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11 다음달 카드값은 다음달 먐미가 알아서 해줄테니 잘했다 개같이 버는데 그렇게라도 써줘야지(여름옷 지른 카드값 봄)(안봄) 닮지 않았나 생각해서 일단 지르고 봤는데 정답이라니 몹시 편안하다. 대가리 깰 필요 없는게 이혜성은 아예 자기 자신은 논외로 치고 주변을 관조적 방관적으로 보는 편이 맞걸랑 이게 현대인의 냉소주의랑 비슷한 결이라고 밈미는 생각해용
여고생적 찐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순간 태오 핸드폰 들면서 응 ㄱㅅ~ 하는 거랑 이혜성 짜식은 눈으로 보면서 같이 핸드폰 들고 야 끝나고 마라탕 조지실? 오늘 각인데 하는 장면 떠오름
>>12 야구 유니폼과 덕질 굿즈가 오늘도 늘었어 < ? 히히히 냉소주의 마히다. 짱마히다. 시크릿투톤 여캐라서 두 배로 마히다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야 아 근데 진짜 조졋다 밈미야 나 어떡해 태오 네일했음+요즘 교복 위로 서휘가 선물해준 겉옷 걸치고 다녀서(최근 커미션 이미지 그 도포 맞음) 화려함+비녀도 함 이래가지구 막... 의자에 팔 걸치고 한 손으로 핸드폰 틱탁틱탁 하는 갸루같은 이미지 떠오름... 마라탕 소리에 "그것만 먹을 건 아니지?" 하는 현뱜미(여?고생) 둘이 마라탕에 꿔바로우 조지고 빙수 하나 조진 뒤에 로드샵 화장품 좀 보다가(???: 파우더가 라벤더? 돌았네 뽀용 조지네) 돌아가야 함
>>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서울 정도로 야구에 진심인 자 먐미. 자기자신도 포함한 방관자에 관망자인 냉소주의 여?고생 남캐야말로 맛도리죠. 마이따.
미친사람인가봐 (칭찬임) 갸루같은 이미지래ㅋㅋㅋㅋㅋ일본의 그, 그 뭐더라 남잔데 여자언어쓰는 그 남자들 생각나잖아 어머 얘 너 화장 오지게 잘됐다 마스카라 뭐쓰니? 어머! 피부 좋은거봐 하는 그런 알지?(이러기) 그리고 그런 남캐랑 친한 착한 낯짝에 그렇지 못한 또라이 성질머리 가지고 있는 여캐의 찐친 조합. 남캐 방황하거나 그러는데도 암시롱 없이 걍 옆에서 지 할일하는 여캐(맛있음) 아 당연하지. 마라탕에 꿔바로우 쑤시고 빙수 조지고 로드샵 가는 길에 과일주스 하나씩 조지면서 화장품 구경해야함.
칭찬 ㄳ합니다. 극찬이군요(이러기) 아 뭔지 알 것 같아 아 ㅋㅋㅋㅋ 현태오는 퀸이구나(극단적 발언) 근데 태오도 한 번 물꼬 툭 터지면 여자언어 엄청 쓸 것 같단 적폐가 있어 온나노코 현태오... 밈 되게 잘 알고있음(feat. 헤이커) 캐붕같지만 최신밈 반영해서 다저스캡 쓰고 한결이랑 서휘한테 "(개같은 아저씨들아의 줄임말)" 했으면 좋겠다(?????) 아 미쳣다 진짜 맛있다 착한 낯짝에 그렇지 못한 성깔... 최고. 마구 먹어버려. 암시랑토 않는거 ㄹㅇ이잖음 와중에 자기가 할 일을 하는데 그게 연애사 관련된 거나 비즈니스면 좋겠다 복장터지는 남캐와 ㅇㅓ쩔티비하는 여캐(?) ㅋ ㅋ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아 과일주스 왤케 현실성 높아!!! 수박주스 마셨음 좋겠다 얘네 메x커피 더x티 빽x방 완전수박 그런거
>>31 태오주 진짜 오늘 텐션 미쳤어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건 못참지 진짜 전구단 해줘야함(?)
아유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어머 세상에 저게 무슨 발언이야 자와자와 근데 맞을걸? 퀸 현먐미. 캬 잘 어울리는데(이런발언) 안햐랑 친하면 여자언어 능통한 거 당연한거 아니냐며. 같은 반 애들 중에 여자친구 말 때문에 골치 썩는 남자애 있으면 옆에서 여자언어 찰떡같이 해석해줬음 해. 근데 그게 이혜성한테는 더 직설적으로 하는거지 어머 얘 너는 그것도 모르니? 하면서 물꼬 터진 여자언어 쏟아내주라(급기야)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겨서 360도 헤드뱅잉함ㅋㅋㅋㅋㅋㅋㅋ아 고증 몬데ㅋㅋㅋㅋ
복장터지는 남캐 옆에서 지 할일 다한 여캐가 남캐 등짝 쫙 때리면서 야리하러가자 할 것 같은 장면이잖아 그거. 한번씩 남캐가 내 말 듣고 있어?!!!! 하면 여캐가 ㅇㅇ 듣고 있음 하는 것도(너무갔음) 하지만 이혜성 진짜 착한 낯짝에 그렇지 못한 성깔은 맞지 않아? 얘도 만만치 않은 또라이긴 해서..
어음... 별 말 없이 넘기는 와중에 분위기 흐리는 것 같아 정말로 죄송하지만, 짚고넘어가야겠네요. 저런 말은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인 어장에서 쓸만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내용만 15세라는 뜻이 아니라, 이 어장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룰이라고 생각하는걸요.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인만큼, 잡담에서도 수위 조절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situplay>1597046644>534 혼신의 메모장 긁어오기(영끌중) 극찬 감사합니다 현백대조 노렸는데 백이 더 또라이인 경우를 사랑해주십시오(대체)
그치 맛있지... 뻔뻔하기까지 해서 더 환장하는 서사... 크크큭(이러기) 진짜 극락유잼 한결쌤이 돌아가는 서사? 있을 수 없음 현태오 인질로 잡혀도 너는 늘 그런식이었지 이번엔 내가 역으로 묻자 진짜 해볼 수는 있니? 하는 그런 거 보고싶다 근데 시원이는 진짜 할 사람이라 지금 서사 고민하는 중😒
ㅋㅋㅋㅋㅋㅋㅋ하~ 그거지예 한결쌤 ㄹㅇ 백씨 동생임 어 진짜 그랬을?지도 쟤가 날 재밌게 안 해주면 어쩌지 생각하는 시원이(자기가 휘둘리는 걸 자각 못함)와 떠받드는 척 교묘하게 쥐흔하는 한결이... 약간 그 느낌임 왕이 자기는 정치 잘 한다 생각하는데 사실 섭정이 다 함 와 개쎄해
사?이다 복?수 데 마레야 긴장해라 솔리스 함 더 터진다!(이러기)
나리의 흥미를 끌어요 = 스트레인지로 발 들이면 주변 정적들이 싹 너를 노려요 태오의 경우에는 이걸 알고 있어서 태오가 나리의 흥미가 다른곳으로 가길 간곡히 바라는 거임 서휘는 충분히 호의를 베풀어주는 보통의 사람(feat. 코스믹 호러 원숭이 손)처럼 대해주지만 스트레인지의 적은 '저걸 조지면 어르신에게 타격이 간다'로 받아들이겠지..? 물론 혜우가 레벨 5의 능력자에다 주변이 비호한다고 해도 태오같은 저격수가 있다면, 혹은 혜우 주변을 노린다면 얘기가 달라지니까... 태오가 걱정이 많아서 그래. 심지어 서휘는 일 터지고나서 음~ 나서야징. 하는 녀석이라 더...
혜우같은 비유였어 깜찍한 앙금이 비유(?)
아 ㅋ ㅋ ㅋ ㅋ 들켯군요. 대가리를 깨다. 메롱이라니 납감스택 이렇게 쌓이다(뭐)
이그젝틀리 개인의 원한이면 ㅇㅋ~ 하는데 무려 스트레인지에서 한가닥 하고 타인의 부정적 감정 다 삼키는 뒷골목 보스 형님이 있는데도 말랑순수보들꽃길만 걸어와서 분노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의 원한 오뉴월 서리보다 두려운데 태오를 숭배하듯 모심... 시원이보다 더 떠받들 걸. 시원이를 공주 모시듯 했다면 이제는 신관이 신 모시듯 대할듯
크~ ㄱㅊ아 혜우야 네 육체에는 해가 안 가 태오가 납감될 뿐이야(저기요 음~ 존맛.
>>이거 어릴 때도 옆에 있으면 자주 했을거 같음<< 부러운 자식 혜우가 손 잡아준 손모가지 내가 가져감은 크아악
[아뇨, 오늘은 여기에서 마무리 해도 괜찮아요. 두 사람도 시간 보내야죠, 바쁠 텐데.]
하고 자기 커리큘럼은 안 해줄 거란 생각이 있음 아무래도 태오의 정신적인 문제를 짚어내다 보니까... 마지막 배려이자 더 긁혀서 '백씨 2차' 가기 전의 마지막 선(?)
>>32 오늘 나 탄수화물 먹어서 그래 사람이 탄수를 먹어야 살아난다 ^-^ ㅋㅋㅋㅋ아 진짜 전구단 해줘야 함... 우리가 호랑이긴 해도 왜 망곰이가 없냐고 호랑망곰 내놔(?)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퀸먐미. 원조 퀸과는 다릅니다. 안햐 걔는 내가 생각해도 걍 여고생임 봄웜이에요? < 레전드라 생각합니다. 아 ㅋㅋㅋㅋㅋㅋ 해석 해주는 것도 그냥 듣고 툭 던지듯 말하면서 지나갔음 좋겠어 얘 교우관계 진짜 오지게 좁단 설정이라(저지먼트 외 인식: 양아치) "……그거 예민한 날이라 신경 긁지 말란 뜻인데." 하고 지나치는 거지... 진짜 여?고생 아 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자기야."로 시작하는 온나노코 걸?즈토크(급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본토의 si바르 새키 해야함 ㄹㅇ임~ 마침 아저?씨군요 와 근데 크리아재랑 한결쌤 동갑임 안믿겨 한결쌤이 동안이라 그런가???
ㅋ ㅋ ㅋㅋㅋㅋ 밈미야 내가 넘 웃겨서 뒤집어질 것 같아 ㅋ ㅋ ㅋㅋㅋㅋ 야리까잔 말 정겹다...(?) 약간 나무젓가락 챙겨갈 것 같단 생각이 있어 두 사람 다... 뭔 말인지 알지 나만 아는 거 아니라고 해주라 다 한 번은 그래봤잖아(아니다) ㅋㅋㅋ아 ㅇㅇ 듣고있음 < 전혀 안 듣고 있는 건 아니고?! 해야 함 ㅇㄱㄹㅇ
글킨 해 사실 난 아직도 밈미의 정치 시도하다 대형사고치는 적폐를 못 잊어... 이 사람, 또라이력이 대단하다. 금이 세금 4배로 내야 함 왜냐면 내 취향이기 때문(?)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이해함... 더 단맛과 두 번째로 단 맛... 틴트 돌겠네 손등 발색 보고는 "손등은 선크림 안 발라서 그렇고, 한 번 봐봐." 하고 손등에 묻힌 거 대충 팔목에 슥슥 비벼서 발색 본 뒤에 "컵 대도 안 묻겠다 얘." 하면서 자연스럽게 옆에 있는 립브러시에 시선 가야 함... 음~ 좋다(?)
수경이에게 받아 버린 돈을 갚으려고 초밥 오마카세라는 걸 먹었다. (제대로 말하고 돌려준 게 아니니 갚았다는 건 무리수긴 한데 돈도 장갑도 마다하니 도리가 없잖아... ) 알아서 다 해 주는 고급진 서비스라고만 생각했는데 수경이 말 듣고 보니 급식이랑 비슷하다ㅋㅋㅋ 한 덩이씩 감질나게 올려 주니 급식 존똑은 아니지만. 맛있으면 선배랑도 와 보고 싶었는데~ 맛은 둘째 치고 먹을수록 배고픈 느낌이라 별로다. 같은 돈으로 떡볶이랑 김밥을 먹으면 2끼, 아니 3끼는 배부를 거 같은데.
...까진 실없는 소리. 리라의 보고서 내용이 마음에 걸렸어서 수경이한테 사이코메트리를 써 봤는데 그렇게 끼어든 게 잘한 짓인지 모르겠다.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이랑 수경이의 기억이 조작되었을 가능성, 로벨이라는 수박이 수경이를 언제든 조종할 가능성 따위를 확인하긴 했다만, 그럼 뭐해? 달라지는 게 없잖아.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끌려갔다간 뼈도 못 추릴까 봐 오히려 피했지;;; ) 알고도 구경만 하는 꼴이라 뒷맛이 영 구리다. 아쉬운 대로 활동 보고서라도 제출했다만 달라질 게 없기는 마찬가지. 아, 찝찝해! 수박!!
>>58 왜 탄수화물 섭취안했어 사람은 탄수화물 먹어야 온화해진단 말야. 격한 동의 표합니다. 망곰 못잃어 안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봄웜이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햐를 관통하는 최고의 한마디였음을 인정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ㄹㅇ ㅇㅈ함. 툭 던지듯이 말해서 남자애들 천방지축어리둥절빙글빙글짱구표정으로 미아핑 찍으며 저거 우리한테 말한거임? 해줘야한다고 봐. 세상에 자기야래 돌겠네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온나노코 걸즈 토크 시작하는 거 보고 이혜성 아이 또 시작이야;해야한다 ㄹㅇ ?? 이게 바로 유부남과 미혼남의 차이점인가? 어떡케 한결이랑 크리아재랑 동갑(상상도 못한 정체 짤)
ㅋㅋㅋㅋㅋㅋㅋㅋㅋ판사님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 모른다구요 아. 아 암튼 모름(시침뚝) 전혀 안듣고 있는 거 아니고?! 하면 듣고 있다니까? 해주겠지 이혜성... 웃겨서 죽어벌임.
나중에 리버티 사태 좀 수습되면 이혜성이 정치질하다가 거나하게 사고 한번 쳐서 스트레인지 술렁술렁해지는 그런 상황으로 썰풀이 자진모리 장단으로 신명나게 해보고 싶음. 개꿀잼이자너. 아 그럼 태오는 세금 10배내셈. 왜냐면 태오 주변의 관계성이 너무 맛도리기 때문(급기야)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줘서 너무 고마워 제리인사제리인사. 아ㅋㅋㅋㅋㅋ너무 전문성이 짙어서 웃었다ㅋㅋㅋㅋㅋㅋ현먐미 여고생력 어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컵ㅋㅋ대도 안묻겠다 얘<< 이거 진짜 웃겨서 뒤집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립브러시에 눈돌아가는 현먐미와 향수나 기초 스킨케어로 눈돌아가는 이밈미. 캬 일상하나 뚝딱이야
재고 데이터랑 실물 오차 없는 거 확인했고, 남은 상품들 유통기한 빠른 게 앞에 오도록 진열도 마쳤고, 청소도 다했다. 간간이 발목이 시큰하면 흠칫흠칫 놀라고, 물류 바구니 나르면서도 쫄리고, 밀대로 바닥 미는 것조차 이상하리만치 어색했지만, 어쨌든 다 했다.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일들로 이러는 게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안도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수박! 이러다 진짜 정병 오는 거 아냐?
그래도 이렇게나마 할 수 있었던 건ㅡ
서연은 즉석식품 진열대에 시선을 고정했다. 6살, 7살 키로 저기에 상품 진열하겠다고 아등바등했던, 그러면서 얼이 나가기도 하고 어린애처럼 굴기도 하면서 서로의 진심을 확인했던 순간들이 선해졌다. 그런 추억이 깃든 곳이라 그나마 정줄을 잡을 수 있었던 거 아닐까. 좀은 겸연쩍은 웃음과 함께 숨을 돌리려니 딱 자정이 지났다. 하여 카운터 안쪽에서 기다리던 토실이를 머리 위에 앉히고, 즉석식품 냉장실 제일 안쪽에 둔 케이크를 챙겼다. 포장 상자 윗면에 편지도 잘 붙여 뒀으니 오늘 찾아가서 드리면 무난하지 않을까? 근데 이 시간에 드리면 열어보실 시간이 없을 거 같고... 만들고도 이런 고민이라니 참 멋없다!!
