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식자재와 기타 소모품들을 놓아둔 창고. 무언가 바닥난 것이 있었으니, 가져와 줄 수 있는 부탁에 창고를 찾은 당신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빛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보인다. 그리고 바닥에 놓여있는 박스들 위에 금이 몸을 뉘고 팔을 배 위로 모은 채 누워있는 것 또한 볼 수 있다. 당신은 그녀를 지켜본다. 미동도 하지 않고, 고른 숨소리만 들려온다. 지금 여기서 자고 있는 것일까? 흘러내린 올리브색 머리칼이 얼굴을 덮고 있고, 긴 속눈썹은 가지런히 닫혀있다. 당신이 그런 금을 바라볼 적에 시선을 혹은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인기척을 느꼈던 것인지. 금은 눈을 뜨며 당신을 보고서 웃는다. 검지를 들어 올려 자신의 입가로 가져가니, 자신이 여기에 있는 것을 비밀로 해달라며 제스처를 해오는 것인데. 땡땡이치는 것을 보고 할지, 혹은 못 볼 척 지나갈지. 어떻게 할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었다.
1. 매니저에게 이른다. 이런! 금은 들이닥친 매니저를 피해 도망치려 했으나 입구는 하나. 매니저에게 목덜미를 잡힌 채 밖으로 끌려갔다!
2. 비밀로 해준다. 필요한 물건을 챙겨 못 본 척 나가려고 하면, 금은 당신을 향해 손짓해 보이는 것이었으니. 당신의 손에 사탕 몇 개를 쥐여줬다. .dice 1 6. = 2
색은 다르나 태오와 닯은 저 눈도 데 마레 시절이 아니면 모르는 간식에 관한 것도 다, 알면서, 적당히, 걸러 말하는, 저 혓바닥도.
나는 조용히 어금니 사이로 혀끝을 밀어넣었다. 잇새로 부드러운 살이 푸딩처럼 뭉개졌다. 달디단 디저트에 쇠맛이 섞였다.
한 모금, 꿀꺽 삼키고 조용히 미소 지었다. 객기는 어리기에 부릴 수 있는 것이었다.
다시 파르페를 푹 더 입가심을 하고, 말했다.
"말해주실게 그것 뿐이라면, 충분하다는 대답 외에 제가 달리 할 수 있는 대답은 없겠지요."
이 빌어먹을 기분은 여기서 풀 것이 아니기에. 나는 태연히 파르페와 푸딩을 떠먹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말이죠- 아까는 서로 보는 눈빛이 참 애틋하던데, 연인은 아니라니 좀 놀랐네요. 두 사람을 본 모두가 똑같이 생각했을 걸요? 딱히 숨길 생각도 없어보였으니까요."
재잘재잘, 그나잇대 애들 가십거리 떠들듯이.
"전 태오가 '어울리는 사람'을 만난다면 누굴 만나든 상관 없어요- 그러니 마음이 있는 거라면 지금이라도 잘 붙잡아두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태오,"
그러나 건방지게도 꼬리를 살랑거리며.
"달리 바라보는 사람이 있어보였거든요. 음, 백한결 선생님이었나. 아까도 치한 당할 뻔 한 걸 도와주시던데, 그 때 바라보는 시선이 어찌나 진득하던지. 태오가 조금이라도 다쳤으면 업어들고 갈 기세였어요. 그러고보니... 어라?"
고양이는 웃었다.
"그, 닮으신 거 같기도 하고? 혹시 아세요? 백한결 선생님?"
아무 것도 모르는 눈을 하고 뻔뻔하게 질문했다. 그리고 그런 건 그다지 상관 없다는 듯이 덧붙였다.
"맞다, 혹시 연락처 하나 받을 수 있을까요? '아시겠지만' 태오가 워낙 신출귀몰해서요. 저번에도 한참을 연락이 안 되서 엄청 걱정했는데, 아직 그 설명도 안 해줬거든요. 그러니 수소문 할 태오 주변인이 있었으면 했는데, 마침 이렇게 만나뵈었네요. 부탁드려도 될까요? 선생님?"
싱긋 웃는 얼굴에 흠은 없었다.
그렇게 다사다난 했던 하루가 끝나고 마무리를 할 시간이 왔다. 오늘은 평소보다 배로 힘든 느낌이었지만, 마감만 끝나면 집에 가서 성운이와 뒹굴 수 있다는 일념으로 버텼다.
"쓰레기 버리고 올게요-"
분리수거한 쓰레기를 한 번 비우고 온다고 자리를 비운 뒤 여차저차 다녀오는 길이었다.
"응?"
분명 청소 중일게 뻔한 부실 앞에 누가 있었다. 딱 봐도 연구원으로 보이는 모습에 누굴 찾아왔나 싶어 그냥 내 일이나 하려고 했는데 들려오는 말이, 그 목소리가 내 걸음을 그 자리에 멈춰세웠다.
"저기요. 저희 아직 활동 안 끝났는데요."
나는 리라와 그 연구원 사이에 불쑥 끼어들었다. 연구원이 잡은 리라의 팔을 거칠지 않게 떼어내 내가 잡으려 하며 리라 앞을 지키듯 서서 연구원을 향해 말했다.
"저희 선배님의 담당 연구원으로 보이시는데,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인첨공 말단 연구원의 본분은 학생의 재능 개화와 발달시키는 것이지, 자신의 성미대로 끌고다니는 것이 아닐 텐데요? 뭐든 계획대로 진행하고 달성하고 싶으시다면, 학생을 담당하는 자리에서 내려가시는게 좋겠네요. 어디 랩실에 처박혀 컴퓨터 기호와 씨름하시는 것이 훨씬 더 본인의 성향과 맞아보이시는 걸요?"
