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넓은 츠나지 해변을 다 뒤졌다. 바위 위도 걷고, 메이사 이름도 외쳐보고, 부둣가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그 외에도 엄청 허탕을 쳤다. 비밀들판도 말이지, 심지어 그 땐 밤인데다 술도 한 잔 걸쳤고, 메이사의 손만 따라 갔을 때라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났단 말이야. 그러고 나니 진이 쭉 빠져, 메이사의 비밀 들판에 왔을 때 나는 녹초였다.
...너무 오르막을 많이 걸었다. 무릎에 무리 갈텐데. 그런 생각에 한쪽에 더 무게를 싣어 걷다보니 메이사가 보였다. 이미 내 인기척을 알아챈 듯 나에게 짜증을 한껏 내는 표정으로.
...뭐라 말해야 하지. 피곤해. 그냥, 젠장... 잠깐만 쉬고 싶다.
그런 생각만 잔뜩인 채 다가서서 한숨을 푹 쉬고... 메이사의 손목을 잡아당겨 그냥 껴안았다. 말하기도 피곤해. 그냥 그렇게 껴안고, 나무라듯이 투정부렸다.
"사람 걱정시키고 말이야, 이 기집애가..."
그렇게 메이사의 얼굴을 품에 꼭 눌렀다가 떼었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여전히 갈피가 서지 않았지만, 미안하다는 말이 생각나진 않았다. 그야 미안하지 않았으니까. 프로키온씨에게 말했듯 난 그렇게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정말로 아무 사이 아니게 되어야 한다고 믿으니까.
"그런 얼굴 하지 마."
그래도 메이사가 나한테 한껏 찡그리고서 모진 말을 하는 건 싫었다. 가슴이 쿡쿡 쑤셨다. 아무 사이 아니더라도 소중할 수는 있는 법 아닌가. 멋대로 소중하게 여기는 게 뭐가 나빠.
대뜸 다가와서 한숨만 푹 쉬길래, 그냥 지나쳐서 집에나 가버릴까. 그렇게 생각했다. 다짜고짜 손목을 잡혀 끌어당겨지기 전까지는. ....진짜 짜증나.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그렇게 단언할 땐 언제고, 이제는 이렇게 끌어안고 있냐고. 걱정 안 해도 되잖아.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뭐하는 거냐고..! 아무 사이도 아니면서 이런 짓 하지 마."
잔뜩 찡그리고, 유우가를 힘주어 밀어냈다. 그래도 껴안은 팔은 제법 단단하게 얽혀있었다. 뭐냐고 진짜. 짜증나. 작정하고 세게 밀면 풀리겠지만, 그러면 유우가가 뒤로 훅 넘어갈 게 뻔했다. 여기, 비밀들판은 풀이 깔려있긴 하지만 돌도 꽤 많고. 뒤로 넘어졌다 머리부터 박으면 귀찮은 일이 생길테니까... 짜증나게. 왜 이런 걱정까지 내가 해야하는데?
"알 게 뭐야. 빨리 놓고 가라고. 짜증나... 전부 누구때문인데...."
짜증나. 심한 말을 한 건 너면서, 왜 네가 힘들어 죽겠다는 듯이 구는 건데. 전부 누구때문인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유우가의 팔을 툭툭 치고, 밀어내면서 짜증을 냈다.
밀어내는 메이사를 꽉 붙잡고 있는데, 애가 힘이 장사여서 쪽을 못 쓴다. 손이 부들거리며 풀리려는데 턱까지 들이받혔다. 아, 젠장 입안 씹었어. 그리고 제대로 들어갔네.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둘이 엉켜버린 채로 쓰러진다.
그 와중에 메이사의 등을 꼭 당겨, 내 위로 엎어지게 한 건 그야말로 나이스 판단. 내가 덮치는 꼴이 되면 어쩐지 다른 곳도 걷어차일 거 같았고(...) 무엇보다 내가 쿠션이 돼서 안 다쳤으니 다행이다. 근데 진짜 힘이 뭐 이렇게 세냐 애가.
