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4204> [1:1] FREESIA - 4 :: 1001

히닷삐주

2024-03-31 18:05:15 - 2024-04-15 00:33:24

0 히닷삐주 (tHaUog2tVE)

2024-03-31 (내일 월요일) 18:05:15

중앙, 가고 싶었어.
하지만 나도... 가지 않아도 괜찮아.
중앙이 아니라도 유우가의 옆이라면 어디든 괜찮아. 응. 그거면 만족해.


situplay>1597038191>1 히다이 유우가
situplay>1597038191>2 메이사 프로키온


situplay>1597038191>
situplay>1597039238>
situplay>1597041174>

53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02:25:28

>>51
....맞다.. 멧쨔는 유우가 생일이면...🙄
이건 까먹진 못하는데 잊고싶어서 더 오버도즈하는 쪽이네....

54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02:28:51

개학하고 나서 몇달 동안은 멧쨔의 오버도즈로 유우가 엄청 마음고생하겠네요 😏
>>53 히히... 문 열고 들어올 때마다 😺 얼굴로 오버도즈 생각하다가 유우가가 2개씩만 남겨놓은 상비약들 다 먹어버리는 멧쨔...
유우가가 과연 이 오버도즈의 트리거를 알아챌 수 있을지 😏 이거 엄청 궁금하네요... 으히히

5월달쯤 수련회 있을 때 유우가는 선생이라 가야 하는데 멧쨔 혼자 도저히 남겨둘 수가 없어서 🙄
인솔도우미로 억지로 끌고 갈지도 모르겠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랑 같은 방 쓰게 돼서 예민해진 멧쨔를 꼬옥 껴안아주고 싶다...

55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02:33:37

🤔
그럼.. 여친쨩과의 첫대면도 수련회 같은 방이면 좋을지도요...
라는 생각이 방금 막 들었어요🙄
예민해진 멧쨔를 달래주는 유우가를 보는 여친쨩이라던가
여친쨩한테 다정하게 대해주는 유우가를 보는 멧쨔라던가
후자는 집에 돌아간 후에 백퍼 오버도즈 확정이지만...

56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02:34:32


유우가는 신발 285 신는데 멧쨔는 210 신어서 유우가의 쓰레빠를 신으면 질질 끌리는 거 상상하고 엄청 행복해졌어요
이녀석...무지귀엽잖냐...

57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02:37:12

비오는날 유우가 슬리퍼 신고 질질 끌고 나갔다가
슬리퍼를 발목에 걸고 들어오는 거 봐버렸어요🤭

58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02:37:18

>>55 사실 시니어 시즌 멧쨔가 보기엔 '그냥저냥 친한 사람인가봐~' 정도로 쾌활하고 편하게 대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그게 여친쨩의 취향이기도 해서)
멘헤라 mk2쟝이 보기에는 나한테는 매일 화내고 토하게 만들고 사과도 안 하면서...
저 사람한테는 왜 그렇게 상냥하게 구는 거야? 😺 싶고
하지만 오버도즈를 할래도 약을 구할 수가 없어서 자기도 모르게 피날때까지 긁어버릴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어요...

59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02:38:46

>>57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귀 여 워wwwwwwwwwwwwwwwwwww 바보wwwwwwwwwwwwwwwwww
그나저나 벌써 2시반이네요...
이제 슬슬 자야만 하겠습니다...🫠 오버도즈 멧쨔 썰 너무너무 즐거워서 더 먹고 싶지만요
멧쨔주도 푹 주무시고 내일 파이팅입니다... 앵바앵밤이에요 👋

60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02:41:50

🤔
약국에서 몰래 약 사가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집에 있는 걸 감추면 직접 사가는 수밖에..... 그리고 들키면 🙄💦아니 진짜 아플때 먹으려고 산건데?하고 둘러대고🤭

피가 날 정도로 긁는 것도 벽에 머리 찧어대는 것도 가능할 것 같고..🤔

61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02:43:08

저도 슬슬 자야하는www
푹 쉬세요 히다이주😽 앵바앵밤입니다~ 내일 봬요~

62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2:21:02

>>60 🤔유우가... 오버도즈에 너무 지쳐버려서+이유도 모르겠고 바뀌질 않아서 멧쨔한테 조금 짜증부려버릴지도요
가뜩이나 수련회 인솔하느라 신경 쓸 일이 많은데 배려 안 해준다고 생각하고 🤔

🤨 "보건담당 한테서 받아쓰면 될 거 아냐; 내가 니 속을 모르겠나? 수작부리지 마라."
이런 식으로 안 좋게 말했다가 멧쨔랑 싸울 거 같아요
그리고 그걸 멀리서 지켜보는 여친쨩...

