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 바의 주인이 그렇게 말했을 때 라켈은 카운터에서 꺾여 들어긴 위치의 1인석에 미끄러지듯 드러눕고 있었다. 조명을 받아 번들거리는 높은 테이블에 지친 여인의 뺨이 닿자, 약간의 지연을 두고 흰 머리카락이 내려앉았다.
"요즘은 바텐더가 물을 권하네."
캘리포니아의 건조한 여름이 오기 전 마지막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무거웠다. 바가 자리한 거리의 희뿌연 가로등과 태평양에 잠긴 태양 사이에는 수많은 골목과 건물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라켈이 오늘 장물을 팔러 갔다 허탕만 친 곳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가 지난 세 달 간 밤을 보냈던 폐건물이었다.
하루가 이따군데, 물 따위는 되었다. 라켈은 피식 웃는가 싶더니 고개를 받치지 않은 손으로 훠이 하는 동작을 보였다. 작은 라이칸스로프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았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누구 앞에 있는지를. 평소에는 새끼 잃은 어미 곰마냥 예민해 빠진 라켈이 제법 늘어져 있는 것은 네로의 평판과 무관하지 않았다.
"생츄어리라 함은, 누구의?"
그럼에도 그렇게 물어본 것은 자신이 거할 곳이 되느냐는 확인이었을 것이다. 모두를 위한 안식처란 없고, 강도에게는 더더욱 없기 마련이었으니까.
바텐더는 앉아있었다. "그리고 더운 날에 지치고 목마른 채로 마시는 술은 자칫하면 맛대가리 없기 십상이니까요. 시원한 라거가 아니고서야?" 앉은 채로, 새하얀 수건으로 잔을 뽀득뽀득, 하고 닦으면서. 보통 바텐더라 하면 서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녀의 키가 보통 큰 것이 아닌지라 일어서면 오히려 위화감이 들기에 그녀는 보통 바 너머에 등받이 달린 스툴 하나를 가져다놓고 앉아있기를 선호했다. 주문 대신, 오늘의 첫 손님은 성역의 주인이 누군지를 물었다. 네로는 마저 닦은 잔을 걸어두고, 한쪽 손으로 턱을 감싸쥐면서 팔꿈치는 바에 얹었다. 그리고 답을 내어놓았다.
"길 잃은 사람들의."
웰컴 드링크-라고 해봐야 미네랄 워터 혹은 탄산수지만-는 되었고, 주문은 아직 없다. 이 느긋한 바텐더는 딱히 바에 들어온 손님들더러 주문을 닦달하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첫 손님이 마실 것을 청하기 전에는 이렇게 평온하게 앉아있을 모양이다.
사소한 의문은 지당한 것이었다. 저렇게 숱 많고 긴 속눈썹을 꼭 닫고 있기까지 하니. 그러나 왜일까, 이 바텐더는 분명히 라켈을 응시하고 있는 것 같다는 기분도 느껴진다.
각종 색깔을 머금고 반짝이는 병들 옆에 황동으로 된 멋들어진 탭들이 번쩍번쩍 빛나는 것으로 봐서 확실히 생맥주도 취급하고 있는 모양이다. 메뉴판에도 맥주 항목이 떡하니 있고. 바라고 쓰여있긴 하지만, 은근슬쩍 펍이기도 한 묘하게 애매한 장소. 나무 보드에, 클래식한 장식들, 이미 흘러가버린 옛것들이 마치 여기로 다 흘러와서 고인 것만 같은 장소다.
메뉴판의 칵테일들은 주된 풍미를 카테고리로 삼아 정리되어 있다. 달콤한 것, 시큼한 것, 쓴 것, 크림이 들어간 것... 칵테일에 대해 모르는 초심자라도 이름 한 번씩 들어본 흔한 칵테일들이라, 뭐랄까, 메뉴판이 없는 것도 그러니 일단 만들어둔 메뉴판이라는 느낌이 있다. 메뉴판에 없는 칵테일은 바텐더에게 문의해주세요, 라는 문구도 쓰여있다.
“물론이에요. 주문하시겠어요?”
