사람의 몫이지.
그래서 고개를 깊이 숙이고, 그저 이렇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입장을 명확하게 알려주셔서요. " "임시 훈련 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커리큘럼에 지장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 뒤에도 사적인 감정으로 폐 끼치는 일 없을 거예요. "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도 같은 시간에 뵐게요!"
조금 더 깊이, 허리까지 숙여보인 뒤, 상체를 일으키며, 내가 지을 수 있는 가장 환한 미소를 선생님을 향해 지어보였다. 그러고 뒤돌아서 훈련실 밖으로 나와,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연구소 밖을 향해서.
>>826 >>828 정하주 평범한 연인 ㅎㅎㅎㅎ 평범해지고 싶어하는(??) 그러면서도 그걸 어려워하는 정하 귀여워요!! 연애는 당사자들이 마음에 걸리는 거 1도 없이 합의한 것이기만 하다면 평범하든 특별하든 뭘 해도 좋을 텐데요~~ 최고의 이틀이셨다니 그 전에 고생하셨던 보람이 있으셨네요!! 행복하게 만끽하는 하이라이트를 위해 현생에 갈려 나가는ㅠㅠㅠㅠㅠㅠ 리허설 같은 나날이 있는 거겠죠~ 힐링+충전 잘하신 거 같아 보기 좋아요 ><
>>832 새봄주 자기 중심 확고하게 잡고 살아가는 어른이라 동경하면서 은연중에 의지도 했으나, 일방적으로 의지하기만 하다간 자립이 불가능하므로 현재 자기 감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자각도 있었다로 요약될까요? 새봄이가 의지할 수도 있고 새봄이를 의지하기도 하는, 서로 도우면서 응원할 수 있는 동반자적인 짝을 만날 수 있다면 그게 베스트겠군요!!
>>836 캡 어서오세요오오오오~ 볼일이 영화 관람이셨나 봐요~^^ 무슨 영화 보셨나요?👀👀
>>839 한양주 피지컬마저 더 강해지면 전투력에선 완전체나 다름없는 거 아닌가요@ㅁ@;;; 그러고 보니 출동할 땐 렌즈를 주로 낄까요? 안경은 은근 벗겨지기 쉬워서(서연이도 안경러면서) 부부장님이 어느 쪽을 선호할지 궁금해졌어요!
>>847 여로주 :3 정하한테 팁 주는 여로 보다 보니 여로를 왜 여우에 빗대셨는지 알 거 같아졌어요!!! 앙큼하면서도(???) 절묘한 수가 여우 맞네요ㅎㅎㅎㅎㅎㅎ
>>848 리라주 헐??? 두통이라니 괜찮으세요?? @ㅁ@;;;;;;; 스트레스 심하게 받으시거나 무리하신 여파인가 걱정이네요 8898ㅁ98898 많이 힘드시면 무리하지 마시고 진통제라도 드신 뒤에 푹 주무셔 보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무기 한 마리가 헤집고 갔는지 난장판이 된 vip룸, 명 받아 떠난 여인, 탈피하듯 어깨에서 흘러내린 겉옷은 깨진 유리에 베이고 밟힌 발바닥을 덮어 가렸고, 피가 배어나오는 꼬리와도 같았다. 태오는 한참을 멍하니 그 사이에서 무릎 꿇고 앉아만 있었다. 피를 지혈해야 뭔가를 하는데 지혈할 경황도, 생각할 여념도 없었다.
봐, 저런 것은 역시 살려둬서는 안 된다니까? 하던대로 해야지. 속내에서 일렁이는 증오심이 타르와도 같다. 끈적하고 새카만 것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적시는 것 같다. 태오는 새하얗다 못해 손톱이 파고들 정도로 세게 쥔 주먹을 뒤로, 눈을 들었다.
냉정해지자, 감정이 아닌 이성에 기대자. 아니, 이성이고 뭐고 속을 차게 식히는 것에 집중하자. 태오는 스스로의 속내를 끈적하게도 읽어내며 속을 가다듬고는, 느릿하게 중얼거렸다.
"학생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훼방을 놓고선…… 내가 잘못 되었다 하는 건 무슨 심보인지."
나도 그 빌어먹을 학생다운 삶 살아보고자 했더니 결국 이렇게 만드는구나. 하던대로……. 그래, 하던대로 해야지. 내 가장 잘 하는 방식이 무엇이더라. 태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비틀거리며 일어서니 주저앉은 사이 다리에 닿기만 했던 깨진 거울 조각이 우수수 쏟아졌다. 새로운 옷으로 환복하고자 옷장을 향해 걷고, 비녀를 허리춤에 매달았다.
"……."
내 것을 앗아가려는 시도는 좋았다만, 죽음으로 도망치는 건 아니 될 일이지.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껍질 뒤집어 쓴 태오는 움직일 때마다 같이 화려하게 나부끼는 옷자락과 함께, 피 서린 발 위에 그대로 신발을 덧씌웠다.
살려야 한다. 자신들이 바라는 세상이 절대 오지 않으리란 것을. 설령 인첨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모두가 평등해진다 한들 내가 가만 두고보지 않으리란 것을. 그들이 그토록 혐오하는 높은 자와 동일한 수순을 밟아 저지먼트 전체가 나를 등지는 한이 있더라도. 두 눈으로 목도하게 만들어야만 한다.