63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3:25:05

뻘하지만
멧쨔가 임신튀 한 후의 유우가 평상복은 이런...
애착대상을 잃은 서양남자룩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

64 멧쨔주 (aF7V29vh76)

2024-03-32 (모두 수고..) 13:26:39

월요일 싫어....🫠

>>62 🤔멧쨔 뇌송송에 멘헤라지만.. 그래도 수련회 인솔도우미 일은 열심히 할 것 같아요
근데 이제 히닷삐 모르게 조용조용히 할 거 하는 느낌 + 신경 쓸 일 많아서 양쪽 다 날카로워짐 때문에 삐걱거리고 충돌하고 그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어요🤔

멧쨔는 멧쨔대로 히닷삐가 자꾸 긁는 말(생일이라던가 뭐 그런거)하고 여친쨩한테 상냥하게 구는 거 보고 으윽 도망치고 싶어 행복스파이럴 필요해 그치만 인솔자 입장이니까 참..참...참아.... 하면서 나름 길?게 참다가 결국 터진건데 그렇게 안 좋은 말 들은거니까...😏 나도 열심히 참았다고!하는 억울함(?)도 있을거같고
애초에 내가 이렇게 된 건 전부 너 때문인데😾 하고 화내고 비꼬고 싸우겠지...히히히......

65 멧쨔주 (aF7V29vh76)

2024-03-32 (모두 수고..) 13:29:36

>>63 히닷삐...🥺
중앙오고 여친생기고 멧쨔만나고 하면서 좀 말쑥해지나 싶더니 멧쨔가 떠나고 그렇게 되는 구나....
멧쨔가 히닷삐에게 큰 존재였던거 같아서
매우
룽하고 좋네요

66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3:39:12

>>64 예전에 바닷가 해변에서 나데나데해주고 메디폼 붙여주던 히메이가 이젠 서로 싸우고 있다니 이거 진짜 룽한데요...🥹

유우가... 멧쨔가 😾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너 때문이라고!" 소리 들으면 엄청 충격먹은 얼굴이었다가 멧쨔도 아차 싶어서 유우가 손 뿌리치고 휙 가버릴 거 같단 말이죠

유우가는 전혀 멘헤라 인자는 없으니까 짐작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직구로 들어서 어벙벙...한 상태로 수련회 돌아올 때까지 있을 거 같아...🫠
멧쨔는 당연히 뒷풀이 안 갈 거 같고 🤔 유우가도 기분이 영 아니라서 참여 안 하는데 여친쨩이 "공짜술인데 안 미셔? 웬 일이야~?" 하고 붙잡고 말 붙이는 짧은 틈에 멧쨔는 먼저 집으로 휙 가버리고...🤭

유우가가 집에 뒤늦게 들어가자마자 본 건 근처 상가에서 약 사가지고 올라가서 먹어치우고 쓰러진 멧쨔였다 하는 전개를 봐버렸어요

67 멧쨔주 (aF7V29vh76)

2024-03-32 (모두 수고..) 14:06:48

이 거 다 🥹
그리고 중앙와서 첫 구급차 타는 거구나 멧쨔.....🤭

병원에서 깨고 유우가가 어깨잡고서 이러지 좀 마😰 하면
잘 돌아가지도 않는 혀로 😿너가.. 두고갔으니까.. 해버릴거같아..이히히힛....

68 히다이 - 메이사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4:33:54

>>44 메이사

"상관 없어, 애초에 교육기간인데다 어차피 네 사수는 나니까. 이수 확인만 내가 하면 그만이라는 거지."
"...사실 우리가 그때 봤던 건 완전 대략적인 거고, 더 이것저것 알려줘야 하는 게 맞긴 한데. 일단은 이게 더 급했으니까... 사소한 안내 같은 건 나중에 하자고."

오물오물 먹다가 주변을 둘러보는 메이사. 예전이라면 훤히 보이던 머릿속이 이제는 영 보이지 않는다. 이전에는 멍청하진 않고 그저 노련함이 부족한 녀석이었다면, 지금의 메이사는 어쩐지 좀, 멍청... 그래. 멍청하다고밖에 표현이 안 된다. 중앙 라이센스 따기까지 한 녀석이 왜 이렇게 구는지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머리 안 좋은 나한테까지 멍청하단 이야기를 들을 정도면 좀 긴장해야 한다고, 메이사.

그렇게 걱정하는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적거리며 먹다가도 멍때리길 시작하는 녀석.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식탁에 놓여있던 여러 병들 중 갈색으로 찰랑거리는 걸 내밀었다. 계란후라이에 뿌려먹을 간장.

"...그래서, 왜 중앙으로 온 거야?"
"달릴 것도 아니고, 그래서 커리어를 준비한다고 하면 역시 츠나센이 편하지 않아? 다 아는 얼굴이고, 이런 성가신 교육 받을 필요도 없고."

69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4:34:18

🫠 멧쨔의 스위치를 콱콱 누르는 말만 꺼내는 유우가...

70 멧쨔주 (aF7V29vh76)

2024-03-32 (모두 수고..) 14:54:19

🤔첫날부터 오버도즈 해버려도 될까...(?)

71 메이사-히다이 (aF7V29vh76)

2024-03-32 (모두 수고..) 14:58:14

눈 앞에 내밀어진건 간장이 담긴 병이었다. 씹는 걸 멈춘 입 안에 느껴지던 무거운 것들을 삼켜버리고 손을 내밀어서 집는다. 그리고 그대로 계란후라이 위에 툭툭.

"—11착. 10착이었던 애랑은 대차로 벌어져선 결승선에 기어서 들어왔지."
"사바캔 1착하던 애가 일반전에서 그런 착순까지 내려가버렸으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잖아?"
"하야나미에 밥 쳐먹으러 오는 녀석들이 수군거리는 것도 짜증나고, 이런 실적으로 잘도 트레이너 하겠다고 츠나센에 얼굴 들이미는 것도 웃기겠다 싶어서."

