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6989> [초능력] 초능력 특목고 모카고 R2 250.어떤 과학의 절대파괴 :: 1001

디스트로이어! ◆TMmm6tsoPA

2024-05-12 00:39:22 - 2024-05-13 22:19:47

0 디스트로이어! ◆TMmm6tsoPA (8sG9gL3ifg)

2024-05-12 (내일 월요일) 00:39:22

※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부원 명부: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65135
설정: https://url.kr/n8byhr
뱅크: https://url.kr/7a3qwf
웹박수: https://url.kr/unjery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4%88%EB%8A%A5%EB%A0%A5%20%ED%8A%B9%EB%AA%A9%EA%B3%A0%20%EB%AA%A8%EC%B9%B4%EA%B3%A0%20R2
저지먼트 게시판:https://url.kr/5wubjg
임시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4057
에피소드 다이제스트: https://url.kr/tx61ls
전판 주소: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940

593 영희주 (W6tmYArfBI)

2024-05-13 (모두 수고..) 00:08:08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사람 패는 수준? 정도로 생각할겁니다.

594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08:38

>>583 와아아아! 태진이가 더 강해진다!! (야광봉)

595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08:55

캬 데이터 수집 방해한게 이런 나비효과를?
역시 고양이의 딴짓은 위대해

캡틴도 마지막 레스까지 고생많으셧슴다-!!!!

596 영희주 (W6tmYArfBI)

2024-05-13 (모두 수고..) 00:09:27

캡틴 수고수고

597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09:37

>>58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혜우 : 아 사라지지 말라고 아 (강제 부활)

598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10:16

Q.사용법은 왜 안 나오나요?
A.그건 열었어도 암호파일로 막혀있기 때문에... 다음에 따로 공개될 예정이에요!

599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11:12

캡틴캡틴
윤태씨한테 자백제 먹여서 질문하는 독백 쓰면 반응 달아주나?

600 새봄주 (IXlb4qndmw)

2024-05-13 (모두 수고..) 00:11:15

다들 수고 많았어~>< 새봄주도 이만 자러갈게! 굿밤~

601 영희주 (W6tmYArfBI)

2024-05-13 (모두 수고..) 00:11:54

다들 주무세요~ 졸은 밤!

저도 이만 물러갑니다! 덪을 확인해야 하거든요;;;

602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12:18

안녕히 주무세요! 새봄주!!

>>599 지금은 제가 기력이 다 떨어져서...독백식으로는 못하고...간단한 답변으로는 답해줄 수 있어요.

아무튼....
오늘 자료에서 공개된 대표이사님과 지덕 박사님의 쓰레기짓은 파악하셨나요?

603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12:21

자러가는 사람들 잘 자구
영희주... 화이팅이야...!

604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12:29

영희주도 안녕히 가세요!

605 서연주 (qoksUE1zEw)

2024-05-13 (모두 수고..) 00:12:42

>>598 캡
앗 아앗 아아앗!!!! 복사해도 소용이 없었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털푸덕)

606 서연주 (qoksUE1zEw)

2024-05-13 (모두 수고..) 00:13:27

오늘 진행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무시는 분들 꿀잠 편히 주무세요오오오 ><

607 한양주 (219AdB1ztY)

2024-05-13 (모두 수고..) 00:13:28

다들 굿밤인겨

오오 제로세븐-!

608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13:30

>>602 아 당장 올릴 건 아니니까 걱정말고 쉬어 응
찬찬히 올리구 앵커로 알려줄텐게


ㅋㅋㅋㅋㅋㅋ
아 혈압 아

609 태진주 (rY9wFM3JhU)

2024-05-13 (모두 수고..) 00:14:02

수고들 하셨습니다!

610 서연주 (qoksUE1zEw)

2024-05-13 (모두 수고..) 00:14:04

>>601 영희주
8989ㅁ888888 부디 쥐가 제대로 잡혔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11 한양주 (219AdB1ztY)

2024-05-13 (모두 수고..) 00:14:26

>>578
그치. 아무래도 웨이버가 물계열 능력자라 묘하게 연관성도 있고..

612 수경주 (PVHJVcLcnU)

2024-05-13 (모두 수고..) 00:14:47

다들 푹 쉬세요. 잠은... 자기 애매해졌네요.