뒤늦게 복잡해져 있을 때 사장님이 돌아왔다. 딱 1분 지났는데 벌써 퇴근 모드냐며 한마디 하시면서도 고생했다며 유니폼을 받아 입으신다. 이 시간에 웬 케이크냐고도 물으셨지만, 그건 적당히 웃어넘겼다.
자정이 지난 점포 인근은 여느 때처럼 고요하고 한산하다. 가을 밤 공기는 어느덧 꽤 쌀랑하다만, 학교 도서관까지 가는 길만은 훈훈할 거 같다. 발목이 쓸데없이 거슬리지만 않으면 말이지. 케이크 상자의 손잡이를 힘주어 쥐는 한편 남은 손으로 머리 위의 토실이를 가볍게 쓰다듬은 뒤 비장하다면 비장하게 걸음을 떼기 시작하는 서연이었다.
망할...강서현 이 자식 진짜 능력 쓴 거 맞아? 과도한 능력의 사용은 오히려 수능 날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서현의 제안에 따라 레벨 2의 능력으로 공부에 집중하고 잡념을 없애버렸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었나?
시간이 지날 수록, 밤이 깊어질 수록 자꾸 시계만 보게 된다.
국어책을 펼쳐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수학책을 펼쳐도 숫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한국사, 탐구, 영어를 봐도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다.
그냥 밖에 나가서 집에 가고 싶어졌다.
어느새 다리를 떨게 되고 자꾸 손에 잡은 펜을 놓게 된다. 문제집 구석의 그림은 늘어만가고 도서관 열람실 책상 패턴을 외울지경이 된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느낌이 없었을텐데 지금은 왜 이런걸까? 역시 레벨 2의 능력은 이정도 밖에 안되는 걸까?
젠장 젠장!!!
속으로 온갖 푸념을 늘어놓고 결국 책상 의자를 집어넣는다. 짐을 챙기고 집으로 향하려고 한다.
"..."
지금쯤이면 퇴근 했으려나? 이 근처니까 한번은 봐도 괜찮겠지? 아무리 레벨 3일지라도 혼자서 집에 가면 위험하지 않을까? 그렇지. 날이 이렇게 어두운데.. 싸울 때 유용한 능력도 아닌데... 토실이가 있어서 머리도 무거울텐데... 그래, 토실이를 만지면 이 잡념도 떨칠 수 있을테니까 맞아. 가는 길에 순찰도... 맞은 편에 있는 편의점인데 무슨 순찰?
그래, 인정하자. 그냥 한번 더 보고 싶다. 그러니 내일 조금 더 일찍 일어나는 걸로 하고. 퇴근 시간 집에만 바래다주자.
철현은 도서관을 나섰다. 그리고 편의점과 도서관 사이에서 만나게 되었다.
보고싶었던 사람을.
"안녕?..."
멋쩍게 웃는다.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가끔은 꿈만 같다. 정말로 내가 서연이와 사귀는 것이 맞는 걸까? 서연의 머리 위의 토실이에게도 인사한다.
어둑한 가운데 낯익은 실루엣이 눈에 띌 때만 해도 잘못 본 줄 알았다. 어두우니 아무나 선배로 착각한 거라고. 가로등으로 알아볼 만큼 가까워지니, 쑥스러운 기색이지만 정다운 빛이 감도는 얼굴. 익숙하지만 절로 들뜨고 마는 목소리. 토실이까지 챙기는 인사. 선배 맞다. 선배를 반기는 듯 머리 위에서 콩콩거리는 토실이의 감촉을 느끼는 동시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만 서연이었다. 어차피 기숙사 들어가는 길에 도서관도 지나니까, 시간 안 빼앗게 도착하는 대로 톡 드릴 참이었는데.
" 선배! 왜 나와 계세요? 도서관 가서 연락 드리려고 했는데~ "
놀랍고 반가워 저도 모르게 종종걸음으로 가다 멈칫했다. 아, 진짜. 이렇게까지 의식할 거리가 아닌데. 이럴 줄 알았으면 안대 보낼 때 피해 보상 청구도 할걸 그랬다!! 약이 오르지만 이미 늦은 일. 좀 전보다 걸음을 조심스레 딛으며 다가가서는 케이크부터 올려다 보였다.
" 그때 말씀드린 케이크예요. 원랜 저도 같이 고백하면서 드리려던 건데~ "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콧소리가 섞인 거 같아 민망해졌다. 연애하는 사이에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지만 이건 어린애 말투 같잖아;;;; 게다가 선배랑 눈이 마주치니 묘하게 긴장된다. 반갑고 좋고 마음이 흐물흐물해지는 거 같으면서도 가슴은 두근거리고 등골은 오싹 곤두서는 느낌이야. 결국 철현을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는 서연이었다.
" 선배가 너무 빨랐어서 답례가 됐네요!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처음으로요~ "
영희가 직접 시범 보여 주지 않았다면 어림없었지만요. 편지도 있다는 말까지 굳이 덧붙이진 않았다. 그렇게 차근차근 설명하기엔 너무 떨렸다.
>>134 랑주 우와... 랑주 진짜 부지런하시네요 육체 노동 후 식사하셨으면 만사 귀찮을 거 같은데 운동을 가시다니 @ㅁ@;;;; 앗 앗 밀정이라면 신념에 찬 투사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도 충분히 있었을 법하네요. 이기는 편 우리 편 삼는 처세술로 성공했다면 그건 그거대로 대단한 거 같아요. 여로가 이경이 때문에 밀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득당했어요!!
>>135 혜성주 제 기준 가장 맛있는 거라면 역시 디저트류겠네요!! 추천 감사해요오오오 ><
>>139 한양주 아하, 부부장님도 따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군요. 권력만 약하다뿐 로벨이나 인첨공 윗대가리나 발상이 비슷하다고 간주하고 있을까요?
>>142 수경주 출근은 우울하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힘내세요. 그래도 오늘 돌아오시면 주말엔 쉬시죠??
situplay>1597046644>999 현실에 햇살캐가 있다면 서연주가 아닐까(감동) situplay>1597046644>995 거기! 사심 멈춰요! 저도 보고싶지만서도! situplay>1597046644>992 과부하...라기보단, 시리어스하지 않은 사랑스러운 정하를 굴리는 마인드에 대해 같은 느낌이지? 냐하하...
situplay>1597046644>993 수경이도 엄청 매력적이니까 된게 아닐까! 난 오히려 시리어스 캐릭터를 못해... 정도를 못잡겠어서...
>>58 매우 훌 륭 합니다 현백인데 흰것이 검은것을 침범하는 이 맛도리 서사를 이끌어 주십시오 그 옆에 퍼렁냥이 애옹
어허 크큭맨 들어가 혜우가 메스 들고 이놈한다(?) 와 태오 잡아서 협박하는 시원과 눈도 깜짝 안 하는 한결쌤? 햐와와 군침 싸악 그 와중에 태오는 시원이를 도발할 것인가 한결쌤을 자극할 것인가도 몹시 흥미유발 포인트 세3의 선택지로 > 다 포기한다 이것도 있을 법?한?가
IF로 한결시원이 연애10년차였다면 망상회로 위이잉 시원이 아직까지도 자기가 잡고 흔든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보면 완전 반전되가지고 주변에서 시원이한테 뭐 얘기할거 전달할거 있으면 자연스럽게 한결이 통해서 할거같고 (직접하면 승질머리 당하니까) 시원이는 이게 이상하다 느끼는데 한결이 그것들 적당히 쳐내고 포장해서 전달해주니까 편해서 완전 정착해가지고 종당에는 한결이 없으면 암것도 못하는 공주님 될거 같은 글고 그 쯤에서 한결쌤이 헤어지자 시전했으면(?)
솔리스 한번더라니 그거 희야 멘탈엔 괜찮은 거냐며 우리 아기무너 절대지켜
아- 나리의 흥미라는게 그런 의미였구만 나루호도 나루호도 완벽히 이해했어 역시 이 형제 서로 다른 반전미가 진짜 군침 줄줄흐르게 만드네 내가 본게 맞다면 나리는 본인 흥미만 챙기고 흥미 떨어진거 처리는 주변에 적당히 던져주는? 식인거 같아서 직접 태오 납감할 한결쌤이랑은 반대인게 초베리 테이스티 그렇다면 나리의 흥미를 끌되 스트레인지에는 발 들이지 않는 걸로(메모)
ㅋㅋㅋㅋㅋ 이제 태오주 리버티 볼 때마다 깜찍한 앙금이들로 보인다 저격씬 쓸 때 앙금이들 폴짝대는거 쏴야하나? 싶어진다 ㅇ이이잉
납감 스택... 여기서 새로운 궁금증 이 스택 한번 청산하면 다시 쌓일 일 없을까? 청산의 방식에 따라 달라지려나? 흠터레스팅
한결쌤 원한도 원한인데 그런 사람한테 숭배받는 태오도 태오다 (이런 발언) 사실 공략 난이도는 한결쌤이 헬이었다 나리는 나이트메어(?) 이 극치의 양대산맥 어쩔거야 나 진짜 도라버려
후 진정해라 나놈
한결쌤은 마무리해도 괜찮댔는데 태오는 순순히 그러지요 하나? 혜우는 그냥 좋다고 태오 손 꼭 잡고 들뜬다잉
"와 정말요? 오빠 그럼 내 집 가자 응? 오랜만에 첼로 연주해줄게 같이 맛난거두 먹구 아 그리구 오빠 자장가 들을래-"
태오가 불러주는 자장가 과 연 안 긁힐 것인가
내 뇌내회로로는 이 썰 시점이 태오랑 시원이 접전 전이어서 난중에 태오가 한결쌤 집 물었을 때 졸라 흔쾌히 불러들이는 계기가 됐음 조켓다 막 집 청소 싹 돌려놓고 거실에서 두근두근하거 있는데 애가 안 와 그래서 내려가보니까 서로 맞뺨중인데 한결쌤 눈에는 태오가 일방적으로 맞는 걸로 보였을거란 적폐가 있음 딱 시원이 팔 든 장면이기도 했으니 응응
핫 암튼 태오도 그러자고 하면 이제 혜우집 데려가서 침실에 마레 태피스트리 거실에 순환 그림 보여주는 걸로 자연스럽게 연결을 노려보는 것이에오
가로등 빛이 아니면 침침한 와중에도 그윽한 부드러움이 두드러지는 미소. 바로 낯이 화끈해졌다. 아, 반칙! 그런 말씀 저런 미소로 하시는 거 진짜 반칙이다! 사람이 생각을 못 하겠고 흐물흐물해진다구우... 사고 능력이 비교적 온전했다면 자기가 노답 얼빠인지를 의심하고도 남았을 서연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서연에게는 철현만큼 잘생기고 분위기가 깊은 사람은 없을 테니.
하지만 설레어 어쩔 줄 몰랐던 것도 잠시. 철현은 대번에 사색이 되었다. 설...마? 이번엔 다른 의미로 머리가 안 돌아갔다. 티 났구나!! 절진 않았던 거 같은데;;; 급히 오는 선배의 흐려진 얼굴이 마음 아팠다. 바보처럼 쫄아 버린 게 후회스러웠다.
말하면서도 부끄럽다. 그때 다쳐서 이 난리였으면 변명이라도 하지. 이건 순전히 내 삽질 때문인걸. 쪽팔린 나머지 서해 바다가 떠올랐지만, 지금은 해명이 급했다. 가벼운 일인 게 사실이니 최대한 가볍게. 대수롭지 않단 걸 선배가 납득할 수 있게!
" 그 수박 씨가 능력 쓰던 때가 생각나서요. 제가 지레 쫄아서 조심하고 있는 거예요... "
그러면서도 벤치로 이끄는 선배를 차마 말리진 못했다. 선배가 너무 불안해 보여서. 벤치에 앉든 길바닥에 앉든 선배가 마음 놓을 수 있다면 뭐라도 하고 싶어서.
" 그치만 오래 되면 맛없는걸요. 4학구 출동 전에 만든 거라서요. "
케이크의 맛도 맛이지만, 그렇게나 열정적인 고백을 받고 나니 그에 비하면 심심하기 그지없는 문구라도, 선배에게 빨리 보여 주고 싶었다. 지금도,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고 설레고 두근거리는걸. 하지만 선배의 사과 앞에서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자책하고 있구나. 그러지 말지. 그런 식으로 따지면 선배를 전혀 챙기지 못한 건 나도 마찬가진데. 순간 토실이가 위에 있는 것도 잊고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토실이가 놀랐는지 어깨로 뛰어내리는 게 느껴졌다.
" 도와주셨잖아요! 그 수박 씨가 얼마나 앞뒤 없게 정신 나가 있었는데요!! 선배가 위크니스 설득 안 해 주셨으면 떨어지고도 싸우자고 덤볐을걸요?? "
" 그리고... "
서연은 고개를 조금 숙였다가 이내 철현을 바라보았다. 스스로를 나무라는 기색이 엿보이는 것만 같은 서글픈 얼굴. 그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었다. 하여 케이크를 내려놓고는 선배의 얼굴을 양손으로 부여잡으려 든 서연이었다.
" 선배 식으로 따지면 저도 선배 도와드린 거 없긴 마찬가진데요?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느라 급급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때도, 지금도, 선배가 이렇게 계셔 주시는 게 무엇보다 감사해요. 그날 선배가 말씀해 주신 거랑 똑같이, 저도 선배께 무슨 일이라도 생겼더라면 못 견뎠을 거거든요. "
말을 맺자마자 가슴이 뛰었다. 가깝다, 선배의 얼굴만 보일 만큼.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나 과감하게 다가앉았는지? 아찔한 것도 같았지만 선배의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다. 지금 피하면 앞서 한 말이 진정성 없게 들릴지도 몰라.
조마조마하게 마주본 시간이 얼마나 됐을까? 다행히 선배가 웃었다. 환하고 상냥한 웃음에 긴장이 녹고, 불안이 녹고, 배짱도 녹는다. 부끄러워................. 뒤늦게 고개를 홱 숙이고 발부리에 시선을 고정한 서연이었다.
그러나 마냥 그렇게 있을 수만도 없었다. 그야말로 강렬한 유혹. 보고 싶었다. 놀란 눈을, 함박웃음을, 듣고 싶었다. 농담도. 레터링한 글귀에 대한 소감도. 하지만, 괜찮을까? 핸드폰 액정을 슬쩍 건드려 본다. 12시 11분. 이미 늦은 시간인데. 선배 안 그래도 수면 부족인데.
"정인 연구원님은 모르고 있었대요." "뭐를?" "리버티가 밝혔던 그 문서 내용이요." "...그걸 왜 나한테 얘기, 아니다. 걔가 그러든?" "네. 왜요?" "아무것도.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넌 그걸로 괜찮아?" "괜찮다의 기준이 뭐지... 흠, 얼굴 맞대기 힘들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무난한 느낌." "그래. ...근데 너 지금 뭐 만드냐?"
판타지 영화에나 나올 법한 화려한 깃펜의 스케치. 그 옆에 이런저런 글자를 쓰던 리라의 고개가 천천히 들어올려진다.
"글쎄요? 이름은 아직 안 정했는데~ 대충 암호 펜?" "이름은 심플한데 생긴 건 화려하네. 기능은 뭐야?" "지정된 암호를 외우면 글자를 숨길 수도, 보이게 할 수도 있는 펜이에요. 어떤 영화에 나오는 마법 지도 비슷한 거죠." "오. 꽤 신박한걸? 어디다 쓸 건데?" "러브레터요."
짧은 정적이 흘렀다. 시현은 종이에서 깃펜을 실체화 시키고 이리저리 돌려보는 리라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뒤늦게 입을 연다.
"농담이지?" "진짠데요?" ".........어. 그래. 나도 하나 만들어 줄 수 있어? 그것처럼 화려한 느낌 말고 평범한 펜 모양으로." "앞의 그 애매한 침묵은 뭐지... 뭐, 어려운 건 아니죠. 지금 드려요?" "어. 빠르면 빠를 수록 좋아." "바로 해드릴게요."
>>180 방관자인 건 맞지만 이혜성이 정의를 지향한다고 생각하는 게.... 비사문천이라는 자경단 때문일까? 그렇다면 이혜성은 현재로선 썩 정의를 지향하는 편은 아니야. 우연히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정답이 정의와 맞물리는 것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자경단을 설립한 것도 자신이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해서라는 이유가 크거든.