툭툭 떨어지던 간장방울은 점점 모여서 계란후라이 위에 웅덩이를 만든다. 새까만 웅덩이는 점점 커지고, 커져서 흘러넘친다. 아하하. 완전 새까맣네. 이거, 몇 번인가 망설이다가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릴 때마다 보던 새까만 밤바다 같이 보이기도 하고.
계란후라이에 간장을 뿌렸다기보다 접시에 부은 간장 위에 계란후라이를 올렸다는 말이 어울릴쯤이 되어서야 손이 멈췄다.

"........도망친거지. 누구처럼."

아, 젠장. 이딴 거 생각하고 싶지 않았는데. 떠올리고 싶지도 않았는데. 더 이상 토스트건 우유건 계란후라이건 먹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이런 간장투성이 계란후라이가 아니라 산더미같은 수면제와 차가운 캔맥주라고. 전부 잊어버리고 자고 싶어. 도망치고 싶어. 지금 당장. 절반 정도 먹다 남은 토스트를 내려놓는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아— 위험해. 위험해위험해위험해당장필요하다고지금당장빨리.

도망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큰 소리를 내며 의자가 뒤로 넘어가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그대로 소파 옆에 던져둔 가방으로 향했다. 옷가지나 간단한 생필품보다도 더 많이 들어있는 약들을 꺼내려다 멈칫했다. ......맥주가 없잖아.

"...1층에 편의점 있었지? 잠깐 갔다올게."

그렇게 말하면서 현관으로 향했다. 지금 수중에 있는 돈으로 3캔 정도는 살 수 있을테니까.

72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4:59:01

히끼야아아아악.........
근데 자연스럽게 "구급상자나 상비약들은 어딨어?" 하는 질문에 오버도즈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채 알려줬다가
태연하게 소주랑 함께 마시는 거 보고 기겁하는 상황도... 맛있어보여요...😋

73 멧쨔주 (aF7V29vh76)

2024-03-32 (모두 수고..) 15:01:57


맥주사오고나서 가진 약을 다 꺼냈는데도 모자라니까
"구급상자나 상비약 어딨어?" 하고 물어본 다음에 알려주면
탈탈 털어서 먹어버리는거... 어떨까요🤔

74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5:08:32

멧쨔유열인wwwwwwwwwwwwwww우와아아...mk2쟝의 멘헤라력이 수직상승하고 있네요wwwwwwwww 전...뭐든 좋아요 😋😋😋
연성에서 되게 안정적으로 보이던 mk2쟝은... 후히히테라피를 많이 거친 모습이구나 😌
빨리 화해하고 후히히해야만해..

75 멧쨔주 (aF7V29vh76)

2024-03-32 (모두 수고..) 15:14:35

😏좀 안정적이게 된 mk2쟝은 이제 오버도즈 대신 이런저런 택배주문을 하게 되는 거군요...
선제작 후설정..히히히....

76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5:48:48

약물오버도즈 대신 후히히오버도즈라니...😏 후히히중독 mk2쟝이라니 하하하하...
근데 유우가도 이렇게 오버도즈를 실감하고 나니까 🙄oO(그래... 오버도즈보단 이게 낫다...) 하고 하루에 몇번이고 어울려주는 거군요
유우가는 역시 멧쨔를 좋아하는구나 😏

사실 전여친들의 사례(...) 때문에 후히히중독이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당장은 불안정해보이니까 최악대신 차악이라고 어울려주는 거겠죠
물론 히다이도 오랫동안 일이 없었으니까 그런 것도 있겠지만...

77 히다이 - 메이사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5:52:19

>>71 메이사

먹기 좋게 구워낸 반숙 후라이 위에 툭툭, 간장이 떨어진다. 툭, 대차가 벌어져 꼴등으로 들어왔다던가. 투둑, 그래서 체면이 설 수가 없었다던가, 툭, 하야나미에서 일하는 시간 조차 스트레스로 다가왔다던가. 주륵, 그 좁은 마을에서 제대로 망신당해서, 트레이너를 시켜달라고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납득가는 이야기였다. 하기야 11착까지 하던 녀석이 트레이너를 한다고 한대도, 거기에 일을 시켜주는 사람은 드물다. 어지간히 온정적인 것 아니고서는. 학원장은 그런 점에서 꽤 괜찮았던 사람이지만 중요한 건 자기의 마음이지. 11착 그것도 대차로 기어들어온 트랙에서 누군갈 지도하고 싶지는 않을 거다. 끔찍한 기억만 떠오르겠지. 우마무스메들이 트랙을 달릴 때마다 표정이 썩어들어가던 나처럼.

넌 정말이지 나를 빼닮아간다.
그래서 도망쳐왔지만,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데서도 마음 깊숙한 곳부터 닮아왔다.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새 계란후라이는 간장에 다 잠겨있고, 메이사는 먹던 것도 내려놓은 채 순식간에 문을 열고 내려갔다.
...더 먹을 생각도 없어보였다. 입맛 떨어진 어린 애가 장난을 쳐놓듯 해놓은 계란후라이를 처리하고, 먹다 남긴 토스트는 그냥 내가 집어 먹었다. 나도 아침을 부실하게 먹고 나온 건 마찬가지라.

