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밤이었다. 서한양은 하필 그 시간에 비번도 아니기에 꾸벅꾸벅 졸면서 카페를 보고 있었다. 딱히 하는 것이 많은 건 아니지만 밤에 카페를 보자니깐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니었다. 커피를 더 마시자니깐 속이 버티지를 못하겠고. 다른 에너지음료를 마시자니깐 몸이 감당이 안 될 것 같았다.
" 이 시간에는 손님 안 오겠지.. "
아니다. 낮에 비해 없을 뿐이지, 손님들이 계속 오고는 했었다. 낮에는 사람이 북적여서 정신이 없던 것에 비해 밤은 괜찮았지만, 문제는 이제 피로도가 계속해서 누적된다는 것. 서빙을 하자니깐 제대로 듣지를 못하여서 엉뚱한 테이블에 갖다주는 일이 종종 있기도 했다. 대부분 뭐라고 하지도 않고,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깔깔 웃는 손님들도 있었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아, 당연히 놀러왔으니깐 즐겁겠구나.
" 주문하신 커피들 나왔습니다~ "
한양은 커피들을 한 테이블에 서빙한다. 그러나 테이블의 한 여성이 한양을 다시 부른다. 한양은 속으로 ' 올 것이 왔구나. 또 뽕짝 부르고 튀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여성은 꽤나 큰 액수의 금액을 팁이라고 주었다.
성하제 내내 저지먼트 부실에서 집사 노릇이나 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제대로 비번인 날이 있었다.
하긴, 인원이 이만큼이나 있는데 돌아가면서 쉬는 것도 있어야지.
때마침 성운과 비번인 날이 겹치기도 해서, 내가 먼저 말했다.
"이 날 같이 성하제 구경 가자. 합주 연습은 충분하구, 우리도 노는 시간은 있어야지?"
사실 앞으로 있을 합주나 혹시 모를 일을 생각하면 비번인 날은 푹 쉬게 해주는게 좋을지 모르지만 휴식을 꼭 집 안에서만 하란 법은 없으니까. 외출했다 너무 피곤하면 일찍 돌아오는 방법도 있고 하니 가볍게, 어디어디 가보자는 얘기만 하며 일정을 정했다.
그리고 비번인 날, 한층 가을다워진 날씨에 살짝 포근한 차림을 하고 나왔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니트 치마, 목이 살짝 깊게 파인 딱 붙는 긴팔 티셔츠, 몽실한 니트 가디건에 굽 낮은 단화까지. 가을 느낌 물씬 나면서도 편안한 차림을 하고 약속 시간에 맞춰 성운을 만났다.
그리고 미리 얘기했던 것처럼 함께 하루를 보냈다. 거리를 구경하거나, 타 학교의 축제를 방문해보기도 하고 맛있어 보이는 것들을 사서 같이 나눠먹고 학생들이 만든, 규모는 작아도 재밌어 보이는 부스를 체험해보기도 하며 성대한 축제를 하나둘 만끽해 가고 있었다.
꼭 놀기만 한 건 아니고- 중간에 길 잃은 아이를 만나 근처 안내소에 데려다주거나 기념으로 나눠주는 풍선들이 강한 바람에 날려갈 뻔 한 걸 잡아주었다거나 뭐 그런, 소소한 저지먼트 모먼트도 있었을 지도.
아무튼 그렇게 즐겁게만 흘러갈 것 같던 하루였으나 돌연 갑자기, 예상치 못한, 바라지 않은 손님이 찾아들었다.
그 때는, 잠시 벤치 같은 곳에 앉아, 해가 지기 전에 4학구도 가볼까 하는 얘기를 하던 중이었다. 다음 날은 얄짤없이 카페 일을 해야 하니 너무 무리하지 말까- 그런 대화를 하던 중이었는데
"혹시... 혜우니?"
갑자기, 누가 나를 불렀다. 앳된 여성의 목소리였다. 돌아보자 검은 머리, 검은 눈의, 갓 스물 넘겼을까 싶은 여성이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 뒤에는 판박이처럼 닮은 중년의 남성이 함께였다.
