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21 맞아 그게 가장 중요한 사항이지 크아악 나가지 못한다는 거 (흐릿) 스포는 언젠가 할 일상을 위해 숨겨둘테니 그때를 위해 기대감을 낮춰두길 바래(복복복복) 이혜성이 립 자주 고치는거? 왜 계속 뽀뽀해서?(이런발언) 농담이라고 하면 휴 하고 안도하다가 진짜 뚫을까요? 하고 물어보면 이혜성 눈 깜빡깜빡하다가 느릿하게 웃고 턱 아래에 손 대고 쓰다듬어주고는 안해도 괜찮아 하고 답한다 히히
>>37 크아아악 낮추라니까 올려버리네 이 청개구리 같으니(봑봑빗질) 금이가 와서 고쳤는데 손 떨려서 생각보다 많이 바르는 바람에 금이한테 립 덜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음? 또 있나?(곰곰) 고양이 다루는 느낌ㅋㅋㅋㅋㅋㅋㅋ하지만 귀엽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혜성은 귀걸이 안한 걸 더 좋아할 것 같아 자기가 좀 눈에 띄게 꾸미고 그러다보니? 아마? 그래도 귓볼 뚫는 것쯤은 감안해볼듯? 그나저나 왠지 결정권 전부 이혜성한테 넘겨줘도 되는거냐며
[커피는 참 좋은데 말이야...] "왜여?" "직원 한명이 좀 이상하거든..." [그러게... 정말 이상하거든...] "...... 머야 왜 둘 다 즈를 못잡아 묵어서 안달이에여..."
의심의 눈초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여성과 여학생의 시선공격에 그녀는 있지도 않은 두려운 마음이 들어 슬금슬금 옆으로 움직였다.
[그러고보니 슬슬 성하제도 끝나갈텐데... 일상으로 돌아간다는건 역시 아쉽거든...] "유라는 축제여두 아니어두 별루 안 돌아다니잖아여. 집순이잖아여." [그거랑 그거는 별개거든! 그리고 나는 단순하게 나갈 일이 없어서 나가지 않았을 뿐이거든!] "머, 그래두 요즘은 운동에두 잘 어울려주니까여. 좋게 생각하구 있슴다." [그러니까 내 평소를 생각해서 훈련 강도를 좀 낮추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안되는데~~~"" [두사람, 이번엔 날 갈구고 있거든...]
.dice 1 6. = 3
//스읍... 답레랑 이벤 다이스랑 올리려 했는데 하루치 능지를 다 써버려서 그런지 버벅거린당... 그냥 내일 인나서 써야지...
토끼떼에 둘러싸여 곤히 잠들어있는 조그만 토끼 메이드와 멋쟁이 토끼집사. SNS에 홍보용으로 올리면 적잖이 효과가 클 것 같은 사진이나, 그 사진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멋쟁이 집사의 손에 달려있었을 것이다. 새하얀 토끼 메이드는 그냥 그렇게 곤히 잠들어있을 뿐이겠다. 그렇게 꿈 없이 푹 잠들어있는 와중에서도, 네가 곁에 온 것은 아는가 이 작은 것은 손을 뻗어 네 손을 꼭 마주쥐어온다.
SNS에 올리지 않더라도 그렇게 있는 것만으로 강력한 입간판 역할을 톡톡히 한 탓에, 느슨해지던 카페 방문객 수에 긴장감이 부여되는 것 같다.
꿈도 꾸지 않고 편안히 잠을 잤다. 그러나 그렇게 눈을 감는 중에도 느껴지는 것이 있어 무심결에 손을 그리로 뻗어 꼭 잡았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한결 개운했다. 성운은 눈을 부비며, 그만 잠들어버린 만큼 카페 일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나 딱히 자신이 할 일이 없어보였다. 토끼들이 모아둔 쓰레기들을 가볍게 들어다가 쓰레기장에 부려놓는 정도일까. 주방은 자신이 없어도 잘 돌아가고 있었고. 그제서야 문득 성운은 자기 손에 들려있는 홍보 피켓을 발견했다. 이거라도─
그러나, 자신이 메이드복 사실임을 다시금 깨달은 성운의 얼굴에 난감한 홍조가 둥실둥실 피어올랐다. 역시 혼자서 홍보를 나가기엔 용기가 부족하다. 누가 같이 나가줄 사람이 없으려나...!
성운은 자신이 곤히 잠들어있느라 자기 몫을 다하지 못한 것 같다고 찜찜하게 생각했지만, 사실 성운이 잠들어있는 동안에도 그는 카페의 매상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혼자 잠들어있는 것도 이목을 상당히 끌었겠으나 혜우가 곁에 있었던 덕에(+토끼귀 머리띠까지 쓴 덕에) 어그로가 제곱이 된지라, 혜우가 도끼눈을 뜨고 사진을 찍지 말라고 무언의 엄포를 놓은 탓에 SNS에 사진이 돌아다니거나 하진 않았지만 메이드&버틀러 카페 입구에 귀여운 메이드가 잠들어서 집사 품에 안겨있는데 꼭 봐야 된다더라 하는 입소문이 돌기에는 충분했던 모양이다.
오늘은 모의고사 날. 인첨공에 온 뒤엔 아예 공부를 손 놓았어서 원래라면 한 번호로 밀고 자 버렸겠지만 이번엔 나름 풀려고 하...기는 개뿔. 시도는 했으나 1도 모르겠기는 마찬가지라 한 번호로 민 거나 별 차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6등급도 하나 없어.
기운이 쭉 빠져서 의대는 아예 쳐다도 안 보고 상담심리학과 커트라인을 봤더니 못해도 3등급은 되어야 하더라. 수박... 만약 이쪽 학과로 대학을 가려고 한다면 .최.소. 1년 반은 미친 사람처럼 공부만 해야 할 텐데, 내가? 알바랑 커리큘럼은 어쩌고?? 할 짓도 아니거 될 일도 아니다.
그래서 연구원에게 혹시 상담 분야에서는 사이코메트리 써먹는 연구 안 하냐고, 한다면 그 사람들을 돕는 커리큘럼 구해 달랬다. 내가 먼저 뭐하자는 일이 같이 지져지고 주사맞고 약 먹자는 거 말곤 별로 없어서인지 연구원은 놀란 눈치면서도 알아는 보겠단다. 결과가 좋으면 좋겠다. 안 되는 걸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탬이 되어 봐야지.
situplay>1597044442>760 새봄주 서연 : (안티스킬에게 굽신굽신) 죄송합니다 이거 실탄 총 아니고 사탕이랑 마시멜로 나오는 장난감이에요 저희 장난이 심했어요 다른분들 놀라게 하고 출동까지 하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론 안 그러겠습니다아아아아 (굽신)
situplay>1597044442>748 리라주 우와아아아아@ㅁ@ 저 자러 갔던 직후에!! 리라와 1:1 채팅에다가 인증샷까지!! 팬에겐 너무나도 혜자로운 것이에오 >< (야광봉) 이래서 온더로드 시절에 리라가 팬이 많았구나... 인생네컷도 기대되는데요 찍고 나면 서연이 그거 가보로 삼을 거 같아요 온더로드 리라랑 투샷이라니!!! 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생각을 했지만, 그걸 지워내듯 아침은 밝아온다. 등교하기 전에 보고서 - 후기 말고. 그건 개인적인 거니까. -를 제출해 두려 부실에 들렀다. 그런데 내 자리에 뭔가 있다. 이건 쪽지인가? 무심코 집어들어보니, 눈에 익지는 않은 글씨. 하지만 읽어내려갈 수록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리고 이 쪽지를 쓴 게 누군지 깨닫자마자 감정이 북받쳤다. 그날 처음 얘기해본 사인데도, 내 마음이 헤아려진 것만으로도. 나, 이런 교류가 필요했던 거구나. 마음이 채워진 기분이다. 하루만에 작은 편의점이 된 탕비실에서 - 이것도 설마 서형 작품인가 - 과자를 하나 꺼내 먹으며(진정할 필요가 있었어서 단 게 필요했다) 핸드폰을 들었다.
< 서형 님과의 대화
[서형 서형~~~] [나 아까 쪽지 봤어요]
[고마워요. 나 그 날 내내 속 시끄럽고 해서 서형한테 초면인데 치대고 오지랖도 부렸는데,] [웃어주고 같이 재밌게 이야기도 해주고 내가 만든 거 맛있게 먹어주고, 내 마음도 헤아려줘서] [엄청 고맙고 기뻤어요.]
[그리고, 서형 그날 충분히 멋있는 선배였어요.]
[마크당하다시피 했는데도, 그래서 의욕이 다 떨어질만 했는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 상황에 최선을 다 했잖아요. ] [그래서 그런 서형 모습 보면서, 결과가 어떻든간에 그냥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마음 다잡을 수 있었어요.] [그날은 말 못한 것 같아서 여기다 도배했어요! 히히]
[아 하나만 더! 내가 만든 거 맛있었으면요, 언제 시간 한번 내요. 내가 다른 케이크도 맛보여줄게요!] [맞아, 탕비실이 작은 편의점이 되어있던데! 이것도 설마 서형이 한 거예요?]
"여기 커플들이 많나봐요?" "손님들 중에서는 당연히 있지 않...." "아뇨. 메이드랑 집사들 커플이요."
비밀 이야기라도 하듯 소근소근 이야기해오는 손님의 말을 듣고 혜성은 음, 하며 눈 사이를 잠깐 눌렀다. 짐작가는 쪽이 좀 있는데, 그쪽인지 저쪽인지를 모르겠단 말이지. 연애하는 건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러다가 태진이한테 걸리면 무슨 일이 생길 줄 알고. 손을 떼어낸 뒤 손님의 찻잔에 차를 한번 따라주고는 빙그레 웃어보인다.
태오는 나긋하게 걸어다니면서도, 데 마레 산하, 아니무스 소속 연구원들의 호출에 고분고분 자리에 앉고 입술을 달싹였다.
"한결 씨 없을 때 만족도 조사 하자. 어때?" "저희 무시무시한 사람들이에요~ 한결 씨 만족도 떨어지면 커피 한 잔 쏘라고 조를 거거든요." "나는 라떼~ 학생 것도 사달라 하자!"
학생들을 무엇보다 사랑하고, 고통 없는 친화적인 커리큘럼을 추구하는 연구소 사람들 답게, 태오에게도 친절하고, 살가웠다.
"자, 첫번째 질문. 커리큘럼은 어때요? 1점부터 5점까지~"
태오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4.5점, 일까요……." "어머? 그러면 한결 선생님은 친절한가요? 1점부터 5점까지!" "그건 어쩔 수 없이 5점 아닐까 싶습니다……." "하긴, 그래요. 한결 씨는 사람이 너무 착해서 가끔 물가에 내놓은 애 같다니까!" "맞아, 여기는 인첨공인데." "그러면 마지막 질문~ 한결 선생님은 내가 바라는 방향의 커리큘럼을 해주신다!" "1점." "응?" "엥?" "……선생님이 늘 재료를 까먹으셔서요." "아하하!! 이건 어쩔 수 없다. 만족도 떨어지는 거죠?" "그렇지요…… 커피를 드실 수 있을 만큼…… 말이에요." "야호~"
"아뇨. 메이드랑 집사들 커플이요." 하고 들려오는 손님의 목소리에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옆을 지나가던 죄그만 메이드가 제풀에 흠칫 놀란다. 그야 어제 저녁에 카페 앞에서 푹 잠들었다가 졸지에 혜우와 커플 카페 입간판(??)이 된 덕에 우리 커플이에요 하고 동네방네 소문낸 판인지라. 혜성과 손님들 눈치를 살짝 본 성운은 쫄래쫄래 자리를 벗어나버리고 만다.
그러다가 연달아 재채기를 해대는 한양이 눈에 짚였던지, 성운은 부실 뒷편 손님들께 보이지 않게 치워둔 비품 상자들을 뒤적여 구급함을 찾아냈다. 부비로 흔히 채워두는 이 구급함에는 정말로 비상시에 사용하는 치료물품들 말고도 배탈이나 몸살 등 일상 질병에 사용하는 상비의약품들도 많았고, 성운은 이내 구급함 안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용 항히스타민제 비강 스프레이를 찾아낼 수 있었다.
주방에서 열심히 디저트 만드는 기계가 되고 있는데 갑자기 지명당했다. 누구지? 형들인가? 아니면 설마 그 높은 공기단? 기대 반 긴장 반으로 준비하고 나가보니, 격조...까지는 아니고(편지는 계속 했으니까) 너무 오랜만에 보는 두 사람이 있었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사람들. 그리고 1년에 한번 보는 우주 최고의 닭살 백합 커플.
"딸, 오랜만이다?" "어머머, 우리 애기 집사옷도 찰떡이네~." "......엄마!!"
고등학생도 중학생도 아니고 초등학생이라고 해도 믿길 법한 외침. 주변 사람들 시선도 아랑곳 않고 몸이 먼저 튀어나가, 집사로서의 본분도 잊어버린 채 엄마들한테 냅다 달려들어 안겨버렸다. 양 팔로 엄마들의 허리를 붙들고 있으려니, 가만히 머리를 쓸어주고 등을 쓸어내리는 손이 느껴진다. 아, 울 것 같아. 하지만 여기서 울어버리면 - 기껏 한 메이크업이 다 번져버린다구. 숨을 가다듬고 엄마들 품에서 나와 꼿꼿이 서서 절도 있게 인사했다. 사실, 이 날을 위해 연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서 오십시오, 주인 마님 두 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긴 여행에 지치셨을 두 분을 위해 다과를 준비했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빵터질 줄 알았던 엄마들이, 어째 조용하다. 허리를 숙인 채라 발밑만 보려니... 주홍빛과 자주색 드레스 자락이 보인다. 뭐야, 이제 보니 이 엄마들, 드레스 입고 왔잖아?! 안 불편한가? 당황하고 있으려니, 웹소설 광고에서나 들어본 듯한 고풍스러운 말투가 울린다.
"음, 부인과 함께 다과를 들고자 하던 참인데, 역시 신 집사야. 아주 유능해. 내 사랑, 들어가요." "그러시지요, 부인. 신 집사도 우리와 함께 들게나, 준비하느라 고생했을 텐데."
그러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나한테 내민다. 에스코트 하라는 거구만. 하여간 우리 엄마들 컨셉에 진십이라니까. 뭐, 근데 그 컨셉충 유전자 어디 가겠어. 피식 웃음이 나온 것도 잠시, 정중하게 엄마들의 손을 하나씩 받쳐들었다.
"영광입니다, 주인 마님 두 분. 그럼 자리로 모시지요."
뭐, 그 뒤에는 거의 평범하게 일했다... 기보다는 과자나 같이 먹고 커플 염장질이나 보다 재롱도 좀 떨었다. 대화를 안 한 건 아닌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못말리는 아가씨 그것도 못말리는 마님들로 개사해서 불러주면서 빵댕이도 좀 흔들어드렸더니 그것만큼은 못 참으시겠던지 컨셉이고 나발이고 서로를 팡팡 치면서 오열을 하시더라? 그래도 엄마들이 와줘서 숨통이 꽤나 트였다. 요즘 좀 생각이 많았으니까. 지난 성하제 때는 상태가 엄청 좋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이번 만남으로 좀 안심들 하시면 좋겠다. 비번에도 같이 놀 거고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극혐하는구나 세은이! 하긴 은우가 입원의 아이콘인 건 팩트인 편이지... 새봄: 그러게, 걱정받아야 할 쪽은 부장 선밴데? ㅋㅋㅋㅋㅋ 그래도 배드 파더(크리에이터를 딸래미 나몰라라 하는 아빠로 오해중) 때는 엄청 활약하셨... ......(심각해짐) 새봄: ...그러고보니, 은우 선배는 좀 괜찮으시려나?...
심각해짐에 대한 사정 설명: 새봄이도 크리에이터전에 있었잖아, 그 왜 은우 은근 npc들하고 열애설 잘 터지잖아 ㅋㅋㅋㅋ 새봄이가 은우선배가 크리에이터한테 하는 말 듣고 편견이 너무나도 없었던 나머지 은우가 크저씨 짝사랑한다고 오해해버리는... 고런 망상을 했지 뭐야 ㅋㅋㅋ
>>52 성운주 그거 너무 좋다!! 타이밍이 잘 맞았으면 좋겠네 히히 이번에도 레이저 피해다니느라고 새봄이 온몸에 근육통 와서 무술 배우는 거 많이 필요하다 ㅠㅠㅠ 그거랑은 별개로 현시점 안으로 빠른 시일이 된다면 새봄이가 여러모로 내적인 머쓱함을 느낄 지도 모르겠는걸! (경찰봉 오백년만에 돌려주는 것 같음 + 그날(혜우 납치사건) 이후 잘 추슬렀는지 궁금한데 물어봐도 괜찮은지 모르겠음 + 바로 직후에 혜우에 대한 심경의 정리가 있었음 등등의 사유로) 그러고보니 성운이는 새봄이가 혜우랑 같은 초등학교 나왔던 거 알고 있었으려나?
