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연구소 일하랴 애들 성하제 연습 봐주랴- 몸이 한 세개는 있어야겠다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인첨공이래도 그 바람을 이룰 수는 없어서 오늘도 어김없이 연구소에 출근해 맡은 일을 처리하고 커리큘럼을 짜고 방과 후 쭐레쭐레 들어온 저 길고양이 같은 담당 학생을 연구실에 집어넣었다.
요즘 같은 것만 시킨다며 입이 댓발 나온 걸 못 참고 꼬집어버리긴 했지만.
푸른 머리 살랑이는 뒷모습이 투덜대며 사무실에서 사라지면 비로소 유준에게도 한숨 돌릴 시간이-
삐리리릭!
"...아, 젠장."
소장실 호출이었다.
느릿한 걸음으로 고요한 복도를 지나 영락의 소장실 앞에 도착했다. 들어가기 전 괜히 가운 한 번 털고 가볍게 문을 두드리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어와요, 하고 돌아왔다.
유준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갓 내린 청차의 향이 은은하게 내려 반겨주었다.
"어서오게. 음, 거기 앉아있게나. 이제 따르기만 하면 되니." "예에."
유준은 피곤한 걸 숨기지 않으며 대답하고 소장실의 접대용 소파에 앉았다. 푹 늘어진 유준을 보고 중년의 소장이 후후, 웃었다.
"박 군은 어째 표정 편한 날이 없구나. 그렇게 힘드니?" "말해 뭐합니까. 저 애 보는 거 질색인 거 아시잖슴까." "잘 알지. 그럼에도 영락에서 그 애를 맡을 연구원은 너 뿐인 것도 말이다." "아이고, 뭘 또 시키시려고 벌써부터 비행기를 태우시는지." "나름 칭찬이었다만, 배 꼬아 듣는 것 보니 어지간히도 힘들구나." "어련할까요."
소장은 매끈한 도자기 찻잔에 잘 우린 청차를 따라 들고왔다. 한 잔은 유준의 앞에, 다른 한 잔은 그의 손에 들고서 마주 보는 자리에 앉아 느긋히 한 모금 넘겼다.
유준 역시 곧 자세를 바로잡고 찻잔을 들었다. 한동안 서로 차를 음미하는 시간이 흘러갔다.
그렇게 흐르던 적막의 시간 가운데, 누군가 말의 포문을 열었고 담담한 대화가 나즈막히 이어졌다. 주로 최근의 커리큘럼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래서- 박 군도 모르는 것이군?" "전혀요. 감도 안 잡힙니다." "흐음, 그런가..." "뭔가 수를 써야 합니까?" "아니, 그냥 두자꾸나. 내 들은 것이 없진 않으니, 어떻게든 될 것이란다." "그럼 그런 줄 알겠습니다."
조금은 모호한, 그런 내용도, 살짝 끼어있었다. 한 모금 넘긴 차의 향에 묻혀 사라질 만큼 소소하고 하찮은, 그런 내용이-
꺼져가는 불길. 네 품안에 안겨있는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렇게 칭할 수 있겠다. 너무 많은 비바람에 잠겨, 한때 별이었던 빛마저 잃어버린 채로, 초라하게 꺼져가는. 모든 불은 어느 순간에 그렇게 꺼지기 마련이다. 그 불길만큼 따뜻하지 못했던 다른 모든 것들을 등진 채로.
그러나, 네가 그 소년만큼 따뜻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너는 그 소년이 얼마나 따뜻했는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너는 불가를 떠나거나 불씨에 모래를 끼얹는 대신에, 조금의 부싯깃과 따스한 입김을 불어주는 것을 택했다.
“·········”
성운은 가만히, 네 가슴팍에 내려앉아 있는 자신의 자그만 손을 보았다. 누구의 온도인지 모를 미적지근한 온도 아래에, 나지막이 콩, 콩, 하고 뛰는 박동이, 네가 더불어 건네는 말만큼이나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는 듯했다. 성운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너를 가만히 올려다보던 성운의 눈은 여전히 혼탁했다. 그러나 그 망막 위에 빛무리가 반짝 내려앉는 게 보인다. 어느샌가 창밖으로 먼동이 터 햇살 끄트머리가 방안으로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고마워.”
성운은 나직이 덧붙이고는, 붉게 부르트고 새까맣게 기미가 내려앉아 엉망진창이 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무 저항 없이 네 품안에 봉제인형마냥 폭 안겨들어왔다. 38kg. 네가 기억하고 있는 성운의 몸무게. 그것보다도 성운이 많이, 많이 가벼워져 있는 것만 같았다. 계속 안고 있다 보면, 이것이 네 체온일까, 이 아이의 체온일까. 조금씩조금씩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너는 꺼져가는 불길을 다시 돋우기를 택했다. 그것이 바로 지금 당장 예전처럼 기세좋게 타오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차츰차츰, 천천히, 그것은 불길을 다시 되찾아갈 것이다. 옆에 네가 있으니까. 모닥불은 항상 옆에 있어줄 누군가를 바라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네가 약속해주었으니까. 자신의 옆에 네가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