의자도 제대로 세워놓고, 설거지까지 하다보면... 메이사가 던지고 나간 말이 가슴에 걸린다. 누가 멍을 누르는 것마냥 어쩐지 아팠다. 사실이라서 더.

"...그나저나 이 녀석."

내려간 지가 언젠데 아직도 안 올라와? ...설마.
......설마. 문을 못 열고 있다던가.

겉옷을 챙겨입고 내려가보니, 메이사는 건물 앞 벤치에서 궁상맞게 술을 까고 있었다. 벌써 몇 캔은 발치에 굴러다니는 채로.

"이야..."

아저씨들이랑 놀아요, 담배도 센 거로 펴요, 술도 생수처럼 마셔요.
개판이네.

메이사의 옆자리에 앉아 한 캔 따 마셨다. 후룩 한 모금 맛 보고 나니, 어라. 아사히가 아니네 이거.

"에비스잖아 이거."

78 메이사-히다이 (aF7V29vh76)

2024-03-32 (모두 수고..) 16:22:55

담다보니 8캔 정도 사버렸다. 괜찮아. 술은 많을 수록 좋으니까. 모자란 것보다 남는 게 좋지. 남으면 내일 마실 수도 있고. 그렇게 맥주만 가득 담은 봉투를 들고 들어가려다가 문득 생각났다.
....번호, 못 외웠어. 라고할까 귀에 영 안 들어와서. 여러모로.
무의식중에 핸드폰을 꺼내다가 멈칫하고, 도로 집어넣었다. 간절하게 보내던 연락도 닿지 않았었으니, 번호를 바꿨을 수도 있겠지. ....차라리 번호를 바꾼 쪽이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아. 젠장. 편의점에 들리느라 뒤집어쓴 얼굴 뒤로 또 다시 울컥거리면서 그게 올라온다. 약은 전부 위에 있을텐데. 근처에 약국은 안 보이고, 당장 사러 가기엔 주변 지리도 전혀 몰라. .....일단 술이라도 마시자.

건물 앞 벤치에 대충 앉아서 한 캔 꺼내서 깠다. 조금 다급하게 들이킨다. 탄산과 보리향, 그리고 약한 알코올의 맛. ....돈만 되면 좀 센 녀석을 사서 마셔도 좋았을텐데.
그렇게 한 캔, 두 캔... 어느덧 네 캔째 마시고 있다보면 맨션에서 누군가가 나온다. 오가는 사람이야 많지만 이렇게 술판 벌이고 있는 내 옆에 와서 앉을 사람은 별로 없지. 자연스럽게 한 캔 가져가서 따는 걸 보고도 별 말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쪽에 가까웠다. 빨리 마셔서 그런지 슬슬 취기가 돌고 있어서.

"......아사히 별로 안 좋아해. 누가 자꾸 생각나서....."

젠장. 잊으려고 마시고 있는데 말이지. 방해하듯 옆에서 쿡쿡 찔러대는게 기분이 안 좋다.
그냥 술 정도로는 역시 무리야. ....전부 잊어버리고 자고 싶어.

".....약 먹어야 돼... 올라갈래..."

술을 마시는 걸로는 모자라서, 나도 모르게 긁고 있던 팔뚝은 이미 새빨갛고, 조금씩 벗겨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따갑고 아프다, 바람이 닿아서 쓰라리다. 하지만 아프니까 생각하기 싫은 것들에서 도망칠 수 있어.

79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6:38:35

...죽음으로 사죄하자 유우가야...
저는... 업무가 갑자기 팍팍 들어와서 🫠 정시퇴근할 수 있도록 잠깐 버닝하고 오겠습니다
멧쨔주도 남은 시간 파이팅이에요 💪

80 멧쨔주 (aF7V29vh76)

2024-03-32 (모두 수고..) 16:44:15

다녀오세요 히다이주😌 화이팅입니다~

81 히다이 - 메이사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8:38:20

>>78 메이사

에비스의 맛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냥 뭐랄까, 사람마다 선호하는 풍미가 다르잖아. 네 입맛 정도는 나랑 달라서 다행이다 생각하며, 예전부터 달달한 걸 좋아했던 메이사 프로키온을 떠올렸다. 단 거 좋아하는 사람은 술 좋아할 일이 없다던데 이렇게 냅다 마시는 건...
어휴. 복잡해지는 생각을 맥주로 꿀꺽 꿀꺽 넘기려니, 또 가슴팍을 퍽 때리고 지나가는 말이 있다.

그거 어딜 봐도 나지? 그야 난 아사히 공장 기계 하나는 내 돈으로 마련해줬을 정도로 마셔제끼니까. 아사히만 봐도 생각나서 굳이 다른 맥주를 선택하다니, 이 정도로 미움 받는 건 나밖에 없겠지.

...어쩐지 넘기는 맥주 맛이 썼다.
이래서 에비스는 별로라고.

메이사가 긁적거리는 소리가 어스름한 맨션을 스치고 지나가고, 달짝지근한 봄바람을 안주삼아 캔을 제법 비우자 메이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약 먹으러 가야 한다고.

짐 안에 약이 있던 건가. 그보다 어디 아픈가? 그래서 예민했던...
...아, 생리일지도.