613 금주 (YCpnvjw6nw)

2024-05-13 (모두 수고..) 00:17:48

진행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614 수경주 (PVHJVcLcnU)

2024-05-13 (모두 수고..) 00:19:54

미안해요 태오주

이 짤을 보고 야구유발성우울증이 유력히 의심되는 분이 계신데요. 같은 거 생각해버렸어요

https://ibb.co/0cNrNVW

615 수경주 (PVHJVcLcnU)

2024-05-13 (모두 수고..) 00:20:28

>>614 (농담입니다)

616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22:15

>>614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구는... 질병이다...(?)

617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22:35

>>605 아니요! 복사를 했기에 나중에 해독이 가능하죠!!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라 확보를 했기 때문에 나중에 공개되는 거예요!! 단지 지금은 못 읽는다는 거예요!

618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23:08

에엗....ㅋㅋㅋㅋㅋㅋㅋㅋㅋ

619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25:27

그러니까 대충 정리를 하자면....

플레어의 위크니스는 이미 죽었지만... 플레어를 잃을 순 없기에 죽기 전에 코드를 이용해서 칩을 정지시켰고... 플레어에게는 다른 병원에서 정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면서 만나지 못하게 하고... 만나게 하려는 감정도 칩으로 제어하고 있고 장례식도 치루지 않고, 그냥 시체를 대충 처리했다라는 내용이랍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의심하겠지만 플레어는 지금 많은 감정과 마음을 잃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칩으로 제어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의심을 제대로 못하고 있고 받아들이고 있는 판국이에요.

620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27:53


라구요?
예?
아니

이 무슨 개큰통수
나 머리가


와...

621 서연주 (qoksUE1zEw)

2024-05-13 (모두 수고..) 00:28:30

>>617 캡
흐아아아 그건 다행이네요...... 이번에 확인 못해서 고생하면 어쩌나 걱정했어요(털푸덕)

저도 이만 자러 가볼게요 오늘 진행하신 분들 고생 많으셨고요 곧 월요일입니다아아아 못생긴 요일들을 격파하기까지 모두 힘내시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꼬르르르)

622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29:14

그 내용이 철현이가 조사한 내용에 적힌 내용인걸요. (옆눈)

안녕히 주무세요! 서연주!

623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29:30

서연주 잘 자잉

624 서연주 (qoksUE1zEw)

2024-05-13 (모두 수고..) 00:29:56

>>619 캡
아 저 이거 봤었어요 나중에 플레어전에서 저거 때문에 플레어가 폭주해서 다 멸하려는 거 아닌가 염려되더라고요;;;;

625 수경주 (PVHJVcLcnU)

2024-05-13 (모두 수고..) 00:30:21

자는 분들은 잘자요
(보자마자 아 그렇군. 정도로 받아들임)

626 서연주 (qoksUE1zEw)

2024-05-13 (모두 수고..) 00:30:23

암튼 진짜로 자러 가 볼게요오오오오 (꼬르르르)

627 현태오 (/ITUwLJFlY)

2024-05-13 (모두 수고..) 00:30:40

>>0

"……."

태오는 한결을 마주하다 시선을 피했다. 새콤달콤한 자몽 타르트와 라즈베리 치즈 케이크, 그리고 아메리카노 두 잔이 놓인 2층 야외 테라스는 가을바람과 함께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주변이 탁 트여있었다. 뷰가 좋다 소문이 난 장소지만 정작 태오는 아무것도 눈에 담기지 않았다. 손을 꼼지락거리고, 몇 번이고 시선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이건 데이트가 아니고, 커리큘럼이었다. 최근 위태로워진 분위기 탓에 안전을 이유로 삼아 두 사람은 당분간 커리큘럼을 사적인 자리에서 받아야만 했다. 어차피 상담이기도 했고, 예술에 관한 활동이 많았으니 재료만 있다면 어디라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상당히 불편하다. 이유는 여럿이었다. 첫째, 이명이 더 심해졌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혜우에게 얘기한 이후 애써 회피하던 것이, 되려 속내를 자극한 탓인 듯했다. 그러한 연유 때문에 2학구로 갈 수 없는 몸인데다, 둘째, 시원에게 뺨까지 맞은 날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한결에게 울다 지쳐 자신도 모르게 뱉은 말이 있으니 만나고 싶겠나? 하지만 커리큘럼은 해야만 했으니, 지금 이 상황은 가시방석 위에 앉은 듯 불안하기만 했다.