"아, 제법 혐오스럽네."
기어이 자신의 속내와 무의식을 읽는 경지에, 내 속내는 이따위구나. 능력을 제어하는 법을 배우지 못해 지금도 원치 않는 생각을 읽어대던 태오에게 있어 가장 바라지 않는 상황이다만, 지금은 차라리 다행이었으리라. 그리 생각하며 태오는 방을 나섰다.
샤를리아가 소멸되고 난 이후 다음 공격 시간으로 지정된 시간까지 이제 1시간 10분 정도가 남았습니다. 물론 현 상황을 제대로 아는 이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모르는 이가 더 많을 것입니다. 샤를리아가 소멸한 것까진 어떻게 어떻게 각자의 연구원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겠지만요. 추가 시간까진 2학구 내부가 아니면 아무래도 잘 모르는 사실일 것입니다.
일단 오늘은 소집일은 아닙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뭔가를 하면 되지 않을까요? 어쩌면 불안한 마음으로, 어쩌면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는 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일과의 시간 중, 모두의 핸드폰의 단톡방이 울렸습니다.
메시지를 올린 것은 다름 아닌 세은이였습니다. 하지만 세은이의 톡이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ㄷㅗ오도와주세요] [옵ㅈ딱ㅂ자오빠가 오빠가] [아씨]
이어 모두의 핸드폰에서 보이스톡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보이스톡을 누르면 통화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타자로 치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닐까요? 일단 보이스톡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일단 버튼을 누르면 아마 세은이의 목소리가 들려왔을 것입니다. 물론 자신 쪽에서도 보이스를 켤 필요는 없습니다. 타자를 치고 싶다면 타자를 쳐도 될테니까요.
하.. 리버티 이 썩을 놈들.. 진짜로 한판 해보자는 거지? 그래. 누가 더 X밥인지 한 번 제대로 보자고. 감히 죄도 없는 샤를리아를 습격해? 아주 복수에 미쳐서 누구를 쳐야되는지도 분간이 안 가는구만? 다른 곳은 몰라도 이런 곳은 건들지 말았어야 됐다. 정말로 우리는 싸워야 될 운명인가보다. 그래.. 민우고 신아라고 리버티처럼 죽일 생각까지는 없지만...
" 이 미친놈들 제압하려면.. 최소 불구로는 만들어야 움직이지는 못하겠지.. "
아, 멘탈 흔들리지 말자.. 녀석들이 뭔 짓을 하건 간에 우리의 페이스대로 행동해야 ㄷ... 여기 이미 페이스를 잃은 사람이 하나 등장하긴 했네.
[뭔 일이여. 은우가 왜?]
진짜로 급한 상황이면 은우가 전파를 할 텐데, 세은이가 전파를 한다. 은우가 부재 중이란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별 것도 아니긴 하지만 은우를 찾아서(예를 들어서 방의 불을 끄라고 하거나, 만든 케이크를 은우가 먹었거나) 해결해야 되는 일이거나, 진짜로 급한데 은우까지 없는 상황이거나.
기막힌 상황이 연달아 뒤통수를 때리고 있었다. 훈련소 하나가 연거푸 떨어진 벼락에 전소되었다는 긴급 속보도 황망했는데 연구원은 신변의 위협을 느낀 나머지 무기한 휴가. 4렙 이하 능력자 아니 '실패작'은 모조리 폐기처분할 작정을 하고 모두의 목숨을 위협하는 건 인첨공의 높으신 수박들인데, 내 당장의 일상을 위협하다 못해 망가뜨리는 건 리버티라는 수박이다.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좋겠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고... 골 아파 죽겠네, 수박!!!
그때 폰 진동이 울렸다. 뭐람? 저러고 나간 연구원이 굳이 연락할 리는 없는데. 확인해 보니 세은이다. 허겁지겁 쳤는지 평소 새침하던 세은이답지 않게 오타 남발이다. 뒤이어 들어오는 보이스톡. 이번엔 또 뭔 난린데??!!?? 황급히 보이스톡을 켰다.
딱 봐도 제 정신이 아닌 듯한 세은의 문자. 이어 보이스톡이 걸려오자, 새봄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수락 버튼을 눌렀다. 은우 선배가 또 쓰러졌나? 아니면 납치를 당했나? 아니면 뭔가 요리하다가 탕비실을 날려먹었나? ...뭐가 됐든 놀랄 것 같지는 않군. 근데 첫번째나 두번째라면 이쯤 되면 은우 선배 별명을 프린세스 은우라고 지어도 나쁘지 않을지도. 뭘 바래, 며칠 전에 짝녀한테 여지 1도 없이 깨끗하다 못해 반짝반짝하게 차인 몸이라고. 아, 물론 유감은 없고 그냥 신새봄 어떻게 살 것인가 모드이긴 한데. 보이스톡이 연결되자, 새봄은 차분한 투로 세은에게 물었다.