"윽... 가만히 있어 제발."
입안은 비리고 점심은 못 먹어서 어지러운데 머리 앞뒤로 타격까지 들어왔다고. 움직이지 못하게 메이사의 뒷목을 꾹 당겨 눌렀다. 조금 진정된 것 같자 이야기를 꺼냈다.
"...너 토네이도 대쉬가 그렇게 중요해?"
아니겠지. 넌 선을 넘은 녀석은 애초에 자기 세상에서 없는 취급 하는 녀석이니까. 굳이 역겹게 대하지도 않고, 좋게 인식을 바꿀 일도 없고, 그냥 그런 사람. 얽히지 말아야지. 그렇게 입 꾹 닫고 동굴로 들어가는 녀석이잖아. 토네이도는 이미 그런 취급이다. 토네이도가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한 말이 중요한 거겠지. 그 정도 논리의 허점은 빤히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과 밀착해서 들으면 그런 걸 따질 새도 없는 법이다. 따질 틈도 안 줄 거고.
"우린 혼인신고서까지 쓴 사이잖아. 그 녀석이 뭐라 생각하든 너만 잘 하면 제출할 거라고." "...그런 사실을 굳이 토네이도 녀석한테 알려줘야 해? 난 싫은데."
일부러 뒤로 안 넘어가게 나름 조심한다고 했는데, 결국 넘어가버렸다. 그대로 유우가 위에 엎어져서 다시 바둥대려고 했는데 뒷목을 꽉 잡혀서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대로 팔다리를 휘적거리다가 제 풀에 지쳐 그만둬버렸다. 진짜 짜증나..... 그렇게 좀 가만히 있으니 유우가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토네이도 녀석이 뭐라 생각하든 혼인신고서를 제출할 거니까 상관없다고. 굳이 그 녀석에게 알려줘야하냐고.
아니야, 난 그것 때문에 화가 났던 게 아닌데.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말하는게, 그냥.... 그 녀석이 아니라 네가 했던 말이, 그게 더 싫었던거라고. 그렇게 꽉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하면서도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한게.
붙잡혀서 머리가 가슴팍에 꾹 눌려있어서, 귓가로 심장소리가 어지럽게 울린다. 네가 늘어놓는 궤변같은 말과 그 소리가 뒤섞여서 머리가 어지럽다. 그게 더 짜증나.
"....그래도, 그치만...."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하니까, 싫었는걸...."
토네이도가 유우가에게 치근덕거리는 건 알지. 그자식 내가 보는 앞에서도 태연하게 그러고. 아무 사이 아니라고 했을때도 대놓고 내가 가져간다고 지껄이고. 아이스크림을 던지는 게 아니라 그걸 쥐고 패버렸어야 하는데. ....아니다. 그 정도로 그 녀석에게 감정을 낭비하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냥 걷다가 어디 차에나 치여버리라지. 젠장.
나 너무 쓰레기 되는 기분인데. 젠장. 메이사의 어머니까지 보고 와서 이러고 있다니 배덕감에 가슴이 더 두근거린다. 그래도 해야 할 건... 해야지. 메이사는 속 시원하게 풀린 거 같지 않으니까.
날 좋아하는 애한테 이렇게 구는 건 전공이 아니다... 하지만 전공이 아닌데도 난 제법 잘했다. 쓰레기 학부라 그런가.
"...우리가 아무 사이 아닌 건 아니지." "별 일 없다면 결혼하고 여보 자기 할 사이잖아. 아닌가."
난 내 딸이 이렇게 말하는 녀석을 좋아한다면 뜯어말릴 거야. 메이사 아버지가 정말로 이해되는 순간이다. 그러니까 외박하는 거 제한도 좀 하고 그러시란 말이에요. 안 하니까 애가 이만큼이나 중증이 됐잖아요. 좋아해도 하필 이런 질떨어지는 녀석을 좋아해선 나까지 고생이 많다고.
