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오소소 돋은 소름을 의식하며 수경이 화날만한 일은 절대 해선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서연이었다(저지먼트에 몸담은 대능력자중에 능력이 안무서운 부원이 몇이나 될까만)
" 응 능력없어도 쉽게들 할수있고 얼마나 오래 자리를 지키고있느냐가 중요한일이니까 "
말하고보니 저가 저렴한인력이라는 결론에 이르고마는 서연이었다 3레벨이 될수만있다면 커리큘럼이 아무리 수박이라도 거기 올인하는게 차라리 남는장사 아닐까...? 그전에 차분하고 온화하던 얼굴을 축 처지게 하고만 제 입방정을 마저수습하는게 먼저겠다만
" 그럼그럼!!! 나도 3레벨된다는 보장만 있으면 커리큘럼에 몰빵해서 지원받고싶은걸?? 능력이 없으면서 일 안하고 돈받는게 날강도나 거지고 능력이 있어서 일 안하는건 '돈많은 백수'!! 만인이 선망하는 직업이라구!!! "
근데 타고난재능에 피나는노력까지 해낸 대능력자치곤 욕심 참 없다. 원하는게 없다는 말대로 아주작은 욕심도 없어보이는 그래서 잔돈은 가지라며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사다달라는 수경이 못내 신기한 서연이었다 이래서야 사양해도 소용없겠는데 잔뜩신세진 주제에 낼롬받아도 양심투기고;; 어쩌자 정하지도 못하고 돈만 받다가 수경의 장갑에 눈길이 멎은 서연이었다 이제 막 여름지난참인데 웬 장갑? 특수장갑인가? 제 능력으로 알아볼 생각은 하지도못한채 뒷북이나 치는 서연이었다
에이 아이스크림이나 가져오자. 통상적으로는 상대가 선호하는 아이스크림이 뭔지 확인해야겠지만 지금상황에서는 그런걸 구태여 묻는게 번거로움을 끼칠것같다 그래서 서연은 교복호주머니에 돈을 적당히 찔러넣고는 아직 정리중인 점포로 가서 제 체크카드로 1+1 행사중인 바아이스크림 2개를 결제해서 돌아왔다
" 잔돈 고마워~ 근데 그 장갑 말야 특수제작한거야? 막 능력쓰는 데 도움되는? "
받아버린 돈을 냉큼 꿀꺽하긴 께름칙하니 그 돈으로 뭐가됐든 수경의 취향에 맞는거나 구입해볼 생각으로 되는대로 찔러보는 서연이었다
"그러길 바라요." 번지를 하고도 순순해지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좀 진흙탕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경입니다. 그야 수경은 미묘한 편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런...거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할게요" 서연의 말을 듣고는.. 노력해보겠다고 하지만 얼마동안은 날강도나 거지라는 말이 맴돌 게 분명합니다. 그러다가 바아이스크림을 받은 뒤 물어보는 것에 장갑을 잠깐 내려다보다가.
"...아니요. 그냥.. 소매점에서도 살 수 있는 장갑이에요." 물론 그냥 기성품 중에서는 좀 비싼 편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시장개척을 통해 이래저래 팔리고는 있는 제품입니다. 능력에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누군가와 닿는다는 것을 일차적으로 막아준다에 가깝지 않을까(만일 그게 반장갑이라고 하여도 어쨌든 수경은 그렇게 인지하고 있다.)
정기 상담 30분 전, 아녜스 센터 1층의 카페테리아에는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캐모마일 티 두 잔을 사이에 놓고 학생 하나와 어른 하나가 마주앉아 있었다. 오래된 기사 출력본을 팔락팔락 넘기고 있던 리라는 상대의 물음에 줄글을 훑어내려가던 손을 멈춘다.
"아직 몰라요." "왜? 봄만 해도 이번에는 꼭 나갈 것처럼 계획 짜는 데 열 올리더니만." "왜긴 왜겠어요. 여름 초에..." "아, 박호수." "그렇죠."
짧은 침묵이 흘렀다. 시현은 다시 기사 출력본으로 고개를 처박은 리라의 정수리를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센터 로비의 가장 큰 게시판으로 시선을 옮긴다. 공중에 둥둥 뜬 채 빛을 발하는 작은 보름달과 별들, 단풍이 떨어지는 모션이 반복 재생되는 단풍나무 그림, 그 외에도 유초등부 아이들이 만든 가을 및 한가위 맞이 종이 장식들이 여기저기 붙어 여름 장식이 다 떨어지고 한껏 밋밋해졌던 게시판을 알록달록하게 채우고 있었다.
"그럼 무대 안 올라가고 싶어진 거야?" "아뇨. 그게... 모르겠어요. 하고는 싶은데..." "싶은데?" "......망칠까 봐서." "뭘 망쳐? 연습 안 했어?" "당연히 했죠~ 그런 쪽으로 망치는 게 아니라... 아시잖아요. 무슨 뜻인지."
바스락. 무심코 힘이 들어간 손아귀에서 종이 구겨지는 소리가 새어나온다. 정인은 아래로 슬금슬금 떨어져 올라올 생각을 않는 리라의 고개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하얀 머리카락 위에 손을 뻗어 얹었다. 그리고 단정히 정리되어 있던 머리카락을 마구잡이로 헝클어뜨렸다.
"아! 쌔앰! 뭐 하시는 거예요!" "아오, 쬐깐한 머리에 뭔 생각이 이렇게 많냐? 털고 좀 살아!" "제가 뭘요! 악! 내 머리카라악!" "뭐긴 뭐야. 어깨에 코끼리라도 얹어놓은 것처럼 굴고 있으면서. 이것저것 신경쓰지 말고 네 마음 가는 대로 좀 해라. 일 터지면 그때 가서 수습하면 돼! 답 잘못 고르면 죽는 일도 아닌데 뭘 그렇게 따지고 앉았어." "그런 식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아냐? 그럼 너 말해봐라. 지금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대 올라갔다가 공황 발작 일으킬 것 같아서야, 아니면 아직까지 헛소문 믿는 애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여서 너랑 다른 애들까지 싸잡아 욕 먹을까 봐 그러는 거야?"
침묵. 숙였던 고개가 천천히 들어올려진다.
"둘 다 신경 안 쓸 수가 없는데 어떻게 경중을 따져요." "내가 볼 때는 후자가 먼저고 그것 때문에 불안도가 높아져서 공황 걱정까지 더 하게 된 것 같은데. 물론 너희 저지먼트 이번에 큰일 했다니까 그 일도 분명 영향이 있겠지만." "...시현 선생님은 제가 공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아니? 해야 하는 게 어딨어?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지. 난 그런 걸로 강요 안 한다. 그렇지만 괜한 데 신경쓰느라 하고 싶은 일 못 하면 억울하잖아."
은색 눈동자와 옅은 라벤더색 눈동자가 마주쳤다. 직후, 시현은 조금 전 그랬듯이 리라의 앞머리를 마구 헝클어버린다.
"결정은 네 몫이다, 이리라야. 센터랑 경 선생님은 네 결정에 맞춰서 서포트 해주실 거고. 그러니까 괜한 걱정 때려치고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쫌~" "아! 그만, 그만! 쌤! 내 앞머리!" "그래 앞머리. 너 가을 타냐? 갑자기 헤어 스타일도 바꾸고... 응? 이게 뭐야."
순간 공기의 흐름이 멎었다. 차가운 손끝이 이마의 옅어지는 봉합선을 따라 훑자 리라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홱 뺀다. 그 반동에 의자가 뒤로 넘어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우당탕! 요란한 소리가 1층 카페테리아를 메운다.
"아으어아아아아... 아파아아아..." "뭐야. 괜찮아?!" "으... 잠시만요. 일단 양쪽 팔은 괜찮고. 다른 데도... 네, 이상 없어요. 어디 부러지진 않았네요." "어휴. 그러게 왜 그렇게 놀라... 아니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뭐냐?" "뭐가요?" "네 이마."
시현의 손을 잡고 일어나 옷의 먼지를 털던 리라는 그 말에 머리카락이 반쯤 뒤집어져서 드러난 이마를 무심코 매만졌다.
"커리큘럼이요." "무슨 커리큘럼?" "왜, 애들 다 하는 거 있잖아요. 뇌신경자극용 직접적 전극실험." "그게 끝? 뭐 이상한 건 안 했고?" "이상한 거요? 아뇨? 그게 끝이에요." "......그래. 그럼 됐다. 자료 다시 내놔라." "넹."
넘어진 의자가 세워지고, 자료가 다시 주인의 손에 넘어가면 상담 시간도 거의 코앞이다. 리라는 가방을 챙겨들고 선경의 사무실로 갈 준비를 마쳤다. 시현은 그런 리라를 잠시 응시하다가 입을 열었다.
"이리라야." "네?" "연구원 말 다 들을 필요 없다. 뻘짓하면 한 대 치고 튀어 그냥." "갑자기요?" "그리고 윤정인 전화번호 있으면 내놔 봐. 갖고 있게."
일단 철현주가 보낸 웹박수를 확인했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보내준 스토리는 그대로 해도 좋을 것 같긴 한데... 확실히 문제점 1번과 2번이 문제네요. 그렇다면 차라리 철현이를 타깃으로 삼고 있는.. 그러니까 철현이에게 악감정이 가득한 어떤 NPC를 설정한 다음에 철현이도 어떤 이유에서건 그 자를 악감정이 가득한 상태에서 진짜 처절하게 패배했고 거기서 28번의 그것을 뺏긴 것으로 개인스토리가 시작된다면 어떨까요?
그러면 문제점 1번이 제대로 터질 것 같고 이후 그 빌런이 철현이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1번을 계속해서 자극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해결 과정 속에서 철현이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철현주가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볼때 2번을 해결하기 위해선 철현이는 문제를 일으키면 되는 존재가 아니라 문제를 극복하는 존재가 되어야 할 것 같거든요. 그렇기에 이쪽으로 방향을 틀어보는 것이 어떨까...라고 제 생각을 말해볼게요.
좀 과장된말투이긴 했지만 내용은 모조리 진심 중에 핵진심이었다 물론 인첨공에 들어온 사람들은 무슨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과거사연이나 현재사정이 기구하기론 둘째가라면 서러우니 눈앞의 히어로도 무슨 끔찍한일을 겪었을지 모른다만(저지먼트부실에 손을 댈때마다 부실이 통곡하는것 같은 오싹함을 느꼈던걸 생각하면 빼박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강력한 이능력과 그로 인해 얻게되는 지원금만은 서연에겐 더없이 부러운영역이었다 기구한 인생역정 빼고 딱 혜택만
아무리그래도 해준거없이 돈만 받으면 안되지~ 그래서 소매점에서도 살수있는 장갑이라는 대답은 반가운 서연이었다 그럼 저 장갑을 선물해도 괜찮지않을까? 가격은 모르겠다만 오늘 신세도 톡톡히 졌겠다 내 돈 좀 보태서 한켤레든 두켤레든 사자
바아이스크림도 마음에 들어했다면 구매를 고려했겠다만 나쁘지않다는 정도로는 호불호를 가늠하기가 애매해 그만두고 제것이나 한입 물었다 이가 살짝 시릴만큼 차갑고 아삭아삭한 식감과 달달한 맛에 아까까지의 흥분이 좀 가시는듯했다.
"전... 아마도 예전에는 연구원을 꿈꿨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돈많은 백수면 뭔가.. 불안할지도 모르겠어서요. 라는 말을 말하는 수경입니다. 음. 저지먼트의 인원들이 경험한 기구함이라던가....같은 건 자신은 그정도로 어둡지 않고 그저 그런 정도입니다.. 라고 인지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로군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수경은.. 바아이스크림을 뭅니다. 그다지.. 특별하진 않군요. 물론 모든 상황에서 대부분 특별하지 않다고 느끼겠지만.
"아. 안티스킬에 인계된 다음의 절차는..." 대략적인 절차를 설명해 주려 한 다음. 적절히 부실로 돌아가면 된다고 말하려 합니다. 복구에 도움이 되는 능력이라면 뭐.. 좀 더 남아있을 수도 있지만 수경과 서연은... 딱히..이지 않나요?
돌아가겠다면. 바아이스크림을 전부 먹은 다음에. 머뭇거리지만. 손을 내밀 것 같습니다.
//돌아갔다. 로 막레로 해도 좋고.. 뭔가 말을 더 걸겠다면 걸어도 좋아요. 저는 곧 업무로 내려갈 것 같네요.
situplay>1597041438>322 "…고생했어요." 말만큼은 길에서 고양이를 놓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하지만, 부부장은 기절할 정도로 강렬한 혈투를 겪었으리라…. 그것은 '저지먼트'라는 지위를 짊어진 이상 반드시 겪을 수 밖에 없는 시련이기는 하지만, 고통은 어쨌거나 고통이다. 인첨공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 사명이기에, 아무리 크게 다치더라도, 심지어는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게 되기까지 해도…. 매번 성대한 위로회를 열고 그룹 허그를 하고 서로를 토닥이며 마음을 치유할 여유는 없다. 하지만 고통은 고통이다. 백청도 그 사실을 절실히 안다….
"정말요? 매운 걸 좋아하신다고요? 그럼 이 근처 지하상가에, 그 유명한 레벨 5 테라 터라(Tera-特辣) 지옥불 훠궈가…." 묘하게 눈을 반짝이던 백청은, 갑자기 말을 뚝 끊고 잠깐 생각을 정리했다. 말하기 전에 생각했나요? "…방금 병원에서 나온 사람끼리 입에 담을 만한 메뉴가 아니네요. 레벨 5 테라 터라 지옥불 훠궈는 나중에 먹고, 오늘은 덜 매운 맛(微辣)으로 하죠. 꼭 '도전'하고 싶으신 게 아니라면야…."
글자마저 빨갛게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매운맛의 기억이 스쳐 가서 백청은 몸서리를 치며 전율했다. 그리고 그걸 퇴원 기념으로 남에게 먹였다가는, 아무리 매운 걸 좋아한다고 밝혔던들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독살의 혐의를 피할 수 없다고 느꼈다…. '그래도 매운 걸 좋아한다니까, 언젠가는 꼭 같이 먹어야지…. 지옥불.' 백청은 하얀 머플러를 목에 고쳐 감고, 대로변에 나 있는 지하상가의 입구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지하의 식당가와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다. "이쪽이에요."
학교가 즐비한 인첨공의 특성상 술집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 반대급부로 선술집처럼 아늑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단장한 식당은 많이 있다. 백청은 구석진 곳에 있는 작고 아늑한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매운 향기가 훅 끼치는 길쭉한 문틈으로 보이는 풍경은, 좁은 실내공간과 희미한 조명, 나무로 된 벽재, 손수 그린 목패 메뉴판, 음식물의 열기에 검게 닳은 카운터 테이블과 천장, 기름이 번들거리는 주방의 후드... 미래적인 디자인의 세례를 남김없이 받아들인 지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어쩌면 또 다른 세계처럼 보일 정도로.
한양이 따라 들어왔다면, 백청은 사장과 낯익은 사이인 듯 고개를 끄덕이고서 가게 맨 구석의 테이블로 걸어가, 에어컨과 가까운 안쪽 의자를 양보한다. 그러면서 테이블에 꽂혀 세워져 있는 메뉴판을 내려다보고…. '…처음이라고 했지.'
부부장 선배가 매운맛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하면 "원앙, 둘 다 웨이라, 2인 세트, 버섯 추가."
부부장 선배가 인첨공 최강의 매운맛에 도전하겠다고 하면 "원앙, 레벨 5, 2인 세트, 쇠고기 추가."
태오: 아, 그래요... 내가 늘... 데리고 다니는 수행 안드로이드요. 태오: 글쎄... 내 뮤즈? (태오는 발그레한 제 뺨에 손을 얹더니 눈을 휘었다.)
이랬을 듯 ㅈㅅ~
175 자캐에게_자신의_단점_세_가지를_말하라고_한다면 : "……남들 보기에 속이나 읽는 음침한 녀석이고, 꺼림칙한 인상이… 저지먼트처럼 선한 인상을 주기 보다는…… 스킬아웃이 더 잘 어울리며, 선인은…… 아니지요." "마지막은, 장점일지도 모르겠어요…… 이곳은 인첨공이니."
>>111 ㅋㅋㅋㅋㅋㅋㅋ 미 미안합니다 서예부원들^^ 와중에 랑이 모르는거 넘웃겨 리라 랑이 서예하는거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몰래(근데 대충 다 보임)지켜보는데 그거 신경쓰는 다른 부원들만 집중력 흐트러져서 붓글씨 속도 느려지는거지... 랑이 쓰던거 다 쓰면 그제야 옆에 가서 잘쓴다고 왕창 칭찬하고 랑이 이름도 써달라고 할거야(?)
청은 속으로 저지먼트의 고충과 사명에 대한 고찰을 했겠다. 하지만 좀 깨는 사실일 수도 있지만.. 서한양은 속으로 단순하게 ' 이제 마음껏 운동해도 되겠다' '이참에 주말에 리조트 가서 보드나 타야지. 언제 예약하지? 강아지들 애견호텔도 같이 예약해야겠다.' 같은 생각들이나 하고 있었다.