메이사가 발치에 뒀다가 두고 간 캔쓰레기들을 주워선 봉지에 담았다. 봉지 안에 든 새 캔과 헌 캔을 다 합쳐보니 8캔 정도를 샀다. 그걸 다 혼자 마실 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냉장고에 몇 캔 넣어놓고 당금당금 마시겠지.

현관 번호키 앞에서 멀뚱히 서있는 메이사. 뒤에서 느리게 번호를 눌러줬다. 경비 버튼, 1403호, 931228.

"내 생일이잖아. 벌써 까먹었냐? 다음엔 제대로 혼자 누르고 들어오라고."

자동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메이사를 살핀다. 표정은 아무리 봐도 좋지 않았다. 생리통이 심한 편이던가... 내 기억으론 컨디션이 좀 안 좋아지긴 했던 거 같은데. 요즘 환경 변화 때문에 더 아픈지도 모르지. 고생하는구만.

"도어락도 번호 똑같아. 93 12 28. 네가 열어봐."

프리지아 부실 얻었을 때가 생각나네, 그 때도 열쇠를 주고 네가 열어보라고 했었는데.

82 메이사-히다이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18:57:35

눌러지는 숫자를 보자 또 울컥 올라온다. 12월 28일. 아니, 아니 설마. 그냥 우연히 닮은 숫자겠거니. 바보같이 그렇게 우기고 있는 나를 비웃듯이 네가 직접 태연하게 말해준다. 생일이라고. 아, 그래. 생일이지. 클래식 시즌에는 울면서 목도리를 놓고 나왔던 날. 시니어 시즌에는, 울지 않고 제대로 축하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서 찾아갔지만—

—담배 반 갑과 편지 한 장을 남기고 네가 사라졌던 날.

까먹을 리가 없지. 오히려 억지로 잊으려고, 어떻게든 그 기억의 페이지를 찢어내서 구기고 태워버리려고 이렇게 온갖 짓을 다 하고 있는데도, 찢으면 찢을수록 더 선명하게 새겨지고 각인되는 그게, 여지껏 나를....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그저 팔만 긁적였다. 아니, 더 이상 긁는다고 표현할 수 없었다. 집요하게 쥐어뜯고 파내는 동작으로 바뀐지 오래인 그것은 어떻게든 페이지를 찢어버리려는 나의 발악이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성공하진 못했지만.

팔에서 느껴지는 쓰라림으로도 모자라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현관문 앞에 도착하자 이번엔 직접 눌러보라는 말이.
.......아, 그렇구나. 이런 꼴이 된 나를 그렇게 비웃는거지. 이건 전부 너때문에 그렇게 된 건데도. 으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물어뜯은 입술에선 비릿한 쇠맛이 났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누른다. ....보기 좋게 잘못 누른 것이 두어번. 세 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문을 열고, 누가 뭐라 할 새도 없이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그대로 가방 앞으로 향해, 아까 집어들려다 말았던 약들을 꺼낸다. 손바닥의 절반을 채운 형형색색의 알약들. 하지만 부족하다. 보통 손바닥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먹었으니까..... 초조하다. 당장 해야하는데, 당장 도망쳐야하는데....

"....상비약... 어딨어...?"
"아무거나.. 빨리....."

반밖에 차지 않은 손 위의 약들을 꽉 쥐고, 초조한 목소리를 감출 생각도 없이 그렇게 물었다.
남은 손으로는 머리를 쥐어뜯을듯 쥐었다가 네가 든 봉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일단 맥주도 들고 있어야 바로 먹을테니까.

83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9:45:47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마음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악의 없이 괴롭히는 건 정말 보람찬 일이구나...

84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9:48:08

후후... 이러고...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머리를 변기에 가져다대고 토하게 만든다니 엄청나게 포상이잖아요......
진짜 짜릿하다...😇
메이사...사랑해..........

85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19:49:44

86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19:59:51

87 히다이 - 메이사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20:05:27

>>82 메이사

'컨디션 안 좋아 보이네.'

괜히 열어보라고 했나? 아픈 애 귀찮게 군 건가. 역시 내가 열까나 하던 차에 메이사는 문을 열었고, 신발을 엉망진창으로 벗어선 쿵쿵 소리가 나게 장판을 밟았다. 꽤 아픈 모양이다.

'...근데 호르몬 냄새 안 나네. 우마무스메라 그런가.'

옆에 붙어 있으면 희미하게 달달하고 과일같은 향이 풍기곤 한다. 말하면 다들 싫어하니까 다물고 나만 알고 있지만... 인간들과는 다르게 아무 냄새가 안 나서 신기한 느낌. 메이사의 신발도 정리하고 느즈막히 들어가면 가방을 뒤적거리는 메이사가 있다.

아까서부터 약을 먹고 참아왔나보다. 교문에 오기 전에 먹었다고 하면― 그렇네. 슬슬 약빨 떨어질 때가 됐지.

"상비약은 침대 협탁 아래쪽 서랍에 있어. 안 보이면 얘기해~"

어이쿠, 손목에 걸려있던 봉지를 채가다시피 하려는 녀석을 일단 피한다. 그야 쓰레기가 같이 있으니까... 안에서 쓰레기들을 다 꺼낸 뒤에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설마하니 술이랑 약을 같이 먹을까. 그정도로 멍청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서, 메이사가 침실로 들어가 뒤적거릴 동안 난 캔을 구겨 분류하고 있었지. 메이사가 봉지에서 캔 하나를 가져간 줄도 모르고.