...그래도 역시 여보라던가 자기라던가, 여자친구들한테도 안 하던 애칭을 남의 귓가에 속닥거리고 있으려니 부끄러운 건 사실이다. 심장이 멎지를 않네. 아니, 멎으면 죽는 건가. 젠장. 좀 조용해지라고 새끼야.
"남편아내될 사이고. 어쩌면 우리 사이에 애가 있을 수도 있겠지. 같이 사는 건 당연한 거고..."
어쩌면 이 이야기에서 나도 단서를 흘려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메이사가 마지막으로 저지른 일을 생각해보면. 메이사는 이 때 내가 일러주는 걸 하나하나 상상해보는 것처럼 얌전해졌다. 난 그게 잘 먹힌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 메이사. 그렇잖아..." "그런 거 낯뜨거워서 어떻게 말해."
...이건 진짜 진심이었다. 생각만으로 얼굴이 빨개져서, 메이사가 올려다 봤을 때 내 얼굴이 볼만했을 테니까. 그래서 넘어가준 걸지도.
드, 듣기만 했는데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뒤로 쳐진 귀끝도 빨갛게 됐을 게 분명해...! 결혼하고 여보 자기 할 사이, 남편아내될 사이고 사이에 아이도 있을 수 있겠다니. 그, 그런 걸 직접 들으니까 생생하게 상상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상상해보면서 속으로 뺫!하고 있다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보면, 유우가의 얼굴도 새빨갛고, 사실 고개를 들기 전부터 심장소리가 엄청 쿵쿵하고 들리고 있었으니까....
......응, 그렇네. 이런 거 말하는 거 쉽지 않지.. 엄청 부끄러우니까. 그렇네! 나라도 이런 건 쉽게 말 못하지!!! 고개를 조금 격하게 끄덕거린 후에, 그대로 유우가에게 파묻었다.
"...그러네에. 알았어..." ".....말도 없이 안 가서, 미안해..."
.....알았어. 납득했다고. 그래서 그랬던 거라고 납득했으니, 무단으로 땡땡이친 것에 대한 사과를 슬쩍 입에 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파묻은 김에 하루 동안 부족했던 유우가 성분도 좀 씁-하- 하고.
"...근데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정말 아무 말도 없이 나온 거고, 내가 여기 자주 오는 것도 유우가는 아마... 프롬때 데려오긴 했지만 딱 그 정도고, 이렇게 혼자 있고 싶을 때 오는 건 몰랐을텐데.
여담이지만 멧버지는🤔 원래는 좀 엘리트 트레이너 코스 밟던 사람이었을거 같죠... 그래서 나름 유명한 우마무스메 집안의 자제를 담당했다가 유우가처럼 선 긋는다고 그었는데 실눈캐의 음모에 당해서(...)잡아먹히고 거기에 메이사도 덜컥 생겨버려서 패닉.. 하지만 내가 어떻게든 책임질게...하는 모습에 프로키온씨가 관명도 레이스도 내다버리고 우리 그냥 어디 멀리 가서 살아요~☺️하고 츠나지로 끌고 온 거겠지... 하는 생각이 방금 막 들었어요
아니 이게 아니고 유우가랑은 반대로 싸움도 제대로 안해본 쪽이라🤔 왕코쨩처럼 키사마아아앗!!하고 위협하는게 전부 아닐까.. 근데 거기에 이제 중식도가 더해진🤔
성공했다. 난 성공한 쓰레기야. 메이사의 입에서 '미안해' 가 나왔다고. ...미안해야 할 건 나 같은데.
그야 내가 말한 미래는 안 올 테니까. 난 네 인생에서 사라질 거고, 넌 네 또래의 좋은 사람을 만나서 그런 미래를 꾸리게 될 거다. 다 널 위한 일이야. 그러니까 이 정도의 쓰레기 짓은... 조금만 봐주면 안 될까.