" 네? 지옥? "
이런. 괜히 좋아한다고 말했나?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냥 싫어한다고 거짓말을 할 걸 그랬나. 정확하게 따지자면 내 미각세포들은 좋다고 하지만, 내 소화기관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사실 이것보다 더 무서운 건 앞의 백청 양의 반짝이는 눈이야. 지옥불인지 뭐시기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어보여. 보기보다 이런 거 좋아하구나. 백청 양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무서운 사람이네.
" 하하.. 저는 도전 안 할게요.. "
한양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덜 매운 걸 먹자는 싸인을 보냈다. 음.. 앞으로 지옥불 테라 터라는 생각하지도 않을 예정이고 말이야. 저 전율이 흐르는 모습을 봐봐. 생각한 것 이상으로 진심인 모양이야. 게다가 이제는 저 지옥불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입 안이 묘하게 매워지기 시작하는 느낌이야. 일단은 따라가보자.
" 동인천이네. "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간 서한양은 지하의 식당가를 보고서는 이곳이 과거의 부평역,동인천역,주안역임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왜냐고? 과거 인천에는 지하상가가 세 곳이 있었다고 하거든. 아마 이곳은 언급한 세 곳의 역 중에 하나를 리모델링한 것이 아닐까 싶네. 청을 따라가면서, 이곳은 과거 동인천역의 근처임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지나가다가 종종 보이는 중국풍 식당들의 모습을 보고 추측한 것. 왜냐고? 동인천역의 다음 역은 인천역이거든. 엄청 가까워. 굳이 지하철을 안 타도, 여유롭게 걸어갈 수 있을 정도. 그런데 이 인천역 앞에는 뭐가 있는지 알아? 바로 '차이나타운'이 있거든.. 이라고 인첨공 설립 이전의 역사를 가르치는 책에서 배웠다. 거기다가 지하의 구조도 단순해. 내가 알기로, 주안역과 부평역의 지하상가는 길이 굉장히 복잡한 걸로 알고 있거든. 어쨋거나 또 종종 보이는 닭강정집을 통해서 이곳이 과거의 동인천역임을 확신했다. 닭강정은 왜? 신포 쪽은 닭강정이 엄청 유명하다고 했거든. 또 신포시장하고 동인천역은 엄청 가깝거든. 10분이면 걸어서도 간다고 했어.
어쨋거나 식당에 도착을 했겠다. 아늑한 모습과는 다르게 코를 자극해오는 매운 냄새와 인첨공에서는 보기 힘든 클래식한 동양식의 인테리어. 세월을 보아하니, 꽤 오랫동안 장사를 해왔다고 추측한다. 이런 아늑하고 구석진 곳에서..치열한 요식업계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 맛집이구나. '
" 고마워요. "
에어컨과 가장 가까운 의자를 양보하자, 바로 고맙다며 앉은 한양이었다. 의외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한양은 이런 거 거절 잘 안 하거든. 자리에 앉아서 수저를 세팅하고 컵에 물을 따르며 청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132 1. 랑이 미각 약한 건 선천적으로 그런거야? 2. 선글라스 렌즈가 붉은색인 것도 뭔가 설정이 있어? 첨엔 패션인 줄 알았는데 고글 렌즈 붉은색으로 한 거 센스 좋다고 한 걸 보면 꼭 패션만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3. 스트레인지에서 나갔다가 말끔해져서 다시 돌아오는 애들 떡밥... 스트레인지 외부에 미스틸테인(애시르 연구재단)과 협력하는 곳이 산발적으로 퍼져있는 걸까? 다시 돌아오는 이유는 데이터 쌓으려고? 얘네가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건지도 궁금하다 발표했던 이론 제목+과거사로 대충 짐작은 가는데 4. 랑이 배경란에 모종의 이유로 스킬아웃을 관뒀다고 써있었는데 그 모종의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너무좋습니다... 후... 🤔 역시 태오도 남몰래 마음에 품은 동급생들이 많을 것 같단 말이지... 무섭긴 하지만 애들 괴롭히진 않고 혼자다니고 잘생겼고 하니 발렌타인데이 같은 날에 사물함에다가 몰래 초콜릿 놓고 가는 애들 많을 거 같은 후후 뱜미. 귀여워. (앵얼치력. 좋다.)
갑작스러운 말에 동월은 무슨 말이냐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사과도 받고 뺨도 한 대 때렸다? 곧바로 기억이 안나는걸 보면 굳이 기억해야 할 사람은 아닌게 분명했다. 딱히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 말고는 기억에 없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잠시 고민하던 동월은, 머릿속 한구석에 있던 안데르라는 이름을 끄집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 아, 그, 사이코패스 같은 이상한놈 말인가. "
그때, 15주년 축제때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분명 수경이에게 헛짓거리를 하길래 매지컬★킥을 먹여줬던 기억이 떠오른다.
" 뭐, 그놈한테 치료 받으라고? "
용서해줬다곤 하지만... 그래도 다시 얼굴을 마주치기엔 좀 껄끄러운데. 그때 안데르가 동월에게 가혹하게 대한다고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치료를 명목으로 인체실험이라도 당하는게 아닌가 싶어 표정이 조금 일그러진다.
" 아이고... 미안하다. "
방심한 탓에 짐이 되어버리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떻게든 수경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걸어가곤 있지만, 마음이 조금 무겁다.
사실 커플링에 대해서는 그냥 스레에서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는거고 실제로 퍼클은 에어버스터와 웨이버 이외에는 얼굴은 전혀 알려져있지 않고 신분도 알려져있지 않기 때문에 크리에이터가 누구인데? 플레어가 누구인데? 디스트로이어가 뭐하는 사람인데? 취급이라서 RPS는 흥하고 있지 않아요. 그나마 웨이버도 남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웨이버X에어버스터 같은 것도 없답니다.
그 대신에 이제 핸드폰으로 웨이버 에디션, 에어버스터 에디션, 크리에이터 에디션해서 한정품이 나오기는 해요.
"...네... 만날 수 있으면 동월 씨께도 아마 사과를 건네려..할지도요." 싸이코패스라는 말에 인첨공에서 계속 살아있던 이여서 그런 성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건 동의하긴 합니다만. 일단은... 나름의 변호를 해주려 하는 모양입니다.
"치료..는 확실히 해줄 수 있으세요." "방식이 좀... 괴상해 보여서 그렇죠" 그.. 변명같이 들리시겠지만 그 때는 순간적으로 몸상태가 너무 좋아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았고 그런 일이 재발할 일도 없을 거고 가해한 것은 묻을 거고 가혹하게 대하지도 않을 거라고 사과를 전하겠다고 하시던데요... 라는... 말을 눈치를 보면서 말하려 합니다.
"...짐이 아니에요. 짐이라면..." 짐은... 저죠. 라고 생각하는 듯 수경은 아니라는 말 뒤에 뭔가를 이으려다가 말끝을 흐리고,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다만.. 기척을 느낀다면.. 그리고 그걸 제게 알려주시거나 저도 느낀다면 이동할 수는 있어요." 조심스럽게 말을 속삭이듯 말하며 걸어가다 보면 출구가 나올 수 있습니다....
situplay>1597042097>137 1. 놉! 예전엔 좀 예민한 편이었긴 했는데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집어먹었지 그냥 본인이 무던했던 편 근데 화재 때 연기를 들이마시면서 내부 화상도 있었고 해서 치료 과정에서 미뢰가 많이 손실됐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2. 그냥 빨간 선글라스 멋있잖아 😏 사실 선글라스도 쬐깐한거 씌우려고 했다 그리고 고글 렌즈 붉은색으로 한 거 센스 칭찬한 건 평소 쓰고 다니는 선글라스랑 맞춰서 색을 해줬기 때문에 그리 말한 거지 ...라고만 하면 재미없으니, 빨간 색 선글라스로 세상을 보면 대부분이 붉어진단 말이지? 그럼 원래 붉은 건지 아니면 선글라스 때문에 붉은 건지 모르잖아, 본인 손이 피투성이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게 될 거고, 뭐 그런다고 해서 피 묻은 걸 구분 못하지는 않겠지만. +로 화상 때문이기도 하지, 각막에도 손상이 있어서 처음에는 햇빛 바로 받지 말라고 썼던 건데 익숙해지다 보니 쓰고 다닌다 정도.
3. 협력하는 곳도 있고, 미스틸테인 자체에서 뻗어놓은 곳도 있고! 다시 돌아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미스틸테인 측에서 데이터 쌓으려고 하는 게 맞지. 돌아오는게 자의인지 아닌지는 몰?루
4. 모종의 이유는 17살 땐가 가물가물하긴 한데 그 때 스트레인지에서 암부에 쫓기다가 우연히 세은이랑 마주쳤고, 세은이가 숨겨준 다음 은우 호출해서 개박살 내는 거 보고 저지먼트에 흥미가 동해서+그 때 비단이 죽을 뻔했고 비단이 너 때문에 자꾸 이 사단 나니까 좀 바깥으로 꺼지라고 해서
>>151 1. 스트레인지에서 깽판치고 다닐 때를 본인이 기억하고 있는지? 그 본인이 랑이를 얘기하는 거라면 기억하고 있지 행위는 비이성의 산물 같긴 했지만 목적의식 자체는 확고했고(미스틸테인 꼬리를 밟고 쳐부순다) 어쨌거나 이성적 판단 하에 선택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무슨 비이성적인 괴물 같은 건 아니었다. 물론 행동 자체는 무지성 괴물같긴 했음
2. 근황을 그리워한다... 이건 사진이 있다면 YES, 그런 거 없다면 다소 애매? 한창 난리칠 때에는 굳이 사진 같은 거 안 봐도 자꾸 이것저것 생각나서 예민보스였는데 지금은 여러모로 달라진 게 있는지라 주기적으로 봐주지 않으면 본인도 잊어버릴 것 같다고 생각함. 물론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찾아보는 중이고. 일단 사진이 있다는 가정 하에, 데 마레 측에서 먼저 소식이 끊겼을 가능성은 낮으므로(지금도 멀쩡히 있으니까) 이런 녀석들도 있었지 생각은 하지만 굳이 찾으러 다니지는 않겠지, 연락 끊긴 건 본인 쪽이니까 그냥 그런대로.
뺨을 스친 손가락은 바람 부는 겨울의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가늘게 떨렸고, 숨결에서는 짙은 알코올 냄새가 났다. 어떤 정취의 후음이 좋느냐 다시금 물어본 당신은 주취와 몽중, 현실에서 발을 걸치고 자신의 인내심을 탓한다. 아무리 술을 마셨어도 이런 망상을 한다며 자책하는 속내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뇌리에 스친다. 태오는 감았던 눈을 느릿하게 뜨며 이마를 맞댔다.
"형님께서는 오늘 명정酩酊하여 와운臥暈 하신 겁니다." "……이것이 실재하는 것이니?" "신기루를 실재하느냐 묻는다면 애매하노라 답할 수밖에요…. 다섯 번째 계절이자, 낮에 뜬 달을 어찌 실존하느냐 묻는지요."
손길이 뺨을 스치자 태오는 픽 웃었다. 그래, 결국엔 이러한 것이지. 인간이란 이렇지. 결국 당신 또한 인간이고, 나 또한 인간일 뿐이지. 속삭이는 그림자는 이내 품에 무너지듯이 쓰러진다.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품 속에서 곤히 잠들어버린 당신의 머리를 쓸어주며 태오는 나지막이 흥얼거렸다. 언젠가 제 동생에게 들려주었던 자장가였다.
"그러니 좋은 꿈 꾸시길."
당신은 오늘 있던 일을 알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도 그 꿈이 영원하길 바란다. 그 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몽중과 현실을 분간하지 못하기를 바란다. 내가 당신에게 손대지 못하니, 당신이 스스로 무너질 틈을 만들었으면…….
>>174 누그러졌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아메 담에 보면 찡찡이한테 꼬리칠 예정
>>175 응 음 다른게 아니라 전판에 올린거에 설명이 좀 필요할거 같아서
일단 유준의 말은 순전히 유준 개인의 의견이야 칼찌를 추적하는거랑은 별개로 성운이를 보는 시선이기도 하고 유준은 이미 3년을 앞서 혜우를 봐 온 전적이 있고 그 자신은 이전 상태를 어떻게든 유지하는 거에 그쳤다보니까 성운이에게도 막 기적급의 뭔가를 바라지 않고 있어 애초에 유준 본인이 사람을 잘 안 믿는게 베이스이긴 해
잇고 말고는 음 뭐 일상이 아니니까 너무 길어지면 안되겠지? 그치만 내가 유준의 입장으로 짧게 올렸다시피 성운주도 훈련이나 독백으로 성운이의 입장을 반응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 거기에 내가 뭔가 할 말이 있다면 썰 풀듯이 하면 되니까 응 (발라당)(골골)
>>185 아뇨, 저도 어디까지나 캐릭터의 의견으로 대하고 있답니다. 어제자 훈련레스도 그렇고, 지금 유준씨에게 성운이가 하려는 반응도 어디까지나 캐릭터로서의 반응이구요. 다만 조율을 위해 꼭 혜우주와 의논해보고 싶었던 게, 지금 성운이에게서 선을 넘어버리는 반응이 나올 것 같아서요. 이 부분 괜찮으신지.
"원앙, 둘 다 덜 맵게, 2인 세트, 버섯 추가." 주방에서 복창하는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이윽고 테이블 한가운데 놓인 전자 화구(火口)에 중간 사이즈의 냄비가 놓이고, 각양각색의 생재료와 소스가 차례로 도착했다. 파, 청경채, 배추 등의 익숙한 채소부터, 희한한 모양으로 가공된 두부, 그리고 쇠고기를 얇게 저며 쇠꼬챙이에 말아 놓은 것이 한 무더기. 칼집을 낸 표고버섯, 느타리, 팽이, 목이가 담긴 접시는 눈에 띄게 양이 많았는데, '버섯 추가'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접시. 둥근 냄비의 가운데에 가로놓인 물결 모양의 칸막이를 경계로 흰 국물과 붉은 국물이 들어 태극무늬를 이루고 있었다.
이어 백청은 냄비가 끓어오르고 홍탕에 뜬 기름이 부글거리며 갈라지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충분히 뜨거워진 국물에 재료들을 밀어넣어 담가 두고 나서야 한숨 돌렸다는 듯 의자에 비껴 앉았다. "…이렇게 수시로 넣어서 익힌 다음에, 꺼내서 양념에 찍어 드시면 돼요. 전골이나 샤브샤브랑 마찬가지죠. 하얀 쪽은 그냥 고기 육수, 빨간 건 화자오랑 두반장이 들어가서 좀… 독특한 맛이 납니다. 그걸 장맛이라고 하나? 저는 싫지 않은데, 여기서 만나는 의뢰인이 질색할 때가 있어서, 간혹…."
백청도 이곳에는 단지 매운 맛을 찾아 자주 들렀을 뿐, 중화요리에 식견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라 설명하는 말에는 그다지 자신감이 없었다. "양념은 여기 즈마장에, 땅콩 알레르기 있으면 드시지 마시고요. 저쪽 카운터에서 원하는 소스를 섞어서 만들어도 되니까요." 그러면서 국물 밑에서 지글지글 익어 가는 쇠고기 꼬치를 보며 뺨을 부풀리고 턱을 괴었다. 이제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잠시 뒤, 어느새 국물 위로 둥실 떠오른 청경채를 깨작거리면서 백청은 말했다. "…곧 성하제네요." 그러고서 '저희는 경호 임무를 맡나요?'라고 물어보려고 했지만, 식사 중에 일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정보원의 직업병이라는 점을 상기하고는 말머리를 돌렸다…. "부부장님께서는 무언가 계획이 있으신가요?"
>>205 이걸 안 말리시는구나... 어... 제가 설명이 불충분했던 것 같아 더 첨언드리자면, 이 선을 넘어가면 혜우주가 성운이에게서 평소 기대하시던 것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게 되실 것이고... 성운이의 성향이며 미래 전망도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성향이 되어버리는 등, 결코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그래도 그렇게 하시겠어요?
하지만 언제나 난관은 존재한다. 이 복마전에서 더러운 일을 하며 살아가는 건 늘 단두대에 목을 들이민 채로 있는 것과 똑같다. 내몰린 골목. 모든 감시 카메라가 내게서 돌아서고, 녀석의 손가락은 정확히 내 이마를 가리킨다.
"…한 가지 묻겠는데, 여기 재료에 적힌 「뇌수」라는 게 무슨 의미야?" 놈이 대답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말이 안 통하는 녀석이어서가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라서다. 연구소의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끽해봐야 연구소에서 고용한 용병. 그 실험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지도 못한 채, 그저 윗선에서 '침입자'라고 지칭한 녀석들을 죽인 다음 연구자들에게 넘겼을 것이다. 그러면 사체는 산에 녹아 사라지거나 포르말린에 담가 일용할 자료가 되고, 파일은, 「행방불명」으로 처리되겠지….
