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소리를 내어 웃지 않을 사람. 이렇게 잔뜩 고양된 웃음을 뱉을 리가 없고, 잿더미와 같은 성정으로 살아가는 현자같은 사람. 당신이 아는 현태오는 그런 인물이다. 하물며 이런 질 나쁜 스트레인지 중립구역에서 웃을 사람은 더욱 아니었다! 문은 잠겨있지 않았고, 소리 없이 매끄럽게 살살 열렸고, 당신은 열린 판도라의 상자 내부를 볼 수 있었다. 그 누구라도 쉬이 상상하기 힘들, 추악하고 적나라한 현실을.
난색 조명은 어두컴컴한 방안을 은은한 색조로 비춘다. 그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이지만 몰골이 말이 아니다. 애초에 게임하라고 놔둔 테이블에 등을 대고 누워있는 것부터가 제정신은 아니다. 고개를 뒤로 젖히자 긴 머리카락이 바닥을 향해 하강해 커튼처럼 넘실거리고, 낯익은 얼굴이 드러났다. 태오다. 어디선가 독한 술 냄새가 나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위스키 병이 보였다. 바닥이 축축한 걸 보니 쏟은 듯하다. 실로 추한 꼴이다. 깨물어 터졌는지 살짝 부은 아랫입술과 반쯤 풀리고 뒤집은 흐리멍덩한 눈에 두어 개 풀어헤친 셔츠 단추……. 이제 보니 정장 차림이다. 넥타이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가장 꼴불견인 점이라면 뒤집힌 세상을 멍하니 보며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리라. 한쪽 무릎을 세운 채 누워서는 숨만 간신히 헐떡이던 모습을 뒤로 태오는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지금껏…… 어떻게 참고 살았대……." "내 그래서 별명이 생불이지."
지척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태오의 바로 위에서 그림자를 드리우다 허리를 세우며 나지막이 입술을 달싹인 남성은 한 눈에 보아도 체격이 거대했다.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와 보기 좋게 고루 근육잡힌 몸이 셔츠 너머로도 드러난다. 깔끔하고 영준한 인상인 것 같지만 희고 긴 머리카락이 문제다. 휘어잡히기라도 했는지 뒷부분이 엉망으로 헝클어진데다, 누가 할퀴기라도 했는지 뺨에 길고 붉은 선이 그여져 있었다.
"손님이 왔구나. 여길 찾았으니 축하주라도 따야겠어."
남성은 테이블 위에 올려둔 위스키를 향해 팔을 뻗더니, 한 눈에 보아도 값어치가 대단한 것의 뚜껑을 아무렇지 않게 툭 따면서 눈을 들었다. 붉은 시선이 잠시 허공을 향했다. 세로로 쭉 찢어진 뱀 동공을 가진 새붉은 눈동자가 평소라면 누구라도 눈 마주치지 못할 만큼 위협적이겠으나 지금은 나름 유순한 편이다. 그렇다고 편하게 마주할 수 있을 눈은 아니지만. 남성은 당신을 눈치챈 듯 문틈을 빤히 쳐다보면서도, 들어오라는 듯 고개를 까딱이더니 퍽 경악스러운 짓을 저질렀다.
"그렇지? 고양아." "돈지랄이에요, 그거……." "오, 내 주특기지."
허리를 기울여 태오의 지척으로 몸을 숙이더니만, 위스키 병 입구가 아래를 향한다. 캐러멜 색의 액체가 태오의 안면을 적시고, 태오는 당신의 존재도 눈치채지 못한 채 다시금 깔깔거렸다. 삼키는 것은 극히 일부요 나머지는 다 줄줄 흐르며 안면부를 흠뻑 적셨다. 설설 웃는 모습과 함께 태오는 팔을 쭉 뻗어 남성의 머리를 꽉 부여잡다가도, 시선을 따라 천천히 고개를 뒤로 꺾었다. 얼굴이 술로 번들거렸다.