>>145 동월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지하게 출 수록 자기 꼴이 웃길거 알고 그걸 노리는 거지!>< 근데 갑자기 궁금해졌다. 진지한 개그는 시리어스인가 개그인가(빠밤!
>>146 점례주 피곤하면 쪼금 더 눈 붙이라굿(뽂뽂뽂) 일어나야 되는거라면... 찬물세수 추천!><
>>147 랑주 여러모로 드라이한 하루구나 랑랑주! 이온음료 좋지>< 근처에 정수기라던가 있으면 물을 많이 마신다거나!(단점: 화장실 단골 될 수...
'우리들은 전부 캡틴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K도 그런식으로 말해도 캡틴과 가장 오래 있는만큼 걱정을 하는 것 같고 말이죠.'
알고 있지. 알고 있고말고. 바닥에 쓰러져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스킬아웃들 사이에 서서 노이즈 섞인 숨을 가쁘게 몰아쉬던 혜성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도록 눈 질끈 감았다.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보려 이렇게 아득바득 구는 건데, 그마저도 예전과 다르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가끔 평화롭게 상황을 해결해야하는 상황에도 불시에 툭 튀어나오는 비틀린 마음이나, 예상한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 스트레인지의 상황들을 떠올리며 미약한 짜증마저 치솟는다.
어쩔도리없이, 자신은 어디에도 몸 뉘이지 못하고 떠돌아야하는 별 신세일까. 사람은 이름따라 팔자가 정해진다며 혀 끌끌 차던 할머니의 말이 지금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안티스킬에 연락한 뒤 혜성은 자리를 벗어났다. 감시드론과 cctv가 없는 거리를 이제는 익숙하게 쭉쭉 나아가던 혜성의 걸음이 멈춘 곳은 저번에 우연찮은 계기로 발견했던 도박장이었다. 지금은 U가 가져온 현금다발을 세탁해서 안전하게 사용할 루트를 생각해야한다.
비사문천 옷을 보관해놓는 사물함에 넣어뒀던 현금가방은 오는 길에 찾아왔다. 물고 있던 몸통 새까만 담배를 휴대용 재떨이에 눌러 끄면 진한 딸기향이 머무르다가 사라진다.
혜성은 걸음을 옮겨 건물 입구로 걸어가서, 문을 지키는 가드를 야차 가면을 눌러쓴 채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점례 슴다슴다하다가 갑자기 점순이모드 훅들어오는거 치명성 뭐지? 동월아 너도 이제 세금3배 라인이야
>>154 혜우나 새봄이 둘 중 어느 한 쪽이 성운이에게 말해줬다는 이야기가 딱히 없었기에, 지금은 모르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성운: “아, 맞아, 경찰봉. 한짝이 어디 갔나 했더니··· 부서지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빈번하거든.” “응?” “···전혀 괜찮지 않아.” (차갑게 웃는 얼굴.) 스읍 조만간 일상각을 재어봐야..
어린 태오는 모닥불을 쬐며 신데렐라를 바라보았다. 스트레인지에서 소매치기를 하다 흠씬 두들겨 맞고 쓰러진 태오를 스트레인지 깊은 곳, 패배자들의 영토로 데려온 남성, 통칭 신데렐라는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발목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성인 남성의 체구에 맞지 않는 유아형 안드로이드의 발이 이식되어 있었다.
"커리큘럼 도중 사고가 있었어. 연구원 놈들이 다 그렇지 뭐! 저질러놓고 안 되니까 버리더라고."
신데렐라는 유쾌하게 답했다. 자신의 인생을 망친 아주 큰 상처지만 이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낄낄대며 웃는 신데렐라의 말에 대다수 스트레인지 사람들은 연구원을 욕하며 맞장구를 쳤지만, 사람의 속을 읽을 수 있는 태오는 신데렐라의 상처가 낫지 않았음을 알았기에 쉽게 웃을 수 없었다. 모닥불로 괜히 시선을 옮긴 태오는 입술을 우물거리다 작게 벌렸다.
신데렐라는 눈을 둥글게 뜨더니 큭큭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새파란 눈동자가 바다처럼 넘실거리고 있었다.
"이 순진한 녀석을 어쩌면 좋냐. 아무리 이쪽을 도와주겠다 해도 말이지……. 생각해 봐. 너도 오늘처럼 2학구 사람들이 도와주겠다 하면 어떨 것 같아?"
태오는 고개를 저었다. 2학구 사람들이 도와준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그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상한 병명을 붙이며 약을 먹일 것이다. 떨어지지 않는 소리에 힘들다고 해도 아무도 듣지 못하니 크게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더할지도 모른다. 있던 곳은 온건한 축이었으나, 2학구는 생지옥이 아니던가. 눈에 본능적인 거부감과 공포심이 새겨지고, 그 모습을 본 신데렐라는 태오의 머리 위에 지저분한 손을 툭 올리며 씨익 웃었다.
"인마, 꼬맹이, 여기 신데렐라가 떡하니 있는데 누가 널 잡아간다고. 아무튼 너도 못 믿겠지?"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야. 아무리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긴다 해도, 사람에게 지쳐서 결국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 다시 마음을 여는 건 쉽지 않으니까. 언젠가 이곳도 변하겠지만, 사람에게 지쳐 오는 건 다르지 않을 테고." "지쳐서…?" "그래. 누군가는 연구소에서 좋은 커리큘럼을 받으면, 누군가는 고통스러운 커리큘럼만 계속하고, 또 누군가는 커리큘럼 자체를 거부 당하지. 애한테 하기도 좀 그렇고, 바깥에겐 미안한 소리지만, 남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녀석들은 주인공이라고 생각해." "주인공?" "대다수의 사람들도 당연히 희망을 꿈꾸지만 쥐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거든. 그런 사람들은 자기들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고들 하지만, 결국 마주하는 것은 다르지." "……어려운 말이에요, 신데렐라."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친구, 끈끈한 유대, 극복할 수 있는 주변이나 본인,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의 자잘하거나 큰 사건, 바깥에서 살 수 있는 삶, 그 모든 평범한 것을 쥐고 모두 빼앗긴 들러리에게 너도 쥘 수 있다고 한다는 거야. 특히 사람들은 가장 마지막을 특권이라 생각하지 않지. 당연히 주어지는 거라고 하며 모두가 공평한 기회를 얻으며 사람답게 살 수 있노라 하지만……."
여긴 인첨공이잖아. 말하지 않아도 태오는 뒷말을 알 수 있었다. 양심은 어린아이의 머리 위 리본처럼 어여쁜 장식으로 존재하고, 도덕은 사치품인 곳. 하물며 스트레인지는 법이 존재하나 그건 상식일 뿐이지 실천할 것이 아닌 곳이기도 했다. 우리가 산수와 과학을 배우지만 실생활에서 철수와 영희가 동시에 투신할 때의 중력 가속도를 굳이 구하지 않는 것처럼.
"꼬맹이, 너 엘리트지?" "……." "아니라고는 말 안 하네. 뭐, 네가 엘리트든 뭐든 왜 스트레인지로 왔는지, 우리 같은 열등한 것과 어울릴 만한 사정이 있겠지." "결국 주인공은 아니었던 모양이라서요." "그런 삶에는 귀천이 없지. 엘리트라고 해서 무조건 나은 삶은 아닌가 봐?" "조절할 수가 없었거든요." "하하하! 되다 말았구나? 연구원들이 싫어할 법도 했겠어. 성공이니 뭐니 낄낄대다 날벼락 맞은 꼴이겠고만." "……." "그간 고생 많았다. 빌어먹을 안식처에 온 걸 환영하지만, 오래 버티지 않길 바라마. 어르신께 찍힐 일도 없길 바라고." "어르신……?" "걸리면 귀찮아지는 사람 하나 있어. 애는 자라, 네온사인이 짙어지고 있으니까." "저어, 신데렐라." "왜? 엘리트를 위한 푹신한 침대가 아니라 잠을 못 자겠다 그건 아니지?" "난 도련님이 아니에요!" "하하, 녀석, 성질 내기는! 왜 그러냐, 어린 녀석이 그렇게 세상 다 산 것 같은 눈을 하고." "……신데렐라는, 하고 싶은 거 있었어요?" "어? 나? 글쎄다- 아, 하나 있네."
태오와 시선을 마주한 신데렐라는 씩 웃었다. 제대로 씻지 못해 꼬질꼬질한 금발과 새파란 눈, 바싹 마른 입술 너머 드러나는 송곳니 하나 빠진 치열이지만 쨍한 네온사인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나는 것 같았다.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날개 조각인지 뭔지 모를 것을 삼킬까 뱉을까 고민하고 있을 적, 자신에게 맞지 않는 안드로이드의 발을 대충 이식한 남성이 태오에게 절뚝거리며 다가왔다. 약 한 달 전, 골목에서 쓰러져 있던 태오를 여기까지 데려다주고 정착하게 도와준 사람이다. 듣자 하니 커리큘럼 도중 사고가 일어나 다리 한쪽을 잃었단다. 패배자들은 그를 신데렐라라고 불렀다. 제법 듣기 좋은 이름이지만, 여기에서 살아가는 꼬락서니를 생각하면 제법 자조적이고 비관적인 별명이었다.
아마 동월의 평소 행동을 미루어보면... 가끔 보여줬던 기행, 이를테면 기술명 외치기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면 그런건 얼마든지 머릿 속에서 나올수 있는 말들이었을지도, 언젠간 그런 동월조차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할만한 말을 꺼내어서 놀려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는 그녀였다.
"헤에... 표정까지 궁금한 검까? 이상한 슨배임이네여."
말이야 그렇게 하지만 과연 무슨 표정을 짓게 될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내심 궁금했을 것이다. 어차피 거울 같은걸 보지 않는 이상 자신의 표정이 어떨지는 단순히 얼굴에 느껴지는 감각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으니까, 분명 이상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걸 봐주는 사람이 있고, 보여줄 사람이 있다는건 재밌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239 확실합니다. (끄덕) 아마 실시간으로 케이스가 건네준걸 반갈죽 시키는 월이를 볼 수 있을것... (옆눈)
>>24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월이가 체념하는건 직접 까는게 아니라 까지는걸 체념한 것이다 (?) 아무튼 혜우는 잘린 상처는 수복할 수 있나요! 절단부위를 같이 가져왔다는 전제 하에!
>>243 동월 : 어째서 닭고기냐! 나는 리로이 젠킨스가 아니다!!!! (아무말)
어이구... 그래요 참치에서라도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쓰담) 매대 위의 참치가 아니라 바다에서 헤엄치는 참치가 되길.... 그래서 애린아 진짜 만날 때 마다 상의 까보는거 아니지...? (아님) ㅎㅏㅇㅏ 애린이 변화하려고 하는거 뿌듯하기도 한데 어째서 슬프기도 하는걸까... (눈물닦)
>>248 연애하기 좋은 동아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생각해보면 총 5쌍이니까 틀린 말도 아니려나? 🤔
탐구까지 하는거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봄아 너도 할 수 이따! 새봄이가 연애를 못한다니 말이 안된다!!!
[와-오...] "유라 혹시 반역죄 같은걸루 감옥에서 근신하다가 왔어여?" [뭐래. 그냥 감탄한 거거든.]
한정메뉴라 함은 기본적으론 대량으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그것은 분명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개는 준비하기까지의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이런걸 연구소 밖에서 볼줄은 몰랐거든. 역시 점례 넌 그냥 조각이나 그런거 하는게 어떨까 싶고,] "예술은 고달파여. 차라리 창의성의 한계가 있더래두 과학 삼매경 할래여." [방금 그 말은 예술가들한테 실례될거 같은데...] "압생트가 화가 여럿 썩혀먹은거 알잖아여." [은근슬쩍 현실적 사례를 가져와도 말이지...]
마침 기념일을 위해서 이곳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그녀도 나름대로 노력을...
혜우는 태오가 아니기에 한결의 속내를 읽을 수 없다. 아니, 그 태오조차 작정하고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 아닌 이상 한결의 속내를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지 않던가? 한결의 눈은 어두웠고, 초점은 존재하지 않았다.
데 마레에서 흔히들 말하는 심연과는 결이 달랐다. 깊고, 진득하며, 한없이 어둡다. 지금 보여주는 순진무구한 인상과는 도통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한결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의 순수하고 보드라운 눈길로 돌아왔다. 눈을 감았다 뜨는 찰나의 속도였다.
"……."
한결은 펜을 내려놓고 커피 잔을 내려다 보았다. 깔끔하게 내린 커피는 시럽도, 설탕도 하나 없이 씁쓸하니 그윽한 향을 풍기고, 새까맣기만 하다. 크림 소다와 말차 푸딩을 시키던 선생과는 입맛 자체가 다른 듯하다.
그리고 한결은 기다렸다. 내담자들이 입을 열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을 여기에서도 써먹듯이. 마찬가지로 커피 잔을 들어 짧은 음미의 시간을 즐겼다. 그러면서도 다른 손 중지로 툭, 툭. 하고 테이블을 두들겼을 것이다. 태오는 서빙을 끝마치고 돌아가는 길, 굽이 뚝 부러지자 미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련의 여주인공 내지 인어공주 자세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0 (4월 8일자 훈련을 실수로 따따블로 해버렸기에 계수감소 버튼은 누르지 않습니다.)
멈춰선 새하얀 밴의 옆쪽이 덜컹 열리더니, 뭔가 반으로 자른 드럼통만한 게 4개쯤 데굴데굴 굴러나와서는 팔다리를 펼치고 일어섰다. 전투용 드로이드였다. 두 팔과 두 다리, 몸통이 있다는 구성만 똑같지 인간보다는 기계에 가까운 물건이다. 그러나 전개된 드로이드들은 주변을 경계하기만 할 뿐 딱히 전투자세를 취하지는 않는다. 드로이드들이 전개되는 사이에 누군가가 조수석 문을 열고 내리는 게 보였다. 호리호리한 체격의 연구원 가운을 입은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런 전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양손을 든 채로(한손에는 하드케이스가 들려 있었다) 저지먼트들에게로, 정확히는 혜우의 품안에 누워있는 성운에게로 다가왔다. 누군가가 그를 제지하거나 질문을 던진다면, 그는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했을 것이다.
“서성운 학생의 아버지인 서헌오 박사입니다. 제 아들이 속해있는 연구소의 총감독국장이기도 하고요.”
목에 차고 있는 연구원증에 따르면 그는 서헌오 박사가 맞았다. 서헌오 박사는 혜우와 성운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성운이 뭔가 생각하면서 바라볼 때 보여주는 착잡한 눈빛을 항상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체격을 가리킬 때 사용할 만한 호리호리하다는 단어는, 초췌하다는 단어로 그 모습을 바꾸었다. 무언가에 지독히도 시달리다 못해 닳아버린 이의 눈빛. 어째서인지, 혜우의 품에 안긴 이가 아니라 혜우와도 상당히 닮아있지 않은가? 아무튼, 그가 앞서서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혜우의 앞에 무릎을 굽혔을 때 했을 것이다.
“천혜우 양이죠. 첫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이래서 유감입니다. ···자게 두세요. 자고 있을 때 주사해야 하니까.”
그는 하드케이스를 땅에 내려놓고 달칵 열었다. 하드케이스 안에는 금속제 주사기가 들어있었다.
“그대로 안고 있어도 좋아요. 잠깐 성운이의 목을 좀 봐야겠습니다. 협력해주셨으면 합니다.”
만일 혜우가 거부한다면 그는 자신은 전적으로 성운을 도우러 왔음을 주장하며 피곤한 기색을 가감없이 드러냈을 것이다. 혜우가 허락했다면, 서헌오 박사는 손을 뻗어서 성운의 목의 초커를 끌렀을 것이다. 이제 보니 초커의 안감에는 엠보스 처리된 거즈가 빈틈없이 붙어있었다. 그 거즈에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무늬같은 게 있었는데, 그건 이제 보니 삼출물 얼룩이었다. 성운의 목을 빙 둘러가면서, 무한히 반복되는 프랙탈 모양의 아름답고도 끔찍한 상처가 초커로 덮여있던 자리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상처같기도 하고, 곪은자국 같기도 하고, 어린선 같기도 한 그것은 그러나 유기적인 형태가 아니라 지독히도 기하학적인 형태를 띄고 있었다. 그 중 망델브로 집합을 방불케 하는 커다란 자국도 있었는데, 서헌오 박사는 바로 거기에다 주사를 꽂았다. 그걸 그만큼이나 집어넣는 게 맞아? 할 정도로 깊이 집어넣고는, 천천히 힘을 주었다. 성운의 표정이 어째 악몽을 꾸는 듯이 찌푸려졌다. 혹여라도 혜우가 뺨을 한 번 쓸어주면 금방 편해질 얼굴이었지만, 찌푸려진 얼굴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서헌오 박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의 초췌한 얼굴이 한결 펴졌다. 쓰디쓴 약을 억지로 삼키고는 오만상을 쓰는 아들을 바라보며, 입에는 쓰겠지만 그게 네 몸을 나아지게 할 테니 다행이라고 여기는 부모의 얼굴이었다.