그리고 영화처럼, 죽고 죽이기 직전에 여유 있게 대화를 나누는 인터벌 따위도 없을 것이다. 오가는 것은 살의가 번뜩이는 눈빛. 내게 겨눈 손가락에서 불꽃이 피어오르는 순간… 나는 앞으로 달려 놈의 가슴을 들이받고, 다리 사이로 굴러 빠져나왔다. 골목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비둘기 떼가 날아오른다. 오우삼의 영화처럼. 나는 빗물 속에 흩날리는 더러운 깃털 속으로 몸을 숨긴다. 희고 검은 쓰레기봉투가 튀어올라 양쪽의 시야를 가렸다. 나도 모르게 뇌간에 힘을 주고 있다.
최초로 능력을 개화하는 순간의 폭주. 물이 처음으로 컵의 표면을 넘을 때, 넘쳐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내가 아직 닿아서는 안 되는 경지까지 뇌가 활성화된다. 그리고 위화감. 어째서 내가 붙잡히지 않은 건지…. 큰길로 도망쳐 인파 사이를 헤집어든다. 주위 사람은 내게 어깨를 부딪히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때때로 시야에 들어와야 할 나의 팔다리마저도 흐릿해 보인다. 이건, 도대체 무슨 종류의 힘이지…? 이제 나는 레벨 1이 된 건가?
"망할! 어디 간 거야?!"───생명의 고동이 귀를 찢는 북소리처럼 울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최대한 넓은 장소로 있는 힘껏 향해 갔다.
섞여들어. 섞여들어…! 빗물에, 공기에 녹아들어라. 아니, 생각하지 마라. 섞여들려고도 생각하지 마. 그저 세상의 배경이 된 것처럼 행동해. 아주 자연스럽게. 웃지도 울지도 말고, 걸으면서 지나가. 숨어라, 눈과 귀로부터 숨어라…! 웃자란 풀숲을 뛰어 지나는 생쥐처럼, 빗물에 모습을 감추는 눈사람처럼, 은밀하지만 기민하게, 살아남아라…!
온 세상과의 감각적 연결이 끊겨 허공을 달리는 듯한 붕 뜬 감촉이 차올라, 그 익숙하지 않음이 역치를 넘을 때쯤 나는 그대로 넘어져서 피를 뿜을 만큼 구토했다. 온 세상으로부터 나를 숨겨주는 듯하던 초능력의 베일은 온데간데없었다. 시선이 몰린다. 누군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손수건을 내밀었다. 길 한가운데였다. 나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상.
어지간하면 안 끼이려고 했는데..... 가급적 은우가 내치는 짓은 하지 말아주세요. (주륵) 일단 여러분들의 캐릭터의 행동이나 그런 것은 진짜 완전 숨어서 몰래몰래 하는 것이 아닌한 은우가 책임자이기에 은우에게 보고가 되고 진짜 과도하게 선을 넘으면 은우가 내칠수도 있어요. (흐릿)
서사도 좋고 다 좋은데 여러분들의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저지먼트 소속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216 조율의 결과에 따라서는 그런 식으로 엔딩을 맞이하는 것도 겸허히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탈락하는 부원도, 누군가 한 명은 있을 수 있겠지요.
>>219 성운이의 심적 상처가 치명적으로 누적되어 있을 때 마지막 일격을 유준 씨가 가했기 때문입니다. '당신같은 무심한 어른들이 혜우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었다'는 말을 할 테고... 지금 메모장에 써져있는 대로 간다면, 유준 씨가 그 자리에서 대처하지 않으면 사망, 대처하더라도 왼팔과 왼다리를 영구적으로 잃게 되겠네요. 또한 성운이가 40% 가량 침식됩니다. 사이버펑크 2077의 사이버사이코처럼 되어갈 거라 생각합니다.
훠궈는 무슨 맛일까? 사실 중국식 샤브샤브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지, 실제로 보거나 먹어본 적은 없었다. 이런 재료들하고 기구가 쓰이는구나.. 한 냄비 안에 두 국물을 넣어놨네. 짬짜면 같은 개념인가? 재료들도 보아하니깐 샤브샤브랑 유사한 점이 많네- 베이스로 끓이는 국물이 다를 뿐이지.
이어서 청은 냄비 안에 재료들을 넣은 것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 빨간 국물 안에 담겨진 소고기는 무슨 맛이 날까?
" 네? 아.. 네네..알레르기는 없어요. "
화자오랑 두반장..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일단은 듣고 반응을 안 하고 넘기기는 좀 그러니깐, 적당히 리액션을 취한 것 뿐. 카운터에서 소스를 섞어서 만들어도 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청이었지만, 한양에게는 다른 소스를 만들어 먹을 정신도 여유도 없었겠다. 이유는 소스를 섞지만, 어떤 것들이랑 섞어야 될지 모르니깐..
그렇게 재료가 익었고, 먹을 수 있게 된 타이밍에 청은 질문을 건넸다. 사실 이 질문이 곧 있으면 성하제라는 걸 한양에게 상기시켜줬다.
" 맞다. 곧 성하제지. 안 하지 않을까요? 인첨공 15주년 행사 때도 마지막 날에 레드윙의 경호를 맡긴 했어요. 근데 이건 레드윙의 개인적인 부탁이라서 경호를 봐준 거지, 그거 아니었으면 15주년 때 완전 놀기만 했어. 아마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안티스킬들도 성하제에 집중할 텐데.. 저지먼트가 경호를 서게 될 확률은 낮다고 봐요. "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이어서 한양의 계획을 무엇인지 질문을 받았다. 음.. 없는데? 딱히 계획한 건 없었다. 그냥 한량처럼 이리저리 놀러다니겠지. 15주년 행사 때처럼.
>>233 지금까지 누구도 성운이의 안에 차곡차곡 쌓여온 무력감과 자기혐오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으니까요. 화약고에 불붙은 지포라이터를 가장 먼저 던지는 이는 칼찌맨들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유준씨네요. 친하다고 믿었던 이가 던지는 지포라이터는 이런 색의 불을 지르는 거였군요
제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 고쳐봐도, 일단 유준씨 팔 한짝이 날아가던가 전치 7주 정도의 부상을 입고 + 성운이랑 영영 척지게 되는 건 불가피할 듯해요.
정말로 완전한 회피를 원하신다면 혜우주 쪽에서 situplay>1597041438>993을 고쳐주셔야 합니다만, 박유준이라는 인물 서사에 어긋날 수도 있어 이건 제안드리기 좀 그렇네요.
>>243 유준은 공감력이 떨어져서 꼭 중요한 순간에 실언을 하곤 했지... (먼산)(유준 : (크나큰 고통))
흠 그럼 그냥 유준의 반응을 날려버리면 어때 아무리 잘 고쳐봐야 성운이가 유준에게 선을 이만큼 넘냐 요만큼 넘냐 이 차이일 거 같거든 그 선넘는걸로 인한 행동도 솔직히 예상 외라 썩 내키지 않고 그러니 아예 유준의 반응을 없던 걸로 날려서 불화의 싹을 없애버리면 어떨까 하는데 어때?
>>247 맞게 보셨어요. 유준씨가 먼저 풀파워로 선을 넘어버렸으니까 성운이도 상응하는 반응이 나오는 게 당연하죠. 캐릭터에게 이런 상황이 입력되면 이런 반응이 출력될 수밖에 없다는 점 분명히 해둡니다. 성운이는 이미 본인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 스트레스를 쌓아두고 있어요. 거기다가 누리랜드 당시에 받았던 충격이 플래시백되기까지 했고, 그로 인해 "자신이 이제 어떻게 발버둥을 쳐도 혜우가 스스로의 종말을 향해 걸어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직후인 상태죠. 그리고 유준씨는 그럼 포기해. 놓아버려. 헤어지자고 해. 너 혼자, 고작 반년 만에 뭘 어쩔 수 있을 거 같냐? 난 기대도 안 했다. 하는 말로 성운에게 남아있던 것들마저 정면으로 부정해 버렸고요. 폭발하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성운이라고 언제까지 헤헤 웃는 얼굴로 참아넘기는 아이는 아니라구요. 전 솔직히 깜짝 놀랐어요. 혜우주가 유준씨 입을 빌어 저한테 하고 싶은 말 하고 있나 하는 생각 들어서.
그리고 그것도 임시방편이라는 사실 하나만은 분명히 말씀드리고 가야겠어요. 현재 성운이의 내면에는 "자신이 이제 어떻게 발버둥을 쳐도 혜우가 스스로의 종말을 향해 걸어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명제가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고, 혜우의 손을 꼭 쥐고 따라가려고 했던 희망의 불빛을 놓쳤다는 사실은 여전해요. 블랙크로우전, 제로전, 진윤태전, 크리에이터전을 거쳐오면서 메인스토리와 혜우의 개인서사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임계치를 진작에 뛰어넘었는데 해답이 제시되거나 결정적인 해소가 주어지거나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니까요. 혹여나 성운이가 어떤 해탈한 성인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시는 일은 없으시길 바라요.
와 이거 좋은데?????? 호오????????????? 이 회귀가 거듭되면서 애들이 점점 반복되는 상황에 무뎌지며 상황대처를 위해 다소 극단적이고 과격한 방법을 쓰거나 아예 해탈해서 될대로 돼라 하는 것도 보고싶군🤔 그러다가 회귀를 멈출 방법을 찾아 다시한번 의기투합하는 것도... 후후🤭 마히다
다만 유준의 입장에서는 그래 현재 성운의 상황과 심리를 다 알지 못하고, 그에겐 성운보다 혜우가 우선도가 높으니 서로 악영향을 주는 불안정한 관계를 지속하느니 끊는게 낫다고 판단한거야 성운이 만나기 이전까지의 혜우에겐 그게 맞았거든 그렇기 때문에 지금에서도 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는 거고
그리고 임시방편인 점은 나도 인지하고 있어 그래서 완전히 폭발하기 전에 위력을 줄일 셈으로 살짝만 건든다는게 브레이크 고장나서 풀악셀 밟아버린거지
그런데 성운이는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 해소를 할 수 있어? 그 명제는 어느 시점에서 확신하게 된 거야?
"…저는 평소랑 다르지 않습니다. 의뢰가 들어오면 일하고, 의뢰가 없으면 놀겠죠…. 하지만 '성하제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 중이에요. 저처럼 지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이곳에 '외부인이 들어온다는 사실' 자체가… 마치 담수호에 바닷물이 차오르는 것처럼 충격적인 변화거든요."
담수어는 몸이 쪼그라들어 죽고 해수어는 터져 죽는다. 살아남는 것은 가장 치열하게 적응하는 물고기뿐이다. 냄비를 가로지르는 칸막이를 내려다본다. 이 칸막이가 무너지면 흰 국물과 붉은 국물은 뒤섞여 맛을 알 수 없게 되는 것과 같다…. "물론 인첨공의 밝은 쪽에서 살아가는 학생들도 마찬가지겠지만요." 백청은 즈마장에다 말린 태국고추(프릭끼누) 분말을 개어서, 그 위에 꼬챙이에 꿰인 쇠고기를 빼내 버무려 먹었다. 그러면서도 안색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처음 인첨공에 들어와서 커리큘럼을 받고, 정보상 일을 시작하고 나서 성하제에 관한 걸 들었을 때, 엄청나게 바빠지겠다고 짐작했어요. 당연히 외부로부터의 밀수, 밀반출, 불법 면회, 탈출 시도 등이 판을 칠 테니까. 하지만 정작 성하제 동안에는 의뢰를 거의 받지 못했죠. 그 기간 동안 학생들은 모조리 외부의 시선을 위해 꾸며낸 공연에 동원되거나 그걸 구경하러 가 버리고, 군경은 물론 특수부대까지 총출동하는 나머지 범죄율은 오히려 감소해 버립니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거리에서 멀쩡한 탐문조차 하기가 눈치보이고요."
이번에는 젓가락이 표고버섯을 건져낸다. 까만 갓에 눈송이 같은 여섯 꼭지 별 모양 칼집이 새겨져 있다. 만화에 나오는 아이돌의 눈알 같다….
"「성하제 동안에는 정보의 흐름이 막힌다」는 게 몇 년 동안 제가 관찰한 결과예요. 요컨대 저 같은 회색지대의 정보를 먹고 살아가는 기생충들은 직장을 잃는 기간이라는 거죠. 작년에는 그나마 스킬아웃 갱단의 추적으로부터 달아나던 때라 도망치기만 해도 바빴지만, 올해는 변명의 여지 없이 완전한 백수입니다. 그러니까… 저지먼트에서 제게 맡길 임무나 심부름이 있다면, 이번에는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얘기였어요."
백청은 '현상 보고 브리핑'을 마치고, 젓가락 끝 붉은 국물이 뚝뚝 떨어지는 표고버섯을 베어물었다. '나 한가해요'라는 이야기를 길게도 풀어 놓았지만, 무덤덤하게 흘리는 말의 행간에는 백청이 모아 둔 나름대로 유의미한 정보가 뒤섞여 있었다.
>>263 진심으로... 그런 의도셨다고요...? .............대체..... 우는 아이 뺨 후려쳐서 뭐가 나오겠나요....?
아무튼
명제를 확신하게 된 시점은 situplay>1597041438>920 >>성운 역시도, 유준의 생각과 거의 일치하는 직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확신이라기보다는 그것에 가까워요. 무의식으로 느끼던 걸 계속 부정하고 무시하고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순간이 온 거라고요.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그 모든 일에도 그게 한 치도 변하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스트레스 해소요? 메인스토리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이건 속단하기 힘든 것이 제가 캡틴의 진행레스에서 무언가 놓친 게 있을지도 모르니 내일 캡틴께 '블랙크로우 토벌 건이나 불렛 콘서트 테러 저지 건, 불렛 구출 및 4학구 대규모 테러 저지 건에 대해 저지먼트가 시민들에게서 응원이나 격려를 받은 적이 있는가'를 물어보고 나서 확답드릴게요.
>>271 그야... 매순간 무너지고 깨지고 다치는 혜우 달래주고 붙들어주기도 바빠서 혜우한테는 괜찮은 모습만 보여주고 약한 모습은 감추려고 필사적이다 보니 혜우의 위치에선 좀더 어려울 거라 생각해요. 지금 생각나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은 "그 모든 고생이 그럴 만한 의미가 있는 일이었어, 너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겠어"라는 생각을, 요컨대 보람을, 희망을 느끼게 하는 일일까요. 혜우가 괜찮아지는 모습을 점차 보여준다면 이게 가장 확실한 해법이긴 하겠는데, 지금 단계에서 그게 가능할런지는... 자신의 연인에게 생의 의지가 없으며, 자신이 그 빈자리를 채워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의 억장 무너지는 기분은 그런 식으로 자극해서 쏟아내거나 덜어낼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LPG 탱크에 라이터 던지는 셈이네요.
>>268 애초 불렛 구출건과 4학구건은 딱히 공개적으로 알려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막 무슨 말이 나온건 아니고 저 애들이 크리에이터와 함께 4학구를 구했대! 정도로 알려졌고.. 그 외 사건들은 전부 목화고 저지먼트의 공적으로 알려졌고 응원해주는 이들도 많았어요. 물론 샹그릴라는 아무래도 조금 으아아 하는 것도 있기야했지만.. 콘서트는 확실하게 역시 목화고야! 정도의 말은 나왔고요.
>>272 으으음 오너인 내 기준으로는 확실히 나아지고 있는 중인데 혜우 일종의 성장통인거라 삶의 방식을 바꿔나가는 과정 중의 방황이기도 하고 흐음 이건 내 기준이라 어필이 잘 안 됐을 수도 있겠군
현시점에서는... 외부 자극 없이는 말하기 어렵지 저 짤도 동료들이 있었으니까 말할수 있었던 상황인 거잖아? 혜우도 그런거지 회피 못 하게 붙잡고서 왜 그러냐고 살고싶지 않은거냐고 직설적으로 들이밀어야만 겨우 말 할 수 있게 될거야
현재도 할 수 있다,인데 생각만 하는 것과 그걸 말로써 꺼내는 것의 차이려나
혜우가 생의 의지가 없어보이는 건 그 때문이야 혜우는 현재 삶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어 스스로 정했던 끝을 포기 했을 때, 그 뒤로 이어지는 긴 생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함 누구도 이걸 이해 할 수 없다고도 생각하니 쉽게 털어놓지 않고 말은 하지 않아도 무의식중에 행동거지로 드러나니 보는 사람 입장에선 애가 탈 수 밖에 없지
성운이에게 온전히 터놓고 의지하기엔 성운이는 성운이대로 금교니 커리큘럼이니 바빠보이고 무엇보다 성운이니까, 쉽게 얘기 못 하지 항상 미래를 얘기하고 함께 있자고 해주는데 정작 자신의 생각은 그렇다는 걸 어떻게 말하겠어 뭐 어느 정도는 스불재긴 해 혜우의 방황으로 성운이의 심적 여유를 소모시켰으니까
>>274 그거는 훈련 외에 일상으로 만나서 꽁냥을 해야 어느 정도 표현을 하겠지욧 말 나온 김에 그거 해소 좀 하게 현생에서 여유 좀 끌고 와보쇼 (농담)
글고 팩트는 혜우 분명히 영향 받고 있어 성운이 때문에 살고자 하는 의지도 생긴 거고 단지 지금까지와 삶의 방식이 뒤바뀌는거니 겁나고 움츠러들어서 제자리 걸음 하고 있는거지 그 탓에 바뀌어가는 부분도 의도와는 다르게 보이는 거고
아무튼- 그래서 정확히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성운이가 지금까지의 행위에 대한 보람과 희망을 얻을 수 있어?
