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태오는 눈을 떴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잠이 들었던 탓도 있으나 누군가 계속 연락을 보낸 잠이 깼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 연락할 사람은 있어도 계속 보낼 사람은 없었기에 부스스 일어난 태오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저지먼트 단톡방 알림을 꺼버린 지 오래지만, 개인 알림은 미처 끄지 못했다. 부재중 전화 서성운 약 2통 남짓, 안희야 7통, 저지먼트 톡방 메시지 약 30개, 안희야 개인 카톡 50개……. 그냥 읽음 처리를 해버릴까 싶었던 태오는 희야의 개인 카톡을 눌러보기로 했다.
<[너 당장 마레로 와] <[혜우가 실종됐다는데 계속 씹어?] <[어디야] <[어디냐고] <[대답하라고 씨*] <[너지] <[왜 안 받아] <[너지?]
머리에서 피가 식는다. 문 닫는 소리가 요란했다. 2학구는 끔찍하게 여겨 발도 들이지 않는 곳이다. 역겨운 곳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도 돌리지 않던 태오가 데 마레에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일 수밖에 없다. 태오의 상태는 엉망이었다. 급히 걸친 점퍼는 계절에 맞지 못했고, 머리는 뛰어왔는지 바람결에 엉망이 됐다. 식은땀과 함께 경호 인력을 밀치듯 들어온 태오는 입구 근처 라운지에서 희야가 누군가에게 연락을 계속하다 고개를 번쩍 드는 것을 마주했다.
"소장님은." "……영락." "……인사는 못 드릴 것 같군요." "누가 인사가 필요하대요? 이 상황에서?"
희야는 황당하다는 듯 핸드폰을 내팽개쳤다. 혜우에게 건 전화는 여전히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된다는 안내 메시지가 떴고, 삐 소리가 나며 녹음을 시작했다.
"너 솔직히 말해요, 연락 안 받고 뭐 했어?" "피로하여서 눈 붙였어요." "장난하지 말고, 또 스트레인지 다녀왔어요?" "기실이에요. 카페 일 끝나고 돌아오자마자, 피곤해서 씻고 눈 붙였-" "네 짓은 아니고?" "뭐?" "네가 하던 일이 그거였잖아, 누구 데려가서 쥐도 새도 모르게 만드는 거!!" "아니에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네가 아니라고 해도, 돌아가는 길에 배웅이라도 해줄 수 있잖아, 그렇잖아! 같이 일을 해놓고 뭔가 이상하다는 것도 못 느꼈어요? 너 감 좋잖아요."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요? 서성운 걔가 어련히 같이 갔을 거라 믿었지." "성운이가 아니더라도 연락은 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너, 지금 많이 흥분한 것 같은데, 정신 좀 차ㄹ-" "그럴 사람이 아니면 왜 가족이라고 해? 데 마레 출신인 것도 부정하면서!"
안다. 희야는 단순히 탓할 사람이 필요한 것뿐이다. 조금이라도 더, 같이 위로를 주고받고 싶은 투정을 잘못된 방법으로 부리는 것이다. 태오는 그 사실을 이해한다. 희야는 자아를 찾는 동안, 어린 시절을 투영하며 미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까. 동시에 부정했다. 희야는 별생각 없이 탓할만한, 필요한 악을 찾았겠으나 태오는 자기 자신을 필요한 악으로 삼는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어찌 되었든 자신이 누군가에게 탓함 당할 만한 악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그 이후로는 악한 자로 남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희야가 소리를 높이자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고, 지나치는 연구원 중에서는 한결도 있었다.