그 존재만으로도, 스스로 숨이 턱 막히는게 전신으로 느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성은 혼자 계속 말했다.
"혜우, 맞지? 너무 오랜만이라 못 알아볼 뻔 했어. 음, 머리는 염색한 거니? 눈은 렌즈? 아님 이런 이상한 곳에 살면 다 그렇게 되는 거니? 오면서도 참 특이한 사람들을 많이 봐서. 우후후."
그 여성- 나의 언니 되는, 그녀, 혜령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을 이었다. 내 반응 따위는 중요하지 않음을 전신으로 시사하며.
"여름에 아버지가 한 번 다녀가셨잖니. 그 때 네가 무대에서 쓰러졌다는 얘길 듣고 어떨까 싶어서 와 봤어. 그런데 이번엔 안 쓰러지는 구나? 무대가 아니라 바깥이라 그런가? 아쉽다, 네가 그 방에 있을 때처럼 바닥에 엎어진 모습이 보고 싶었는데. 그 때 네 모습, 정말 잘 어울렸거든. 기억하긴 하니? 못 해도 상관없긴 해."
혜령이 말을 하는 걸 잠자코 듣고 있으니 어쩐지 예전처럼 긴장하거나 눈 앞이 어지러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해지고 담담해졌다.
지금의 나는 혼자가 아니고, 더는 그들의 말에, 행동에, 휘둘릴 필요가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깨달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입을 열었다. 한 손에 성운의 손을 꼭 쥐고서.
"그나저나 여긴 왜 이렇게 좁고 답답하니. 이렇게 좁은 도시에서 살다니, 시궁쥐도 이것보단 더 넓은 하수구에 살 거야. 음, 안타까워라. 평생 나갈 일도 없이 갇혀 살아야 한다니 정말-" "그 말 하려고 오셨나요?" "어, 응? 지금 뭐라고 했니?" "그 말, 하려고 오셨냐고 물었어요."
내가 말을 하자 놀란 건 혜령 만이 아니었다. 여태 심드렁한 눈으로 저 먼 바닥 혹은 손목시계만 보던 그- 아버지도, 눈을 크게 뜨며 놀람을 감추지 못 했다.
"어, 그- 렇지? 이런 보잘 것 없는 곳에 갇혀 사는게 어떤지 구경이나 하러 온" "그럼 구경 마저 잘 하세요. 저는 가볼게요." "ㅈ, 잠깐! 나랑 아버지가 여기 있는데 간다고? 네가 가면 어딜 가는데?" "어디긴요. 내 집이지. 내가 직접 마련한, 내가 사는 내 집 말고 어디로 가겠어?" "너, 너 지금 나한테 반말" "그래, 반말 했다. 어쩔래? 다짜고짜 찾아와서 면전에 대고 무례하게 구는 사람한테 내가 예의 지켜줄 이유가 뭐가 있겠어?"
혜령은 말문이 막혔는지 말을 잇지 못 했고 아버지도 마찬가지로 보였다. 나는 둘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런 인간들에게 인정 받고 싶어했다니, 정말 스스로가 한심스럽다.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망정이지." "ㄴ, 너," "나 뭐, 나를 낳아서 여기 보내준게 누구인데, 그런 소리 하고 싶어? 이렇게 보러 와준 걸 감사하지는 못할 망정, 그런 말 하려고? 정신 좀 차리세요. 예? 나 이제 당신들한테 연연하지 않아요. 당신들 같은 사람하고 가족이 아닌게 오히려 다행이 됐어. 혹시나 바깥에서 살아서 당신들하고 똑같은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져." "아ㄴ" "그러고보니 당신, 아직도 그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고 정해놓은 삶만 사나요? 그러고보니 뉴스 봤어요. 어느 기업 자제분하고 약혼 하셨다다고. 어머, 축하할 일이네요. 고작 스물하나에 연애도 없이 집안끼리 맞춘 약혼이라니. 하지만 그것도 다- 저 잘난 분들이 정해주신거니, 불만 따윈 없으시겠다, 그렇죠?" "천혜우! 그 쯤 하지 않으면" "오, 내 이름을 기억하긴 하네요? 그런데 뭐요. 그 쯤 하지 않으면 뭐? 나를 다시 데려가느니 어쩌니 하시려고? 이걸 어쩌죠. 나 여기 인첨공에서 제법 알아주는 인재가 되었거든요. 게다가 공교롭게도 말이죠, 내 능력이 의학계와 바이오 산업에 밀접한 것이라서요. 아, 그러고보니 천 씨 집안 기업이 병원과 의료계였네요. 내 능력인 바이오키네시스의 영향력을 그대로 받는 영역 말이에요."