>>278 이런 거 해법 쉽게 알려드리면 안되는데.. 일단 지금은 상황이 일촉즉발이니 알려드리는 게 좋겠어요. 후... 한번 더 양보해드립니다 "마치 마지막일 것처럼 매달리는게 불안 그 자체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성제를 두 병이나 마셔가면서까지 무리한 것이 혜우가 어떤 생각으로 했는가가 중요해요. 이게 혜우에게 익숙지 않은 성장통이 크게 잘못 표현된 건지, 아니면 그냥 혜우가 여전히 "오래 살 생각 없고 이번 성하제를 내 짧은 인생 마지막 불태우는 무대로 삼으련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겠네요.
후자면... 얌전히 업보를 받아들이시고, 평생 단 한 번도 부리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둔 히스테리를 화약으로 쌓아두고 있는 폭탄을 두 사람 개인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옆구리에 끼고 계시도록 하세요.
전자면, 정신을 차렸을 때 성운이 안색이 많이 안 좋을 텐데... 그냥 혜우더러 좀 어떻냐고 묻고 별 말을 안 할 텐데, 여기서 혜우가 "왜 그랬냐고는 안 물어봐?"라고 찔러야 될 거라 생각해요. 그러면 적어도 성운이가 지금 혜우에게 갖고 있는 자기 생각은 말해줄 테고, 성운이에게 보람이나 희망이 주어질지 어떨지는 이걸 혜우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렸네요.
그 생각은 온전히 유준의 시점으로만 드러난 생각이기에 혜우의 의도랑은 관계 없어 혜우는 그냥 성하제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쉬는 시간도 아까워서 조금 무리했을 뿐이야 오히려 성하제에 나가자고 한 것 자체는 앞날로 나아가고자 한 첫 걸음에 가까운 걸 그것도 성운이랑 같이, 먼저 제안하기까지 했는데 인생 마지막 무대로 불태울 생각이었으면 혼자 올라갔지
눈 뜬 뒤에 물어봐야 한다라 아마 그럴 거 같긴 해 일단은 미안해 많이 놀랐지 하고서 머뭇거리다가 물어보지 않을까 싶은데 유준의 반응 날린 대신 혜우가 이랬다고 하고 훈련에 반응 달아주면 될 거 같기도 하고
>>294 그 오해의 결과 성운이는 "멀지 않은 도착역에 혜우와 같이 내릴 수 있다면 좋겠어"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는데, 혜우주 안긁어보셨군요. 👀 혜우가 정신차리면 가장 먼저 마주칠 성운이 눈빛이 마치 얼마 전의 자신을 보는 것 같은 눈빛일 테니 시급한 건 맞네요. 흐음... 뭐 요번 주말에 당장 크리에이터전급 결전이 있거나, 요번 주말 성하제 진행 끝나고 바로 월요일에 혜우 개인이벤트 시작이거나 하는 것도 아닐 테니 그 정도 시간은 있지 않겠어요?
다 말씀드렸고, 이제 딱히 바라거나 하는 거 없어요. 이대로 둘이 함께 먼 길을 떠나버리거나 나락행을 한다고 해도 저는 그냥 뭐... 그렇게 됐구나... 하고 받아들일 거에요. 다만 혹여나 혜우주께 지나치게 불쾌한 방향으로 흘러갈까 염려되어 이렇게 여쭤보게 됐네요.
엮여있는 관계가 크게 있는 편이 아니여서 관전하면서 신경 안쓰고 있으려 했는데.... 가볍게 한마디 덧붙혀봄 저 인간 왜 꼰대짓임?; 하고 생각되면 어쩔 수 없고 이야기 끝났는데 왜 다시 하냐 물어보면 꼰대가 걱정되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주셈.
혜우성운을 보면 공의존이라는 관계성이 떠오르는데, 그게 결코 건강한 관계가 아니라는 건 알거라고 생각함. 근데 바뀔 수 없다면 오너적으로 충분히 상의하고 협의하고 최대한 서로의 서사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진행해야함. 이건 오너적으로 이야기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니 제쳐두도록 하자.
제일 큰 문제는 한쪽이 서사상 어쩔 수 없이 파괴적인 서사(표현미안)가 진행되면 다른쪽도 똑같이 비슷한 루트를 반복한다는 건데, 이건 진짜 큰 문제야. 캐릭터들 관계도 관계인데 오너들이 먼저 지친다는 점이지. 오픈북 테스트가 가능한 문제라면 오픈북을 하고, 안될 것 같으면 호출하면 되고 서사상 꼭 필요한데 불안하다 싶으면 상대를 호출하고 이야기를 나누자. 우리한테는 임시스레가 있다.
하나 더 노파심으로 말하자면.... 캐릭에 끌려가지 말것. 이건 걱정스러워서 하는 말임. 특히 성운주한테. 캐릭이 살아 숨쉬는 거 좋지, 근데 캐릭이 살아 숨쉬는데 끌려가서 글쓰고 표현해야하는 사람이 캐릭에게 끌려가버리면 안된다. 캐오분리가 안된다면 잠시 상판을 끄고 쉬자. 스스로를 너무 성운이라는 캐릭, 성운이와 혜우의 관계에 몰입시키는 듯 해서 노파심에 말하는거임.
혜우주도 마찬가지. 꼰대 이야기는 여기까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내가 새벽이라서 그런 점 양해바란다. 두사람이 조금이라도 불편했다면 아 혜성주 시끄러워요; 하길 바람.
태휘는 부검 참관을 위해 안티스킬 산하 법의학 연구소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은 다행스럽게 주차공간이 넉넉해 입구 근처로 차를 댈 수 있었다. 평소 같으면 주차 자리를 찾아 한참을 뱅뱅 돌아야 했겠지! 차 시동을 끄고 안전벨트를 풀어 나온 바깥공기가 놀랄 만큼 상쾌하다. 어제 비가 내렸기도 하고, 곧 여름이 다가오려는지 바람결에 습기가 살짝 느껴지는 날씨이기도 했다. 오늘이 지나고 여름이 되면 여기 사람들은 곧 끝장나는 시체가 들어오는 계절이라며 호들갑스러운 비명을 질러대겠지! 그리고 한 번 지른 비명을 뒤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할 것이다. 어차피 일상일 테니까. 입구로 들어가던 중, 멀리서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우는 무리가 보였다. 그중 하나는 오늘은 쌀 종류를 못 먹겠다며 토로하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앳된 얼굴을 보니 이제 막 들어온 조수들인 것 같다.
사람들은 연구소가 어둡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깔끔하다. 시체가 있는지 없는지의 유무를 제외하면 다른 연구소와 다를 바도 없다. 태휘는 말끔한 신소재로 이루어진 벽과 복도를 지나, 안티스킬로 첫 발령이 난 이후 자주 마주하게 되는 강 박사의 사무실 앞, 자그마한 비서실의 문을 노크했다. 비서실로 들어서자 홀로그램으로 오늘의 부검 스케줄을 체크하던 조그마한 여성이 고개를 들었다. 일자리 대란으로 고통받는 요즘 세대의 사람들 속에서 자리를 찾은 운 좋은 사람이다. 요즘엔 AI 비서를 쓴다지만, 강 박사가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사람 냄새는 나야 한다는 완고한 고집을 가진 덕분에 이렇게 일할 수 있을 테니까.
"좋은 아침이에요, 태휘 씨!" "좋은 아침입니다." "소장님은 먼저 내려가셨어요. 어딘지는 아시죠?" "에이, 알죠. 제가 여기 온 지 오래됐는걸요! 그런데, 새로 온 사람들이 있나 봐요?" "인턴이에요. 소장님께서 구더기 제거를 맡겼는데, 그새 담배 피우러 가셨나 봐요?" "걔넨 오늘 정시 퇴근은 글렀네요. 점심은 어떻게 먹으려고 그런대?" "태휘 씨는 아침 드시고 오셨어요?" "한국인이라 쌀밥을 먹고 왔네요. 점심에 쌀알 보고 놀랄 일은 없겠어요." "에이, 이미 여러 번 보셨으면서!" "그 아이들은 아니죠." "그렇죠, 뭐! 하하,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태휘는 비서실을 나서며 오싹한 농담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째 날이 갈수록 강 박사님이랑 똑같아진다니까! 이건 불평이라도 좀 해야겠다. 급한 연락이 아니면 받지 않게끔 핸드폰의 설정을 켜둔 태휘는 지하로 내려가 두 개의 부검실 중 하나에 들어갔다. 강 박사의 조수 중 하나가 기도를 하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조수는 입술을 달싹이며 기도를 마치고는 시선을 마주했다.
"아, 오셨어요? 소장님도 곧 오실 거예요." "오늘도 기도해요?" "네. 이번에 온 시체가 좀…… 안타까워서요." "시체는 항상 안타깝지요." "하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니까요."
태휘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은 세상에서 숨을 쉬며 살아갔을 생명이 지는 건 안타깝고 끔찍한 일이다. 분명 그 사람은 내일의 일을 생각하고, 꿈을 꾸었을 텐데. 아무리 일과 사적인 감정을 분리하려 애쓰는 태휘도 시체를 볼 때면 죽기 전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를 떠올리고 감상에 젖게 된다. 특히 시체의 나이가 어릴수록 그 감정은 배가 됐다.
"내가 늦었나?" "아뇨, 아닙니다." "아, 소장님. 방사선이랑 CT는 끝냈습니다. 시신은 옆방에 뒀고요." "잘 했어. 오늘은 칼퇴근 좀 해보자고. 태휘 씨는 이리 오면 됩니다."
옆 부검실 수술대를 본 태휘는 이를 악물었다. 마스크를 끼고 준비를 하던 강 박사는 태휘의 정의감을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시체로 오싹한 농담을 하는 강 박사나 여타 연구소의 식구들도 쉽게 농담을 꺼낼 수 없었다. 눈을 감은 채 고이 누워있는 시체는 창백하고 매끈매끈한 것을 빼면 잠든 것처럼 보이는 어린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상도 여기까지다. 꿈결을 아주 오랜 시간 걸어 언젠가 새로운 문을 열어야 하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독하게 나가야만 한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시체라서 치가 떨리는군요." "당연하게도, 인첨공 내부에서 시랍화 된 시체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일 겁니다."
강 박사는 시체를 살폈다. 조그마한 아이는 130cm 정도 되어 보였고, 모발의 색을 보니 커리큘럼을 받은 아이는 확실하다. ID 카드로 신원을 대조할 수 있으리라.
"물론 불포화지방산이 포화지방산으로 변하는 것은 대략 2년에서 3년 정도니, 이 아이가 대략 5년 전에 이곳에 왔다가 죽었다면 충분하기야 하겠지만…… 여기는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인 게 상관이 있습니까?" "물론이죠! 시랍화가 되려면 흙이 상당히 습하거나, 아예 진흙이라 시체가 썩지 못할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인첨공에는 달리 흙이 습하거나 진흙밭은…… 없죠?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은." "그렇죠."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는…… 늦어도 5년만 지나면 백골만 남는단 거죠. 다들 벌레니 미생물이니 하는데 시체는 장내세균 효소에 의해 부패합니다. 이상적으로 시체 온도는 30도까지 올라갈 정도고요." "진흙이어야 한다면, 뭔가 차단된다는 겁니까?" "예. 진흙이나 습한 흙은 그 습기가 냉각제 역할을 해서 효소의 활동이 멈추고, 지방 분자는 떨어져 나오죠. 그러면 이렇게 시체 피부밑에 흰 덩어리로 굳는 거고요. 쉽게 말하면 시체 지방이 갑옷처럼 시체를 둘러싸는 겁니다." "그렇다면 육안으로 사망원인이 뭔지 알아낼 수 있습니까? "음, 외상의 흔적이 명확히 있다면 그렇죠." "안은 멀쩡하지 않은가 봅니다."
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체의 일부를 장갑 낀 손으로 톡톡 두드렸다. 속이 텅 빈 소리가 났다.
"내부는 햄버거 패티랑 비슷해요." "다진 고기요?" "네."
태휘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오늘의 메뉴를 수정하기로 했다. 젠장, 햄버거는 물 건너갔다. 쌀밥도 물 건너갔고, 면은 두 배로 싫다. 굶는 수밖에 없겠구나.
"안은 내장기관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 섞여있거든요. 조직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이죠." "그게 다행인가요?" "보기에 외관은 멀쩡하니 신원은 확실히 나올 테니 말입니다. 일단 보기에, 육안상으로는…… 10대 초반이지 않습니까. 운이 좋으면 지문 채취가 가능하고, ID 카드도 조회할 수 있겠죠. 잠시만요."
얼굴과 손에 홀로그램 스캐너를 스치는 박사의 행동과 함께, 태휘는 시체를 내려다 보았다. 앳됐다. 시체의 볼에는 매력점이 있었다. 손과 발도 작고, 아마 살아있었다면 또래와 어울리며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며 찬란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ID 스캔이 되네?" "뭐라고요?" "이름은 곽유진. ID 마지막 갱신 날짜는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아……." "무슨 일입니까?" "실종신고 이력이 있고, 소속이 적혀있습니다." "소속이요? 어딥니까?"
강 박사는 침음을 흘렸다. 기술력의 발전이 실로 두려웠다. 거대한 내막을 알아버릴까 두려운 마음도 덜컥 치솟은 탓이었다. 연구소에서 쓰다 버린 건 아닐까? 그런 비윤리적인 연구소는 넘쳐나니까. 하지만 더 큰 비극이 찾아오자, 강 박사는 묵직한 혀를 떼지 못하고 한참을 입을 다물었다가, 겨우 쉰 목소리를 뱉었다.
"필리 데 솔리스. 태양의 아이들로도 불리는 차일드에러 후원 재단입니다." "아이가, 차일드에러란 소리군요." "예. 그쪽에서 실종 신고를 했었는데 찾지 못해서 장기 실동 아동으로 처리됐고…… 안타깝게도, 살아있었더라면 고등학교 1학년이겠군요." "……혹시, 이 재단에게서, 가능성을 봐도 됩니까?" "큰일 날 소리! 여기는 데 마레랑 동시에 설립된 곳에다, 연결 되어있어서 그럴 곳이 못 됩니다. 당장 우리 조수도 이 재단에서 후원을 받아 여기까지 왔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외부에도 초점을 맞춰야겠군요. 일단 부고 소식부터 전하고."
태휘는 시체를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렇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일련의 부검 과정이 끝나고, 태휘는 재단에 찾아가 부고 소식을 전했다. 무릎을 꿇고 오열하는 윤 씨를 내려다보며 태휘는 다짐을 되새겼다. 내가 너의 죽음을 꼭 밝혀주마. 누가 너를 그렇게 차가운 땅에 파묻었는지, 그 죄의 값을 치르게 해주마.
서녘으로 기울어가는 태양을 따라 늘어지는 그림자가 연구실 안을 천천히 집어삼키고 있었다. 모니터의 불빛을 난로 삼아 자판을 두드리는 손동작은 규칙적이고 정갈하다. 타닥 탁 타닥. 키보드 소리는 벽난로에 던져 넣은 장작이 타들어가는 소리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데다가 내부 온도가 워낙에 서늘하니 한순간 겨울이 먼저 찾아왔구나 하는 착각마저 든다. 정인은 워드 프로그램의 하얀 바탕에 어느새 빼곡히 채워진 그래프와 활자들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훑어내린 뒤 저장 단축키를 눌렀다. 그리고 클라우드와 USB에 각각 파일을 백업한 후, 컴퓨터의 전원을 껐다. 그새 붉은 해는 건물의 숲 너머로 온전히 저문 탓에 모니터 불빛이 사라진 연구실은 그야말로 암실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곧 퇴근 시간이니 구태여 불을 켤 필요는 느끼지 못했고, 때문에 정인은 그대로 의자에 앉아 5분의 여유 동안 무념무상의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반짝. 스마트폰의 직사각형 화면이 갑작스럽게 빛을 발하지만 않았더라도 그의 계획은 완벽히 이행되었을 것이다. 정인은 내리감았던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올린 후 장시간의 작업으로 인해 뻣뻣해진 어깨를 들어 책상 위의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그래서 뭐냐. 택배? 아니면 스팸? 정기 구독 결제 알림? 셋 다 달갑지 않은데. 이미 집중은 깨져버렸으니 무시할 명분 또한 없지만서도. 그러나 가볍게 혀를 차며 잠금화면의 팝업 알림을 보면 차라리 앞서 예상했던 세 가지 중 하나인 게 이보다는 기분이 덜 더러웠을 거라고 확신하게 된다. 익숙한 전화번호 아래, 연달아 붙은 세 개의 메세지가 띄워져 있었다.