그렇게 자기합리화 하고 있다보면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 가라앉고 있던 얼굴이 다시 빨개진다. 아니 왜 빨개지는 거야. 그게 뭐 어떻다고. 그러면 천리안으로 찾았다고 할까? 그럴 수는 없잖아! 당연한 말인데... 내가 메이사를 걱정해서 그만큼이나 품을 들였다고 하는 게, 뭔가 어쩐지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그게 뭐라고. 알지만 마음이 내 뜻대로 안 된다.
"그, 그건..."
"......하야나미에서 너희 어머니께... 여쭤봤지."
잠깐. 어? 그러고보니.
비밀 들판이랑 해변 이야기를 듣자마자 뛰쳐나왔었지... 빨갰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래졌다.
마마한테 물어봤다니. 학교 땡땡이 친 거 걸려버려...! 그 생각에 잠시 얼굴이 파래졌는데, 그런 나보다도 유우가의 얼굴이 더 새파래지고 있었다. 어째서...? 그런데 들어보니 계산을 안 하고 나왔다고. 그러니까, 마마한테 물어보려고 하야나미에 가서 뭔가 먹었는데, 계산도 안 하고 나왔다는 건가...?
"파파가 안 잡았어? 신기하네... 예비 사위 특전 같은 건가."
히죽 웃으면서 장난을 칠 정도로는 회복해서, 그런 농?담도 던져보고. 하지만 같이 가자는 건 언제나 환영이니까. 그렇게 유우가의 팔짱을 끼고서 하야나미로 돌아와 문을 열자, 이쪽을 보는 마마의 눈길은... 평소와 같이 흐뭇한 느낌이다. 어쩐지 웃음이 더 짙어 보이는 건 내 착각인가?
- 어머나~ 사이가 좋네요, 히다이 트레이너.
우와, 평소엔 이렇게는 말 안했는데. 무슨 일이 있던거지 마마.... 마마도 그렇고 단골들도 무어라 소근거리고 있었다. 뭐 대충 짐작은 가는데. 히히, 하고 웃어보이고서 계산대로 슥 시선을 돌리면 거기엔 파파가 있었다.
- ........
유우가가 덜덜 떨면서 내민 카드를 가만히 노려보는 파파 를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는 나. 진짜 돈 받을 거야? 유우가라구? 내 트레이너고 내 담임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유우가에게 낀 팔짱을 좀 더 강하게 죄였다. 아, 유우가 팔에 피 안 통할지도. 좀 미안.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 괘씸한 녀석!!!!!'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가차없이 카드를 받아 계산해버렸다. 파파 실망이야....
"그런데 유우가, 말차 한 잔만 마신거야? 밥은?"
그러고보니 말차를 계산 안 했다고 했지. ....계산을 안 하고 나오는데 다른 음식은 계산하고 말차만 안 하고 나오는 건 이상하지? 그럼 말차만 마신 건가? 밥은? 벌써 저녁때인데? ....하긴, 나도 점심 저녁 다 안 먹었으니까... 남의 말을 할 처지는 아닌데.
메이사가 낀 거에 장난 선 넘을 정도로 쳤다가 업보청산하는 거죠? 유우가 기겁하고 으아아아악!!!!하면서 정신 나가려 하는 거... 보인다...🙄 하지만 전 여기서... 앞에서만 장난 치는 것도 보고싶은걸요 🤭 앞뒤가 완전히 격리된 상태에서 츄츄만 하면 메이사 엄청 짜증낼 거 같고 🤭 으히히... 얼굴에 낙서도 해야하고요
아까 들판에서 말한 게 있어서 팔짱 빼라고 하지도 못하겠고. 남들이 자와거리는 걸 억지 웃음으로 넘기고, 메이사 어머님의 짓궂은 한 마디를 눈을 까뒤집고 못 들은 척 하고, 아버지의 죽이려하는 눈빛을 최대한 회피할 뿐이었다. 잠깐 근데 메이사 팔짱이 팔짱이 잠깐!! 팔 닿는다고! 적당히를 알라고 이 골때리는 기집애야! 나 너네 부모님 앞에서 이러고 싶지 않다...! (하츠모데 때 비슷한 거 했지 않느냐고? 아니아니, 스킨십은 없었잖아.)