하며, 바텐더는 스툴 아래로 다리를 뻗었다. 또각 하고 단화 밑창이 나무바닥을 딛는 소리가 난다.
해당 기간 동안 "사냥꾼과 사냥감"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본 이벤트는 개인 진행과 전투가 주가 되는 이벤트입니다. 평소와 같이 도시 생활을 하던 캐릭터들이 각자 적대자를 맞닥뜨리고, 그들에게서 살아남는 것을 주 컨텐츠로 합니다. 물론 전투를 피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0을 앵커하고 캐릭터의 행동 레스를 작성하는 것으로 참가할 수 있습니다. 행동은 무엇이든 좋습니다. 평범하게 도시를 거닐어도, 능동적으로 적대자를 찾아나서도 됩니다. 그러면 캐릭터의 상황에 맞는 NPC 적대자를 조우하여 교전에 돌입할 수 있습니다. 각 캐릭터의 주목도에 따라 상대하는 적대자의 능력치와 수가 달라집니다. 적대자와의 교전을 어떤 방식으로 대응했냐에 따라, 캡틴 판단의 임의적인 주목도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육성 스레의 진행 같은 스토리적 요소는 다소 적을 예정이지만, 혹시 진행에 반영되기를 바라는 비설이나 원하시는 이야기 방향이 있다면 웹박수를 보내주셔도 됩니다. 필수는 아닙니다.
《전투 시스템》 본 이벤트에서의 전투는 주로 수치화된 값과 다이스로 진행됩니다. 해당 시스템은 이번 이벤트에서만 사용됩니다.
・타격: 일반 공격입니다. 정해진 수치의 다이스를 굴려, 해당 턴에서의 피해량을 정합니다. 다이스 범위는 캐릭터마다 다릅니다. ・기교: 캐릭터의 스킬입니다. 피해량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기교의 효과는 캐릭터마다 다릅니다. ・특성: 캐릭터에게 하나씩 주어지는 고유 패시브입니다. 특성은 캐릭터마다 다릅니다.
・건강: 캐릭터의 체력입니다. 0이 되면 해당 교전은 패배 처리됩니다. ・기력: 캐릭터의 스태미나입니다. 기교 사용에 소모됩니다.
라켈은 잡다해 보일 만큼 다양한 메뉴로 가득한 종이를 읽는다. 언젠가 중남미에서 먹었던, 초콜릿 풍미를 입힌 럼 베이스의 칵테일을 떠올린다. 꽤나 독했지. 그러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여자는 눈을 길게 깜빡이고는, 테이블 위로 숙였던 고개를 들어올린다.
"나를 기념해서 새로운 걸로 하나 만들어 줘."
길을 잃고 싶은 사람들의 안식처랬나? 그렇다면 길을 잃기 전에 끄트머리를 새겨 놓아야지. -여기 올해 342번째로 길을 잃은 이, 라켈이 다녀가다-라고 말이야. 무거운 돌을 올려놓거나, 말뚝을 박는 게 최선이겠지. 하지만 술도 나쁘지 않아. 내 발걸음은 가볍고 바람이 불면 영영 날아가 버릴지 몰라.
아마 대부분의 주민에게 알코올보다도 휘발되기 쉬운 기억에 불과한, 도시를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가 속삭였다. 언제든 없어져 버릴 수 있는 방랑자의 입장이 반영된 말이 아니었다면, 그저 작은 장난기가 동한 것이었을 것이다.
갱신합니다! 다들 기대해주시니 쑥스럽네요 (머쓱) 지금 고민중인게 있는데, 다이스 전투를 주 컨텐츠로 할지 아니면 스토리 요소를 강화해서 다이스 없는 진행을 할지... 고민이네요. 제가 스토리텔링엔 쥐약이라 다이스 전투로 퉁치려고(...) 구상했던 거긴 한데, 후자도 나름대로 괜찮을 거 같구요. 우유부단한 캡틴...