손잡이가 저항감도 없이 돌아가는 감각에 혜성은 이유 모를 위험을 직감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순진하기만 하던 어린시절에 우연한 계기로 현실을 직시하기 전에 느끼던 감각을 다시 경험하는 기분이 문득 들었다. 허나, 사람은 호기심의 동물이라고 하던가. 판도라가 호기심을 이길 수 있었다면 후대에 판도라의 상자라는 단어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항없이 열린 문틈으로 들여다본 풍경에 자신도 모르게 쥐고 있던 손잡이를 놓으며 발소리를 죽일 생각도 못한 채, 혜성은 뒤로 한발짝 물러났다. 라이터 부싯돌을 튕기던 손톱에서 아릿한 통증이 밀려왔지만, 숨 들이키는 소리가 새어나갈까 다급히 입가를 눌러 틀어막느냐고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그나마, 손톱에서 느껴지는 아릿함만이 제 눈 앞에 적나라한 풍경이 현실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으니 다행일까. 아니다. 현실로 받아들이자니 지독하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왔기에 혜성은 제 눈을 의심했다. 머리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샹그릴라 사건으로 처음 인첨공의 엘리트주의를 알게 되었을 때 받았던 충격도 지금보다 덜 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나간다. 스스로가 인첨공의 어둠에 애매하게 발 담궜음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인첨공의 기준으로 보자면 아직도 밖의 잣대로 인첨공을 바라보고 있었음을 다시 실감했다. 이곳은, 제 다리 한쪽을 담구고 있는 어둠은 끝이 보이지 않는 지독한 바다의 심해다. 그리고 자신은, 심해를 들여다보겠다고 굴었다. 멍청하게.
그래도 혜성은 냉정하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저 거대한 체격의 남자는 이미 문 밖에 있는 자신을 인지했기 때문에 모르는 척 하고 뒤돌아 도망치기는 늦었다. 아니 도망칠 수는 있나? 열린 문틈으로 까딱 고갯짓 해보이는 남자의 눈을 바라보며 이리저리 재보다가 도망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혜성은 제 입가 눌러 틀어막고 있던 손을 손잡이에 대고 문을 조금 더 열었다. 공포인지, 아니면 그보다 한단계 낮은 미지의 두려움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손잡이를 잡는 제 손끝은 아주 분명하게 떨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이 상황에서 농담이 나오나봐."
생전 처음 보는 색깔의 액체를 태오가 뒤집어 썼을 때쯤 문을 조금 더 열었을 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문과 복도 사이에 걸치듯 선 채 느릿하게 태오의 말에 대꾸한다. 밈미라니. 혜성은 진지하게 제 저지먼트 동기가 정신이 나가버린 건 아닐까 고민하고 말았다. 도륵- 굴러간 새파란 눈동자가 거대한 남자와 기괴하기 짝이 없는 자세를 하고 있는 태오를 잠깐 번갈아 바라봤다. 코끝을 스치다못해 후각을 파고들며 머리까지 아프게 만드는 끔찍한 술냄새가 온통 방안에 진동하고 있어서, 혜성은 관자놀이를 손바닥으로 누른다.
"이런 상황에서 농담을 하는 걸 보니 네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겠어."
게다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의심도 하지 않는다는거지. 흘끗, 혜성은 거대한 남자를 곁눈질로 한번 더 바라봤다.
여름 더위가 천천히 사라지고 이제는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서늘한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2학기가 시작되며 뭔가 이것저것 바쁘게 준비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요. 성하제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성하제. 인첨공이 주기적으로 문을 여는 두 시기 중, 가을에 있는 인첨공 자체의 커다란 축제입니다. 물론 올해는 15주년 행사가 있었기에 여름에도 한번 열리긴 했지만 원래는 봄과 가을에 인첨공이 개방되며, 그 중 가을에는 인첨공 자체의 커다란 축제인 '성하제'가 열립니다. 모든 학교가 다 참가할 정도로 아주 큰 축제이며 정말로 별별 것을 다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무려 이 시기에는 학교 수업조차도 없습니다. 자유롭게 축제를 즐길 수 있게 하지만, 대체로 학교에서도 학교 축제처럼 이것저것 하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로운 이는 사실상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거나, 비번일 때는 그야말로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런 성하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바쁘지 않은 이들은 모두 부실로 와줘.] [딱히 긴급소집 그런 것은 아니야. 하지만 찾아와주면 고마울 것 같아.]
모두의 핸드폰에 은우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자동문을 열고 부실 안으로 들어가면 언제나처럼, 은우와 세은이 각각 자리에 앉아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