쓰레기 만진 손까지 씻고 침실로 들어간 내가 본 건...
침대에 무기력하게 걸터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메이사와, 협탁 위에 놓인 엄청난 약 포장 쓰레기들.
...저걸 다 먹었다고? 아무리 인간 물건이라지만. 아니, 내가 미처 버리지 못한 걸 꺼내둔 건가? 그렇게 버퍼링이 걸렸을 때 메이사는 또 맥주를 꿀꺽꿀꺽 마시곤 침대에 픽 쓰러져서,

그걸 보자 안 돌아가던 머리에 벼락이 꽂혔다. 메이사의 팔을 잡고 막무가내로 당겨 화장실로 직행. 뚜껑을 연다. 그리고 메이사의 뒷통수를 잡아 끌어당겼다. 나머지 손은 입술을 이집고 열어, 울컥거리는 목울대를 더 헤집고.

88 메이사-히다이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20:23:03

손에 쌓이다 못해 넘친 약까지 주워 우겨넣고 술로 넘기고 나면, 조금씩 몸이 가라앉는 기분이 든다. 아— 그래 이거야. 저항조차 못하고 아래로, 아래로 깊숙히 끌려가는 느낌. 괴롭고 힘든 생각조차 못하게 머리가 마비되는 기분이, 묵직하게 뇌가 눌려서 짜부러지는 듯한 몽롱함에 풀썩 침대로 쓰러졌다. 이대로 자면... 아, 내일 일어날 수 있으려나... 마지막으로 시계를 흘끗 본다. ...운이 나쁘면 내일 또 눈을 뜨고, 출근 준비를 할 시간은 되겠네....
나른한 탈력감에 몸을 맡긴다. 그러다가 갑자기 팔을 잡아당겨지고— 에, 뭐야?

"아, 으....?"

이리저리 꼬이는 발은 아랑곳하지 않고서, 그대로 끌려갔다. 아, 뭐야? 술기운과 막 퍼지기 시작한 약기운에 몽롱해진 머리가 제대로 안 돌아가서 상황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아니, 왜...
화장실로 끌려들어가, 그대로 토하라는 듯 뒷통수가 잡혀 끌려갔다. 뭐, 냐고. 술은 취했지만 토할 것 같진 않은데.

"뭐, 뭐ㅇ——?!"

뭐냐고 항의하려고 무겁게 느껴지는 입을 열기가 무섭게, 곧바로 무언가가 입안을 헤집는다. 그리고 그대로 목 깊숙한 곳을 헤집기 시작했다. 꿀렁거리면서 바로 입안을 헤집는 손도, 덤으로 위 안에서 녹아내리고 있을 약과 술도 전부 토해내려고 목과 위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허우적대며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해보지만, 목을 헤집는 손도, 뒤통수를 단단히 잡고 있는 손도 꿈쩍도 하지 않아서.

"으, 웩, 그마, 그만...으욱...."

꼴사나운 소리로 거부해보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결국 그동안 삼켰던 것들을 전부 토해내버렸다. 반쯤 녹아내린 캡슐과 알약들, 그리고 원형을 잃은 토스트 반쪽이 둥등 떠다니는 것을 보고... ....좀 멍하긴 한데, 죽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잠 속으로 빠져들어 도망가려던걸 억지로 붙잡아 끌어내는 것도 모자라, 이런 꼴까지 만들다니. 내가 약을 이만큼 모으는데 얼마나 고생했는데. 내 맥주도 전부 토해버렸잖아. 아깝게. 대체 뭐야? 날 어디까지 비참하게 만들 셈인데??? 얼마나 더 괴롭힐 생각인데?? 그런 것들이 울컥 올라와서 이를 까드득 깨물었다.

"대체... 뭐하는거야! "

짜증을 있는대로 담아 소리질렀다. 뭐하는 거냐고! 왜 이렇게 한 거야! 그냥 내버려두면 되잖아!

89 히다이 - 메이사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21:05:42

>>88 메이사

메이사의 머리는 작았다. 입도 당연히 작았고. 손가락 두개만 넣어도 입 안이 밭아서 다행이도 충분히 목젖을 건드리고 구토반사를 일으킬 수 있었다. 겨우내 참아내는 듯이 울컥거리는 걸 꽉 잡고, 손끝을 더 밀어넣었다. 결국 우웩하는 소리와 함께, 아래에서부터 뜨거운 토사물이 올라와 손을 범벅으로 만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빈속으로 먹은 게 아니라 흡수가 느린 것 정도인가. 이젠 빈속이 되어버렸지만. 토사물 안에서 녹아서 서로 들러붙은 캡슐들 여럿을 확인하고 나서야 화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메이사에게 고개를 돌린 난... 솔직히 좋은 표정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었다. 네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이겠지.
그야, 너한테 이렇게까지 화가 난 건 처음이니까.

"―뭐하냐고?"

오장육부가 뒤틀린다.

"그건 내가 할 말 아니냐? 너야말로 뭐하는 건데?"
"약이랑 술을 같이 처먹어? 미쳤어 너?! 그것만도 아니지. 이만큼 먹는 건 뭐 죽겠다는 소리 아냐!?"