Q.상관없다는 것은 정말로 제거해도 상관없는거죠? A.물론 상관없어요. 진엔딩 루트가 사라질 뿐이지! Q.이런 것을 왜 가르쳐주는건가요? A.고민하라고요. Q.아니. 캡틴의 인성은 대체 어디에 있나요? A.스토리때마다 저를 찾는 원망의 목소리 덕분에 제 양심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225 😇 하아 근데 정말.......... 객관적으로 보면 맞긴 하지.............. 개인의 인격에만 기대기에는 너무 큰 힘이니까... 🫠 괴로와 그치만 그들도 원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닌데... 아닌가 원해서 그렇게 된 건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해치고 싶어서 그런 힘을 갖게 된 것도 아닐텐데 위험인물 취급 받게 되는 건 슬픈것이야
배경: 현대는 아니고 중세? 정도로 생각함. 도시보다는 시골, 숲속에 지어져서 외부와 반쯤 단절되어 다소 폐쇄적인 마을
리라: 체인질링, 요정(구전에 나오는 요정. 켈트 신화의 이스시 일족에서 모티브). 마을 목사의 자식과 바꿔치기 된 요정으로 자기가 인간인 줄 알고 자랐음. 귀랑 특이한 색깔(하얗다!), 튀는 외모 빼고는 인간이랑 크게 다를 게 없음. 부모와 닮지 않아서 수군수군이 많았지만 목사의 언플(대충 천사가 축복한 아이 어쩌고)로 대놓고 괴롭힘 당하거나 하진 않음. 그렇다고 섞이지도 못했지만. 하지만 목사는 얘가 자기 자식이 아니고 축복받은 아이 따위가 아닌 요정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어릴 때부터 철로 된 장신구를 여러 개 소지하게 해서 기운을 빼 놓고 허약한 상태로 키움. 갖다 버리지 않은 이유는 직업 때문도 있고(아무래도 목사가 애를 버리면 좀 그렇죠?) '이 이상하고 불경한 존재를 풀어놓으면 장차 마을에 화가 될 것이다' 라는 생각 때문에 차라리 근처에 잡아놓고 감시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도 있다
랑이: 인간이며, 리라와는 반대로 어릴 적에 숲에 버려진 외지인의 아이라고 생각해봤다🤔 마을 사람의 자식이 아닌 외지인의 자식인 만큼 폐쇄적인 마을 사람들이 아이의 존재를 안다 해도 굳이 거둬 키우려고 하지 않았을 것 같고... 그러다보니 인간의 보살핌 없이 숲속의 들짐승과 요정들 및 괴물들에게 동화되어 자랐을 것 같다는 생각 괴물인 척<<이니까 애기때 뒤바뀐 리라와는 달리 랑이는 좀 더 자기가 무슨 존재인지에 대한 자각이 있는 나이대? 4~5살? 그 정도에 버려졌을 거라고 생각해봤음. 그러니 버려진 후 자력으로 마을에 내려와서 떠돌던 시절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을 사람들이 워낙에 배타적이다보니 금방 쫓겨나고 결국 숲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거나... 하지만 숲은 워낙 위험하고 기이한 것들이 많은 장소니까, 살아남기 위해서 숲의 존재들과 같은 생활 양식을 띄며 섞여들고, 차후 숲속에 자리잡은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인간들'과도 만나면서 인간의 생활 양식 또한 습득하되 '평범한 인간'에서는 더더욱 멀어지며 숲의 괴담이 되었다거나 해도 재밌을듯
그래서 네카 속 상황은 뭐임?: 리라는 마을에서 은근하게 배척받는 처지이기도 하고, 원래는 숲에서 태어난 존재니까 본능적으로 사람들 몰래 숲에 들어가서 놀거나 쉬는 시간이 많았을 것 같음. 그러다가 랑이를 만났을 거고. 숲에서 오랜 세월 지내온 랑이라면 리라가 인간 아닌 존재인 것 정도는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함. 그런데 누가 봐도 요정인 애가 인간 옷 입고 쇠장신구 주렁주렁 단 채 비실비실한 상태로 숲에 들어와 있으니까 뭔가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을까... 리라는 처음엔 마을에 도는 소문 때문에 랑이 무서워했을 거 같은데 대화하다 보면서 서서히 가까워지고 친해졌을 듯싶다🤔 마을에선 축복받은 아이라는 타이틀+귀 때문에 일방적으로 경외의 대상이 되거나 혐오당하거나 했다면 랑이는 숲에 살면서 더한 것도 봤으니 그런 시선을 리라에게 보내지 않았을 것 같고, 그게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결정적 이유가 됐을 듯. 선입견 가지지 않는 사람은 소중하지요
휴 말이 길다 그래서 네카 속 상황이 뭐냐면... 리라가 랑이의 말을 신뢰할 수 있게 됐을 때 즈음, 랑이가 리라의 정체에 대한 걸 알려주는 동시에 리라가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쇠장신구들이 사실 리라 자신을 허약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걸 밝힌 다음의 상황<<이라고 상정하고 만들었어용
리라 입장에서 이건 자기 인생을 부정당하는 소리니까 부정하고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는데 🤔😏😗 뭐그런거다(?)(뭐야?)
암부 AU: 암부의 일원보다는 암부의 도구라는 설정을 꾸준히 미는 중 사유: 성격상 협력 죽어도 안할거 같아서 조직 내 트러블메이커. 처음에는 현장 요원으로, 위치추적기 같은 것만 달아놓고 현장 돌게 했는데 자꾸 탈주 시도해서 나중엔 아지트 안에서 못 나오고 그리라는 것만 그리게 되는...🤔 그런 취급일 거란 망상을 했었다 평소에는 손 못쓰게 뭔가로 묶여있을듯?
오프더레코드 AU: 아이돌 출신 배우! 뭔가 궁중에 핀 민들레(리라 애기때 데뷔작)나 닻별(태오주 선관 내용에서 나오는 드라마)이런거 다 이스터에그? 그런거면 재밌을거 같다 아이돌 활동 끝나고 사극 위주로 돌다가 모카고 출연하게 된 느낌? 방송 경력만 보면 꽤 선배겠네~ 성격은 모카고 안이랑 비슷할 거 같다! 대신 조금 더 어른스러울 듯? 연기 자가복제라고 까일 거라는 뇌피셜 있는데 별로 신경 안 쓸듯
히빌 AU: ㅋ ㅋㅋㅋㅋ 선전용+홍보용 유명 히어로였는데 제일 먼저 빌런한테 끔살당하는 역할(이라고 노트앱에 써있었음)
'....정말이지. 바닷가는 오랜만이네요.' 여름 한창때의 바닷가만큼은 아니지만 쌀쌀해지는 가을의 바닷가도 나름 볼만한 곳입니다. 특히 백사장은 낮에는 아직 따뜻한 햇빛을 받아서 앉아있기에 괜찮은 곳이니까요...
그녀는 백사장 위에 요를 깔고 등받이 쿠션에 기대어 앉아있었습니다. 쿠션에 기대어 머리카락도 흩어져 있고. 팔다리도 제멋대로 늘어진 것 같은 느낌은 묘하게 버려진 인형과도 같은 분위기였을 수 있고, 만사가 따분해 보인다는 듯한 그런 분위기도 흐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모래사장이라는 장소와는 제법 어울리지 않는 행색이지요. 그녀는 장갑에. 긴 팔을 안에 받쳐입은 긴 치마를 지닌 뷔스티에 원피스에 허리끈을 매었고. 스타킹과 구두를 신고 있었으니까요. 여로를 발견한다면 잠깐 노려보는 듯 하다가 고개를 숙이는 묵례를 건넸을지도 모릅니다.
어디보자.... 암부au면 비사문천의 행동양식만 비틀면 암부 아닐까. 대신 이쪽은 백호 대신 도깨비 느낌이 물씬 났을 듯. 초음파가 있기 때문에 눈은 불필요하다는판단으로 없어서 야차 가면으로 항상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암부 산하의 하정 조직 중 하나를 이끌지 않을까.
오프더레코드au 이건....리리주랑 잠깐 if 인첨공에 안들어왔다면 을 끌어와서 언더에는 메이저급으로 유명한 밴드의 드럼 담당임. 학교에서는 착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유흥가 드나든다는 소문이 좀퍼져있는 양아치 취급 받고 있지 않을까. 그것도 아니면 진짜 그냥 보통 여고생 1쯤?
히빌au는...히어로였으나 어느순간 실종됨. 그러나 빌런으로 마주하게 되는 역할. 마지막에는 사망처리되는 그런
>>313 후후 기억나지!!!😏😏 하 그리고 연극하다 넘어온게 너무 좋네ㅋㅋㅋㅋㅋㅋㅋㅋ 실력파 배우<<이거 철현이랑 넘 잘어울려 배트맨<강렬해용. 짱좋아요 이쪽도 밤의 자경단이군☺️ 헤헤 그 도시는 밤이 안전하겠구나 광기<<이게 어쩐지 큰 지분일 것 같은🤔 하 좋다... 레벨 0이지만 절대 얕볼 수 없는 요원... 거기서도 조커일 것 같아 캐퍼시티 다운에 당하지 않는 유능한 요원이라면 암부 측에서도 최고의 조건이지... >>316 맞아요 까빠 모두를 미치게 한다(?)
>>315 ☺️ 히히 영희 보면 쿠키런에 체리맛 쿠키가 생각나 예전에 젤 좋아하던 쿠키였는데... 귀여운게 똑 닮았어 그리고 유튜브 애니메이션 중에 해즈빈 호텔인가? 거기에서도 체리 폭탄 던지는 캐릭터 나오는데 그 느낌도 들고 톡톡튀는 체리콜라 같은 소녀
얘가 생각보다 대담한 면이 있다. 평소에는 뭔가, 이래도 저래도 크게 반응도 없는 거 같은 녀석이 이렇게 스트레이트를 날릴 줄이야. 그리고 그럴수록 더 곤란해진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딱 잘라 거절했다간 난 진짜 쓰레기가 되는 거 같잖아.
거절이라. 거절을 해야 할지 말지도 모르겠지만.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냥 받아들이고 사귀면 되지 않느냐, 하지만 그러기엔 나는 특별한 감정이 있는건 아직 아니었으니까. 감정도 없이 덜컥 연애를 시작하는것도 별로 좋은 꼴은 아닌거 같았다. 일방적으로 마음을 받는 것도 내 취향은 아니다.
죄를 짓는 기분이다.
"좀전부터 어디 곧 죽을 사람처럼 이야기 하는데, 그렇게 말해도 난 네가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른다고..."
>>331 자의일수도 타의일수도 있지롱 자세한 건 몰?루. 오프더레코드에서 리라한테 홀라당 끌려가서 얼떨결에 배우로 데뷔하게 되는 오프더 이혜성의 미아핑 오백만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밴드 했었고 그러다보니 이혜성 특유의 소리의 공감각화 같은 거 표현 잘하지 않았을까. 에이 당연히 기억하지. 나도 재미졌는걸
히빌 은우 - 솔직히 말하자면 은우는 결국 악독한 마음을 먹을 순 없기 때문에 히어로 쪽일 것 같네요. 그런데 다만 진심으로 히어로일을 하기보다는 결국 세은이가 인질로 잡혀있어서 어쩔 수 없이 히어로일을 하는 그런 느낌? 사실은 그런 거 하기 싫고 그냥 자유롭게 살고 싶은 그런 느낌? ...어.. 뭐야. 지금과 별 차이 없잖아? (갸웃)
오프레 세은 - 솔직히 오프레는 제가 따로 설정을 짜진 않아서 즉각적으로 짜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막 연기에 데뷔한 신입 배우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막 연기 잘하고 있고.... 일단 능력을 쓴 후에는 얼굴이야 CG로 바꾼다고 해도 행동 자체는 자기가 해야하고 그러니까 아마 그런 느낌으로 신입이지만 연기는 되게 잘하는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요. 나이는 딱 21살! 이유는 없고 그냥 다이스를 굴리니까 그렇게 나왔으니까! (진지) 아무튼 그렇게 점점 성장하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성하제 때 시간을 빼려고 했었는데...." 안되더라고요..라는 말을 하면서 눈을 슬쩍 피합니다.
"거짓말이라고 치부하셔도 상관없을 거에요." 그런 분위기를 만든 것 뿐이니까요? 버킷리스트라고 해서 꼭 죽을 사람인 건 아닌걸요. 라는 말을 하는 것은 그제서야 퍼뜩 깨달은 회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딱 잘라 거절해버린다면 오히려 내가 그런 것이니까 당연하다가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지. 오히려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두려운 일이 되었을까?
"한 잔 더 시킬까요?" 아니면. 올라가서 게임이라도 해보실래요? 라는 말을 합니다. 수경은 일어나서 등을 보이며 한두발짝 걸어가려 합니다. 빛 없는 듯한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두고 훌쩍 가버릴 수 있다는 것일까요?
오프레라는 설정 자체를 제가 굉장히 안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만(그냥 다 일종의 영화나 드라마 같은거였다는 생각에 몰입이 확 깨짐)
태진이 쪽은 만약 오프레 AU라면 아마... 연기하는 사람이 전문 배우는 아닐거 같군요 이제 막 스킬아웃 같은 엑스트라로 하려고 알바 왔다가 갑자기 '쟤는 뭐냐 진짜 양아치냐' 하다가 원래 장태진 역할 배우가 갑자기 진짜 학폭 논란에 하차하고 배우 누구로 하지 발만 구르던 차에 몸 다 날리면서 소리 빽빽 질러대면서 열정적으로 임하는 엑스트라 보고 '어 마침 마스크도 딱맞고 얘로 해볼까' 하고 때려넣은 그런
>>335 크아악 암부를 다때려뿌숴야😇 금아!!!! 같이 뿌수자!!! 후후후 웅니 미안해 하지만 혜성이가 딱이야! 하고 냅다끌고가는 이리라 당황하는 감독님 미아핑 혜성이 그러나 완전 잘 소화해서 이름을 알리는 거죠 압니다(?) 히히 감동이에요🥹 혜성이 모카고로 브라운관에 얼굴 비추면 나중에 막 밴드영상 역주행해서 기존의 두배 이상으로 댓글 달리고 그럴듯
언니잘생겼어요 같은 주접댓글보고언짢아하는금이보고싶다 앗내가무슨소리를!
>>339 마히다.(우물우물) 으앙 은우야 8ㅁ8 이 경우에도 칩... 같은거 있으려나 슬퍼 요기서도 같은 히어로 출신이라 좋지만 흑흑 세은이가 잡혀있다는게... 이익... 🤔 여기서는 빌런이 세은이와 너를 자유롭게 해줄테니 함께하자! 라고 하면 함께하려나 지금 리버티 보면 아닐거 같긴 한데
원래 오프레는 즉석에서 짜는 맛이지☺️ 21살 세은이라... 넘귀엽고 예쁘겠다 신인이지만 연기파! 아름다운! 리라랑 대본리딩 하면서 친해지면 조켓다 헤헤 같이 셀카찍고 인별에 올려버려
>>352 나 리라주 주접 좋아해 귀엽거든 오프레 이벤트가 있다니까 말을 아끼도록 하겠지만 리라한테 냅다 끌려가서 리라네 소속사에서 이마 팍 친 뒤 허겁지겁 이혜성한테 대본 리딩하는 법이나 연기 기초 같은거 알려줬으면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이혜성 미아핑 찍은 채로 또 고분고분하게 배우고 연기하고 할듯. 그러다가 얼떨결에 완전 신인으로 데뷔하고 밴드 직캠들 역주행해서 댓글 달리고 막 아ㅋㅋㅋㅋㅋㅋㅋ언짢아하는 금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옆에서 진땀 흘리는 이혜성 봄ㅋㅋㅋㅋㅋㅋ
암부AU: 몇 번 풀었던 것 같기는 한데, 얘는 일단 누구에게나 굉장히 친근하게 대하긴 할 것. 근데 그런 말 있잖아.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사람은 결국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딱 그거. 친절하게 대해서 알아낼 수 있는 것들은 쫙 알아내고 필요 없거나 방해된다 싶으면, 가차없이 제거하는데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는 않는다. 주변 상황이나 사람들을 이용해서 숙청하는 걸 즐김.