"……."
- ……생.

태오는 괜히 고개를 숙였다. 입맛도 싹 떨어진 것 같다. 차라리 속이 좋지 않다며 자리를 피할까? 그렇지만 대체 언제까지? 눈을 연신 굴리던 태오는 얼굴 지척에 손이 다가오자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뜨더니 뒤로 몸을 젖혔다. 푹신한 의자는 등받이가 햇빛을 머금어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다.

- 학생.
"……부르, 셨는지요."
- 몇 번이고 불렀어요. 괜찮아요?

이젠 조금만 입을 벌려도 속내를 읽어낼 수 있기에, 한결과 대화하는 일은 익숙했다. 하지만 머리를 타고 들어오는 걱정 가득한 목소리에 태오는 연신 눈을 굴리기만 했다.

"……."
- 무리하지 말고, 상태가 좋지 않다면 오늘 커리큘럼은…….
"……선생님."
- 네?

불편하다. 불편했다. 너무나도 불편했다. 이 불편함이 뭔지 모르겠다. 한결이라는 존재가 그저 불편했다. 서휘에게서 느끼는 불편함과는 결이 달랐다. 서휘는 자신과 삶을 함께 했고, 닮은 점이 많았으며,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의 유일한 이해자였으니 끝없는 증오와 이해, 그리고 깊은 사상의 공유에서 기인되는 불편함이 있었다면 한결은 존재 자체가 불편했다. 저 사람의 조건 없는 호의가 불편하다. 자신에게 기대라 하는 따뜻함이 불편하다. 누구보다 온실 속에서 살아온 듯한 모습이 불편하고, 눈이 마주치면 빙그레 웃는 것이 거북하다. 저 사람의 목소리가 진짜가 아닌 내가 상상하는 목소리라는 것이 불편하고, 이따금 저 사람이 내게 매달리지 않았다는 점이 불편하다. 태오는 손을 꼼지락거렸고, 불편함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리고 한결은 태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 천천히 턱을 괴며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정말, 저를 믿습니까?"
- …….
"그때, 제가 말한 것에 그저 휘둘린 건 아닌지요. 그러니까, 제가 말한 것이, 그 순간 틈을 파고든 것이, 그게."

저 사람이 나로 인해 휘둘린다는 것이 불편하다.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자니 한결은 가만 침묵했고, 정적의 끄트머리에서 새까만 눈이 휘었다.

- 태오 학생이 울었을 때요.
"……."
- 불안했군요. 제가 드린 답변이.

태오는 눈을 홉떴다. 덜컥 속내를 읽힌 듯하니, 태오가 아는 한결은 커리큘럼 받지 않았고 자신처럼 독심술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다만 한결은 손을 모아 엄지를 맞대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을 뿐이다.

- 저 좀 봐주실래요?
"……."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 한결은 보란 듯이 입술을 벙긋거렸고, 태오는 덜덜 떨다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더듬더듬 덮어 가렸다.

- 충분한 답이 되었길 바라요, 이번에는.
"……."

불편하다.
심장이 쿵쿵거리며 뛴다.
저 사람이, 저 사람이 나를.

"……약조, 하신겁니다."

녹여버릴 것 같아서 두렵다.

628 태오주 (/ITUwLJFlY)

2024-05-13 (모두 수고..) 00:32:10

이제 독백 올릴거구요
알아서 판단하십쇼 호호. 욕설은 다 블러처리함.

629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32:45

달리 말하자면....
플레어의 위크니스의 딸인 그 파란머리가 가지고 있는 분노는...(옆눈)

630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36:37

한결쌤?
무슨 말 한거에요 나도 알려줘어엇(끌려감)

631 太烏 (/ITUwLJFlY)

2024-05-13 (모두 수고..) 00:36:38

"형! 왔어?"