메이사의 어깨 한짝을 밀쳤다. 아까부터 애써 참아온 울렁거림이, 지진처럼 울컥거리며 몸을 뒤흔들었다. 토사물 범벅인 내 손은 이미 부들부들 떨리는 채였다.

"내가 이렇게 안 했으면 너, 너 뒤질 뻔 했다고...! 알아? 알긴 하냐? 네가 뭔 짓을 한 건지?"
"아아아아악 진짜...!!!!!!!! 씨X 진짜 뭐가 문젠데? 뭐가 문제냐고 메이사 프로키온 이 멍청한...!!!"

그렇게 울화를 터트리다보면 머리가 천천히 식어 뒤늦게 보인다. 네 입술은 찢어진데다 여전히 토 범벅이고, 내 손도, 내 손으로 밀친 네 옷도. 내가 헝클어뜨린 내 머리도... 뭐 멀쩡한 꼴은 아니겠지.
...젠장.

열을 내다 말고 변기 뚜껑을 덮고 물을 내렸다. 워시렛에서 물로 대충 씻어내고, 일단 너를 지나쳐 나갔다. 벌써 해가 질 무렵이라 어둑한 방에 불을 켜고, 네 짐을 멋대로 뒤져 속옷도 찾아내고, 내 옷장에서 멋대로 아무거나 꺼내 던지다시피 네 품에 안겼다.

"...일단 씻고 나와. 세면실에 옷 올려두면 빨아놓을 테니까."
"헛짓거리 하지 말고. 제발."

90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21:08:40

좋아하는 아이의 토 이야기를 읽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건 정말 색다른 경험이네요...
밥맛이 두배쯤 좋아졌습니다 😇

91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21:10:39

🙄....생각해보니 저녁먹을 시간대였죠...

92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21:18:52

아니아니아니아니 저 진짜 좋았으니까요
밥 평소의 두배 먹었으니까요?!
전 행복했어요...!!!!!!

93 메이사-히다이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21:23:22

아, 처음보는 표정이다. 긍정적인 의미는 아니지만.
어깨가 밀쳐져 그대로 뒤로 넘어져 벽에 기댄 자세가 되었다. ...한바탕 토해내고 나니 다리에 힘도 풀리고, 몸 전체에 힘도 안 들어가고... 미처 토해내기도 전에 퍼진 약효는 그대로였으니까. 반은 몽롱한 채로 남은 머리로 되도 않는 변명이란 걸 알면서도 쥐어짜내고, 더듬더듬 뱉어낸다.

"이런 걸론.... 안 죽어......"
".......하하."

문제의 근원이 대체 뭐가 문제냐고 나한테 따지고 있었다. 그러게. 뭐가 문제일까. 난 어디서부터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버린거지. .......어중간하게 깨서 그런가, 머리는 안 돌아가는데 지워버리고 싶은 생각들은 선명하게 되살아나서 또 다시 깊게 새겨진다. 엉망진창이 된 팔뚝을 또 다시 긁어대고 있으면 네가 다시 돌아와서 내게 옷가지를 던진다.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옷가지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씻고 나오라는 말이 머리 위로 흩어진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보이지 않을 그 너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너 때문이라고."

그대로 벽에 머리를 한 번 쿵, 찧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는 여전히 후들거리지만 씻을 수 있는 정도였다.



대충 씻고 갈아입은 후에 나오자, 방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질질 흘러내리는 바지는 성가셔서 세면실에 대충 던져둔 채였다. 어차피 티셔츠가 길어서 상관없겠지.
너저분하게 열려있는 가방을 흘끗 보고, 그대로 지나쳐 소파에 쓰러지듯 누웠다. .....약 대신에 술이라도 먹고 자야겠네, 오늘은.
하지만 지금은... 조금 누워서 쉬고 싶었다. 먹었던 것마저 다 토해내서 그런가, 몸에 힘이 하나도 없네. 애매하게 몽롱한 것도 그렇고.

94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21:24:02

>>92 (변태!콘)

95 히다이 - 메이사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21:53:37

>>93 메이사

메이사가 씻는 동안 나는... 그냥 별로 많은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 장점이고, 집안 특이기도 하다. 누나도 좀 이런 편이다. 일이 터졌을 땐 부랴부랴 폭발적으로 해치워놓고, 해결하고 나면 진이 쭉 빠져선 다른 일로 생각을 회피하려 드는 기질.

그 기질을 살려 나는 메이사의 옷도 세탁기에 던져 넣고 돌려 놓고, 상비약들을 싹다 버려버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올라와 빨래까지 널면서 많은 생각을 하진 않았다. 절전모드라는 거지.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피곤하기도 했고, 내일은 선생 회의도 있는 날이었으니까. 메이사 녀석의 칫솔까지 세면실에 놓고 나오자 진이 쭉 빠졌다.

녀석이 나오고 나면 내가 씻어야 한다. 누우면 이거, 나도 바로 기절이야... 그런 생각으로 식탁의나에 앉아 등받이에 한껏 기댔다. 그리고 고개를 젖히면... 옛날 생각이.