“이걸로 한동안 괜찮을 겁니다.”
주사가 다 끝나고, 서헌오 박사는 주사기를 뽑아서 그것을 다시 하드케이스 안에 집어넣고는 그 안에서 다른 초커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성운의 목에 새로 채웠다. 서헌오 박사는 성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혜우에게 시선을 돌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혜우 양이 우리 아들과 합의한 곳이 있다면 성운이를 데려가도 좋지만, 기왕이니 연구소 차라도 괜찮다면 태워다드리고 싶습니다. 원하는 위치에 내려드리겠습니다. 혹여 갈 만한 곳이 없다면 ALTER의 입원병동도 괜찮습니다.”
서헌오 박사는 옆을 눈짓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던 드로이드 한 대가 작은 작동소음과 함께 다가와서는 성운을 안아올리는 걸 도와주려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혜우가 거절하거나, 밴은 타되 성운을 직접 안고 가겠다는 의사를 비치면 드로이드는 시원스레 물러날 것이다.
>>292 성운: (동월 어깨 찰싹 짚음) "굿뽀유." "-물론 전부 다 좋은 일만이 있지는 않을 거야. 사람이랑 사람이 가까워지려면, 서로 가까워지는 만큼 서로 알아야 할 것도, 서로 혹은 같이 견뎌야 할 것도 많아지니까." "하지만, 그 모든 걸 감수할 만한 가치를 걔한테서 본 거지, 그렇지. 그러면 된 거야." "-애린이. 맞지?"
꿀 빨면서 월루 아닌 월루를 하는 - 급여도 안 주는 데 루팡할 게 있나, 아 엄마들이 내 친절점수 50점 줘서 마이너스를 없애주시긴 했다. 사랑합니다 엄니들. - 행복한 시간도 잠시, 대기하는 손님도 있고 해서 엄마들이랑은 나중에 보기로 하고 안녕했다.
그러고 다시 부엌에 들어가려는데 또 다시 지명을 받았다. 오늘 무슨 날인가? 이번에야말로 그 높은공기단은 아니겠지? 긴장하면서 나갔는데, 처음 뵙는 손님이었다. 특이점이라면, 엄청 피곤해보이는 정도? 그래서 인사는 약식으로 하고 자리로 안내한 뒤 주문을 받았는데 에스프레소 도피오에 초콜릿 들어가는 디저트 아무거나 달라고 하셔서 커피와 함께 초코범벅케이크(초코크림을 샌드한 초코케이크를 초콜릿으로 코팅한 건데, 나도 이거 꽤나 사랑한다) 한조각 내갔다. 재료가 다 떨어져서 솔드아웃이긴 했지만 그냥 만들었다. 능력 뒀다 뭐해. 케이크 한 입에 커피 한 모금 드시더니, 피곤에 절어있던 얼굴이 순식간에 환하게 피어나더라.
별 일 안했는데도 그 손님은 커피와 케이크 순식간에 흡입하시고는 15점이나 주시고 가버리셨다. 누군가의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셨을까? 왠지 내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 생각나서 짠해졌다. 세상 살이 힘드시겠지만, 힘내세요!
맞아... 매대 위에서 팔딱이는 참치는 곧... 더이상 노예가 되지 않겠다면서 매대를 박차고 일어나 합판을 두 손에 들고 인간들을 전부 때려 패겠지... (코즈믹 호러) 옴마나... 기다려주는 고야...? 갬덩이야 월워리... 점례가 허그 10분 해준대! 베어허그루다가!!! (죤)
선 아녜스 아동 청소년 복지 센터는 인천첨단공업단지의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각종 복지를 제공한다. 개중에는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심리치료 서비스도 있었고, 그 종류 또한 다양했다.
톡. 톡.
원 하나와 직선 다섯 개로 이루어진 낙서 인간들이 두 사람을 둘러싸고 원색으로 칠해진 알록달록한 도미노를 세운다. 리라는 부드러운 모래가 가득 들어있는 목재 탁자를 사이에 두고 선경과 마주보고 있었다. 축축하니 빨개진 눈가와 훌쩍이는 소리만이 고요한 놀이치료실을 메운다.
"속상해요." "그랬겠다." "화가 나요. 잡을 수 있었는데.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안티스킬에서도 그들의 추적이 불가하다고 하던가요?" "그런 거 같아요, 아마도. 제 입으로 암부라더니 정말 철저하기 짝이 없죠. 세상 일이 어떻게 다 마음대로 돌아가겠느냐만은. 아... 너무 분하고 후회돼요.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떡해요? 꼭 그 인간들이 아니더라도..."
반창고 붙은 손바닥에 굴러다니는 모래 알갱이를 빤히 응시하는 리라를 지켜보던 선경의 얼굴에 이윽고 그늘이 드리운다. 타고나길 민감도가 높은 성향에 정신력을 깎아먹기 충분했던 상황들. 학습된 완벽주의로 말미암은 통제욕구와 이를 따라주지 않는 환경은 결과적으로 불안도를 급격히 가중시킨다.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꾸준한 연습 뿐이지만 이 애에게 그만큼의 시간이 있을지.
"아는 게 힘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어요. 알아도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도 있으니까... 아니 너무 많으니까... 주제파악 못 하는 건 알아요. 저 하나가 솔직히 뭘 대단하게 바꿀 수 있겠어요. 그래도... 그냥... 좀 속상해요. 예방할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이 제 친구들을 괴롭게 만드는 게 너무 화가 나요." "예방할 수 없으니까 사고죠. 리라, 이미 알고 있다시피 사람은 혼자서 뭔가를 완벽히 통제할 수 없어요. 그건 학구 하나를 총괄하는 학구장이라도 불가능한 일이랍니다. 미래를 보지 않는 이상 일이 닥치기 전에 모든 걸 알고 대처할 순 없어요. 어쩌면 미래를 본다고 해도 불가능할지 모르고요."
틱. 손톱이 피부에 붙어있던 반창고의 거스러미를 긁는다.
"그럼 그냥 불안해하다가 닥친 후에 대처하는 수밖에 없어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앞서서 과하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어요. 물론 살아가다 보면 사전준비가 필요한 상황들이 존재하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일을 계속해서 추측하고, 생각하고, 예상하다 보면 마음 속에서 그게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과하게 늘어나 버리거든요. 그건 현재를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답니다. 과거를 곱씹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선경의 손이 리라의 손을 덮었다. 반창고 안으로 파고들려던 모래 알갱이들이 부드러운 손길에 깨끗하게 털어져 나간다.
"되짚어보고 대비하는 건 사람이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본능적인 행동이자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약도 과하면 독이 되듯 그 모든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집중하는 건 현재여야만 해요. 그렇지 않으면 사람은 무너지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내가 확답할 수는 없어요. 사람은 다 다르고, 나도 또 다른 불완전한 사람일 뿐이니까 백 퍼센트 모두에게 알맞는 솔루션을 제시할 순 없죠.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알아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결국 그런 건가요." "결국 그런 방법뿐이죠."
이내 모래상자 안에서 손을 뺀 리라를 가만히 지켜보던 선경은 허가가 떨어지자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이마를 덮은 앞머리를 넘겼다. 많이 옅어지긴 했지만, 수술 자국은 전해들은 대로 여전히 거기 있었다.
"아프진 않아요?" "지금은 멀쩡해요."
한숨.
"쌤. 저 그렇게 잘못한 걸까요? 아니, 솔직히 잘못하긴 했죠. 까먹고 안 가서 새벽부터 기다린 사람 그대로 방치했으니까. 근데 이게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에요? 아니 사실 화낼 일은 맞지. 그런데, 근데 내가 언제 또 그렇게까지 말을 안 들었다고. 이런 일도 이번이 처음인데 '아 얘가 정신 없어서 실수했구나' 하고 넘어가주면 안 되나?" "그러게요. 리라가 그런 걸 잘 잊어버리는 타입도 아니고, 커리큘럼에도 늘 협조적이었는데." "......물론 제가 아예 잘못 안 했다는 소린 아닌데... 쌤은 무슨 소린지 아시죠." "그럼."
모래상자의 뚜껑을 덮은 선경은 도미노를 무너뜨리며 심란한 얼굴로 한숨을 푹푹 내쉬는 리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적어도 그가 1년간 지켜본 이리라는 약속을 쉽게 잊거나 하지 않았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이상 그런 건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성향이었으니까. 그런데 아예 기억조차 못 할 만큼 잊어버렸다고?
"리라. 커리큘럼 스케줄표 주 단위로 받는 게 있다고 했죠?" "네. 그건 왜요?" "잠깐 볼 수 있을까요?
복귀해서 오늘도 열심히 손님을 응대하고 진상도 상대하고 입고된 상품도 진열하고 점포 청소도 하노라니 톡이 왔다. 헐? 리라다?? 인증샷도 보내 줬다??? 보고도 안 믿겨 액정을 슥슥 쓸어 봤는데 찐이다!!! 손님이 있을 시간이었다면 저기요 소리 몇 번은 들었을 만큼 얼이 빠지고 만 서연이었다.
온갖 물품 보급받아 놓고 영화 티켓 2장이면 진짜 별거 아닌데, 바깥 세상이었다면 온더로드 멤버한테 아예 조공을 했어도 멤버가 받아 주는 게 오히려 자랑거리였을 텐데, 이렇게나 반겨 줄 줄이야? 온더로드의 센터였던 건 독보적인 미인에 춤도 기깔나게 춰서만이 아니라 이렇게나 담뿍 호의를 보여 줄 수 있는 마음씨도 지녀서였을까? 가요는 보컬빨이라며 보미를 최애 삼았던 게 흔들릴 거 같은 서연이었다.
>>402 >>408 하지만 혜우우도 일방적으로 당하지만은 않지 직접 무공을 배울 수 없는 대신 의술로는 경지에 오르려고 하고 있고 그게 소문이 나서 여기저기서 찾아오기도 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인맥을 넓혀가다가 더 이상 이 가문에서는 배울 수 있는 게 없다고 판단하고 떠나겠다고 선언
하지만 어쨌거나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의술까지 익힌 몸이라 내놓기는 아쉬워서 실랑이 혜우는 쌓였던 인맥을 통해 얻은 정보를 이용한 꾀를 내어 의술 스승을 찾아 배우고 돌아오겠다고 허락을 받음
그렇게 떠난 혜우는 처음엔 그냥 즐기면서 유랑하다가 우연히 병자들의 마을을 발견함 병과 병의 치료에 대해 흥미가 있었던 혜우는 그 마을에 머무르면서 사람들을 치료, 그런데 증상이 호전되는 듯 보였던 사람들이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 한 노인이 나타나 함부로 손을 썼다며 호통을 치고 그 자리에서 혜우에게 각종 재료를 모아오게 시킴
혜우는 무공을 배워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고생하면서 재료를 모아오고 그 모습을 보고 노인이 근성은 있다면서 탕약을 만듬 그 탕약을 먹고 병자들이 낫고 혜우는 이 노인이 보통 사람이 아님을 파악하고 떠나려는 걸 귀찮게 붙잡고 늘어짐, 노인은 혜우를 마구 부려먹으나 혜우가 끈질기게 붙어서 결국 몇 가지 의술을 전수받음
그럼에도 결국 떠나는 걸 막지 못해 마을을 나서는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병자 마을 장로에게 듣게 되는데, 그가 바로 혜우가 처음 집을 나설 때 명분으로 내세웠던 의술의 정점 약선이었다는 것
아직 세가 집안이라면 지나가다가 허기에 쓰러져 있는 금이 발견하고 측은한 마음에 밥 좀 먹이면서 대화 몇마디 나눈 뒤 그날은 헤어지는데 이상하게 자주 거리에서 마주침. 마주치는 게 신기해서 관심주다보니 조금씩 친해지다가 어떤 계기로 금이가 이혜성 호위로 들어오게 되서 이혜성네에 얹혀살기 시작하고 무공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던 이혜성이 음공 사용하는 거 알게 되면서 친분은 깊어짐. 그러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이하생략)
>>484 정하 : 하아아아...술좀주세요. 오늘 정말 많은일이 있었어요...관무불가침은 무슨 거렁뱅이들이 맨날 사고치고다니는거 관아에서 뒷처리하느랴 얼마나 고생하는데...그렇다고 막상 가면 삼류 이류녀석들은 깽판친거에비해 가진 돈도없어요, 배째고 옥살이할란다~하면 어디서 배상해줍니까? 다 나랏돈이지...
"감성적인 발언이라고 해줄래? 요즘 인터넷을 보면 감성적인 말을 오글거린다로 잘못 쓴다고 하던데 말이야."
철현의 오글거린다는 발언에 은우는 일부러 키득키득 소리를 내며 웃었다. 물론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조금 오글거리는 말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래도 역시 철현을 표현하자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그는 생각도 못한 발상으로 다른 이들의 허를 찌른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필시 후배들 중에서는 그런 발상을 배우고 싶어하는 이도 있지 않겠는가.
다른 이는 몰라도 자신이 만약 그의 후배라고 한다면 그런 발상을 배우고 싶어했을 것 같았기에 그의 말에는 확신, 그리고 진실성이 가득 담겨있었다.
"카페? ...아. 거기 지금 가면 왜 왔냐는 말만 나오는 거 아니야? 일단 나 비번인데 말이지."
갔다가 일이나 하라는 말을 듣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굳이 못 갈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이럴때 손님으로 찾아가서 이런저런 것을 부탁해도 되는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와중에 하얀 고양이 메이드라는 말에 그는 괜히 고개를 갸웃했다.
"그거 너잖아. 또 다른 누가 그런 코스츔으로 하고 있어?"
아니면 이 동기가 다시 가게로 들어가서 자신에게 그렇게 온다는 것일까? 그런데 그럴 애는 아닌데.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의구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딱히 자신이 손해볼 일은 어디에도 없었다. 일단 구경이라도 하고 싶다는 그 생각에 그는 천천히 카페가 있는 곳으로 향하며 철현의 물음에 대답했다.
"...글쎄.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없는 거니까.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이곳의 기밀을 빼내는 것도 아닌데 인첨공에 너희만 오지 마라고 할 순 없잖아? 어쩔 수 없지. 내년에도 또 온다면... 그때는 또 어떻게 대처를 하는 수밖에. 아니면......"
차라리 돈을 크게 주고 아예 연을 끊어버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만큼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으며 은우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498 >>504 동월 : 넌 너한테 얼마나 거대한 파괴력이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범부여... (?) 동월 : 하겠냐... 너랑 내가 애먼사람이면 괴이가 다 죽겠다. (말려듬) 동월 : 루팅 그만둬! 남는 소지품이 없다!!
팔다리 달린 물고기... 🤔🤔 확실히 다 때려부수고 자유를 찾는다는 내용의 영화가 나오면 꿀잼으로 볼 자신이 있습니다. 아 이거 샤크토네이도인가 (아님) 의사양반은 안돼!!!!!!!!! 월이 지켜!!!!!!!!!!!!!! 헉 평생 지닌다니 역시 점례 감동이야... 8ㅁ8 월이는 평생 안떠날거래요 (??)
>>49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칼들고있으면 정수리부터 쪼개고, 맨손이면 손날로 쪼개겠지... 그래도 양아치짓은 안한다구...!!!!!
>>532 오 이거 좋은데 리라 바부상태여서 얼굴도 안가리고 고수 티 내고 다니다가 걸리는거지... 다행히 정하는 기억 못한다거나 꿈인가 싶어한다거나 하는데 문제는 담 같은 거 넘다가 밖에 지나가던 랑이랑 눈마주침 이제 여기서 둘이 과거에 대치한 적 있거나 반대로 협력자거나 하면 재밌어지겠다
>>534 잠을 못자면 사람이 일케된다 연구원님 철현이네 동생 수면실 데려가드려야겠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ㄴㅋ아 어떡해
당연하지만 은우와 세은 역시 이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돋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세은이었습니다. 하얀색과 연보라색이 적절하게 배합이 되어있고, 레이스가 달려있는 치마로 이뤄진 메이드복은 그야말로 정말로 하늘하늘했습니다. 오른손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달려있는 마법봉 같은 것을 달고 있으며, 머리에는 고양이 귀 머리띠를 끼고 있는 것이 참으로 인상적이지 않았을까요?