히빌AU: 암부AU와 비슷하긴 한데, 조금 더 다른 점은 은밀하게 하는 걸 선호한다는 것 정도? 시간과 공을 들여서 밑작업을 해두고 되었다, 싶었을 때 쯤 자신이 밑작업 해둔 것들을 거칠게 뜯듯이 가져가버린다. 그래서 얘가 히어로냐면, 누가 봐도 빌런 아닙니까. 어떻게 보면, 광공일지도 모름. 일부러 자신이 밑작업 해둔 사건의 피해자가 되어서 히어로 동태를 살피러 오는 것도 불사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저 행동 자체가 히어로들이 꺾이는 건 언제일까? 가 궁금한 것도 있음. 동시에 여러 사건들의 밑작업을 하는데, 보통은 선동하거나 작은 이간질로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걸 좋아함. 컨트롤프릭 그 자체. 사람들을 "체스말"로 보는 경향 있음. 매우 있음.
히빌 서한양 - 히어로 측의 삼중스파이. 초반에는 주인공들을 가르치는 친절한 멘토(?)로 나옴. 그러나 중반부 도입 전에 갑자기 히어로 측을 완전히 쓸어버리더니, 싱긋 웃으면서 빌런 측의 문양을 보여줌. 그 뒤로 서한양은 히어로들의 불구대천지원수로 찍힘. 빌런 세력의 간부로 등장하며, 종종 보스가 주관하는 간부들의 회의에서 보스 앞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모습으로 등장함. 보스에게 신임을 얻은 한양은 프락치 색출이라는 명분으로 간부들을 하나하나 숙청해나가기 시작함. 저 녀석이 빌런에서의 출세를 위해서 동료들을 팔아먹는다고 판단한 살아남은 간부들은 한양에게 싸움을 걸면서, 빌런 세력에서 내분이 일어나며 아주 개판이 됨. 사실 이것은 히어로의 리더와 한양이 계획한 작전으로, 오직 리더만이 한양의 실체를 알고 일었음. 이 과정에서 서한양은 결국 죽어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우세했던 빌런들의 세력을 엄청 약화시킴. 최종전 직전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한양이 여유롭게 등장하면서(히어로 리더가 겨우겨우 소생시킴), 히어로 세력의 전력으로 최종전에 참가함.
아직은 이렇게 수습된다만 원랜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일들에도 쪼는 건 확실히 정상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내가 자꾸 쫄면 선배가 얼마나 걱정할지. 이대로는 안 된다. 상담 센터 가는 대로 트라우마 직면 상담이든 뭐든 해 보재야겠다.
그러면서도 좀은 억울해진다. 내 장래희망은 편의점 점주였는데 어쩌다 그렇게 무지막지한 수박과 마주하게 됐는지. 부장과 크리에이터가 우리 편이라 쳐도 퍼클은 5명이 더 있댔는데 앞으로는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들이 또 있을지. 선배가 침통하게 입술을 깨무는 것도 그게 막막해서는 아닐지.
하지만 가만있다간 언제 가축처럼 도축당할지 모른다. 최소한 4레벨 이하를 살처분한다는 계획만큼은 완전히 엎어 놔야 발 뻗고 잘 거다. 어떻게 해야 그게 가능할지는 여전히 암담하지만 당장은 나아가는 수밖에 없고, 나아가야만 한다면 기운 차려야지. 거기에 도움이 된다면? 상담이든 정신과 치료든 해 보겠다!
" 힘낼게요! 걱정 안 하셔도 되게요~ "
선배가 기운 차렸으면 하는 맘에 짐짓 씩씩하게 말했는데, 그게 무색하게 쑥스러워졌다. 맛있으리라 여겨 주는 이유가 내가 만든 거라서라니. 이게 현실임을 실감할 때마다 새롭고 들뜨고 든든해진다. 그래서 나도 선배한테 이런 기분을 안겨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
그런 마음이 앞서 도리질을 쳤다가 토실이가 어깨로 내려오는 감촉과 선배의 놀란 소리에 뜨끔했다. 놀래키려던 건 아니었는데. 늦게나마 토실이를 쓰다듬다가 선배의 말에 웃음이 터져 버렸다. 멍청한 수박 씨라니. 선배가 수박이란 표현을 쓰실 줄이야??
" 와!! 맨날 쓰던 말인데도 선배가 수박이라고 하시니까 엄청 새로워요ㅋㅋㅋㅋㅋㅋㅋㅋ "
" 그래도 고마워요. 제가 한 일도 헛되지 않았다 여겨 주셔서요. "
부러 제가 한 일'도'라고 했다. 선배가 한 일과 마찬가지로 헛되지 않았다고 여겨 주셨으면 해서. 우린 각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 거라고. 둘 다 잘했으면 잘했지 누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함께 납득하고 싶어서.
선배의 얼굴을 붙들고 응시하는, 과감하다 못해 수줍음 없는 짓까지 감행한 것도 그래서였다.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선배의 얼굴이 상기된 게, 그 못지않게 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느껴져도 놓을 수가 없었다. 나도, 선배도 살아남은 게 서로에게 최고로 잘한 거고 최고로 고마운 거다. 그렇게 같은 마음일 것임을 전해야 했기에.
당연히 긴장이 풀리자마자 토마토 스프처럼 흐물흐물 처지고 말았지만. 그랬다가 확 정신이 든 건 선배가 눈을 마주하자는 듯 이쪽에 쪼그려앉아서, 그리고 그러면서 한 얘기 때문이었다. 선이 굵으면서도 세상없게 다정다감해 보이는 얼굴로 올려다보니 한번, 짧디짧은 수면 시간에 두 번 놀랐다. 그나마 이젠 다섯 시간은 잔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아니 그렇게밖에 안 자도 사람 몸이 배겨나나? 입시란 끔찍한 것이라는 게 새삼 실감났다. 나도 입시하려고 하면 저렇게 해야 하나? 난 성적도 나쁘니 더 해야 하나? 대졸과 고졸은 연애가 어렵다는 친구의 말이며 인첨대 진학은 모세의 기적만큼이나 어렵다고 웅변하던 연구원의 표정이 떠올라 버려 이번엔 다른 의미로 암담하다... 그래도 희망이라면 늦게 자면 내가 걱정할 거라는 말. 그렇게라도 스스로를 돌봐 주는 게 고마웠다.
" 걱정되죠! 당연히!! "
" 전 선배랑 오래오래 연애하고 싶... "
으와와와;;;;;; 부끄러. 분위기 타서 너무 거침없이 뱉어 버렸다. 얼굴을 가리고 싶었으나 선배를 위에서 볼 기회는 흔치 않아 망설여졌다. 에라, 모르겠다! 내친 김에 밀어붙였다.
" 오래 연애하고 싶다고요!! 그러려면 건강해야 하니까 잘 주무셔야 해요?? "
인젠 얼굴뿐만 아니라 아예 귓속까지 뜨거운 거 같다. 그래도 어찌어찌 케이크를 쥐고 일어섰다. 여기서 실랑이하느니 얼른 먹는 편이 선배 수면 시간 확보에 나을 거 같았다. 더 솔직해지자면 선배 반응을 바로 확인하고픈 마음도 있다!!
" 편의점에서 케익 먹기는 동종업계 종사자라 찔리고요, 카페 가요~~ >< "
만약 카페로 이동했다면 주문하고 자리 잡자마자 서연이 케이크 상자부터 개봉했을 것이다. 새까만 초코와 체리가 둘러진 가운데에는 버터 크림으로 [Shall we love?]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을 것이고. 한편 치워진 상자에는 여전히 편지 봉투가 매달려 있을 것이다.
/개인 사정이 갑작스럽게 생겨서 너무 늦어버렸네요8989ㅁ888988 기다리셨을 텐데 미처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해요!!!!! (도게자)
평범한 훈련 도중 뜬금없이 꺼내어진 화두였다. 방금 전까지 더미를 붙잡아 무장해제를 시키고서 이젠 깔고 앉기까지 하는 그녀의 모습과는 다른 질문이었으려나?
"흠... 어려운 질문이네~ 인류와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그렇다고 할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질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 마냥 그렇다고 할수도 없고... " "헤에~ 역시 세리쌤이라 그릉가, 그런 질문에 여유롭게 답하는 것도 가능한가 보네여." "아무리 인첨공이라지만 세상 모든 연구원들이 안하무인한 나쁜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단다~ ...뭐, 내가 할 말은 아니겠지만 말이지."
팔다리를 꽁꽁 묶어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들자 더미는 한동안 몸부림을 치다가 어느새 잠잠해졌고, 팔이 떨어져나갔던 다른 더미는 어기적어기적 다가와 성치 않은 다리로 그녀를 툭툭 차기 시작했다.
"너 역시 저지먼트면서도 마땅히 제압하고, 안티스킬에 넘겨야 할 사람들에게 가끔은 기회를 주거나 하지 않니?" "머... 그 전에 사전청취부터 하는 타입이지만 말임다. 즈는 예시보다는 예외를 더 좋아하니까 말이져." "...이럴 때마다 네가 정말 그 냉혈한들한테서 태어난 아이가 맞는지 의심스럽다니까?" "선천적인 것도 있겠지만, 후천적인 것도 무시할수 없으니까여. 머... 즈같은 경우엔 엄밀히 말하자믄 그 선천적인 것도 있으나마나 한 거였겠지만여." "그래서 그런 거려나~ 뭐, 내 딸내미를 보면 또 납득이 가는거 같기도 하고..." "에엥... 결과가 도출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과학자 치곤 꽤 뜨듯미지근한 대답 아님까?" "과학자이기 이전에 사람이니까 말이지~"
그리고 사람이 아니기에 잠깐의 쉬는 틈도 없이 그녀에게 연신 발길질을 하던 더미는 다른 더미처럼 똑같이 팔다리가 묶여 컨베이어에 딸려가고 있었다.
그냥 두루뭉술하게 생각만 했던걸 이렇게 가져올줄이야 대단하구만... 난 리라가 순탄하게 살아왔을거라 생각했는데 이쪽에서는 마냥 순탄하게만 살았던 게 아니구나 세상에 하긴 요정이라는 걸 숨기는 건 어렵지 적당히 뭉뚱그리는 수밖에 없으니... 인간으로 살게 하려고 몸에 장신구 주렁주렁 달고 있는거 짠하면서도 귀엽구만
랑이도 재밌다 누가 봐도 인간이 아닌게 인간처럼 하고 다니니까 좀 희한하게 봤을 수도 있긴 했을거 같은데... 물론 랑이 입장에서는 보통 인간보다 훨씬 나은 존재니까 그걸로 충분할 듯
오늘은 커리큘럼을 가기 전에 담임 선생님께 입시 상담을 요청했다. 성적 바닥인 내가 요청한 것에 이미 놀라신 눈치라 인첨대 얘기는 차마 못하고 진학한다면 심리학과나 상담 심리학과로 가고 싶다고만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외부 활동을 해 왔으니 각 기관에서 추천서를 받으면 입시에 활용할 수 있다셨다. 근데 대학 강의를 따라갈 수학 능력이 있다는 점은 입증해야 하니 추천서를 받아도 지금 성적으론 힘들다나?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 오늘치 커리큘럼을 수행하면서도 착잡했다. 지금 내 상황에 공부까진 절대 못 하는데. 대학을 안 가도 선배랑 교제하는 데 지장이 없을까? 맙소사!! 1달 전만 해도 모쏠에 대학은 쳐다도 안 봤던 내가 연애 때문에 입시를 준비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니?? 진~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인생이다.
"대단하네요..." 그런 자신감같은 것일까요? 아닙니다. 재미있으면 괜찮은...일이 아닐까요..? 베스트가 붙은 곡이 고난이도라는 건 몰랐죠. 수경은 처음부터 우수수 쏟아지는 노트를 정신없이 베어내려 합니다. 으으.. 하는 이를 악물고 베어내는 데에 정신이 없었지만. 태진을 힐긋 바라보려 하네요. 잘한다. 같은 거일지도요...
"....자신이 없는 건 사실인걸요... 지금 보시다 시피요..." 곡이 끝날 즈음에는 수경은 좀 헉헉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처참한 점수를 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아슬아슬하게 졌다는 게 아닐까요?
"내기는 내기니까요..." 태진을 바라봅니다. 뭘 빌던간에 괜찮..겠죠..? 같은 오묘한 표정.
역시, 둘이 쌍으로 처참한 스코어를 자랑하며 게임오버 당하고 말았다. 그나마 내 쪽이 조금이나마 더 점수가 높아서 결과적으로 승부는 이겼다만... 그렇다만... 이건 뭐, 완전히 상처뿐인 승리잖아.
그나저나 소원이라. 흠, 이거 오히려 곤란하게 되었다. 아마 수경의 경우엔 소원을 빌라고 하면 나한테 빌게 한두개 정도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글쎄.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소원이니까 사귀자고 하지 말아줘' 같은 소리를 할 생각도 없을뿐더러, 그건 너무 쓰레기 같잖아.
사람이 할 짓이 있고 못할 짓이 있는데.
"흠, 글쎄... 뭐가 좋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어장은 15세 이용ㄱ... 라니, 내가 무슨 생각을? 누군가 내 머리에 이상한 정보를 집어넣고 있다. 이상하다. 이경이가 여기 있는것도 아닌데? 아니면 부실에서 퍼질러 자는 동안 여로가...
...그럴 리도 없잖아. 내가 너무 낯선 경험들에 정신이 좀 오락가락 하나보다. 큰일이군.
"일단은 보류. 사실, 어쩌다 내가 지면 그냥 너한테 소원이나 하나 들어줄까 싶었서 제안한거에 가깝거든."
결과적으론 그러지 못했지만.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 좀 뜬금없을수도 있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뭔가... 흔쾌히 사귀어달라는 말에 승낙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감정 때문일까. 아니면 소원권 핑계를 대고서라도 받아들여서, 동정 같은게 아닌 감정으로 사귀도록 하길 내심 생각한거였을까. 모르겠다.
"이러나 저러나 오늘은 네가 날 초대해줬으니까... 가능한 내가 좀 맞춰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평소라는 말을 듣자. 묘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것에게 평소라는 것을 알 정도로 다른 이들과의교분이 있었다는 것이당신의 분노를 자극하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일까? 그녀는 숨을 깊게 내쉬려하다가 약효가 다되어가는지 둔통이 올라오는 것을 흐리게 느낍니다.
[....하]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나야말로....수경이고 그건... 사칭한 거나 다름없는 것인데...] [그게 수경이라고 불리는 거가 잘못된 건데 말이지요..] 그런 식으로 불리는 것이 있다는 것에 새카만 눈에서 뒤엉킨 감정이 넘실거리는 것 같습니다. 여로를 노려보는 것 같은 눈이 날카롭습니다. 부글부글 끓는 것은 아직은 괜찮습니다. 그녀의 고통이 강해질수록 참는 게 어려워지고. 더 과격해질 수 있겠네요.
[...잊어버리는 게 어떨까요?] 마지막 자비라는 것처럼 여로를 그 검은 눈으로 바라봅니다..
>>500 가능하긴 한데 그만큼 혜우의 머리가 아프겠죠. 연산식이 복합적이고 한번에 다수를 써야하니까요. 물론 그런 것이 또 가능하니까 레벨5이긴 하지만요! 사실 이것도 한번 접촉하고 손을 뗀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계속 접촉을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노화가 끝날 때까지) 그만큼 사용하기 어려운 기술이기도 하지만...
대략 5년 전 기증된 성인 남성의 표본은 유가족의 동의를 얻고 합법적인 절차로 기증을 받아 표본화 하였다 했지만, 사람들은 그게 합법이 아니라느니, 아무나 납치해서 2학구에서 가공을 거친다느니, 살아있는 상태에서 진행한다는 등 여러 괴담을 양산하곤 했다. 태오는 고개를 저었다.
"2학구에서 제작되는 것은 맞겠다마는……. 납치할 정도로 쓸만했으면 진작 살아있었겠지요." "더 해봐." "하여…… 폐기물을 쓸만하게 바꾸는 공정이라 생각한답니다."
시원의 속내가 일렁였다. 태오는 시원이 자신에게 흥미를 느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응, 역시 불쾌하네." "……." "한결이가 맛을 들여서 비슷한 걸 주워 먹는다는 사실이 아주 불쾌하네……. 이시미야." "네에." "너 우리 연구소로 와. 너 같은 장난감은 죽더라도 한 번에 보내줄 수 있어." ─ 저것도 장난감에서 사람이 될 수 있어 보이는데. 한결이도 돌아와서 예전처럼 놀아주지 않을까.
