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보러, 와준다고. 랑의 한마디에 순간 마음이 술렁인다. 불안? 기대? 설렘? 걱정? 어쩌면 그 모든 것이 한데 섞여 심장 틈틈히 스며들었다. 보러 와준다면, 그렇다면... 그렇다면 잘하고 싶다. 가장 잘 하는 걸 제대로 해내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걸 본 랑이 우쿨렐레 연주와 노래를 칭찬해주었을 때처럼 한 마디 건네준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만 같다. 화제는 이미 넘어갔으니 이 주제에 대해 굳이 말을 덧붙이진 않았지만, 그런 생각을 혀 아래 머금고 리라는 살짝 웃었다. 마음에 달린 저울의 무게가 한쪽으로 묵직하게 기울어진다.
"얼 동에 푸를 청, 동청이라..."
곧 이어지는 설명에는 열성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얼 동 자에 푸를 청 자라. 얼어서 푸르다는 걸까, 얼어도 푸르다는 걸까. 낱말의 뜻만 두고 보면 무엇을 지칭하는지 확실히 알 수 없어서 흐음— 하고 짧은 숨을 내쉰 리라는 머잖아 다시 랑을 올려다보았다.
"이 글자는 왜 쓰고 있었어요?"
자유 주제인 상황에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단어가 이름이 아닌 다른 것이라면 어떤 의미로든 특별히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겠지. 뜻이 마음에 들어서, 만약 그게 아니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인상 깊은 탓에 손끝 혀끝에 맴도는 이유가 있을 텐데. 동청이라는 글자가 랑에게 무슨 의미일지 리라는 조금 궁금해졌다.
"우와."
약한 의문을 뒤로 하고 다시 화선지로 돌아간 눈동자는 시원시원하게 그어지는 획과 붓 끝의 움직임, 화선지가 적셔지는 모션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저장한다. 원래 붓이라는 물건은 다루기 어렵다. 그림을 그릴 때는 물론이고 글자를 쓸 때는 더더욱 그렇다. 지나치게 부드러워서 조금만 잘못 조절해도 확 번져버리니까. 때문에 복잡한 한자가 이토록 매끄럽게 눈 앞에서 생성되는 것을 직관하는 경험은 꽤 신선하고, 그래서 대단하게 느껴지고 마는 거다.
"이게 언니 이름이구나~ 예쁘다! 이게 나, 이게 랑. 그렇게 읽는 거 맞죠? 한자 뜻은 뭐예요?"
아직 덜 마른지라 함부로 손댈 수 없어 화선지 위로 손끝만 움찔대던 리라는 이내 실수로 건드리기라도 할까 아예 손을 제 등 뒤로 감춰버렸다.
"이걸로 전시해도 될 거 같은데요? 멋있는데!"
보통 자기 이름을 전시작으로 내세우는 사람이 있는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아니, 그보다 이 자식... 아까부터 랑이 선만 그어도 멋지다고 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게 딱히 빈말처럼 들리지도 않고.
"......아니면 누구한테 선물로 줘도 좋을 거 같고~ 아, 랑이 언니 이름 선물로 받으면 그게 누구든 엄청 좋아할 거 같은데. 그쵸~"
......수동적으로 요구하는 걸 보니 콩깍지든 뭐든 마음에 든 건 확실한 듯하다. 능청스럽게 고개를 기울여 랑과 눈을 맞춘 리라는 이내 웃어버렸다.
"이름 전시하라는 건 농담이에요. 물론 정말 그래도 아주 멋지겠지만! 음~ 보통 뭘 할 때 따로 주제가 정해지지 않았으면 가장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제일이잖아요, 그게 하는 재미도 있고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이번 해 댄스부원들이 다들 동작이 큼직하고 활동적인 안무를 좋아해서 공연도 그런 식으로 구성했어요. 그러니까— 언니가 제일 좋아하는 건 뭐예요? 그걸로 써서 전시해도 좋지 않을까요?"
물론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만약 한다면 그런 방법도 있으니까~ 가볍게 덧붙이는 목소리는 마냥 즐겁게만 들린다.