한결은 너덜너덜한 문제집에서 고개를 뗐다. 하나 새로 사는 것도 아까운 나머지 네 번이나 정답을 지웠다 다시 풀길 반복한 문제집은 특별히 복습할 부분이 있다면 포스트잇을 붙여둔 탓에 평균보다 더 두꺼웠고, 유달리 어렵던 부분은 이해할 때까지 반복한 탓에 너덜너덜하니 찢어지기 직전이었다. 아버지가 사형 선고를 받고 감옥에서 썩어가고, 어머니가 집안 살림을 모조리 가지고 야반도주한 지 2년, 달동네보단 낫겠다 싶어 형의 손을 잡고 무작정 인첨공으로 온 지 다섯 달. 두 형제는 어느덧 인첨공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었다. 생전 처음 겪는 세상이지만 적응은 어렵지 않았다. 한결과 서휘만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출발지에서 시작했다. 물론 형이 꺼림칙하다며 커리큘럼을 받지 말자고 한 탓에 격차가 많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아예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다. 배우는 것의 근본부터 다른 학교 공부는 이상할 만큼 이해가 잘 됐고, 이제 막 개발 초입에 들어 형이 할 일도 많아 기회는 공평했다. 두 사람이 살기엔 비좁은 월세방에, 따뜻한 밥 대신 물을 미적지근하게 끓인 육개장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는 날이 많고, 이따금 커리큘럼을 받지 않는 한결을 보며 시대에 뒤떨어진다 멸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달동네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연탄에 의지하는 것이나 빚쟁이들이 쫓아와 싸우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삶이었다.

"어, 왔어."

그리고 이 삶은 형이 커리큘럼을 받지 말자는 불문율을 깬 이후 조금 더 나아졌다. 서휘는 한결을 1학구에 있는 사립 학교에 보내고 싶었고, 한결의 재능을 알아봤거니와, 고등학교를 1학년에 덜컥 자퇴해버린 자신과 달리 아무것도 못 배우고 자라는 건 사양이었기 때문이다. 서휘는 자신의 머리를 대가로 길운을 점쳤고, 그 이후 컵라면이 아닌 쌀밥을 먹거나 과일을 먹을 수 있는 날이 늘었다. 이 집도 조만간 이사를 갈 수 있었다. 한결은 그게 형의 큰 희생 때문임을 알기 때문에 더 노력했다. 곧 있으면 학교에서 입학시험을 치를 것이고, 이 학교를 재학하면 조금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

"형, 얼굴이 왜 그래?"

그렇지만 이런 방식을 바란 적은 없다. 서휘는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대충 걸어두고는, 납작한 소반상 위에 새하얀 비닐봉지를 툭 내려놓았다. 누군가에게 쫓기듯, 걸음을 평소보다 서두르던 서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지만, 잠깐 스쳤던 얼굴은 얼핏 보니 새빨갰다. 한결은 그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서휘에게 성큼 다가갔다. 서휘의 옆모습은 새파랗기도 했고, 샛노랗기도 했다. 반반한 살가죽 한쪽을 수놓는 온갖 색채의 향연에 한결은 기함했다.

"뭐가?"
"얼굴에 멍들었잖아! 무슨 일이야?"
"노가다 하면 흔한 일이잖아. 신경 꺼."
"형!"
"신경 끄래도. 치킨 사 왔으니까 먹어. 저녁도 안 먹고 공부했을 거 아냐. 형은 밥 먹었으니까."
"형, 제발! 무슨 일이냐니까?"

튀긴 닭 특유의 좋은 냄새가 났지만 누구도 입맛을 다실 수 없었다. 서휘가 아무렇지 않게 넘기려 들어도 한결이 모를 리가 없었다. 제 아비란 새끼가 술 마시고 돌아오는 날이면 한결에게 눈알 똑바로 뜨는 날 없다 얼굴 후려치던 날이 태반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낯짝에서 형과 똑같은 꼴이 났는데 어찌 모를까? 그렇지만 제 형을 대체, 누가 저렇게까지 때린단 말인가? 형은 오늘 노동판이 아닌, 하루 종일 연구소에 있겠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온 길이었다. 한결은 그제야 어렵잖게 생각을 끝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서휘 또한 한결이 생각을 마쳤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뭐라고 입을 벌리기도 전에 성큼 다가와 한결의 어깨를 꽉 쥐었다.

"한결아."