...아버님은 눈을 질끈 감고 화를 삭이더니 카드를 냉큼 받아챙겼다. 거기에 안도하고 있는데, 메이사의 물음. 그러고보니 점심도 안 먹고 바로 나와선 하야나미로 왔고... 저녁도 못 먹었지. 게다가 엄청 돌아다녔고... 의식하고 나니 무척이나 배가 고프다. 위장도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요란한 꼬르륵 소리가.
미친 아저씨야 니 딸이 시꺼먼 아저씨한테 넘어가는 걸 그렇게 협조하시겠다고요? 제정신이 아니군. 프로키온 씨 내가 나가고서 아버님께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5엔 동전이나 최면어플 써서 하트동공으로 만든 거 아니에요? 당신은 그러고도 남을 거 같아서 무서워. 결혼도 그렇게 해버린 거 아니냐고.
그런 어이없음 때문에 영수증과 아버님을 번갈아 보고 있는데, 프로키온 씨가 권유한다.
- 거기 서서 그러지 말고 어디 앉아요~ 메이사도 저녁 먹어야 하니까요. 그렇지?
...속이 검은 유부녀 최악이야... 내가 유부녀 취향이었어도 저 여자한테는 절대 안 흘릴 거야. 젠장. 진짜 싫다고 프로키온씨. 그렇게 속으로 불평하면서도 결국엔 자리에 앉고, 이내 준비된 스태미나 정식과 보너스 장어구이를 죽은 눈으로 바라봤다.
꼬르륵 소리까지 크게 났잖아? 파파도 센스있게 바로 결제 해버린 것 같고...는 그 정도면 말차는 그냥 서비스로 주라고 파파... 슬쩍 계산대 쪽을 흘겨보다가 유우가의 손을 끌고 테이블에 앉았다. 유우가와 내 앞에 스태미나 정식이 각각 놓이고,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와, 오늘 보너스는 장어구이구나. 이거 맛있지~ 그런데 유우가는 이 맛있는 걸 왜 안 먹고 넘기는 거지? 내 쪽으로 넘겨주는 유우가와 하나가 더 늘어난 장어구이를 물끄러미 보다가, 히죽 웃었다. 그렇군. 그런거지?
"그래 알았어." "자, 아~"
먹여달라고 한 거 아냐 이거? 제멋대로 해석을 끝내고 내쪽으로 넘겨진 장어구이를 집어서 유우가의 입가로 가져가며, 아~ 하고 말했다. 앗, 저쪽에서 파파가 엄청 무서운 얼굴 하고 있어. 마마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보고 있으니까... 괜찮겠지.
"우리집 장어구이 엄청 맛있다구? 안 먹으면 엄청 손해란 말이야. 자, 아~"
먹을 때까지 들고 있을거야. 거기에 마마랑 파파도 보고 있다고. 근데도 거절할거야? 아니지? 먹어줄거지?
"어때, 맛있지?"
부드러운 살과 양념, 이 양념이 또 엄청 맛있거든. 밥이 술술 들어간다니까. 물론 생강구이도 엄청 맛있지만! 나도 점심을 걸렀던지라 엄청 배고파서, 그 뒤로는 말도 별로 안 하고 열심히 먹기만 했다. 어느정도 배가 차고 나서야 좀 여유가 생겨서, 아직 먹는 중인 유우가를 빤히 보고 있었다. ....너무 쳐다봤나? 체하려나...