"안녕하세냥~"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이 분위기를 즐기는 모양입니다. 아니요. 어쩌면 은근히 이런 복장을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봄은 물론이고 여름에도 항상 치마 차림을 고수하던 그녀였습니다. 바지를 안 입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치마나 하늘하늘한 복장을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이 잔뜩 섞여있는 의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고양이 귀는 은우가 하게 한 것이지만요. 어쨌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세은이 나름대로 즐기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법이지요.
"냥냥~ 오므라이스냥~ 맛잇어져라냥~"
조금은 아슬아슬하게 720도 회전을 하자 마법봉의 별이 뱅글뱅글 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세은은 그 마법봉을 오므라이스 위에 살짝 갖다댔습니다. 물론 닿지는 않았습니다. 위생은 중요하니까요. 이게 아무래도 그녀의 맛있어져라 라는 주문인 모양입니다.
"흥~ 맛있어지지 않았어도 난 모른냥~ 주문은 잘 들어갔으니 네 입맛이 이상한거다냥~"
그 와중에 툴툴거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세은의 모습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마법 메이드 세은냥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유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손님을 받는 모습에선 뭔가 모르게 적극성까지 보였습니다.
"뭐래. 좋아하서 하는 거 아니거든? 그냥 하기로 했으니까 하는 것 뿐이거든? 착각하지 마. 나 참."
너 은근히 즐기는 것 같다? 라는 말에 세은은 괜히 툴툴거리는 목소리로 작게 대답했습니다. 그 와중에 딸랑딸랑~ 종이 울리는 소리가 울리자 그녀는 웃으면서 문으로 다가갔습니다. 손님이 새로 들어온 모양입니다.
근본적으로, 그 애가 말하는 것은 텐션은 높아 보이긴 합니다. 바닥까지 처박힌 것들을 생각해보면 그러기 어려운 데 말이지요. 그럼에도 가능하다고 여겨지지만. 당신은 알고 있지요? 돌아다니는 것으로 정보를 귀담아듣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 그럴 때 한번쯤은.. 같은 걸 생각하게 되나요? 그것은 고해성사...와도 조금은 결이 비슷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익명으로 상담을 할 수 있나요] 어느 날, 선 아녜스 센터에 걸려온 전화의 목소리는 꽤 가라앉아 있고 좀 작고 목이 상한 듯한 목소리였을 겁니다. 약속을 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아마 선 아녜스 센터로 들어가는 것은 후드를 푹 눌러쓴 케이스였을 겁니다. 뭐 상담같은 걸 하는 동안 그는 저 상정 밑바닥에서 테스트 상브르 안에 있겠지만 그건 알 바 아닙니다. 지켜볼 인원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 곳이 나쁘지 않다면 필요할지도 모르죠.
-안녕하세요~ 선경 선생님과 하게 되었다면, 후드를 벗고 발랄하게 웃으면서 전화와는 전혀 다른 텐션으로 인사를 하게 됩니다. 상당히 방어적인 면을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할수록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것이나 속에 깊이 담겨있는 것이 흐를 듯 말 듯한 것. 우울감, 트라우마에 가까운 것들... 제대로 된 상담인원이라면 느낄 수 있는 것들. 이러한 것들이 있음에도 높은 텐션은 오히려 어색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일까요.. 그녀는 다음 상담부터는 녹화나 녹음에는 동의를... 망설이는 모양입니다. 상담 내용 자체가 기본적으로 비밀에 가깝고 익명이라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가 맞기는 해요. 그렇게 말하면서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수줍은 표정으로 만들었네요. 자기 할말만 하는 것 같이 그냥 두서없는 말을 말하는 것 같네요.
-커리큘럼은 싫어요. 신경계를 망가뜨릴 때마다... -스스로를 망치는 것 같았는걸요. 음. 틀린 말은 아니에요. 신경계를 배양한 유전자 기반은 자기자신이거든요. -그리고.. 나쁜 짓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저를 싫어하는 분도 계시고.. 제가.. 말한 것들을 약간은 믿어주고, 연락을 할 수 있게 준 분도 계시는데요.. -저는 조금 혼란스러워져서요... -가치에 관해서 저는 항상 잘 쓰이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복잡할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지요.. 감정이 애매해지는 기분인가 봅니다. 들쑥날쑥한 듯하다가 결국 깊이 끌려내려가서.
"....다들 다 그렇죠.... 밑바닥은 다를 바가 없죠.." "그냥... 딱히 의지는 없어요.. 살고는 있지만." 훅 꺼지듯이 달관과도 닮았지만 본질은 체념과 우울의 목소리가 작게 흘러나옵니다.
>>606 신입인 승엽주에게 대충 이야기를 하자면... 인첨공에서 나온 '알콜은 없고 그저 취한 기분만 느껴지는 술'을 마신 후에 그야말로 취한 상태에서 '수위에 걸리지 않는 선 안에서' 캐릭터에게 그냥 이것저것 막 내뱉는 그런 이벤트랍니다. 겉으로는 말하지 않는 속마음을 토해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번에 할때도 온갖 명장면들이 나왔었죠. (사람들을 들고 다니는 이경이라던가)(옆눈)
>>600 마무리 되었구나, 모두 끝났구나. 그 사실을 깨달은 태오는 당신의 품에 안긴 혜우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조금 더 멀리 시선을 두어 두 사람을 눈에 담았다. 부원들의 반응도 하나씩 살피던 태오는 가만히 노이즈로 얼굴을 가렸다. 새로운 안식처가 생기고, 그 안식처를 붙들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구나. 그리하면 되었다. 달렸던 것에 의미는 없었고, 곁에 남지 않아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태오는 발을 옮겼다. 제각기 돌아가려는 사람들을 등지고 폐공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더니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반대편으로 나가면서도 고개를 기울였다.
>>637 >>646 인첨공에서 술을 못 먹지만 그래도 취한 기분은 느끼고 싶어! 라는 이들을 위해서 만든 그냥 취한 기분만 느끼게 하는 음료랍니다. 놀랍게도 현실에서도 만들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그러면... 술버릇 안 나온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그 부분은 자유니까요! 그냥 알딸딸한 기분만 느낀다로 설정해도 될 것 같아요!
한 가지, 혜우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붉은 눈의 남성 또한 테이블로 중지를 두드렸다는 것. 두 사람은 박자까지 비슷했다. 그렇지만 한결은 툭, 툭, 소리를 내는 것도 멈추고 생각을 멈추고 이 순간을 기다리듯 그저 커피를 음미했다. 깔끔하다. 혜우가 파르페를 싹싹 해치울 때까지 한결은 인내했고, 이내 대답을 듣자 미소를 지었다. 어딘가 쓴 미소였고,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이기도 했으며, 한 방 먹은 것 같기도 했다.
"……."
한결은 입술을 달싹이며 펜을 들었다. 입술 모양은 혜우가 읽기 어려울 정도로 뭉그러졌으나 절대 좋은 뜻은 아니었을 테다. 순진한 얼굴로 욕을 짓씹었을 확률은 적겠다만. 그리고 혜우의 의도 다분한 언사에 글씨를 휘갈겼다.
[각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요. 태오 학생의 의사가 중요하죠. 학생이 만족한다면 당연히 내려놓는게 맞는 거고.]
한결은 꾹 입을 다물더니 착잡한 듯 후, 하고 숨을 내쉰 뒤 무언가를 추가로 적어내렸다.
[혜우 학생이 본 그 남성분과 저는 형제예요. 인첨공에서 서로 뜻이 달라 절연했지만요.]
한결은 고개를 들었다. 유순하게 미소짓던 표정을 지우기가 무섭게 얼굴에서 그 남성의 모습이 연상될 정도로 두 사람은 제법 닮아있었다.
[이런 우연이 다 있을까 싶지만요.] 태오는 눈을 굴렸다. 그리고 누군가의 손을 콱 붙잡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리라가 수경이 기숙사를 퇴소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이번 학기에도 기숙사에 입주해 있던 댄스부나.. 그런 이들로부터 얻은 정보였을지도 모릅니다.
아 그러고보니 밑층에 살고 있던 저지먼트..였나? 그 모호한 느낌의 그 애 기숙사 이번 학기에는 안 들어왔대. 같은 말을 들었다면 그것에 대해 호기심을 지니게 되었을까요..? 알기로는 기숙사를 나가면 마땅히 지낼 만한 곳은 없을 것 같은 인맥이니까요.. 연지 연구소에서 구해준다. 라는 가능성이 있어 혹시 모르지만. 그건 가능성일 뿐이니까요. 직접 듣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수경을 만나기는 조금 어려워진 편이었습니다. 말수도 줄었을 뿐더러, 냉랭한 인상과 쥐죽은 듯이 조용해지는 것은 더해졌고. 텔레포터인 탓인지. 문을 통하지않고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만큼 어디로 가는지 알기도 어려워졌는데... 학교 밖에서 보이는 일도 드물어졌지요... 그래서 부실에 같이 남아있게 된 기회는 꽤 좋았을지도요?
"....." 오늘도 간단한 인사와 함께 묵묵히 업무를 처리하고 나서 사라질지도 모르니. 그 이전에 붙잡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 리라 언니. 그거 알아요? 기숙사 제 바로 아랫층 방에 1학년 저지먼트 살았던 거? 이름이 수경이었나... 아무튼, 그 애 이번 학기에는 배정 등록 안 했대요. 2학기 되고 친구들이랑 같이 요리한 거 나눠주려고 갔는데 없더라고요. 아쉬워~ 분위기도 모델 같고 해서 좀 친해지고 싶었는데! 언니도 저지먼트니까 만나면 안부 좀 전해주시면 안 돼요? 네?
저지먼트 동료의 근황을 댄스부 연습 시간 사담을 나누다가 듣게 될 확률은 얼마일까. 리라는 후배의 말을 곱씹으며 연습을 마치고 저지먼트 부실로 향했다. 김수경. 최근 유독 만나기가 어려워진 후배. 텔레포터라는 특성상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경로가 겹치지 않는 건 이상하지도 않은 일이지만, 교내에서도 교외에서도 유독 보이지 않는 건 기이했다. 인첨공이 넓어봤자 한정된 공간. 우연히 마주치는 일이 드문 것도 아닌데 마지막으로 세 사람과 얼굴 맞댄 이후로 그런 경우가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물론 혜우의 일, 그리고 카페 근무 때는 만날 수 있었지만... 대화할 일은 글쎄.
"수경 후배님~"
그런 생각을 하다가 자동문이 열리면 익숙한 실루엣이 보인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물론 이 경우에는 내가 온 거지만... 어쨌거나 생각하던 와중 당사자를 마주치게 되니 신기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항상 그랬듯이 살가운 목소리가 수경을 향한다.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어째 오랜만인 것 같다, 그쵸. 일하고 있었어요? 많이 바빠요?"
성큼성큼 걸음 옮겨 소파로 향한 리라는 먼저 자리를 잡더니 이내 제 옆자리를 툭툭 두드렸다.
자동문이 열리자 잠깐 바라보고 나서 묵례를 하고는 정리하던 것을 정리하려 합니다.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고 다른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가오는 것에 조금 흠칫하네요.
"안녕하세요..리라 선배님. 바쁜 건 아니긴 해요." 업무 마무리 다 하고 바로 하교하려고 했거든요. 라는 말을 하면서 전해줄 이야기라는 말을 듣자...
"제게...요?" 라는 의문을 담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합니다. 가까이에서 마주한 수경의 얼굴은 어딘가 내려놓은 것 같은 처연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장갑도 끼고 있고.. 초커도 있네요. 물론 수경은 홀스터를 많이 끼는 편이라서(텔레포트를 시킬 물건을 지니는 편이니까) 초커도 있을 법하지만 새로 생긴 초커라면 낯설수도 있겠습니다.
평상시 수경의 인상이나 언동이 격렬함과는 거리가 있는 만큼 잔잔한 분위기가 감도는 게 색다른 일은 아니었으나, 그게 단순히 잔잔하고나 고요한 게 아닌 어딘가 체념한 것 같은 느낌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의외라면 의외인 사실이지만, 리라 또한 그런 얼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바쁜 거 아니라서 다행이다! 그럼 잠깐 앉을래요? 어디 보자... 물 좀 줄까요? 차 괜찮으면 차 마셔도 좋고. 마침 가을이니까~"
부실에 차가 어떤 게 있더라. 한번 더 소파를 두드린 후 근처의 정수기로 다가간 리라는 종이컵을 두 개 꺼낸 뒤 온수와 냉수를 적절히 섞는다. 수경이 차를 원했다면 둥굴레차 티백이 담긴 종이컵이, 그렇지 않았다면 일반적인 물이 건네졌을 것이다.
"다른 게 아니라, 저희 댄스부 후배가 수경 후배님한테 안부 좀 전해달라고 했었거든요. 원래 수경 후배님 기숙사 방 아랫층에 살았대요. 친해지고 싶었는데 2학기 들어서 기숙사 방을 빼는 바람에 못 그랬다고. 얼굴 보면 자기 얘기 좀 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가만히 말을 건네던 중, 시선은 수경의 목에 있는 초커에 꽂힌다. 사실 초커라는 건 이상할 게 없는 물건이다. 그도 몇번이나 해 봤던 장신구일 뿐이니까. 그러나 리라의 주변인들에게 초커라는 건, 특히 갑자기 생긴 초커라는 건.
체념하게된 원인은 크게 있지만. 그것을 토해내기엔 수경은 말하기가 두려웠을 것이고... 동시에 그런 말을 해도 달라질것은 없고... 그러한 자존감의 밑바닥 처박힘이 있었겠지요. 그저 눈을 내리깔고 있지만 리라가 조금 더 바라본다면 체념한 기색을 지우려 애쓰는 것 같아보입니다.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려는 것처럼요.
"그런.. 말이었군요."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라고 말을 하며 둥굴레차 대신 받은 물을 홀짝입니다. 차를 사양한 것은 차를 마시게 되면 어느정도 함의를 말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일까요? 둥굴레차는 그들이 자신에게 줄 것이니까요. 그래서 받았다면 이건.. 둥굴레차네요. 라고 말하고는 조금 더 체념할것이기에 사양한 것은 수경이 택한 것 중에서는 좋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친해진다...는 건 조금 낯선 것 같아요." "알아두기는 해도요?"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짓기는 하지만. 어딘가 꾸며낸 듯한 말이라던가.. 같은 뉘앙스가 느껴질 것 같습니다. 이러이러한 상황대처법에 나올 법한 말이죠.
"..받은 거에요. 그게.. 능력적으로 안정적인 에너지를..." 목걸이. 그러니까 초커에 관심을 가지가 좀 움츠러드는 듯한 기색이 느껴집니다. 능력.. 관련해서요.. 라는 말을 하는 수경이네요. 그리고는...조금 헐렁해서 목의 무언가를 가리려는 목적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그 초커를 옷깃을 조금 올리면 가리려 시도합니다. 예쁘게 꾸며놓기는 했지만 결국 그것은... 제한시켜놓은 것이나 다름없지 않던가.
찡긋. 부드러운 윙크를 눈에 담으면서 은우는 지금 막 나가는 이들을 배웅하면서 허리를 살며시 굽혔다. 붉은색 나비넥타이가 달려있는 검은색 집사복은 여전히 적응이 가지 않았다. 과거에 있었던 집사나 메이드들은 어떻게 저런 제복을 입고 하루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인지. 물론 자신도 큰 행사가 있으면 정장을 입고 다니긴 하지만, 이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기에, 과거의 사람들에게 저도 모르게 존경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주머니에서 녹색 손수건을 꺼낸 후에 자신의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그는 손님들이 더 들어오지 않고, 조금은 한가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겨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자신의 어깨를 괜히 손으로 가볍게 내려치면서 천천히 걸어가는 도중, 청윤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안녕. 하하. 고생이 많네. 많이 힘들어? 이해해. 쉬운 일은 아니니까."
당장 자신만 해도 여러모로 피곤함이 쌓이는데 그 아래의 후배들은 오죽할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에 편하게 있어도 된다는 듯, 그는 청윤에게 가볍게 제스쳐를 취했다. 상당히 지친 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은우는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머지 않아 끝이지. 이제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거야. 외부인들은 하나둘 집으로 돌아갈테니 말이야.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내. 바쁜 것은 이제 점점 줄어들테니까. 지금처럼 손님이 들어오지 않을 때는 슬쩍 구석에 가서 쉬어도 되니까. 그 정도는 봐줄게."