유흥과 향락의 거리, 더스크폴 지구. 이곳에서의 하루는 언제나와 같이 흘러갑니다. 어디서는 늑대가 울고, 어디서는 피 냄새가 나겠네요. 누군가는 그 흔적들을 쫓아가고, 누군가는 신경쓰지도 않을 거고요. 이 어지러운 도시에서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늑대든, 흡혈귀든, 소위 말하는 "정부의 개"든... 이 도시에서라면 모두 평등합니다.
그러니 자, 부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길.
《진행 이벤트》 4/29 ~ 5/10 해당 기간 동안 "한밤중의 이야기"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본 이벤트는 캡틴의 즉흥적인 개인 스토리 진행이 주가 되는 이벤트입니다. 평소와 같이 도시 생활을 하던 캐릭터들이 각자 사건을 맞닥뜨리고, 이를 따라가는 것을 주 컨텐츠로 합니다. 또한 진행 도중 필요에 따라 다이스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0을 앵커하고 캐릭터의 행동 레스를 작성하는 것으로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행동은 무엇이든 좋습니다. 평범하게 도시를 거닐어도, 능동적으로 사건을 찾아나서도 됩니다. 진행에서 어떤 행동을 했느냐에 따라 캡틴 판단의 임의적인 주목도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진행에 반영되기를 바라는 비설이나 원하시는 이야기 방향이 있다면 웹박수를 보내주셔도 됩니다. 필수는 아닙니다.
이벤트 공지와 함께 갱신합니다! 무리는 안할테니 괜찮아요! 그리고 다들 현생 힘내시길...!
>>0 (디어뮈드는 생각해 보면 우스운 헌터였다. 겁대가리 없는 헌터. 정신 나간 사냥개. 미친개. 불나방. 목숨이 아홉 개 쯤 있는 인간…. 그 모든 것이 전부 디어뮈드를 호칭하는 말들이었다.)
(대부분의 동료는 그에게 호의가 있었지만, 또 일부는 탐탁치 않게 여기곤 했다. 정부의 높으신 분들 중 몇은 후자에 가까웠다.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치기어린 젊은이의 행동은 그들에게 있어 위험 요소처럼 여겨지기라도 했는지, 아니면 그가 분대 단위로 나간 미션 때마다 불평불만이 쏟아져서 그런 건지….)
(어쨌든, 며칠 전 있었던 대규모 헌팅─물론 헌팅 대상은 밤피르 하나 밖에 되지 않았다─에서의 일로 인해, 강제로 휴식을 부여 받은 디어뮈드는 제법 불만이 쌓여 있었다. 아무리 제가 제멋대로 날뛴다고 해도 동료를 팔아 먹거나 위험에 빠뜨린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한 불만과 두려움으로 휴식이라니.)
“겁쟁이들 같으니라고.”
(퉁명스럽게 중얼거린 디어뮈드는 옥상 난간에 기댄 채 더스크폴 지구의 뒷골목을 내려다 보았다. 술에 취한 사람이 비척거리며 가로등조차 제대로 비치지 않는 길을 거니는 게 보였다. 그 뒤를 누군가가 따라 붙는 것이 보였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저는 변종을 사냥하는 헌터이지, 민간인의 목숨을 구하는 히어로가 아니었으니까.)
(물론 저 누군가가 변종이라면 모르는 일이지만, 글쎄. 라이칸스로프가 인간을 습격할 것 같진 않고, 밤피르 정도면 가능하려나. 보통 그런 경우라면 밤피르로 변화한지 얼마 안 된 이일 테지만….)
(디어뮈드는 문득 시간을 확인했다. 저녁 여덟 시.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다. 이런 시간에 습격을 할 정도라면, 아마 퍽치기 같은 소매치기일 가능성이 높았다.)
갱신합니다...! 여러분께 드려야 할 말씀이 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어장을 닫아야 할 것 같아요... 지병이 악화된 것도 있고, 최근 현생 스케줄이 바빠져서 몇달간 여유를 낼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이런 결정 내리게 되어서, 시트 내고 열심히 활동해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할 따름이에요... 기대만큼 좋은 어장과 캡틴이 되지 못한 것 같아서 더더욱 그렇고요. 그래도 짧은 시간이나마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시트는 전부 하이드 해둘게요. 죄송하고 또 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