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정인은 밀대를 밀며 돌아다니던 청소용 로봇을 정지시킨 후 커리큘럼실 한켠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그의 담당 학생을 바라보았다. 하얀 머리카락, 하얀 속눈썹, 옅은 색깔의 눈동자. 처음 봤을 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변화했다. 레벨도, 겉모습도.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어쩌면 머릿속도. 희멀건한 손이 테이블 위에 얹힌다.
"말하세요." "연구원님도 리버티 방송은 보셨죠?" "봤습니다. 그러니까 괜히 빙빙 돌리지 말고 본론만 말해도 돼요. 대충 다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럼 그거, 알고 계셨나요?"
침묵.
"알고 계셨어요?" "...그렇다면 어쩔 거고, 아니라면 어쩔 겁니까?"
이번엔 조금 더 결이 다른 침묵. 리라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이어서는 약간의 짜증이 섞인 무언가가 퍼져나간다.
"저더러는 빙빙 돌리지 말라고 해 놓고서 연구원님은 대답이 왜 이래요?" "그렇다고 하면 죽일 겁니까?" "뭐라고요?" "아니라고 하면 다시 전처럼 실없이 웃으면서 친한 척이나 할 생각입니까?" "저기요." "둘 다 바라는 바가 아닌데 그럼 제가 뭐라고 대답해야겠습니까?"
머리가 아프다. 리라는 무릎 위에 올린 손가락을 강하게 말아쥐었다.
"제가 연구원님을 왜 죽여요." "......" "제가 사람을 왜 죽이겠냐고요..." "......" "그때 한번 말대꾸 했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 제가 그렇게 잘못했어요? 아, 물론 잘못했죠. 있던 일정 새까맣게 잊고 코빼기도 안 비친 건 빼도박도 못하는 잘못이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죄송하다고도 했잖아요. 그거 그냥 상황 모면하려고 한 말 아니에요. 진심이었어요. 그런데, 연구원님 본인은 스스로 전혀 과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지금 여기서 잘못한 게 정말 저 하나예요?"
몰아치는 말에 흐트러진 호흡. 정인의 검은 눈은 담당 학생의 요동치는 감정과 일그러지는 표정을 살핀다.
"왜 진심으로 사과하죠?" "그럼 거짓말로 사과해요?" "그냥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말이라도 상관 없었습니다. 아니, 차라리 그렇게 하는 게 나았을 겁니다. 전 이리라 학생한테 사과할 생각이 없으니까요." "왜요?" "반대로 묻죠. 왜 굳이 사과를 주고받고 앙금을 풀고 관계를 개선하려고 합니까? 그냥 미워해요. 난 신경 안 쓰니까. 필요한 대화만 하고 지내도 그만인 관계 아닙니까? 인첨공의 연구원과 학생이란 원래 그런 존재입니다. 나름 보호자라곤 해도 어디까지나 학생의 생활과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기 용이하도록 정해진 역할일 뿐이니, 굳이 감정 교류를 해야 할 이유도 없고요."
말문이 막힌다. 리라는 정인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이성적이지 않은 말인 걸 알지만, 지금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말인 걸 알지만... 지금 할 말이 아닌 걸 알고 있음에도.
"왜... 절... 그렇게 싫어하세요?" "억측이 지나치네요. 전 이리라 학생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굳이 가깝게 지내려고 하지 않을 뿐이죠. 연구원과 학생 사이에 기본적인 것 외의 뭐가 더 있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런 건 커리큘럼에 방해만 될 뿐이에요." "1년 넘게 매일 봤는데 약간의 인간적인 교류도 기대 못 해요? 교류, 교류도 아니지. 적어도 사람 대하는 것처럼은 해 달라는 거잖아요. 전 로봇이나 기계가 아니에요! 상처받으면 사과도 받고 싶고, 오해가 있으면 풀고 싶다고요!"
온도가 맞지 않는다. 한쪽은 시간이 갈수록 끓어오르는데 반대쪽은 고집스럽게 차갑고 단단해서 차마 섞일 수가 없다. 정인은 담당 학생의 눈가에 일렁이는 눈물을 목격한다.
사람이라. 사람이지. 그래서 미칠 것만 같다. 분명 그도, 나도 틀리지 않았을 텐데. 틀리지 않았는데. "—예전에, 연구생 시절에 결함품이라는 단어를 들은 적은 있습니다." "......" "그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 말을 입에 담았던 사람은 목표도 자존심도 높은 사람이었거든요. 연구소 커리큘럼 대상자 중에서 레벨 4의 엘리트가 등장해도 완전히 만족하지 못할 정도로요." "......그래서요?" "그게 인첨공의 공식적인 견해인 줄은 저도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
바닥으로 처지던 고개가 퍼뜩 들어올려진다. 그 모습을 본 정인은 짧은 숨을 내쉬었다. 소장님. 배운 대로 다루고 있는데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당신은 언제나 옳았는데. 그런 당신의 뜻을 잇는 내가 틀렸을 리 없는데.
"제가 할 말은 이게 끝입니다."그 새끼 말대로, 당신의 뒤를 잇기엔 내가 너무 모자란 탓입니까? "......연구원님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요. 처음부터 그냥 그렇게 얘기해주면 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