사람은 하루종일 일을 할 수 없었다. 애초에 지금 이건 동아리 카페 같은 것이었으니, 굳이 깐깐하게 잡을 생각은 은우에겐 없었다. 이어 그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내년부턴 네가 이런 것을 주도하고 기획하고 이끌어야하니까 그건 알아두고. 뭐... 정확히는 늦가을부터는 너에게 인수인계를 할 예정이지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괜찮으니까 얼마든지 물어봐. 차기 부장님."
나는 한결의 입술이 달싹이는 걸 보았다. 아쉽지만 독순술을 마스터한게 아니라 무슨 말인지는 몰랐다. 그러나 누구에게 어떤 의도로 한 말일지는 혼자만의 추측을 해볼 수는 있었다.
내 예상대로라면, 그건 몹시 흥미로운 전개가 될 터였다.
주문한 푸딩이 오기 전에, 테이블에 턱을 괴고 한결의 메모장을 응시했다. 느긋히 시선으로 펜이 써가는 글자를 바라보다가 의외라면 의외고, 어느 정도 감은 잡고 있던 예상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새삼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뜨고 벙찐 표정을 지으며 한결을 마주봤다.
"세상에, 그러셨구나..."
히죽, 웃는 얼굴로 바뀌는 것도 한순간이었지만.
"형제이기 때문에 필연이란 생각이 드는 걸요. 저는."
그러나 웃음 소리는 없었다. 나는 솟아오르는 흥미를 감추지 않으며 말했다.
"그래서, 연적이 형님임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도 태오와 매우 가까운 사이임을 알았는데,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정말로, 태오가 그 분이 더 마음에 든다고 하면, 내려놓을 수 있겠어요?"
이 심연을 요동치게 하기에, 어떤 말이 적절할까...
"솔직해지자구요. 자, 상상 한 번 해보세요. 당신에게 손을 내어주며 약간의 미소를 보여주긴 하지만, 그 분에겐 먼저 다가가 무릎에 앉고, 이마를 맞대고, 서로 거리낌 없이 시선을 맞대주며, 오늘 저녁 집으로 오시라 속삭이는 태오를. 그리고 흔쾌히 수락하는 그 분을."
내가 속을 읽을 수 없다면 내가 휘저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게 하면 돼.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심상을.
"태오가 그리 행동하고 말하고 바라보는 사람이 당신 형님이시라는 것을 알고도, 정녕 놓을 수 있나요? 놓아버린다면, 그나마 내밀어주던 손도, 그 미소마저도, 사라질 지 모르는데?"
전부 그 형님이 가져가실 건데도?
소곤거림이 끝나고 푸딩이 나왔다. 나는 언제 무슨 말 했냐는 듯 태연히 푸딩에 스푼을 푹 찔러넣었다. 진한 푸딩의 맛이 혀 위에 뭉그러져 삼키지 않아도 목으로 흘러들었다.
"노란 트윈테일.." 고개를 끄덕여 기억하려고 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까? 그야. 수경은 새로운 관계를 두려워하면서도 조금은 기대할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기대는 무너질 것을 외면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네 연구소에서 받았어요" "특수한.. 장치에요." 돕는다. 가 타인이라면 틀린 말은 아니다. 제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이지요? 수경은 슬쩍 가려놓고는 잠깐 옷깃을 매만지다가 오늘 알았다는 것에
"그럴 수 있어요.. 여름즈음에.. 자취할 곳을 찾아보려고.. 좀 돌아다녔긴 하거든요." 별로 좋은 데는 없었긴 하지만.. 그래도 구해서 나오게 되었다고 하는 수경입니다.
"아.. 그건" "자취..하게 되었어요." "룸메이트는 있기는 한데.. 같은 대분류라서요."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어딘가. 준비한 것 같은 대답이네요. 같은 대분류. 맞지.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텔리포트 계열을 생각하는 만큼 잘 마주하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도록.. 교묘하게 유도하려는 것이다.
"집들이.. 같은 것도 생각해본 적 있는데. 기회는 없었네요." 수경이 집들이를 혼자서 생각해낼 리가 없는 일이어서 어색한 말이기도 했지만... 누군가에게 언질을 받거나. 룸메이트가 하는 걸 봤다.. 라고도 할 수 있는. 아직은 애매한 선을 지키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참 한결같은 후배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저도 모르게 웃음소리를 작게 내뱉었다. 자신도 모르게 저렇게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생각 이상으로 볶음밥을 좋아하는 것은 분명해보였다. 저렇게 한결같이 좋아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참으로 순수해보이기도 하고, 부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의 입가의 미소는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해해. 나도 작년에는 그랬으니까. 레벨이 레벨이라서, 대체로 그렇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기야 했지만, 그래도 직접 마주하게 되니까 느낌이 또 다르긴 하더라. 하지만 실감이 안 나도 그게 현실이야. 작년에 내가 받았듯이, 나도 너에게 주는 거니까."
작년 이맘쯤, 자신은 어떤 기분이었더라. 지금 와서 생각하려고 해도 이거다! 하고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여러모로 복잡한 심경이 많았으니까. 좋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하지만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자신이 잘할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에 또 사로잡히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또 기쁘고. 아마 제 눈앞의 후배도 비슷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부원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간 후에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에게도 근처에 앉으라는 듯, 살며시 손짓했다.
"이미 부원들 사이에선 차기부장님 하고 불리지 않아? 아직 그 단계는 아닌가? 아무튼 왜 한양이를 정했냐고 묻는거지? 뭐, 이유야 여러가지 있긴 한데 마음이 잘 맞았고, 일도 잘했고, 내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애였으니까."
참으로 이런저런 이유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믿음직하고, 자신이 없을 때 부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하며 은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니까... 네가 믿을 수 있고, 네가 없을때 부장 대리로서 일을 잘할 것 같고 네가 정말로 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런 이에게 맡기면 되지 않을까?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솔직히 처음에는 다 서툴러서 비슷할거야. 결국엔 너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이를 고르는 것을 추천할게."
나에게 있어서 한양이처럼.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다시 작은 웃음소리를 흘려보냈다.
"그건 그렇고 많이 컸네. 청윤이. 작년에 이리저리 데리고 다닌다고 교육시킨 것이 어제 일 같은데 말이야. 내년 성하제 때 슬쩍 여기에 와서 잘하는지 봐야겠네."
" 천연이면 뭐라고 하기에도 불편하지. 천성이 나쁘다면 바로 조져버리는 건ㄷ..아니.. 바로 퇴부부터 알아봤을 텐데.. "
3학구와 4학구를 구한 집단에 고레벨자로 넘쳐나는 일종의 무력집단(?)인 저지먼트. 종종 부원들의 사고들로 내부는 개판인 집단으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진짜 이런 사람들 보면 붙잡아서 명확하게 알려주고 싶단 말이지.
이미 개판을 넘어섰다고.
" 안 돼. 이건 후배님들의 유능함이랑 상관이 없어. 진짜로 실행하면 은우가 호텔까지 나 잡으러 올지도 몰라. "
묘하게 느껴지는 살기.. 제로세븐에게 은우의 능력과 똑같은(하지만 열화버전) 능력으로 맞아봐서 그런가.. 등골이 오싹해지기 시작했다.
" .... 지금까지 나를 어떻게 봐온 거야?! 물론 엄마는 인스턴트 음식을 최대한 안 먹이려고 했지만.. 그건 아빠가 엄마 몰래 많이 먹여줬단 말이야! 심지어 엄마가 집에 없을 때는 아빠가 게임도 하루종일 하게 해줬어! 그러다가 가끔 아빠가 등짝을 맞기도 하지만.. 여튼 그런 집안이라고!! "
쒸익쒸익.. 저지먼트에서 내 이미지가 어떻게 잡혔길래.. 나 그래도 나름대로 후배님들에게는 굉장히 잘해줬단 말이야(?) ?!
" 나중에 너네들도 한가해질 때 데려올게. 알았어.. 아이디가.. 자, 팔로우 했어. "
정하가 한양의 계정을 본다면 팔로워와 팔로잉의 숫자가 일치하는, 30명 내외의 프사가 없는 비공개 계정이 한양임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정하가 팔로우를 해서, 한양이 팔로우를 수락하면 주로 강아지들의 사진이나 도시,바다,하늘 등의 풍경사진들이 주로 이루어진 피드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본인의 셀카사진이 있긴 있는데, 완전히 기본카메라를 썼으며 셀카도 엄청 못 찍는다는 걸 알 수 있겠지.
" 그래. 다시 오자. 계산은 은우가 하겠지. "
라고는 했지만 은우가 조만간에 회식을 하면 한양이에게도 계산을 하라고 하지 않을까. 왜냐면 한양은 은우 만큼은 아니어도 경제적으로 엄청 풍족한 상태가 됐으니깐 말이야. 사실 안 내면 짠돌이긴 하지.
한우 불고기 피자를 먹어보는데.. 얼핏 보면 치즈와 불고기의 조합이 되게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같이 토핑으로 올려진 파프리카가 기름기를 덜 느끼게 해줘서, 육향과 치즈의 고소함을 온전히 느끼며 먹을 수 있었다. 한양은 그렇게 먹고나서, 치즈오븐스파게티를 한 포크 말아서 먹어본다. 그 뒤에 정하가 시킨 스파클링을 마시고나서 잠시 망설임에 빠지기 시작했다.
흠냐 겨우 접속했지만 일상 구하기엔 너무 시간이 늦었기도 하고 일찍 자야 하는 관계로 인사만 하고 가본다.... 다들 좋은 밤 되라구~><
은우 고모부 사진이라..... 생각나는 아이디어가 있으니 조만간 일상이나 훈련 등에서 녹여내볼까나!
아무튼 다들 쫀밤~
(지나간 잡담에 대한 (캐릭터 이야기 위주의) 답장, 스레 내/외적으로 바쁘거나 이을말이 생각이 안나거나 기력이 딸리는 등 기타 사정이 있거든 대답 불필요!)
situplay>1597044469>309 동월주 오호 나도 비슷하게 생각했어! 흔들다리 효과라던가, 어디서 들은, 결혼을 허락했더니 더 사기가 오른 고대 어딘가의 군대라거나...(어딘진 까먹었어 ㅋㅋㅋ) 꽤 까다롭지 ㅋㅋㅋㅋ 성적 지향, 로맨틱 지향 서로 잘 맞아야 하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건강하거나 건강하기 위한 노력을 의식적으로 하는 건강 지망생이어야 하지(인첨공에 사는 이상 이게 제일 까다로운 조건일 듯 ㅋㅋㅋㅋ), 대화, 생각하는 거, 티키타카, 장난 수위도 잘 맞아야 하지, 거기에 새봄이(140cm)를 연애상대로 고려는 할 수 있어야 하니ㅋㅋㅋ 나타난다면 유니콘 아닐까><
situplay>1597044469>627 서연주
서연이 되게 솔직하다... 뭔가 듬직한 선배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겁나거나 마음 약해졌던 부분에 대해서 숨기지 않는 거, 오히려 건강하고 좋은 것 같아 ㅋㅋㅋ 그리고 쭉 보면 회복탄력성도 꽤 좋아보이구! 새봄이도 혼자 안 다닌 거 잘 하셨다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은 다하고 우리가 못하는 거에는 죄책감 부담감 안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다가, 편의점 토픽에는
[역시 서형이었구나!] [저 보고서 제출하러 왔다가 덕분에 당 충전하고 있어요 히히] [엄청 플렉스 하셨던데] [덕분에 기운 내서 학교 가요 고마워요 서형!]
할 것 같아 ㅋㅋㅋ />>96에 대해서 아, 그러게? 흠... 상황은 웃긴데 서연이 그날 일당이 날아간다거나 하면 파급력이 클거같아서 좀 고민했는데, 이후에 새봄이의 상상요리 초능력 차력쇼로 평소? 만큼은 매상이 나왔다는 결말로 메데타시 메데타시... 했다고 하면 어떨까!
"그렇구나. 목걸이가 능력 컨트롤용이라니까 신기하네... 왜, 우리가 보통 보는 초능력 컨트롤 장치라는 건 캐퍼시티 다운이나 패러사이트 같은 거였잖아요."
사실 그게 보통은 아니지만, 적어도 리라가 여태껏 본 것들은 그랬다. 머리를 쪼갤 듯한 고통을 주거나 마비를 일으키고 숨을 멎게 만들거나 뭐 그런 것들. 연지 연구소에서 담당 학생에게 그런 걸 줄 리는 없을테니 저건 보다 온건하거나 아예 반대로 연산을 돕는 장치에 가깝겠지만.
"아! 자취하는구나~ 룸메이트도 있어요? 누구? 친구? 집들이 재밌겠다."
그나저나 잘 지내는 것 같네. 적어도 지금까지 들은 바로는 그렇다. 물컵의 바닥이 마르자 리라는 종이컵의 모서리를 송곳니로 살짝 내리눌렀다. 근데 왜 이런 느낌이 들지?
"나름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요즘 얼굴 마주칠 일도 적었고, 전에는 만날 때마다 그런 일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솔직히 좀 걱정했어요."
걱정하다 뿐인가. 케이스의 말로 인해 인첨공의 연구소들까지 뒤적이고 있는데. 리라의 시선이 천천히 수경을 향한다. 눈동자와 눈동자가 마주치게끔.
"......별 일 없죠? 기자라던가... 억지로 뭘 해야 한다던가 하는 거."
카페에서 이상한 약물을 먹고 쓰러지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장본인이 전달했던 이야기도. 그걸 수경에게 말해도 될지는 미지수이니 입 열지 않지만.
그것까지는 조금 힘들 것 같네요. 사실 몸이 아니라 뇌에 삽입하면 어떻게든 되기야 하겠지만, 당연히 위험도도 상당히 높고 잘못되면 죽을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기본적으로 능력은 모두 머릿속의 연산으로 이뤄지는 것이기도 한만큼... 몸에 넣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고, 뇌에 직접 삽입해야만 될까 말까의 느낌이에요!
"..." "신기..하죠. 이것을 받고 나서..비교적 안정적이 되었어요" 수경이 말하는 안정이 능력의 안정이 아니라. 수경의 행적에 대한 안정적인 통제라는 점이 오해하기 쉽도록 구사하는 언어란. 하지만 조금 별로라는 티가 아주 약간은 흘러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캐퍼시티 다운이나 패러사이트라는 말을 듣고는 어색하게 웃어보입니다. 이 초커는 캐퍼시티 다운은 아니지만. 굳이 줄 필요 없는 고통을 수반하고, 적절히 꾸며졌지만 케이스가 하고 다니는 초커랑 어딘가 비슷한 느낌도 들 수 있겠지요.
"있기는 해요. 데면데면하려 하지만요" 필요에 의한 동거관계. 그조차 아닌 감금 중에 한두번정도 바깥의 이들을 데려와서 여기다라고 거짓을 만들가 위한 것.
별 일 없냐는 물음과 억지로 해야한다는 것에 그럴 리가요.. 라고 말을 합니다. 진심이긴 합니다. 그래야 한다고 스스로가 납득했고, 구함받을 수 없다고.. 바래선 안된다고 체념한 것이기에 억지로가 아니게 되어버렸을 뿐.
"....케이스랑은.. 잘 지낸다에 가까워요.. 아마도요" 만나는 걸 넘어서서 케이스가 감시에 가까운 일을 수행하고 있겠지만, 부실에 대놓고 들어오는 일은 못합니다. 그건 다행일지도 몰라요. 화장품 가게에 가서 마스크팩 같은것도 샀다고 말을 하려 하지만. 약간 화제를 돌리려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리라랑 계속 같이 마주하다보면 분명 그때 팔찌를 쓰지 않았다라던가 태진에게 넘겨줬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서였을까요?
형은 늘 그랬지. 한결은 생각했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기억하던 형은 하고자 하는 것에는 막힘이 없이 일을 추진하는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었고, 가지고 싶던 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얻어내는 끈기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겠지. 하지만 이 이후로는 어려울 것이다. 자신에게 늘 양보해주려 했던 형에게 다시 돌려주려 애를 쓰던 한결이었으나 이번에는 돌려주려 애쓸 생각이라곤 한 톨도 없었다. 태오 학생은 절대, 위험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좋은 것만 보고, 편안하게 살아야 할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필연이요?] 이번에는 양보할 생각이 없다. 더는 상처받지 않게. 한결의 눈이 천천히 가라앉는다. 형이 연적이며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왜 그걸 고민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마음에 든다고 한다면 놓아주겠지만, 그 아이가 마음에 든다 할까? 한결은 펜을 내려놓는다. 다시 쥘 생각 없다는 듯 손을 고이 모으며, 눈을 정확히 마주했다. 무릎에 앉고, 이마를 맞대고, 시선을, 밀회를 약조하는 태오를 가상의 망막에 담았고. 그 말을 속삭이는 너를 현실의 망막에 담았다. - 그 말은 정말… 위험하네요. 그렇게 현혹하며 나를 시험하는 네가, 태오를 그렇게 현혹할 네가, 나의 형에게도 비슷하게 말하고 말 것 같은 네가, 태오를 자꾸만 흔드는 네가 있는, 인첨공의 사건에 휘말리며 언제고 정신의 벽을 무너뜨리며 끝없이 태오에게 고통을 줄 저지먼트가, 그리고 그런 틈을 타 파고들며 지금처럼 손아귀에 놓고 내 학생을 아무렇게나 굴리며 그것을 애정이라 속삭이는 나의 형이. - 형제끼리는…… 싸우는 게 아닌걸요. 물론 형에게, 그렇게 한다면 질투는 나겠죠. 하지만 형에게 갈 일은 없을 것 같아요. 형도 저를 이해할 거고요. 전부 위험해서 큰일이네. 정말 큰일이야, 하지만 형제끼리는 싸우는 게 아니지. 한결은 눈을 곱게 접었다. 저것과 태오를 떼어놓을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그리고 선하게 미소 지었다.