호랑이, 늑대, 독사, 표범 같은 맹수들이 그려진 페이지. 반대로 아기자기 말랑말랑한 데포르메로 그려진 소동물들이 가득 찬 페이지. 가장 최근에 사용한 종이의 중앙은 비어 있지만, 태오가 건네주었던 저격 소총의 도안과 소총에 설정을 붙이느라 구석구석에 써내린 글자들은 고스란히 남아서 빈 공간에 원래 무엇이 그려져 있었는지를 암시하고 있었다. 이윽고 앞선 페이지로 돌아온 리라는 한 페이지에 그려져 있는 동물들 중 하나씩을 무작위로 골라 손바닥에 올라갈 만한 크기로 실체화 시킨다. 결과적으로, 무난하게 성공했다.
"알았어요." - 뭘 말입니까?
커리큘럼실 안. 스케치북을 한장 한장 넘겨보던 리라는 문득 매직미러 쪽에 시선을 두고 입을 열었다. 그러자 커리큘럼실 내부 스피커를 통해 정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리라는 정인이 서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방향으로 조금 전 실체화 시킨 동물들을 들어보인다. 맹수와 소동물의 조합이거늘 피차 덩치가 비슷해진 탓인지 두 동물은 그럭저럭 사이 좋게 몸을 붙이고 앉아있었다.
"알았다기보다는 확실해졌다에 가깝긴 한데, 이거. 한 페이지에 여러 개 그려져 있던 그림들에서 개별적으로 뽑은 거예요. 보다시피 멀쩡하고요." - 아, 그쪽. "네. 연구원님이랑 선생님 말씀대로 정신적으로 안정돼 있으면 괜찮나 봐요. 휴... 곤란하네." - 그 이후에도 종종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죠?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실체화가 되는. "네. 특히 정신없을 때 그래요. 시간이 좀 지나면 차차 나아지긴 하지만 악화되는 것에 비하면 회복은 느린 편이죠. ...아, 세상이 이 커리큘럼실처럼 조용하지 않은데 말이에요. 신경줄이 너무 예민해서 문제야." - 이리라 학생도 그렇게 생각하는군요? "당연히 제가 제일 그렇게 생각하죠. 제 문젠데."
돌아오는 대답이 끊겼다. 그에 잠시 의아해하던 중, 커리큘럼 시간이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짧은 벨소리와 함께 잠겨있던 커리큘럼실의 문이 열린다. 이에 리라는 기지개를 한번 펴고 커리큘럼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진동하는 제 휴대폰을 든 정인이 서 있었다.
"응?" "......" "응?... 전화 오네요. 주세요?"
돌려받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받아놓고 보니 알림은 전화가 아닌 메신저발이었으나, 리라가 건네받은 즉시 보이스톡으로 전환되었으니 결국 거기서 거기다. 리라는 정인에게 목례하며 연구소를 나선 동시에 세은의 보이스톡을 받으며 이쪽의 보이스를 켰다.
"세은 후배님, 왜 그래요?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이 난리통에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여겨질 만큼, 지극히 평상시와 같은 목소리다. ...아무 것도 모르는 건가?
샤를리아의 폐허 위에서, 성운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반신이 불타 죽어있는 연구원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성운은, 반쯤 눌어붙은 ID카드를 뒤적였다. 다행히 그 주소지와 이름만큼은, 누렇게 눌어붙은 자국 사이로 아직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남아있었다. 양진하 씨. ···이런 일을 당하고 어떻게 편히 쉴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테지만 그게 이제 와서 당신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어요. 미안해요.
성운은 쓰러져있는 연구원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것 말고 성운이 더 이상 샤를리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성운은 어쩔 수 없이, 데 마레로 발길을 옮겼다.
>>895
데 마레에서의 대기 시간은 지금까지 데 마레에서 보낸 시간만큼 달콤하지 않았다. 마치 그 공간의 뼈대만 남고 다른 모든 것들이 바뀌어버린 기분이었다. 전쟁터의 삭막하고 암담한 긴장감이 마치 데 마레에까지 전염된 것만 같은 기분.
그리고 거기에 세은의 연락이 들어왔다. 성운은 생레몬을 껍질째로 한입 가득 베어먹은 것 같은 우거지상을 지었다.
“부장님이 또······”
성운은 잠깐 핸드폰 화면을 든 채로, 다른 이들의 말이 먼저 끝날 때까지 대기했다. 무슨 일인가, 은우 선배한테 무슨 일 생겼나, 차분하게 정리해서 말해달라. 자신이 묻고 싶었던 말들이 다 나왔다.
그래서, 성운은 다른 질문을 하기로 했다. 다른 이들의 말과 세은의 응답이 다 끝나기를 기다려, 성운은 나직이 말했다.