[엄시현이다] [얼굴 좀 보자] [(주소 - 3학구 어딘가의 카페)]
인천첨단공업단지의 저녁은 화려하다. 등대처럼 불 꺼지지 않는 건물들에 각종 네온사진, 가로등 따위로 빼곡한 도시는 낮에도 아름답지만 어둠이 깔린 뒤에는 유난히도 반짝인다. 단화 신은 발이 잘 정돈된 길을 따라 걸으면 손 안의 모바일 지도가 '나의 위치'를 초 단위로 갱신하며 길을 안내하고, 덕분에 약속 장소에 도착하는 건 수월했다.
"여기."
저를 부르는 게 분명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후, 내뿜는 담배 연기로 눈 앞이 부얘진다. 안경 렌즈에 가게의 전광판 불빛이 반사되어 시야가 한순간 흐려졌다가 돌아온다. 그리고 모든 방해물이 걷힌 자리에는 반갑지 않은 낯짝이 삐딱한 자세로 자리잡고 있었다. 은색 눈동자에 회빛 도는 푸른색으로 겉만 덮은 머리카락. 카페가 아닌 옆의 어둑한 골목에 움푹 들어가 선 채 이리 오라며 손가락 까딱이는 폼만 보면 지나가던 가련한 직장인 삥 뜯는 양아치 한량 새끼라고 덤터기 씌워도 의심받지 않을 것만 같다. 정인은 노골적으로 인상을 구겼다.
"카페랑 길바닥도 구분을 못 하실 줄은 몰랐군요." "나랑 얼굴 마주보고 뭐 마시면 체할까 봐 배려해준 거다, 새꺄." "얼굴에 커피 맞을까 봐 무서우셨던 건 아니고요?" "요즘 드라마 뭐 보냐? 그건 거를란다."
짧고 불편한 침묵 사이로 쓰고 텁텁한 담배 연기 냄새가 스며든다.
"그래서 왜 불렀습니까? 8년 만에 드디어 자수할 생각이라도 드신 겁니까? 서까지 동행해드려요?" "윤정인 말하는 거 봐... 선배가 후배 근황도 못 궁금해 할 일이냐?" "8년 넘게 감감무소식이었으면서, 이제 와서?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바꿨는데." "목화고 연구소 들어갔다며." "내 뒷조사 했습니까?" "멀쩡히 잘 살고 있지?" "내가 잘 살든 말든 당신이 X발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군요." "상관이 왜 없어? 너 떠날 때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 내가 조져버린 연구소 10년 20년 걸려서라도 재건하겠다고 못박고 나갔잖아. 근데 갑자기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튀어나오네, 그 윤정인이. 안 쎄하고 배겨?" "한순간에 직장 잃고 발붙일 곳 없이 떠돌다가 흘러들어간 사정의 어디가 쎄한 겁니까. 시비 걸려고 부른 거면 이만 갑니다."
애초에 뭘 바라고 여길 나왔나. 저 치가 죄책감에 못 이기고 폐인이라도 되어 자신 앞에 무릎 꿇기라도 바랐던가?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는데, 멍청하기는. 정인은 스스로의 충동성에 치를 떨며 몸을 돌렸다.
"윤정인아."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는데. 잠깐 걸음을 멈춘 정인은 정확히 3초 뒤 이를 격렬하게 후회했다.
"조용히 살아라.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냥 다 잊고 흘러가. 거기서 배운 거, 듣고 익힌 거, 소장님도. 인첨공도 벌써 15년이야. 그때 하던 거 지금 다시 해 봤자 좋은 소리 못 듣는다."
순간적으로 뇌에서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시현은 제 멱살을 틀어쥔 정인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굴러떨어진 연초가 상대의 신발에 짓밟히는 꼴을 목격하고 얕은 한숨을 토해낸다. 잔뜩 힘이 들어간 손이 옷자락을 무참하게 구기는 감각이 선연하다.
"엄시현 씨가 할 말입니까, 그게?" "아니 일단 좀 놓고." "도대체 왜 자꾸 혼자서 깨끗한 척입니까? 당신은 우리랑 뭐 크게 달랐습니까? 모두 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던 시즈의 연구원이었잖아요. 그런데 대체 왜!" "정인아, 좀!" "지금도 별반 다를 것 없죠. 정도의 차이만 있다 뿐이지 인첨공의 연구원은 다 비슷비슷하게 애들 쥐어짜서 성과 올리는 직업인 것을요. 어디에서 근무하는지는 내 알 바 아니지만 보나마나 당신도 여태 연구직일텐데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있습니까?"
위선자. 악에 받친 한마디를 듣는 순간 시현은 얼굴에 침이라도 맞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
"게다가 순수한 죄질로 따지면 당신이 우리보다 더하죠. 살인자 아닙니까. 엄시현 씨는. 그런 주제에 나한테 똑바로 살라고?" "......야. 사람 말 좀 들어라. 아니라고. 내내 아니라고 하는데 좀 믿어줄 수도 있잖냐, 제발." "내가, 당신을?"
헛웃음과 함께 멱살 쥔 손이 떨어져 나갔다. 시현은 잔뜩 구겨진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정인을 바라본다. 등불을 등진 검은 머리의 연구원은 어둠에 푹 잠겨 표정을 읽기 어렵다.
"어디서 뭘 보고 들어서 나한테 이딴 식으로 연락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하지 마십시오. 관심도 끄고요. 아,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내 성과에 입 댈 생각일랑 하지도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언제나 그렇듯, 성운은 네게 캐묻지 않았다. 누리랜드에서의 사건 이후, 성운은 네게 무언가를 캐묻는 것에 대해 적잖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너를 지적하거나 다그치지 않았다. 자신이 받게 된 괴로움은 모조리 자신의 몫으로 안고 가려고 했다. 지금도 그랬다. 제대로 못 잤다느니, 약이 받지도 않는 몸에 각성제를 두 병이나 마셨다느니 하는 말에도 성운은 뭐라 대답하지 않고, 그저 시체처럼, 그렇게 웃고 있었다. 슥 내밀어지는 네 손길에 차분히 한쪽 뺨을 폭 얹었을 뿐이다. 무언가 잘못됐다. 더 이상 따뜻하지 않다.
그리고 네가 마침내 왜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성운은 무엇이라 대답하는 대신─ 웃는 얼굴로, 팔을 벌려 너를 꼭 끌어안아 주었다. 그 포옹은,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인사나 애정의 표현이 아니라 마지막 길을 떠나기 전에 함께 나누는 작별인사 같은 것이 되어있었다. 그것은 명백히 식어가고 있었다. 성운은 네 품에 기대안은 채로, 피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피폐가 가득 내려앉아 빛을 잃은 눈을 꼭 감고는 한참을 네게 기대어 있었다. 그러고서야, 성운은 차근차근 입을 열었다.
“너한테 무언가 물어보면··· 너한테 내 욕심을 강요하게 될 것 같아서. 그게 싫었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산적해간다. 너는 네 자신을 그다지도 죽일 정도로 증오하고 있고, 아직도 한달에 두세번 꼴로 난리통을 부리다 중상을 입거나 의식을 잃는다. 그런 너를 심연 끄트머리로 처박아 안달이 나지 못한 이들의 정체는 아직도 전혀 밝혀지지 않았으며, 인첨공의 기나긴 어둠은 끝이 없고, 자신이 너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으로 그만일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인형 정도인 것 같다. 거기에 만족하려 했다. 거기에 자기 자신을 구겨넣으려 했다.
“근데 그래놓고서도 나, 내 욕심을 그동안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어···”
그러나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네가 무리하다 픽 쓰러지면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네가 당한 부당한 일들을 곱씹을 때마다 부아가 치밀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증오와 절망이 되어 사랑의 이름으로 성운의 안에 차곡차곡 예금되어왔고, 중간중간 네가 성운에게 보여주는 사랑들은 그 가슴속에 들어찬 증오와 절망에 더욱 확고한 가치를 매겨주는 증서였다.
그리고 성운에게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충고를 해주는 자는 없었다.
이성과 합리의 이름으로, 누구보다 유치하며 불합리한 성운의 모습을 빈정대거나 비판하고자 하는 자들은 있었으나, 그가 어디까지 몰렸는지 어쩌다가 그렇게까지 몰렸는지 살펴보는 자는 그 아무도 없었다. 굳이 그럴 이유나 명분이 있는 이가 아무도 없었기도 하다. 소통의 부재 간에 겹치고 겹친 악재의 연속이 결국 또다시 여기까지 너와 그를 밀어넣었다.
“이제 포기하려고.”
그리고 네가 기절해있는 동안, 성운은 마침내 그 자그만 역할에 자신의 마지막 희망을 구겨넣어버리는 데 성공한 모양이다. 이제 배를 바느질로 여미고 나면, 위아래로 뒤집어진 판도라의 상자가 완성된다.
“물어보지 않아도 문제될 거 없어. 네가 가고 싶은 곳까지, 계속, 끝까지 함께 있어줄게. 약속했잖아.”
서로가 채 이야기하지 못하고, 까무러치고, 기절하고,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사이에, 그는 마지막 여행 준비를 마쳐놓고 있었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스토리 이후에 사람들이 저지먼트를 인정해줬냐. 혹은 찬양해줬냐. 혹은 격려해줬냐. 그런 것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여러분들의 자율에 맡기고 있고... 일단 디폴트 값은 알아주고 있다예요. 물론 은우는 퍼클이라서 당연히 그 정도는 해야지. 이런 느낌이긴 한데... 캐릭터가 어떤 말들을 들었는지는 기본적으로 제가 관여할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자율에 맡길게요. (뒹굴)
그리고 다들 자기가 너무 지친다, 혹은 힘들다, 피곤하다 싶으면 괜찮으니까 캡틴에게 이야기하고 동결하고 좀 쉬다가 오셔도 됩니다.
계손실이고 뭐고, 제 눈에는 계수를 지키려다가 현생의 자신이 망가질 것 같은 분들도 은근히 있어서..(주륵) 여기 그냥 노는 곳이니까 그냥 가볍게 가볍게 즐겨봐요... 너무 하드하게 몰입하면 힘들어져요...(털썩)
>>473 기기긱 하고 정하 돌아보고, 마치 난생 처음 보는 걸 본 것마냥 정하 생소하게 바라보다가··· 2초 정도 뇌정지 이후에 미소짓는 얼굴을 하고 손사래치지 않을까요
성운: “아뇨, 아니에요! 저번학기 중순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성하제 때 피아노 주자로 공연하기로 해서 매일 맹연습하느라구요··· 욕심부리다 보니 수면시간을 제대로 못 챙겼네요, 하하하······.” “···응, 그뿐이니까요. 그래도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아아, 정하 후배님 친구들이랑도 어울려보고 싶긴 한데··· 지금 너무 피곤해서··· 지금이라도 눈을 붙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요··· 대신에 다음에 꼭 초대해주세요, 응?”
철현이 열공하다가 편의점으로 왔을 시각, 유감스럽게도 서연은 속으로 수박을 연발하고있었다 요새 무슨 마라도 꼈나? 원래는 울 점포 진상없기로 유명했는데 며칠전엔 스킬아웃이 깨부수질않나 오늘은 ID카드도 없이 담배달라고 생떼쓰는 인간이 오질않나!! 딱 봐도 얼굴에 솜털 보송보송한게 내 또래구만 진상 못오게하는 이능력은 없는지 진지하게 알아보고싶어지는 서연이었다
>>488 "...모를것같아요? 언제부터 말높였다고. 말 편하게해요. 낯간지러우니까. 그리고... 가끔은 어리광좀 부리는것도, 나쁘진 않더라구요. 혜성언니한테 아직도 좀 미안하긴 한데...뭐 아무튼."
"...좀 쉬어요. 너무 기대에 부응하려고 하지 말고, 저도 얼마전까진 그랬는데, 좀 내려놓으니까 편하더라고요. 크리에이터전 이후부터, 내가 할수있는것만 하니까. 훨씬 편해졌어요. 당분간은 임무나 커다란 사건사고도 좀 덜 휘말리려고요, 쉬어가는 느낌으로. 그리고 어느정도 기운 충전하면 다시 열심히좀 해보죠 뭐... 너무 티미였나?"
"아무튼, 내일봐요. 저지먼트의 듬직한 레벨4, 성운선배. 솔직히 제가 맘놓고 쉴 수 있는 이유중에 선배도 크게 한자리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또 부담가지진 말고요, 봐봐요 제가 뭐 안해도 저지먼트 잘 돌아가고 있잖아요? 세은이...는....조금 고생하려나, 서류담당 한명 빠져서..."
열 명에게 물으면 꼭 열 가지의 답이 나올 질문이겠지만, 리라의 답은 명확히 한 가지로 정해져 있었다. 바로 방과 후 동아리 활동! 로망은 로망일 뿐이라는 사실을 단단히 일깨워주는 수업시간과는 달리 현실에서도 머릿속 환상을 거의 고스란히 실현시켜 주는 시간, 학생들이 각자의 적성을 찾아 흩어지고 뭉치는 시간, 딱딱한 책상과 고리타분한 교과서가 아닌 다양한 공간과 물건을 가지고 재능을 펼쳐나가는 시간!
물론 동아리 활동에 그렇게 큰 무게를 두지 않는 학생도 왕왕 있겠지만 적어도 리라는 이 서클 활동에 꽤나 진심이었다. 2학년이 되어 새롭게 몸담게 된 저지먼트는 물론이고, 1학년부터 지금까지 참여 중인 댄스 동아리 또한 그랬다. 하지만 아무리 열정이 넘쳐나도 사람의 몸이 하나라는 물리적 한계까지 뛰어넘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지먼트에 댄스부, 학교 수업과 커리큘럼 및 기타 부수적인 필수 스케줄까지 야무지게 들어찬 리라의 타임 테이블은 이미 묵직했기에 그는 할 수 없이 다른 동아리에 대한 관심을 다소 내려놓은 채 현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지난 늦봄과 여름 동안은 그런 걸 더 생각할 여유조차 없기도 했고.
"여긴가? 서예부?"
자. 그럼 이쯤에서 묵직 단정 정적인 붓글씨와는 관상부터 0.1g의 관련조차 없어 보이는 이리라가 서예부실 복도 쪽 창문 앞에서 은근슬쩍 알짱거리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시작해야겠다.
사실 언제나 그렇듯 계기는 단순하다. 랑과 리라는 저지먼트였고, 같은 학년이며, 무엇보다 연인이었으니 문자나 전화를 나누는 행위가 그렇게 드문 건 아니었을 테니까. 그리고 고등학생 커플의 수다 주제로는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게 당연하다. 그 대화를 이루는 어느 한 조각에는 분명 동아리 활동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을 것이고, 그 조각을 잘게 잘라보면 리라가 랑에게 "언니는 저지먼트 말고 다른 동아리 하는 거 있어요?" 같은 질문을 던지는 순간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아마 랑은 이 질문에 무난히 대답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마 찾아오리라고는 예상을... 했을까? 그것까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리라는 기어코 대화 중 얻은 작은 정보를 물고 물어 여기까지 도착하고야 말았다— 는 이야기다.
"와, 글씨 쓰는 거 봐. 멋있다~"
창문 쪽에서 왔다갔다 움직이는 하얀 머리통과 가끔씩 드러나는 연한 라벤더색 눈동자는 조용히 할 일을 하던 서예부원들의 집중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고 있었다. 이 수상쩍은 모션에 관심을 가진 한두 명의 웅성거림은 곧 다섯 명, 여섯 명, 머지않아 서예부 전체로 퍼져나가니 랑 또한 곧 주변의 공기가 묘하게 술렁거린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 딩 동 댕 동
그리고 딱 그쯤에서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리라는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 창문을 열어젖히고 창틀 안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었을 것이다.
"랑이 언니!"
그리고 원래부터 있으나 마나 했던 스텔스 기능을 비로소 장렬하게 껐다. 맑은 목소리가 서예부실을 메운다.
왜 슬픈예감은 틀린적이 없나아아~~ 꼭 이럴때 손님이 온다니까 투덜거린것도 잠시. 낯익은얼굴에 세상에서 제일 얼빠진얼굴이 된 서연이었다 마침 잘됐다 저지먼트 순찰왔다고 둘러대면...!! 그러나 철현선배는 이쪽은 거들떠도 안보고 에너지드링크랑 빵을 골랐다 순찰중이신게 아니었구나 진짜 비비탄샷건 들어버릴까?
내적갈등이 점점 더 치열해져갈때 선배에게서 얼탱이가 날아가는 말이 나왔다 30대요? 저 얼굴 어디가요?? 싱글싱글 웃는얼굴이 아니었다면 선배 눈 어떻게됐냐고 물을뻔한 서연이었다 늦게나마 눈치껏 잠자코있다가 솜털고라는 명칭에 빵터질뻔한걸 참기도했다 덕분에 진상은 점점 기가 죽더니 선배가 안티스킬 운운하고 나가라고 샤우팅하자 고속능력자라도 되는것처럼 쌩 달아났다 와~~ 선배 노련해!!