"……." "혜우가, 혜우가 널 얼마나 걱정했는데, 너는 그것도 모르고,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잠이나 잤다고 하고- 네가 진짜 가족은 맞아?! 지금이라도 같이 걱정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올 때 전화는 해봤어요? 아니면 부실 카톡은 확인했어요? 아니면, 아니면- 적어도- 으, 으윽-"
하물며 제 동생이 사라졌다는데, 그것이 자신의 탓이노라 인정하고 싶지 않다. 태오는 입을 벌리려다 다물었다. 네게만 가족이 아니다, 내 탓이 아니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 나도 찾겠다, 돕겠다, 나는……. 내가 그럴 자격이 어디 있다고? 연락도 하지 않고, 걱정만 하는 날 보아라.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나를. 아무리 투정이라 한들 현실이 내포됐지 않은가. 무의식적으로 탓할 사람을 찾지만 서로가 아니라 나를 집지 않던가. 내가 그리도 어리석다고 말해주지 않는가. 겉치레에 불과함을 깨닫게 하지 않던가. 결국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 2학구의 유일했던 안식처도, 이 바깥 또한. 사람들도 모두 같은 생각이겠지. 인간은 그런 존재니까.
"……네 말이 옳아요." "그러면 너-" "가족이 아니지. 그 사실을 진작 말했어야 하는데." "현태오!!!"
태오는 형용하기 어려운 눈으로 희야를 마주하더니 자리를 휙 떠났다. 희야는 태오를 붙잡으려다가도, 누군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고개를 휙 돌렸다. 그리고 눈을 마주치자 씩씩대던 것을 천천히 줄여가더니 이내, 자신이 무슨 말을 뱉었는지 깨달았다는 듯 눈을 크게 홉떴다.
"아, 아니에요. 그러니까, 희야가 말하고 싶었던 건." - 제가 해결할게요. 혜우 학생을 찾는 것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세요.
고개를 다시 돌렸을 때, 태오는 이미 건물을 빠져나간지 오래였다.
태오는 스트레인지로 향하는 골목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핸드폰의 모든 연락을 확인했다. 다들 어떻게든 찾겠다며 서로 의견을 공유하고, 레벨이 낮든 높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히고 있었다. 태오의 표정은 점차 차갑게 굳어갔다. 이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았으니까. 성운이 보낸 메시지와 영상까지 확인한 태오는 골목 초입에서 멈추더니,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으며 바닥에 시선을 고정했다. 난 무얼 할 수 있지? 뭘 할 자격은 있나? 태오는 손을 더듬거리며 자신의 얼굴을 덮어 가렸다. 그리고 손끝에 힘을 주었다. 이 얼굴을, 이 뻔뻔한 인두겁을 뜯어버리고 싶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않는 제 자신을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 구할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악한 자로 남으라며 세상이 등을 떠밀기만 한다. 하물며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지금껏 피하기만 했다.
"……."
태오는 손가락 끝에 힘을 주며 눈을 감았다. 곱씹어 보니 나는 그간 대못만 박았지 아니한가. 안일하게 떠맡기지 않았나. 그래놓고 아직도 고민만 하고 있으니 이런 자신이 새삼 우습다. 심호흡 한 번에 부정적인 온갖 생각들이 치고 올라온다. 종착지는 차라리 올라오지 말 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다. 스트레인지에서 일했던 순간을 그리워할 줄은 몰랐는데. 차라리 내가 순응했어야 하는데. 어찌 되었든 내 인생은 내리막길임이 뻔했는데, 무엇하겠다고 내 죄를 피하고자 그런 도박을 해서, 내 운명을 걸었을까. 도박의 말로는 거듭되는 끔찍한 패퇴뿐인데.
누군가 근처로 다급하게 뛰어오는 소리에도 태오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무상하다. 언젠가는 흐려지고, 역사에 각인되는 자는 따로 존재하나 그것이 나는 아니다. 타인이 나로 인해 불행해진다면, 내가 떠나는 게 옳다. 째깍, 하고 멈춘 시간과 결심이 움직인다. 음중이 가고 잿빛 도심에 설국이 도래하는 날, 아니, 차라리 지금……. 모두 포기해버리자. 어차피 될 일 없으니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돌아가서…….