한 시간이 지나도, 두 시간이 지나도. 한결은 잠자코 기다리다 태오와의 개인 톡방에서 1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성하제를 마무리하는 저지먼트에게 양해를 구하고 물어보니 '태오는 오늘 몸이 좋지 않다며 먼저 갔다'고 답했다. 한결은 핸드폰을 다시금 내려다봤다.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기는 꺼져있다. 하지만 태오는 늘 그랬다. 피곤하면 연락을 다 차단해버리고 혼자 잠들었다 깨어나 연락을 확인하곤 했다. 언제나 사라질 것을 예비하는 사람처럼, 홀연히 누군가의 연락 속에서 사라지는 행위를 익숙하게 행했다. 오늘은 더 그럴 것이다. 평소보다 더 긴장했을 것이고, 더 몸을 움직였을 테니까.
"……."
……잠깐, 익숙하게? 한결은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야, 불현듯 태오가 최근 미소 짓던 표정을 떠올렸다. 동시에 머리의 피가 싹 식는 것을 느꼈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던 행동, 주변을 정리하듯 자꾸만 어질러진 책상을 정리하던 손길, 커리큘럼 중 물어보았던 행복……. 행복. 아, 내가 왜 몰랐지. 급히 연락을 했으나 태오의 핸드폰은 여전히 꺼져있었고, 한결은 급한 대로 주변에 문자를 넣었다. 그중에는 자신의 형, 서휘도 있었다.
태오는 바닥에 온전히 발을 붙였다. 한결 선생님은 내가 여기에 있음을 온전히 느껴보라 했고, 편안해지길 바란다 했지만 단 한순간도 편하다 느낀 적 없다. 바깥에서는 나를 악인으로 보고, 스트레인지에서는 독립한 나를 바깥 것으로 보아 어디에도 속할 수 없으니, 발이 닿아있다는 걸 느낄 때마다 이 발을 죄 잘라버리고 싶었다. 이 바깥에 나왔을 때는, 무언가 하고 싶었다. 필히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자격은 주어지지 않고, 매사 미적지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네가 온전히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절대 자신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였기 때문이요, 간신히 얻어낸 평범한 삶을 맛이라도 보고 싶었기에 참아왔다. 지난 1년, 비록 미처 치우지 못한 가시와 깨진 유리로 점철되었어도 마음만큼은 편한 삶을 살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평범을 탐내면 이 도시에서는 벌을 받았다. 이 도시는 보통의 인간들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내포하는 것을 탐낼 수 없고, 운명을 뒤집을 수 없는 곳이었다. 나는 나로 존재할 수 없고, 이 세상에서 내가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게 만들며, 이런 평온한 날이 지나면 다시금 몇 번이고 나를 시험할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시험 속에서 괴리감을 느낀다. 정의감에 불타며 제각기 막아세우는 타인과 달리 나는 적대하는 대상에 공감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겉으로는 내 주변과 동조하며, 속으로는 이곳에 섞일 수 없음을 깨달을 뿐이다. 그것을 편하다 느끼려면 내가 나 자신을, 사슬에 얽매여 눈 뜰 날을 기다리는 나를 인정하는 수밖에 없으나, 차마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하게 된다면 모든 것이 바뀐다!
나를 미워하는 작자들은 겉으로도 나를 증오하나 속으로도 증오하기 마련이다. 남들은 하나만 들어도 충분한 것을 나는 수도 없이, 때로는 이유와 갈피를 찾지 못하는 증오까지 기꺼이 받아들이며 하나의 당연한 것이라 여겼으나 인정하게 된다면 나는 규정짓던 모든 것에서 벗어난다. 당연한 것이라 여기되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만들 성정임을 난 안다. 내 그 이후를 감당할 수 있을까? 얽매였던 나는 그것이 몹시도 두려웠다. 해방되는 순간 몰아칠 감정으로 얻어내고, 동시에 잃어버릴 것과, 언젠가 치를 대가! 세상은 모든 것에서 대가를 요구하니, 내 해방의 대가로 내가 바라는 것을 쥘 수 없을까 두려웠으며, 이기심으로 점철된 욕망이 깨져버릴까 두려웠기에. 그렇게 남았던 모든 것이 다 떠나고, 빼앗기고, 끝내 가장 바라지 않는 일이 벌어지겠지. 그렇지만.
나는 이미 미움받지 아니하였던가? 이미 빼앗기고, 떠나지 않았던가?
이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사실이다. 난 널 미워하지 아니하나 너희는 나를 미워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떠날 것이다. 내 삶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내 바란 것은 아주 사소했으나 그마저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세상은 이미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끔 했고, 포기한다 소리쳐도 멈추지 않았다. 또한 내가 말하는 '너희'는 결국 타인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길을 가고 각자의 삶을 살아갈 타인. 그렇게 내 두려움은 늘 인정과 부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건만, 세상은 나를 자꾸만 밀어댄다. 세상이 바라는 나는 결국 대가를 치르게 만들, 그렇게 태어난, 실로 독악하며 잔악한 존재이지 아니한가. 그렇지 않으면 대체 난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존재하는 것인가? 존재하되 존재하지 아니하는 것? 아니면 존재했던 것? 애초에 내 존재는 무엇인가? 넋과 혼, 백, 이 모든 것을 담은 쪽배는 어디에 있고 너울에 따라 안배할 섬은 또 어디인가. 나의 섬은 해저에 있는가, 지상에 있는가, 창공에 있는가, 나의 시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알면서도 부정하는 것인가, 혹은 부정하기 때문에 잊은 것인가, 누군가 부정하여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아, 바람결이 느껴진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뺨을 스친다. 속내가 거창한 것 같지만 오늘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진 않았다. 이렇게 마음먹은 것도 그냥 어제 영감이 떠올랐고, 완벽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음먹은 김에 만들기로 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내일도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게 겁이 난다면 차라리 이해라도 됐을 텐데, 놀라울 만큼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 이상할 정도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작품을 만들지 못했던 순간을 후회하고, 울고, 두려워하는 등 각종 반응을 보일 줄 알았는데 외려 일상적인 생각이 오갔다. 연구원들이 약을 먹여가며 길들여도 사라지지 않던 망상 속의 친구, 이따금 보고 싶던 나의 신데렐라, 이름 모를 후배가 성하제 공연에서 팬이 됐다며 준 초콜릿, 확인하지 않은 레이브의 의뢰 메시지, 오빠, 하고 부르며 품에 안기는 피 섞이지 않은 동생……. 모두 마주하고, 먹고, 보고, 안을 수 있을 것 같이 한치의 후회도 남지 않는다.
이 이후는 도박이다. 에어버스터 앞에서 그러하였듯 새로운 도박을 할 뿐이다. 인간으로 남을 수 있거나, 나를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그간 도박장에서 일하며 본 사람들이 염불처럼 외우던 행운의 신을 믿지는 않지만, 오늘은 믿어보고자 했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바람결이 등을 떠밀듯 넘실거린다. 태오는 태우던 담배를 바닥에 휙 던져버리더니, 마지막 연기를 뱉으며 허리를 숙였다. 오늘따라 공기가 차갑지만 주머니에 쑤셔 넣은 손만큼은 따스했다. 마지막 걸음, 나는 승천할 것이다. ─ ……해!! ─ 환자분 심장 다시 뜁니다!! ─ 계속해!! 계속!! 연 간호사, 영락에 연락해서 파나케이아 불러달라 해, 응급 환자라고, 도움 필요하다 해!! ─ 괘, 괜찮을까요? ─ 으깨지고 심장 멎은 애 장비 다 동원해서 겨우 살려놨더니 지금 괜찮겠냔 소리가 나와?! 뭐든 좋으니까 연락이나 해!! 데 마레에 연락은 했어?! ─ 해, 해, 했습니다!! 담당 연구원분이 오신다고 했어요!! ─ 환자분, 버틸 수 있어요, 환자분!! ─ 태오야!! 조금만 더 버텨라, 제발, 조금만 버텨!!
눈을 떴을 땐 병원이었다. 인첨공의 의료 기술은 바닥에 떨어져도 한 번에 죽지 못해 고통에 몸부림치다 병원에 이송되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끝내 숨진 이든과 달리 주차된 호버 택시 위로 떨어진 태오를 사지에서 강제로 끌어올릴 수 있을 만큼 성장했고, 차체가 아무리 흡수한들 충격으로 몸이 으스러지고 잔해에 신체 일부가 꿰뚫렸던 탓에 치미는 고통은 혼미한 정신 속에서도 이 순간이 꿈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했다. 환자, 심장, 의식……. 각종 알기 어려운 의학용어와 함께 다급한 목소리가 뇌에 정확히 꽂히듯 울린다. 의료진 여럿이 자신을 둘러싼 것이 느껴진다. 태오는 애써 시선을 굴려 자신의 손을 보았다. 흐렸으나, 필히 흉했다. 피범벅이 된 손. 미소 짓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이 손이 나의 삶을 점지했다. "환자분, 학생!! 학생!!" "피가, 피가 안 멎어요……!!" "아, 아…… 제발, 제발!! 안 된다 태오야……! 희야랑 혜우는 어쩌고 가려고 하냐, 어? 이 녀석아,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힘들겠지만 살아야지 않겠냐, 어? 제발!! 으깨진 거 아저씨가 다 붙였다, 너 아주 멀쩡히 살아나갈 수 있어, 그러니까 너만 정신 똑바로 차리면 돼. 제발, 제발! 뭐가 그리 억울했냐, 응? 풀더라도 여기서 풀자, 외롭게 가들 말고 예서 풀자…." 마치 물감을 덧바른 듯한 내 손과 몸이. 아, 이번 도박은 행운의 신이 함께 했구나. 그래, 끔찍하게도, 여긴 인첨공이었지…….
뉴스 기사에서는 아마 [열등생 죽은 곳에서 죽으려고 드는 거 보니 엘리트 인성 나왔고요] / [이제 1명 줄었으니 나도 더 올라갈 수 있나?] 같은 악질 댓글 뜨지 않으려나 싶지만..(실제로 다갓에서 '좀 더 꼬아서'가 나오긴 했는데 내가 봐도 에바임) 이건 데 마레에서 묻어버리려고 엠바고 걸어버렸을지두😉
걸리적거리지만 벗으면 안된다. 벗을 수 없다고 해도 이상했겠지만, 벗으면 안된다는 말은 그것대로 이상하게 다가온다. 그건 누군가가 이 물건을 벗지 말라고 말해두었다는 뜻일테니까. 그건 왜지. 적어도 지난 계절동안 봐 왔던 수경은 이런 걸 필수 지참해야만 할 정도로 능력 활용이 불안정 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막연하기만 했던 불길함은 종이 위에서 빠르게 실체화 된다.
"......"
리라는 떨리는 손으로 쓰여지는 글자들을 가만히,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런 존재이기에, 괜찮아야만 하는 존재이기에 괜찮아야 한다고. 그럼 결국 괜찮지 않다는 뜻일텐데. 스쳐가는 말들이 있다. 로벨. 암부. 케이스, 안데르, 인터넷에서 본 각종 기사와.
[누가 그래요? 로벨이라는 사람이?]
머릿속이 어지러이 얽히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일까. 리라는 현존하는지도 모르는 이름을 뱉어버리고 말았다.
"수경 후배님. 연지에서 커리큘럼 받는다고 했죠?"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뻗어나간다. 갑작스러운 기숙사 퇴사. 데면데면하다는 룸메이트. 기이할 정도로 찾기 어려운 족적.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의심 갖기 시작하는 순간 끝도 없이 의문스러워지는 것들.
"나는 내 스스로가 그다지 좋은 부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야. 뭔가 올해는 이런저런 일이 많아지고, 괜히 부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 같기도 하고... 이게 참..."
퍼스트클래스로는 훌륭할지도 모르나, 저지먼트 부장으로서는 글쎄. 그것이 은우의 생각이었다. 물론 자신을 비하할 생각은 없었으나 올해는 유난히도 참 별별 일이 다 일어나지 않았던가. 그렇기에 그는 눈앞의 후배는 물론이고 다른 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더 무슨 말을 하진 않았다. 여기서 괜히 그 이상 말을 하면 뭔가 분위기가 상당히 축 가라앉을 것 같았기에.
한편, 그녀가 부부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것 같아 은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마찬가지로 끄덕였다. 과연 누구로 정했을까. 대충 리스트로 떠오르는 이들이 몇 있었다. 그 중에 있을지, 아니면 전혀 생각도 못한 이일지. 동월이일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하며 그는 이내 오른손으로 입을 살며시 가리면서 웃음소리를 또 다시 작게 내뱉었다.
"나처럼 할 필요는 없어. 나는 나고, 너는 너니까. 네 스타일로 가면 된다고 생각해. 그러다가 힘들면 동기들에게 도움도 받고 말이야. 올해 우리 저지먼트의 프레이즈인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다른 이의 힘을 부탁한다. 그리고 나는 남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처럼 말이야. 하하. 내년이 되면 프레이즈가 또 바뀌겠네. 뭐로 바뀔지 세은이에게 슬쩍 물어봐야겠는걸?"
공리주의와 관련된 것이 걸리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나름대로 이런저런 문구를 떠올렸으나, 그 중에 하나가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애초에 그런 것 없이 그대로 갈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올해 프레이즈와 맞춰서 그대로 쭉 갈 수도 있을테고.
"지금은 쉬어. 갑자기 손님들이 막 몰려올 수도 있잖아? 그럴 때를 대비해서 쉴 때는 쉬어야지. 김에 묻는 거긴 하지만..."
이어 그는 가만히 머리카락을 정리하다가 그녀를 바라보며 나름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작년의 분위기 때문에 올해 활동이 힘든 것은 없었어? ...작년의 분위기에 비하면 올해는 상당히 평화주의적으로 갔었잖아. ...그리고, 후배들 중에서는 지금의 내 노선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이도 많으니 말이야. ...물론 나는 내 동기와 이야기를 해서 지금처럼 바꾸긴 했지만, 이전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도 있을테고... 갑자기 평화롭게 가는 분위기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이들도 많을 것 같거든."
굳이 누구라고 특정 이름을 대진 않았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돌 수도 있다는 것은 은우도 알고 있었다. ㅡ물론 이름도 없는 NPC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네가 내년에 어떻게 바꾸더라도 난 딱히 간섭할 생각은 없어. 다시 바꿔달라고 해도 바꿀 마음도 없고. 단지 지금의 넌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뿐이야."
