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0 불길한 전조를 겪어본 적 있는가? 소설이나 영화 같은 미디어에서 보았다거나, 현실의 사고사례를 보았다거나, 아니면 직접 느꼈다거나. 멀리서부터 수면을 헤치며 다가오는 삼각꼴의 지느러미라던가, 우산을 챙기지 않은 날에 피부로 와닿는 습기라던가, 한계에 달한 구조물에서 하나하나 튕겨져나가는 리벳이라던가, 불길하게 뿌드득 소리를 내는 밧줄이라던가··· 그 뒤에 닥쳐올 불행을 예고하는 전조 말이다. 그러나 간혹 어떤 종류의 불행은, 전조 없이 급작스레 닥치곤 한다.
바로 지금, 아무렇지 않게 한담을 나누다가 갑자기 천장에 처박힌 이 두 스킬아웃처럼 말이다.
“커흑.” 우당탕 와그르르르 쿠웅.
천장에 처박힌 것은 이 둘뿐만이 아니었다. 복도에 놓여있던 정수기, 집기, 진열장, 의자 같은 모든 것들이, 천장으로 와르르 쏟아져오른 참이었다. 귓가에 울리는 요란한 소리로 미루어보건대─ 아마, 그들이 있는 이 온 건물의 모든 것들이 천장으로 쏟아진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 기괴하고 변칙적인 불행은, 단순한 불행이 아니었다. 파멸이었지. 그리고 이건 그 첫 단계였고.
그들이 고개를 들고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하고 말할 틈도 없이, 중력의 방향이 바뀐다. 다시 바닥으로 모든 것들이 굉음을 내며 쏟아진다. 그리고 이윽고 벽면으로 내동댕이쳐지고, 다른 벽면으로, 다시 바닥으로, 천장으로, 온갖 부딪히는 소리, 부서지는 소리, 빠그러지는 소리를 요란스레 몰아치며,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를 기상천외하고 괴멸적인 공격은 건물 안에 있던 이들이 전원 행동불능 상태가 되고서야 끝났다.
그리고 박살난 창문 위로 두 사람이 떠올랐다.
얼굴이 나비 날개에 뒤덮인 작달막한 사람 하나와, 그보다 머리 두 개는 커 보이는 스냅백 꾹 눌러쓴 건장한 사람이 하나. 스냅백 눌러쓴 사람은 완전히 질린 표정이었다.
“미친······”
윤강목의 입에서 자연스레 그런 소리가 나왔다.
학기 초만 해도 작달막해서 주먹질 하나도 변변히 못하는 주제에 저지먼트입네 하고 완장만 차고 목소리만 커서 가소롭기만 하던 그 쥐콩만한 꼬맹이가, 대체 언제 이런 괴물이 되었단 말인가. 성운은 인식저해장치-리라에게 부탁해 만든, 얼굴을 나비날개로 가리는 장치-를 킨 채로 창틀을 가볍게 뛰어넘어서는 강목이 창문을 넘어 들어올 수 있도록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자, 이제 가져올 수 있지? 네 데이터.” “어, 그, 그래.” “···괜히 이상한 짓 하지 마. 그러면 나 엄청 섭섭할 거야, 내 친구 강목아.”
잡음이 낀 나직한 목소리. 그것만으로 그 낭랑한 음색과 대비되는 무기질적인 어조에 소름이 돋을 지경인데, 그 목소리의 주인이 무슨 짓을 할 수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현장을 앞에 두고 있는 강목에게 그 괴리감은 더욱 실재감 있는 위협이 되어 다가오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반응이 시원찮다. 다들 고등학생인가? 아니면 원래 요즘 애들은 이런가? 여로가 다른 아이들과 노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 쪽으로 쪼르르 걸어오자 랑은 눈을 가늘게 떴다.
"뭐."
어쩌다 보니 조금 퉁명스럽게 말이 나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이 녀석은 진짜 꼬맹이 같기도 하고. 게다가 자연이라는 이름은 자신의 기억 속에는 없다. 목화고 학생 전부를 아는 게 아니니까 목화고 학생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아는 사람 중에는 없으니까. 어떡할까, 저리 가라고 해?