" 감사해요 >< 선배덕에 살았어요!! 진상 많이 상대해보셨나봐요~~ 역시 저지먼... "
하지만 코뿔소완장이 밖에선 효과없다는 말을 듣자마자 풀이 죽어버리는 서연이었다
" 아... 진짜요? 몰랐어요... "
여긴 진상 안온다고 그게 다~~ 저지먼트 덕이라고 사장님이 그랬었는데!! 속았어~~ 툴툴거리며 철현이 고른 음료와 빵을 포스기로 찍다가 잠시만요~ 하고 손가락크기의 미니초코바를 하나 더 찍는 서연이었다
" 도와주신 답례로 초코바는 제가 계산할께요~~ >< 근데 이 시간에 어쩐일이세요? 순찰하시면서 빵사러 오신건 아닐거같은데요 "
>>507 “어라, 이게 편한데─ 그러면 네 편한 대로 하자, 응.” “그럴 거야. 그러잖아도 요 며칠 생각해보고 있었는데 나 뭔가 너무 쓸데없는 생각 많이 하고 있었던 것 같아서···” “으응, 굳이 그런 말 안해줘도 되는데─” “그래, 그거야, 정하야. 나도 이제 힘 좀 빼고 살려구···” (웃음) “부장님, 저지먼트 활동은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까 그렇게 바라보지 말아주세요.” (눈치보기...!)
서예를 하면 마음이 가라앉는 편이다. 다른 부분에 신경쓰기보다는 글씨를 쓰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붓글씨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글씨를 쓰는 것 자체는 어려운 게 아니나 제대로 쓰는 것이 어렵다. 붓이 너무 부드럽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먹물에 적신 붓으로 종이를 적신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붓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잡생각은 사라지고 손과 붓의 움직임에 집중하게 된다. 얼핏 보면 전혀 서예부라는 이름 그리고 이미 속해 있던 부원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랑은 이런 집중력과 진지함으로 서예부에 꽤 성공적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부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대화가 많이 필요한 활동은 아니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
"......"
어쨌든, 평소 다소 곤두서 있는 신경에 대한 보상이라도 되는 듯이 주변에 대한 신경을 싹 끄고 있던 랑은 부실 바깥 창문에서 얼핏얼핏 모습을 보이는 리라를 알 턱이 없었다. 만약 위협적인 존재였다면 아무리 집중을 하고 있었어도 알아챘을 것이다, 서예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가오는 위협을 알아채지 못해서야 의미가 없다. 그렇기에 붓을 쥐고 있는 지금도 랑은 계속해서 능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저 리라가 위협이 아니었기에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을 뿐이다. 내향인의 극치를 보여주는 서예부원들은 두말할 것도 없고.
그렇기에 주변에서 작게나마 소곤거리거나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음에도 랑은 종이 칠 때까지 붓을 쥔 채 화선지를 적셔 내려갔다. 종 치는 소리에 맞춰 붓을 화선지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낸 랑은 붓을 벼루 위에 내려놓고 화선지가 먹물을 확실히 머금기를 기다리다가 측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갤 돌렸다.
"응?"
주변에 있던 서예부원이 리라의 목소리에 움찔하더니 가슴을 쓸어내리곤 슬금슬금 다른 쪽으로 걸어가는 걸 곁눈질하던 랑은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 쪽으로 걸어가 걷어올린 소매 때문에 드러난 팔을 움직여 리라의 코를 가볍게 꼬집었다.
"그쪽, 소문 들었나?" "이 바닥이 다 소문인데 뭘 더 듣는다고? 우리 대화하는 것도 소문거리로 퍼져나가는데." "에잉, 감 식었네. 안 해, 안 해." "농담도 못 해! 어서 얘기해 봐, 뭔데 그러나?" "……어르신의 메트로폴리스가 다시 개장한다는 소문." "허어, 다시 그 도박판이 벌어진다고? 우리야 뭐, 무식하게 폭력적인 머저리들이 수금할 시간에 안드로이드 치고박는 거 보니 한숨 돌리겠다마는……. 가끔은 두렵구먼." "어르신께서 다시 활동한다는 건…… 스트레인지 물이 더러워졌단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야. 또 피바람이 불겠어." "그런데, 수석 엔지니어는 어쩌고? 그 피바람의 순간에서 생사도 불분명하던 녀석인데, 어찌, 살아있대?" "……사람아."
그건 우리가 알아서는 안 돼. 두 부랑자가 쑥덕였다. 스트레인지에서 현재 활동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이 소문을 들었을 거야.
윤강목은 핸드폰 뒷면 버튼을 신경질적으로 꾹 누르며 고개를 들었다. 원래 이 자리에는 스킬아웃이자, 자신과 동갑이며 벌써부터 스트레인지에서 수완좋기로 소문난 흥신소 직원인 박혁성- 금뚝이라는 별명이라고도 부르는 자신의 친구가 여기에 있었어야 했다. 요즘 스트레인지 뒷골목을 자꾸 골치아프게 쑤셔대는 나비날개 면상을 한 놈에 대한 정보를 갖고, 으리으리한 중국집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그런데 여기 있는 것은 짓다가 말고 버려지다시피 한 공사현장뿐이었고, 거기서 윤강목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혁성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아보이는, 〈리틀 나이트메어〉 게임 타이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우비 눌러쓴 난장이뿐이다.
“너랑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 우비 쓴 난장이는 후드를 휙 벗었다. 그제서야 윤강목은 눈을 치뜨며 아아, 이런 타입? 하고 중얼거렸다. 후드 자락 아래서 온통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보라색의 나비 날개로 뒤덮인 얼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니, 자신의 친구 박혁성은 제 몫을 했다. 그 골치아픈 나비날개 놈을 이렇게 대면했으니, 요긴한 정보를 얻은 셈이긴 하지 않나.
그러나 그 나비날개 얼굴을 한 무언가가 손을 들어 자신의 목께 어딘가를 만지작거렸을 때, 강목은 눈을 치뜨며 허, 하고 반쯤 감탄이고 반쯤 코웃음인 소리를 내뱉었다. 그것의 얼굴에서 나비들이 포르르 날아가며 나비날개가 걷혀났고, 그 아래에서 자신이 몇 번인가 본 저지먼트 쥐콩의 얼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름 부르기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엄한 사람이 놀라버렸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동시에 해먹은 리라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슬금슬금 멀어지는 서예부원의 등에 대고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라고 한마디를 덧붙인 후 이쪽으로 다가오는 랑을 밝은 낯으로 반겼다.
"으익, 알았어요. 다음부턴 조심할게요!"
만나자마자 코를 살짝 꼬집히긴 했지만. 가볍게 비명 아닌 비명을 지른 리라는 이내 살짝 키득거리며 제 코를 잡은 랑의 손을 그대로 끌어와 깍지를 꼈다.
"음~ 아마 얼마 안 됐을 걸? 조금 전에 왔어요. 언니 집중하는거 보고 있었지~"
기실 '조금 전' 이라고 퉁치기에는 꽤 오랫동안 기웃거리고 있긴 했다. 하지만 시간이란 것은 원래 상대적인 존재이지 않은가. 그러니까 미리 이 녀석의 존재를 인지해버린 서예부원들에게는 꽤 긴 시간이었더라도 리라에게는 그닥 길지 않은 시간이었을 수 있다는 거다. 즉 거짓말은 안 했다, 는 뜻이다. 아마도 그렇다.(?) 어쨌거나 리라는 랑의 손을 붙잡고 반갑다는 듯 살짝 흔들며 웃어보였다. 단정히 내린 앞머리 아래, 이제는 하얘진 속눈썹이 곡선 그리는 눈매를 따라 부드럽게 접힌다.
"뭐 쓰고 있었어요? 재밌어요? 와, 벼루 신기하다."
비로소 서예부실 안을 당당하게 쭉 훑는 두 눈동자는 새로운 것을 접한 즐거움으로 가득 차 한껏 반짝이고 있었다. 물론 그 과도한 관심에 무심코 움찔하는 부원들 또한 존재했겠지만, 적어도 악의는 없다.
"언니가 쓴 거 구경하고 싶은데! 잠깐 들어가도 돼요?
랑과 랑의 어깨 너머 드리워진 서예부실의 풍경을 번갈아 보던 리라는 곧 랑과 눈을 마주친 후 그렇게 물었다.
"응? 보고 싶은데. 나 보여주면 안 돼요?"
깍지 낀 손에 들어간 힘은 빠질 줄 모른다. 물론 랑이라면 원할 때 떼어낼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기 때문에, 리라는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깍지 껴 잡은 랑의 손등에 제 뺨을 모로 기대보였다. ......남의 부실 앞에서 이래도 되나? 하지만 묘하게 웅성거리는 공기에도(심지어 쉬는 시간이라 복도에도 사람이 좀 있다. 얘네도 봤다.)리라는 아랑곳 않은 채 랑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건지, 그런 척 하는 건지. 혹은 의식하기에 굳이 이러는지는 모를 일이다.
듣고서는 손뼉을 치며 감탄하는 서연이었다 말이 심리싸움이지 즉시즉시 대처해야하는 상황에 바로바로 적절히 처신하기란 결코 쉽지않은 일이다 근데 본인이 택한 처세의 허점을 파악하고 상대의 성향상 그게 허점이 되지않을것까지 간파했고 보기좋게 진상! 물리쳤다!! 배우고싶다~ 저런순발력!!
하지만 무려 울학교 저지먼트조차 진상 무지개방패는 아닌건 아쉽다 많이아쉽다 시간 좀 비면 점포 문에다 코뿔소로고라도 붙일까했는데 선배말대로면 썩 효과를 기대하긴어렵겠다...라고는 해도 이내 의문이 솟아버리는 서연이었다. 며칠전 수경이도 그렇고 우리 저지먼트부원이 나서면 웬만한 상황은 안티스킬 출동전에 정리되던데 그건 그부원들이 대능력자라서일까? 입맛이 써질수밖에 없는 서연이었다 쪼렙이 서럽기는 학교 안에서나 밖에서나 똑같구만...
한편 선배에게선 앓는소리와 한숨소리의 중간쯤되는 느낌의 소리가 간간이 섞여나왔다 상당히 피곤한 모양이다. 역시나 선배는 공부하다 나왔단다 밖에서는 무시무시한 압박감을 주면서도 아직은 멀게 느껴지던 '고3' 철현 선배는 그 절망의시절을 몸소 겪고있는 사람이다...라지만 인첨공은 바깥에 비하면 고3들이 널널해 보였는데? 선배도 그점은 잘알고있는지 본인이 정상이라고 단언했다.
" 아 고3... 저까지 끔찍해질거 같아요;; "
라고는해도 서연은 대학까지 갈 생각은 없었다 학교를 졸업하면 편의점일을 풀타임으로 하며 돈부터 모아볼 계획이었다. 소위 인첨공드림과는 동떨어진 진로계획이지만 뭐 어떤가? 능력이라는게 게임캐처럼 시간들이는만큼 쑥쑥 성장하는건 아니니 각자 역량에 맞춰서 살아야지 철현선배도 아마 그런생각이리라 짐작되었다
그래서 감탄스러웠다 여기는 초능력의 수준에 따라 값어치가 매겨진대도 과언이 아닌 인첨공. 레벨이 오르지않으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게되고 주위사람들에게도 얕보이기십상인데 그게 힘들어서 남을 등쳐먹거나 앞쳐먹고 다니는 수박이 되는 경우도 허다한데 철현선배는 저지먼트로 꾸준히 활동했다. 속내까진 몰라도 표면적으로는 어지간한 학생들보다도 반듯하게 살아낸것이다. 게다가 동기들은 입시공부에 소홀한거 뻔히보면서도 꿋꿋이 공부해??!! 예사멘탈론 될일이 아닌데 안 힘들까?
" 남들이 열공해도 싫은게 공분데 혼자서 열공...;;; 선배 개쩌시네요~~ "
그렇게 혼자 꿋꿋이 노력하는거...
" 힘들진않으세요? "
으앗!! 생각이 말로 나와버렸다?? 공부하다 피로에 쩔어있는 썩 친하지도 않은 선배한테 던지기엔 너무 사적인질문인데!!
1. 『너에게만큼은 죽어도 싫어』 : "……대가 없는 호의는 없다고들 하지요." "그쪽의 호의는 비싼 값을 요구할 것 같고, 나는…… 그 대금을 치르고자 하는 생각이 없답니다. 차라리…… 이리 부랑자인 채 돌아다니는 것이 마음 편하겠지요……."
"당신에게는." "죽어도 싫어. 여기에서 죽어버려도 여한이 없을 만큼. 아니, 지금 죽는 게 낫겠어."
2. 『난 다른 사람을 좋아해』 : "……." "애석하지만…… 내게서 애정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해요. 나는 당신에게… 시간과 감정을 내어주고……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맞춰갈 수 있을 만큼 좋은 사람이 못 되니까요…….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보기만 해도 온몸에 전율이 이는…… 그런 인간. 짐승보다는... 인간이 낫잖아요." "그리고 내게는 이미…… 호오의 균형을 넘어서는 존재가 있답니다. 미안하다고는 하지 않을게요……. 당신이 그 균형을 넘어서면, 나같은 존재 때문에 끔찍한 꼴을 면치 못할 테니까요."
"내 심상에는…… 당신의 이름 석 자 새길 공간도 없을 만큼…… 경외하는 존재로 가득 차있답니다. 아마 영영 당신의 자리는 없겠지요." "당신이 죽인 자가 아직도 내 안에서, 그리고 미술관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후회하나요?"
3. 『날 미워하지 않아?』 : "……내가 어떠한 존재인지 알았으면서." "얼마나 추하고 역한지, 모순적이고 끔찍한지 알았으면서……. 이래도 나를 품고 받아주겠다 하는 건가요, 우스운 소리군요. 우스운 소리야……." "납득할 수 없어, 어째서인가요……?"
1. 『내가 왜?』 : "대가 없는 의뢰를 내가 왜 받아줘야 할까?" "학생, 나는 자선가가 아니라…… 장사치랍니다. 하물며 내가 학생 어린 걸 아니까 바라는 것을 그리 크게 잡을 생각도 없는데, 이렇게 요구하려 들면 못 쓰지." "……아, 지금 협박한 거야? 나 같은 열등생 정도는 쉽게 제압할 수 있다…… 그런 건가? 학생은 지금껏 올려온 레벨로…… 그렇게 원하는 것을 얻어왔나봐. 완장은 버리는 게 좋겠다. 그렇지?" "……." "완장 벗었으니까 이제 저지먼트랑 상관 없지?" (태오가 뛰쳐나와 서휘를 붙잡았다. 어서 꺼지라는 외침이 새되다.)
2. 『이 사람의 유산은 내꺼야!』 : "다른 것은 다 이해한단다. 뭐, 작품 정도야 탐이 날 수 있겠지. 옷가지를 가지고 싶을 수도 있고, 고약한 취향을 가져 머리카락을 약간 잘라가고 싶다 해도 들어줄 수는 있단다. 그 정도는 돼." "하지만…… 지금 얘기하면 안 되는 거지. 누군가 죽었는데 태연히 그 유산을 상속하니 의지를 관철하니." "오늘 상속받을 유산 참 많겠다. 그렇지?" "아마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날 부자로 만들 셈인가봐!" "알아들었으면 입 다물고 눈 깔고 있어. 왜, 버릇이 없어 죽겠어? 금방이라도 뒤엎고 내 자리를 빼앗고 싶어? 그렇다면 받아주지. 그런데 조금이라도 실패하면." "그때는 알지?"
3. 『무슨 뜻이야?』 : "……요즘 애들은 말을 왜 다 줄여 쓴다니?" "별다줄? 뭐?" "그것도 줄임말이야? 어휴!"
"……방금 뭐라고?" "오, 잠시만." "넌 아직 애다. 알아? 애라고. 이 맹랑하고, 앙칼지고, 버릇없고, 한참 작은 꼬맹아. 머리에 피나 더 마르고 와라!" "하!"