태오는 고개를 온전히 돌렸다. 가죽이 벗겨져 근막을 드러내고 환히 웃는 남성의 인체 표본은 송곳니 하나가 빠져 있었다. 어딘가 착잡한 눈길로 표본을 보던 태오는 입술을 벌렸다.
"애석하게도 한 번에 가는 것보다 고통스럽게 저며지는 걸 좋아하는지라." "재미 없는 장난감이구나, 너." "네에, 그런 말 자주 들어요."
태오는 다른 표본을 보고자 자리를 먼저 피하는 시원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다시금 표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글쎄요.. 뭐가 있을까요?" 페이스페인팅이라도 받는다거나요? 라는 말을 하고는...자신에게 소원을 빌라고 하려는..라는 말을 듣고는 조금 웃음을 참으려다가 가볍게 웃고 맙니다.
"그냥 재밌게 놀기만 해도 괜찮잖아요?" "...그런데.. 설마 소원을 들어달라고 제가 한다면 뭔가를 할 거라 생각하셨나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처럼.. 고개를 돌렸다가 태진을 빤히 보려 하면서 처참한 스코어를 보다가. 한 판 더 할래요? 아니면 다른 게임을 할래요? 라는 말을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도 괜찮은데요." 조금은 괜찮아진 걸까? 이럴 때만큼은 잊고 싶었던 걸까?
"처음이니까 용납되는 것도 있는걸요." "저도... 처음이고요.." 자기 자신도 이런 곳에서 놀아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그것은 분명하지요? 이건 실감조차 아니었지요.. 수경은 다른 걸 해보자는 말을 듣고는... 고민하다가 총 게임을 집어들어보지만. 금방 다시 내려놓습니다. 총을 두다다다 쏘는 것은 수경이.. 그렇게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전투같은 건 저지먼틍서도 충분히 하지 않나요..?
"펌프...같은 건 애매하고요.." 수경은 꾹꾹 눌러야 해서.. 좀 흐트러진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그럼 저기 있는 두더지잡기나. 가상현실을 살짝 체험하는 것이나.. 그런것들을 보다가. 살짝 더듬으며 말하는 것에.. 잠깐 침묵합니다.
"사실 전..뭔가 원하면 안된다고 듣긴 했어요..." 그렇지만... 이라는 말끝을 흐리고는.
"하지만.. 원하는 것이 없다고 해도... 어쩔 수는 없더라고요." 만들어진 마음도 마음은 마음이라서 그런 거였을까요... 라고 중얼거리듯 말하다가 전망대도 나쁘지 않겠다고 말하려 합니다.
총기 형태의 컨트롤러를 들어올렸다 내려놓는 등, 고민을 하는 듯한 수경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녀의 말을 듣다가, 뭔가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원해서는 안된다. 뭔가를 원하면 안된다고 들었다니, 대체 뭐하는 녀석들이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말도 안되는 소리. 사람이 욕심 없이 어떻게 살아?"
과도한 욕심은 당연히 안될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인에 의해, 원하는 것을 말하지도 가지지도 못하게 되는건 더더욱 안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추구할 권리는 있다. 그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는게 내 지론이다. 그렇기에, 수경의 말은 확실히 켕기는게 있었다.
"난 니가 무슨 상황에 처해 있고, 무슨 일을 겪었는지는 몰라. 내가 니 뒷조사를 할 수도 없고, 니가 말해주지도 않았으니까."
그리 말하고서, 적당한 곳에 있는 펀칭 머신에 동전을 집어넣는다.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 유의하면서... 도움닫기를 위해 살짝 뒤로 빠지며 말한다.
"근데, 내 생각에 그런 말을 들을 정도면 뭔가 문제가 있다고 보거든. 지금 당장부터까지는 안되더라도, 너 하고 싶은거 좀 생각해봐."
지금의 이 어색한 방황도 결국 하고 싶은것의 부재 때문이나 마찬가지니까. 욕심을 부리고, 원하는걸 추구도 해보고... 가끔은 떼도 써 보고. 그렇게 살기를 바랬다. 가끔 보면 수경은 인형처럼 보였다. 외형 뿐만이 아니라, 감정의 표현 면에서 말이다.
약간의 도움닫기, 그리고는 펀칭 머신에 주먹을 날린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현장이 일순 흔들린다. 아이고, 실례.
"그럼 가자, 전망대."
잠깐 모양 빠지게도 펀칭 머신이 고장은 안 났는지 흘깃 보고서, 전망대로 향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한다. 수경의 손목을 잡아 끌고.
능력에 익숙해져 간다는건 좋은 일이다. 애초에 영희 같은 경우에는 레벨 1 때도 포톤 레이저의 능력 제어와 테크닉이 상당한 수준-즉 많이 익숙해져 있었다는 것--애 달해 있었고, 익숙해지는 만큼 능력을 여러가지로 응용할수 있었다.
다만 익숙해진다는건 나쁜(?) 일기도 하다. 익숙해진다는건 편해진다는 의미고, 편해진다는건 실전에서 방심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훈련은...
"실전 이라는 거지."
"으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
인첨고 깡패, 즉 스킬아웃 한 명이 공중으로 180도로 치솟더니 그대로 머리부터 땅으로 떨어져 기절했다.
그를 던진건 빨간 스키마스크와 썬글라스, 빨간 점프 슈트와 재킷을 입고 야구 모자를 쓴 땅달막한 빨간 머리 소녀였다. 희한하게도 누군가가 즐겨 쓰는 체리향 향수의 냄세가 났다.
음. 누군지 모르겠다.
스킬아웃 갱 블루 도파민의 리더가 소리쳤다.
"아니 넌 또 뭐야?!?!"
그 요상한 차림의 소녀가 그 패션 만큼 이상한 포즈를 잡고 대답했다.
"오늘 네놈들을 단죄 하러 왔다...나 괴도천사 체티다!"
"...뭔 개소리야?! 그리고 너 몇년 생이야?!?!"
여기서는 악인선인을 떠나서 저 갱 리더가 정상인것 같다.
블루 도파민의 리더 권상종은 이 이상한 땅달보에게 어이없음을 느낌과 동시에, 3년차 베테랑 스킬아웃의 본능에서 경종이 올리는걸 느꼈다.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뿜어내고 있는 장난스럽지만 숨막히는 일종의 패기를 읽은것이였다.
'그냥 미친년이 아니야...!'
한꺼번에 덤벼야 한다! 작다거나 어리다고 봐주거나 하는 일 없이!
"이대로 안티스킬에 자수---"
권상종이 소리쳤다.
"한꺼번에 가서 조져!"
블루 도파민 소속 스킬 아웃들이 각자의 연장-쇠파이프, 야구 방망이, 불법 개조 총기등-을 꺼내들었---
ZOOM!
"아 뜨거!"
"아~! 내 눈~!!"
"끄악! 불! 붙었다!"
빛의 속도로 날아온 검붉은 레이저들이, 엄청난 열기로 쇠로된 무기를 달구어서 떨어트리거나, 인화성 재료에 붙을 붙히거나, 스킬아웃들에게 가벼운 화상을 입힌다거나 시력을 빼아았다. 그렇게 모두가 주춤할 때, 괴도천사 체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명은 가볍게 휘두른 주먹에 맞아 벽에 처박혔다. 두명은 체티의 양손에 한 명씩 붙잡혀 사이좋게 박치기를 하고 그대로 기절했다. 뒷쪽에서 그녀를 노리던 한 명은 째찍 처럼 휘둘러진 백핸드에 입이 가격 당해 옥수수들이 마실을 나와버리고 말았다. 어떻게든 녹아버린 수제 총을 쏘려고 했던 녀석은 그대로 총을 든 채 총과 손이 체피의 악력으로 으스러졌다.
그렇게 지지고 볶고 뼈가 으스러지고 두들기는 소리가난 후...
"으헉..." "아으..." "아..아파...!" "손이...내 손이...!"
골목에는 권상종을 제외한 중상급(?) 스킬아웃 갱 블루 도파민 전원의 쓰러진 몸뚱아리와 전의를 상실한 신음소리만이 남아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것이였다.
"나름대로 힘조절 했다고 하긴 했는데~ 음, 그래도 레이저 출력 조절은 괜찮았나? 아니,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상대했어야 더 훈련이 되었던가?"
괴도천사 체티, 미친년, 즉 김영희가 웃으면서 권상종에게 다가왔다.
"오..오지마!!!!"
발악하듯 어디서 훔쳐온 군용 기관총을 꺼대든--전에 너무 순식간이라 꺼내지도 못했다--상종이얐지만, 영희는 그저 웃으면서 총구를 그대로 악력으로 꺽어버리고, 뒤로 던저버렸다.
>>544 비사문천 떡밥... 메트로폴리스와 요즘 3학구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하고 있는 비사문천이 협조를 하고 있다더라 라던가, 비사문천의 이름정도는 스트레인지에 돌고 있으니까 금이가 전해들을 방법이 있으면 들었다고 해도 괜찮아. 야차 가면을 쓰고 다니는 흰옷의 도깨비들<< 금이는 과연 관심을 가질 것인가
"저는.. 그것을.. 듣고.. 납득했어요.." "제게 허락된 게 별로 없다는 사실도요..." 그렇게 스스로가 가진 것들이 다른 이의 것이었어야 하는 것을 납득한 것으로... 수경은 다 놓기를..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을까요? 그러나 지금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기대와 스스로의 납득은 배신당했잖아요?
"제가... 큰 오류라는 것도 있을까요." 뒷조사나 말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답되기 어색한 말이지만 그 말을 한 수경은 어쩐지 해선 안 될 말을 했단 것처럼 죄책감이 들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건....제게..문제가 있다는 걸까요..." 풀이 죽은 것처럼 중얼거리는 수경입니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니요. 그건 당신의 탓이라기보다는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당신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려는 자의 문제가 아닌가요?
"하고 싶은거..." "지금은.. 이 곳을... 선배랑... 즐기고 싶어요..." 텅 빈 듯한 공허함을 울리는 펀칭 기계의 소릴 들었습니다.. 용기를 내 말한 말이었지만. 작아서 들렸을까요?
"앗..." 손목을 잡아끌리는 것에 순간 고통과 공포부터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순순히. 그리고 가볍게 따라가지는 수경입니다. 태진이 잡는다면 생각보다 가는 손목이라는 생각을 할수도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은 유리가 아니라 전망대를 상상하게 만드는 곳이네요.
"만족...." "....." 수경은 말을 잇지 못합니다. 만족한다라고 해야하는 것을 아는데도. 그것을 하지 못하는군요. 수용하고 받아들여서, 그렇게....되는 것을 알아버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였을까요?
"만족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라고 힘이 탁 풀리는 것처럼 한탄하듯이 말을 흐르게 두어버립니다..
"뭐든지라면 이것저것 할 수 있겠네요." "페이스페인팅도 있고요.. 게임 대결같은 것도 하고요.. 뷔페도 가고요... 1박 2일이니까 글램핑 같은 것도 가능하다네요." 같은 말을 해보려 시도하는 것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해야했던 것이었지요? 해사한 미소와 함께 그렇게 말하고는 저금 안절부절 못했을지도. 터무니없어보이는 요구 하나 하긴 했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수경은 맞바람이 부는 전망대로 다가가려 합니다. 맞바람이 불어 수경의 머리카락을 흔들리게 만드네요.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기면 늘어뜨려진 귀걸이가 보입니다.
"와..." 난간에 기대어 전망을 바라보려 합니다. 그 넓은 시야는 당신이 잘 아는 것이었지만. 바닥이 있는 곳에서 보는 건 다른 느낌일지도요.
퍼클들 어차피 단합 안될거같고, 단합 해도 1명정도는 아슬아슬하게 저지먼트가 제압할 수 있다면...그냥 뭐 두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사회적 불안이다! 라고 해봐야, 언제 우리가 눈 깜짝할새, 저항할 새도 없이 죽어버릴지 몰라!라는 불안심이 이유라면, 뭐 그건 레벨 3 이상의 능력자면 모두 권총 이상의 살상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게 걱정할 느낌도 아닌거지. 정 안되면, 저 멀리에서 머리라도 쏘거나, 원자폭탄이라도 떨궈버리면 퍼클도 죽잖아?
만약 퍼클을 제압하는데 진짜 다른 방법이 없다면 몰라도말야. 심지어 캐퍼시티 다운도 있는데 말야. 그건 그런거잖아.
흑인은 동양인보다 피지컬이 좋아서, 마음만 먹으면 우리를 때려죽이려 해도 우리가 제압하기 힘들거야! 그러니 흑인을 노예로 삼고 주변 가족을 인질로 잡자!
라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인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잖아? 심지어 퍼클은 그냥 태어나길 강하게 태어난것도 아니고, 평범하게 태어나서 마침 능력개발에 적성이 좋아서 '만들어진' 사람들이란 말야?
오히려, 정서적인 학대나 스트레스 반응을 멈추고, 올바르게 훈육하거나 길을 이끌어줄 멘토를 소개시켜주는게 더 안전하지 않을까? 마치, 죽는게 아깝지 않은 사람이 테러를 일으키는것처럼말야. 강압적으로 통제하다가 임계치가 넘어서, 자기 목숨보다 더한 스트레스를 받아버렸다면?
...감정적으로 화가 나서 더욱 폭력적인 퍼클을 제압하기 전에, 누군가가 심장에 달린 폭탄을 터트리기 전에 더 많은 사람이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570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되니까. 훈련 때 잠깐 스쳐지나갔다고 해도 되고, 아니면 비사문천 단원이 스킬아웃 소규모 집단 하나를 제압하고 안티스킬에 인계하는 걸 봐도 된다. 아니면 금이 담당 연구원이 소문을 알고 있다고 해도 되지. 금주가 편한대로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정해도 됨.
아직 빛이 바래지 않은 새까만 머리카락 위로, 파르스름한 꽃들이 마치 스넬의 창처럼 걸린다. 깊은 심해 밑바닥에서 올려다본 해수면같이, 혜우가 얹어준 화관은 성운의 머리에서 그렇게 은은히 빛나는 것 같았다. 성운은 부드럽게 다시 네게로 솟아올라 네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네 옆에 요상한 풍선처럼 동동 떠 있었다.
줄은 생각보다 더 빨리 줄어들어, 발을 바삐 놀리지 않았더라면 큰일날 뻔했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주변 환경이 화사한 빛으로 뒤덮이며 몽환적인 세계의 실루엣을 그려내는 것만 같았다. 깜찍한 장난감에 불과했을 유니콘도 이 빛 사이에 둘러싸여 있자니 귀엽게 살아움직이는 마스코트 친구 같았다. 혜우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성운은 혜우와 함께 직원의 도움을 받아 말에 올라탔다. 혜우가 앞자리, 성운이 뒷자리였다.
그리고 위아래로 겹쳐진 디스크 모양의 환상의 나라 사이를 달리는, 몽환적인 더비가 시작되었다. 성운은 혜우를 뒤에서 꼭 끝어안고, 별빛 같은 웃음을 지었다.
유준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호란은 필름 카메라로 성운과 혜우를 찍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아니, 여념이 없다는 말은 어폐가 있겠다. 카메라로 얼굴을 가린 채로, 호란이 나직이 운을 떼는 소리가 유준에게 분명히 들려왔으니.
“유준 박사님. 뭐 하나 여쭈어봐도 괜찮을까요? 짚이는 점이 있어서.”
음악소리에 파묻혀, 혜우와 성운에게는 확실히 들리지 않을 정도의 볼륨으로 지나가듯이 건네어져 오는 말이었다.
“혜우.”
짚이는 점. 그게 호란의 성격이었다. 눈썰미는 좋은데 눈치는 없는 것. 무언가 짚어내는 능력은 있으되, 덮어두고 좋게좋게 넘어가지 못하는 게 그녀의 장점 겸 단점이었다. 단점 쪽이 조금 더 클까.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온 아이인가요?”
그녀가 보기에는 왜인지 혜우가 그렇게 보였기 때문이다. 평범한 삶의 방식이나 일반적인 감정의 교류 같은 것에 퍽 낯설어보였고, 좀더 과감하게 비약해보자면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한 꺼림칙한 인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었다.