그리고 잠시 빤히 노려보다가, 정중히 허리를 숙여보였다.
"죄송합니다만, 본 점의 당일 영업 시간은 종료되었습니다. 점내의 관리를 위해 기타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오니, 시급히 꺼져주시기를 바랍니다."
자세만큼 정중한 어투로 단호한 축객령을 내린 후 연구원을 밀어내고 문을 닫으려 했다. 부실의 문, 그 선을 당신이 넘을 자격 없다 고하듯이.
순조로이 흘러간다면 그제서야 리라를 돌아보고 파티션으로 나눠놓은 공간을 가리키며 말했겠지.
"아가씨." 단호하게 손을 뻗어 찻잔을 이동시킵니다. 뭔가 주위에 일이 많은 것 같지만 인지할 뿐. 지금 하는 것을 해야 하겠지요..
그렇게 접대를 마무리했을 겁니다.
연구원을 바라봅니다. 까먹었다거나 하는 것은..
"강력해보이는 커리큘럼이나... 개화에 상응하는 부작용 중에서는 건망이나 의식의 명료함을 조절하지 못하다가 끝나고 나서 블랙아웃이나.. 그러한 의식과 신체의 불합으로 인한 몸살같은것은 흔한 편이고..." "그게 원인이 아니라고 확신하실 수 있을까요..." 오 그렇지. 기억의 파편이나 건망계열. 블랙아웃. 불합치로 인한 몸살. 전부 경험해 봤을 겁니다.. 무덤덤하지만 경험을 말하는 것 같은 말이로군요 그러한 기억적인 것과 있어서는 안될 균열로 인해 갈기갈기 찢겨져나간 이들도 마찬가지로요. 그런 기억들은 마치 섬과 같지만, 존재는 하고 있습니다.
"...." "제가 낄 건 아니었...네요.." 반쯤 도주에 가까운 듯이 눈을 피하며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영락의 내부는 꽤나 정신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특별한 설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원체 내부 구조가 복잡하다보니 복도 하나만 잘못 건너도 길을 잃기 일쑤였다.
그런 개미굴 같은 연구소다보니 어쩌다 헤멘 끝에 별별 시설이 툭 튀어나오곤 했다.
예를 들면, 온통 새하얀 독방이라던가.
"...후-"
나는 부드러운 쿠션이 깔린 하얀 바닥에 누워 똑같이 하얀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안은 얼마나 큰 소리를 내거나 난리를 쳐도 단 한 가닥의 소리도, 절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드러누운 내 주변은 산산히 부서진 조각들로 즐비했다. 그리고 더는 제 용도로 쓰기 힘들 것 같은 찌그러진 양철 배트도 있었다.
바로 조금 전까지, 저 배트로 이 방 안에 넣어준 물건들을 사정없이 깨부순 결과였다.
팔다리며 얼굴이며 크고 작은 생채기 투성이로 벌렁 누워있으니 무겁고 두꺼운 문이 열리며 유준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다 했냐?" "...네." "오냐."
유준은 내 대답을 듣고 들어와 옆에 앉았다. 발로 슥슥 잔해를 밀고 앉을 자리를 만든 그는 가운을 깔개 삼아 앉아서 나를 보았다.
"성이 좀 풀리냐?"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해요." "이렇게 엉망을 만들고서 부족하다고?" "부족, 보다는..."
잠시 할 말을 찾으려 눈을 굴렸다.
"이러는게, 내가 맞나, 하는 느낌?"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야. 네가 아니면 뭔데?"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열일곱이나 되서 자아 형성 하는 거냐? 너무 늦지 않냐, 그거." "이제라도 제대로 만들어지는 거면 다행 아닌가요?" "음, 그렇긴 하지."
낄낄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었다.
"선생님." "어야." "나는 고장난 건가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야, 갈수록 감정 조절 못 하고, 툭하면 주변 엎고, 그걸로도 성에 안 차잖아요." "그것들만 두고 보면 확실히 이상하긴 하지. 그냥 성격이라기엔 너무 과하니까." "그렇죠. 내가 생각해도 난 정상이 아닌게 확실해요." "정상이고 싶냐?"
다시 할 말을 찾으려 눈을 깜빡였다.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왜?" "그냥, 아마도... 정상이 되고 싶어하다가, 더 미치지 않을까 해서요." "더 미친다라." "집착이란 무서운 거 잖아요. 나는... 정도를 지키지 못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러냐." "네."
유준은 한동안 말없이 나를 응시했다. 나는 한 번씩 그의 시선을 돌아보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내 상처를 깨끗이 낫게 했다. 그리고 미적미적 일어나는데, 유준의 말이 들렸다.
"나는, 정상이고 비정상이고, 그런 거 없다고 생각해. 상대적인 가치관, 생각, 기준, 그런게 존재할 뿐이다. 절대적인 관념이나 개념, 사상은 있을 수 없어.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냐?" "...아마도, 요?" "그럼 네 기준을 먼저 찾아. 지향점과 지양점을 정해두고 그 사이를 보면, 보이겠지. 네가 뭘 하고 싶은지, 뭐가 되고 싶은지, 그런 것들이." "흐음."
일어나 앉은 나는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선생님." "어어." "나 케이크 먹고 싶은대요." "소장님한테 뜯으러 가자. 아까 뭐 잔뜩 들고 오시더라." "네에-"
그리고 나와 유준은 영락의 소장실로 가, 소장님이 막 사오신 조각 케이크를 얻어먹었다. 맛있는 홍차도 함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