>>0 "생각해보면 오히려 내가 농땡이를 피우면 피웠지, 쟤가 커리큘럼을 빼먹은 기억은 없던거 같단 말이지?" [그거 평범하게 글러먹은 어른인거 같거든... 물론 점례는 부모님 이미지를 위해서도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오... 요즘은 이쪽 일도 익숙해졌나보네? 선생인 나한테 받아치기도 하고," [...그렇다고 앙갚음 하는 것도 안되거든... 선생 이전에 인간적으로 실격이거든...] "글쎄... 이런 일을 하다보니 이미 인간성을 너무 많이 버려온지라..." [왠일로 화내는게 아니라 자기회고인거 같거든...?] "뭐, 글러먹은 어른이란건 부정 못하겠으니까~"
오늘도 여전히 격리실 안에서 더미와 레슬링을 벌이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여학생과 여성이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런 글러먹은 어른이기에 아무것도 못해준거 같지만 말야." [...선생님은 그리 생각할지 몰라도 점례는... 우리는 그렇지 않다 생각하거든. 오히려 도움을 거부했던 것도 사실이고...] "...글쎄~ 어찌되었건 그런 터무니없는 공간에 애들만 달랑 내까려두고서 '최선은 다했답니다~' 라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는데 말야... ...나 참, 멀쩡하게 내 자식도 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건지 원..." [애가 둘이라 좋으시겠네요. 거든...] "누가 아니래니~ 제 부모가 부모다운 사람이었다면 이럴 일도 없었을텐데, 선ㅂ... 소장님들은 진짜 그부분만큼은 자기 자식한테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단 말야. 그렇게 자랐는데도 소란은 한번밖에 부린적이 없다니..." [근데 그 소란이 좀 크긴 했었거든~] "뭐어... 그것도 그렇긴 하네... 정말 그대로 되었다면, 건물 한두개 날아가는건 아무 것도 아니었을테니까..." [......] "...그때 너희들 말대로, 난 어른이었으니까 너희들을 도울 수 없었고, 어른이었기에 너희들의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어. 하지만 결과적으론 다른 어른에게 휘둘리도록 내버려둔 거니까, 보호자로서도 한참 모자란 행동을 했던 거지." [그래도, 덕분에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더 화가 났던 거야. 선배한테도, 나 자신한테도... 실험 결과야 얼마든지 되돌릴수 있어도, 그 실험에 쓰인 시간과 소비된 것들은 되돌릴수 없다는걸 알고 있었을 텐데..." [......] "너한테도, 난 좋은 선생일지언정 좋은 어른은 아니겠지..." [그건 똑같은 어른이 되고나서 생각해봐야겠거든~] "어머나~ 보류인 걸까?" [그렇다기보단, 어른이 되고나면 생각이 좀 바뀔지도 모르니깐.] "글쎄~ 어른이 되어도 모를거란 쪽에 두달치 푸딩 걸만한데?" [...그런거 인질로 삼는건 에바거든...]
"능력의 부산물...이지만 능력처럼 보이기보다는..." 어쩌면 마음을 굳게 먹으면... 이라는 말을 흐리고는 만나서 생각하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출구로 향해갔습니다.
"세상...이라.." "...어쩌면..." 이라는 속삭임 뒤에 흐릿한 무언가가 들렸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듣기에는 문 여는 소리가 그것을 덮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래도 지금의 수경은, 동월의 말을 따르지 않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빠져나온 뒤, 수경은 연락을 할까요라고 물었을 거고 긍정의 표시를 받았다면.
-...안녕하세요. -...조금 안 좋은 첫만남이었지만.. 그때의 일은 상당히 죄송한 마음이 있으니. 당신께도 죄송하다는 사과를 전해드려요. 제게는 매우 감사하고도.. 아량 넓게도 티는 저를 용서해 주었다고 하는걸요... -....하지만 조금 놀랍네요. 당신의 상해에서 보이는 것들이라거나 말이에요... 라는 정중한 말을 하는 고운 얼굴의 안데르를 데리고 왔을 겁니다. 물론 당신에게는 보이지 않겟지만 케이스도 있긴 할지도요? 그가 들고 있는 마치 게임에서 보일 법한 창백한 유리병에는 진주빛을 띈 듯한 물같은 게 담겨 있습니다...
옥상 난간에 걸터 앉은 파란 스카프는 아주 오랜만에 한가함을 즐기고 있었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기분 좋았다. 그때, 뒤에서 안경이 불쑥 나타났다.
"그 어르신 쪽 소식 들었어..?" "아, 우리가 사칭을 잡아낸 덕분에 흡족해 하셨다는 소식?" "그거 말고.. 메트로폴리스 말야.."
파란 스카프는 놀라 황급히 난간에서 내려왔다.
"그때 도박장이 워낙 잘 나가긴 했지만서도.. 이러다 중독된 녀석이 있으면 괜히 이상한 곳에서 돈을 끌어다 쓰지만 않으면 좋겠네." "..어차피 부하 정도 레벨이면 꼬리를 잘라버리면 그만이니 말야. 너나 조심하지 그래?" "난 현실에서 달리기만 하지 도박에서 달리진 못하는 사람이라."
파란 스카프는 그렇게 넘겼다가 자기가 중독자가 될 것 같냐며 잠시 안경을 째려봤다.
"근데 어르신이 다시 그 사업에 뛰어든다는 건 무슨 뜻일까..?" "박살났던 3학구 스트레인지가 다시금 복구되고 있단 뜻이겠지." "하아.. 제발 퍼클이 오지 않았으면."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 부럽다구요~~ 임기응변에 능했다면 진상 상대하기가 지금보다 몇배는 수월했을텐데!!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서연이었다 그러나 철현이 다른능력자가 할수있는 대처를 좔좔 읊자 그 말들은 쏙 들어갔다. 힘이 있으면 쉽게 끝난다는 말은 뒤집으면 힘이 모자라서 뭐 하나 쉬운게 없었다는 토로일까? 아직 제 앞가림도 만만찮은 쪼렙이라 지레 찔렸는지 제 경우에 대입해 감정이입해버린 서연이었다 그래서 버티다보니 되더라는 한마디에도 동질감이 앞서버렸다. 비슷한입장이라는 데 철현도 동의할지 순전히 서연 혼자서 느끼는 내적친밀감일지는 철현에게 확인받기전엔 알수없는일인데도 말이다.
" 에이~ 더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고 내 노력이 농땡이인건 아니잖아요!! 그런식이면 세계1등 노력왕 말고는 다 농땡이게요? "
좌절스러운일 있고 수박수박 소리 나와도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대신 자기가 할수있는일을 하루하루 해내는 것. 그게 가능한 멘탈은 초능력 못지않게 귀한 자원이리라 생각하는 서연이었다 어쩌면 그게 일상의 소소한행복을 쟁취해낼수 있는 원동력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누가봐도 다부지고 건장한 체격임에도 지친기색이 엿보이고 죽을거같다면서도 씩 웃고만있는 모습은 묘하게 불안했다. 철현의 말대로 공부하다가 죽은 사람은 듣도보도 못했다만;;;
" 게임하다 죽었다는 사람이나 직장에서 과로사했다는 사람 얘기는 들어봤는데요... 그정도로 빡세게하면 공부도 위험하지 않을까요...? "
>>632 로켓단 같다고 물으신다면 대답해 드리는게 인지상정 이 세계의 파괴를 막기 위해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랑과 진실, 어둠을 뿌리고 다니는 로켓단의 감초, 귀염둥이 악당 안경 파란 스카프 우주를 뛰어다니는 우리 율럭키들에겐 아름다운 미래, 밝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 난 빨간 스카프~!
로켓단 같다고 물으신다면 대답해 드리는게 인지상정 이 세계의 파괴를 막기 위해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랑과 진실, 어둠을 뿌리고 다니는 인첨공의 감초, 귀염둥이 악당 안경 파란 스카프 우주를 뛰어다니는 우리 율럭키들에겐 아름다운 미래, 밝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 난 빨간 스카프~!
>>0 하수구 냄새를 품은 불쾌하고 텁텁한 공기가 가득하고, 정체 모를 소음들이 들려오는 스트레인지의 어느 골목. 뭘 먹고 자랐을지 모를 통통한 쥐들이 발치를 지나가면 금은 혀를 차 낸다. 가능하다면 발을 들이기 싫었던 곳인데. 걸어 다니며 순찰하기가 귀찮아 드론으로 대신 살피고 다니던 것이 조종 실수로 추락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박살 난 드론을 회수하고서 한숨을 내쉰다. 프롭이며 암대며 멀쩡한 곳이 하나 없다. 수리한다면 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아끼던 것이었으니, 이렇게 망가진 것에 곤란할 뿐이다. 수리를 해보고 안 되면 새로 사야겠다 생각했을 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와 금은 돌아선다. 당장이라도 시비를 걸어올 듯. 골목을 막고 선 한 무리를 본다. 그들의 손에 들려있는 쇠 파이프를 보고서 금은 몰려오는 피로에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다.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쳐다보며 말한다.
>>667 스킬아웃 패거리 정도라면 조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는 가정 하에(또는 조사할 필요가 생겼다면) 꽤 많이 파악하고 있을 수는 있겠네요. 물론 스킬아웃과 엮일 만한 일이 없고 엮여도 좋을 게 없어서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겠지만 얼마든지 파악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 또 율럭키에 몸값이 꽤 높은 사람이 있다면야 집중적으로 정보를 빼내려 할지도요....
청의 말을 들어보니, 정보상으로서 성하제는 오히려 일이 없어지는 최악의 기간인 듯 했다. 밖에서 외부인이 들어오기에 그것으로 발생하는 무언가의 수요가 있을까 하지만, 그렇기에 치안을 담당하는 관들이 더 집중을 하기에 범죄율이 더 하락한다. 인첨공의 15주년 행사와 더불어 가장 '조심'해야 되는 기간이니깐.
그렇기에 성하제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한다고 했다. 음. 일단 한양은 듣고 뭐라고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는 없겠다. 그야 이런 분야에서는 아는 게 없으니깐. 그저 이렇게 생각했겠지. 모아둔 돈이 있으면 그냥 놀고 있는 게 어떨까... 프리랜서나 사업가가 수익이 줄어드는 시기를 맞이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깐. 사실상 군경과 행사인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즐기고 놀라고 있는 기간인데.. 그 기간 만큼은 늘어져서 쉬어도 좋다고 생각했거든. 우리가 딱히 뭐 특별한 임무를 받은 거는 없어서 말이지. 수익이 줄어들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무급휴가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근데 이 말을 굳이 꺼내지는 않았겠다. 알아서 잘하겠지. 그렇게 한양은 붉은국물에서 먹기 좋게 익은 소고기를 먹어보는데...
' 웁 ㅆ... '
이런! 한양이 상상한 그런 매운맛이 아니었다! 한양이 평소 익숙하던 매운맛은 처음에는 달달한 자극이 주가 되어서 혀를 감싸고, 매운맛이 후속타를 치는, 한국에서 주류가 되는 매운맛이라면.. 이거는 혀에 닿자마자 ' 나 매운맛이오 '라고 말하듯이 살짝 얼얼해지고, 익숙하지 않은 향이 느껴진다. 혀에서도 바로 감칠맛과 짠맛이 섞인 얼얼한 매운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소고기의 고소한 육향이 느껴진다는 것. 정말로 매우면 입에 소고기가 들어갔는지, 걸레가 들어갔는지 모르거든.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서한양은 그랬다.
" 아하.. 그래요..? "
물을 한 모금 마시고나서 대답을 하였다. 그 다음에는 흰 국물에 들어간 소고기를 건져서 먹기 시작했다.
당신의 오늘 커리큘럼은 평화로웠습니다. 연지의 이들이 당신에 대해 말하는 걸 듣기 전까지요. 당신은 어둠 속에 가라앉아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그 애 있잖아. 소장님이랑 원년멤버들이 싸고도는 애. 동백 소장님 딸이라던가?] [그 애? 아. 수경 말이야? 걔가 동백 소장님 딸?] [음.. 아닌가..? 분명 차...였던 것 같았는데..]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는 모양이면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을거야. 기레기한테 물든거야?] [아니.. 뭔가 기묘한 감각이 들었을 뿐이야. 연구소에서 데리고 있는데 존재 자체가 좀 모호한 느낌같기도 하고...] [동백 소장님은 미혼이시고.. 결혼을 숨겼다고 해도 나이가 안 맞아. 동백 소장님 아무래도 30대잖아. 20살 되자마자 결혼했어도 무리일걸?] [애인도 없으신가.. 아아.. 진호 연구원님은 좋겠다. 한번 본 적 있는데. 애인 진짜진짜 진짜로 예쁘더라.] [아...그건 인정. 근데 나이차 꽤 나지 않아?] [진호 연구원님이랑 동백 소장님이랑 비슷하던가?] [애인분은 20대 초라 들은 것 같ㅇ...] 멀어지는 목소라를 들으며 멈춰있던 당신은 숨을 내뱉었습니다. 모호한 듯한 그 감각이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진실이라 생각되는 것들이 당신의 발목을 붙잡고...
"지금은... 아니에요..." 당신이 듣지 않으려 한 것... 하긴. 기레기는. 기레기죠. 그리고 당신은 꺼내기 두려운 것을 꺼내야 할 겁니다... 그 끝에 당신이 산산조각나버릴 거란 걸 이해할 수 있나요? 당신은 아직은 그걸 이해하고 싶지 않기에 이동했습니다. 다행이에요.
내민 손에 폭 얹어지는 볼이 차가웠다. 그 사실을 깨닫는데는 잠시 시간이 걸렸다. 아니, 깨닫기도 전에 체감했다.
나를 안는, 내게 기대는 몸 역시 더이상 따뜻하지 않았다. 곧 완전히 식을 듯이 서늘했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더듬더듬 마주 끌어안았다. 맞닿음으로서 느껴지는 심박이 적어도 아직은 죽은게 아님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불명의 기분에 그저 꽉 안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길 한참을 지나, 겨우 성운의 목소리를 들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잠시 동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러나 곧 생각이 거센 파도가 되어 밀려들었다.
아무 것도 묻지 않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만 잘 견뎌내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다 지난 후에 얘기하면, 그러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 진짜, 바보 아냐? 누가 포기하라고 했어? 욕심 부리지 말라고, 누가 그랬냐고."
꽉 죄이는 듯한 목을 간신히 끌어 목소리를 냈다. 끌어안은 팔에 주제할 수 없이 힘이 들어갔다.
"왜 포기해, 왜 포기하냐고, 네가 포기하면 나는,"
닫히려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갈퀴로 긁어낸 한 마디가 깊숙히부터 끌려나왔다.
"이제부터라도, 살아보려고 한 나는, 뭐가 되는데."
다소 거칠게 끌어낸 진심이었다.
"그래, 나 죽으려고 했었어. 처음부터 망가진 인생, 적당히 살다 내던지려고 했어. 그랬었어. 그랬는데, 네가, 네가 나를 붙잡았잖아. 아무도 모르고, 누구도 찾아주지 않던, 그 추한 꼴까지, 다 봐가면서도 내 옆에 있었잖아. 내 밑바닥까지 보고서도 나를 여기 잡아눌러놓고서 네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
북받치려는 감정을 억누르며 눈을 꾹 감았다.
"포기 하지 마. 욕심 부려도 돼. 나도 그럴 거야. 너랑 끝까지 함께 할 거야. 내가 가고 싶은 끝이 아니라, 너랑 내가 같이! 가고 싶은 길을 갈 거라고. 너랑 같이, 성하제에서 박수 받을 만한 연주를 할 거고, 저번에 못 간 쥬얼리샾도 갈 거야. 이제 가을이니까 같이 단풍 구경도 하고, 잘 보이지 않는 하늘 대신 플라네타리움에 가자고 할 거야. 혼자일 땐 있는 줄도 몰랐던 거, 너랑 다 하러 다닐 거라고. 당장 오늘내일이 아니라, 모레 글피 다음주 다음달 내년 내후년 몇십년 그 후까지도! 네 옆에 있을 거라고!"
어거지로 끌어내는 목소리에 목이 쓰렸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심장이 애렸다.
"그러니까 너도, 네 욕심 포기 하지 마. 내게 바라는 거, 원하는 거, 담아두지 말고, 말을 해. 참지 말고 말을 해 줘. 나는 너보다 더한 바보라서, 말 안 하면 몰라..."
그러나 내 아픔이 그간의 성운의 아픔에 비할 바가 될까.
그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작게, 미안해, 라고 중얼거렸다.
보랏빛 제비꽃 박힌 화이트 초콜릿은 달콤했다. 너무 달아 그동안 알았던 온갖 맛들을 잠시 잊을 만큼.
다음 날도 그 연구실로 불려갔다. 전날 실험과 가설의 결과가 제법 괜찮게 나온 덕인지 오늘은 가설의 검증을 해보자고 했다.
인공 근육을 신경만 제외한 채 완전히 절단한 후 체액이 흐르는 상태에서, 근육의 세포를 늘려 그 크기를 늘리는 검증이었다.
내가 능력으로 그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다시금 관찰과 기록이 이뤄졌다. 결과는 준수한 성공, 이었으나...
"음... 역시 아직은 어렵군." "그렇지만 근육의 연장 자체는 성공이네요." "이 다음이 문제지. 신경의 길이는 그대로이니..." "그럼 그 부분도..."
코를 잡았던 손이 키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옮겨져 깍지를 꼈다. 처음에는 조금 차가웠을 수도 있는 손이지만 깍지 껴 마주 쥐게 되면서 금새 따뜻해지고 있다.
"그러냐, 댄스부는?"
다소 많은 부분이 생략된 질문이긴 했지만 어쨌든 종이 치기 전부터 와 있었다는 이야기에서 리라 역시 동아리 활동이 있지 않나 생각이 미쳤기에, 댄스부는 어쩌고 와 있느냐는 의미의 물음을 건넨다. 그 동안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얼굴을 지그시 마주보고 있으면 기분이 썩 괜찮은 것도 사실이라, 표정은 그리 변하지 않았어도 분위기가 상당히 부드럽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서예부원들의 눈에는 다소 무뚝뚝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가 사그라드는 것처럼 보인 모양. 그렇다고 해서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겠지만. 어쨌거나 같이 활동을 하면서(라고는 해도 대화는 거의 없이 붓글씨만 쓰고 갔지만) 익숙해진 랑 보다는 반짝이는 눈으로 부실을 훑어보는 리라의 눈길에 두려움(?)을 느낀 듯 몇몇 서예부원은 조심스레 몸을 돌려 리라가 있는 반대, 즉 복도가 아닌 창 밖을 응시하곤 했다.