왜, 내가 늘 말하지만, 날 좋아하는 녀석들은 마음에 하나씩 문제가 있었다. 평범한 거로 만족 못하는 불륜녀이기도 하고, 찐따를 좋아해서 인간구실하게끔 바뀌면 마음이 식었던 기상천외한 놈도 있고... 그랬지. 내가 좀 여복이 없는 편인가보다. 그 중 한 명은 빠칭코에서 만났었는데... 이런 짓을 자주 했다. 덕분인가, 지금 메이사한테 늦지 않게 처치한 건. 고마워 해야하나. 아니, 아직 살아는 있을랑가...

멍한 이마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잠깐 쉬고 있다보면 메이사가 나왔다. 바지는 버려두고 나왔는데 이걸 또 입으라고 잔소리 하고 싶지도 않고... 소파에 비틀비틀 걸어가 바로 풀썩 눕길래 그냥 냅뒀다. 내 옷들을 꺼내올 때까지도 얌전히 누워만 있길래 나도 씻고 나왔다. 다가가서 살펴보니 벌써 잠들었더라. 그나마 한숨 돌렸다, 사고 칠 일이 없으니까.

"에휴, 이거 머리도 안 말리고... 퀴퀴해지게."

드라이기를 연결해서, 깨지않게 멀리서 머리를 말려주다보면... 귀에 뚫려있는 자국이라던가, 립밤도 안 발라서 거친데다 터져있기까지한 입술. 어쩐지 푸석한 피부 같은 게 눈에 밟혔다.
메이사 프로키온은 정말이지 많이도 변했다.

그리고 나에게 살펴볼 틈, 익숙해질 시간조차 주지 않고 마음을 잔뜩 헤집어놓고는 쿨쿨 잔다.

"..."

다시 만나서 좋아해야 하는 건가, 다시 츠나지로 보내버려야 하는 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심란함은 베란다에서 전담을 오래 피워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막레입니다 😌)

96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21:56:08

막레 감사히 받겠습니다😌
첫날부터 오버도즈에 구에에엑까지 해버리다니🤭 으히히...

97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21:56:49

>>94 (순애콘)

유우가 저러고 쿠션도 머리에 넣어주고 담요도 덮어줬대요... 아침밥은 된장국 밥 연어자반(반토막) 매실절임무침 해주고요...
멧쨔 수발들기... 너무 즐거운wwwwwwwwwwwwwwwwwwww

98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21:59:05

🤔
시니어 시즌에 자취방에서 하루 신세진 날 아침 차려주면 팍팍 먹고 "나 한그릇 더!"하던 멧쨔가
mk2가 되니 반공기 깨작거리다 "...다 먹었어" 하는 걸로
유우가의 마음을 헤집고 싶어졌어요😏

99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22:03:44

>>98 끼이이이이잇...🥺🥺🥺🥺🥺🥺🥺 더 먹지? 하고 권해보려다가 멧쨔의 폭발력(...) 때문에 그냥 반공기라도 먹인 거에 만족하겠네요
하지만 점점... 한공기의 양을 늘려서 좀 더 먹일지도...🫠

헉...
저 소파에서 악몽 꾸고 깼는데 낯선 집이고 무서워서 냅다 침실로 들어가서 유우가 옆에서 잠드는 멧쨔를 보고싶어요

100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22:07:43

그거 매우 좋은 아이디어인😏
훌쩍훌쩍 울면서 "유우가아..."하고 침대로 기어들어가면 좋겠네요🤭
교문에서부터 집에 와서 자기 전까지 한번도 유우가라고 안 불렀지만(아마도) 그때는 부르는거죠..히히...

101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22:14:52

히히...비몽사몽할 땐 어어 그래 이불 덮어줄게 😴 하고 다시 쿨... 해버렸지만
아침에 깨고나니까 바지 안 입은 멧쨔가 옆에 있어서 🫠... 하는 전개네요

멧쨔는 멧쨔대로 기억이 없어서 🙀oO(뭐지? 나 왜 유우가 침대에... 그나저나 유우가 향기가...뺫...) 하는 거 봐버렸다고wwwwwwww

그...그리고 저야말로 혈당스파이크 녀석한테 당하고 있어서 슬슬 졸음에 굴복해버릴지도 모르겠어요 🫠
미리 앵바앵밤할게요 👋

102 멧쨔주 (yFOwHQQL5Q)

2024-03-32 (모두 수고..) 22:19:02

저도 고영이 하도 잔소리해서 일단 누운 상태라서🫠
미리 앵바앵밤입니다🤭

멧쨔는 좀 미적거리다 눈뜨고서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위로 밀고 올라가면서 자다보면 옷도...🙄

103 히다이주 (sNr1EukYiA)

2024-03-32 (모두 수고..) 22:33:47

고영 오늘은 일찍 잔소리하는군요 🤭

아침인 유우가 눈앞에 떡하니 놓여있는 언더붑... 유우가는 그런 것과 연이 없던 지 좀 됐다보니까 😏 꿈인가? 할 거 같은데요
영문을 모르기는 유우가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래도 미움받고 있는 처지에 이런 상황 그리고 아침의 컨디션...🤭 이런 광경은 오해받기 딱 좋으니까 얌전히 씻고 아침준비하러 갈 듯해요 히히...

하지만 히다이도 사람이고 아무래도 여자랑 동거하고 있으니까 이런저런 해소도 제때 못해서... 이런식으로 얼레벌레 같이 자다가 엣치치한 꿈 꿔버리면 좋겠는wwwww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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