>>566 >>573 헤헤헤헤 희희희희!!! 마음에 들어보이니 아주 기분이 조아용~~~ 체격차 부각되는거 넘좋지🤤 신청서 쓸때마다 몹시 신경쓰고 있다구~~ 느껴진다니 매우 영광🤭 의상 오마카세였는데 잘그려주셔서 넘좋구... 후후 후후후 후후 작가님은 의도하시지 않았겠지만(?) 나는 샘플을 보고 이건. 이 배경은. 랑이거다. 하고 넣은 게 맞지롱~~ 폐교 별관 공간 떠올라서 넣은거 맞다!! 그렇게 보면 더 맛있다!!(????)
“어 그래 기억난다. 얼마 전에. 거··· 내가 좀 억울한 문제로 사소한 분쟁을 겪고 있을 때··· 고맙게도 나 도와줬던 거.”
나비날개 뒤에서 정체를 드러낸 얼굴을 보고, 강목은 반갑다는 듯이 알은체를 했다. 그리고 웃는 얼굴 그대로 이마를 찌푸리며, 지금 이 상황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의 입에서 신랄한 빈정거림이 나왔다.
“그것보다 더 이전에 내가 너한테 그랬었던가 기억이 안 나네? 정히 커리큘럼을 받아도 능력 발현이 안되는 무능력자라면 인천대교 위에서 1인 1회 한정 인생리셋 커리큘럼이라도 해보라고 그랬었는데 진짜 그짓해서 뭐가 진짜 된 건가 그때 제법 그럴듯한 능력 발현해서 좀 놀라긴 했어.”
그는 딱히 지금 상황에서 도망치거나, 피할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 듯했다. 그에게 있어 서성운이라는 이 작은 저지먼트는 어디까지나 자기 아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나비대가리가 너라는 거 알고 나니 좀 웃기기도 하고 골때리기도 하고 그런다? 야, 친구야. 이제 뭐가 되기 시작해서 신나는 건 알겠는데, 너 지금 뭐 건드리고 있는지는 알고서나,” “강목아. 윤강목.”
그렇게 계속 말을 이어가던 강목의 목소리를, 성운의 목소리가 대뜸 뚝 잘랐다. 그 여리여리하고 채 변성기도 안 온 목소리를 가지고 나직하고도 단호하게 날을 세워서, 누가 봐도 말을 뚝 자르는구나, 하고 끼어들어서는, 성운은 자기 말을 이어갔다.
“내가 너랑 이야기하러 온 건 맞는데··· 네 감상 같은 잡담 들을 시간 없거든.” “허!”
강목은 뜬금없이 우스운 것을 본 것마냥 헛웃음을 허허 웃더니, 이빨을 꽉 깨물며 와락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날렵한 눈이 위아래로 흰자위를 드러내며 고압적이고 사나운 얼굴이 되었다.
“친구야. 너랑 나랑 서로 공사다망해서 못 보는 사이에 내가 많이 편해졌나 보다?” “친구라는 건 원래 이렇게 편한 사이 아닐까? 이 자리 만드느라고 네 친구 설득하는 게 퍽 힘들었거든. 그러니까··· 우리 이야기나 좀 하지 않을래, 너한테 꽤 좋은 이야기일 텐데.” “어, 그래, 이야기 좋지. 그런데 우리 서순은 지켜야지, ■만아? 오랜만에 좀 맞자.”
자신의 말이 리라의 마음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는 잘 모른 채로 랑은 동청이라는 글자를 왜 쓰고 있었냐는 물음에 잠시 침묵을 지키며 글씨를 쳐다보았다.
"그냥, 태워버리려고."
다소 논리적이지 않은 대답이다. 앞선 질문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대답. 왜 썼느냐? 태워버리려고. 누가 듣는다면 무슨 이런 대화가 다 있느냐 했을지도 모르는 그런 문답이었다. 그럼에도 랑은 개의치 않고 그리 대답했다. 정말 태울 거니까. 그리고 그런 대화는 잠시 미뤄두고 화선지에 쓰인 자신의 이름을 가리키며 읽어보는 리라에게 고갤 끄덕여 준다.