>>925 성운주 으아........ 사망자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오니까 빡세네요...888ㅁ888888
>>929 새봄주 으에 으에에에 요약했을 뿐인데 그 부분에 중점을 두셨다니 제가 아주 엉터리로 독해한 건 아닌가 보다 안심되네요...는 어 에 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오 //////////////////////// 메인스토리 내용이랑 이거저거 적당히 끼워맞춘 훈련 레스에 주목해 주신 것도 감사하고요 (똥색약 이미지 전환은 사실 좀 노렸었어요 히힛~☆) 합동 훈련요? 저는 훈련 레스 때울 소재 생기면 대환영이에오오오오 >< 오늘 진행 이후에 말씀 드릴게요^^ 스레 내적으로는 부장님 입장에선 저지먼트는 본인이 소속된 동아리지 본인의 부하들이 아니라서 그런 거 같아요. 그러니 본인이 퍼클로서 해야 하는 일과 저지먼트 활동을 철저히 구분하고 싶은 거겠죠. 스레 외적으로는 스토리 떡밥을 던지기 위한 캡의 고군분투 정도?^^;;;;
>>932 리라주 아 아앗 리라의 그림이 오작동하면... 오늘 난도가 더 높아질 거 같아 두려워요 @ㅁ@;;;;; (호달달) 그렇게 힘든 상황에 출동해도 되는지 걱정도 되고...........89ㅁ88
>>931 >>934 혜성주 저도 저녁 든든하게 잘 먹었어요!!! 많이 피곤하시면 무리하지 마시고 놀 여력이 있으시면 놀아주세요오오오오 ><
보이스톡을 켠 이들에겐 세은이의 목소리가 직설적으로 들렸을테고, 보이스톡을 켜지 않은 이들에겐 인첨공의 핸드폰에 설치되어있는 AI가 자동적으로 목소리를 텍스트로 톡 내용으로 띄웠을 것입니다. 어쨌든 보이스톡을 켜도, 안 켜도 결국 세은과 다른 이들이 뭐라고 하는지는 모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보이스톡을 켠 이들에겐 세은의 다급하면서도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을 것입니다.
"오빠...오빠.....지금 오빠....2학구... 어딘진 모르겠지만... 위험한 곳에...." "오빠... 이제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외삼촌이... 오빠...지금 일 때문에 자리를 비워서... 늦게 올지도 모른다고 말하는데 표정 어두워서... 이상해서..따져물으니까..." "그러니까...그렇다고 해서..." (해당 메시지는 situplay>1597047152>440의 스포 메시지에 적혀있습니다.)
말 그대로 이성을 잃은 목소리였습니다. 이어 톡란에 동영상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그것은 2학구 샤를리아가 찍힌 CCTV 영상이었습니다. 뭔가 상당히 경계태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 보통 진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안드로이드에 파워슈트 등등. 참으로 많은 방어시스템이 가동한 것으로 보이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내 하늘에서 빛이 번쩍하더니 건물은 물론이고, 방어시스템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승화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각도상 사람이 죽는 모습이나 직접적으로 끔찍한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내 피뢰침을 속에 담고 있는 수정 같은 것이 데구르르 구르다가 땅바닥에서 깨지는 모습을 담는 것을 마지막으로 영상은 끝을 맺었습니다.
"..2학구... 연구소..그러니까...그러니까..." "...연구소...공격당하는데... 그러니까... 자세한 것은 모르겠는데....."
"세은아!"
이어 들려오는 목소리는 아마도 봄부터 있었던 이라면 한번은 들었을 세은의 외삼촌. 즉 3학구장의 모습입니다. 이어 보이스톡 너머로 3학구장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혼란을 줘서 미안하구나. 그러니까...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였나?" "일단 이전에도 소개를 한 적은 있지만 세은이의 외삼촌이고 3학구장인 '강천호'라고 하네."
하지만 그의 목소리 역시 상당히 무거운 느낌이었습니다. 이어 그는 말을 고민하는 듯이 침묵을 지켰습니다. 이어 한숨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내놓으세요! 내놓아요!! 라는 세은이의 목소리가 작게나마 들렸을 것입니다.
"...하. ...자네들에겐 면목이 없네. 하지만 세은이가 이렇게 말을 했으니... 뭐라도 알리는 것이 좋겠지." "일단 은우는 2학구로 향했네. 방금 세은이가 올린 동영상은... 그러니까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뭘 어디서부터 말해요!! 말리지도 못하고 보내버린 외삼촌은 빠져요!!!"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퍽 치는 소리와 함께, 다시 세은이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렸습니다.
"...2학구의 친학생 성향 연구소 중 하나가 리버티에 의해서 소멸되었어요! 오빠는...2학구로 갔는데 정확히 어디로 갔는진 몰라요! 그런데 리버티가 다음 공격을 감행..그러니까 동영상에서 찍힌 그 공격을 다시 감행하는 시간이 가까워진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대표이사가 퍼스트클래스는 이번 일에 빠지라고 했는데...오빠가 현장으로 향했다고 해서...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외삼촌도 제대로 위치를 알려주지 않아서..."
"...현장에는 안티스킬 다섯 부대가 향했어. 그러니까... 진정해. 세은아. 너희들도... 미안하구나. 갑자기 세은이가 이런 연락을 보내서...."
그런 목소리가 바로 근처에서 들려왔습니다. 이어 머뭇거리던 듯한 3학구장, 천호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미안하구나... 어른인데... 어떻게 말릴 수가 없었어. ...정말로 미안하구나. ...하지만 은우의 전언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2학구로 오면 안돼. 2학구에 혹시라도 있다면 안전지대로 빨리 들어가라.'라고 말이야."
정말로 면목이 없다는 듯한, 죄책감이 가득한 목소리가 보이스톡에서 울렸습니다.
"외삼촌!!"