아마 가드들이 입구에서 '비사문천'이란 말 듣고 뭐, 스트레인지 녀석이니까 와도 되겠지만 여기서 싸움 나면 안 되는 거 알고 들어온 건지* 몰라도 깡은 한 번 좋단 눈으로 쳐다볼 것 같구, 잠시 기다리라면서 어르신께 무전으로 사정 설명하고, 들여보낼 적엔 '어르신 이름을 팔아먹다니 간땡이가 부었군.' 이런 쑥덕거림 있을 것 같구. 밈미가 기분 나빠했던 그 안드로이드가 살갑게 다가와서 안내해줄 것 같구~ :3 재잘재잘 떠들면서 "오늘도 운이 좋네요! 오너께서 시찰을 나오셨거든요! 플레이룸으로 안내해드릴게요!" 하겠지😏
* 도박장은 암묵적 중립구역. 상호공생관계를 이룩하는 메폴-스킬아웃이라 소란 피우면 저게 공생을 깨려 한다면서 타 스킬아웃들이 나섬, 스킬아웃끼리 내부에서 싸움이 나면 다른 스킬아웃이 막아세우고, 여차하면 도박장쪽에서 '처리'하는 경우도 있음. 이 점을 이용해서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녀석들에게 일부러 초대장을 보내 하나를 슥삭하려는 정치질이나 ㅇㅇ 때려봐라 하고 도발 거는 경우도 있고
어차피 인지저해 프로그램 때문에 노이즈도 있고 가면까지 야무지게 써서 얼굴도 안보이겠다 평소보다 두배는 당당하게 고개 살짝 치켜들고 뻔뻔하게 주머니에 한 손 찔러넣고 다른 손으로는 현금 든 가방 쥔 채 쑥덕거리는 소리 들어도 반응 크게 안보일 것 같네. 싸움이야 선빵 먼저 갈기지 않으면 받아치지 않으니까 싸움은 안할 것 같고.... 안드로이드가 다가와서 말 걸때는 나란히 걸어가다가 가드들이랑 스킬아웃들 시선 멀어지면 그때야 한두발 떨어질 것 같다 안드로이드를 향한 본능적인 거부감은 숨기지 못할테니까 그러면서 잠깐 안드로이드 보고 "우리 처음 보는 걸텐데요. 오늘도?" 하고 물어봄
>>878 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일 있으면 미리 언질 달라고 했어야했다고 생각하는 이혜성
아 뻔뻔해 이 여자 너무 뻔뻔해서 최고야 안드로이드는 인간이랑 다르다 보니까 가드나 스킬아웃과 다르게 재잘재잘 쫑알쫑알 얘기할 텐데 오늘도? 하고 물어보면 고개 슥 돌리면서 "네, 오늘도요. 우리는 처음 보겠지만, 이렇게 하면 손님들이 좋아하시면서 또 오시거든요." 하겠지...😏 안드로이드마저 솔직한 자본주의 AI(...)를 탑재해버린 메폴 엔지니어들 인성... 플레이룸 들어가기 전엔 똑똑 노크하면서 안드로이드가 귀 기울이는 척하더니 문 열어주고 "다음에 또 봬요!" 하면서 돌아갈 거구
이번엔 현태오 없이 나리 혼자 소파에 앉아서 노트북 펴고 뭐 작업하다가 눈만 흘끔 들고 "날 보러 왔다며? 앉아." 하지 않을까🤔
로벨이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멈칫합니다. 어째서지요? 다른 이들도 알아요? 나는. 그녀는 내가 이렇게. 마침내 조금 스스로를 찾을까. 노력해도 안될 것이라고 여겼지만 될 때까지는. 전부.. 다? 그 때 내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던것 같은데. 있어야 할 게 없었는데 고통도. 그리고 나를 내려다보는 그 눈이. 무슨 색이었. 아니다. 자초한 일이라는 걸 알고있는데. 내가 누더기처럼.. 둥둥 뜬 것이라서. 해낼 수 있을 리가 없었는데. 지금 거울을 본다면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인형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스스로의 손으로 구토를 참듯이 입을 막고는.. 무어라 중얼거리는 것 같습니다.
"연지는.. 아무 관련 없는데... 그들은.. 몰라야만 해..." "아니...에요... 연락... 하면 안되는데. 왜 나는 또... 그렇게 나쁘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저정도였을까요? 아무도 없는 부실에서 수경은 덜덜 떨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매여져 있는 것이야말로 증명의 수단 중 하나인데 지금은 당장 뜯어버려야만 한다는 생각이 가득하고. 눈 앞에 놓인 것들의 시야가 붉어지는 듯한 느낌인데. 그래서는 안된다고 지배자가 속삭인 말들이 있었는데. 왜.
"....다시.. 조정해야 한다고 하나요?" 생명의 증거를 흘리며 그렇게 말하는 수경입니다. 테이블 위로 눈물과 섞인 피가 떨어지고. 좀 더 농도짙은 코피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모르는 듯 원래도 초점이 별로 없어보이던 눈이 완전히 죽어서, 기계적으로 손에 쥐인 볼펜을 들어올려 목에 꽂아넣으려 하며 다른 쪽 손으로는 헐렁한 초커를 잡아당겨 끊어버립니다. 아. 모든 게 흩어져 버릴것만 같이. 존재 자체가 폭삭 가라앉아버릴 것만 같은데. 초커가 비명이나 당신에게 고통을 토해내는 대신 무언가 지직거리는 목소리가 들릴 것 같군요.
[.아.. ..티 이치를 ..... 하는 .. 곁으로 .....] [네 ..를 ...만 하잖니...] 여자의 목소리. 비틀거리던 수경이 뚝 멈추더니. 이동합니다.
아마 리라가 수경을 잡는다면 같이 이동할 것이고. 그냥 새하얗기만 한 적당히 큰 방. 그러나 아무것도 없다 못해 문조차 없는 곳에서 눈을 뜰 겁니다. 그리고 수경은 옆에 푹 엎어진 채 생명을 흘리며 간헐적으로 떨고 있었겠지요. 아직은 괜찮지만. 더 시간이 흐르면 걷잡을 수 없겠지요
저지먼트 이혜성과 부캐는 이렇게 다른 점이 좋은 거지 뭐. 이쯤되면 어느쪽이 본캐인지 이혜성도 헷갈려할 듯(헛소리) 안드로이드의 자본주의 마인드에 노이즈가 꼭 찡그려지는 것처럼 가면 안쪽에서 한번 크게 출렁거리다가 제자리로 돌아옴. 맞음 이혜성이 어이없다는 표정 지은거임() 안드로이드의 인사를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서서 태오가 없음에 안도함. 앉으라는 말에 앉지는 않고 잠깐 서서 나리 가만히 보다가 "손해없이 자금세탁이 가능하는 소문을 듣고 왔습니다." 하고 불쑥 자기 목적부터 말하는 이혜성 패기(곧 쭈글해질)
>>898 그 캡틴 지금은 저지먼트에요 이사람아 스트레인지 돌아가는 거 모르다가 이제부터 알게 된다구(?)
[오,] "왜그래여?" [뭔가 이 이질감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은듯한 기분이거든.] "헤에... 그-렇슴까?"
축제의 끝자락이 다가오며 카페에서의 일도 슬슬 끝나가려 하는지, 아니면 정말로 올만한 사람들은 온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사람이 적을 때인지... 토끼 메이드들이 매달려있는 상태로(...) 주변 정돈을 하고 있던 그녀는 호기심 반, 의문 반으로 여학생을 지켜보았다.
[역시 너, 만나는 사람이라던가 있는 거지?] "참 빨리두 아네여... 아마 그거 아는 사람은 유라가 마지막일 검다." [...젠장, 또 나만 늦었거든.] "유라는 하루에도 수천가지의 뒷북을 치곤 하져. 이번에도 그랬을 뿐임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수천가지씩은 안하거든...]
https://www.youtube.com/watch?v=nvFO4uycCWk Shape of You https://www.youtube.com/watch?v=6adA5okupTI La Vie En Rose
시작 시 배치 - 피아노 좌측, 첼로 우측, 중앙에 오브젝트 산발적.
파트 1 - 피아노로 시작 , 심플한 오로라 이퀄라이저 영상을 배경에 비춤, 무대에 미리 배치한 오브젝트(situplay>1597044257>668 설명 참고)가 서서히 떠오르며 반응하면 첼로 합류. 오브젝트는 음악의 템포에 맞춰 크고 작은 동물들의 모습들로 변해 무대를 활개침. 첫곡 끝나고 잠시 소강, 영상은 검은 화면이 되고 오브젝트가 원형으로 돌아가면 두번째 곡 시작, 피아노 첼로 동시에 서서히 들어가며 무수히 많은, 다양한 장미가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영상이 페이드인으로 재생, 오브젝트 역시 꽃의 형상으로 바뀌며 무대가 거대한 꽃다발을 형상함.
곡 끝난 후 첼로의 짧은 솔로 연주 동안 성운이 능력으로 혹은 직접 오브젝트들의 위치를 조정, 영상은 연보랏빛 안개가 일렁이는 장면.
파트 2 - 오브젝트 위치 조정 마치고 성운이 자리에 앉으면 혜우 자리에서 일어서고 다음 곡 연주 시작. 위 두 곡은 서로 어우러진다기보다 경쟁을 하듯 연주, 샹들리에는 원곡의 역동적임을 살리고 캐리비안은 선상 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파도를 타며 겨루는 이미지. 연주 하는 동안 연주자가 유쾌하게 연주함을 보여주는 것을 각자 재스쳐로 표현을 넣어도 좋을 듯. 오브젝트는 큰 샹들리에와 작은 별 모양 조명 등등/물고기 떼와 갈매기 한 무리로 각 곡에 맞춰 변화.
곡 끝난 후 무대가 잠시 어두워짐. 혜우 또각또각 구두소리 내며 무대 가로지름. 우측 > 좌측. 드라이아이스깔리며 이 때 의상 체인지 함. 성운 오브젝트 배치 조정. 이후 서서히 조명 들어오며 체인지 된 의상으로 청중에게 다시 인사.
https://www.youtube.com/watch?v=3k6yn8Yc8CA golden hour https://www.youtube.com/watch?v=jNRrdDwBAMM 라캄파넬라 https://www.youtube.com/watch?v=OWpIGlwS-pg 타이타닉
파트 3 - 인사하고 각자 자리에 앉으며 시작. 위 세 곡은 사랑을 표현하여 연주.
golden hour - 썸 및 연애 초기의 풋풋함 표현 라캄파넬라 - 연애 중기, 잦은 싸움 표현 타이타닉 - 연애 후기, 함께 앞날을 노래하듯 표현
피아노 의자에 같이 앉아 연주하며 곡마다 서로 표정 및 제스쳐로 상호작용함. 영상은 봄 여름 > 가을 겨울 > 다시 봄 순으로 각 계절에 맞춘 풍경을 곡에 맞춰 재생. 오브젝트는 영상 속 계절에 맞춘 자연물로 바뀌며 어우러짐. (봄 꽃잎비, 여름 나무들, 가을 낙엽비, 겨울 눈내림 등등)
연주 끝나면 합주 끝인 듯 서로 정리하는 모습 보임. 청중도 이제 끝인가? 싶을 때 살짝 기습적으로 첫음 울림.
https://www.youtube.com/watch?v=Sx3WV9GSOmc Love Me Like You Do
마지막 곡은 마이크를 당겨놓고 같이 노래를 부르며 연주. 영상은 3학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거리의 모습을 촬영한 평범한 영상. 오브젝트는 새와 나비, 고양이 등 일상적인 동물들의 모습으로 무대를 활보. 담백하고 잔잔하게 연주한 후, 악기를 두고 가운데로 나와 인사하며 피날레.
>>937 겁나 웃기네 진짜 캡틴애호가였냐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서 숙일 때는 또 확실하게 숙이는데 진짜 얄밉고 진짜 (하고 싶은 말 많은데 참는 표정) 세상 까불거리는 놈이 캡틴 애인 앞에서 점잖떠는 거 보고 K는 질린다는 표정 짓고 이혜성은 금이 제쪽으로 당기며 미아핑 찍음 어디 아파요?<< 물을 수도 있다 씁 이거 정신머리 멀쩡한 사람이 제일 미친놈이라는 소리가 있는데()
>>943 역시 그걸론 부족한가? 근데 가면 나리랑 한결이 같이 있을거라 성운이 내보내기가 좀 그래... 어 근데 반려동물 어 음 (옆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시가 급한 상황이니 설득은 포기하고 그럼 옷입으라고 대신 유준이랑 같이 있어야 한다고 이거 안 지킬거면 혼자 갈 거라고 할걸 "이건 파나케이아로서 받은 파견 의뢰니까, 거기까지는 양해를 해줬으면 해.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양보의 최선이야." 라고.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줄줄이 글자를 써내려가던 손은 수경이 더이상 미동조차 않고, 나아가 무엇도 제대로 응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에서야 멈췄다. 밀가루처럼 창백해보이는 손이 입을 틀어막는 모습에 심장이 철렁 하고 내려앉는다.
"수경 후배님? 괜찮아요?"
뭐지. 공황? 숨이 안 쉬어지는 건가? 연지는 아무 연관이 없다느니, 연락하면 안 된다느니 하는 말들이 두서없이 흘러내리는 것을 얼어붙은 채 듣고 있던 리라는 이윽고 천천히 손을 뻗었다. 뭔가가 잘못됐다. 일단 진정시켜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수경의 등에 손을 올리기 직전, 기어코 일은 터지고야 말았다.
"......헉."
짧게 숨 들이켜는 소리. 눈과 코에서 흘러내리는 피. 먼 거리를 두고 앉아있던 게 아닌 만큼 비릿한 혈향은 즉시 후각을 자극한다. 리라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돌발상황에 놀란 머리는 한순간 가동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눈에서 피가, 코피가, 그게. 그런 식으로 머뭇대면 안 됐는데.
"......잠깐! 뭐 하는 거예요! 하지 마!"
예리한 펜촉이 가면 안 될 곳으로 날아드는 모습은 망막에 슬로우 모션을 건 것처럼 느리게, 그래서 더욱 확실히 새겨진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덕에 붙들 수는 있었지만 제대로 붙잡지는 못했으니 손날에 펜촉이 지나가 긁힌 상처가 새겨진다.
"이게 무슨—"
그리고 당혹스러움이 미처 사라지기도 전에 세상이 뒤집혔다.
짧은 울렁거림이 뇌를 훑고 지나가면 세상이 온통 하얗다. 리라는 순식간에 변화한 공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짧게 기침했다. 천장도 벽도 바닥도 전부 하얀 방. 여기가 어디지, 그런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바로 옆에서 떨리는 몸이 느껴진다.
"수경 후배님! 정신 차려요!"
붉은 액체가 하얀 바닥에 원을 그리며 퍼져나가고 있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주머니에서 포스트잇을 꺼낸 리라는 어쩌면 아직까지 수경의 손에 들려 있을 볼펜을 가져와 붕대를 그려낸다. 드로잉 액츄얼라이즈의 설정으로 지혈 효과가 더해진 붕대는 출혈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겠지만, 그래봤자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건 변함없다. 치유 능력자가 아닌 이상 저 상처를 이 자리에서 바로 회복시킬 수는 없으니까.
"하아..."
수경의 목에 붕대를 감아 피를 멎게 해 둔 리라는 머잖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면이 막힌 방.
"......여기가 대체 어디지."
병원을 가야 할 텐데. 그런 생각으로 몸을 일으키다 보면 초커가 눈에 밟힌다. 뜯겨져 나가서 멋대로 구르는 초커를 바라보던 리라는 무슨 생각인지 그것을 집어서 겉옷 안주머니에 넣은 후,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전화... 119? 안티스킬..."
어디로든 전화가 연결되었을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긴 하지만 위급상황이니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 핸드폰을 쥐지 않은 손날에서는 잉크와 피가 섞여 흐르고 있었다.
"......여기 이거, 벽이지."
마침 하얀색이고. 리라는 상처 입은 제 손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붉은 잉크를 바라보더니 이내 벽에 상처 부위를 문댔다. 부족하다면 볼펜을 열어 잉크를 섞어서라도 그린다. 따라서 한층 짙어진 색깔의 붉은 잉크는 그대로 통로를 뚫는다면 적당히 사람 하나가 기어서 통과할 수 있을 듯한 크기의 원을, 그 원 안에 또 다른 원과 선을 그려낸다. 마치 문손잡이 같은 모양이다.
"됐다."
둥근 문. 리라는 다소 너저분하게 그어진 그림을 바라보다가 실체화 시켰다. 그리고 문을 열어보려 한다.
이젠 정말로 손님을 맞이하여 인사를 올린다는 행동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메이드 복장도··· 제법 편하게 느껴지고. 처음에는 치마 끝단을 붙들고 다니다가 실수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제는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 이 느낌··· 싫다. 이대로 이 옷에 너무 익숙해져버리면 언젠가 다른 옷도 입어버리게 될 것 같아.
ㅋ ㅋ ㅋ ㅋㅋㅋㅋㅋ저저저저기요 게임하다 헤어성형 똑같은데 코디 직업만 다르고 해방 뭐 하지 고민하는 사람처럼 발언하면 어캐요(?) 아 어이없단 표정 지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메폴 식구들이 쫌 경박하긴 해...😏 누구보다 데드풀을 많이 닮은 식구들~~ 아 밈미야 왜 안도해 두고보자 나리한결 더블콤보를 보여주마(저기요) 오 목적 패기 좋아요 그렇지만... 나리 목적 듣고나서 여전히 노트북 자판으로 뭐 작성하다가 "목적도 좋지만 인사는 해야지." 하면서 저장한 뒤에 덮으면서 "손해보는 장사는 안 한다. 자금의 액수를 보고 그에 맞는 거래를 제안할 테니 선택은 네 몫이다." 와 동시에 앉으라고 다시금 눈짓함.
