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철골과 콘크리트 잔해로 이루어진 정글을 가까스로 헤치고 나아가다 보면 어디 하나라도 긁힐 것 같아 몸을 움츠리게 된다. 그러나 결국 길도 끝이 있기 마련이니, 눈앞에 보이는 익숙한 색채의 머리카락을 보면 발걸음이 다급해진다. 리라는 냉큼 앞서려다가 잠시 머뭇거렸다. 섣부르게 앞서지 말라고 했지. 손가락을 말아쥔 리라는 혜우로 추정되는 누군가를 향해 목소리 높여 말을 건다.
"혜우 후배님? 맞아요?"
아슬아슬한 잔해 더미가 불안하다. 성운이 있으니 무너지거나 해도 다칠 걱정은 덜 수 있겠지만, 저 위치가 너무.
"의식 있어요? 괜찮아요? 의식 없는 거 같은데, 다쳤나..."
그 와중에 성운이 달려나가는 것을 보고 입을 벙긋거렸지만 뭐라고 말 붙일 수는 없었다. 랑 또한 느껴지는 게 없다고 말했으니 자유로이 움직여도 상관 없었고, 게다가. 나라도 저랬을 테니까. 아니. 더할지도 모르니까.
대신 리라는 진압방패를 꺼내들고 랑의 옆에 섰다. 위험 요소가 느껴지지 않는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갑자기 날아오거나 하면 막기 위해서.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이송된 모양이다. 일단은 한시름 놓았다. 청윤 선배 손도 수경이 덕에 그렇게 많이 다치지는 않은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골목으로 들어가면서 가방을 뒤적이다, 청윤 선배에게 깨끗한 손수건을 건넸다.
"선배! 손요, 이걸로라도 좀 감싸고 계세요."
마데X솔이라도 들고왔어야 하는데. 준비성이 없네, 나. 마데X솔은 못먹으니까 만들 수가 없고 꿀이랑 소금은 음... 찐득찐득해서 손 쓰셔야 할 때 난감하실 수 있으니 일단 보류. 골목 끝에 도달하니, 누군가 의자에 비스듬하게 앉아있는 게 보였다. 혜우... 인가? 혜우가 맞더라도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는데... 고민하던 그때, 머릿속에 어떤 계시가 내리꽂혔다. 그 목소리(환각?)은 선배들의 목소리같기도, 내 목소리같기도 한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두리안을 던져라.
웬 뚱딴지같은 두리안... 이라고 생각하려던 찰나, 납득해버렸다. 진짜 혜우라면, 두리안에 반응할거다! 왜냐면, 사람인 이상 두리안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고문같은 똥내를 맡으면 빈사상태에 있던 사람도 깨어날거다. 그런데 아무 반응도 없다? 그럼 혜우가 위험한 상태거나, 혜우가 아닌, 인간이 아닌 무언가거나, 둘 중 하나겠지. 홀린 듯이, 잡동사니를 하나 꺼내 상상했다. 말레이 반도에서 가서, 잘 익은 두리안을 직접 따 오는 상상을. ...어우 똥내. 이 삐죽한 감촉. 성공이네. 숨을 참고, 나이프로 두리안을 반으로 갈라, 혜우로 추정되는 인영에게 냅다 던졌다.
멱살을 쥔 손에서 힘이 풀렸다. 뺨을 쳤던 손이 느릿하게 제 목을 더듬는다. 노이즈에 가려진 얼굴은 어떤 표정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저 천천히, 붕대 감긴 제 목을 더듬을 뿐이었다. 손이 몇 번이고 같은 자리를 맴돌고, 맴돌고, 맴돌기만 한다.
나는 널 떠난 게 아니다. 나는 실상 갇혀 살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소중하다고 하지 말 걸 그랬다. 지금이라도 놓아버리는 게 맞는 것 같다. 무엇도 기대해서는 안 됐는데 기대한 내 잘못이다. 인간의 삶은 무상하고 기대는 늘 실망만 안기는데도 뻔뻔하게 놓지 못한 내 말로다. 목을 더듬던 손이 천천히 옷을 넘고, 붕대 속을 느릿하게 파고들었다.
"……누구지?"
갉작. 친구 하나 없던 것에게는 혼잣말을 하는 좋지 못한 버릇이 있었다. 태오는 손가락을 꿈틀거렸다. 어디까지 알고 설치는 거지? 어디까지 약점으로 잡고 휘두르려 하지, 어느 정도지, 누가 그랬지, 왜 여기까지 알고 있지, 내가 이 잔꾀에 넘어가 망가지는 걸 구경하고 싶나? 아니지, 아니야. 혜우가 절망하는 걸 보고 싶은 것일 테지. 그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망가지는 것을 구경할 족속들일 테고, 그렇다면 어째서? 누가? 왜? 시킨 사람이 따로 있나? 나는 왜 이런 것에 휘둘리는 거지? 어차피 가족 놀음이라며, 같잖고 알량한 감정이지 아니한가. 아, 그래, 두려움 때문이다. 안승환 그 작자가 내게 심어놓은……. 내가 내 인두겁 벗으면 그것이 겁 집어먹고 떠나 내가 충분한 안정을 받지 못할 테니 지독히도 노력한 탓에 생긴 부산물 때문이다. 모든 것은─
갉작. 갉작, 갉작, 갉작갉작갉작갉작벅벅벅벅벅써걱써걱뚜둑처벅처벅처벅처벅츠벅저벅쯔벅-
"……걱정 말아… 소중하다 할 일 없을 테니까…."
갈라진 소리로 중얼거리던 태오는 목에 가져다 댔던 손을 툭 떨궜다. 손끝이 새빨갛다. 우리에게 데 마레가 존재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