거기까지 말하니 혜령과 아버지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혜령은 분노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고, 아버지는 주먹을 세게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손바닥에서 피가 떨어지는게 보이길래 태연히 그걸 회복시켜주었다. 그러자 이상함을 느낀 아버지가 손을 보고 경악하는게 그대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려는지 이 악물린 말이 들려왔다.
"너, 분명히 후회할 거다." "후회는 당신이 하겠지. 평생."
나 역시 끝까지 지지 않고 받아친 후, 성운의 손을 고쳐 잡고 성운을 바라보며 홀가분하게 웃었다.
[얘기 좀 하죠.] [성하제니까 만날 수 있을 거 아닌가요?] [성하제에도 저는 바쁘지만 시간은 내어드리죠. 그만한 일이길 바란답니다] 언젠가의 누군가는 큰 용기를 냈습니다.
"그래서.. 어떤 용무로 저를 만나고자 하신 건가요?" "정말 몰라서 묻는 건가요. 차해리." "제가 신경쓸 만한 일이 아니었는데 불러낸 것에 판단이 가까워지고 있으니까요" 이런 카페에서도 암호화된 홀로그램을 통해 무언가 업무를 하고 있는 이를 질렸다는 듯 바라보는 이입니다. 아니 업무는 그럴 수 있습니다... 진정 당신이 두렵다 느낀 것은 심리적 지배와 모든 걸 망설임 없이 내던질 수 있는 그 눈 때문이었기 때문이죠.
"왜 나한테 거짓말을 했지?" "사람은 누구나 거짓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모르시진 않겠지요?" ".....네게 뭔가를 기대하면 안된다는 걸 알긴 하지만 이건 내게도 문제되는 일이니까." "...죽었다면서 왜 살아있어?"
"같이 카페에 가지 않을래요?" 저지먼트가 운영하는 카페..에 가서 데이트를 하는 거에요. 라는 말에 선화라 불리는 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끝이 다가올 때를 알고 있지요?
오늘의 커리큘럼. 무난한 편입니다. 이동범위도 이동범위지만, 섬세함을 중점으로 시도해봤군요... 텔레프래그 시범으로 결합된 것을 분리하는 등의 커리큘럼 보조수행도 돕고 있습니다...
날 잡고 푹 쉬고 나니 어제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결 나은 상태다. 지금 폐공장 아지트에서 머물고 있는 혜우를 위해, 밤마다 알터에서 받아온 각성제 주사를 꽂아가며 불침번을 선 영향이 없잖이 있었던 모양이다. 발걸음은 어제보다 더 경쾌했고, 목소리는 어제보다 더 상냥했다. 물론 그래도 메이드 업무의 피로는 여전했지만, 거기에 대해서 성운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도 그럴 게, 상냥하기 그지없는 집사님이 쉬는 시간마다 케어를 해주시는 덕분에.
“···고마워요.”
하고 나직이 말하던 성운은, 그러다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눈을 땡그랗게 떴다. 그게 무슨 소리니, 집사집사님.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도 드는 것이다. 평소라면 온 얼굴이 새빨개져서 손을 푸다닥 내저었을 테고, 지금도 눈을 땡그랗게 뜬 채로 또 뺨이 따뜻하게 상기된 게 느껴지긴 하지만, 조금의 미친 짓이라면 해도 되지 않을까. 모처럼 평소에는 입을 수 없는 옷도 입었는데. 여기엔 우리 둘뿐인데. 조명도 이렇게 흐릿하니까─ 별 관련은 없지만─ 나도, 한번쯤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응. 성운은 손을 내젓는 대신에 땡그랗게 커졌던 눈을 조금 가늘게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