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통증이 사라지고 뼈가 붙는다. 찢어진 근육이 다시 재생되고 피부가 복원된다. 그것도, 말도 안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처음에는 그냥 치료에 회복력을 증진시키는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젠 구원자가 다 되셨군. 그간 열심히 실습용 카데바 역할을 해 준 덕인가, 하는 생각을 일단 삼키며 바닥을 짚는다.
땅을 밀어내며 몸을 일으켜서 대지 위에 선다. 아마 저쪽도 적잖이 놀랐겠지. 손을 털고서, 양 주먹을 들어 올린다. 몸을 돌려 좌반신을 살짝 앞으로 내밀고, 두어 번 제자리에서 스텝을 밟는다.
"2라운드... 준비는 되셨겠지?"
뛰어들어 주먹을 휘두르고, 접근한 채로 다시 빠른 잽을 연달아 날리며 전진한다. 능력을 쓸 겨를이 없도록 최대한 압박을 해야 한다.
"강자니 어쩌니 주절주절 말할 틈 있으면, 어디 쓰러트려 보라고! 천하의 디스트로이어께서 이렇게 혀가 기셨어?!"
몇 번의 앞선 압박. 그리고 상대가 틈을 보였다, 싶으면...
인핸스드 스트렝스를 휘감은 발을 앞으로 강하게 내딛는다. 그 반동을 몸에 싣고 자세를 낮춘 채 허리를 돌리며 무게를 싣는다. 자주 사용하는 오른쪽 주먹이 아닌, 왼손에 시뻘건 기운이 짙게 감긴다. 그리고 그 팔을 위로 살짝 감아 휘두르며 디스트로이어의 오른쪽 옆구리를 노린다.
활시위를 당긴 채 하얀 소년이 중얼거렸다. 들릴지 들리지 않을 지는 모른다. 하얀 소년에게는 아무렴 상관 없는 이야기인 탓이다. 타인의 이야기는 일반적으론 알 수 없다. 소년은 '일반적이지 않은' 부류의 인간이나, 그의 기억을 더듬고자 하는 마음은 적어도 지금은 없었다. 상황이 시급한 탓이며, 딱히 관심이 없는 탓이었다. 그야, 그저 부족한 개 많아서 무언가를 잃었다. 딱 그 정도일 것이 자명했기에.
그러므로 소년은 일단 차분히 자신의 일을 행한다. 활 끝을 말단부 대략, 발목 즘에 맞추며, 이것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사격 기술 몇 가지에 대한 인식을, 디스트로이어의 머릿속에서 살짝 고쳐 쓰고자 한다. 하얀 종이학이 비행하며 그의 머리를 관통하러 간다.
<저것은 맞아도 괜찮다>
하고ㅡ 화살 몇 발, 누군가의 빛줄기, 그런 것들.
"...딱히, 네 일에... 관심은 없어 그저..."
하얀 소년은 그 목소리 마저 색이 없다. 그저 희게,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듯 무감정하다.
죽도록 아팠는데. 안 아프다? 어떻게 된 거지? 나 꿈 꿨나?? 어리버리한 채로 일어났으나 윗대가리보다 더 나쁜 수박이 깽판 치는 상황은 그대로다. 뭐가 어떻게 된 건데? 돌아보다가 혜우에게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새하얀 빛에 눈이 멎었다. 저거 뭐야? 와... 혜우 완전 성녀 같다!!! 그러나 감탄도 잠시.
" ! "
뼈가 산산조각난 거 같은 통증이 다시 엄습했다가 사라졌다?? 얼떨떨해 제 몸을 내려다보니 혜우에게서 나오는 빛이 내게도 닿아 있다. 와 이거 뭐야? 엄청나다. 근데 이렇게나 힘 쓰면...
" 혜우야, 너 괜찮아??? "
아니, 아니다. 이런 거나 묻고 있을 때가 아니지. 혜우가 이렇게까지 힘을 쓰는데, 뭐라도 해야...!! 근데 내가 뭘 할 수 있지? 더 나쁜 수박을 쏘아본 순간, 그의 오른쪽 눈이 훤히 드러난 게 보였다. 안대가... 떨어졌다? 그래. 그거라도 해 보자!! 서연은 허겁지겁 안대를 찾아 달렸다. 어딨어 어딨어 어딨어??? 저 수박 근처? 순간 본능적인 공포감에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다음 순간 이 악물고 뛰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혜우가 있으니까, 도와줄 테니까, 뭐라도 해 보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거뿐이라고!!