"...그러니까 2학구에 있는 이들은 빨리 대피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향하고...너희들도 절대로 2학구로 가지 말렴. 그게... 내 조카의 전언이란다."
─쉬이 수긍하고 싶지 않았다. 생명이 걸린 일이라는 것은 당신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자신이라면 아까처럼 당신들을 안전한 곳으로 순식간에 피신시켜줄 수 있는데··· 그러나, 성운은 알고 있다. 지금 데 마레의 사람들의 얼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저 표정은, 존중받아 마땅할 강인한 의지의 발로라는 것을. 성운은 그들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성운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마치 아주 일상적인 일이라도 되듯이, 그 다음이 보장되어있기라도 하듯이, 최대한 여상스럽게 다음을 기약하는 말을 남기는 것.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AI가 띄워주는 톡 내용을 따라 천천히 눈 움직일 뿐 혜성은 그 어떤 답변도, 내용도 적지 않고 지켜볼 뿐이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저 말에 반응을 해줄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영상이 비춰질 때쯤 혜성의 한쪽 눈썹이 느리게 위로 치켜올라갔다가 내려갔다. 막 커리큘럼이 끝난 상태여서 머리가 제대로 돌진 않았으나, 영상을 보자마자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론적으로 파악하자면 친학생 성향의 연구소를 리버티가 습격하여 소멸시켰고. 다행히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현장에 은우가 갔다는 건 확인되지만 그 이후의 행적이 불분명하다는 것까지.
"어른인데 말릴 수 없었다, 라."
정말로? 혀 위까지 올라온 말을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혜성은 피던 담배를 휴대용 재떨이에 눌러끄고 앉아있던 자리에서 잠시 허공으로 눈 움직였다. 여전히 톡방에 그 어떤 말도 올리지 않았다. 왜? 라는 대상이 불분명한 물음 때문이었다.
성운은 가방을 뒤적여서 외투 두 벌을 꺼냈다. 언젠가 리라에게 부탁해서 만들어 받은 외투였다. 방수, 방풍, 방진, 방검, 방탄에다가, 투명화 기능까지 달려있는 물건. 본격적인 은신 특화 포토키네시스 능력자의 그것만큼은 되지 않겠지만, 최소한 유의미한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을 만한 외투였다.
“나 말이야, 위로 솟아올라서 살펴볼까 하거든. 내 능력이면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으니까.”
요약하자면, 샤를리아를 공격한 빛은 번개로 추정된다. 그러니깐..아..민우 이 전기쥐돌이 새X... 정말로 2학구를 급습한 거야. 근데 이 녀석들.. 왜 CCTV에 나타나지도 않은 것들이.. 왜 이번에는 찍힌 거지? 설마.. 은우가 2학구로 가는 걸 유도하기 위한 건가? 아니면 숨어서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혼란유도책?
' 하... 은우야.. 씁.. '
일단 얼마 안 가서 리버티가 그 공격을 다시 감행하겠다고 예고했어. 대부분의 사람이면 그 시간에 맞춰서 대응하려고 하겠지만.. 의도를 너무 뻔하게 스스로 유출했어. 너네 진짜로 공격하려는 거 맞아? 안티스킬까지 다섯 부대나 현장으로 갔고..
" 제 생각인데요, 녀석들이 예고를 너무 뻔하게 해서 의심이 가네요. 아마 퍼스트 클래스와 안티스킬을 현장으로 유인해서 발을 묶고, 다른 작전을 수행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
" 그걸 간파한 윗선에서는 퍼스트 클래스는 개입하지 말라고 하는 거고. 내가 보기에는 이게 의도인 것 같은데요, 3학구장님? 그런데 다른 퍼스트 클래스는 안 왔는데, 은우만 딱 저래 걸렸네. 은우가 저렇게 쉽게 걸려들 친구가 아닌데.. 왜 갔을까요? 2학구에 뭐 있나요? 저는 진짜 모르겠어서. 세은이나 학구장님은 그래도 같은 피니깐 아는 게 있을 수도 있잖아요. "
은우의 전언을 듣고는,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 네~ 안 가요~ 안 가~ 저 지금 3학구거등요~ 제가 가지 말라고 통제해도 알아서 들어갈 애들 많아서요. 그래도 저지먼트 본부에는 변수를 대비한 사이드킥 한 명 쯤은 있어야죠. 혹시, 저랑 접선이라도 하실래요? 학구장님? "
선배의 채팅 한줄로 부장이 그간 어떻게 활동했는지 알 거 같아졌다. 첫 면담에서도 부장은 15주년 기념 행사 땐가 혼자 활동하시다 병원에 실려갔다고 하셨었지. 뒤이어 부장님 어디로 가셨냐는 성운이가 묻는 거까지 들으니 빼박이다. 아이고, 두야.
아니나 다를까. 세은이는 멘탈이 나가다시피 해서 울먹인다. 부장이 2학구 어딘가, 하여튼 위험한 곳으로 갔다... 어, 이러면 진짜 어떻게 추적해? 2학구 전체를 뒤질 수도 없고, 부장네 댁에서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해서 부장의 발자취를 따라가도 턱도 없이 늦을 텐데???