제대로 마주한 서휘의 몰골은 꼴이 말이 아니었다. 뺨은 퉁퉁 부어있고, 코는 미처 닦지 못한 피가 길게 번져있었다. 머리를 아침에 빗질을 하고 나갔다지만 잡힌 것이 분명했고, 옷 너머로도 새파란 멍 자국이 보였다. 거기다 자신의 어깨를 쥔 팔뚝은, 검은 후드티를 입고 있어도 새빨간 피가 배어 나오는 게 보였다. 형, 대체 무슨 일을 당하고 오는 거야? 한결은 겁에 질린 눈으로 서휘의 눈을 마주했다. 머리카락도 새하얗게 물들고, 마치 커다란 뱀처럼 변해버렸지만 여전히 자신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형의 눈을. 서휘는 한결을 바라보며 손을 바들바들 떨다가 팔을 뻗어 한결을 품에 안았다. 아버지가 사형 선고를 받은 이후로 한 번도 안아주지 않던 형이었음에도.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커리큘럼 받지 마."

겁에 질린 목소리였다. 한결은 마찬가지로 겁에 질려 제 형 너머의 창문을, 그 너머의 세상에 시선을 꽂았다. 대체,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누구보다 큰 기둥이자 어떤 풍랑도 막아줄 것 같은 형이 어째서 이렇게 연약하게 떠는 걸까, 누군가에게 고통받는 걸까, 대체 왜, 누가, 어째서, 그깟 돈이 뭐라고, 내 학업이 뭐라고…? 한결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 서휘는 한결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며 고개를 푹 숙였다.

"한결아, 형은 괜찮으니까 너는 제발 커리큘럼 받지 마. 그냥 지금처럼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고, 이런 월세방 말고 아파트에서 전세 얻어서 살자. 너 좋아하는 사람이랑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그래야지…… 너 잘 살아야지."
"형."
"형 괜찮다."
"……미안해. 내가─"
"미안하다 하지 마!! 제발, 제발…… 씨발, 네가 왜 미안한데, 너 잘못한 거 하나 없어. 다 그 새끼들이 잘못이지, 그러니까 네 앞가림이나 잘 하라고. 알았어?"
"…응."
"치킨 식겠다. 먹어."

그 이후로도 서휘는 몰골이 엉망이 되어 돌아오는 날이 많았다. 어느 날은 자신의 피가 아닌 것이 범벅이 될 때도 있었고, 이따금 자다 깨 허공을 노려볼 때도 있었다. 한결이 잠들었는지, 숨을 쉬는지 확인할 때가 잦았고, 머리를 부여잡으며 시끄럽다 중얼거릴 때도 있었다. 분홍색 물체만 보면 기분이 나쁘다는 듯 때려 부수곤 했다. 그리고 서휘는 떠났다. 형이 잘 생각해 봤는데, 형이 전생에 나라 팔아먹어서 인생이 된 것 같아. 그런데 내 인생 되게 해달라 한 새끼들을 다음 생까지 못 기다려줄 것 같아서, 다 조질 거야. 형이 존나 성공해서 형 이름 모르는 사람 없게 해줄게, 형 믿지? 시뻘건 눈동자는 먼 이상향을 향했고, 뒤를 돌지 않았다.

한결이 서휘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이따금 계좌로 들어오는 돈과, 자신이 이사를 가도 어떻게 알았는지 집까지 배달이 오는 치킨 정도였다. 한결은 이따금 계좌를 보면 서휘가 말 그대로 성공한 건 아닐까 생각하곤 했다. 큰 액수는 사립 학교도 학교지만, 마침내 수석으로 합격한 대학의 등록금을 내기에도 가뿐했기 때문이다. 한결은 인천첨단대학에 수석으로 입학했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형이 바라는 대로 좋은 대학을 갔어도. 제 형은 돌아오지 않았다. 절연이나 다름없는 삶이었고, 결국 형은 어딘가로 영영 떠나버린 것 같았다. 한결은 제 형에 대한 기억을 마음 한 구석에 묻어놓고 삶을 살아갔다. 형이 그토록 바라는 집을 얻고, 형이 그토록 바라는 사랑을 했다. 좋은 기억도 아니고, 형이 끔찍이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분홍색이었지만 그 순간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더 삶을 살아가며 언어를 잃고 아니무스로 들어섰을 적, 형은 돌아왔다.

새빨간 모습 그대로, 눈동자에 생긴 얼룩을 평생 안고, 형이 그토록 싫어하는 분홍색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담당해보지 않겠냐 조언하며.