"……." - 찮, 아요. 괜찮아…….
태오는 품 속에 갇히자 몸을 가늘게 떨었다. 살갗을 찢는 것 같던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몰아치던 골목 속의 공기가 낯선 심상의 소리를 가진 누군가의 품의 온기 덕분에 사라진다. 태오는 시선을 올리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한결은 태오를 어찌할 줄 몰라 하며 달래주려는 듯 연신 괜찮다 속삭였다.
대체 무엇이 괜찮다고?
동생이 사라졌다는데 눈물 하나 흘리지 못하는 주제에, 놀라지도 못하고 지금 이렇게 찾아다니려는 노력 하나 보이지 못하는 주제에 무엇이 괜찮다고, 이 이기적인 모습이 대체 왜 위로를 받아야 하느냐고. 차라리 대성통곡을 하는 희야를 달래주지, 어째서 내게 이렇게까지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태오는 혀 너머로 튀어나오려는 여러 단어를 간신히 삼켰다.
"……."
몇 번이고 등을 토닥일 적, 태오는 가늘게 떨리는 손을 천천히 내렸다. 손 너머로 드러난 초점을 잃은 눈은 골목 속 어둠만 가만히 노려볼 뿐이었다. 자신을 안은 품의 심장의 박동이 익숙하다. 병실에서 느꼈던 것과 온전히 같고, 상황도 어떻게 보면 비슷한 것 같다. 그렇게, 한참 인형처럼 품에 가만히 안겨 침묵하던 태오는 나지막이 입을 벌렸다.
"…소유하고자 하면 불행할 뿐입니다. 저는 놓고자 하는데 어찌 미련을 가지십니까."
태오는 대답을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신의 고개를 돌리는 부드러운 손길에 눈을 가늘게 뜨더니, 달싹이는 입술의 모양을 읽었다.
- 불행이 있기에 행운이 있기 때문이에요. "낙관적이군요." - 제발 희망을 놓지 말아요. "언제부터 희망이 있었다고 그리 말씀하십니까?"
태오는 시선을 피하듯 눈을 굴리며 한숨에 가까운 조소를 흘렸다.
"여기는 인첨공입니다." - 희망이 있을 수도 있죠. "어떻게 말입니까, 데 마레와 아니무스가 말하는 학생 친화적인 방법으로? 그 방법으로 내가 뭘 합니까. 어차피 나 하나 없아도 저지먼트가 알아서 할 텐데, 내가 희망 가져봤자 무엇 하냔 말입니다." "……."
한결은 까만 눈을 마주했다. 태오는 입을 다물었다. 점차 가까워지는 시선을 뒤로, 한결은 태오를 끌어안은 채 귓가에 입술을 달싹였다.
잠시 외면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예요.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그러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아요.
태오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한결의 대답을 듣지 못했으나, 불어오는 싸늘한 가을바람과 스트레인지로 향하는 골목의 깊은 어둠에서 깨달을 수 있었다.
"……."
세상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 사람의 속내를 읽을 수 없다는 걸 통해 다시금 뼈저리게 일깨우는구나.
>>551 이익 이익(고양이 복복복 해버리기) 헉 그랬구나 8ㅁ8 무슨 일 있었길래... 스트레스 받으면 입맛이 없지 그려 그래도 중간중간 수분보충은 잘하구 이따 배고파지면 뭐라도 꼭 먹고! 앗 맞아 아침에 지각했ㄷㅏ고 본거같다👀 그래도 졸립진 않다니 다행인것이야 그런날도 있는거지🫳🫳
" 혹시 모르지. 나 자신은 그렇게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주변에 좋은 놈들밖에 없는걸 보면 모순적인 행동을 했을지도. "
예컨대, 다가오는 사람 받아주고, 떠나는 사람을 붙잡지 않는다. 라는 자신만의 규칙을 어겼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말이었다. 이기적인 사람이었기에. '이번건 예외다.' 같은 핑계를 대며 규칙을 어기고선, 누군가를 곁에 두려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 그렇지. 그리고 난, 플래그 브레이커기도 하고. "
모든 플래그를 부수고서 지금까지 살아있다. 그것은 운일지도, 동월의 실력일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수많은 플래그가 부숴져왔다는 것을 알기에, 동월은 당당히 자신을 플래그 브레이커라 자칭한다.