바깥이었다면 자그만 아이가 풍선마냥 떠 있는 것이 이상했겠지만 여기는 인첨공이었고, 비현실이 현실이 되는 곳이었다.
한낱 꿈조차 현실로 이끌어내는 '이상한 나라'
그 속의 자그만 희전목마는 새싹 같은 두 아이를 태우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만화경처럼 빛과 색채를 반짝이는 무대장치는 두 아이를 잠시 현실에서 떨어뜨려주었다.
나는 유니콘의 귀 모양 안전바를 작은 손으로 꼭 잡고 조금 불안한 좌석 대신 등 뒤의 성운에게 폭 기댔다. 똑같이 작지만 포근함이 느껴지는 품에 기대 형형색색 빛나는 놀이기구의 조형물을 보기도 하고 천장에 살짝 어지러이 비추는 우리의 모습을 보기도 하다가 고개를 기울여 성운과 눈이 마주쳤을 때는 아주 살짝, 눈매를 휘는 듯 하기도 했다. 즐겁네- 하고 말하듯이.
그 사이 두 어른은 현실의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박 선생이라고 불러주심 됩니다. 아직 박사라 불릴 깜냥은 못 되는지라."
유준은 옆에서 들린 나즈막한 목소리에 똑같이 낮춘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가볍게, 별 일 아닌 듯이, 대답했다. 아니, 대답을 시작했다.
"제가 아는 건 저 아이가 인첨공에 들어온 이후와 저 애 스스로 풀어준 이야기 밖에 모릅니다. 그것을 어디부터 얘기해야 할지. 음. 소령님은 인첨공 바깥의 [천령]이라는 기업을 아십니까? 아마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현 국내 굴지의 의료계 기업, 그 시작이 조그만 개업의였으며 청렴하게 자수성가하여 지금의 대기업이 되었다-는 기업 성장 스토리는 꽤나 유명하지요. 그 필두의 일가에서 17년 전, 원치 않는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 아이가 저 아이입니다."
입으로는 얘기를 하면서도 유준은 아이들이 눈치 채지 못 하게 보일 때마다 손을 흔들어주며 미소를 짓거나 했다.
"당시 천 씨 일가엔 이미 첫째 아이가 있었기에 둘째는 필요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대우가 어떠했겠습니까. 드문드문한 기억을 말로 풀어주는데, 그 집안이 인간 사는 곳은 맞는지 싶었습니다. 정말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 용한 대우였습니다. 아마 인첨공이 없었다면 그 집의 골방에서 말라죽었을 것이라고, 저 애가 자기 입으로 직접 말했었죠."
차라리 거기서 죽었어야 했을 지도 몰라요...
수년전의 차디찬 겨울 어느 날, 소리 없이 눈물 흘리며 읊조리던 목소리가 아직도 유준의 귓가에 생생했다.
"5세가 되도록 죽지 않으니 그 집안에서는 저 애를 인첨공에 강제로 보냈습니다. 운이 좋게도, 2학구의 명망 있는 연구소에 맡겨져서 그 때부터는 사람 대우를 받으며 성장했다 합니다. 그 곳이 이 인첨공에서도 보기 드문 학생 친화적인 곳인지라, 제대로 성장을 한 것은 좋은데- 아무리 잘 대해준다 한들 결국은 남이고 타인이죠. 저를 그렇게 대했어도 혈육의 그리움은 차마 떼어내지 못 했다 합니다. 하지만 부모라는 작자는 저 아이에게 끝끝내 부모의 역할을 해주지 않았지요. 특히나 모친은, 15주년에도 방문하지 않을 정도로 저 아이를 완벽히 무시했습니다. 부친은 형식상으로나마 방문하여 마주쳤을 적 모진 말이라도 하였는데 말입니다."
부친과의 조우가 좋은 반향을 일으킨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무시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마주하여 털어낼 수 있었으나 마주하지 못 한 자와의 앙금은 어찌해야 할까.
"듣자하니 요전 성하제 당시, 부친이 다시 방문하였길래 그 동안 벼르던 말을 털어냈다 하더군요. 그러나 오지 않은, 마주하지 못 한 이에겐 말을 걸 수도 제 속내를 털어낼 수도 없었겠지요. 분명 그 배로 낳았을 것이건만, 모멸의 시선조차 주지 않던 모친을 향한 응어리를 말이지요. ...제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여기까집니다."
유준의 대답이 마무리되자 딱 맞춘 듯 회전목마가 끝났다. 서서히 느려지던 기구가 완전히 멈추면, 직원이 와서 안전벨트를 풀어주고 바닥으로 내려주었겠지. 나는 다시금 성운의 손을 잡으려 했다. 작은 손끼리 꼬옥 맞잡으면, 기다리는 어른들에게 갈 차례였다.
situplay>1597046710>408 히히 랑주가 말해준 소재가 너무 취향이라서 머릿속으로 이야기책 하나 썼다... 사람들 사이에 섞이지 못하는 둘이 서로를 만나는 이야기 최고자나
그치 아무래도 요정이니까... 좋은 의미든 그렇지 않든 결국 튀는 존재는 섞이기 어려운 법이니🤔 그렇게 됐다 랑이쪽도 재밌다니 다행이군 최대한 캐릭터성에 맞춰 버무려 봤습니다☺️ 확실히 랑이 입장에선 희한하다고 느낄 만 하겠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 아닌데 사람처럼 하고 다님(이상함) 근데 쇠장신구 잔뜩 두르고 다님(더 이상함) 와중에 보통 인간보다 훨씬 나은 존재<<이게넘슬프다 인간놈들 응징하겠어(본인이 썼다)
어수선해진 사람들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 오늘의 날씨는 꽤 좋았다. 이제 여름은 다 지나서인지 긴 옷을 입어도 덥지가 않으며, 조금 걷는다고 해서 땀이 나는 일도 없었다. 선선해진 날씨에 평소보다 한가한 낮. 물론 한가하다고 해서 마냥 쉬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니.
" 흠.. "
이 방은 평범한 빈 방이었으나, 한양이 인테리어를 하여서 공부방 혹은 생각하기 위해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물론 이 방은 학업성적을 위한 방은 아니다. 오로지 한양이 관심이 있는 분야를 연구하기 위한 방이었지. 그런데 오늘은 이 방에서 공부는 하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는 A4 용지가 널러져 있고, 한양은 만년필로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 있다.
리라와 서연이 암부 '로벨'에 대한 보고를 한 뒤, 한양은 어떻게 행동할지 계획을 짜고 있었던 것이다. 본래 태블릿을 사용하는 한양이지만, 최근 해킹을 위험을 자주 겪었기에 전자기기에 중요한 정보나 업무를 저장해두는 행위는 최대한 피하고 있었다. 그리고..검열의 위험도 있기 때문이지.
" 하아.. 방향이 안 잡히네.. 날씨도 좋은데.. 잠시 걸으면서 생각 좀 정리할까.. "
이어서는 한양은 소파에서 자고있는 금랑과 설향을 보고는, 최대한 조용하게 선크림을 꺼내서 얼굴에 바르기 시작했다.
' 쟤네들이랑 같이 가면 더 정신이 없을 거야.. 어차피 자고 있으니깐.. '
" I want you out of my head I want you out of my bedroom tonight There's no way I could save you 'Cause I need to be saved, too I'm no good at goodbyes~~ "
' X발 갑자기 왜 전화가.. '
" 안녕하세요 고객님^^ 저희가 좋은 투자 정보를.. '
" 뚝- "
그리고는 비몽사몽한 표정으로 깬 한양의 강아지들..
" 하하.. 금랑..설향..하이...? "
" 월월월-!!! "
왜 너만 나가냐고 하듯이 짖으며 달려오는 금랑과 설향. 하지만 한양은 염동력으로 리모컨을 눌러서 TV를 켜고, 애견채널로 돌린다. 마침 암컷 강아지가 나오는 상황. 두 강아지는 한양이 아닌, 커다란 TV 앞에 가서 꼬리를 흔들며 TV를 보기 시작한다.
' 이 틈을 타서.. '
결국 탈출(?)에 성공한 서한양. 그렇게 생각에 잠긴 채로 걷기 시작한다. 로벨을 찾는다고 인첨공을 다 찾아볼 수는 없고.. 김수경이 온전한 정신상태로 협조를 해주면 금방 풀릴 것 같지만, 이 암부에 대해서는 거의 입을 싹 닫는 듯한 상태고.. 암부니깐 스트레인지를 한 번 쓸어보면 단서라도 나오려나..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보는 영희. 영희는 한양을 놀래키기 위해서 바로 뒤에 착지하지만..
" ...... "
뒤에서 착지한 것을 아예 모르는 것일까? 소리가 들렸을 텐데. 장난에 걸려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놀라지 않은 척을 한 것일까? 걸음걸이의 템포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 이 녀석 양쪽 귀에 버즈 끼고 있었네. 버즈에서 노랫소리가 뒤에 있는 영희에게도 조금씩 들릴 정도면, 볼륨도 어지간히 높이긴 했나보나.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선배의 눈은 무언가를 경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감시를 우려하는건가? 능청스러운 톤이지만 그 톤 자체에서 미세하게 만들어낸 티가 보였댜. "딱히 심각한 문제"에서 목소리의 톤이 아주 살짝 떨렸다. "그대로 유지할지 고민 중"에서 말의 속도가 조금 빨라져 있었다.
'한양 선배...대단하네. 다른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면 그대로 티가 나던데...역시 문무겸비 저지먼트 부부장!"
영희는 감탄했다. 웬만한 거짓말 잘하는 사람들을 꽤 보아왔지만, 저마다 아예 "나 거짓말 하고 있어요~"라고 광고하던 특징들이 있었다. 한양 선배는 그런게 전혀 없었다. 거의 생체적인, 정말로 미세한 것들을 빼면 그 누구라도 한양이 하는 말에 의심을 가지지 않을것이다.
'우 씨...확 파고들어봐? 그런데 저 선배가 저러면 이 자리나 나에게 말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건데?'
물론 사알짝 서운한 감정을 느끼는 영희였지만, 그런 감정은 툭툭 털어냈다. 안 말해 주는건 다 이유가 있겠지. 적어도 서한양이란 사람이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정보를 말하지 않는다는건 상상을 할수 없는 일이였다.
[날 만난 적도 없었을 거면서 말이지요...] 말 하나는 잘하시는군요.. 같은 속삭임도 노이즈가 섞여 있군요.
[의지 같은 게 있을 리가 있나요?] [어차피 인첨공의 이들은 죄다 의지같은 게 개판났고. 나는 이런 꼴이 되어서 그것 때문에... 제대로 나오지도 못하는 신세잖아요....] 뭉개지는 듯한 그런 기분이. 다시 든다. 그녀는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한쪽 손목을 붙잡습니다.
[알고 있을까요? 아니면 모를까요...?] [대체 왜 그것에게 변명을 해주고 감싸려는 거지요?] [사칭, 절도, 상해, 약탈.....] [그런 애를.. 어째서 저지먼트라는 조직이?] 약탈... 그 이후로 이어지는 말은 기기의 검열로 인해 나오지 않고 노이즈만 지직거렸고 그녀는 그것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찡그리고는 정말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여로를 바라보며 어째서? 라고 묻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숨기고 거짓투성이인 이를 용납한다고요? 저지먼트도 결국 제 울타리 내를 지키는 그저 그런 조직일 뿐이라는 건 알지만... 이렇게까지요? 누구라도 속인 이를 지탄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요즘의 상황을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평화로운 전쟁터'라고 할 수 있겠다. 리버티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인첨공에는 그렇게 강한 핏바람이 불지는 않았다. 물론 최근 디스트로이어와의 싸움에서 크게 터지는 듯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그저 평범한 일상. 하지만 모두 서로 경계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언제 정보가 뺏길지도 모르고, 언제 갑작스럽게 상황이 터질 수도 있지. 그래서 더욱 더 조심해야 된다. 여기서 한양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전자기기를 통한 정보공유의 최소화와..그리고 주둥아리 덜 나불대기였겠지.
" 전에 4학구에서 '그 녀석'의 턱을 팔꿈치로 제대로 공격했는데도 휘청거리기만 하지, 바로 반격을 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랬어요~ 자세도,타이밍도,타격점도 전부 완벽했는데.. 저보다 훨씬 무거운 녀석들도 잠재우는 엘보였는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버티더라고요. 저도 파워가 강한 편에 속하는데. "
'그 녀석'이라고 하면 디스트로이어였겠다. 디스트로이어는 여유롭게 한양의 목을 잡길래, 그것을 이용해서 플라잉 암바로 연계해서 팔을 꺾으려고 했었지만..어찌저찌 흐지부지된 근접전이었지. 녀석이 거기서 한다는 것이 목을 잡고 던진다는 것이 특수부대로 활동한 경력에 비해 기술은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엘보를 버티고 한 손으로 사람을 던지려는 자신감을 보인 피지컬로 보아서, 지금까지 근접전을 해와도 저러한 압도적인 피지컬 때문에 딱히 스킬이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납득이 되지. 코끼리가 곰을 잡는데 무슨 기술이 필요하겠나. 역으로 한양은 그런 스타일을 잡는데 이골이 나기도 했고. 짐승 위의 사냥꾼이라고 할까. 어찌 됐던 간에 디스트로이어의 맷집은 한양의 기억에 충격으로 남긴 했나보다.
" 녀석이 그러고서는 저보고 공부하고 운동 조금 한 녀석이 자기와 레벨이 같은 줄 아녜요. 공부는 커녕 모의고사는 이번에 9등급이고, 운동은 10년 넘게 해왔는데.. 그 아저씨가 캐해를 조금 못하시긴 하네. "
디스트로이어의 발언을 떠올리면서 살짝 웃겼는지, 작게 웃어보이는 한양이었다.
" 그래도~ 레벨 5라고 무조건 능력에만 의존할 수도 없고.. 기술도 결국 힘이 더 강할수록 더 빛을 보는 법이니깐.. 오랜만에 웨이트라도 해야겠네요~ "
영희도 봤다. 한양 선배의 그 엘보우은 아주 환상적이였고, 디스 아재에 잡혔어도 그대로 플라잉 암바로 연계하는 것도 예술이였다. 나름 손 맵고 맷집에 자신이 있는 영희도 한양 선배의 엘보우를 턱에다 당했다면 외마디 비명과 함꼐 그대로 땅을 굴렀을 터이다.
문제는 상대가 "그" 디스트로이어 아재여서 그렇지. 도대체 뭘 먹었기에 그 정도로 강해졌는지, 참... 한양 선배에게는 나름 충격이였던것 같았다.
그리고 디스 아재의 한양 선배의 "캐해"를 들었을 때, 영희는 키득 거렸다. 공부하고 운동 조금? 음, 일단 한양 선배가 아닌건 확실하다!
그리고 능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선배의 말에 고개를 끄떡거렸다. 자신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생각하니까. 레벨 1의 포톤 레이저가 그다지 강력한 능력이 아닐때, 거의 육탄전의 보조로만 썻던 영희였기에 100% 이해가 되었다.
영희는 한양 선배의 등을 가볍게 팡팡 두드렸다. 원래 키 큰 사람이 작은 사람에게 해주는 격려의 제스처라 좀 모양이 안살았지만...그래도 했다. 영희다 웃으면서 말했다.
"에이, 인첨고에서 어른될 떄 까지 몇십년을 구르고 레벨 4-5를 무더기로 상대했던 디스트로이어 아재에게 물리적으로 몆방 먹인것도 한양 선배라서 가능한 거였어요~ 빈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빛의 속도인 포톤 레이저를 제 행동 보고 피지컬로 피하는 미친 사람이라니까요, 그 아재는? 사실상 그 전투도 호랑이와 새끼 고양이들 싸움 이였으니까!"
"그 엘보우랑 플라잉 암바, 저도 봤죠. 예술이였어요. 선배에게 무술이라도 가르침을 받고 싶을 정도로~ 그런데 피지컬 까지 더 강해지려 하다니, 이거 완전 치트캐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웨이트라...아, 그렇지!
영희는 한양에게 어떤 명함을 건냈다. 명함에는 <강철개나리 헬스장>의 정보가 적혀있었다.
"만약 헬스장 찾고 있으신다면 요기~ 제가 알바하고 다니는데 추천드릴께요! 일단 거기 주인이랑 단장이랑 웨이트에는 엄청 진심인 사람들이니까."