골이 다 띵해질 거 같은데, 오늘 속보에 나왔던, 2학구 연구소가 순삭되는 현장 영상이 올라왔다. 수박, 피뢰침도 씹어먹는 화력 뭔데?? 그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라는 걸 벌써 손에 넣은 거야? 아냐. 그랬다면 그거부터 뉴스 속보로 떴을 거야. 그럼 (일전에 4학구의 안티스킬까지 손쉽게 제압한 비결로 추정되는) 그 레벨 증폭 능력자를 이용해서 수를 쓴 거야? 아니, 수는 둘째 치고 리버티 저 수박들... 저런 대량 살상까지 서슴없이 저지르다니. 미친 거 아니냐고 진짜!!!!
그때 부장과 세은이의 외삼촌이라는, 강천호 학구장이 상황 설명을 시도했다. 세은이는 그가 끼어든 것에 격앙된 눈치지만. 어쨌거나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이렇다.
부장은 2학구로 갔다. 인첨공의 대표이사는 퍼클의 개입을 금지했다. 리버티는 다른 연구소도 폭격할 계획이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그럼 리버티의 다음 타깃을 방어하러 가셨나?
하지만 이상한 점. 폭격당한 현장에 안티스킬 다섯 부대가 출동했다?? 이미 저 지경이 됐는데 출동한들 뭐하지? 범인, 그니까 리버티가 아직 현장에 있으리라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면 범인을 잡으러 가셨을 가능성도 있다??
" 리버티의 다음 타깃이 어느 연구손지 알 방도가 있을까요? "
" 아니면 저기 저 영상에 나온 연구소 위치는 어딘가요? "
모르겠고, 그렇게 위험한 데면 부장도 돌아오셔야지. 대표이사가 퍼클의 개입을 금지했다는데 그런데도 개입해 버리시면, 그러다 교전이라도 발생하면 교전 중 사고로 위장해서 칩을 터뜨려 버릴지도 모르잖아!!!
보이스톡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는 세은과 외삼촌이라 했던 강천호였다. 그리고 톡방에 올라온 영상은, 내가 이미 눈으로 본 샤를리아의 참상이었다.
거기다 은우의 돌발행동 소식까지.
혼란스럽고, 당황하고, 어지러운 대화 속에 문득 관자놀이가 지끈거려 눈을 감았다. 잠시 쨍한 두통이 지나가고 목소리 대신 채팅으로 쳐서 올렸다.
[리버티가 재공격을 하겠다 알린 시간까지 약 1시간 남음] [나는 현재 2학구 체재 중] [샤를리아의 좌표를 올릴테니 조사할 부원은 그쪽으로] [(2학구 내 샤를리아의 위치정보)]
톡톡.
손톱으로 화면을 두어번 두드리다가 재차 적어넣었다.
[리라 선배] [오는 길에 강력한 마비마취약이 내장된 다트핀을 가능한 많이 만들어주세요] [만들어서 만나는 부원마다 배포 부탁드려요]
[마비마취약은 리버티 생포용입니다] [교전이 필수불가결일 듯 하니 교전 도중 최대한 그들에게 주입해] [격파 및 생포하여 그들의 행보를 막을 수단으로 쓰겠습니다] [생포 성공 시 몸수색을 하여 추적 가능한 기기 등등을 모두 무력화 해야 합니다] [이후 상세는 그 이후로]
톡을 연달아 올려놓고 한숨을 푹 쉬었다. 계속해서 울리고 들려오는 톡을 확인하며, 데 마레 근처를 서성거렸다.
자, 정리해보자. 프... 은우 선배가 2학구의 위험한 곳에 갔단다. 딱 떠올랐다. ...잠깐, 그 테러 터진 지 얼마 안됐잖아. 현장에 갔다고? 왜? 뭐하러? 세은이 어머님 쪽 삼촌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냥 혼란스러웠다. 무어라 대답도 못하고 있으려니,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거 보면 상담센터 선생님께 전화해야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심코 클릭해서 보고 말았다. ...젠장, 좀 힘드네? 그나마 사람 죽는 모습은 안 찍혀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 와중에 낯선 아저씨 목소리가 들렸다. 이 아저씨가 어머님 쪽 삼촌이신가보네. 아, 맞아. 보고서에서 이름 본 것 같다. 아무튼 세은이 엄마 쪽 삼촌 아저씨가 횡설수설하시는 사이 세은이가 지르는 새된 소리와 타격음이 이어지더니, 조금 더 상황설명을 해줬다.
말하자면, 은우 선배가 대표이사 말 생까고 다음 테러가 예고된 현장으로 가버렸는데 거기가 어딘지 모른다, 는게 현 상황인 것 같다. 삼촌은 세은이가 못 가게 하시는 중 인것같고, 우리 보고도 2학구로 가지 말라신다.
난 세은이나 삼촌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물론, 갈 거다.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동료의 오빠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 일조하는 게 도리라는 생각도 있고, 내가 흠모하고 걱정하는 형들이 다 거기 가시는 것 같은데다, 난 저지먼트니까. 테러범 잡는 것까지는 예상 못하긴 했지만, 뭐, 여기 들어와서 겪은 일들이 다 예상한 일이던가.