" 으음, 대충은, 알겠다고 해야하나. 여전히 어려운건 똑같지만 뭐... "
'상대가 나를 믿어주니 나도 상대를 믿는다' 라는 느낌이라면 알것 같기도 했다. 같은 저지먼트에서 굴러오던 사이라면 먼저 믿음을 주는 동월과는 또 다른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믿음은 상대적인 것일테니까.
" 처음부터 아무 것도 깨닫지 못했더라면, 인가. "
동월이 그걸 바라는 일은 아마 없겠지. 그는 언제나 달콤한 거짓보다 씁쓸한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었으니까.
" 뭐... 대충 알고있긴 해. 내 고백이 최악이라는 것 쯤은. "
동월은 애린의 감정이 얼마나 결여되어있는지, 알지 못한다. 가끔씩 보여주는, 눈에서 퍼져나오는 은하수와도 같은 빛무리는 진실된 감정인지, 몇 번씩 보여주던 붉은색이나 노란색, 푸른색을 띄던 눈빛들은 거짓된 감정인지. 동월은 알 수 없었다. 그것이 진실된 감정이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걸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어떤 대답이 돌아올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구태여 지금 말했다. 이기적인 마음은 알아주길 바래 제멋대로 입술을 열었고, 자신에게 거짓말 하지 못하는 성격은 성대를 울렸다. 하지만 역시, 이기적인 마음 이상으로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컸던지도 모르겠다.
" 그건... 그래. 후회하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어쩌면 후회하고 있을지도. " " 그렇더라도 난 후회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 " " 다시 그때 그 순간으로 돌아가도 난 칼을 휘두를테니까. "
모순된 말이자, 모순된 감정이다. 머릿속으로는 몇 번이나, 그 때 죽이지 않았다면. 칼을 휘두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이것을 후회일테다.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하나였다. '그럼에도 나는 칼을 휘두른다.' 이것은 그 때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결론으로 도출된다. 후회와 동시에 후회하지 않는, 굉장히 모순적인 감정이 동월의 마음 속에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렇기에 언제나 시야 한구석에 밟히는 그 아이는, 환하게 미소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은 괜찮다는 듯이, 이제는 자신을 떠나보내라는 듯이.
" 알지. 네 감정이 얼마나 가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꽤 많이' 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
다섯살 수준이라니. 그건 과연 어떨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그건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건 뒷전으로 물려두고서, '허울뿐인 가짜 감정으로는 사귈 수 없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른 두 가지의 감정에, 동월은 하마터면 자기 얼굴에 주먹을 휘두를 뻔 했다. 안도와 슬픔이 동시에 마음 속에 떠오르는건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었다. 자기 자신이 역겨워질 뻔 한것을 간신히 꾹 눌러담으며 애린의 이어지는 말을 듣는다.