그런 끝에 마침내 끊어진 검은색 안대를 발견했다. 그걸 주워서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했다. 최대한 빨리, 정확하게! 저 수박의 약점이든 저 수박이 미쳐 날뛰는 이유든 뭐라도 알려 줘! 나머지 부원들이 어떻게든 써먹을 수 있게!!
디스트로이어가 한양의 목덜미를 잡았다. 하지만 한양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디스트로이어가 뻗은 손목을 붙잡고, 디스트로이어어가 한양을 던지려는 방향으로 몸을 당겨서 오히려 중심을 잃게 한 뒤에 두 다리로 디스트로이어의 팔을 감싸서 팔꿈치관절을 꺾으려고 했겠다. 플라잉 암바라고 불리는 기술이기도 했다.
" 이번에 모의고사 9등급 나왔는데- 그리고 아저씨처럼 피지컬만 좋은 사람들 잡는 게 제 전문이라고요- "
태진이 디스트로이어와 부딪힘으로, 이 둘의 근접전은 흐지부지가 되었지만 말이야.
" 크윽... "
또 다시 밀려들어오는 고통.. 한양은 태진에게 말했다.
" 저 아저씨, 피지컬은 무식하게 좋은데 기술이 없어. 봤지? 저 거리에서 시전할 수 있는 위협적인 기술이 얼마나 많은데.. 그냥 무식하게 힘으로 잡아서 던지려고 하잖아. 말만 저렇게 세게 해서 그렇지, 거리만 좁히면 비빌 수 있어. "
한양은 혜우의 치유 덕에 몸이 말끔하게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희복속도와 몸 안을 구석구석 회복시키는 정밀성.. 혜우 역시 그 경지를 넘은 것인가.
서한양은 이 틈을 놓지치 않고, 디스트로이어가 움직이지 못하게 염동력으로 몸을 단단히 묶어두려고 했겠다.
" 은우-! 저 아저씨 말에 기죽지 말고, 얼렁 한방 먹여-! 다시 찍어누르기 전에 말이야!!!! 우리가 원래 상대의 말에 휘둘리게 되어 있나?! 일단 갈기고 생각은 나중에 해!!!! 강함만이 진정한 자격을 주는 것은 아니야. 인간성과 이해심, 그리고 상호 존중이 진정한 힘입니다. 디스트로이어 당신의 말은 인간성을 배제하고, 오직 힘만을 존중한다는 것이고, 그런 태도는 진정한 성장과 발전을 막을 뿐이죠. "
" 배제된 인간성을 가진 병기.. 그것이 윗대가리들이 원하는 그림이고, 디스트로이어 당신은 사정이야 뭐 어쨋든, 안타깝게도 그들의 큰 그림에 휘둘려서 그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고 있군요. 당신이야 말로 병기에 적합한 인재야. 반면 우리 은우는 아니야. 인간성이 배제된 '병기'가 아니라고!!! 은우와 우리는 '인간'일 뿐이라고!!!!!! "
맞았다. 태오는 본능적으로 알아채고는 총을 어깨에 맸다. 조금이라도 늦게 움직였다간 저 사람은 눈치챌 것이다. 어쩌면 저 사람을 지원하기 위한 사람들이 매복하고 있을 수도 있다. 태오는 자리를 피하며 눈을 반개했다. 이렇게 움직이는 건 지나치게 오랜만인데. 조만간 근육통과 각종 스트레스로 앓아눕겠거니 생각한 태오는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며 심호흡을 하고 달렸다.
매끈한 움직임과 함께 도움닫기로 옥상을 넘어 다른 건물로 이동하며 바로 자리를 찾아 자세를 잡았다. 장전하는 자세도 그렇고, 속도도 그렇고. 살짝 낡고 지치긴 했으나 제법 숙달된 모습이었다. 동시에 스코프로 본 광경에 헛숨을 뱉더니, 무전으로 속삭였다.
"말은 저렇게 해도…… 리라 후배의 말에 동요하고 있어요……. 강함에 대한 집착이 커요…… 아마 누군가를 잃은 듯한데……."
팔찌는 진작에 민호에게 줘버렸고. 능력은, 디스트로이어가 유발하는 과중력을 여러 사람 몫을 떠받치고 있다가 한순간에 여러 사람의 몫을 자신에게 인가받아버린 통에, 자신의 몸을 지탱하는 데만도 연산한계점에 도달해 지금 당장이라도 뇌가 익어버릴 것 같다. 그런 자그만 몸에,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콘크리트 매질.
혜우와 세은의 앞을 막고 선 성운의 몸이, 콘크리트가 한 번 처박힐 때마다 산산조각으로 부서져간다.
피가 튄다. 뼛조각이 튄다. 차마 글로 옮기지도 못할 참혹한 몰골로, 성운은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성운의 감았던 눈이 천천히 뜨였다.