"글쎄, 대장한테 물어봐야지."
글씨를 뭘 썼는지 보여주는 건 딱히 상관 없지만 부실로 들이는 건 부장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랑은 자신의 손등에 뺨을 기대며 애교를 쏟아붓고 있는 리라에게서 잠시 시선을 돌려 서예부 부장을 쳐다보았다.
"들어와도 되냐?" - 으에? 무무물론이지 너무 소란스럽디만 않으면...
갈수록 목소리가 기어들갔기 때문에 랑은 뒤엣말은 거의 못 들었다. 어쨌든 허락은 받았으므로 랑은 다시 리라에게 시선을 돌려서 말을 이어갔다.
"된단다, 들어와."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것도 들리고, 지나가는 시선들도 있긴 하지만 랑은 그저 한 번 슬쩍 주변을 훑을 뿐 이외의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조금 차가웠던 손이 마주잡으며 서서히 따스해지는 건 꽤 괜찮은 느낌이다. 리라는 붙잡은 랑의 손등에 제 볼을 꾹꾹 누르며 서예부장의 대답을 기다리다가, 이내 허락이 떨어지자 활짝 웃으며 문 안으로 빠르게 들어왔다.
"고마워요, 조용히 있다 갈게요!"
감사 인사는 잊지 않는다. 솔직히 감사 인사가 아니라 사과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러면 더 부담스러워 할 것 같고... 결국 할 수 있는 건 과하게 관심 가지지 않는 동시에 주의 받은 대로 너무 소란스럽게 굴지 않는 것 뿐이다. 이미 충분히 소란스럽게 만들어버리긴 했지만서도.
"댄스부는 단체 연습 끝내고 축제 때 입을 무대 의상 고르고 있어요. 저는 빠르게 표 찍고 좀 일찍 나왔고요."
프로그램은 봄에 다 짜서 여름 내내 연습도 해 왔으니 사실상 안무는 완벽한 수준에 도달했고, 이제 남은 건 무대 리허설과 의상 및 잡다한 것들 뿐이다. 성하제 직전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무대 위 동선을 익히기 바쁘겠지만 덕분에 역으로 지금 당장은 조금 한가한 터라 이런 식으로 땡땡이(?)까지 칠 수 있었던 거다. 게다가 안무 선정부터 무대 동선 구성까지 전부 참여한 리라의 머릿속에는 공연에 필요한 A부터 Z까지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므로 잠깐 빠져나온다 한들 뭐라고 할 사람이 없기도 했다.
"참, 맞다. 축제. 서예부도 축제에서 뭐 해요? 역시 전시인가? 부스 계획 있으면 요즘 영화 개봉한 것 때문에 몸에 한자 써주는 것도 나름 수요 있을 거 같은데."
미술 동아리의 경우에는 그림을 전시하고, 제과제빵이나 요리 동아리에서는 간식 부스를 열고, 오케스트라나 댄스부, 밴드부는 공연을 한다. 이렇듯 학교 축제라는 것은 보통 각자 동아리의 메인 테마에 맞춘 무언가를 선보이곤 하지만 개중 몇몇 동아리는 타로카드나 팔씨름 부스, 귀신의 집 등 원래 동아리가 가지고 있던 주제와 전혀 다른 컨셉의 부스를 열기도 했는데— 과연 서예부는 어느 쪽일지. 물론 모든 동아리가 참여하지는 않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복도에서 지나가다 멈춰선 학생들도 리라가 부실 안으로 쌩하니 들어가버리자 다시 제 갈 길을 가고, 내부 인원들은 이 정신 사나운 외부인에게서 필사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니 아까보다는 시선의 압박이 줄어들었다. 리라는 한결 가벼운 걸음으로 랑의 손을 붙잡고 조금 전 바깥에서 봐두었던 랑의 자리로 성큼성큼 다가간다.
" 혹시나 가보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은 하지 마라. " " 나도 거기 가면 돌아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니까. "
괴이들의 세상. 직접 나가본 적은 단 한번. 운이 좋아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바꿔 말하자면, 운이 좋지 않았다면 그 안에서 영원히 헤맬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사방이 적이었다. 그것들은 감각이 발달한 편은 아니라 사람을 한번에 알아보진 못했지만, 한 번 들킨 순간 끝장이었다. 정처없이 피해다니다가 알고있는 괴이를 발견해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던건 정말로 천운이었다.
아무튼, 수경이 연락을 하냐 물었다면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안데르를 마주하는 표정은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았지만 뭐... 문답무용으로 주먹을 날린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다.
" 뭐, 나는 심성이 그렇게 고운 사람은 아닌데다가 그때 내가 한 일이 나쁜 짓이었다곤 생각 안하니 사과는 안한다. " " 그래도 네가 사과를 해올줄은 몰랐으니... 솔직하게, 뒤끝 없이 받아줄게. "
뒷맛이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 놀라울만 하긴 한데... 별로 알려고 하진 않는게 좋을걸. "
동월의 시선에선 안데르가 그렇게 강인해보이지는 않았으니... 괴이에 빠지면 바깥과 연락할 수단이 사라진다. 무전기를 이용하면 통신이 가능하긴 하지만, 인첨공에서 무전기를 통신 수단으로 쓰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 녀석은 과연 안데르가 맞는가? 그 때 만나서 느낀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전해져왔다. 물론 기분탓일지도 모르지만, 꽤나 유순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 결국 뒈지게 아프다는거네. "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동월은 교양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평소에야 이래저래 깽판을 치고 다니니, 그런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을지 몰라도... 어느정도 교양이 있는 사람과 대화할 때면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잘 몰랐다. 그래서 평소보다 입이 조금 험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편하게 말하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 뭔지도 모르겠는걸 언급해봤자... "
메디아의 콜드런? 이름만 들으면 무슨 병기같다. 건물 하나쯤은 가뿐히 날릴 병기.
" 뭐, 글쎄. 사라진 기억도 끄집어낼 수 있냐? "
우문일테다. 사라진 기억이라는건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기억을 말한다. 아주 약간의 편린이 남아있다곤 해도... 그것을 온전한 형태로 끄집어내는 것은 기억을 다루는 능력자도 힘들것이다.
당시의 안데르는.. 불안정하고 수경이랑 같이 15주년도 보고 싶어서 무리해서 약물도 좀 썼어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것에 대해 변명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 쪽이었나요..? 아픈 건 저도 싫어서 아프지는 않은걸요? 애초에 제가 직접 시행을 하면 저도 제법 아플 것 같아서 지속적인 것을 연구했던 부산물이죠.. 라고 말을 합니다.
"그건.. 음.. 가마솥이라고 보는 게 맞을 거에요." 수경이 나름 설명을 해주려 합니다.. 가마솥처럼 생겼는데..그냥 좀 그렇게 생기고 이름이 붙었을 뿐 멀쩡한 과학기술입니다(?)(변명)
동월의 말에. 그의 눈이. 그 비현실적인 분홍색 눈이 기묘하게 빛납니다. 그것이 말을 이어갑니다. 분홍색 눈이 동월에게 고정됩니다. 깜박임 없이. 비인간적인 듯한 인형같은. 그런 존재처럼.
-못할 건 없지요? 기억 정도면 양호하네요...(무언가 말을 이으려다 멈칫한다) 하지만 당신이 그것을 용납할 수 있느냐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부산물이 아니라 능력을 써야 하는 부분이겠지요... "...가급적이면 쓰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지만요." 수경은 그런 것에 순간 끼어들어 안데르의 소매자락을 붙잡으려 했고 아. 하는 안데르는 그런 존재감이 훅 꺼졌지만. 어딘가 신비한 것은 유지한 채로 수경에게 박힌 것을 뽑는 것을 부탁했을 겁이다.... 그리고 그 포션같은 게 뿌려지면 약간의 따뜻한 감각 이후에 순식간에 상처가 사라졌을 겁니다. 조금 신기한 점이라면 옷도 멀쩡해졌다는 점일지도?
결국 이 칼날을 빼는 동안에 아픈건 어쩔 수 없을테다. 사람을 잠시간 무통증으로 만드는 약이 있을리가.... 있나? 인첨공이라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뭔가 꺼려진다. 딱히 쓰고싶은 마음은 없었다.
" 가마솥 이름이 휘황찬란하네. "
가마솥이라고 보는게 맞으면 그냥 이름을 가마솥이라 하면 되는거 아닐까. 동월이 기술명을 일일이 붙이는 것 같은 느낌인가?
" 양호하다고...? 내가 이것 때문에 몇 년을 고생했는데, 양호해? "
동월은 허탈하다는 듯이 중얼거린다. 그렇게 쉬운 문제라고? 그럼 내가 지금까지 전전긍긍하며 살아온 세월은? 잊혀져간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한 그 모든 감정은? 혼란스러운 와중에 수경이 칼날을 빼내자 의식이 돌아온다. 아주 잠깐의 소통 뒤, 안데르가 뿌린 포션에 의해 금세 고통이 사그라든다.
-박혀있을 줄은 몰랐답니다... 알았다면 그쪽도 들고 왔을 텐데요... -빼낼 때에 크게 아프지는 않을 거랍니다.. 그야 수경이 텔레포트로 빼내는 거니까...? 뽑는 게 아니니까(아예 안아프진 않아도)
"거창하긴.. 하죠?" 거창하지만 나름 이유는 있다. 하지만 그걸 말하기보다는 그냥 침묵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나 실종된 이들을 되돌리고 티와 당신께서 나온 공간을 사라지게 해달라...는 것보다는 나은 말이라고 저는 생각했답니다... -물론 그건 지금은 불가능한 일이지만요.. -용납할 수 있나요? 당신께서는? 다시 한 번 더 말을 합니다. 이번에는 진지하지 않은 말처럼 보이기에 수경도 옷자락을 잡거나 하진 않네요.
"...아니요." (살이 자라고) 그렇지는 않아요. 라고 수경이 말하려 합니다. 그리고는 조금 망설입니다. 이대로 사라져버리면 어기는 일이 되겠지요? 안데르는 용건이 끝났냐는 듯 수경을 잠깐 바라봅니다. 앉을데가 간절하다는 눈으로 보면 외면하기가 어려운데요
"농땡이는 아니지만 결국 내 노력이 그 친구들보다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고, 그 친구들이 나 보다 존경받을 만하다는 것도 사실이지."
무엇보다 지금 이렇게 수다 떨고 있는 동안 그 친구들은 공부하고 있을테니까. 철현은 능력을 성장시키는 것을 포기했다. 남들 앞에서는, 그리고 자기 스스로에게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고 되뇌이고 생각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다. 커리큘럼을 그만둔 시점, 아니 그 이전부터 그는 레벨 성장을 포기했다.
성장하지 않는 자신과 이미 자신이 오를 수 없는 높은 곳으로 간 여동생, 그리고 같은 레벨이었으나 어느샌가 여동생처럼 따라잡을 수 없는 곳까지 가버린 동기들, 후배들은 그를 미치게했다.
그렇기에 그는 능력보다 다른 것에 집중했다. 스스로를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서. 그러나 세상은 넓고 괴물들은 많다. 능력으로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자신보다 더 의지가 강하고 노력하면서 재능까지 있는 괴물들은 넘쳐난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그는 항상 책상에 앉는다. 이번에도 뒤쳐지면 더 이상 갈곳이 없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 에이~ 그게 뭐예요? 대단한사람 순위매겨서 금은동메달 주는 대회도 아니고~~ 누가누가 더 대단하냐 따질 필요없잖아요 !! "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않는다는 말도 있다지만 알게뭐람? 편의점업계만 해도 2등이면 완전 큰 대기업이고 어느분야에선 꼴등이라도 다른분야에선 특출날수도 있는데 설령 그렇지못하더라도 인생이 망하진않는다. 대능력자들처럼 주목받을만한 능력이 없어도 다른 대단한면이 없어도 인생은 굴러간다 바깥세상에선 보육원퇴소 이후가 막막하기만했던 서연이 인첨공에 와서는 그럭저럭 자리잡았듯이. 물론 대능력자든 뭐든 재능있는 사람들이 부럽고 그렇게 되고픈 욕심도 있지만 위만 올려다보다간 모가지만 아픈법이라고 서연은 생각했다 그 생각까지 입밖으로 새어나가면 빼박 선배한테 하극상하는 어린꼰대 각이라 다른 생각에 집중했다만
" 그리고 본인의 장단점이랑 다른사람의 장점을 인정할줄도 아는것도 대단한거 아니겠어요? >< 열폭 진짜 심하면 그거 못하고 다른사람 막 트집잡는다구요~~ "
당장 여기저기서 난동부리는 스킬아웃 그 수박들처럼 되기도하고요라고 덧붙이다가 며칠전 스킬아웃들이 난동부린게 떠올라 새삼 이를 가는 서연이었다 그런데 웬걸? 철현이 섬뜩한농담을 한다
들어온지 어느새 2일이 지났다. 휴대폰 대신 손목시계를 가져와서 다행이야. 식량도 아직은 넉넉하다. 다만, 지혁이가 들어온지는 이미 5일째다. 일반인이 갇힌거라면 수치상으로 이 시기를 넘기기 힘들었을테지만, 그래도 나름 괴이부에 전 수색자였으니까 지혁이라면 살아있을거라 믿는다.
그러고보니 수색 나올때 급하게 나오느라 괴이부 부장과 저지먼트 부장에게만 귀띔을 해놨는데, 다른 부원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어야 하는걸 깜빡했다. 저지먼트 부장이야 입이 무거운 사람이니 딱히 걱정은 없지만, 문제는 괴이부 부장인데. 걱정도 많고 입도 가벼운 녀석이라 다른 부원들에게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여길 따라들어오려는 녀석따위 없겠지만.
아무튼. 흔적을 쫓다보니 어느새 이 구역은 수색이 끝났다. 모든 안전구역과 위험지역을 전부 돌았음에도 유지혁은 없었다. 흔적이 이 문 바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 바, 해당 구역을 이탈해 [부적구]로 이동한다. 생환에 최대한 힘쓰겠지만, 솔직히 부적구는 워낙 변칙성이 심해 장담할 수는 없다. 부적구에 진입하는 순간 당신의 생환율은 10%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대체 왜 지혁이가 이곳을 떠나기로 결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 더 수색을 하다보면 알 수 있겠지.
깨알 TMI [부적구]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첨공의 구. 일반적인 도시의 모습을 하고있지만, 나폴리탄 계열 괴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이 괴이의 도시를 지칭하는 말이다. 현실에 나타나는 일은 없고, 괴이에 입장해서 특정 출구를 통해 나가게 되면 진입할 수 있다. 말 그대로 괴이 도시다. 들어가서 살아나온 사람은 (현재로써는) 동월과 실종자A가 유일하다.
>>944 생각보다 많은 연구원들이 거기에 있죠. 그리고 스킬아웃 중에서도 이용하는 이들이 있고요. 이들은 좀 많이 위험하긴 하지만요. 그냥 단순한 자경단이 아니라 암부에게 정식으로 고용되어서 움직이는 진짜 위험한 녀석들이에요. 블랙 크로우는 그냥 따위가 되어버리는.....(옆눈)
>>947 관여하지 않았답니다. 샹그릴라와 유토피아 프로젝트는 학구장보다 더 높은 장이 최측근들에게만 알려주고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라서 일단 은우의 외삼촌은 제로원 프로젝트라는 것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그게 정확히 뭐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고 그 하위에 있는 유토피아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어요.
애초에 은우의 외삼촌은 위크니스 제도에도 반대를 한 사람이라서 1학구에 있는 전체 대표와는 사이가 좀 안 좋기도 하고요.
>>947 서연주 안 농 어라? 천잰데???? 아ㅣㄴ 그러네?????? 어???? 그러네 리라 특정 원소도 만들 수 있으니까🤔 오... 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리라는 생활비의 압?박에서 벗어납니다~~(??)
>>948 오호... 🤔 윗분들이 이걸 굳이 만들고 놔두는 건 이런 것들을 이용하기 위해서겠지... 그림자의 계획을 저지해도 저 밑에 남은 것들이 있는 이상 인첨공은 여전히 암흑이 도사리고 있겠는걸 퍼클은 플레어겠지요 그렇군그렇군 후후 지하... 공기 괜찮니 얘들아(?)
>>972 (포기하려다가 다시 솔깃함) 이 사람들 똑똑하잖아 오늘부터 데생연습 더 빡세게 해야
>>973 그치ㅋㅋㅋㅋㅋㅋㅋㅋ 당장 할 필요는 없으니까 나중에 다 모였을때+여유로울때 한번 보자구😏😏 히히 말 나온것만으로 즐거운것이야 아 역시ㅋㅋㅋㅋㅋㅋㅋ 후후후 귀여워해준다니 좋다 리라행복해 혜성이 자각못하는거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리라는 금이가 설렘설렘 할때마다 😏 이럴거야(딱밤 맞음)