간호사가 파나케이아 도착하자마자 투신한 학생인데 심장이 한 번 멎었다가 다시 소생했고 일차적인 치료는 해뒀다고 사정 설명할 거야😏
정확히는 소생 이후 호흡이 많이 불안정한 탓에 ai 호흡관 삽입했고, 추락할 때 차체가 충격을 완화시키긴 했는데 부서진 잔해에 관통상이 있으며, 현재 으스러진 몸 탓에 피가 멎지 않고, 개복해서 고인 피를 빼내며 잔해를 제거하는 수술과 동시에 응급수혈 중이라고 할 걸...👀
그랜절 박아요 하지만 나도 자료 보고 그 하 후. ...하 젠장 인간의 죽음이란 이랬으니까 😔
대체 예시가 그게 뭐야 너무 찰떡이라서 알아듣기가 쉽잖아ㅋㅋㅋㅋㅋㅋㅋ하지만 헷갈릴 법 하죠?(이러기) 이혜성 이 뒤에 가끔 자금 세탁하러 메폴 올때마다 절대 못 익숙해지고 어이없어하는 표정 꼭 한번씩 짓지 않을까(?) 왜이러세요 센세 제가 아무리 다공일수 맛있게 먹는다지만 이미 한결쌤이랑 여차저차 하는 거 아니냐구요 나리 주식 산 난 울어(??) 그치만 보여준다면 거절은 안한다 크아아아악 인사를 생략했네 유교걸 이혜성이 인사를 안하다니 긴장했다고 하자
솔직하게 뒤늦게 인사하고 이때는 좀 어리숙한 느낌으로 긴장했네요 하고 솔직히 말할 것 같지. 그리고 가방 들고 천천히 다가가서 테이블 위가 아니라 테이블 옆에 가방 내려놓고 "하는 일 있으신 것 같아, 옆에 내려놓은 건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하고 말한 뒤 매무새 가다듬고 소파에 앉아서 나리랑 마주함
새하얀 방. 번지는 것. 다행스럽게도 엄청나게 깊다. 까지는 아니었기에, 지혈효과 자체는 우수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전화들은 전부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권외. 라기보다는 부자연스러운 끊김에 더 가까웠을까요?
그 방은.. 새하얬습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지만. 그리고 음울한 공기가 짓누르는 것 같은 곳이었지요. 그리고 문이 열리면. 당신은 마치 호텔의 복도같은 공간을 보았을 겁니다. 문이 몇 개 있고, 그리고 복도의 끝에는....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어둠 속에서. 하지만 당신의 문이 있던 반대쪽 벽에 문이 생겼고.(*포탈과 비슷한 능력의 응용이다.) 그것이 열리고 들어온 것은..
"이런. 나의 티가 불순물을 데리고 돌아왔나 보네요." "안타깝게도." 정말 다정하고 고운 목소리의 여자입니다. 푸른색 계열의 머리카락과 눈. 창백한 얼굴. 미묘하게 수경과 닮은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일부가 가려진 초상이나 사진을 당신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그녀가 로벨입니다. 초커에서 흐르던 목소리와도 희미하게 비슷하다는 점을 당신은 알 수 있어요.
"안녕한가요 학생." 새가 지저귀는 것처럼 곱고 상냥한 인사를 건네면서도 수경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습니다. 대신 케이스가 산발이 된 머리카락과 원피스 잠옷을 입고 약간 몽롱한 눈으로 로벨 뒤에서 뭘 품에 잔뜩 안고 나오다가 수경을 보고 잠이 확 깬 듯한 얼굴을 하네요.
-어... 로벨.. 로벨 님. 부상. 부상을.. "케이스. 신경 쓸 거 없단다. 불순물이 나간 뒤에도 늦지 않잖니" 케이스는 움직이지 못한 채 멈춰있을 뿐입니다. 소녀는 그렇고. 그녀는 상냥한 웃음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상냥합니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처럼.
“아, 점장님···!” “오홍홍, 너도 참 섭섭하다 얘. 메이드로서의 봉사가 바쁜 것은 알지만 그래도 브레이크타임에 연락 정도 줄 시간은 있었을 텐데. 아무튼, 우리 레티시아가 출장점에서는 얼마나 성실히 일하고 있나 체크하러 왔어요.” “그, 긋, 전 하루 땜빵이었을 뿐인데 무슨 정규 직원처럼 대해주실 필요는 없는데요···!” “무슨 소리니? 카페 에인절스에서 한 번이라도 유니폼을 입고 손님들을 섬겼다면 당당한 에인절스의 천사란다. 가슴을 피렴.” “그, 그, 그···!” “왜 그러니, 몽슈?” “그런 걸로 가슴 피고 싶지 않아요오오오오──!!!”
점장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찻잔을 떨어뜨렸다. 아무튼, 그것은 그것이고 점장으로서 정직하게 평가했을 때 완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에인절스의 천사로는 손색이 없다며, 에인절스의 문은 언제라도 열려있을 테니 원한다면 언제라도 전화하라며 점장은 마지막까지 미련을 놓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휴 당신도 훌륭한 겜덕👍 그치만 헷갈릴 법하니 ㅇㅈ(?) 아 안 익숙해지냐고 익숙해지게 도와주마 메폴식 유오머 총출동~(?)
이이이이사람아 이사람아 괜찮아요 나리주식이 먼저 도파민 터졌잖아(?) 주식 꽉 잡으세요 자주 오릅니다 그거...😏😏😏 ㄴ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 아 인사 깜빡했냐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이혜성 유교걸 논린...
뒤늦게 인사하면 고개 끄덕이면서 "어리숙하게 굴어도는 좋지만 거래할 때는 정신 꼭 차려, 선생. 내 그쪽 간까지 다 빼먹을 수도 있어." 하고 툭 얘기 던지면서 혜성이 슥 보더니 노트북 덮어서 자기 무릎 위로 올릴 것 같구. "당장 바쁜건 아니니 괜찮지. 그래서, 대략 가늠해볼까. 저 가방 안에 다 들어있는지, 지폐 단위는 얼마인지 얘기해보지 않겠나?" 히시면서... 가방 사이즈 가늠하다 돈 단위 듣고 얼만지 대충 유추하지 않을까 진짜 무서븐 사람... 아마 값 듣고는 "세탁 수수료는 받지 않고, 정보를 대가로 받지. 양지의 소문 한두 가 정도면 좋겠는데." 하고 견적 내주지 않을까
이런걸로 내가 겜덕이었음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어 크아악 데드폴식 유머 필요없어 살려줘 여기서 나가게 해줘 크아아아악
나리태오 주식이 맛있는걸요 원래 광공은 유구한 도파민 역사가 있으며 (이런발언) 자주 오르는데 그만큼 자주 상장폐지 된다는 뜻이지? 알아......내가 주식투자를 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건 할 수밖에 없었고() 하지만 이혜성 아직 스트레인지에 익숙하지 않은 어리숙한 사람인걸 이해해야돼(강요)
나리 말에 뼈가 있어요 무서워요 두려워요(대충 두려워요 하는 짤) 나리 질문에 잠깐 입다물고 있다가 이혜성 천천히 가방 안에 전부 들어있고 돈 단위 이야기해줄 것. 단위같은 건 적당히.....적당히...퉁칩시다 텍스트 속의 무언가의 규칙으로 알지? 우와 무서워 유추까지 하다니 역시 나리야 늘 짜릿해 새로워(?) 양지 소문.....? 이혜성 담배 꺼내고(꺼내는데 나리가 피는 블랙데빌이랑 비슷한데 딸기향이 더 진한 커스텀이었으면 좋겠다) 다리 꼬고 무릎을 장갑 낀 손으로 덮은 뒤 "실례가 안된다면 한대 펴도 되겠습니까?" 하고 살짝 시간 끌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 중에 양지의 것들만 걸러내지 않을까. 그리고 불쑥 "현태오." 하고 운 띄우고 "저지먼트에서 성하제 기념으로 카페를 했다는 걸 알고 계시겠죠. 그 자리에 한결이라는 남자가 찾아왔다덥니다." 하고 한결이랑 태오 사이를 불어버리는 이혜성. 근데 불어놓고 이혜성 속으로 겁나 사죄하지 않을까(이혜성은 양심이 아파졌다!)
통화 연결 불가. 정확히는 중간에 신호가 끊긴다. 리라는 인상을 찌푸리며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 이내 문을 그려 뚫린 벽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전화가 터지지 않을 건 예상했다. 이런 부자연스럽고 수상쩍은 공간에서 전화가 될 리가.
"......여긴 뭐지. 호텔?"
정갈한 복도에 늘어선 문들. 그리고 복도 끝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뭔가 빛나는 것 같은데. 아무튼 눈에 보이는 위험 요소는 일단 없어 보인다. 그럼 여기로 수경 후배님을 옮길까. 벽을 뚫고 뚫다 보면 밖이 나오겠지. 다소 무식한 방법이지만 지금은 이러는 수밖에 없다. 그러던 중,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당신이 로벨이군요."
다정하고 고운 목소리는 초커에서 노이즈와 함께 흘러나오던 그것과 흡사하다. 게다가 푸른 머리카락과 눈, 창백한 피부에 어딘가 수경을 닮은 것 같은 인상. 리라는 이 얼굴을 본 적이 있다. 인터넷을 떠돌고 시현의 도움을 받아 과거 기록들의 스크랩본을 뒤지면서 수없이 스쳐간 얼굴의 일부가 지금 마주본 여성에게서도 명확히 보인다.
"그쪽인가요? 수경 후배님에게 목걸이 채운 사람."
상냥한 인사를 건네는 로벨과 달리 적대감을 굳이 숨기지 않던 리라의 눈동자가 그 뒤의 케이스에게 닿았다. 잠이 덜 깬 것처럼 몽롱하던 얼굴이 곧장 충격에 물드는 게 보인다.
"여긴 어디죠? 그리고 당신이 왜 수경 후배님과 같이 있어요? 수경 후배님은 연지 연구소 소속인데요. 제가 알기로 연지 연구소는 로벨 연구소와 뜻을 같이 하지 않고요."
알아두지 않았다면 이상한 점도 느끼지 못했을 만큼 당연하다는 태도가 불편하다. 리라는 입술을 살짝 짓씹다가 포스트잇을 꺼내고 잉크가 얼마 남지 않은 볼펜을 쥐었다.
"눈과 코에서 피를 흘리고, 발작하고. 저는 이런 증상을 보인 사람을 하나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 뒤에는 결국 암부가 있었고요."
같은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혜우의 경우가 떠오르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케이스가 말해주었던 이야기. 암부와 연구소. 강경파, 중도파, 온건파. 내부 고발 사건과 테러. 인명피해.
성운은 짜게 식은 눈으로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친구들 중 한 명인 태랑이가, 또랑또랑한 눈을 하고 제 숙제공책을 성운이에게 펼쳐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자기 손으로 풀어보라고 하신 문제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걸 아시면 선생님께서 달가워하지 않으실 텐데요···” “하지마안─ 나 이거 도저히 혼자 못 풀겠는걸! 대신 풀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한 번만 도와줘, 응? 응?” “그렇게 소란 피시면 곤란해요 주인님. 다른 주인님들도 계신 곳입니다··· 어쩔 수 없네요. 알겠습니다. 제가 한번 보겠습니다.” “고마워요 왕멋쟁이 아기메이드!” “주인님, 너무 심하게 깝치시면 영업시간 이후에 감당 힘든 일이 생기실 수 있답니다.”
성운은 싱긋 웃으며, 펜을 잡고 태랑의 문제집 위로 시선을 숙여내렸다. 풀이는 간결하고, 알기 쉽게 진행되었다.
“이제 여기에 이걸 대입하고, 마지막으로 이 식만 계산하면─ 얼마죠? 그렇죠, 훌륭해요. 이런 유형의 문제는 이런 식으로 푸시면 된답니다.”
성운은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성하제의 마지막 날, 인천을 떠나갈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저지먼트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축제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관광객은 관광객마다 현지인은 현지인마다 관계자는 관계자마다 분주하기 그지없다. ─메이드로 일하는 것도 오늘 오전이 마지막이겠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공연 준비를 해야 하니까. 성운은 가볍게 숨을 몰아쉬었다. 마지막이니까. 유종의 미를 거두어보자.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시선을 들었을 때, 성운의 눈에 닿는 게 있었다.
무언가 반짝이는, 인첨공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예쁜 장난감이 횡단보도 위에 굴러다니는 것을. 그것은 성운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히 반짝거리고 있었고, 이내 그 시야 초점의 주변에 무언가 눈이 들어오는 존재가 있었다. 그 장난감의 주인으로 보이는 어린 아이가, 부모가 다른 데에 한 눈을 팔고 있는 사이에 아장아장 보도의 경계석을 넘어 그 횡단보도 위의 장난감을 다시 주우러 가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그 횡단보도는 진작에 빨간불이 된 지 오래였고, 유인 차량 무인 차량 할 것 없이 도로 위를 가로지르며 쌩쌩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리고 저 멀리서, 거대한 무인 트럭 하나가, 속도를 채 줄이지 못하고 횡단보도로─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경악에 가득찬 비명소리를 배경으로, 성운은 몸을 날렸다. 메이드복 자락을 나부끼며, 한 발짝, 한 발짝, 경쾌하게 뛰어든 메이드는 아이의 손을 꼭 잡았고, 채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달려오는 트럭에게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마치 성운과 어린아이 주변에 거대한 과속방지턱이라도 자연스레 있는 것처럼, 트럭이 갑자기 위로 솟구치더니 고래의 브리칭을 연상케 하는 우아한 아치를 그리며 허공을 가로질러 성운과 아이의 머리 위를 지나 저 뒤쪽의 지면에 소리도 없이 부드럽게 착지하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달려가지 않는가.
성운은 땅에서 장난감을 주워 아이에게 쥐어주고는, 어깨를 톡톡 쳐주었다.
울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멈추지 못하는 아이의 부모님을 달래어드리는 게 오히려 성운에게 더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은 비밀이다.
심연의 눈이 그 뒤에 무슨 상상을 하고 무엇을 생각했을지 심리술사가 아닌 나는 결코 알 수 없었다. 어느 정도 내가 유도하는 대로 상상을 이끈다고 해도 그것의 결과가 내 예상범위 이내일거란 보장은 단 1할도 없었다.
그럼에도 한결에게 생각을 부추기고, 이미지를 불어넣었다. 내 입으로 그것을 꺼내 눈 앞의 나를 인지시켰다. 태오를 생각하면 필연적으로 내가 걸릴 수 밖에 없도록.
마주하는 검은 눈을 보면서도 나는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한결의 입술이 움직일 땐 입술에 시선을 두고 빠짐없이 그 말을 읽어내었다. 형제끼리는 싸우는게 아니다, 라는 말에 후훗, 하고 소리 흘려버렸지만.
그렇게 하시겠다면, 내 다음 수는...
"선생님. 저는 두 분이서 싸우길 바라시는게 아니에요. 그랬다간 그 사이에 낀 태오가 힘들 건데, 왜 그런 걸 바라겠어요?"
다시금 떠오른 심연의 미소는 선함 그 자체라 살짝, 몸이 떨릴 뻔 하긴 했다.
"저는- 그래요, 전 두 분이 '솔직하게' 행동하시길 바랄 뿐이에요. 두 분 모두 태오를 향한 마음이 진실되며 진정이라면, 그보다 더 좋은게 어디 있겠나요. 아시다시피 태오는 지난날 너무 많은 고초와 고난을 겪었어요. 그 힘듬을 받쳐줄 사람이 둘이라면, 동생된 이로서 그보다 든든한 일은 달리 없겠지요. 저는 두 분 모두 '가족'이 되어주신다면 환영할 거랍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일어날 일을 지켜보는 건 흥미로울테지만. 하지만.
"그러니 혹여나 하는 말이지만, 제게서 태오를 떨어뜨려 놓을 생각은 하지 말아주시길 바라요. 선생님의 마음이 얼마나 깊고 무거운들, 제 지난 상실의 시간에 비할 것은 아니 될 테니까요. 그러니 저, 이번에는 멀어지지 않을 거랍니다."
그리고 생긋, 하는 어여쁜 미소를 지었다. 미소를 지으며 한결 쪽으로 손을 뻗었다. 내려놓아둔 펜과 메모장을 집어오려 하며, 막지 않는다면 두어장 넘긴 깨끗한 장에 또박또박 내 이름과 이명, 그리고 전화번호를 적었겠지. 그것을 막았다면 폰을 꺼내 다이얼 창을 열어 테이블 가운데 내려놓았을 것이었다. 번호 좀 주실래요, 하는 말과 함께.
"친하게 지내요. 저희. 희박하고 기막힌 우연조차 성사시켜 버리는 이 인첨공에서, 척 진 상대를 만들어봤자 좋을 것이 무엇 있겠어요.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