'난생 처음 단순 완력으로 자신이 밀리는 사람들이 있었지...'
그렇게 대화를 하다 문뜩, 영희가 한양 선배를 만나는데 정신이 팔려서 잊은 뭔가를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뭔가 까먹은것 같았..아, 아이스크림!'
사실 산택 나온것도 시간 죽이기 할 때 파쿠르 훈련 한다고 겸사겸사 나온였지! 이런 중요한걸 잊어 먹을 줄이야....
.......
.......
.......흠.......
"선배. 우리 집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가실레요?"
//일단은 막레 느낌 입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졸리거든요(...) 다음 레스는 오마카세로!
커리큘럼실에 가야할 시간에 불쑥 저지먼트 부실에 등장한 혜성은 자리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은우의 책상 위에 식혜캔을 내려놓았다. 답을 듣기도 전에 의자 하나를 질질 끌고와서 아예 은우의 옆자리를 꿰차고 앉은 모양새가 뭔가 진지한 이야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한동안 상승세를 보이던 계수가 눈에 띄게 더디게 흘러간다는 점, 커리큘럼을 제대로 받는 것 같지 않다는 점은 꼭 지금 자신을 담당하고 있는 대리 연구원이 오기 전부터 느꼈던 것이다. 초조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수 있지만, 커리큘럼의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건 분명한 문제점이었다. 적어도 이혜성에게는 그랬다. 약 세번에 걸친 커리큘럼의 부작용, 변한 머리색과 변한 눈동자. 그와 다르게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짙어서, 혜성은 퍼스트 클래스인 은우를 찾았다.
"캐퍼시티 다운. 그거 지금 내가 따라할 수 있을까? 꼭 그게 아니더라도 내 수준에 할 수 있는 응용 방법 조언이 좀 필요해."
의자에 앉아, 등받이에 등을 깊게 묻은 뒤 다리를 꼬는 동기의 앞뒤 뚝 잘라먹은 뻔뻔한 요구를 은우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캐퍼시티 다운을 따라할 수 있냐는 그 물음에 은우는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응용 방법이 있는지의 여부를 묻는 것에 은우는 눈을 조용히 감고 생각에 빠졌습니다. 물론 그는 소나키네시스 계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에어로키네시스 계열의 능력자이니까요. 하지만 어느 정도 떠오르는 것들은 있었습니다.
"캐퍼시티 다운의 음파 파장을 분석하고 그것을 구현할 수 있다면, 캐퍼시티 다운 급은 아니더라도 비슷하게 상대에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특정 타깃만 노려서 공격할 수 있다는 것만 보면 조금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어디까지나 모방이니까 그 자체가 될 순 없을거야."
결국 그 성질은 다를테니, 비슷하게 따라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더라도 완전히 동일한 것을 만들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은우의 생각이었습니다. 이어 그는 가만히 손 위에 공기를 압축한 녹색 구체를 생성했습니다.
"혹은 이 공기 구체 안에 초음파를 담아서 유지했다가 이걸 터트렸을때 초음파를 단번에 터트려서 뭔가를 파괴하는 것 정도의 활용법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일단 내 생각은 그래."
심지어 그 디스트로이어는 4학구를 파괴시키고도 남을 공격을 시전해놓고도, 탈진하기는 커녕 멀쩡히 걸어서 떠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이 정도면 인간이 받을 수 있는 훈련을 떠나서 인체를 개조라도 받았는지 의심이 될 지경이었다. 하긴.. 인첨공의 정식적인 특수부대니깐 말이 안 되는 건 아니겠네.
' .. 저 조그만 게 손이 의외로 맵네.. '
갑자기 등을 치자, 살짝 놀랐다. 사실 생각보다 아파서 놀란 게 더 크긴 했지만.
" 하하.. 그런가요.. 그렇게 봐주면 고맙고요. 저한테 배우고 싶으면 언제든지..는 아니고! 제가 부실에서 한가하게 농땡이를 피우고 있으면 부탁하세요. 그때는 제가 일이 없다는 의미니깐. "
현재 상태에서 피지컬이 더 좋아지면 치트키라는 말에 머쓱 웃어보이며 뒷머리를 약하게 긁어댄다. 그리고는 영희가 건넨 명함을 보며 물음표를 띄우며 받았겠지. 강철 개나리 헬스장... 이름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네.. 유치원의 반 이름과 철물점의 이름이 합쳐진 듯한 헬스장이 이름.. 하지만 후배님이 추천해준 이유가 있겠지? 마침 웨이트는 따로 PT를 받아본 적이 없으니깐, 한 번 찾아가볼까?
" 나중에 시간 되면 찾아가볼게요. "
하지만 웨이트에 엄청 진심이라는 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24시간 감시를 하면서 회원이 기름진 음식이라도 먹는 순간에 찾아가서 참교육을 하는 트레이너들의 영상이 떠오르는 걸. 하지만 나는 괜찮을 거야. 다이어트를 하러가는 건 아니잖아? 근데 생각해보니깐 살을 찌워가면서 몸을 키우는 것도 엄청 고통스러운 일인데.. 잠시 생각을 보류해볼까? 한 끼라도 바빠서 거르는 순간에 찾아올 것 같은데.
" 네? "
이 갑자기 뭔 아이스크림이냐. 그것도 자기 집에서. 이 후배의 표정이나 말투를 보아서는 딱히 플러팅이랄 것도 아니었다. 정말 순수한 호의였지. 그런데 이 대사가 나오는 타이밍이 너무 뜬금이 없었다는 것.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기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몇 보만 걸어도 더워서 목 뒤가 축축해지기 일쑤였던 나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절정을 찍었던 더위는 어느 날을 기점으로 홱 꺾이나 싶더니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그건 곧 옷장 정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의미한다. 철 지난 옷들을 치우고 구석에 처박혀 있던 도톰한 옷들을 손에 잘 닿는 곳으로 옮기고, 어렵진 않지만 그래서 지루할 따름인 단순노동에 시간을 녹이고 있으면 문득 손끝에 익숙한 옷감이 걸린다. 다른 옷들에 비해서 묘하게 각이 더 잡힌 것 같은 빳빳한 재킷과 셔츠. 다사다난했지만 즐거웠던 축제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집사복을 보고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웃음이 따라붙는다. 벌써 추억이네.
"이걸 또 입을 일이 있으려나..."
하지만 그건 그거고, 당장 입을 일이 없으니까 이것도 좀 치워놓던가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집사복을 옷걸이에서 끌어내리던 중, 뭔가가 툭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하얀 봉투에 들어있는... 종이? 티켓?
"뭐지?"
굴러 떨어진 봉투를 주워들어 내용물을 확인하면 의문은 금세 해소되기 마련이다. 대신, 그 자리를 다른 의문이 채운다.
"...어? 나 이걸 왜 까먹고 있었지?!"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는 거의 매일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건사고와 함께한다. 학구 하나가 통으로 삭제될 뻔했던 여름을 지나오며 다음 계절에는 조금이나마 고요한 나날이 지속되길 바랐지만... 뭐, 결국엔 이뤄지지 못했다. 새삼스럽게 실망할 일은 아니다. 세상이 언제 우리 마음대로 된 적이 있기나 하던가. 하지만 역으로 그렇기 때문에 요즈음의 리라는 휴식의 중요함을 더더욱 체감하고 있었다. 와중에 우연인 듯 필연인 듯 등장한 <인첨공 내 초고급 5성 호텔의 1박 2일 숙박권>과 <호텔 뷔페 2인권> 이라는 아이템은 가을 휴가를 갈망하는 마음에 부채질을 해 줬으니.
"어디 보자, 우리 객실이~ 1149호!"
—그래서 지금 이리라와 나 랑이 이곳에 있게 된 것이다. 사전에 날짜를 맞춰 약속을 잡은 후 도착한 호텔은 생각 이상으로 휘황찬란했다. 널찍한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고, 럭셔리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것까지 모두 자주 겪어볼 일이 아니었지만 그건 카드키를 대고 객실 문을 연 뒤에 본 장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홈페이지에서 본 사진보다도 멋진 인테리어. 일반적인 룸보다 훨씬 큰 사이즈의 객실, 커다란 창문을 옆에 두고 놓여 있는 실내 수영장
"언니, 이거 봐요! 저 이 정도로 좋은 호텔 룸은 처음 와 봐요! 수영장도... 우와, 리뷰 사진에서 확인했던 것보다 더 좋네! 생각보다 넓고~ 음... 좀 깊나...? 아닌가?"
들뜬 목소리로 종알거리던 리라는 수영복으로 환복하기도 전에 물가를 알짱거리기 시작했다. 깨끗한 물을 바라보던 눈이 곧 랑에게로 돌아간다.
"아, 호텔 숙박권 고르길 진짜 잘 했다... 수영복 가져왔죠? 1박 2일이니까 할 수 있는 건 다 하면서 놀아요!"
[.....진짜 싫어요] [나도...처박혀있고 싶진 않았는데..] 정말로 이런 식으로 대해지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는 의외로 저지먼트 인원들이랑 수경인 척하면서 섞이고도 싶었다는 감정도 있었으니까요. 그녀는 수경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던 걸까요? 수경에 대한 끔찍한 분노가 당신의 판단력을 크게 훼손합니다.
[글쎄요.. 그들의 부장님에게는...] 말하기 힘들죠. 그야 그녀는 세은을 각별히 생각하니까요. 세은의 오빠에게 그렇게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지요. 아니. 어쩌면 그렇기에... 그건 있기 어려운 일이죠.(*선관으로 인해서)
[무엇을 돌려달라는 거죠?] 무엇이냐는 듯 그녀는 여로에게 물으려 합니다. 스스로의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간 듯 장갑 사이로 보이는 핏줄이 도드라집니다. 저들을... 저들을... 아니야. 지금은 조금만 참자. 그게 눈 앞에 있지는 않잖아?
"......시현 쌤." "왜." "저 사실 저번에 시현 쌤이랑 경 쌤 대화하시는 거 들었어요. 일부러는 아니고 그냥 우연히." "아~ 어쩐지, 왜 윤정인 얘길 나한테 하나 했네. 그래서?" "......쌤도 혹시 알아요? 선경 쌤 자식 있다는 거." "난 알지. 잠깐. 그러는 넌 어떻게 아냐?" "사진 봤어요. 그럼 선생님도 그분 사연 같은 거 아세요? 그 때 두 아이라고 하셨는데, 하나는 저 같고 하나는 그분 같아서요." "...일단 그건 맞고, 알기도 아는데, 그 애에 대해서는 나한테 묻지 마. 경 쌤한테 여쭤봐야지." "물어보려는 거 아니에요." "그럼?"
사각사각. 일반적인 볼펜 모양의 하얀 펜이 종이로부터 실체화되어 손에 쥐여진다. 리라는 그것을 시현에게 건네곤 드로잉 수첩을 덮었다.
"처음 사용할 때 윗부분 꾹 누르고 암호 설정하시면 돼요. 누른 채로 글자 보이게 할 때 쓰는 암호, 손 떼고 글자 사라지게 할 때 쓰는 암호." "고맙다."
짧은 침묵.
"...물어볼 거 없어요. 다 알게 됐으니까. 아, 진짜 인첨공 왜 이리 좁지? 원래 경 선생님한테 먼저 말씀드려야 하나 했는데 그러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알아듣게 좀," "저 잠깐 선생님 사무실 가도 돼요?" "갑자기?" "쌤한테 먼저 말하려고요." "그니까 뭘..." "......" "아 그래, 가자 가."
어쩌면 조금은 늦은 바캉스. 호캉스라고 하던가, 더운 여름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로 호텔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들었다. 이미 여름은 지났지만 호텔이라는 것은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까 상관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혼자서 덩그러니 호텔에 머무르는 것도 아니고, 애정 어린 상대와 함께 호텔에 가는 것이므로 아무래도 좋다.
"그러네, 꽤 좋은 곳인 거 같다."
그렇게 말하기에는 묵었던 호텔이라고 해 봤자, 예전에 한 번 저지먼트 전원이 묵었던 리조트 정도가 기억에 남아 있는 전부라서 엄청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리라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아마 맞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일단 객실에 수영장이 딸려 있는 걸 보면 보통은 아니구나 싶었다. 어느새 수영장 주변을 알짱거리는 리라를 보며 짐을 풀던 랑은, 자신을 향한 리라와 눈이 마주쳤다.
"수영복 가져왔지, 지난번에 입었던 거."
랑은 어깰 으쓱인다. 수영복이라고 해 봤자 종류가 많지는 않으니까.
"그러면 뭐부터 할까... 식사는 시간이 정해져 있던가?"
랑은 침대 가까이에 놓여 있는 카탈로그를 집어들어 읽어보았다. 사실 뭘 해도 괜찮다. 보아하니 시설은 잔뜩 있는 모양이고.
있을 수 없는 가정들에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렙4도 불투명한데 퍼클? 렙6은 또 뭐지?? 그러나 그 의미가 파악되자 가슴이 찡해졌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이 너무도 강한 나머지 걱정이 끊이려야 끊일 수가 없는 거라고. 사람 마음이 다 나 같지는 않고 그럴 수도 없지만, 이런 부분은 내 마음으로 미루어 선배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그럴 수 있다는 게 뭉클하도록 감사한 서연이었다.
" 그럼 저희 둘 다 조심해야겠네요! "
운도 좋아야 하고. 착한 일 하면 복이 온다는 말 믿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운이 더 따라주게끔 착하게 살아야겠다? 그런 엉뚱한 생각과 함께 참 기발한 표현이라는 생각도 든다. 진짜 뭘 하면 저런 아이디어가 나오시지? 인첨공의 기존 방식으로 측정만 안 되다뿐이지, 저런 발상도 실은 초능력 아냐??
건 그렇고 수박 소리 처음 들으셨을 땐 은근 떠름한 기색이셨던 거 같은데 옮으시다니? 웹툰 같은 거 보면 연인끼린 닮아가기도 한다는데 이거도 그 경우로 봐 줄 수 있을까? 나도 선배같은 끈기나 선배의 좋은 머리(가능하면 공부 머리도!!)는 닮고 싶은데, 되려나? 그런 공상을 했다가 선배의 말에 양심통이 오고 말았다. 선배를 다시 본 순간 끝났다는 게 실감 났고 다른 건 아무래도 좋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시종일관 닥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궁리하기도 급급했으니까.
" ...... "
" 죄송해요... 근데 이건 제가 양심 선언 해야 할 거 같아요. "
" 위험한 시도 하러 가신 걸 아는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선배 생각을 하지는 못했어요. "
" 그 수박 씨가 수용소를 건들지는 않으니 안심해 버렸고, 당장 수박 씨한테 뭘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어서 "
" 나중에 선밸 다시 뵙고서야, 그제서야 선배가 무사하신 거에 감사할 정신이 생겼어요... "
말할수록 부끄럽다. 하지만 이런 걸 제대로 말해 두지 않으면 나 좋자고 선배를 속이는 거잖아. 이렇게나 진심으로 대해 주시는 분인데, 본인 속마음을 사이코메트리로 읽어도 좋다고 허락해 주실 만큼 날 신뢰해 주시는 분인데, 그런 식으로 속이는 건 할 짓이 못 된다. 게다가 오래 연애하고 싶다시면서 내 퇴근 시간까지 맞춰 주려고까지 하시니.
양심통과 따로 놓고 생각해도 감사한 제안이다. 나 퇴근할 때 들어가시면 1시에는 주무실 수 있을 거고, 7시에 일어나시면 6시간 수면. 그 정도만 되어도 한결 낫겠다. 선배랑 같이 있을 시간이 생기는 것도 기쁘고. 어깨에 있다 내 목에 기대 오는 토실이도 반겨 주는 거 같다.
" 진짜죠? 약속하신 거예요!! "
동시에 지금에 안주해도 될지 불안해지기도 한다. 선배가 만약에 인첨대에 가시면... 거긴 1학군데. 장차 사회 지도층이 될 엘리트들이 가는 데라던데. 그 이후에도 내가 선배에게 어울리는 사람일 수 있을까? 사이코메트리 3렙이라고 해도 그거 말곤 평범 그 자체인 내가? 이 관계를 유지하려면 나도 보다 발전적인 커리어를 일구어야 하는 거 아닌가? ...는 결국 입시;;;;; 머리가 아파 온다. 지금은, 지금을 즐기고 싶은데! 지금을 즐기기도 아까운데!!