"뭐... 성은 딱히 의미를 두진 않으니까, 랑은 이리 랑 자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늑대다 이 말이다. 세상이 랑을 늑대라고 부르고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간단히 설명을 하고 나서 리라가 선물로 받고 싶다는 듯한 소극적인 어필을 해 오자, 리라의 눈을 마주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
"마르면 줄게."
그리곤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본다. 곧 종이 칠 시간이 되어간다.
"좋아하는 거라... 이리라를 써서 전시하는 건 좀 신경 쓰이지 않나?"
결국 이름을 전시하는 게 되기도 하고, 자신의 이름도 아니니 아무렇게나 전시할 만한 것도 아니다. 랑은 자신이 가볍게 무슨 말을 한 건지는 잘 이해하지 못한 채로, 아까 치워두었던 화선지(동청이 쓰여 있는)를 집어들고 복도를 쳐다보았다.
옷차림이 한결 가볍다. 품 넓고 화려한 외투를 필참하던 평소와 달리 오늘은 검은 후드집업을 걸쳤다. 머리카락은 볼캡 속에 꾹꾹 눌러 담더니 푹 눌러썼으며, 마스크를 써 비구를 가리고, 비척비척 걸어 2학구와 3학구의 경계 골목을 느릿하게 돌듯 훑었다. 곧 성하제고, 자신이 생각한 하나의 작품을 위해서는 3개월 안에 많은 것을 준비해야만 했다. 일단 헤이커는 졸업할 예정이다. 데 마레의 수복을 지켜보며 개입의 때를 지켜봐야 하고, 그리고 또……. 태오는 눈을 흘기며 어둠 속에 숨었다. 방범용 순찰차가 지나간 탓이다.
"……."
빛이 사라지자 안도하면서도 그렇게 내키지 않는다고 느꼈다. 동시에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승환이 잘 정착시켰던 도덕성이 정작 서휘의 손을 거쳐 이지러진 탓이다. 이런 일을 하면 질타와 할난을 받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만 한다는 강박과 어차피 될대로 되는 것이 인생인데 무엇 가책을 느끼냐는 자유로움이 서로 내면에서 상충하며 싸우고 있었다. 요 몇달 간은 강박이 이겼다. 저지먼트로 활동하며 섞이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도가 뒤집히고 있었다.
한 순간에 죄인이 영웅이 됐다. 그저 위크니스로 협박 당했다는 이유로 행동은 질타 받을지언정 언젠가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날 것이 뻔하다. 유니온의 새장을 부수고 싶다던 발언도 발언이지만, 자신을 정당화하며 악을 뿌리 뽑겠다는 어중이떠중이의 모임도 신경을 써야만 했다. 악을 뿌리 뽑는다라. 태오는 마스크 속에서 한숨에 가까운 웃음을 흘렸다.
선과 악이 명확하지 못한 곳에서는 무엇이 악이고 무엇이 선인가? 제 잣대로 판단하면 그것이 선이고, 그것이 악이며, 그 행동이 정의이자 신념인가? 태오는 뒤로 돌아 3학구로 향하는 골목으로 들어서며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도 정의롭겠노라고. 결국 인간은 전부 그런 존재라고. 하여 뒤집힌 판도 내부에서 할 수 있을 정명한 일을 하는 수밖에.
─ 네가 왜 여깄지?
다만 이건 예상 밖이다. 태오는 섬찟한 감각에 뒤를 돌았다. 누구도 없었으나 머리에 꽂힌 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이곳은 경계라 한들 2학구고, 하물며 2학구에서 겪은 일은…….
"……하."
태오는 조소를 뱉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래. 여긴 인첨공이지.
"……."
여긴, 인첨공이지.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른다. 2학구, 2학구에, 미쳤지, 내가 2학구로, 괜한 감상에 젖어 가장 큰 위험을, 가장, 가장 큰 위험을 간과했다. 계획에 미쳐 위험을, 위, 위험을, 2학구, 2학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