@진형 [저요] [2학구 입구로 갈게요]
톡을 남기고, 짐(적군용 식재료와 아군용 식재료, 테이저건, 나이프, 밧줄 등 전투용품 등이 든 보부상백과, 리라 언니가 만들어준 전투용품들)을 챙겨 2학구 근처로 가는 버스를 탔다. 아주 가까이 접근할 수는 없겠지만, 갈 수 있는 데까지 가고, 대중교통이 없으면 뛰어서 갈 거다.
>>941 서연주 그럼그럼! 퇴고도 안 거치고 올렸는데 힘준 부분들 다 찾아줄 정도면 서연주 독해능력 엄청 좋은걸!!>< 히히 별말씀을!! 이제는 새삼스러운 소리지만 메인 스토리 내용 등을 재료로 서연이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훌륭하게 만들어내고 있어서 항상 감탄하고 있다구>< 그리고 좋아좋아!>< 아, 그 생각은 못했는데! 그럴싸한걸? 이번 일은 너무 위험해서 부활동으로 치기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구 ㅋㅋㅋ 맞네맞네! 부장(the 퍼클)이 위험하다! 하면은 무슨일이길래?! 하게 되니깐 말이지 히히
연구소로 향한다. 부르길래 가긴 한다만 그 괴짜들 안위도 약간은 걱정이되고... 그래서 일전의 그 물건을 어떻게 써먹을건데, 라고 물어보려 가는 길이다. 물론, 충격과 열을 흡수하는 배리어를 만드는 것만 해도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더 남은게 있는 눈치였다.
아니나다를까,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이 양반들이 그 '나머지'를 준비해둔 모양이다. 저거 봐. 벌써부터 의기양양한 표정들을 하고선. 사상 최초로 든든해 보이는군.
"그래서, 나머지 반은 뭔데요?"
"저번에 보여줬듯이, 공격을 흡수하는 건 확실히 좋지? 더 좋은건 뭘까?"
더 좋은거? 글쎄. 뭐 무지개반사 비슷한건가? 뭐라 말을 하려던 그때, 연구원이 내 말을 잘라버리고 바로 대답한다.
"말 안해도 다 알어. 방금 너 무지개반사 뭐 그런거 생각했지?"
연구원이 아니라 점집 해야겠는데. 하지만 확실히... 뻔한 이야기다. 그럼 진짜 그렇게 하려고? 건틀렛 하나에 그걸 다 담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들 뒤로 아예 로봇이 나머지 건틀렛 한짝을 들고 있다. 거 내 앞으로 지원금 많이 나온다지만... 아, 여긴 인첨공이지. 저정도는 뭐 얼마 안하겠다.
"비슷한 물건이야. 하지만 그런 말 알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하는 말..."
"...퀴즈인가요? 그런거 젬병인데."
"에이, 그냥 대충 끼워맞춘 비유지. 간단하게 말해서, 왼손으로 방어해서 공격을 흡수해. 그 다음엔..."
척 봐도 임시변통으로 연결된듯한 와이어로, 건틀렛의 양쪽이 이어져 있다. 왼쪽 건틀렛의 배리어에 벽돌을 떨어트리자 벽돌만 퉁, 하고 튕겨져 나간다. 와이어를 통해 뭔가가 오른쪽 건틀렛으로 전해지는건 육안으로도 볼 수 있었다.
"제가 예상하는 그건가요?"
연구원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로봇이 휘두른 오른쪽 건틀렛의 너클 부분이 탄도 젤리에 닿자, 묵직한 충격과 함께 움푹 패이는 것이 보였다. 어디다 쓰고, 어떻게 쓰는건지는 꽤 직관적이었다.
"다만, 이건 겉으로 보기보다 꽤 무거워. 평범한 사람 완력으로는 그냥 엄청나게 무거운 수갑이나 다름없지." "거기다, 실제로 착용하게 되면 에너지를 사용자의 근육을 통해서 전달하게 될거야. 더 효율적이고 강한 근육이 필요하겠지?" "또, 결국에는 주먹질을 해야 하는거니까 거기에 숙련이 될 필요도 있고. 종합하면...?"
나는 앞으로 걸어가 와이어를 해체하고, 두 건틀렛을 손에 껴 본다. 확실히 묵직하다. 하지만 능력을 사용하면, 평범한 장갑이나 다를 바 없는 무게다. 앞에 말한 것들을 종합해본 결과, 대충 알 것 같다. 이들이 왜 이런걸 만들었는지.
"딱 절 위한거군요."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우리 연구소에서 네게 주는 첫 선물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나."
---
"...그런데, 저 탄도 젤리랑 이것저것 어떻게 다 치울거예요? 청소 로봇이랑은..."
라고 하며 연구실의 한쪽 구석을 보자, 완전히 방전되어서 충전중인 청소 로봇이 보였다. 아니, 방전 수준이 아니었다. 이건 대체... 평소에 뭘 하길래 청소 로봇이 저만큼 혹사가 된거지?
그것을 알아챈 때에 연구원들은 가만히 내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쓰레받기와 빗자루다.
"잘 부탁한다, 인핸스드 스트렝스."
결국, 나는 그날 선물이고 뭐고 연구실 대청소를 해야만 했다. 에이 씨, 결국 겸사겸사 이러려고 부른거잖아!