" ....확신 하는거냐. "
애린이 확신하는 말에, 동월은 새삼스럽게 자신의 연정을 다시 한 번 자각한다. 그래, 그렇기에 내가 널 좋아했지. 이기적인걸 알면서도, 그러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네가 나에게 심어준 그 확신으로 인해, 나는 널 좋아하게 되었다.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어진 그녀의 말에 동월은, 애린이 그랬던 것 처럼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 너, 진짜 연애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는구나. " " 응, 나도 잘 안다고는 못하지만, 확실히 너는 더 모르네. " " 확실히, 그 때는 널 좋아하기 전이었으니. 그저 네가 원하기에 괴이부에 추천했었지. " " 너에 대해 더 알 필요가 있다는 것도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
이제와서 발을 빼라고 하기에도 늦었다. 이미 두 사람이 쌓아온 것이 너무나 많았기에,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하고 다른 것을 쫓으며 살아라' 따위는 절대로 말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 맞아. 이 정도야 그깟 불행이 되겠지. 지옥에 널 부른 것이나, 네가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것들에 비하면 겨우 한 줌에 불과한 불행일지도 몰라. "
웃음짓는 표정 그대로, 동월은 손을 움직인다. 그녀가 거부하지 않았다면 동월은 손깍지를 끼고, 자신의 이마와 그녀의 이마를 살짝 부딪히려 했을 것이다.
" 하지만 세상 그 어떤 남자가, " " 좋아하는 사람에게 불행을 안겨주면서 미안해하지 않을거라 생각해? "
동월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마로, 손으로 하여금 애린의 온기를 느끼려 했다.
" 이미 너에겐 수많은 불행이 있었고, 또 앞으로도 있겠지만... " " 그럼에도 너의 불행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너를 좋아해. " " 그리고 또한, 너의 불행마저 함께 하고 싶다고도 생각하지. "
이마를 떼고 천천히 뜨여진 하얀 시선은, 전에 없이 분명하게 애린을 응시한다.
"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말했지? " " 이제 막, 더 이상 내 마음을 숨기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참이거든? " " 만약 그게 너의 불행이 될거라면 멈추겠지만... " " 내가 아는 류애린은, 그걸 불행으로 여길 사람이 아니란 말이지. "
어떻게 생각해? 오직 그녀만을 자신의 눈에, 세계에 담으며 나지막히 목소리를 흘린다.
" 감정을 모르는 사람과, "
손끝이 애린을 가리킨다.
" 감정이 언제나 넘치는 사람. "
손끝이 동월을 가리킨다.
" 나는 내 감정을 쏟을거야. " " 그곳이 바닥이 될지, 네가 될지는 알 수 없겠지. " " 하지만, 단지 낭비일 뿐이라도 쏟아낼 준비가 돼있어. "
나 모바일이라 태오 독백 읽는거 시간 좀 걸렸다 태오의 심성이 애초부터 약간 뒤틀렸다고 보기에는 다소 애매한 느낌이 갈수록 강해지는 느낌이다. 주변인이 태오를 보듬는다고 하긴 하는데 뭔가 겉만 쓰다듬어준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구만
그리고 태오는 겉과 속의 괴리가 상당히 강렬한 느낌인데 말이지, 스스로도 그런 괴리를 느끼고 있는 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까 주변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에서 오는 불편함에 가까울 뿐 스스로 내면에서 이건 나쁘다 문제 있다 끔찍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군. 전반적으로 먼 미래를 그린다기에는 여유가 없고, 그렇다고 해서 닥친 일을 어떻게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도 다소 약한 그런 느낌이 있구만.
어제 막 드러누우려는 차에 철현선배의 얘기가 떠올랐다 "잠꼬대는 얕은 잠을 잘 때 하는 거야. 잠꼬대를 자주 한다면 숙면을 제대로 못 취한다는 뜻이니 자기 전에 가벼운 운동을 하고 암막 커튼을 사 보는 것도 좋아." 진짠가? 밑져야 본전이라 밖에서 새천년체조를 하고 잤다 평소대로 헝겊물어서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오늘 룸메컨디션은 괜찮아보이긴 했다 안티스킬이 시킨 커리큘럼에서도 전기신호인지 뭔지가 더 뚜렷하게 측정됐대고 알바탐에 진상이 와도 저 머리에 비비탄샷건을 겨누는 상상을 하며 수월하게 넘겼다 정말로 푹자서 잠꼬대도 안했는지 선배동생의 능력효과가 여태 유지되는중인지가 헷갈리는게 흠이라면 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