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의 경험상 알렌은 한 번 동굴에 들어가면 어지간해서는 바로 나아지지 않았다. 그가 동굴에 완전히 들어가버리기 전에 정신을 환기해줄 필요가 있었다. 린은 알렌이 자신으로 혼란해 하는 건 괜찮았지만 그가 갑자기 삽을 들고 마음속의 쥐구멍을 찾아 모험을 하는 것을 원치는 않았다. 자신의 제안이 효과가 있었는지 알렌의 그늘진 얼굴에 다시 생기가 돌아온다. 그 자그마한 미소에 그녀도 따라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다.
"소녀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사와요. 파트너 씨." 주변을 의식한 듯 존댓말로 돌아간 말이지만 부드러운 햇빛에 잠시 비친 미소는, 생기가 스쳤던 붉은 눈은 오로지 진실로 즐거움을 드러내었다.
같은 구도 같은 사람 그러나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마음은 그때와 전혀 달랐다. 피어나는 생명의 환희처럼 원초적인 붉은 빛으로 울리는 단검이 환하게 햇볓을 받아 하나의 광원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검을 마주했다. 붉은 눈과 푸른 눈이 서로를 마주본다.
마주침은 순간이고 두사람은 말 없이 동시에 행동을 개시했다. 붉은 빛이 가는 선을 긋지만 다른 방향에서 은빛 비도가 명백한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날아온다. 여인의 잔상이 흐릿하게 빛났다.
"소녀는 비록 정면을 바라보아 올곧은 투로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오나, 그림자에게는 그림자만의 다른 정도(正道)가 있기 마련이어요." 깡! 은빛 검이 빛의 검에 막혀 떨어진다. 붉은 눈이 웃음을 짓는다. 어느새 여인은 측면을 거의 파고들었다.
"생을 거둠은 고통의 거둠. 그러나 길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일지니. 그러한 의미에서 소녀의 죽음은 안식이자 마음이 묻히고 피어나는 고향이어요." 여인의 손끝에서 그녀의 사투가 피어난다. 누군가를 베는 동작이지만 동시에 하나 하나가 거칠게 베어 넘김이 아닌 길의 단절, 다만 끊어짐 자체에 의미를 둔 동작이 칼끝으로 그 가지를 뻗는다.
"소녀가 알렌군을 이리 정면으로 계속 마주한다면 패는 필연일 것이요 승은 요원할지니." 측면으로 파고든 붉은 검이 단절을 그리다 다시 하나의 동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은빛 비도가 갑자기 날아든다.
"당신은 어찌 저의 은신을 막으실 건가요." 환청, 귓가에서 나긋한 목소리가 속삭인다. 그녀의 입은 움직이지 않고 그저 미소를 그렸다. //17
여선과 강산에게 접근해오는 몬스터면.. 나쁘지 않습니다. 인간형인 것과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니까.. 그런 걸까요?
"주둥이 쪽이네요!" 뜬 정보를 공유하는 건 빨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어한테 새콤한 그거를 확 끼얹거나.. 전기 종류가 잘 통하려나. 같은 생각을 잠깐 하면서도 몸부림치는 상어의 공격들에 상처를 입은 이들의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상어 몬스터의 몸부림으로 인해 스치거나. 상어가 날린 이빨포탄같은 종류일지도 모릅니다
"날카롭네요.." 염동 마도를 찢어버리려 하는 상어의 피부...라던가... 그런 것에도 불구하고 길드원들과 합공되는 공격으로 처리되어가고 있을지도요?
강산이 여선의 답을 듣고 복창하자 같이 승선한 길드원들이 상어 주둥이를 노리고 공격을 계속하거나, 특수탄환이나 그물 등으로 상어의 이동을 방해한다. 강산 또한 길드원들이 상어를 공격할 수 있도록 마도로 날아오는 상어의 이빨을 막아내거나 열린 상어 몬스터의 입에 마도 공격을 하기도 한다. 그마저도 피복이 꽤 질긴지 머리나 입 쪽 이외의 공격은 상어 몬스터의 몸부림에 큰 피해를 주지 못하고 금방 떨어져나가지만...
"그래도 유효타는 있는 듯 한-어이쿠!!"
상어 몬스터가 크게 몸부림치더니 고래마냥 한번 뛰어올랐다가, 그대로 커다란 물보라와 함께 다시 물 속에 들어가버린다. 철썩 쏴아아아! 그 바람에 배가 크게 흔들려 전투에 참가하던 인원들의 자세가 흐트러졌고, 일행이 다시 자세를 가다듬는 틈을 타서 몬스터는 몸을 돌린 채 다가올 때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멀어진다.
-쫓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저 방향 선발대가 있는 쪽 아닙니까? -피냄새가 더 진한 쪽...즉, 더 만만한 먹잇감이 있을만한 곳으로 가는 것이겠지.
길드원들이 상어 몬스터가 향하는 방향을 걱정스레 바라본다.
//19번째. 뇌빼고 쓰면 자꾸 양학전개로 가려고 하는데 양학은 안되니까... 처치한 건 아니고 쫓아내기만 했다는 느낌으로 이어봅니다...?
-사냥을 포기한 건 아니야. 우리 쪽은 안 될 거 같으니까 더 쉬운 먹잇감을 찾으러 갔을 뿐이지. 놈은 분명히 다른 배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다.
뒤에서 선장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 선발대 쪽으로 최대한 빨리 합류해봐야겠군. 안 그래도 그 쪽에도 방해가 많을텐데 최고 속도로 가도 저 몬스터가 먼저 도착하겠지만...선발대가 잘 버티길 바랄 수 밖에 없어.
해앙 몬스터를 잠시 상대하느라 멈춰있던 배가 다시 제법 빠른 속도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해양 몬스터가 부쉈거나 아니면 몬스터를 피해 달아난건지 다행히 방해가 될 만한 것이 아까보다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의념을 쓴다면 따라잡을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망념치가 다 차버리면 정작 게이트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겠지..."
몬스터에 매몰되어서 목적을 잊어선 안 된다는 말에 강산이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 앉고, 다른 길드원들도 그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망념치 관리는 의념 각성자들의 목숨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니까.
"일단 선발대랑 만날 때까지 잠시만이라도 쉬고 있자고. 나도 버프만 걸어놓고 쉬어야지."
강산이 일행들에게 버프를 다시 걸어주려 하며 말한다.
//21번째...로 여기서 끊을까요. 이러면 다음에는 다른 분들이랑은 선발대에 합류해서 지원 갔다는 설정이나 게이트에 도착한 후에 마주쳤다는 설정으로 돌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여선주랑 다시 돌리는 경우에는 선발대랑 합류해서 같이 싸우거나...아니면 게이트 돌입 전 재정비를 하는 때라든지...로 돌릴 수 있을테고요. 막레로 하거나 막레 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