여전히 피투성이였고, 여전히 만신창이였지만, 그럼에도, 일어설 수 있었다.
“그래. 뭐가 옳은지는 몰라. 우리 모두 뭐가 옳은지 몰라. 우리는 아직 어리고, 옳은 게 무엇인지 찾아가야 할 길이 멀어. 어쩌면 도착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적어도 뭐가 틀린지는 알아······!”
“사람을 도구나 소모춤, 자원 취급하며 함부로 착취하고 죽이고 다른 이들의 삶이 어찌되든 생각이 어찌되든 자기 좋을 대로만 쥐어짜고 억압하는 것······!”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 자신의 힘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자기 스스로의 생각을 포기하고 그런 이들에게 찬동해서 억압의 도구가 되는 것에 만족하고 질서를 유지한다는 핑계로 안주하며 무엇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 편하게 외면해버리는 것······!”
덜커덕 덜커덕 하고, 성운을 구타하던 콘크리트 파편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건축물 잔해들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무엇이 옳은 일인지 고민하고 찾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희는 약하니 그럴 권리 따위 없다며 편리한 포기를 억지로 주입시키고 미래를 빼앗아가는 것······!”
성운은 손을 뻗었다.
“이것 하나만 말해둘게. 당신은 틀렸어, 강철준. 은우 선배가 0레벨이었다고 해도 나는 저지먼트에 들어와서 은우 선배를 따랐을 거야. 여기가 인첨공이 아니고 우리가 이따위 것들과 상관이 없는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었다고 해도 나는 은우 선배가 있는 선도부나 학생회에 들어와서 은우 선배를 따랐을 거야. 내가 살아있는지 어떤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 싶으니까. 그리고 그 누구라도, 은우 선배라도, 세은이라도, 여기 있는 다른 부원들 모두라도 그럴 권리가 있으니까, 그건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권리니까! 그러니, 당신은 틀렸어, 강철준!”
디스트로이어를 향해, 겨우 4레벨에 불과한 나약한 위력의 콘크리트 파편들이, 강철준이라는 사람 한 명을 노리고 날아들기 시작했다.
"뉴스도 안 보고 사시나 봐요. 올해 목화고 저지먼트가 막은 사건만 몇 개인데. 그중에는 당신네 '공주님'이 필두였던 조직도 있었죠, 아마?"
통증이 조금씩 가신다. 하얀 진이 펼쳐지자 몸이 점차 원상태로 돌아온다. 리라는 고개를 돌려 혜우를 바라보았다. 저지먼트 안에서 이런 힘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고통으로 뻣뻣해져 있던 안면 근육이 부드러워진다. 리라는 혜우가 있는 곳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이곤 바닥을 구르던 포스트잇을 다시 집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이야기를 꺼낼 수 있고, 하고자 하는 걸 할 수 있는 자리를 얻으셨으면 뭐 하나요. 소중한 사람을 빌미로 윗대가리한테 목줄이나 잡혔으면서. 그쪽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할 수 있는 일이 맞긴 한가요? 그래봤자 결국 주어진 틀 안에서 누리는 권리일텐데. 조금만 잘못 처신하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얄팍한 권리."
리라는 등에 멘 가방을 열어 스케치북을 꺼내든다.
"힘이 없는 자가 주절거려봐야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그거 혹시 본인 얘긴가요? 맞다면 안타깝지만, 아쉽게도 저지먼트는 그런 조직이 아니라서요. 요즘 애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더 열려있는 세대라 이야기 나눌 때 그런 편협한 잣대를 갖다대지 않는답니다." "...흠, 아니지. 혹시 본인이 레벨 5가 되기 전에는 친구고 뭐고 일체 없었어서 공감을 못 하시는 건가요? 그 좁은 인간관계에는 애도를 표할게요."
스케치북에 마구 그어지는 새까만 곡선들. 리라는 그것 사이사이에 손가락이 긴 손을 그려낸 후 실체화 시킨다. 손만 달린 액체 괴물 같은 것은 신속하게 기어가 디스트로이어의 양 발을 붙잡으려고 시도한다.
"저에게는 뭐가 있냐고요? 보셨다시피, 친구들이 있죠. 둘도 없이 소중한 이 사람들이요! 전 이 사람들 때문에 여기를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당신은 시스템을 대체할 수단도 없으면서 혼란을 일으키는 게 잘못됐다고 했죠. 그 의견엔 일부 동의해요. 하지만 그 시스템이 썩어있다는 걸 가장 잘 아는 게 당신들이잖아요. 그걸 알면서도 따르기만 하는 행동이 방관과 다를 게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