​한결은 여전히 커리큘럼을 받지 않았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

​서휘는 식은땀이 범벅이 되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머리카락은 산발에다, 숨은 가빴다. 아, 씨발, 또. 시뻘건 눈동자를 불안한 눈치로 이리저리 굴려보니 지쳐 늘어져 잠든 태오가 보였다. 서휘는 잠시 숨을 갈무리하더니,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느릿느릿 몸을 움직였다. 싫어하는 건 알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뱀처럼 슬금슬금 허리를 숙이다 단숨에 태오의 품에 파고드니 태오는 자다가도 헉, 소리를 내며 몸을 바르작대며 자신을 끌어안은 범인을 찾고자 팔을 몇 번 더듬거리다, 서휘의 머리채를 콱 쥐어잡곤 걸쭉한 욕을 씹어뱉었다.

"아…… 씨발……."
"……싹수라곤 단 하나도 없는 새끼 같으니."
"……그래서 이번엔 왜 또…… 잠든 사람을 습격하실까요…."
"잠깐 이러고 싶어서."​
"아무리 내 당신에게 곁을 허락했다지만 지나쳐요."

태오는 잠기운 가득한 눈을 부스스 뜨며 서휘를 흘겨봤다. 그리고 어떻게든 자신의 머리카락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가슴팍에 파묻어버린 큼직한 몸 위에 손을 얹으며 느릿하게 토닥였다.

"태오야."
"네에, 나리……."
"……네가 커리큘럼을 받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경황없는 소리 말고 주무세요."
"실없는 소리 좀 하였다고, 매정하긴."
"……형."
"왜."
"좋을 텐데, 는 이미 지난 일에 대한 가능성에 불과하지요."
"……."
"그러니 좋은 꿈은 꿀 수 없어도, 부디 눈은 붙일 수 있길 바라지요……."

다시금 태오는 새근새근 잠에 빠져들었고, 서휘는 눈을 부릅 뜬 채 품 속에서 심박음과 숨소리에 의지해 밤을 새웠다. ​아무렇지 않은 듯한 새벽이 지났다. 너덜너덜한 문제집도, 누구 하나 얻어맞는 일도 없는 실로 평온한 새벽이. 그리고 아침이 밝아 찬란한 태양이 뜰 때, 서휘는 생각했다.

해가 지지 않는다.
두 눈이 죄다 타버렸음에도 시야가 새붉다.
그럼에도 서휘는 시선을 떼지 않았다.

마침내 달콤한 꿈이 끝나 비참한 현실을 마주할 때, 저 빌어먹을 태양 또한 나를 지켜보며 결코 지지 않을 테니.

632 태오주 (/ITUwLJFlY)

2024-05-13 (모두 수고..) 00:38:23

마참내 풀었노라는

하아?
하아아??? 뇌를 괴롭혀야만(플레어 서사 보고 개큰분노

633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40:11

.....태오주에게만큼은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요!! 8ㅁ8

634 태오주 (/ITUwLJFlY)

2024-05-13 (모두 수고..) 00:40:59

>>633 ㅋ ㅋ ㅋㅋㅋㅋㅋ아니 왜!!! 내가 뇌보다 사악할 리가 없는데!!!!

635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42:14

아무튼 결론은... 플레어는 정말 철저하게 인첨공의 희생양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희생양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지금도 이용당하는 중이지요. 실시간으로.

636 태오주 (/ITUwLJFlY)

2024-05-13 (모두 수고..) 00:43:13

아니 진짜 사악한 게 맞다니까
플레어야
아이고
아이고 플레어야!!!!!!!!!!!

637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44:21


우에오오오오오오오옹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캡틴 너무하다는 오열)

638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45:23

근데 서휘는 어쩌다 핑크혐오가 생겼나
그리고 어쩌다 핑크러버가 되었나 (히히)

639 태오주 (/ITUwLJFlY)

2024-05-13 (모두 수고..) 00:46:05

>>638 그 혐오
생각보다 가까울지도.😏

640 금주 (YCpnvjw6nw)

2024-05-13 (모두 수고..) 00:46:54

641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48:13

>>639 서얼마 시원이...는 아니겠지...?
생각보다 가까운..........? (오색찬란 주변인들 돌아봄)

642 혜우주 (VOWLTS3rsE)

2024-05-13 (모두 수고..) 00:48:25

금주 안냥 (복복)

643 ◆TMmm6tsoPA (AbWTGsEiqI)

2024-05-13 (모두 수고..) 00:48:27

어서 오세요! 금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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