"...어제 못 먹었던 가리가리군, 내일 다시 사줘. 유우가 때문에 못 먹었던 거니까." "토네이도 있는 그 편의점 말고 다른데서 사자."
조금 억지일라나. 하지만 사실이잖아. 유우가가 그렇게 말하지만 않았어도 어제 먹었을텐데. 그리고 이걸 말하고나서야 생각났는데, 후드집업.... 유우가가 온 김에 돌려줘도 좋겠지만, 역시 좀 더 갖고 있고 싶으니까... 말하지 말자.
...역시 동거지아의 몸이 바뀌었을 때를 생각해야 해... 멧쨔가 넥타이 혼자서 못 매서 유우가한테 매달라고 한다던지 둘이 알 거 다 알면서도 화장실 가는 건 여전히 부끄러워한다던지 🫠 멧쨔는 유우가에게 오는, 유우가는 멧쨔에게 오는 대쉬들을 체감해보기도 하고...🫠 유우가가 평소처럼 다리 편하게 놓고 앉았다가 멧쨔가 기겁하고 모아주는 거라던가 그런 거 엄청 보고싶네요
그랬다가 유우가가 들어가 있는 동안 갑자기 생리터져서 😏 유우가가 깜짝 놀라는 것도 보고 싶네요 뭔지는 알지만 비주얼적으로 호러고 어떻게 하는지는 자세히 몰라서 🙀으아아아악 모드였다가 이틀 째에 지옥을 맛보는 거지... 그 와중에 멧쨔가 "유우가도 이제 여자가 됐네 😏" 라던가 "남은 기간도 나 대신 잘 부탁해 🤭" 같은 말 했다가 남자얼굴로 그렇게 깐족대니까 너무 열받아서 한대 때리는 거 보고 싶네요 히히...
😸 "난 매달 겪는 건데 유우가 고작 그거 가지고 꼬리를 바들바들 떨고~ 약해~" 🫠 "다 악 쳐. . . . ."
장어구이를 집어 나에게 들이미는 메이사. 입술을 꾹 다물지만 그런 건 상관 안 한다는 듯이 다가오는 게... 결국엔 입가에 부딪혀 달달짭쪼롭한 양념을 입술에 묻혀댔다. 윽, 으극, 이러면 장어 무너진다고. 원래도 살이 야들거리는 녀석인데 이걸 이렇게...
- 우리 집 장어구이 엄청 맛있다구?
나도 알아, 나도 안다고. 근데 우리 꼭 이렇게 애정행각하면서 먹어야 하냐?! 아버지도 피눈물 흘리면서 보고 계시고 사람들도 있잖아...! 그렇게 버텨봤지만, 가깝게 풍기는 고소한 장어냄새. 거기에 꼬륵거리는 배가 너무 수치스러워서, 결국엔 메이사 젓가락 째로 냠, 먹고 말았다.
자괴감... 아까 그럴 일 없다고 말해놓고서 이런 애정행각이라니 젠장.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메이사는 즐겁게 먹기 시작했다. 아니, 모르겠지. 모르니까 이렇게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일을 태연하게 하는 거라고. 센세를 화나게 만드는 천재 같으니라고...!
젠장. 그렇게 나도 식사 삼매경이었는데, 문득 들려온 말에 고개를 들었다.
가리가리군을 다시 사달라고. 나는 잠시 생각하며 입 안의 음식을 넘기고는...
"싫은데."
라고 답했다.
"...가리가리군 가지고 상한 속이 달래지겠냐. 요구할 거면 제대로 해, 하겐다즈 같은 거로." "나 하겐다즈 먹고 싶어."
"그리고 가리가리군은 여러 개 먹으면 배탈 나니까."
아무튼 승낙. 메데타시 메데타시... 겠지?
(*막레입니다~ 정말 고자극 주말을 보냈네요...😌 주중은 이 일상들을 곱씹으면서 보내야겠어요 🫠 히히... 너무너무 즐거웠던www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