그래서 입시는 모른 척 카페에서 케이크 자랑(???)부터 했다. 선배의 감탄과 싱글벙글인 모습에 걱정도 두통도 싹 사라졌다. 안 먹어도 배부르단 말은 딱 이런 상황에 쓰는 거겠지? 그러면서도 선배가 주문한 딸기 생크림 케이크에도 눈이 갔다. 그러고 보니 새봄이가 능력으로 만든 딸기 생크림 케이크도 엄청 좋아하셨었지. 초코 케이크보단 생크림 케이크 파이셨나? 케이크와 함께 드릴 편지를 쓸 때 선배에 대해 모르는 거 투성이임을 깨달았던 게 새로이 와닿았다. 맞다! 편지도 드려야지. 케이크 포장지 윗면에 붙여 뒀던 봉투도 두 손으로 건네려는 서연이었다.
" 저... 하나 더 있어요. 그니까... 음... 흔히 연애 편지라고 하는 거...요?? "
으와와...;;;;;;; 환한 카페에서 마주해서 드리려니 선배를 바로 못 보겠다! 밖에서보다 더 두근거리고, 고개를 숙였는데도 영혼이고 손발이고 날아갈 거 같아...
그랬다가 화들짝 고개를 들었다. 데, 데 데 데 데이트???!!! 그 순간 땡볕에 온 얼굴을 익힌 사람처럼 상기된 서연의 표정은 세상에서 제일 얼빠진 사람 순위권 아니었을까? 그치. 연애를 하면 데이트...라는 것도 하지. 근데 아찔하고 심장은 쿵쾅대고 목은 화끈화끈하고... 말은 안 나와 고개만 거듭 끄덕이면서도(토실이가 서연의 머리에서 어깨로 피신(???)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무슨 영화를 볼지 벌써부터 들떠 버린 서연이었다. 영화관 상영관이란 상영관은 다 돌면서 사이코메트리로 찐후기 확인할까 보다!!??
아니, 잠시만. 이렇게 흥분만 할 게 아니다.
" 잠시만요!!! "
엉거주춤해서나마 셀프바로 향해 얼음물과 티슈 따위를 챙기기 시작한 서연이었다. 좋지만, 정말 기쁘고 황홀하지만, 취해만 있을 때가 아니다. 관계가 유지되려면 서로 잘해야 하는 법이니. 그래서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정신을 바짝 차려보고자 겉면에 싸늘한 물기가 어린 컵을 바짝 움키는 서연이었다.
" 저기, 선배!! "
" 초코 케이크보다는 생크림 케이크를 더 좋아하세요? 아니, 무슨 음식 좋아하세요? 음료는요? 옷 사이즈랑 신발 사이즈도 궁금해요. 옷이나 신발 선물도 고려했다가 사이즈를 몰라서 못 골랐거든요. 또 어... 선배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시는지 잘 알고 싶어요. 같이 있으면서 즐거우려면 서로가 싫어하는 건 피하고 좋아하는 걸 골라야 할 테니요. "
" 그리고요, 또, 어...... "
아... 이건 정말 피하고픈데. 혼자 너무 앞서 가는 거 같기도 하고. 그치만, 속에 담아만 두고 있기도 노답이야. 안절부절못하다 제 몫의 얼음물을 한번에 들이켜버린 서연이었다.
" 선배가 목표 달성하셔서 인첨대 가시면 1학구로 가셔야잖아요. 전 현실적으로 인첨대는 어림반푼도 없고요. 그럼 거리상으로나 학력상으로나 많이 멀어질 텐데... 어, 그니까... "
말하다 머릿속이 꼬여 버렸다. 마치 내가 뭘 바라는지도 모른 채 부부장한테 상담하면서 아무말이나 지껄였던 그때 같다. 이런 얘길 해서 뭐가 달라지지? 난 선배께 뭘 바라는 거람? 빈 컵을 만지작거려도 답은 안 나온다. 그러다 입이 먼저 움직였다.
" 덜 멀어지려면 저도 입시를 준비하는 편이 나을까요? "
어떤 의미에선 참 한가한 고민이다. 당장 4렙 이하를 살처분한다는 계획을 무산시킬 방도도 마땅찮고, 퍼클들이 폭주할 위험을 감수해 가며(그 수박 씨만 해도 저 죽을 것도 생각 못한 채 4학구를 날려 버리려 들었다!!) 그들을 해체 코드로 포섭해도 좋을지도 의문이고, 2학구의 오지덕 박사 연구소를 조사하는 동안 선배가 어떤 기분이실지도 염려되는데, 그에 비하면 내가 대학에 가고 말고는 아득히 먼 이야기잖아;;;;; 아이고, 모르겠다...
>>0 불시에 찾아오는 이례적이고 예외적인 스케줄은 아무리 예외중시를 하는 그녀라 하더라도 가끔은 진이 빠지게 만들곤 했다. 물론 육체적으로 지친다기보단 정신적으로 지치는 것이겠지만, 정신력을 소모하는 탁상공론이 싫어 여기저기 쏘다니고 직접 뛰어드는 버릇이 있던 그녀로선 기능 테스트와 같은 능력 자체만을 사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게 지치는듯 했다.
"...아, 응애임다." [다섯살에서 벗어난지 꽤 된거 같거든... 지금 넌 그냥 점례거든.] "아몰라임다~ 암튼 응애인 검다~" "그럼 이제부터 점례가 아니라 응애는 어떨까?" [그건 그거대로 에바일거 같은데...] "그치만 감자의 아이덴티티를 무시힐수 읎어여..." [그건 점순이거든...] "...봄이었단다." [지금 한가을인데... 선생님도 슬슬 점례한테 말려드는거 같거든...] "한가을은 또 누구에여?" [...내가 말을 말아야지...]
늘어져있는 둘을 앞에 두고서 그녀가 천장을 향해 몇번 손을 휘적이자 은근슬쩍 내려가는 실내온도, 분명 아무도 모르게 한 것 같아도 온도에 민감한 여학생으로서는 금방 알아챌만한 것이었다.
[쌀쌀하니까 슬슬 온도 좀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에에~ 덥슴다~ 오늘 완전 찜통에서 찜닭이랑 데이트 하는 기분이라구여~" [넌 한겨울에도 땀 흘리는 애니까 그렇겠지...] "그냥 저~기 어디 우주의 의지랑 링크되어있어서 그런거 아닐까?" [...이젠 선생님까지 제4의 벽을 부숴버리고 있거든...]
결국 옆에 있던 리모컨을 손에 든 여학생, 올리자마자 손짓 한번으로 내려버리는 그녀, 지친 나머지 눈 앞에 놓인 식어가는 커피를 마실 힘조차 없는 여성, 그리고 가운데에서 빵을 굽고 있는 토끼는 오르락내리락하는 연구실의 온도 속에서 그저 늘어져있을 뿐이었다.
[젠장, 어떻게 리모컨보다 빠를 수 있는 거야...] "꼬우면 100위 안에 드십셔." [...머리카락 좀 덮어주면 좋겠거든.] "넹." "머리카락은 딱히 보온능력이 없지 않던가~?" [...그냥 기분상이거든...]
@캡 훈련에 은우를 활용해도 된다고 허가해 주신 게 기억나서 여쭙는 건데요, 부부장님 공격했다가 박살난 깡통 팔을 서연이가 다시 한 번 조사하는 걸로 훈련 레스 작성해도 괜찮을까요? 그때는 2렙이고 지금은 3렙이니 추가로 캐낼 수 있는 정보가 혹시라도 있을까 해서요. 누가 제작했는지나, 제작 목적이나, 독자적으로 행동할 정도면 제작자랑 관계는 어떤지나, 계수가 7위이던 은우 수준인지나... 등등요.
저번에 입었던 거라면 섬에서 봤던 그 수영복이겠지. 리라의 기억이 잠시 그날의 밤바다를 헤맨다. 그때만 해도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을 거라곤 꿈도 꾸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이런 곳까지 동행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는 게 오늘따라 유독 와닿아서 마음이 벅찬다.
"그거 가져왔구나! 좋다~ 수영복 입은 랑이 언니 엄청 멋있었는데! 오늘 또 볼 수 있겠네요!"
덕분에 얼굴에는 연신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크고 작은 고민거리는 잠시 미뤄둬도 좋은 평온한 날. 멋진 객실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지금 이 계절이 가을이라는 걸 증명하듯 여름하늘보다 더 파랗고 높고 깨끗하다. 리라는 랑이 카탈로그를 읽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다시 객실 안쪽으로 돌아와 대충 놔뒀던 가방을 한쪽에 풀어둔다. 그러고는 랑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착 붙어 앉았다.
"어디 보자... 뷔페 이용권에 시간이 나와 있었던 것 같은데. 아, 석식은 1부와 2부로 나뉜대요. 1부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부는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저녁까지는 아직 시간은 좀 있으니까~ 으음..."
카탈로그에는 호텔 내부의 시설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부지를 길게 도는 산책 코스, 야외 수영장과 카바나, 라운지&바, 실내 체육관 같은 것들.
"흠, 야외 수영장은 굳이 갈 필요 없고... 우리 객실에 있는 수영장에서 조금 놀다가 저녁 먹으러 갈까요? 그 다음에 산책하거나, 바 같은 데 들르거나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언니 생각은 어때요?"
[...당신은... 알기 힘든 일이지요..] [눈 앞에 있는 순간 도저히 참기가 어렵다고요] 무너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숨을 최대한 고르려 하지만... 그녀는 정신을 찾으려는 것처럼. 잡았던 스스로의 손목을 으드득 꺽어버립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흔들거리며 늘어지는 것을 바라보고는 여로를 빤히 쳐다봅니다.
[아. 그걸.. 돌려달라고요?] [자꾸 그걸 생각나게 하지 마요] 느낌표가 붙고 언성이 높아질 만한 일이었으나, 기기는 야속하게도, 차분합니다.
[....그걸요..? 돌려달라니요? 그건 학교를 잘 다니고 있잖아요?] [초커를 가져가시게요? 가져가면.. 후회하진 않을 거에요] 그걸 왜 돌려달라는 말을 하는지 라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녀의 생각으로는 자유롭게 나다니고 있는 거잖아요? 자기를 처박아놓고.. 하지만 생활반응이 거의 없는 건 정상적인 게 아니죠..
여로가 초커에 손을 댄다면 순간적으로 충격이 밀려들 수 있었겠지만. 하지만 닿기 전에 그녀가 텔레포트를 하여 여로의 등 뒤에 서 있을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들어올려서 내리치진 않았지만. 그녀가 꺾이지 않은 손으로 여로의 등의 옷자락을 잡으려 시도합니다. 언제든 그 몸을 허공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는 것처럼..
>>917 시도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아마 지금 당장 뭔가 더 유효한 것이 나오진 않을 거예요! 힘은 퍼클 정도는 아니고 그냥 레벨5 정도이고..(7위였던 은우보다 확실히 약한 수준) 제작 과정은 그림자의 멤버들이 데이터를 이용해서 배양한 바이오로이드라는 것 정도밖에는 나올 것이 없기도 하고...
사실 정확히는 그쪽을 백날 조사를 해보려고 해도 나오는 것은 한정되어있다... 정도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네요.
피부를 전부 드러내는 게 별로라서 입은 래시가드였으니까, 뭔가 뽐내기 위해 입는 수영복과는 거리가 좀 있지 않나 싶다. 그 때에는 바닷가긴 했지만 어쨌든 물가라는 건 같은 시간이 찾아왔다. 세세하게 따지자면 많이 다르긴 해도...
"그래, 수영장에서 놀다 보면 배도 고프겠지. 씻고 밥 먹고 산책하는 거. 괜찮은 것 같다."
어느새 자신의 곁에 착 붙어 앉아서 카탈로그를 읽던 리라가 제안하는 일정에, 랑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식사 시간이 가깝다면 식사부터 했을 테지만, 만약 그랬다면 바로 수영장에 들어가기는 힘들겠지. 1박 2일이니 알차게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리라의 제안은 좋은 편이었다.
"...그래?"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리라를 마주 보면, 자연스레 휘어진 두 눈과 함께 수영복을 구경하지 않겠냐는 물음이 들려온다. 랑은 조금 느릿하게 입술을 떼었다.
서한양은 책상에 앉아서 하늘색 파일철 하나를 펴서 유심히 읽고 있었다. 오랜만에 안경을 쓴 그는 한 손으로 안경을 고쳐쓰면서, 김수경이 저지먼트에 입부했을 당시에 기록한 정보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열쇠로 책상서랍을 열더니, 리라와 서연이 한양에게 준 보고서를 한 번 슥 읽어보고는 다시 집이넣는다.
그의 표정은 평소보다 더 차갑고 날카로웠다. 그도 그럴 것이, 저지먼트의 부원이 암부와 연관이 되어 있다고 하니.. 평소에 무던하던 한양 역시 신경을 곤두설 수 밖에 없었다. 이 암부들은 어디서 찾아야 되는 것이고, 또 서연의 스캔이 막힌 이상 단서는 또 어떻게 찾아야 되는지.. 방향이 잡히지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불렀다. 김수경이 여유가 되는 이 시간에 부실로 오라고. 부원마다 주기적으로 면담을 하고 기록해야 되는 업무 때문에 부르는 것이라고. 덕분에 오늘 운동은 하루 쉬어가는군.
" 왔어요? 어서 앉아요~ "
수경이 들어오자, 차가웠던 표정은 갑자기 밝아지고 목소리의 톤 역시 높아지며 온화해졌다.
" 내가 깜빡하고 수경양의 면담기록을 작성하지 않아서요~ 혹시 마시고 싶은 거 있나요? 녹차 타주면 마시나? "
별 거 아닌가? 물론 옷 자체는 별 게 있다고 하기엔 심플한 편이지만, 그걸 입는 사람이 랑이라는 시점에서 별 게 없진 않다. 조금 콩깍지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어때. 약간 느릿하게 떨어지는 입술을 바라보던 리라는 이어지는 말에 가벼운 웃음소리를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좋아요! 그럼 금방 갈아입고 올게요!"
풀어둔 짐가방에서 수영복이 든 방수 가방을 꺼낸 리라는 재빠르게 욕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동안 방에 남은 건 랑 혼자뿐이니, 미리 옷을 갈아입고 있거나 리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건 온전히 그의 선택일 것이다.
어쨌든, 환복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퇴장했던 것 만큼이나 빠르게 재등장한 리라의 몸에는 여름 바닷가에서 입었던 평범한 스윔수트가 아닌 비키니 스타일의 수영복이 걸쳐져 있었다. 리본 매듭이 지어진 어깨끈은 언젠가의 밤바다에 휩쓸렸을 적 입었던 원피스의 어깨끈을 연상케 한다. 그때와 다르게 이건 엄연히 수영복이지만. 하의 위에 덧입은 레이스 캉캉 스커트 자락의 구겨진 끝부분을 손가락으로 매만지던 리라는 이내 랑에게 달려온다. 그리고 조금은 기대 어린 표정으로, 상대방을 올려다보았다.
"어때요? 이건 평소엔 안 입는 건데."
보란 듯 한 바퀴를 돌아보이면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린다. 이 와중에 발을 보면 슬리퍼는 또다시 랑에게 받았던 그것이니, 정말로 낡아 떨어질 때까지 신을 요량이구나 싶겠다.
"헤헤. 이제 물 들어갈까요? 전에는 어두워서 빠졌지만 저 원래 그렇게까지 수영 못 하진 않거든요. 여긴 파도도 안 치니까 잘 놀 수 있을 거예요."
" 네~ 부장하고 부부장이 현장에서 지휘만 하라고 있는 역할이 아니잖아요? 부원들을 잘 관리해야 임원이라고 할 수 있지. "
서한양은 왼손으로 안경을 고쳐쓰고는, A4용지를 한장 꺼내기 시작했다. 그 뒤에 한양은 오른손에 만년필을 쥐고는, 물을 본인이 떠오냐는 질문에 고개를 흔들었다. 곧 염동력으로 컵을 꺼내고는, 냉장고를 열어서 생수통을 꺼내서 컵에다 붓기 시작했다. 한양은 컵을 수경이 앉은 자리에 뒀고, 본격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 그냥 뭐.. 요즘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용도라서요. 요즘 고민거리는 없는지, 건강상태는 이상이 없는지.. 그런 것들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