어린이의 단점. 팔다리가 짧다. 그 말인즉, 같은 거리라도 평소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는 거다. 리라는 어쩐지 평소보다 배는 더 길게 느껴지는 학교의 복도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왜 가도가도 끝이 안 나는 것 같지.
"아아! 다리 아파아!"
500원 동전이 가득 들어있는 큼지막한 하얀 자루—어느 정도 무게 감소 효과가 있다고 설정한 그림이었지만 그래봤자 6살 꼬맹이가 오랫동안 들고 다닐 정도는 못 됐다.—를 질질 끌고 가던 리라는 문득 복도 한가운데에서 멈춰버렸다. 아, 그냥 빗자루를 탈까. 하늘하늘한 원피스 위에 걸친 가디건 주머니를 뒤적이면 작게 줄어든 빗자루는 여전히 거기 있다. 하지만 리본을 풀어서 원래 사이즈로 돌리면—
"헉. 이거도 넘무 큰데?"
165cm 고등학생의 몸에 맞춘 것인 만큼 쥐콩만한 6세 꼬맹이에게는 지나치게 긴 빗자루만이 드러날 뿐이다. 리라는 잠시 고민하다가 빗자루에 도로 리본을 묶은 뒤 포스트잇과 펜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바깥으로 통하는 복도 창문을 열어젖힌다.
@나 랑
형광 녹색의 앙증맞은 비행 접시가 목화고 주위를 유영한다. 여러 교실과 부실을 스쳐가던 그 비행 접시는 곧 목화고 저지먼트 부실의 외부 창문 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 위에는 검은 머리를 양 갈래로 묶은 꼬맹이가 앉아있었다.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사이즈에 맞지 않는 큼지막한 가디건을 걸친 꼬맹이는 안정적으로 비행 접시를 허공에 주차시킨 후 몸을 주섬주섬 틀었다.
"어!"
그러던 중, 부실 안에 있던 사람과 우연찮게 눈이 마주친다. 주황색 눈동자와 검은 눈동자가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다른 색깔의 눈동자. 다른 길이의 머리카락. 그러나 알아보지 못할 리 없다. 적어도 리라는 그랬다. 이미 한 번 본 적이 있었으니까. 조그마한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졌다.
저지먼트 부실에서 저지먼트 부원을 마주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 이 순간 그게 랑이라는 건 리라의 입장에서는 명확한 행운이다. 아니, 행복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나? 어쨌든!
"엉니~!"
똑똑. 덜컹덜컹. 창문을 노크하듯 두드린 후 열어보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잉? 잠겼네... 랑이 언니~ 이거 열어주면 안대여?"
근데 내 목소리 들리려나? 창문 때문에 안 들리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리라는 이내 겉옷 주머니에서 포스트잇을 꺼내 뭔가를 끄적인다. 그리고 곧 삐뚤빼뚤 서투른 글자가 쓰인 종이를 창문 유리 가까이 들이밀었다.
[언니 창문 열어주면 안돼요?]
그러던 중, 유리창에 비친 제 얼굴을 확인하면 아직 랑은 그의 어린시절 모습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저 리라예요]
한발짝 늦게 정체를 밝히면 아마도 창문이 열렸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리라는 창문 턱을 가뿐히 넘어 부실 안으로 들어와서는 랑에게 냉큼 달라붙었겠다.
여로가 자신이 아는 이름에 놀란 기색을 보였다. 어린이인 탓에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것도 한 몫했다. 여로는 곧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고민에 빠졌다. 둘이서 할 수 있는 것. 처음부터 거짓말로 나섰으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에는 조금 많이 어려울지도 몰랐다.ㅡ더군다나 그의 신체 나이는 다섯 살이었다!ㅡ 여로가 계속 고민하더니, 곧 결정한 것처럼 씩 웃었다.
"우리! 숨바꼭질이나 땅따먹기할래?!"
한참동안 고민하더니, 나온 결론이었다. 둘이서 놀 수 있을만한 건 이런 것들 뿐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