“아. 그거······” 성운의 표정이 씁쓸하게 비틀렸다. “내 눈으로 직접 봤어. 지금 나랑 혜우가 데 마레에 있거든. 샤를리아 연구소가, 당했어.”
성운은 자신이 직접 외투를 걸치려 했으나, 외투를 입혀주는 혜우의 손길에 얌전히 몸을 맡겼다. 성운은 남아있는 외투 한 벌을 혜우에게 내밀었다. “이런 걸로 커플룩을 하고 싶진 않았는데.” 고약한 농담을 한 성운은, “필요하면 너도 입어. 리라가 만든 거니까 불 조심하고.” 하고 덧붙였다. 성운은 외투의 투명화 기능을 활성화했다. 주변의 배경에 성운의 윤곽이 녹아들며, 이내 사라져 버린다.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도망칠게. 너도 위험하다 싶으면 나한테 연락해줘야 해. 널 데리고 도망칠 수 있도록···”
성운은 투명해진 채로, 땅을 박차고 2학구의 수평선 높이 솟구쳐올랐다(화난 디스트로이어가 달려오지 않을 만한 한도 내에서). 그리고 발 밑에 놓인 2학구의 시가지를 부유해다니며, 어딘가 수상한 움직임이나 수상한 인물, 수상한 현상은 없는지, 안티스킬 부대는 어디쯤 있는지, 은우가 있음을 알리는 징후는 없는지 공중정찰을 개시했다.
처음에 2학구가 언급됐을 때는, 홀로 그림자와 전면전이라도 하러 가셨나 싶었다. 현 시점 리라의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는 2학구의 위협 중 가장 큰 건 오지덕 박사였으므로. 하지만.
"......윽."
핸드폰이 바닥을 구른다. 가공할 과학기술이 낳은 휴대용 단말기는 그 정도 충격으론 흠집 하나 나지 않았지만 반대로 리라의 마음은 폭탄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단숨에 폐허가 된다. 연구소 하나가 빛과 함께 소멸했다. 안드로이드도, 파워드 슈트도. 매우 높은 확률로, 그 안의 사람들도...
속이 울렁거린다. 핸드폰을 도로 집어올리는 손이 견딜 수 없이 떨렸다. 하지만 또다시 떨어뜨릴 수는 없으니, 부러 붙잡은 손에 힘을 준 리라는 입을 닫고 이어지는 말들을 들었다. 입을 여는 순간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아서.
"......하나 묻죠. 세은 후배님이 연락하지 않았다면 저희한테는 전부 숨기려고 하셨습니까? 이 말도 안 되는 상황도, 위험성을 동반한 은우 선배님의 부재도?"
밭은 호흡이 몇 차례 지나간 후에야 나온 목소리는 낮게 깔려 있었다. 그러나 동요만큼은 숨길 수 없어 떨림은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걸 미안하다는 말 하나로 덮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하, 만약 세은 후배님이 연락하지 않았다면 저희는 모든 게 다 박살난 뒤에야 이 거지 같은 사태를 전해들었겠네요. 개입하지 못했다는 자책은 평생을 갔을 테고요. 그게 맞다고 보시나요? 이럴 거면 봄에 그 문서는 왜 보여주셨던 겁니까? 이제 와서 방관자나 되라고 말할 거면 애초에 그때부터 개입할 여지를 주지 말고 철저히 숨겼어야죠!"
시야마저 울렁거린다. 리라는 입술을 꾹 깨물어 뒤집어지기 직전인 속을 고통으로서 잠재운다.
"은우 선배님이 갑자기 2학구로 향한 이유는 뭐죠? 윗선에서 개입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기로 결정했다면 분명 그럴 만한 계기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안티스킬 부대는 또 무슨 말인지도 궁금하고요. 단순히 사전에 대응하기 위해서 출동한 건가요? 그게 아니면, 뭔가 실마리가 있어서?"
그런데 왜 개입하지 말라고 한 거지. 대응하기 위해서라면, 그간 보아왔던 윗선의 움직임대로라면 당연히 퍼스트클래스를 먼저 파견했을 텐데. 어째서?
"......연락은 안 되나요? 지금 은우 선배님이 거기로 간 걸 아는 사람은 3학구장님과 세은 후배님 뿐인 것 같으니 가급적 그쪽에서 계속 연락을 시도해주셨으면 합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저희 쪽에서 하면 안 받으실 것 같아서요."
그리고 시선을 톡방 화면으로 돌리면, 혜우에게서 온 메세지가 있다.
<[리라 선배] <[오는 길에 강력한 마비마취약이 내장된 다트핀을 가능한 많이 만들어주세요] <[만들어서 만나는 부원마다 배포 부탁드려요]
[확인. 그렇게 할게요.]>
들고 나온 스케치북에 양탄자를 그려 실체화 시킨 리라는 귀에 무선 이어폰을 끼운 후 보이스톡 모드인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는다.
"...세은 후배님, 만약 은우 선배님이 전화든 메세지든 받으시면요."
양탄자가 떠오른다. 목표는 2학구. 종이를 넘겨 인공눈물처럼 개별적으로 부러뜨려 사용할 수 있는 다트핀을 그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